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이야기에 대한 보론

경제 2014. 4. 12. 18:38 Posted by 해양장미

 내년 최저임금 협상이 진행되려는 이 시기에, 미국의 최저임금이 대폭 올랐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나는 최저임금 인상론자들이 이에 큰 영향을 받을 거라 생각한다.

 

 한편으로 지난 포스트, ‘최저임금, 너무 올랐다 (링크)'에 대한 과격한 진보좌파 및 저임금 생활자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으로 뜨거웠는데, 그들의 근시안적 태도와 폭력성 및 과격함, 그리고 근거 없는 오만함은 참으로 우려가 되는 면이 있다.

 

 한국의 최저임금 문제는 구조적인 것이다. 한국의 사교육 문제가 입시제도 고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듯, 한국의 양극화와 저임금노동자 빈곤 문제도 최저임금 좀 올린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반적인 시장 및 산업 구조를 파악하고, 더 나은 대안을 협의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무식하고 과격하며 폭력적인 최저임금 인상론자들은 온갖 거짓말들을 해가면서,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는 것만이 윤리적인 행위이며 그것이 서민의 삶을 크게 개선시킬 거라는 식으로 오도를 하고 있다.

 

 쉽게 이야기해 보자. 임금 노동자들이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 노동이 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면, 재화()는 그 쪽으로 흐르지 않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일들은 대체로 부가가치가 매우 낮다.

 

 한국은 제조업 기반의 경제 구조이고, 이 제조업에서 볼 때 좋은 기술력을 가진 나라지만 동시에 가격 경쟁력도 갖춘 나라다. 아직 기술력만으로는 독일, 일본, 미국을 이기기 힘든 분야가 많다. 그렇기에 한국은 더 저렴한 상품을 공급하고 있고, 이 저렴한 상품을 공급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이다. 그리고 이렇게 낮은 인건비는 낮은 물가를 만든다. 한국 사람들의 높은 생활수준은 낮은 물가와 낮은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면이 많다.

 

 한편으로 한국의 자영업자는 전체 직업군의 30%이며, 이 숫자에 실제 가게에서 무보수로 일하는 자영업자의 가족들은 포함되어있지 않다. 그리고 이 자영업자의 7~8할 수준은 수익성이 낮고, 5년 내 폐업률도 극단적으로 높기에 현재의 가파른 최저임금 상승을 감내하기 어렵다.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론자들은 이런 자영업자 및 소규모 법인들에 대해 전혀 이해심이나 자비심이 없다. 그들은 세상을 노동자와 자본가로 이분화시켜서, 둘의 폭력적인 갈등을 조장하는 공산주의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고, 대부분의 소규모 사업가들은 매우 복잡한 시장 경제의 핵심적인 일원이다. 이들이 어찌되건 상관없다는 발상은 사악하며 폭력적이고 부도덕하며 때때로 지극히 이기적인 것이다.

 

 나는 과격한 최저임금 인상론자들이 실제 한국 시장 경제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경우를 전혀 본 적이 없다. 현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실제 대부분은 최저임금 받는 저연령층이거나 본격적인 좌파다. 그들은 나이가 든 상황에서 사업이 망한 영세 사업자들과 그 가족이 어떤 형편에 처하는지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런 사악함과 폭력성은 언제나 경계해야 한다.

 

 물론 최저임금이 충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한국의 전체적인 경제 상황이 단순하고 간단한 노동으로는 충분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에 부족하기에 그렇다. 이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이따금 최저임금이 오르면 최저임금을 받은 사람들이 구매력이 상승하므로 자영업자도 타격을 입지 않을 거라는 뻘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진짜 경제의 기초도 모르니까 하는 소리다. 구매력 상승이 자영업자의 손해를 막으려면, 최저임금은 물가만큼만 올라야 한다. 그러나 지난 포스트에서 밝혔듯, 최저임금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에 비해 엄청나게 높기에 자영업자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소규모 사업가들은 가만 놔둬도 점점 프랜차이즈 등에 치이는 상황이기도 하다. 실제 IMF이후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점점 감소하고 있고, 이것은 한국 사람들의 삶을 더욱 빡빡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본문을 빌려 과격하고 사악한 멍청이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은 게 하나 있다. 너네들이라고 언제까지고 최저임금 노동자일 수는 없고, 언제까지고 좋은 직장에 다닐 수도 없다. 은퇴는 50대고, 기대수명은 100살인게 이 시대다. 나이가 들면 정말 다수가 치킨집을 차리고 카페를 차린다. 보통 사람이 번듯한 직장에 다닐 수 있는 시기는 전체 수명과 비교해 지극히 짧다.

 

 최저임금도 지키지 못할 정도면 사업하지 말라고? 그것에 대해 똑같이 해주고 싶은 말은, 왜 편하게 최저임금이나 받는 일을 하냐는 것이다. 이런 말이 아니꼽게 들릴 지도 모르겠지만, 기대수익이 낮아도 가게를 차리는 것과 돈을 별로 못 받아도 일을 하는 것 사이엔 사실 별 차이가 없다. 그런 입장에 놓이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단 좀 과격하고 폭력적인 태도부터 치우고 시작하는 게 좋다. 역사를 보면 내가 옳고 정의롭다고 생각하면서 폭력을 쓰는 사람들이 항상 가장 큰 사고를 치는 법이다.

 

 지난 몇 년간 최저임금은 그나마 많이 올랐지만, 자영업자의 수익률 상승은 초라할 지경이다. 여전히 공산주의적 마인드를 못 버리고 있는 좌파들이 어린 애들을 선동해서,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과격한 태도로 이 사회의 경제 체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으로 나는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것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이야기해왔다. 전체적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면 평균소득도 올라갈 거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은 노동생산성이 아직도 낮고, 노동시간은 너무 긴 나라다. 법정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도 많고, 그만큼 법정최저임금을 주기 어려운 일터가 정말 많다. 이런 각종 문제들을 개선해야 하는 게 우선적인 문제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물가상승률의 2배 수준으로 매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러한 최저임금 상승은 거시경제에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가뜩이나 낮은 고용률도 더 떨어뜨리는 쪽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고용률을 높이고자 하는 박근혜정부의 정책이 성공하려면 최저임금의 상승을 어느 정도 낮게 억제해야한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