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브금

 

https://youtu.be/XPiWUq5DUjE




 5월 초 다시 점화되었던 미중무역갈등이 이번 오사카 G20에서 결국 스몰딜이라는 형태로 일단락되었습니다. 시장의 예측과 기대에 정확히 부합하는 결과였고요. 가장 무난한 결과를 내면서도 끝까지 스릴있게 만드는 트럼프의 능력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사실 주중에 이미 마이크론이 화웨이와 거래를 계속했다고 이야기가 나오면서 어느 정도 예고가 되어 있긴 했지요.


 

 그리고 역시나 북쪽하고 분위기가 좋아지는데요. 이미 금융시장은 지난 월초부터 북쪽과 분위기가 좋아질 걸 기대하고,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이쯤에서 지난 5, ‘불상의 발사체가 있었던 걸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 불상의 발사체가 좀 흥미로웠던 게, 그게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앙탈수준의 도발이었고, 트럼프도 당시에 말을 꺼낸 방식이 있었기 때문에 향후 북미관계가 다시 개선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나는 내년쯤에는 북미관계가 다시 진전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건 중간 과정이라고 여기고 있고요. 그보다 나의 관심은 일단 자유한국당과 황교안에게 있었는데요. 지난 5월이 정말 다시 오기 힘든 기회였거든요. 미중갈등 재점화에 불상의 발사체 콤보로 자한당이 점수 좀 딸 수 있었지요. 그런데 득점을 거의 못 했고, 이제 시간이 흘러 턴이 넘어갔습니다. 망했어요.


 

 스몰딜이 나왔으니 북미관계도 일단 가시적으로 좀 좋아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네요. 얼마 전에 트럼프가 방일했었고, 아베와 사이가 이런저런 복합적인 퍼포먼스를 좀 했고. 그 다음 아베가 트럼프의 특사로 이란에 다녀왔고. 그 후 다시 삐걱거리잖아요? 이게 어찌 보면 좀 필연적인 수순인데, 트럼프는 늦어도 8월까지는 중국하고 딜을 해야 했고요. 그 다음엔 유럽, 일본과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트럼프는 일본과 다투기 전에 중국하고의 갈등을 정리하고 아베와 어느 정도 우애(?)를 다져놓을 필요가 있었고, 일단 북은 이란-중국-일본과의 관계를 컨트롤하는 지렛대로 활용하게 될 걸로 생각하는데, 우리 북바라기 이니가 관련하여 좀 경박하게 나오니까 이용하기로 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마 우리는 실속을 잃으면서 북하고 사이가 좋아지는 퍼포먼스를 구경하게 될 확률이 조금 높을 것 같아요. 트럼프 행동 예측하는 건 워낙 어려워서 맞을진 모르겠지만요.


 

 사이가 좀 좋아 보인다고 어떤 결과가 바로 나올지는 모르겠어요. 뭔가 제대로 일이 풀리기 좋은 타이밍은 내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내년까진 아직 멀었고요. 그래서 나는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기본점수를 따고 시작할거라 염두에 두고 있고요. 그런데 당장 괜찮아 보이는 퍼포먼스가 가시화된다면, ... 자한당은 좀 더 힘들어질 거예요.


 

 이 문제에서 자유한국당과 보수세력도 전략적이지가 않아요. 어찌 보면 북의 음험함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있는 것 같고, 그 신뢰가 강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고려가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 모든 갈등은 영원히 이어지진 않는 법이고, 자한당 상태도 전반적으로 나쁜데 그렇게 피동적인 태도만 가져서는 앞으로 잘 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그리고 여러 번 말했지만 자한당은 대북문제를 풀기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골수지지층을 제외하면 이 문제에선 그다지 예뻐 보이기가 힘들어요. 대부분의 국민들한텐 평화가 이득이고 갈등은 손해거든요. 민족주의 감성 가진 사람도 많고요. 반공보수가 지금까지 통해왔다고 앞으로도 통할 거라는 보장은 없어요. 총풍사건 같은 거 기억하는 사람도 많고요.

 


페미니즘이 바꾸는 시장과 미래

경제 2019. 6. 26. 14:58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G8NvzYuQM4E

 


 

 이마트 주가가 오늘 장중 14만원이 깨지면서 상장 이후 최저가를 경신했습니다.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이마트의 주가는 우리나라 정치/사회/문화의 아주 많은 것을 반영하고 있는데요. 관련하여 알아볼수록 이 사회가 변화해가는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이마트 주가가 내려가는 시기는 이마트만 나쁜 게 아닙니다. 내수시장 전반이 총체적으로 안 좋다고 이해해도 됩니다.


 

 긴 시기로 보면 이마트 주가는 몇 번의 급락과 반등을 겪었습니다. 이번 하락이 사상 최악이긴 한데, 이렇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를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관련하여 여러 번 이야기를 해 왔는데, 기존 포스트들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쿠팡의 1.1조 당기순손실, 국내 유통업과 이마트

자영업자 수난시대 - 언제까지 나빠지기만 할까요?



 

 근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변화는 페미니즘입니다. 페미니즘은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문화 모두에 아주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혜화역 시위 같은 건 겉으로 보이는 일각에 불과합니다. 페미니즘은 아주 큰 규모의 트랜드고,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온라인쇼핑이 예전부터 발달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선식품 온라인쇼핑이 근래 들어 추가적으로 무섭게 성장했습니다. 그 이면에 있는 것은 여성 취업자의 증가와 전업주부의 감소입니다. 물론 출산율의 저하와 1인가구의 증가도 있습니다. 출산율저하 및 1인 가구 증가는 여성취업자 증가와 전업주부 감소라는 현상과 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예전부터 시장의 낮은 여성의 것이고 밤은 남성의 것이었습니다. 여자들은 낮에 식품, 의류, 화장품을 주로 소비했고, 남자들은 밤에 주류를 많이 소비해 왔지요. 그런데 전업주부가 근 몇 년 사이 줄었습니다. 전업주부가 줄어드니까 낮 시장이 잘 될 수가 없습니다. 낮에 누가 물건을 사러 다녀야 뭐가 되지요. 화장품이고 식품이고 안 팔리는 겁니다. 여기에 탈코르셋 소리 하는 래디컬 페미니즘까지 겹치니까 화장품 로드샵이 줄줄이 망했고요. 식품도 사러 다니는 여자들이 적어지니까 온라인 신선식품 쇼핑이 증가한 것입니다.


 

 여성취업의 증가 이면에 페미니즘이 있습니다. 둘은 상호보완적 관계입니다. 여성 취업을 증가시키기 위해 페미니즘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고, 진성 페미니스트가 여성취업을 증가시키려고 하기도 합니다.


 

 여성취업을 증가시키면 GDP가 증가합니다. 고용율도 올라가고요. 복지비용은 줄어들고, 세수도 -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준조세인 건보 및 국민연금 재정이 - 늘어납니다. 정부는 여성 취업을 증가시킬 만한 동기가 있는 거지요. 우리나라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OECD의 다른 나라보다 낮은 편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박근혜 때부터 추진한 게 여성취업의 증가입니다. 기존 노동자들이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전업주부를 줄이고, 짧은 시간이라도 일하게 한 것이지요. 동시에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했습니다. 이 정책방향은 문재인 정권 들어서도 변하지 않았고, 훨씬 더 강도 높게 진행되었습니다. 수십 번도 더 이야기했지만 경제정책 방향을 보면 박근혜와 문재인은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문재인 쪽이 훨씬 더 급진적이고 막무가내고 강도 높긴 합니다만.


 

 그리고 지금은 시장이 완전히 박살났지요. 처참하게 깨졌습니다. ‘이 길이 아닌가보다정도의 생각은 권력자들도 슬슬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인정은 못 하고 책임도 못 지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정책 방향을 갈려면 사람을 갈아야 하는데, 사람을 못 가니까 방향도 못 바꿉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일단 생각해봅시다. 전업주부의 살림 행위가 경제적 가치가 없을까요? 물론 주부노동은 임노동이 아니라서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기가 무척 어렵긴 합니다. 그리고 페미니즘은 그다지 일관성이 없다 보니, 어떤 페미니즘은 가사노동의 가치를 과대평가해왔던 반면, 어떤 페미니즘은 주부라는 것의 존재의미 자체를 부정해왔지요. 그 중 근래 대세가 된 건 주부의 존재의미를 부정하는 급진적인 파벌입니다만, 단언컨대 잘못된 쪽이 대세가 된 것입니다. 전업주부가 생산하는 효용이 있고, 그 정도를 정확하게 판단하거나 표준화하긴 매우 어렵습니다만, 그 동안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데 전업주부들은 일정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업주부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급진적으로) 밀어붙이다보니, 가시적인 임노동자 숫자는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경제 현실은 그저 그런 쪽의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노동자 숫자의 증가와 무관하게 총노동시간은 늘지 않기도 했고요. 이런 실패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게 유통의 변화와 상권 및 소상공인들의 몰락, 그리고 출산율의 급락이겠고요. 지원 정책이 여성에 집중되다 보니 남성의 고용 상황은 나빠졌고, 젠더 갈등이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결국은 큰 정책 방향을 바꿔야합니다. 지금의 이 방향은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지속 불가능합니다. 전업주부가 줄어드는 추세와 출산율의 급락 추세도 비례관계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나는 주부가 좀 더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내수 시장의 성장과 유지에도 주부의 존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꼭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현재 전개되는 래디컬 페미니즘은 남성 전업주부를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성이 돈을 못 벌면 결혼도 출산도 없다는 것도 또 한 번 이야기해야 하겠습니다.


 

 유통 산업만 놓고 보면 현재 출혈 경쟁중인 신선식품 배송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사적으로 나는 어제 모처에 온라인 쇼핑으로 한우 배송을 소량 시켰고, 시킨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받아볼 수 있었는데요. 내가 입수한 가격과 배송 시간, 배송처와 내가 받은 곳의 거리를 생각해보면 판 쪽에서 확연히 적자를 봤을 겁니다. 도저히 이익을 볼 수 없게 팔고 있어요. 이런 상황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소비자가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겁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별로 발생하고 있지 않은데 - 준 디플레이션이라 봐야 하는 불경기입니다. - , 소비자가 비용을 부담하게 될 때 진짜 인플레이션이 오게 되지 않을까요.


 

 현재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연말에 바닥을 좀 잡는 것 같다가, 이후 몇 달째 계속 추가 하락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여기가 바닥인지는 아직 알 수가 없는데요. 아주 나쁜 시기고 정부의 정책적 문제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면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계속 이런 식으로 해도 시간이 지나면 경기라는 건 때가 되면 다시 올라가긴 합니다. 근 며칠 환율을 보면 단기적인 위기는 어찌 지난 것 같기도 하고요. 나는 큰 문제가 없는 한 늦어도 내년엔, 그러니까 총선쯤이 되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고요. 어쩌면 아주 큰 반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데요. 정책이나 내용의 개선 없이 시대흐름 잘 타서 경기가 크게 반등하게 되면, 그 다음이 진짜 위기가 될 겁니다. 지금은 진짜 위기가 아니고요. 온다면 문재인 퇴임할 때쯤이나 그 다음쯤에 큰 위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위기를 제대로 두들겨 맞은 후에야 이 페미니즘을 어쩔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