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에 대하여

사회 2018. 11. 3. 21:51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9uTTG_aK1QY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 일어났습니다.

 

 우선적으로 이야기해야 할 건, 자유주의 민주정체와 징병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징병제는 공동체주의적 관점에서만 합리화될 수 있으며, 자유주의와 강압적 징병제는 상충됩니다. 특히 한국의 징병제는 자유주의 선진국 중에는 이례적일 정도로 강압적이며 폭력적인 양상이었고, UN은 한국의 병역거부에 대한 태도에 지속적으로 정정권고를 해왔기 때문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받아들여지는 건 시간문제였습니다. 이미 한국에서 병역의무자가 프랑스 등지로 망명신청을 하면 받아들여지는 게 현실입니다. 한국의 강제적인 병역기준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한국은 본래 87체제에 들어서면서 징병제도 완화되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여러 이유가 있어 그리 되지 못했지요. 사실 90년대 중반까지 한국의 징병제는 지금 수준으로 강압적이진 않았습니다. 복무가 편했다는 게 아니고, 징병 대상에서 제외되기 쉬운 편이었다는 것입니다. 정 가기 싫으면 어떻게든 현역에서 빠지는 게 지금 수준으로 어렵지는 않았는데, 민주화 이후 정치적 대립이 심해지면서 정치인들과 그 가족들 병역시비가 일상화되었고, 그런 변화는 보다 강압적인 징병제에 일조하게 됩니다.

 

 만일 한국이 조금이라도 제대로 자유주의적인 분위기가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랐을 겁니다. 그러나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에는 민족주의 붐이 일었고, 집단주의와 국가주의 분위기도 여전히 강했습니다. 이 와중에 청년남성 인구수까지 줄어들게 되면서, 병력을 유지하려는 국방부는 보다 강압적인 징병을 추진하게 됩니다. 그리고 핵실험과 박왕자씨 피살 사건을 거치며 유화적이던 남북관계가 다시 악화되어 징병제 문제를 개선하는 게 늦어졌지요.

 

 그러나 현 시점에서 현행 징병제를 계속 유지하는 건 어쨌든 무리입니다. 래디컬 페미니즘의 득세, 개인주의의 확대, 국가에 대한 회의감의 유행 등이 번지는 와중에 청년 남성에 대한 강압적인 징병에 대한 불만은 이미 커질 만큼 커졌습니다. 징병을 아무리 강압적으로 해도 이젠 의무복무기간을 늘리지 않는 이상 병력 규모 유지가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결국 어떤 형태로건 이 강압적인 징병제에는 구멍이 뚫릴 필요가 있었고, 이제야 변화의 실마리가 생긴 셈입니다. 물론 의회의 논의결과가 아니라 대법원의 판결에 의한 변화가 시작된 것은 좋지 못합니다. 의회는 민주적인 기관이지만 법원은 권위적인 기관입니다. 민주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란 말이지요.

 

 이런 변화에 군필자들이 불만을 가지는 건 당연합니다. 제대로 된 유무형의 보상이 전혀 없고, 폭력적인 정도가 과했던 게 한국의 징병제였으니까요. 요새는 정치권력이 래디컬 페미니스트를 키우면서 군복무자에 대한 사회의 멸시와 폭력이 더 커진 상황이고요. 그러나 결국 현대적인 자유민주정체를 유지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징병제를 완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심적이라는 표현을 도발적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양심의 사전적 의미는 별게 아닙니다.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의 핵심은 병역거부지, 양심적이냐 아니냐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유로운 개인국가가 강제하는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이게 가능하고, 최소한 모든 시민들에게 공정하며 강압적이지 않은 기준이 적용되어야 자유국가 됩니다.

파도가 지나간다는 것

경제 2018. 11. 2. 10:17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jbtel9K6fVY

 

 


 

 지난 10월 주식시장 하락장은 아마도 한국 주식시장 역사상 열 손가락 안에 드는 폭락이었습니다. 무서운 폭락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많은 투자자들이 이 악물고 버틸 수 있었던 건, 폭락의 원인이 뚜렷하지 않고 외화유출이 심하지도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많은 개미들이 죽어나갔습니다. 반대매매가 꽤 터졌지요.


 

 주식시장은 배당을 제외하면 누군가 돈을 잃어야 다른 누군가가 돈을 버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투자를 할 때는 배당에 신경 쓰는 게 좋습니다. 대출을 받은 게 아니라면, 꾸준히 3%이상의 배당을 주는 회사에 투자하는 건 장기적으로 절대 손해가 아닙니다. 적금이자보다 배당을 더 받게 되니까요.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회사의 펀더멘탈이 무너져 배당을 줄이지 않는 이상, 추가매수를 하면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관련하여 한국의 주식관련 세제와 현 정권의 정책추진방향은 크게 잘못되었다는 말을 꼭 해야겠습니다. 이 관련 제도는 전 정권 때부터 이미 악화되었습니다만, 현 정부는 경제에 대한 이해가 1도 없고 더 크게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 폭락장에서 누군가 돈을 크게 잃으면, 다른 누군가가 크게 법니다. 주식시장은 원래 그런 구조입니다. 강한 파도를 만들면 누군가는 반드시 쓸려나가고 돈을 토해놓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주식시장에는 가끔 강한 파도가 생기게 됩니다. 시장이 상승세이고 좋을 때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흥분하고, 추락을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만 마냥 오르는 시장은 없습니다.


 

 한편으로 이번 급락장에서 정부의 대응은 정말 이례적이라 할 만큼 지극히 나빴는데, 불만을 표현하는 사람들에 대해 소위 대깨문 문빠들이 완장을 차고 막말을 하고 다니는 걸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정치적 상황 또한 주식시장에 비유하면 베어마켓과 유사해 보입니다. 너무 나쁜 흐름으로 보이고, 앞이 깜깜하고, 바닥도 보이지 않지요. 그리고 이런 정치상황은 주식시장에 비해 좀처럼 반등이 나오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투자금에 민감하지만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정치에 그리 민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피가 낭자하고 곡소리가 울리는 베어마켓도 펀더멘탈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한 결국 반등합니다. 보다 더디게 움직이기는 합니다만, 정치적 흐름도 그와 같습니다. 근래 나는 문재인 정권 지지기반의 2차 붕괴를 느낍니다. 언제나 시간은 정권의 편이 아닌데, 이 정권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너무나도 교만하여 그 대가를 치르지 않을 수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