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름 주류 감상문

식이 2024. 9. 21. 09:39 Posted by 해양장미

2023년 여름

2023년 가을

2023-2024년 겨울-봄

 

 

 

 

 

 

Carlsberg Brooklyn Pilsner Crisp Lager

 

: 알콜 4.6%. 언제 마셔도 향은 참 좋습니다. 미끈덕거리는 질감이 특이할 뿐.

 

 

 

 

 

완벽한인생브루어리 칼퇴근필수너 []

 

: 알콜 4.7%. 처음 마셨을 때는 아무 기대가 없었다가 생각보다 괜찮아서 의외라 생각했었습니다. 이후 시간을 좀 두고 이번에 다시 마셔봅니다.

 

 홒이 꽤 들어갔는지 쓴 맛이 좀 납니다. 대신 향은 좋습니다. 꽤나 IPA스러운 라거. 질감은 브루클린 수준으로 미끈덕거릴 정도는 아니고, 그렇다고 청량하고 가볍지도 않습니다. 바디감이 꽤 있는 편. 넷플릭스 라거 육박하게 라거로는 바디가 있고, 점도도 높은 것 같습니다. 의외로 넷플릭스 라거에 가까운 계열이라 느낍니다.

 

 

 

 

 

 

부루구루 Victim Lime & Mint []

 

: 알콜 5%. 주정을 사용해 만든 에리스리톨 첨가 라임&민트향 RTD 리큐어. 요새말로 통칭 하이볼... 이지만 그보다는 굳이 보면 츄하이에 가깝습니다. 물론 가장 정확한 명칭은 RTD 칵테일일 겁니다.

 

 재료가 직접 또는 바텐더들이 칵테일 제조할 때는 사용하지 않는 재료가 좀 들어가서 느낌이 특이한 걸 빼면 (특히 글리세린) 보드카 베이스에 라임을 사용한, 평범하고 기본적인 칵테일 범주로 느껴집니다. 민트향은 제법 나지만 진짜 민트향이 아닌 것으로 느껴지고, 어떤 민트향인지 특정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퀄리티에 비해 시판단가가 좀 셉니다.

 

 가격과 퀄리티 생각하면 직접 조주해 마시는 게 낫습니다. 다만 조주라는 게 항상 쉬운 건 아니니까 때때로 이런 게 유용할 수 있겠지요.

 

 

 

 

 

 

Bosio Winery Truffle Hunter Leda Barolo 2017 [★★★]

 

 

: 왕의 와인으로 불리는 피에몬테의 바롤로 와인은 대체로 가격대도 어느 정도 높고 장기 숙성형입니다만, 그나마 그 중에도 가격대가 리즈너블한 것들이 있습니다. 이번에 마시는 보시오의 트러플 헌터 레다 바롤로는 그런 리즈너블 바롤로 중 하나입니다. 11개의 바롤로 코뮌 중 Verduno의 바롤로라고 합니다. Kerin O’KeefeWine Enthusiast에 있을 때 90점을 준 적이 있네요.

 

 알콜 14%. 병 내 첫 서빙 온도 19.4. 글라스는 지아코모 콘체르노 & 즈위젤 센소리, 시도니오스 르 쎕뗀뜨리오날, 자페라노 울트라라이트 버건디를 준비했습니다. 글라스 비교도 할 겸 해서 개봉했습니다. 비교해서 시음 후 센소리와 르 쎕뗀뜨리오날이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센소리에서는 고혹적이고 어두운 장미 향. 새콤한 과일 향. 우아한 향수. 입에 닿으니 투명감이 있는 색조면서도 아직도 생생하고 뻑뻑한 탄닌이 느껴집니다. 굉장히 오래간만에 마시는 네비올로는 실망시키지 않네요. 다만 이런 탄닌이 녹으려면 아직도 오랜 세월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리즈너블한 바롤로도 아직 10년 이상 더 숙성시킬 수 있을 것 같은 탄닌과 산, 알콜 볼륨을 가지고 있습니다.

 

 르 쎕뗀뜨리오날에서는 가죽과 같은 부케. 트러플과 사향을 연상시키는 고혹적인 향. 밀도높게 치밀한 구조감이 느껴집니다. 저렴한 바롤로라 별로 기대 안 했는데, 그래도 바롤로는 바롤로네요.

 

 센소리에서는 열리면서 감초, 캔디, 바닐라, 분유와 같은 달콤한 향이 나옵니다. 르 쎕뗀뜨리오날에서는 좀 열린 후에야 어두운 장미 향이 본격적으로 느껴집니다. 이후 쇄석과 같은 미네랄 느낌. 새콤한 베리가 느껴집니다. 마시기 힘들지 않으면서도 뻑뻑함을 느끼게 하는 탄닌이 네비올로 특유의 매력인 것도 같습니다.

 

 이 바롤로는 역시 네비올로는 사 모으는 게 답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Strongbow Rosé Apple []

 

: 알콜 4.5%. 가지고 있던 이 시드르를 마저 마십니다.

 

 언제 마셔도 맛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시판 중인 시드르 중 이 스트롱보우와 호기스가 내 입에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좀 더워지고 마시니까 더 좋네요.

 

 

 

 

 

 

Hoggy’s Raspberry Dream Cider []

 

: 알콜 4.5%. 여름이 되어 이 호기스 라즈베리 드림을 마시니까, 역시나 여름의 시드르는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이 라즈베리 드림은 주스 같은 맛이 강해서 가볍게 음식에 곁들여 마시기 좋습니다.

 

 

 

 

 

 

 

제주맥주 제주 위트 에일 []

 

: 알콜 5.3%. 밀맥아와 귤피, 오렌지 필이 들어간 제주맥주의 대표작을 리델 퍼포먼스 상파뉴 글라스로 마셔봅니다.

 

 닭강정을 먹으면서 마셨더니 쓴 맛이 꽤 강합니다. 단 맛이 없는 음식과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맛은 쓰지만 향긋한 에일입니다.

 

 

 

 

 

 

Freixenet - Cordon Negro Gran Selección Cava Brut [★☆]

 

: 여름에 마시기 좋은 까바는 에스파냐에서 만드는, 상파뉴와 같은 방식으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그 중 이 프레시넷의 코든 네그로 그란 셀렉션은 리즈너블한 가격대에서 아주 잘 팔리는 유명 까바입니다. 까바는 일반적으로 Parellada, Macabeo, Xarel·lo3품종을 사용하는데, 이 코든 네그로 역시 그러합니다.

 

 알콜 11.5%. 첫 서빙온도는 병 내 5.7도로 칠링했고요. 리델 퍼포먼스 상파뉴 글라스를 준비했습니다.

 

 상파뉴나 까바의 한 결정적인 특성은 도사주 이후 병숙성 과정에서 마이야르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파클링이 생기는 것을 제외해도 화이트 스틸와인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풍미가 생기는데요. 이 프레시넷 코든 네그로 또한 마이야르가 일어난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견과류를 연상시키는 향, 적당히 구운 빵의 껍질을 연상시키는 일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살짝 무언가를 태운 듯한 향과 씁쓸함. 품질을 상파뉴에 비견할 수는 없지만, 특유의 매력은 있습니다. 버블은 다소 크고 거칩니다. 응축감이 없이 묽고, 단순한 편이면서 살짝 크리스피하기 때문에 가볍게 즐기기 좋은 스파클링이라 느낍니다.

 

 

 

 

 

 

 

 

Chateau Ste Michelle - Columbia Valley Riesling 2021 [★☆]

 

: Chateau Ste Michelle은 미국 워싱턴 주 우딘빌에 위치한, 워싱턴 주에서 가장 오래 된 와이너리입니다. 우딘빌은 시애틀에서 동쪽으로 32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라 하네요. 프랑스식 이름이지만 표기가 영어 알파벳으로 ‘Chateau Ste Michelle’ 입니다.

 

 이 콜롬비아 밸리 리슬링은 콜롬비아 밸리 전역의 리슬링을 혼합한 리즈너블한 와인입니다. 이번에 마시는 2021년은 Wine SpectatorWine & Spirits에서 88점을 받았습니다. 레이블이 동일하게 생긴 Columbia Valley Dry Riesling이 이것과 별개로 출시되고 있는데, 이건 그냥 Columbia Valley Riesling이고 다른 겁니다.

 

 스크류캡. 알콜 12%. 슈피겔라우 데피니션 유니버셜로 마십니다. (마지막 잔만 며칠 후 마셨는데 이 때는 리델 퍼포먼스 상파뉴 글라스를 썼습니다.) 첫 서빙 온도는 병 내 11.2도였습니다. 5대 메이저 화이트 품종 중 하나인 리슬링은 도이칠란트, 오스트리아, 프랑스 알자스 등 신성 로마 제국령이었던 지역의 가장 주요한 화이트 품종입니다. 드라이한 와인부터 달콤한 와인까지 최고 품질을 만들 수 있는 품종이고요. 최고존엄 샤르도네에 비견 가능할 정도로 아주 맛있는 품종이에요. 휘발유같은 냄새가 곧잘 나지만. 미국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 신세계에서도 생산하는데 이건 상기하였듯 미국 리슬링입니다.

 

 달콤한 아로마. 입에 머금으니 리슬링 특유의 품종향이 느껴지는데, 석유향이라기보다는 살짝 왁스 향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맛도 살짝 달콤합니다. 아주 약간의 탄산. 날카로운 바디. 산도가 살아있고, 맛있습니다. 살짝 카비넷이 연상되는데 그보다는 도수가 높습니다.

 

 맛은 있는데 꽤 묽고 단순합니다. 가격대 착한 신세계 와인이 이런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리슬링이 이러니까 이건 또 생소한 느낌입니다. 리슬링은 떼루아도 잘 드러내고, 추운 지역에서 주로 재배하는 품종이라 보통 달콤한 맛이 날 정도면 도수도 낮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건 미국에서 재배했고, 넓은 지역의 포도를 모아 양조해서 그런지 달콤한 맛도 남아있는데 도수가 제법 있고, 그러면서도 묽고 떼루아 느낌은 옅습니다. 콜롬비아 밸리가 미국치고는 추운 지역이지만, 그래도 독일이나 알자스 정도는 아닌가 봅니다.

 

 그렇더라도 리슬링 아니랄까봐 미네랄리티 자체를 가지고는 있는데요. 좀 열리고 난 후엔 아주 묽음에도 불구하고 쇄석과 부싯돌, 잘 자란 수정 원석이 약간 떠오르긴 합니다. 이런 미네랄리티가 있으니까 화이트 와인은 리즈너블한 것이라도 마시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 와인은 잡미가 없진 않은데 그런가보다 합니다. 대체로는 못 느낄 정도 레벨이고. 그런 거 있어도 즐겁게 마실 만은 하거든요.

 

 

 

 

 

 

Hoggy’s Pear Heaven Cider []

 

: 알콜 4.5%. 여름에 어울리는 이 시드르는 서양배 풍미가 꽤 강한 편이고, 단맛도 있습니다.

 

 

 

 

 

 

석전주가 雪蓮(설련) [★★]

 

: 알콜 16%. 대한민국 식품명인 74호 곽우선의 작품으로 제조원인 석전주가는 경북 칠곡군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설련은 백련이 들어간 삼양주로 광주 이씨 가문에서 300년 넘게 내려오고 있는 가양주라 합니다. 명인의 성이 이씨가 아니라 곽씨인 이유는 종가집 며느리 되셔서 그런 것 같고요. 병에는 와인처럼 캡실이 씌어져 있는데, 소재가 튼튼한 비닐이고 아래쪽이 잘 안벗겨집니다. 벗기는 손잡이 같은 것도 없고요. 대신 맨 위쪽을 뜯으면 뜯깁니다. 캡실을 벗기고 나면 위스키처럼 손으로 잡아 뽑을 수 있는 코르크로 막혀있습니다.

 

 들어간 백련때문인지 첫향이 꽤 향긋해서, 아로마는 순간 와인이 연상됩니다. 물론 직후 누룩향을 맡을 수 있고요. 입에 넣으면 생각보다는 평범한, 다만 양질이고 고전적인 약주 느낌입니다. 생각보단 연화향이 약하고 살짝 약재가 들어간 듯한 느낌이라 정보를 보니 연화 뿐만 아니라 연잎도 들어갔네요.

 

 이 술은 고전적인 약주로는 꽤나 세련된 술이고, 근래 나오는 현대적인 우리나라 술에 비하면 옛스럽고 투박합니다. 고전 타잎답게 향은 좀 아쉬워도 감칠맛을 꽤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감칠맛이 제대로 살아있는 술은 귀한 편이라 즐길 만 합니다. 잔으로는 요변이 좀 있는 흑유 찻잔 겸 술잔을 사용했는데 양질의 술을 마시니 꽤 운치가 있습니다.

 

 

 

 

 

 

 

 

Errazuriz Max 150 Años Pinot Noir 2019 [★☆]

 

 칠레의 와이너리, 에라주리즈의 150주년 기념 라벨 맥스 피노 누아 2019입니다. D.O. Región de Aconcagua에서 생산. 제임스 서클링이 92점을 줬습니다. 천연 코르크 마개. 래빗 오프너로 개봉했습니다.

 

알콜 13%. 시도니오스 르 쎕뗀뜨리오날로 마십니다. 첫 서빙 온도는 병 내 16.8도였습니다. 첫인상은 피노 누아다운 품종향이 다소 스 파이시합니다. 딸기를 연상시키는 아로마. 읍습한 덤불. 라즈베리. 오크통과 숙성에서 기인한 것 같은 동물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껍질 외 송이 줄기에서 기인한 듯한 탄닌이 있는 상태로 양조된 것 같습니다. 부케가 어느 정도 형성은 되어있는데, 탄닌이 폭신하게 잘 녹은 상태는 아니고 약간 덜 숙성된 탄닌이 느껴집니다. 몇 년은 더 숙성될 수 있었던 와인이라는 인상입니다. 쓴 맛이 나름대로 제법 있는데, 숙성이 다 되고 나면 훨씬 덜했을 겁니다. 산미도 제법 있고, 나름 와일드합니다.

 

 칠레 와인답게 제법 태운 오크통을 사용한건지 토스티드 오크통의 향이 느껴집니다. 프렌치 오크통을 썼다는데, 프렌치 오크통을 쓰더라도 제법 구운 것 같긴 합니다. 열리고 온도가 올라오면서 오크통에서 기인한 분유/바닐라같은 향이 올라옵니다. 역시 아메리카 와인. 나는 예전엔 피노 누아가 이러면 참 이상하다는 인상을 받곤 했었는데, 그래도 이건 나름대로 잘 어울립니다. 아메리칸 피노 누아로는 완성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칠레 아니랄까봐 약간 Greenish한데 그린 스템이 들어갔을 거고, 어쩌면 살짝 덜 익은 포도알도 들어갔을지 모릅니다. 이 와인의 경우 그린페퍼나 우거진 숲의 느낌을 연상시키기도 해 그런 그리니쉬함이 꼭 나쁘지는 않습니다.

 

 떼루아 느낌이 딱히 없고 향은 단순한 편입니다. 리즈너블한 신세계 피노 누아고, 생산량도 아마 제법 많을거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 익혀 먹었으면 제법 맛있었을 와인.. 인데 생각보다 튼실하고 장기 숙성형입니다. 1병 더 가지고 있는데 5년 이상 더 익혀 마셔야겠습니다.

 

 한 번에 다 마시지 않고, 조금 남겨서 열흘 정도 에어레이션을 진행한 후 마셔봤는데 꽤나 단단한 피노 누아라는 생각이고, 풀린 이후의 모습을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와인은 비싸지 않은 가격의 피노 누아지만 장기 숙성형으로 만들어졌고, 일찍 개봉해 마시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합니다.

 

 

 

 

 

 

화요 53 [★★]

 

: 재봄오빠가 원소주 출시하기 이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하고 잘 팔리던 진짜소주는 화요였습니다. 화요는 소주의 소()자를 파자해 붙인 이름(火堯)입니다. 그 중 실질적인 플래그쉽인 화요 53을 마십니다. 이거보다 화요 X.Premium이 더 비싸긴 합니다만, 실물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귀한데다 오크통 숙성한 술이라 위스키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고도수의 쌀소주 치고는 향이 제법 부드럽습니다. 이 소주는 입국을 사용해 양조한 후 감압 증류한 소주로, 상압식 대비 풍부함은 모자랄지언정 잡향이 없고 정제된 느낌의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본격적으로 향이 모이는 타입의 잔을 쓰지 않을 때의 이야기고, 53도의 화이트 스피릿이라는 걸 고려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이 술은 장기 숙성된 술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잔으로 언뜻 마시기에 제법 귀여운 향에 속아 와인 글라스나 그라파 글라스처럼 향이 모이는 잔을 쓰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슈피겔라우 빌스베르거 콜렉션 화이트 와인 글라스로 테스트해본 결과는 미숙한 알콜 올라오는 향만 잔뜩 느껴졌고요. 크리슨 엘리사 그라파 글라스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단점만 많이 드러나는 게 딱히 어울린다는 느낌은 아닙니다. 증발량이 많거나 향을 모으는 타입의 글라스를 쓰는 것보다는 차라리 청주잔이 잘 어울립니다. 나는 이 화요 53을 마실 때 향이 모이지 않는 글라스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맛은 맑고 순수한 편입니다. 입국을 사용해 발효하고 감압 증류한 소주라 기본적으로 순정합니다. 그와 동시에 53도의 도수에서 비롯되는 강렬함은 이 소주가 왜 평가가 좋은지 쉽게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런 게 진짜 소주입니다. 소위 전통 방식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결과물이 좋아요. 내 생각에는 귀여운 맛입니다. 좀 츤츤거리는 츤데레 미소녀처럼 귀엽습니다.

 

 수줍은데 새침하고, 강한 것 같은데 여리고, 닳은 것 같은 데 순수한. 그런 느낌을 주는 술입니다. 이런 어휘들이 이 술에 대한 과도한 찬사는 아닐 겁니다. 제대로 장기 숙성한 술도 아님에도, 그래서 잔의 종류에 따라 미성숙한 알콜이 마구 튀는 느낌을 줌에도 불구하고 이건 진짜 맛있어요. 이게 이성적으로 최고 품질의 술이냐? 하면 절대 아니오. 그렇지만 감성적으로는 심금을 울리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도 에어레이션이 꽤 진행된 이후에는 제법 부드러워집니다. 츤데레가 츤츤거림을 그만둔 것 같은, 좀 더 데레데레한 맛이 됩니다. 물론 그래도 꽤 세긴 합니다. 53도짜리는 53도짜리입니다.

 

 유감스러운 점은 이 술이 주세법상 전통주로 취급을 못받는다는 겁니다. 화요를 만드는 광주요가 본래 도자기 회사고, 국내산 쌀을 쓰긴 하지만 회사가 위치한 지역의 쌀을 사용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전통주는 주세 50% 감면이 있는데, 그걸 받으려면 농업회사법인이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화요는 그걸 못받아서 소매가가 비쌉니다. 주세법이 문제지요.

 

 

 

 

San Felice - Ancherona Chardonnay 2018 [★★]

 

: 비고렐로로 유명한 산 펠리체의 토스카나 IGT 등급, 앙게로나 샤르도네 2018년입니다. 제임스 서클링이 91점을 줬네요. 알콜 12.5%. 마개는 천연 코르크입니다. 래빗 오프너로 개봉하려 했는데 코크스크류가 코르크에 박히지 않고 코르크가 통째로 와인 병 안쪽으로 밀려들어가는 현상이 발생하여 소믈리에 나이프로 개봉했습니다. 매우 쉽게 개봉되었습니다.

 

 첫 서빙 온도는 병 내 8.1도였습니다. 일단 슈피겔라우 빌스베르거 콜렉션 화이트 글라스를 사용했습니다. 잔에 따르니 샤르도네 품종향이 확 풍깁니다.

 

 입에 넣으니 생각보다 오일리합니다. 말로락틱 발효가 많이 진행된 샤르도네입니다. 빈티지가 2018년이라 그런지 많이 둥글둥글하고, 매우 기름지며 부드럽습니다. 캘리포니아 샤도네이를 연상시킬 정도로 오일리합니다.

 

 오일리함 이면의 응축감은 좀 묽은 편입니다. 어릴 때는 좀 더 과일 향이 도드라졌을것 같은데, 현재 이 와인은 좀 과숙된 상태라 신선한 과일향 같은 건 없고, 미묘한 부케는 살짝 있는데 본래 장기 숙성형으로 만든 건 아닌지 꽤나 조용하고 잔향같은 게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약간 차 같은 걸 마시는 느낌이고, 본래 나는 병숙성이 많이 된 와인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것도 긍정적으로 느껴집니다.

 

 차가운 상태여서인지 향기의 강도는 약하지만 스월링을 하면 꽤나 플라워리한 와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향이 강했다면 훨씬 비싼 와인이었겠네 싶은데, 온도를 좀 올려보고 싶긴 합니다. 그리고 잔도 시도니오스 르 쎕뗀뜨리오날을 사용해봤습니다만, 일단 잔을 바꾼 걸로는 별 느낌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미네랄리티가 좀 더 잘 느껴진다 정도만 변화했고요.

 

 온도가 좀 올라간 후에 빌스베르거 콜렉션으로 마셔보면 향이 참 달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맛은 달지 않은데, 향이 달아요. 달콤한 파인애플 같은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도는 그리 높지 않아요. 아마 이는 이 와인의 조숙에 영향을 줬을 겁니다. 토스카나는 제법 남쪽이긴 하지요. 맛있게 마셨지만, 좀 더 산도가 높았다면 더 잘 숙성되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iller Genuine Draft []

 

: 알콜 4.7%. 밀러는 예전에 병으로 꽤 마셨었는데, 무척 오래간만에 캔으로 마십니다. 원산지는 체코네요. 별로 풍미가 두드러지지 않고 시원한 느낌으로 먹는 계열의 맥주입니다. 여름에 잘 어울리는 맛이고, 음료수처럼 마실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맥주와 비교하면 버블이 작고 섬세합니다.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첨가한 게 아니거든요.

 

 

 

 

 

Desperados Original []

 

: 알콜 5.9%. 별 정보 없이 일단 마셨더니 순수한 맥주 맛이 아닙니다. 과일스러운데 가당이 되어 있고, 데킬라향이 첨가되어 있네요. 데킬라 슬래머가 조금 마시고 싶어지는 맛입니다.

 

 

 

 

 

 

Kono Sauvignon Blanc 2022 [★☆]

 

: 뉴질랜드 또는 아오테아로아 Marlborough(말보로우)의 소비뇽 블랑입니다. 마오리족이 만드는 와인이라고 하네요. 알콜 13%. PH 3.12. 마개는 스크류캡이고요. Wine Spectator에서 90점을 받았습니다. 슈피겔라우 빌스베르거 콜렉션 화이트 글라스를 사용. 첫 서빙 온도는 병 내 5.2도입니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답게 첫 아로마는 과일과일 합니다. 기분 좋은 시트러스함이 있습니다. 와인메이커는 레몬 제스트를, Wine Spectator의 평가에서는 유자, 포멜로, 라임을 언급했는데 동의 가능합니다. 특히나 첫인상에서는 유자나 포멜로의 껍질 부분 향이 꽤 납니다.

 

 소비뇽 블랑 아니랄까봐 산도도 제법 있고 미네랄리티도 다소나마 있습니다. 그리고 허브 향 및 다소의 동물계 향도 가지고 있습니다. 비싸지 않은 웰메이드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다운 느낌입니다. 역시나 여름에 참 어울리네요. 아직 신선해서 아주 약간의 탄산이 있고, 아주 약간의 달콤함이 있습니다.

 

 마시면서 계속 토스트된 오크 또는 마이야르가 일어난 구워진 향을 감지하는데, Kono에서 제공하는 양조 정보 등에서는 그 근거를 찾을 수 없어 착각인가 생각도 해봤으나 분명 나의 감각에는 상기한 것이 있어 살짝 고민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론적으로 마이야르는 거의 일어날 수 없지 않나 싶고, (양조방식을 볼 때 스테인리스 양조를 거치는) 소비뇽 블랑을 굳이 오크통에서 숙성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일단은 앙금 접촉(sur lie)에 의한 것일 확률이 높다고 잠정합니다.

 

 

 

 

 

제주맥주 - 넷플릭스 제주라거 []

 

: 알콜 4.5%. 이 양질의 라거를 리델 퍼포먼스 상파뉴 글라스로 마셔보기로 했습니다.

 

 글라스에 따라놓으니 색깔부터 정말 라거가 맞나 싶었는데, 풍미를 좀 더 살려주는 튤립형 글라스를 사용하니 이 맥주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됩니다. 몰트 라거인데, 조금 구운 몰트를 사용하는 타잎이라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에일처럼 구운 몰트를 사용하게 되면 점도와 몰티함이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홒도 에일처럼 많이 넣은 것 같고요.

 

 라거와 에일의 근본적인 차이는 효모의 차이고, 라거용 효모로 만들더라도 에일같은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내가 마셔본 것중에는 이 넷플릭스 제주라거와 브루클린 필스너, 그리고 테라 2023년 한정판 태즈매니아 싱글 몰트가 그런 편이라 생각합니다. 정보를 찾아보니 제주맥주는 설립 과정에서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지분이 꽤 있었네요. 브루클린 필스너와 이 넷플릭스 라거 사이의 공통점이 느껴져도 이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넷플릭스 제주라거는 일반적인 라거와는 달리 높은 점도, 헤페바이스를 살짝 연상시킬 정도의 빛깔과 달콤함, 그리고 풍부함을 가집니다. 처음 아무 정보 없이 이걸 마셨을 때, 나는 이게 당연히 에일이라 생각했었고 라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한영석의 발효연구소 청명주 Batch 10 녹두국 [★★★]

 

: 알콜 13.8%. 병입된 후 9개월 반이 조금 더 지난 걸 마셨습니다. 지난 겨울-봄에 Batch 11을 마셨었는데, 이번에는 Batch 10입니다. 마개가 끼워지는 형태의 마개인데 밀폐가 완벽하지는 않았고, 개봉은 어려웠습니다. 이래서 Batch 11은 마개를 바꿨던건가 싶은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나마 이게 좀 더 잘막혔던 것 같네요. 수공 청화백자잔을 이용해 마셨습니다.

 

 녹두국이라 그런지 미량 새어나온 부분에서 꽤 간장향 같은 게 납니다. 그러나 술 자체에는 그런 문제가 없습니다. 입에 닿는 첫인상은 아주 잘 익은 (민무늬)멜론에서 참외 정도. 그리고 플라워리한 향이 있고, 간장 같은 향도 약간 스쳐지나간 후 복합성과 순정함, 그리고 잘 숙성된 향과 훌륭한 운치를 남깁니다. 역시나 끝내주는 술입니다.

 

 배치 11 향미주국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준의 맛인 것 같습니다. 배치 11처럼 미네랄리티가 느껴지지는 않는데, 대신 과일과 꽃 향이 아주 좋고, 잘 숙성된 향이 복합성이 있는 게 진짜로 제대로 된 와인 레벨의 술입니다.

 

 맛이 일정 이상 단 술은 아닌데, 향이 굉장히 달달합니다. 멜론 계열의 달콤한 향인데, 향으로 보면 미도리보다 더 달달한 것 같습니다. 맛도 아주 살짝은 달아서 매우 달콤한 술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별점은 배치 11보다 반개 높은데 배치 11보다는 그래도 마개의 완성도가 높고, 의외로 숙성으로 인해 풍미가 좋아진 느낌이라 그렇습니다. 기본적인 술의 품질은 배치 1011이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성은 좀 다릅니다만.

 

 정말 맛있는 청명주입니다. 일단 지금까지는 한영석의 청명주가 내가 마셔본 우리나라 술 중 최고라고 감히 이야기하겠습니다.

 

 

 

 

 

 

 

 

Château Cap de Mourlin 2012 [★★☆]

 

: Saint-Emilion Grand Cru Classé에 속하는 Château Cap de Mourlin(깝 드 무를랭)2012 빈티지입니다. Bordeaux(보르도)Appellation Saint-Emilion(생테밀리옹)은 품질 좋은 Merlot(메를로) 와인으로 유명한데, 이 지역 샤토는 그냥 Grand Cru라는 표기는 거의 제약 없이 사용 가능합니다만 Grand Cru Classé는 좀 다, 보다 엄격한 등급 기준이 있는 것이라 이해하면 됩니다.

 

 알콜 14%. 세파쥬는 65% Merlot, 25% Cabernet Franc, 10% Cabernet Cauvignon입니다. 조세핀 No. 3를 사용. 래빗 오프너로 개봉하려다가 코크스크류가 제대로 박히지 않고 코르크가 안으로 쉽게 들어가버려서 소믈리에 나이프를 사용하여 개봉했습니다. 첫 서빙 온도는 병 내 14.7도였고요. 잔에 따라 놓으니 기분 좋은 보르도 와인 향이 납니다.

 

 메를로다운 플럼 아로마. 입에 넣으니 2012 빈티지임에도 아직 신선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더 숙성될 수 있는 와인이었다 싶은데요. 그리고 곧 미묘한, 잘 숙성된 보르도 메를로 특유의 기가 막힌 플럼 향이 다가옵니다. 그리고 보르도다운 미네랄리티가 잘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곧 열리면서 미묘한 부케가 조금씩 피어오르는데, 역시 좋습니다. 이러니까 숙성된 보르도 와인을 마시는 겁니다.

 

 약간의 Greenish 뉘앙스. 홀 클라스터로 추정됩니다. 아마도 그린 스템이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꽤나 숙성되었기 때문에, 그런 게 거슬리는 느낌이 크게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미 만 12년 전에 만든 와인이라 최근의 것과는 스타일이 좀 다르지 않나 싶고, 다소 고전적인 보르도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아직도 10년 이상 숙성 가능한 와인이었습니다만, 내 판단기준으로는 시음적기의 초반입니다. 약간의 풋향. 아주 약간의 스파이시 및 그리니쉬. 드문드문한 자갈. 고혹적인 숙성향. 형용이 어려운, 천상의 것이 살짝 깃들지 않았나 싶은 부케. 양가죽처럼 아주 보드라운 가죽의 양면을 동시에 접촉하는 느낌.

 

 아마 어릴 때 마셨으면 거의 좋은 느낌을 받기 어려운 와인이었을 겁니다. 태생적인 장기 숙성형 메를로.

 

 일단 반 병을 마시고, 반 병 정도는 꽤 뒀다 마셨는데 에어레이션이 제법 진행되었음에도 상당히 튼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취향을 고려한다면 병숙성을 더 진행하고 개봉하는 게 좋았을 것 같습니다.

 

 

 

 

 

 

Benromach Contrasts: Triple Distilled (NAS) [★★☆]

 

: 알콜 46%. 스페이사이드의 싱글 몰트 스카치. 색상은 밝은 편입니다. 이 콘트라스트 트리플 디스틸드는 벤로막 증류소의 한정판으로, 삼중 증류를 거쳐 퍼스트필 버번 오크통에 10년을 숙성한 제품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10Y 같은 식의 표기 없이 NAS로 출시했습니다.

 

 아로마에 꽃과 스파이스가 섞여있습니다. 그리고 피트 향이 납니다. 마셔보면 피트향이 강렬하고, 복합성을 가진 풍미가 좋습니다. 멋진 위스키네요.

 

 노트를 적자면 계화, 생강, 타르, 이탄(피트), 계곡의 맑은 물, 민트, 담배, 바닐라, 구운 참나무, 쇼트케이크, 바닐라, 포티파이드 와인, 블랙페퍼, 익은 아오리 또는 홍로. 서양배, 멜론.

 

 맛있습니다. 스카치의 매력이 한껏 드러나는 싱글 몰트입니다. 특히 이렇게 고무가 타서 녹은 것 같은 피트 향이 작렬하는 건 피트 스카치 특유의 기쁨이지요. (피트위스키로는 이게 피트가 강한 타잎은 아니긴 합니다만.)

 

 이 위스키는 다소 높은 도수에 비해 밝고 가볍습니다. 강렬한 피트향을 빼면 밝은 타입의 위스키일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처음에는 피트향 때문에 밝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에어레이션이 되면서 스타일이 좀 변했습니다. 도수가 떨어졌고, 화려한 꽃향이 생겨났습니다. 붉은 꽃과 흰 꽃이 같이 느껴집니다. 타잎이 밝아졌고, 피트 향은 줄어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수한 품질을 가진 위스키라는 느낌입니다.

 

 그렇더라도 피트 향은 이 위스키의 본질이자 아이덴티티입니다. 불타버린 것 같은 풍미, 그 이면의 꽃향과 정취. 이후 에어레이션이 진행될수록 흰 꽃의 뉘앙스가 강해집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계화향이 가장 강합니다.

 

 에어레이션이 많이 된 후에는 피트향이 줄어들고, 한층 마시기 편한 위스키가 되었습니다. 버번 통에서 숙성했다는 느낌이 꽤 드러나게 되는데, 피트향에 가려졌던 토스트된 풍미라거나 바닐라, 케잌 같은 향이 보다 잘 느껴집니다. 마시면서 계속 즐거운 위스키였습니다.

 

 

 

 

 

Stella Artois [★☆]

 

: 알콜 5%. 바뀐 이후의 스텔라 아르투아가 나는 꽤 마음에 듭니다. 산토리, 필스너 우르켈, 칭따오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라거 목록에 이름을 올려야 할 것 같아요. (크래프트 제외)

 

 내가 자츠 홒을 좋아하는데 필스너 우르켈과 이 스텔라 아르투아는 자츠 홒을 씁니다. 그래서인지 취향에 참 잘 맞습니다. 자주 함께하고싶은 라거.

 

 

 

 

 

부루구루 효민사와 레몬 []

 

: 알콜 5.3%. T-ARA의 멤버 효민이 이름을 걸고 부루구루와 협업해 개발, 출시한 RTD 칵테일입니다. 사와는 일본식으로 Sour를 읽은 건데, 과일에서 기인한 신 맛이 나는 칵테일을 의미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내가 꽤 좋아하는 칵테일인 미도리 사워도 굳이 보면 사와의 일종입니다.

 

 맛은 레몬소주입니다. 좀 묽은 듯하면서도 RTD인거 감안하면 괜찮게 만든 레몬소주네요. 사실 재료를 보면 완전히 레몬소주 레시피긴 합니다.

 

 

 

 

 

Troll·Brew Lemon Radler [-­]

 

: 알콜 2.4%. 라들러는 대략 맥주+레모네이드를 의미합니다. 도수가 일반 맥주의 절반 정도입니다. 무알콜까지는 아니라도 도수가 매우 낮아서 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습니다.

 

 레몬이 원래 쓴 맛이 조금 있는데, 이 트롤브루 레몬 라들러는 맥주의 쓴 맛과 레몬의 쓴 맛이 교집합을 이루는 느낌을 줍니다.

 

 뒷맛이 살짝 달달한데, 성분을 보니 역시나 오렌지주스와 설탕이 들어갔습니다. 마시기 편한 느낌입니다.

 

 

 

 

 

 

한주양조 - ᄒᆞᆫ35 [★☆]

 

: 알콜 35%.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호 송절주 기능보유자 이성자 빚음. 이라 표기되어 있습니다. 정보를 좀 찾아보니 이 ᄒᆞᆫ주가 송절주인 것 같습니다. 360ml들이를 샀는데 유리병에 스크류캡으로 되어있습니다. 쌀소주.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2013년에 증류식소주부문(현재는 증류주로 통합) 우수상(3), 2015년에 동일 부문 최우수상(2)을 수상한 적이 있습니다. 상압식 소주입니다.

 

 아로마는 알콜이 살짝 튀는 가운데 미미한 향긋함이 있습니다. 맛은 달콤합니다. 달달하며 숙성기간에 비해 마시기 편합니다. 35도라 연하다는 느낌인데요. 그래도 35도라는 도수 자체가 약한 건 아니고, 상압식인데다 장기 숙성된 술이 아니므로 제법 강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조금 싸게 산 것 같은데 구매가격을 기준으로 제법 괜찮습니다. 가성비가 괜찮다는 인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시판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생각해도 나쁘지 않습니다. 뒷맛이 꽤 거칠고, 도수와 맛에 비해 알콜 올라오는 게 셉니다. 스파이시하고요. 좀 거칠고 강하지만 마시기 어렵지는 않고, 도수는 35도 정도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적합도가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잔을 마신 후 잔에는 누룩향이 꽤 남아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조금씩 마시면서 에어레이션 효과가 드러납니다. 35도짜리 술이라 보존성이 좀 약한 문제도 있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거친 느낌이 줄어들고 술이 순해집니다. 맛없는 술은 아닌데 도수가 좀 아쉽습니다. 나에게는 5도만 높았어도 한층 좋은 술이라 느꼈을텐데요. 좀 더 높은 도수에서 조금 더 숙성했다면 더 좋은 술이었겠지만, 그랬으면 가격이 더 비쌌을 겁니다.

 

 이후 기간을 두고 한 잔씩 마시다보니 나중에는 에어레이션이 꽤 많이 되었습니다. 물탄 화이트 스피릿 아니랄까봐 물맛 많이 나긴 하는데, 그래도 상압식 소주답게 나름대로 짱짱한 모습을 꽤 보여줍니다. 초기의 거친 느낌은 사라졌고요. 다소 손상된 드라이플라워에 빗댈 수 있는 풍미가 되었습니다. 그게 나쁘냐면 아니오. 드라이플라워를 활용한 포프리. 그리고 상압식답게 드라이플라워 옆에는 말린 꽈리, 조금 떨어진 곳에 말리고 있는 메주. 더하여 묵나물이라거나 여러 가지를 말리고 있던 그런, 어린 시절 보던 시골 집이 떠오릅니다.

 

 에어레이션이 많이 된 이후에는 상당히 순해집니다. (측정해 보면 아니겠지만, 관능적으로는) 거의 20도대로 떨어진 기분인데, 상압식 소주의 느낌 누룩 풍미 - 은 유지합니다. 이렇게 된 이후에는 물맛이 많이 나는데 꽤나 리즈너블해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천천히 두고 마시기에는 도수가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에어레이션이 더 진행된 이후에는 달달한 느낌의 술이 됩니다. 누룩 풍미도 많이 줄고, 알콜에서 기인한 달콤함이 주된 느낌이 됩니다. 마시기 편한 술이 되네요.

 

 

 

 

 

 

Kona Brewing Co. - Big Wave Golden Ale []

 

: 알콜 4.4%. 캔째 맛을 보니 꽤나 시트러스한 홒향이 느껴집니다. 이후 La Trappe 글라스로 마셨습니다. 도수가 낮은 크래프트 골든 에일이고, 쓴 맛은 별로 없습니다. 유질감이 느껴지는 바디.

 

 전반적으로 묽고 부담없이 넘어가는 편입니다. 향은 좋은데, 차분하고 맑습니다. 쓴맛이 거의 없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 :[★★]

 

: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에서 만든 아메리칸 스타일 페일 에일. 재료를 보면 밀이 좀 들어갔습니다. 알콜 5.2%IBU 43.

 

 개봉하자마자 강력한 호피함이 느껴집니다. 홒의 농도가 높습니다. 금속성 아로마가 있고, 규모가 큽니다. 어째 잘 지은 이름 같은데요. 기대보다 꽤 맛있습니다. IBU에 비해선 그리 쓰지 않은 느낌입니다. 마시기 즐거운 맥주네요.

 

 

 

 

 

 

Kona Brewing Co. - Longboard Island Lager []

 

: 시트라 같은 홒을 쓴 느낌. 바디가 강합니다. 살짝 구운 몰트? 에일급 향. 라거라 써있지 않았다면 에일이라 생각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