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한 관심은 부수적일수록 좋습니다.

정치 2019. 6. 9. 11:23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6wxwQy8sXSg

 

 

 어쩌다 보니 정치시사블로그로 분류되는 걸 하고는 있는데요. 나는 기본적으로 정치는 수단일 뿐 목적이 될 수 없고, (예외적으로 직업 정치인에게는 목적에 가까운 게 될 수 있습니다만) 그렇기에 수단인 정치를 목적보다 우선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안이건 거시적인 관점에서 파악하면 정치적 요소가 포함되곤 합니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문제라거나 관심 있는 사안의 문제, 하는 일에서 발생하는 규제 문제 등등. 즉 우리가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것에서 정치를 이해해나가는 게 좋습니다. 이 방식이 좋은 건 본인의 이해관계에서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본래의 민주정체 목적에 잘 부합하고, 판단만 제대로 하면 진영논리에 휩쓸릴 일이 없습니다. 나는 이게 올바른 정치에 대한 접근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정치 그 자체에 대해 피상적인 접근을 우선합니다. 인터넷 발달 이후 누구나 말할 수 있게 되면서, 국가단위의 정치대결에 뛰어들어 프로파간다에 휘말리곤 하지요. ‘정치에 관심 가져야 한다.’는 류의 사회적인 움직임들이 있었는데, 돌아보면 그것이 해악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정치 그 자체에 대해 막연하게 이해하려고 해 봐야 어지간해서는 제대로 된 게 되지 않습니다. 어떤 분야건 정치적으로 접근해서 사안을 파악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제대로 이해 못 합니다. 특히 경제를 어이없이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좌파 정치권의 논리를 먼저 학습한 사람들입니다. 경제를 경제로 안 배우고 정치로 배우면 이상한 선입견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물론 경제만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포퓰리즘, 파시즘, 전체주의. 이런 나쁜 것들은 대체로 대중이 정치를 위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잘 기획된 프로파간다에 휩쓸리면서 발생하고 심화됩니다. 이런 것들은 시민 각각의 권익과 자유와는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정치적 진영논리가 앞서다보면 시민 개개인의 권리는 물론, 사회 전반의 정의와 공익 또한 사라집니다.



 그러니까 정치에 우선적으로 굳이 관심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각자 본인의 권익을 위해 열심히 살다 보면, 그리고 어떤 공간에 자리를 잡고 나면 정치적인 것들도 알아가야 합니다. 물론 정치적인 요소들을 이해할 정도로는 현실에 충실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 정치는 현실적이기보다는 관념적일 때가 많습니다. 공약보다는 이미지가 중요합니다. 정치인이 해온 것들보다 그럴싸한 말을 하는 게 중요할 때가 많고요. 시민들의 삶이 정치에서 괴리되어있고, 프로파간다와 국가주의가 일반화되어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런 식의 주장을 예전부터 해왔지만, 예전에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시절에는 너무 많은 시민들이 민주당의 프로파간다와 관념에 휩쓸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모두 민주당이 장악한 후, 현실이 망가지는 걸 체험하면서 정치의 본질에 대해 눈을 뜨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바닥민심의 와해와 시민들의 실망과 혼란

정치 2019. 6. 8. 02:06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XEiUZ-MU4rQ

 

 

 정치 고관심층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보통선거제 아래 정치 고관심층보다는 저관심층 숫자가 더 많고, 그들의 선택이 정치를 결정하고 만들어나간다는 사실이요. 특히 정치적 지향이 뚜렷하지 않고, 딱히 지지정당이 없으며, 정치적인 관심도 많지 않은 부류가 현실적인 정치적 결정권은 가장 강합니다.


 

 이것은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에 정치 고관심층은 물론, 직업 정치인들도 이 사실에서 눈을 돌리고 인정을 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교만해지는 순간, 권력에는 잠재적인 위험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이제 문재인 정권이 바닥민심을 제법 많이 잃었다고 추정합니다. 그것이 잘 표출되지 않고 확인할 수 없을 뿐으로 어림하고요. 정권의 광신자들이 어느 때보다도 사납고 공격적인 시기다 보니 저관심층은 어지간해서는 의견을 표출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정권에 비판적이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그룹과 정치에 관심이 적은 그룹은 다릅니다. 둘의 정치적 이슈에 대한 민감도는 아주 큰 차이가 납니다. 그러니까 거의 모든 정권은 본격적으로 잘못되어갈 때도 티가 잘 나지 않습니다. 민심이 그것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것처럼 관측됩니다. 정권의 잘못이 알려지고, 회의와 실망의 정서가 퍼져나가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은 정치 고관심층 입장에서 보면 정말 많이 느립니다.


 

 또한 정치가 실망스럽고 마음에 들지 않을수록 정치 저관심층은 정치에 대한 관심을 더 줄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치가 나빠질수록 나쁜 정치 이슈에 대한 대중의 민감도는 줄어듭니다. 민감도의 감소는 근 몇 달 사이에 확연하게 관측되는데요. 여론조사에 드러나는 대통령 지지율의 변화가 크게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근래 들어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의 빈도조차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대중의 관심 속에서 대통령이 점점 사라지고 있단 말입니다. 이는 전형적인 정치적 실망의 징후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천안함 및 연평해전 유가족에 대한 청와대의 팜플렛 능멸 사건이 있었지요. 그 사건을 본 나의 마음 속 감정 중에는, 정말로 더 이상 문재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싶지 않다는 게 있었습니다. 진짜로 더할 나위 없이 싫으니까 보기도 관심 가지기도 싫다는 생각이 든 것인데, 나는 이런 문제에서 별로 감정적인 편이 아니다보니 그런 감정이 약간 일어났을 뿐입니다만, 내가 이럴 이 정도면 이미 문재인에 부정적인 정치 저관심층은 문재인에 대해 아예 관심 끊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문재인 지지율이 아직 높게 나오는 건, 그것만으로는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야당의 행보는 별 문제입니다. 지난 519일에 총선 전망 수정을 하면서 자유한국당 기대 의석을 높였었는데요. 그 이후 양상은 또 자유한국당이 영 좋지가 않습니다. 보다보니 영 아닌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하면 될까요.


 

 문재인 정권에 실망을 느낀 사람들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그 실망이 정치 자체에 대한 회의와 무관심 또는 혼란스러운 정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누굴 찍지?’ ‘찍을 사람이 없다.’ ‘지지해줄 정당이 없다.’ 이게 아주 많은 유권자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정서입니다.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계산적이기보다는 감성적으로 투표를 하기 때문에, 표를 얻고 싶은 정당이나 정치인은 부동층 유권자의 정서적인 허용범위에 들어갈 필요가 있는데요. 아무리 봐도 자한당과 황교안, 나경원은 이게 안 되고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자유한국당 정치인들과 그 지지층은 중도적인 유권자들이 가진 평균적인 정서와 거리가 좀 멉니다. 특정한 집단은 특정한 집단 사이의 커먼센스가 있는 법이긴 한데, 자유한국당의 평균적인 구성원과 지지층이 가진 커먼센스는 그다지 커먼(평범)하지 않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인 물이 되고 변질되면서 일반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는 평균적 감성을 가지게 되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박근혜와 친박세력의 집권과 배타적이었던 인사는 그 악화를 극심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한국당이 이 문제를 개선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어떻게든 연쇄적으로 보다 중도적이고 이질적이며, 기존의 자유한국당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인물들이 계속 들어오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자유한국당도 많이 배타적인 그룹이 되어있습니다. 어지간히 해서는 자유한국당이 중도층에 충분한 대안으로 인식되긴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자유한국당이 이제껏 한 것처럼 계속 할 경우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박근혜의 탄핵 이후 많은 시민들이 문재인에게 큰 기대를 가졌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재인은 아주 많은 시민들을 너무 크게 실망시켰다고 추정합니다. 현 시점에서 이 실망은 갈 곳이 없고, 정치 자체에 관심을 줄이고 우리나라 자체에 실망을 하는 방향으로 민심이 흘러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국가에 대한 주인의식이 부족하고, 강력한 지도자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 실망이 훗날 영 좋지 못한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조 바이든의 공약

정치 2019. 6. 6. 16:08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wmMS9XVIa00

 



 내년 미국 대선은 꽤나 치열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가 될 것 같습니다. 나는 미국 시민권이 없기 때문에 해당 선거에서 표를 행사할 수는 없습니다만,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모두에게 꽤 많은 영향을 줄 선거임에는 분명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대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은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입니다. 근래 바이든이 공약을 냈는데요. 일단 기사부터 링크합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9&aid=0004369187

 

 바이든은 트럼프와 몇 가지 관건에서 크게 다릅니다.



 기후문제에서 트럼프는 음모론적 접근을 하는 반면, 바이든은 아주 많이 전향적입니다. 미중 문제에서 트럼프는 대단히 공격적인데, 바이든은 많이 온화합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미국 내 기업 법인세를 많이 감세해줬는데, 바이든은 원상 복귀시키겠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내년 미국 대선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을 수 있습니다. 각각의 관건들을 보면요.


 

 미세먼지 문제에선 바이든이 되는 게 좋습니다. 바이든은 탄소배출로 중국을 압박할 거거든요. 그러면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은 줄어들게 됩니다. 대조적으로 트럼프는 이미 무역전쟁을 걸어서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 감소를 어렵게 하였습니다. 우리가 근래 겪은 지독한 미세먼지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미중무역전쟁입니다. 트럼프가 재선되면 앞으로도 우리는 심한 미세먼지를 꽤 겪을 거라 봐야하고, 만일 트럼프가 중국경제를 심하게 무너뜨린다면 우리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농도 높은 미세먼지를 감수해야 할 겁니다. 다만 바이든의 탄소배출압박은 중국 동부해안에 원전을 늘리게 할 수 있습니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습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법인세 인하는 미국만 잘 사는 트랜드를 만들었습니다. 바이든이 되면 그 트랜드는 덜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일단 우리나라 경제 전반의 빡빡한 정도는 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법인세 인상으로 인해 향후 미국이 어려워지면서 긴 골디락스가 끝날 우려가 있고, 골디락스의 끝은 세계경제의 일시적이거나 장기적인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미국 내 정치는 바이든이 당선되는 쪽이 좋습니다. 트럼프의 우익 포퓰리즘은 미국의 데모크라시를 후퇴시켰고, 증오범죄를 촉진했습니다. 바이든은 미국 민주당에서 과격한 편이 아닌데, 만약 바이든이 출마해서 질 경우 민주당의 향후 좌클릭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북문제에서는 트럼프가 재선되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북조선을 레버리지로 지속 활용할 생각이 있는 것 같고, 재선이 될 경우 어떻게든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대조적으로 바이든은 다시 한 번의 전략적 인내와 북핵문제를 미봉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 대다수의 국가, 그리고 전반적인 중동 국가들, 캐나다와 멕시코 등 전 세계 전반은 바이든의 당선을 바랄 겁니다. 트럼프는 너무나 많은 갈등의 씨앗을 뿌렸고,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습니다.


 

 나는 바이든을 응원합니다만 트럼프가 이겨도 아주 나쁘지는 않습니다. 둘이 좋은 승부를 해서 접전 끝에 누군가가 이기면 됩니다. 트럼프가 미리 대선을 포기한다거나, 바이든이 아닌 보다 사회주의적인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나선다거나 하는 참사만 안 나오면 됩니다.

미중무역전쟁의 현 시점에 대한 나의 견해

정치 2019. 6. 5. 15:0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lzU26jUnE7k

 

 

 상황설명은 생략합니다.

 



1) 나는 그 동안 미국이 중국 공산당의 존속을 원할 거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이미 중국의 성장에 있어 족쇄입니다. 만약 중국이 민주화가 되면, 중국은 경제적으로 더 성장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근래 미국의 태도를 보면, 미국은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는 게 공산당의 독재 때문이라고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중국이 민주화될 경우, 패권을 지금처럼 추구하지 않을 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나는 미래에 민주화된 중국은 좀 무서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화된 국가는 본격적으로 성장합니다. 미국 사람들이 민주화된 중국의 위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중국이 진짜 패권을 차지하는 날이 온다면, 민주화가 한참 진행된 후일 겁니다.


 

2)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 사람들은 주가에 민감합니다. 다우, 나스닥, S&P500이 떨어지면 트럼프 지지율도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트럼프는 적어도 대선 레이스를 뛰기 전에는 중국과 일시적으로라도 화해를 해야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중국은 항전을 택함으로 트럼프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더 온화한 정책을 쓸 확률이 높은 바이든을 지지할 수 있습니다.


 

3) 시진핑은 통상적인 인식과는 달리 중국 내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 상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고 있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상당한 데미지를 입은 후에야 올바른 결정을 내리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상당한 데미지를 입으면, 우리한테도 비슷하게 들어옵니다.


 

4) 문재인 정권이 아주 나쁘고 무능한 점 중 하나가, 전망을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어리석은 집단의 전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전망을 할 때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도 예측하고 대응을 해 둬야 하는데, 그런 게 없습니다. 앞으로 외부경제상황이 계속 꼬일 때 이 정권이 대체 뭘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하는 게 지금까지는 하나도 없고, 제대로 뭔가 할 만한 조짐조차 하나도 없습니다.



 

5) 미국은 중국을 요리할 수 있는 카드가 아주 많습니다. 다만 중국에게 바로 치명상을 가하는 건 미국에도 큰 부담이 됩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중국에게 오랜 기간 데미지를 누적시켜서 죽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는 재선을 한 후 용을 죽이고 영웅이 되어 러시모어에 자신의 모습이 새겨지길 원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6) 트럼프에게 골치 아픈 건 중국보다도 미국 민주당입니다. 아마 최근의 그는 자신이 이렇게 미국을 위해 싸우고 있는데, 왜 민주당은 도와주기는커녕 자신을 뒤에서 찌르지 못해 안달이냐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미국 시민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그 정서를 공유해주길 원할 겁니다. 그것을 위해 트럼프는 앞으로 뭐든 할 수 있습니다.


 

7) 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복합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지난 5월 22일 트럼프와 민주당 사이에 미국 내 인프라투자에 대한 합의가 완전히 무산된 바가 있는데, 당시 민주당에서 트럼프 탄핵 관련해 이야기를 꺼냈을 확률이 높습니다. 나는 멕시코 국경장벽도 본질적으로는 인프라투자의 일환으로 보는데, 어쩌면 인프라투자가 일단 엎어지면서 멕시코 관세 부과 카드가 나온 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고정 지지층이 좋아하는 수를 두면서 향후의 발언권을 높이는 방책이라 생각합니다.



8) 트럼프는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해주길 바라고 있을 겁니다. 그것은 노무현이 탄핵소추를 정국반전의 계기로 삼았던 것과 유사합니다. 그래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탄핵을 추진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적당히 트럼프의 이미지를 소모시켜가면서 내년 대선에서 이기려고 하겠지요.


 

9) 중국은 어느 정도까지 양보해야 미국이 만족할지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의 미국은 중국에 아주 많은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쉽게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요. 그렇지만 일단 빨리 굽히는 게 그나마 데미지가 적을 겁니다.


 

10) 트럼프가 지금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에 대해, 나는 결국 트럼프가 연준을 압박해 기준금리를 낮추기 위한 작업을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밤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식으로 파월이 발표를 했네요. 트럼프는 기준금리를 크게 낮춰놓은 다음에 강한 상방랠리를 만들어서 재선을 노리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주가가 계속 낮아져서는 트럼프는 절대로 재선될 수가 없습니다.


 

11) 중국의 현 체제가 살아남으려면 공산당이 많은 걸 양보하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할 걸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공산당이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언제고 중국은 무너져 내릴 거고, 미국은 중국의 붕괴로 인해 세계 경제가 망하지 않도록 최선의 사전 작업을 할 것이며, 이미 그 과정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어찌 보면 그나마 사드보복을 당했던 게 예방주사가 되었습니다. 그런 게 없었다면 이 친중주의적인 정권과 그 추종자들은 아직도 중국을 쫓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12) 장기적으로 미중무역전쟁은 우리에게 위기돌파와 기사회생의 기회입니다. 이 정권에는 별로 기대할 게 없다 쳐도, 적어도 기업인들 다수는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을 겁니다. 때마침 이 정권이 우리나라에서 투자자금을 빼도록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주 공격적으로 해외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투자 방향은 과거와는 달리 대체로 중국향이 아닙니다. 문제는 해외로 돈이 빠져나가는 트랜드에서 국내 경제상황이 말라붙고 있다는 건데요. 이런 무능한 정권에서 이런 시대를 맞이해버리면 방법이 없습니다. 다음 정권은 누가 되건 무척 힘든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겁니다.

나는 아베가 싫어요.

정치 2019. 6. 2. 13:51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ysyrIloU8Hg

 


 

 얼마 전 트럼프가 일본에 갔었지요. 그 때 아베가 트럼프 접대하는 거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아베 신조가 있는 한 우리 대한민국이 잘 되기는 정말 힘들 겁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현재 세계 정치 지도자들 중 가장 뛰어난 인물은 아베입니다. 우리나라 문재인은 가장 못난 인물군에 속할 거고요.



 돌아보면 2010년대 들어 우리나라 경제가 나빠진 가장 큰 원인 둘은 아베와 고령화입니다. 요새만 보면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무역전쟁이 경기악화의 주 원인입니다만, 이미 그 이전에 우리가 아베한테 당했고 지금도 당하고 있는 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베가 싫지만 그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아베는 우리의 적수지만 인정받고 높이 평가받을 가치가 있고 배워야 할 인물입니다. 문제는 아베가 재집권 (아베의 첫 총리 집권은 2006년입니다. 그리고 2007년 초가을에 사퇴했다가, 20121226일 우리나라에서 박근혜가 당선된 이후 재집권합니다.) 한 이후 아베가 펼친 정책이 얼마나 위력적이었는지, 그것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악영향을 주는지, 왜 아베가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거의 없다는 겁니다.


 

 아베노믹스를 시작할 때 나는 그것이 성공할 거고, 우리나라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베노믹스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데미지를 주기 시작했다고 느끼고, 내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 건 2013년 초가을부터였습니다. 20142월부터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해서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아베노믹스에 대한 한국인 대다수의 시각은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관련하여 박근혜 정부는 아무 것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박근혜 정부를 맹비난하기는 어려웠는데,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새민련이나 야당들은 훨씬 더 답이 없는 경제적 식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토야마와 간 나오토 시절 우리나라의 기세는 일본에 크게 앞섰었습니다. 어찌 보면 그 엄청나게 욕먹었던 강만수발 고환율 정책의 위업이었지요. 그보다 더 욕먹었던 4대강도 사실 경제적 효과만 보면 그다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노무현 정권 말기부터 이야기해야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정권 당시의 문제를 잘 모르고 있는데, 노무현 임기 말에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시한폭탄의 시계가 작동하는 상황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원화가 너무 절상되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06년부터는 위기감이 있었습니다. 달러/원이 800원대까지 갔었는데 달러를 어떻게 법니까. 그런데 환율이 망가져도 보통 사람들은 전~혀 당장은 체감을 못 합니다. 역설적으로 1년 반 정도는 원화절상으로 아주 좋은 시기가 옵니다. 그래서 당시 우리나라 GDP1인당 2만 달러를 처음으로 넘기고, 주식과 부동산도 많이 오르고, 물가는 쌌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저환율도 괜찮다는 주장도 그 때 많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이기도 해서 아주 짦은 황금기처럼 느껴졌지요. 그 때는 매주 와인 마시는 사람 많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중국인들이 보르도 와인 사재기하기 전이라 5대 샤토도 마실 만하던 시절이었네요.



 MB 정권은 그 상황을 방조하면 우리나라 경제가 망한다는 것 정도의 기초적인 지식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집권하자마자 한 게 원화의 평가절하입니다. 우리나라 같은 나라가 환율에 적극 개입하기 전엔 미국과 이야기를 잘 해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명박은 부시와 아주 긴밀하게 외교를 하고, 원화절하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지율이 박살납니다.



 원화를 절하하면 일단 물가가 크게 오르게 됩니다. 특히 물건을 수입하는 쪽이 힘듭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당시의 우리나라 산업 구조는 하청업체가 원자재를 수입해서 부품이나 중간재를 만든 후, 그 부품이나 중간재를 대기업에 납품하는 구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회사들이 키코라는 상품에 가입해 있었습니다.


 

 이 키코는 구성이 특이했는데, 달러/원 환율이 900~1050원 사이에서는 가입자들이 이익을 보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900원 밑으로 내려가면 다소 손해를 보고, 1050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품이었습니다. 문제는 강만수가 환율을 건드리기 시작하자 가볍게 1050원을 뚫었다는 거지요. 당시 은행이 적극적으로 키코를 팔아서 기업들이 많이 가입했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달러/원은 1500원을 뚫었었고, 키코를 샀던 기업들은 엄청난 손실을 봤었습니다. 사실 그 주된 책임은 위험 고지를 제대로 안 했던 은행과 그런 걸 생각없이 샀던 당사자들, 그리고 그런 위험한 상품이 많이 팔리는 걸 방조했던 노무현 정권 당시의 금융감독기관들에 있었으나 이명박 정권이 주로 욕을 먹게 되었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수출국가이기 때문에 무역수지라는 면에서는 원화가 절하되어 있는 게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원화가 절하되자 우리나라 상품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매우 높아졌고,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라는 걸 체감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쉽게 위기의 피크를 돌파해버리고 맙니다. 과거의 IMF 외환위기의 빠른 극복도 거의 같은 원리였고요. 워낙 위기라는 인식조차 옅었던 데다 2007년에 이미 시한폭탄이 작동하던 걸 대중들이 이해할 수 없었기에 이명박 정권이 잘 한 부분은 충분히 평가를 받을 수 없었고, 당시에 했던 자원외교라거나 금 매입이 워낙 대실패로 끝났기에 욕을 더 먹고 맙니다. 2009년에 노무현이 수사받다 죽는 바람에 정치적으로 더 평가받기 어려운 면도 있었고요. 대운하 같은 이상한 시도도 있었고. 강만수가 본격적으로 환시장 개입을 했을 때의 디테일은 한심하기 짝이 없기도 했었기에 그 면에선 욕을 먹어 마땅하긴 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방향보다는 디테일이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이명박 정권은 부자 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이후 박근혜 정권은 적극적으로 좌클릭을 시도하여 복합적인 경제문제를 초래하게 됩니다.



 한편으로 우리의 라이벌 일본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고 일본 민주당이 이겨 하토야마와 간 나오토가 정권을 잡은 시기에 망조가 들고 맙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엔화는 금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데요. 당시엔 달러까지 불안해지면서 너도나도 엔을 샀고, 그래서 엔화가치가 엄청나게 올라가버립니다. 이게 하필 원화가치의 절하시기와 겹치면서 일본 상품의 국제 경쟁력은 망해버리고 말지요. 거기에 2011년엔 후쿠시마 원전까지 터졌고요.

 

 그래서 돌아보면 이명박 정권 후기가 우리나라 최고 전성기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박근혜가 집권할 때 일본엔 아베가 재집권한 것이었네요.


 

 아베는 오바마와 손을 잡고 양적완화를 했었습니다. 미국이 흔들릴 때 아베가 나서서 미국채를 적극 매입해줬어요. 그 때 박근혜는 최순실 일시키고 보톡스를 맞고 드라마를 보고 있었을 거고요. 그래서 아베는 오바마의 은인이나 다름없었던 거고, 오바마는 아베의 모든 것을 도왔던 거고, 그래서 아베는 엔화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어요. 이게 잡스러운 통화에 불과한 원화와는 달리 쓸데없이 튼튼한 엔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건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베는 신의 한 수로 모든 걸 다 해버립니다. 그럼 환차손으로 인한 일본 내 물가상승은? 괜찮았습니다. 일본은 어차피 장기 디플레잖아요? 그리고 양적완화를 하는데 경제가 좋아지면 좋아지지 나빠지지는 않지요.


 

 어떻게 그런 상황이 나왔느냐. 어이없게도 2011년에는 미국 디폴트 소리까지 나왔었습니다. 지금 보면 정말 웃기지도 않는 소리인데, 그래서 2011년엔 금선물 시세가 트로이온스당 $1,899까지 갔었고 (지금은 $1,300 전후) 은선물은 트로이온스당 $48.58까지 갔었습니다. 최근의 은선물 가격은 $14~16입니다. 아베가 그걸 진정시켜줬던 것이고요. 우리는 그 때 오바마에게 손을 내밀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럴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그렇게 오바마와 아베가 절친을 먹는 사이 우리나라가 당한 일은 원화의 상대적 절상, 그리고 신용등급의 상승입니다. 동시에 우리나라 정부와 정치권은 멍청하게도 철저하게 국가부채 규모를 관리했어요. 조금 부채가 늘어나려고 하면 당시 야당이던 새민련-민주당이 나서서 엄청나게 쪼아댔고요. 지금 문재인이 추경한다면서 하는 말을 보면 정말 웃기지도 않습니다. 철면피도 그런 철면피가 없다니까요.


 

 이게 무서운 게 우리나라 입장에선 이런 대우를 받으면 당장은 좋습니다. 좋아요. 그런데 이거, 접대 아주 잘 받고 잘 먹어서 뒤룩뒤룩 살찌는 거랑 비슷합니다. 그리고 시간 지나면 중병 걸려서 골골 앓다가 더 심해지면 멀리 돌아가시는 거지요. 지금 우리나라 무디스 신용등급은 프랑스, 카타르, 영국과 같은 Aa2입니다. 일본은? A1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는 3등급이고요. 일본은 5등급입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신용등급이 많이 낮아요. 그런데 엔화는 원화와 비교할 수도 없이 강하지요. 동시에 우리는 주구장창 환율조작국 감시대상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감정적입니다. 전략적이지 않습니다. 재지 않습니다. 계산적이면 재수 없는 거고, 전략을 재기 보다는 하면 된다.’ 정신이 아직도 대세입니다. 실제 그걸로 성공하긴 했습니다만. 그게 통할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는 법입니다. 그러니까 2010년대 들어 우리나라 경제는 주구장창 뜯어 먹혔습니다. 우리나라 정치권들이나 속칭 지식인들이나, 워낙 수준들이 떨어져서 뜯어 먹히면서도 몰랐습니다. 양적완화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그 많은 달러, 우리나라에 거의 붙잡아 두지도 못했습니다. 박근혜 정권도 멍청했는데, 요새는 더 극심하게 멍청하고 고집도 센 달나라 족속들이 집권하면서 나라 기둥뿌리가 아예 뽑히고 있습니다.


 

 원화가치가 높으면 우리나라는 아무 것도 안 됩니다. 경상수지도 떨어지는데 내수도 안 됩니다. 원화가치가 높을수록 사람들이 해외여행 많이 가고, 직구도 더 많이 하거든요. 특히 미혼 여성들, 결혼자금 모으는 대신 해외여행 많이 다니는데 개인의 자유와 행복추구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국가단위로 보면 이 유행 트랜드는 우리나라 미래 기둥뿌리 뽑아먹는 겁니다. 저출산의 핵심적인 원인 중 하나거든요. 어차피 국가신용등급 높아진다 해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딱히 들어오지도 않고, 투자이민이 늘어나지도 않습니다. 심지어는 수입이 딱히 늘어나지도 않습니다. 금융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투자이민을 받으려면 형편없는 제도를 혁명적으로 개선하고 경상수지를 늘려야지, 올라가는 국가신용등급에 도취되어서는 안 됩니다. 무디스나 S&P같은 신용평가기관은 우리 편이 아닙니다.


 

 어찌 보면 원화가치가 내려간 지금이 기회입니다. 현재 원화가치가 절하된 내용은 정말 좋지 않습니다만, 위기를 기회로 삼지 않으면 위기를 돌파할 수가 없습니다. 원화가치의 절하를 추가적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감세로 완화 조치를 해야 합니다. 특히 법인세에 대한 파격적인 인하가 필요합니다. 강력한 재정 정책은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감세와 재정정책을 통해 국가의 부채를 늘려서 경기를 완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좀 낮춰야 합니다. 그래야 원화가치가 외교적 마찰 없이 무난하게 절하됩니다. 이렇게 해서 정치적으로 공격받으면, 대통령이건 부총리건 장관이건 나와서 야당 정치인하고 당당하게 토론에 임하면 됩니다. 아니면 교수나 전문가와 공개 토론해도 됩니다. 민주정체 정치인이라면 토론과 소통과 설득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왜 계속 박근혜, 문재인과 같은 수준이하의 언어능력을 가진 고집불통 권력자를 윗자리에 앉혀둬야 하지요?


 추천 브금

 

https://youtu.be/yviOKjRZwvs

 


 

 나는 지난 대선이건, 2012년 대선이건 좋은 후보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가장 좋지 않은 선택법은 개중 가장 나아 보이는 사람을 골라 찍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선택법을 사용해서 문재인을 찍었을 겁니다. 그러고 후회하는 분들도 꽤 많겠지요.


 

 충분히 좋은 후보가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최소한 자유주의자라면 함량미달의 후보들 중 그나마 나은 걸 고르려는 무의미한 시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주의자가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건 시민의, 민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강하고 비윤리적인 권력자가 등장할 수 있느냐 아니냐입니다. 함량미달의 후보는 기본적으로 비윤리적이기 쉽습니다. 정치인의 윤리는 책임윤리여야 한다는 베버의 정의를 전제하고 이야기하지요. 정치인은 결과에 책임질 수 있어야만 윤리적입니다. 그러므로 문재인은 지극히 비윤리적인 정치인입니다. 우리는 윤리적이지 않은 것을 악이라고 하기에 문재인은 악인입니다.



 그렇다면 지난 대선에서 자유주의자는 어떤 후보를 골랐어야 할까요. 내가 도출한 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당선될 수 있는 후보 중, 당선되었을 경우 가장 약하고, 그렇기에 크게 비윤리적이기 어려우며, 고집을 부리기 힘든 입장이 되는 후보입니다. 나에겐 그 결론이 안철수였지요. 조금 더 쉽게 말하면 안철수는 대통령이 된다고 해 봐야 우리나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습니다. 적어도 지금 청와대 하듯 귀 막고 아몰랑 식으로 제 고집만 부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지요.



 자유주의자라면 크고 강하고 자기 확신까지 강한 정권의 위험성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합니다. 운전을 못 할 것 같은 운전자에게 차를 준다면, 그나마 경차를 줘야 사고가 나도 남들이 덜 다칩니다. 운전자가 모는 차의 크기를 정치인의 권력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운전을 못 할 것 같은 후보에게 덤프를 줬는데 운전을 제멋대로 막 하면 여럿 다치는 겁니다.


 

 2017년의 문재인은 당선될 경우 아주 강한, 거의 통제되지 않는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입장이었습니다. 현명한 유권자라면 이러한 정치적 힘의 구도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결국 문재인은 독단적인 성향을 드러내면서, 민중의 자유와 권리를 많이 빼앗아가고 맙니다. 내가 우려했던 대로입니다. 자유주의자라면 애초에 권력자에게 그런 큰 권력을 주는 선택을 하면 안 됩니다.

 

 정리하자면 투표를 할 때는 나온 사람만 봐서는 안 됩니다. 나온 사람뿐만 아니라 그 주변을 보고, 그가 서 있는 배경과 조직을 보고, 그가 당선되었을 때 각종 권력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예상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자격이 충분한 유권자는 투표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인들은 기본적으로 권력을 사랑하며, 언제나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또한 권력자는 큰 권력을 가지게 되면, 그 권력을 반드시 행사합니다. 그리고 큰 권력의 행사는 대체로 민중을 억압하고 자유와 권리를 빼앗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아주 특별한 수준의 몇몇 지도자만이 강한 권력을 행사함으로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지도자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만약 문재인이 특별한 수준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2017년에 투표를 한 사람이 있다면, 정치에 대해 아예 아무 것도 몰랐던 것입니다. 유권자의 자격이 부족했던 것이지요. 그런 오판을 바로잡으려면 공부를 많이 하거나, 최소한 정치인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투표를 하는 게 좋습니다. 시민은 어지간해서는 정치인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줘서는 안 됩니다.

노무현 사망 10주년

정치 2019. 5. 22. 20:34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BmJHGWpq9JA

 


 

 내가 본 블로그에서 노무현을 많이 비판해오긴 했지만, 나는 노무현에 대해 그다지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가 죽기 전에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악감정이 없었습니다. 나는 어지간해서는 타인에게 불필요한 악감정을 가지고 살고 싶지 않습니다.


 

 노무현의 삶에서 가장 큰 과오를 꼽는다면 그렇게 죽은 겁니다. 그것에는 나도 꽤 화가 났었습니다. 죽은 자에게 악감정을 가져봐야 소용없다는 걸 금방 깨달았지만요.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는 폐족을 부활시켰고, 매노를 만들었습니다. 원천적으로 책임이라는 걸 질 수 없는 망자는 망자가 되지 못했고, 재앙의 씨앗이 뿌려져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나는 별로 노무현을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자라나는 재앙이 너무나도 무서웠기에 노무현의 과오를 한동안 열성적으로 비판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나 결국 이 루나틱한 시대의 도래를 막을 수는 없었네요.

 

 정치가를 평할 때는 크게 두 가지 잣대가 필요합니다. ‘정치질을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것과, 어떻게 政治를 하느냐에 대한 평가입니다. 풀어 이야기하면 주변 사람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이미지를 어떻게 만드느냐, 자기편을 어떻게 살리고 적을 어떻게 견제하느냐, 내 편을 어떻게 늘려나가느냐. 이런 것에 대한 면이 있고요. 다른 한 면은 통치와 행정, 입법 등에 있어 얼마나 실력이 있고 올바른가입니다.


 

 나는 행정가 노무현에 대해서는 그럭저럭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의 노무현은 최악이었습니다. 대통령은 프로 정치질러여야 합니다. 그 면에서 노무현은 아마추어만도 못했지요. 이 괴리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은 많은데, 노무현은 괴리가 많이 심했고 정치질에 있어서도 어떤 분야는 좋은데 어떤 분야는 궤멸적으로 엉망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대통령이 되었으니 모두가 불행해졌지요.


 

 근래 그래도 노무현이 그리울 때가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는 문재인과는 비교도 안 되는 행정가였습니다. 운동권 베이스에 전향하지 않은 입지, 터무니없는 마이너 취향을 감안할 때, 정책을 결정할 때의 노무현은 특별한 균형 감각과 탁월함이 있었습니다. 그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것이었지요. 그가 잘한 대통령이라거나 결과를 낳은 대통령이라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을 이끌고 그 정도 한 건 그만하면 잘 했던 겁니다. 이번 정권에서 보이는 사회주의자들의 루나틱한 아집 이면에는 노무현 시절의 씁쓸한 기억이 있기도 합니다. 노무현은 사회주의자들의 말을 그다지 많이 들어주지 않았었거든요.


 

 문제는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문재인에게 노무현같기를 기대했다는 겁니다. 참으로 문재인스러운 공약과 토론 실력에도 불구하고, 막상 하면 노무현처럼 결정적일 때 특별한 균형 감각을 발휘해줄 거라는 헛된 기대를 많이들 가졌던 것이지요. 안타깝게도 노무현의 친구는 노무현이 아닙니다.


 

 박근혜는 박정희가 아니라는 걸 모두가 깨달은 시점에서, 문재인은 노무현이 아니라는 걸 너무 많은 사람들이 깨닫지 못한 건 참으로 비극적인 일입니다. 노무현이 없으면 문재인은 대통령이 될 수 없었습니다. 문재인의 브랜드는 노무현의 친구라는 것에서 시작하였고, 김종인이 나서서 거둔 총선 승리는 문재인의 공으로 포장되었습니다. 1회에 불과한 그의 국회의원 의정활동은 최악의 성적이었음에도 모두가 간과했었습니다. 그의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시민들은 알지 못했고, 보지 않았습니다. 봉하에는 작은 비석 하나만 있었어야 했습니다. 

총선 전망 수정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정치 2019. 5. 19. 15:50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ov1kjVvYpWk

 




 423일에 한 전망을 한 달도 안 되서 바꾸고 싶지는 않은데, 워낙 상황이 많이 변하네요. 기존 전망은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련하게 보이는 총선 구도

 

 기존 전망은 소수정당들 의석수를 셈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180 : 자유한국당 120 이었습니다. 이를 다음과 같이 수정합니다. 더불어민주당 155~160 : 자유한국당 140~145 로요. 그 사이 판세가 자유한국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단 말이지요.


 

 가장 큰 변수는 무역전쟁이 봉합될 듯 하다가 안 되고 있다는 것. 여기에 더해 4월 말 기준금리가 고정되었다는 것. 추경이 늦고 있다는 것. 이 과정에서 환율이 치솟고 코스피가 달러환산 기준 작년 최저점 밑으로 내려가 버렸습니다.


 

 외부 경제 상황이 뜻밖에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는 좋은 대응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다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며 우리나라 금융시장과 경제에 대한 회의감은 더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문재인은 우리나라 경제 좋다는 식으로만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그것에 질려버린 사람들이 전보다 좀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미사일은 안 쏘던 북측이 불상의 발사체를 쏘기도 했습니다. 이것도 대북 화해무드로 점수를 따던 문재인 정권과 여당에게는 좋지 않은 변수입니다. 게다가 트럼프 재선 확률이 나날이 올라가고 있어서, 문재인 임기 내에 북핵이 봉합될 거라는 기대가 더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도 문재인은 식량 지원하겠다고 그러고 있지요.


 

 그리고 미미하게나마 자유한국당 상태가 나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게 아주 중요한 변수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번 정권과 민주당이 못 하는 건 그냥 상수고, 앞으로도 엄청나게 못할 거라는 건 바보가 아닌 이상 다 아는 문제라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때 확실하게 못 했기 때문에, 뭔가 달라지고 나아지는 게 보여야 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황교안이 움직이는 게... 보니까 폭이 넓습니다. 여기저기 많이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결국 518 행사에도 참여했지요. 런하긴 했습니다만. 멋없이 런교안하지 말고 좀 두들겨 맞고 실려 갔으면 훨씬 결과가 좋았을 텐데요. 중요한 승부에서 데드볼이 오면 맞아 주는 겁니다.


 

 차기 대선후보 겸 당대표가 활동폭이 넓고 본인을 원수처럼 여기는 곳에도 일단 간다... 이거 민주당 입장에서는 무섭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많이 뛰는 축구선수가 상대 팀 입장에서 편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가고 있는지가 더 의문입니다. 황교안이 본인의 판단과 의지로 선택해 가고 있는 건지, 책사 또는 조직이 따로 있는 건지 아직 잘 모르겠는데요. 어느 쪽이건 나쁘지 않고, 복합적인 요소가 혼합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현 시점에서 황교안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조직이나 책사가 가동되고 있다면, 그리고 황교안이 그런 말을 듣고 있다면 자유한국당은 총선에서 이길 수도 있을 겁니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정말 못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잘만 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그 어느 정도를 할 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황교안은 아직 정치인으로 미지수인 면이 많고, 신인인 만큼 낮은 수준에서 기대값을 설정해야 합니다만, 의외로 조언을 들을 줄 아는 타입이라면 승률을 상향해야 합니다.



 향후 판세가 크게 바뀐다고 느껴질 때마다 수정하여 업데이트해볼 계획입니다. 아직 총선까지는 시간이 꽤 남았고, 그만큼 무언가 바뀔 시간도 많습니다. 나는 자유한국당의 지지자는 아니지만 이 정권과 여당은 제대로 심판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야권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여당이 유리하긴 합니다. 

문재인 정권 외교의 중간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치 2019. 5. 4. 10:56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QhcvYeMATMU



 

 평화를 선언했던 문재인 정권 아래 무럭무럭 자라나는 남조선 꿈나무들이 맞이할 어린이날 전날, 김정은 동무가 미사일(또는 다연장로켓)을 선물했네요. '평화1호' 라고 명명하면 될까요?


 

 북쪽에서 미사일 쏘는 거야 하루 이틀 일도 별일도 아닙니다. 베트남 회담 꼬였으니 한번쯤 쏴볼 만도 하고. 그런데 문제는 역시나 문재인에게 있지요. 완전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설쳐도 너무 설쳤고, 반대의견을 너무 강압적으로 묵살했고, 신중함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작년 초에 예상했던 나의 시나리오대로라면, 평화적인 협상이 있기 전에는 큰 갈등이 있을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래서 베트남 회담이 꼬였을 때 충분히 그럴 만 하다고 생각했지요. 거기서 뭔가 딜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지나치게 스무스했거든요.



 굳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건 이 행위의 본질이 시위라는 거고, 신중함을 완전히 잃지는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남북의 동상이몽이 확인됨에 따라, 문재인의 북바라기 수석대변인 노릇은 명분을 상실했지요. 바꿔 이야기하면 문재인은 그토록 지극정성이었음에도 과도하게 북쪽 편을 들어왔기에 국제 사회에서 중재자로의 신용을 잃었고, 그 결과 아이러니하게도 북쪽 입장에서는 쓸모가 없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보지 않고 마음만 앞세우니까 이런 꼴을 당하지요. 때때로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강한 태도를 보여야만 진짜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건 지난 역사가, 그리고 우리 각자 삶을 살아온 경험이 증명합니다.



 험난한 싸움을 이어가던 자유한국당에겐 기대도 안 한 큰 희소식이 될 것 같습니다. 설마 총풍 때처럼 미사일 좀 쏴달라고 한 건 아니겠지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우스울 정도로 타이밍이 너무 근사합니다. 지금 미사일을 쏘면 남쪽 정치판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김정은이 과연 몰랐을까요. 알면서 저지른 건 아닐까요?


 

 한편으로 트럼프는 협상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데 능숙합니다. 북이 이렇게 단거리 발사체를 쏘는 경우의 수에 대해, 트럼프는 이미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고 그 경우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도 있었을 것입니다. 북이 패를 보였으니 트럼프도 관심정도는 가져줘야 할 텐데, 어떻게 응수를 해줄지 기대되는 바입니다.


 

 베트남 회담결렬 이후 북미관계는 한동안 교착상태였습니다. 김정은은 불명예스러운 결정을 할 수 없는 입장이고요. 센 척은 그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행위에 대해 미국은 너그러움만을 보여줄 수 없는 입장이지요. 각자에겐 각자의 입장이 있습니다. 현실적인 일은 입장을 가진 각자가 각자의 입장을 주장하는 가운데 전개되기 마련입니다.

자유한국당의 투쟁에 대한 비평

정치 2019. 5. 2. 15:09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PK7VhyhfKng

 



 내가 생각하기에 이번 자유한국당의 투쟁은 최소한의 명분은 갖추고 있으며, 그 워딩 또한 아주 틀린 내용은 아닌 부분이 제법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중립적인 유권자의 평균적 인식에 어느 정도 부합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정치를 생각할 때 나는 가능한 유권자의 평균치를 어림합니다. 시장에 팔리는 상품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상품이 아니라 고객이 사고 싶은 상품입니다. 노래를 잘 하는 가수보다 대중이 열광할 만한 가수가 성공합니다.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인은 유권자의 마음을 잡아야 성공합니다.


 

 절대다수의 유권자는 정치에 대해 한정적인 이해만을 하고, 깊이 생각하지 않으며, 편향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고 정서적인 판단을 합니다. 보통선거제는 이러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권력의 행방이 결정됩니다.



 그 동안의 정치사를 보면 야당이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간 케이스는 많습니다. 그런데 절차를 파행하고 투쟁에 들어갔을 때 야당이 성공하려면, 왜 투쟁을 하는지를 유권자들에게 어떻게든 납득시켜야 합니다. 그러려면 명료한 워딩과 뚜렷한 명분이 필요한데, 나는 황교안과 나경원 등의 자한당 지도부가 이것에 크게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으로의 역량에 한계가 있다, 투쟁에 익숙하지 않다. 로 정리할 수 있겠지요.



 예를 들면 문재인 정권이 포퓰리즘 독재를 하고 있는 것은 정치학적으로는 사실일지 몰라도, 황교안이 입에 담기 좋은 워딩은 아닙니다.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독재자의 딸 박근혜의 국정농단이라는 과오를 황교안에 덧씌워 보고 있습니다. 문희상에 대한 성추행 누명은, 그 동안 민주당이 페미니즘 디스토피아를 건립해온 대죄를 감안하더라도 이해할 만한 것이 아니기도 했고요.


 

 그런데 투쟁 자체가 나쁘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해볼 수 있습니다. 할 거면 어설프게 하면 안 됩니다. 자유한국당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질적으로 이렇게 엉망으로 싸우면서도 성과를 내려면 이 투쟁을 최대한 길게 이어나가야 합니다. 현 시점에서 중립적인 유권자들 다수는 이 투쟁 자체를 불쾌하게 보고, 투쟁을 벌이는 자유한국당에 그 책임을 물을 확률이 높겠습니다만... 그건 아직 투쟁이 장기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투쟁이 장기화되고 국정 자체가 마비될수록 유권자들은 상황을 진정시키지 못하는여당과 청와대에도 책임을 묻게 됩니다. 권력을 쥔 쪽은 청와대와 여당이기 때문에, 국정을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도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 일이 꼬이면 결국 다 정부 책임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까 어차피 지금 자유한국당은 싸움 실력이 형편없으니까 그냥 싸워서는 못 이기고요. 죽기 살기로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승산이 조금 있단 말입니다.


 

 그게 잘하는 것인가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나에겐 자유한국당의 투쟁이 이익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전반에도 손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는 정치를 현실적으로 보려는 식물 한 포기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자유한국당의 입장과 능력, 개성, 성향을 고려하면 그럴 만 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언더독이 모든 걸 다해 투쟁하면 잃을 게 많아지는 것은 권력을 쥔 쪽입니다. 어차피 현재 자유한국당은 가진 게 별로 없습니다. 여당과 비벼볼만한 지지율, 많은 의석... 같은 게 있다 해도 결국 망한 후의 잔재나 다름없습니다. 능력 없고 부패했고 낡았고 촌스럽고 이상한 게 자유한국당입니다. 그런데 그래도 이기고 싶다면 근성이라도 있어야겠지요.


 

 잘 싸워보라고 응원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황교안이 대표인 이상 나는 자유한국당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 몰린 것도 참 무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국면에까지 온 다음에 성과 없이 물러난다면, 나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평가를 지금보다 더 낮춰야만 할 겁니다. 어차피 아무것도 못 할 정당이라고 말이지요.


 

 한편으로 나는 자유한국당의 이번 방식에 찬성할 수 없고, 좋게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만. 이번에 자유한국당이 밀리면 우리나라 정치구도는 더 나빠지는 방향이 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권이 참으로 민주적이지 못한 정권인 게, 이 정권과 여당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협치의 대상이자 라이벌로 보는 게 아니라 말살해야 할 적으로 봅니다. 양당이 서로를 진지하게 적으로 본다면 민주정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때때로 기계적인 힘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만약 이상적이고 대단히 현명하며 유능한 지도자가 있을 때를 가정한다면, 정치적인 힘의 균형이 단순한 방해물이 될 수도 있긴 합니다만 지금은 그런 시대와는 거리가 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