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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daum.net/foreign/view.html?cateid=1007&newsid=20101026201104747&p=ohmynews



 이에 대한 내 생각은 다음과 같다.


 대리모는 유전적 부모의 의뢰로 자식을 낳아주는 계약 관계이지만, 아이를 출산하는 한 여성으로의 인간적 권리를 지녀야한다. 한편으로 나는 낙태는 무조건적으로 합법화하여 허용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산모의 의사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위의 경우 대리모가 다운증후군의 아동을 낳으면, 그 양육 부담은 유전적 부모에게 돌아가게 된다. 대리모는 양육비를 줄 경우 자신이 낳아 키우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그 경우 유전적 부모는 양육비의 의무만을 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의 계약 조건을 당사자들이 미리 정해놓는다면 별 상관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경우는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여기서 나의 견해는 유전적 부모는 대리모에게 낙태를 무조건적으로 강요할 권리가 없지만, 대리모 역시 유전적 부모의 의사와 관련 없이 무조건적으로 아이를 낳아 온전한 양육비를 요구할 권리는 없다는 것이다.


 즉 유전적 부모가 대리모에게 낙태를 요구한다면, 대리모는 그것을 거부할 권리가 있지만 유전적 부모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는 없다. 유전적 부모가 아동 양육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므로 그 아이의 양육권은 대리모에게 양도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유전적 부모가 낙태를 요구할 경우, 대리모는 계약상으로 ‘출산’을 해주겠다고 한 것이지 낙태까지 해주겠다고 한 것은 아니므로 유전적 부모는 대리모에게 일련의 위약금과 위자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대리모가 자의적으로 아동을 낳을 경우 어느 정도의 양육비를 유전적 부모에게 청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보는데, 꼭 이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경우 대리모가 청구할 수 있는 양육비의 액수는 대리모가 낙태 시 받아야 할 위약금과 위자료 정도, 또는 여기에 +@ 정도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대리모는 미리 유전적 부모가 낙태를 요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리출산을 시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 밖에 개인적으로는 부모와 자식 관계는 단순히 유전적인 관계는 아니며, 그 이상으로 양육으로 맺어지는 관계라 여기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대리모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률은 상세하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관련된 모든 논의는 관념적 또는 종교적 윤리의 만족이 아닌, 당사자들의 행복과 안녕을 최우선적으로 위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소위 군살녀라고 불리는 이분. 문제의 동영상은 이것이었다.







 사실 이런 발언은 다소 급진적인 경향을 가진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는 통쾌하다고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정도의 말이다. 현실적으로는 비교적 국소적이고 특정한 사상을 가진 그룹 내에서 통용될 수 있는 말이기는 하지만 나는 이 발언이 로지컬한 문제가 두드러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만만치 않기는 하지만 남자들이 비속어를 쓰는 비율은 (통상적인 인식 하에서) 여성보다 높다. 나는 이따금 식당이나 술집 등에서 큰 소리로 비속어 대화를 하는 남자들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그런 이야기들 중에는 도저히 가만히 듣고 있기 힘든 내용이 많다. 한국은 그래도 괜찮은 나라라는 게 문제다. 물론 여자들도 입이 곱기만 한 것은 아니라서 이 점에서 문제가 있는 논지이기는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입이 험한 것은 사실이다. 이 점은 필수적으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문제의 군대 이야기. 사실 군대는 사람을 효율적으로 죽이는 법을 배우는 곳이 맞다. 한국은 국방이라는 변명 하에 젊은 남성들을 공짜에 가깝게 부역시키는 세계 유일의 OECD 국가이며, 이러한 시스템의 존속을 위해 시스템에 대한 비난은 좀처럼 인정받지 못한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굳건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군필자들의 감정이다.


 한국에서 징병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은 무한한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다. 그것을 합리적으로 보상할 만한 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사회가 제시하는 합리화를 받아들인다. 그것은 ‘우리가 희생해서 조국과 가족, 여성을 지킨다.’ 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위는 자랑스러운 것으로 정당화된다.


 이런 합리화가 커지는 이유는 실질적인 피해가 크기 때문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또한 군필자들은 걸핏하면 군대 이야기를 꺼내고, 그 시절을 즐거웠던 시절처럼 이야기한다. 실제로는 그럴 리가 없는데도 그렇다.


 이로 인해 생기는 피해의식이 향하는 지점은 중요하다. 좀처럼 이런 피해의식은 불합리한 사회구조로 향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그들은 이런 민감한 감정을 건드리는 사람들에게 언제든 공격을 가할 준비가 되어 있다. 사실 그들이 분노를 터뜨려야 할 만한 대상은 따로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그 보상을 국가 자체에서보다는 다른 데서 받으려고 하게 된다.


 물론 장희민씨의 이야기는 부정될 수 있다. 장희민씨의 언어는 징병의 대상이 되는 불쌍한 젊은이들에 대해 동정심은커녕 냉소적인 시선으로 일관하고 있다.[각주:1] 군대가 좋아서 공짜로 가서 복무해줄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 점을 무시한 발언을 하고 있다. 군필자들이 화를 낼 만도 하다.


 그렇지만 그녀가 한 발언이 이토록 공격당하는 것은[각주:2] 납득할 수 없다. 비록 많은 이들을 불쾌하게 할 만한 이야기라도, 이런 상황은 그녀가 약한 여성이어서 당하는 것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강사로서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직장을 잃었다.


 여성 비하나 성소수자 비하, 인종 차별 등의 발언을 하는 교사들은 정말 많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장희민씨보다 훨씬 문제가 큰 발언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별 피해를 입지 않는다.


 그야말로 한국의 징병제는 신성불가침의 성역인가? 이 사회의 폭력성과 야만성, 전근대성은 해결할 방법이 없는가? 그리고 한국에서 급진주의 페미니즘 발언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사회에서 매장당할 행위인가? 진정으로 한국은 사상의 자유가 없는 곳인가? 한국에서 성 평등은 존재하는가?


 매우 불쾌한 감정과 생각들 속에서, 역시나 내가 평소에 주장하던 ‘장병들에게 공무원 월급 주기’ 가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위에도 한번 이야기했지만 사람을 억지로 끌고 와 놓고 제대로 보상해주지 않는 나라는 진짜 찢어지게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나 북조선 같은 데를 빼면 한국뿐이다. 공무원 시험 가산점 같은 엉터리 보상 말고, 제대로 낮은 급료라도 줘야 한다.


 만일 60만 장병에게 1년에 천만원의 봉급을 주면 전체 예산은 불과 년 6조원이 추가된다. 이 예산이 크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번 정부에서 부자감세로 5년간 줄어드는 세수의 양은 기획재정부 추정으로 88.65조원이다. 이에 비해 5년간 장병 봉급을 챙겨줘 봐야 30조밖에 안 된다. (한편 현재 한국의 공기업과 연금을 포함한 정부의 적자 누계는 2008년 기준 1439조원이나 된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의 추정.)


 나는 한국이 빨리 종전을 해야 하며, 군사제도도 모병제로 전환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지역 블록화 및 평화 연대를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당장은 불가능한 일이고, 대신 장병에게 봉급을 챙겨주는 것은 당장도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군대를 다녀온 젊은이들은 전역과 동시에 2천만원 정도의 돈이 생길 테고, 그것으로 대학 학비를 내던 종자돈으로 쓰던 유용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로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의 해결 방안은 상식적인 접근법에 있다. 내가 원하는 한국은 장희민 씨와 같은 발언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고, 유승준도 다시 입국해 가수 활동을 할 수 있는 나라다.




뱀발


 MLB Park의 '♥구구콘♥', SLR클럽의 '쿠니미짱'의 링크를 통해 유입되어 본문을 읽게 된 분들은 다음 공지를 필히 읽어보시고 링크의 목적과 연관된 사태를 파악하시기 바랍니다.


http://oceanrose.tistory.com/197




  1. 그녀의 뭘 지키자는 거지요? 라는 발언은 사실 생각해볼만한 문제다. 현재의 한국은 반드시 지켜야 할 체제로 온전히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가? 그리고 현재의 국군 최고 통수권자는 그 자리에 어울리는 자격이 있는가? 전시를 가정할 때 한국 군인들의 사기는 문제가 없을까? [본문으로]
  2. 미니홈피 테러, 전화 테러 등 온갖 범죄 행위들이 발생했다. [본문으로]


 나는 한국 사회의 보수성은 전근대성과 근현대적 단점이 뒤섞인 광기로 점철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가 얼마나 보수적인지를 설명할 때 나는 다음과 같은 어휘를 사용하는데, 아마 어느 나라 사람에게 사용해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톨릭과 성공회가 진보주의 취급을 받는다. 세상에 상식적인 범주에서 이런 나라는 없다. 가톨릭과 성공회도 엄연히 아브라함 계열 종교고,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국가에서 아브라함 계열 종교의 교리는 보수의 아이콘이다.


 물론 군사독재 국가나 과두정 국가에서는 아브라함 계열 종교가 진보 취급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한국은 24년 전만 해도 군사독재 국가였다. 이런 과정에서 가톨릭과 성공회는 사회의 민주화를 담당했다. 그런데 이것은 결코 그 종교들이 민주주의적인 속성이 있어서는 아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군부의 비인간적 폭력성과 한국 개신교회의 광기, 그리고 가톨릭의 경우 바티칸과 한국 천주교 사이의 거리가 있었다. 문제는 그 후 24년이 지난 지금도 가톨릭과 성공회는 한국 사회에서 진보적인 위치라는데 있다. 


 사실 가톨릭/성공회는 현대에 어느 정도 진보주의와 일치하는 자세도 있다. 친환경주의라거나 로컬한 공동체주의, 박애주의 같은 모습을 보이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그 구체적인 부분은 상당히 다르다.


 우선 가톨릭/성공회는 민주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않다. 가톨릭 내부에서 어떠한 문제에서 옳고 그름을 가리고, 협의를 해서 풀어나가려는 태도는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가톨릭의 근엄한 평화 뒤에는 수직적 위계관계가 있다. 평화로운 위계관계 속에서 아랫사람은 모든 문제를 내 탓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크다. 그리고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와 이성적 접근태도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고 윗사람은 그야말로 자신의 역량에 의해 문제를 접근하게 된다.


 게다가 성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개신교회보다도 전근대적이다. 이런 문제들에서 가톨릭은 이슬람에 버금갈 정도로 답이 없다. 예를 들어 현재의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아프리카의 에이즈 문제는 콘돔을 사용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문제를 키웠다고 발언해서 화제가 되었었다. 사실 황당하게도 가톨릭은 콘돔 사용을 반대한다. 게다가 어떠한 경우에도 임신 중절에 반대한다. 심지어 그들은 성범죄로 생긴 태아조차도 중절하지 말라고 하는 입장이다. 가톨릭 입김이 강한 중/남아메리카 국가들에선 이런 게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여성 차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일부 개신교 교파가 여성 목회자까지 배출하는 반면, 가톨릭에서 여성은 결코 수녀 이상이 될 수 없다. 가톨릭의 제의인 미사에서 여성은 미사보라는 것을 쓰는데, 미사보는 강제 의무는 아니며 그 미적인 디자인 탓에 용서받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여성 차별의 의미가 있다. 거기에 성소수자에 대한 태도는 말할 것도 없다. 비록 사제나 복사, 수녀들의 공공연한 동성애 행위의 의혹은 곳곳에 있더라도 말이다. 또한 사제나 수녀의 혼인은 여전히 금지되어있다.


 비록 한국 가톨릭은 교황청의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서, 이 정도로 과격한 돌머리들은 아니다. 그렇지만 본래 아브라함 계열 종교는 근본적인 교리에 강한 배타성이 있고, 또한 비이성적이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으며 언제든 더욱 많은 문제점을 만들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이 정치적 스펙트럼에서의 진보적인 열망을 진지하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국민들은 진보적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혼란과 손해를 성숙한 자세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현재 한국 국민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상식이나 성숙한 보수에 가까우며, 그렇기에 사회주의자와 자유주의자, 페미니스트와 가톨릭이 동맹을 맺은 상황에 가깝다.


 이명박 시대가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 만일 박근혜가 차기 대통령이 된다 해도, 그 5년 후의 한국 정치지형도는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운이 좋아서 언젠가 한국이 글로벌한 상식의 기준에 부합하는 국가가 된다면, 그 때 가톨릭과 성공회는 한국에서 어떤 위치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