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박근혜

정치 2013. 2. 1. 14:37 Posted by 해양장미


 현실 정치에서 통치자가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은 통치 자체를 와해시키고, 예상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개혁적이냐 보수적이냐는 그 다음 문제다. 대체로 민중들은 언제나 ‘태평성대’를 원하지 ‘난세’를 원하지는 않는다. 이명박 정부가 최악의 정부인 것은 통치의 정당성을 잃어버림으로 인해, 통치 자체의 약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근혜도 이명박의 길을 걷고 있다. 그것도 훨씬 빠르게.


 박근혜가 지난 대선에서 질 뻔했던 것은, 박근혜의 기본적인 리더십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정치적 감은 뛰어난 편인 것 같지만, 누가 봐도 머리는 나쁘다. 물론 머리가 나빠도 좋은 지도자는 될 수 있다. 그러나 박근혜는 매번 자신의 머리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습관일 수는 있는데, 많은 걸 혼자 고민하고 독단적으로 처리한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통치하기엔 박근혜는 충분히 똑똑하지 못하다.


 박근혜의 통치 권력은 시작부터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상대 후보가 48%나 가져갔기 때문이다. 5년 전 이명박과는 기본 출발이 다르다. 그런데 박근혜는 초기의 인선과 입법부터 심각하게 꼬여가고 있다. 그 상황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인물>


윤창중 : 인수위 수석대변인. 공개석상에서의 심한 막말로 여러 번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

하지원 : 인수위 청년특위. 뇌물 수수 혐의로 벌금형 전력.

윤상규 : 인수위 청년특위. 게임업체 대표였는데 불공정거래 전력이 있음.

장순흥 : 인수위 교육과학분과위원. 창조과학회 활동. 전공은 핵공학.

이동흡 :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각종 불법 의혹으로 낙마 직전.

김용준 : 국무총리 후보였으나 각종 의혹으로 5일 만에 자진 사퇴.


<사건>


1) 카드 무이자 할부 폐지 사건


: 12월 21일, 거의 몰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날치기성 법이 통과됨. 주된 내용은 카드사가 전액 부담하는 무이자 할부가 없어진다는 것. 시행일은 불과 열흘 후인 1월 1일. 그로 인해 며칠 간 대란이 터졌었음. 결국 여론 악화 및 카드사 측의 대응 등으로 열흘 만에 실질적 폐지. 개인적으론 이 사태엔 박근혜 인수위가 개입되어있다고 추정. 엄청난 무능을 보여주는 헛발질이었음.


2) 영광원전 3호기 용접 운행 재개 방침


: 비리로 인해 불량부품이 들어간 걸로 알려진 영광원전 3호기는 제어봉 안내관 균열이 발견되어 가동 중단 상태. 그러나 용접 후 운행 재개를 추진해오다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방침이 거의 확정적이 되었음. 인수위에 사이비 창조주의자이자 핵공학 교수인 장순흥이 포함되어있다는 데서 많은 걸 짐작할 수 있음. 새누리당이 소위 ‘핵마피아’랑 유착되어 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암. 한국 원전은 현재 엄청난 위험을 잠재한 상태. 설계수명을 넘은 상태로 운행되는 원전도 좀 있다.


3) 게임업계 셧다운제 강화 법안 추진


: 박근혜의 당선으로 위상이 올라간 여성가족부와 관련 국회는 신난다는 듯 셧다운제 강화 법안을 추진. 이 법안은 기존 셧다운제의 문제를 넘어서서, 게임회사들에 대한 ‘총매출’의 1~5%를 게임중독치유기금으로 걷을 수 있도록 되어 있음. 당연히 총매출의 5%를 뜯긴다면 삼성전자라 해도 바로 쓰러짐. 발의자인 친박계 손인춘 의원은 국민의 소리를 듣겠다고 열어놨던 게시판 글을 며칠만에 모두 지우고 게시판 폐쇄. 상장 게임회사들 주가는 박근혜 당선 후 연일 폭락하다가 아주 땅으로 떨어짐. 관련업계 사원들, 입사 지망자들, 각종 관계자들, 주주들 모두 대분노. 수많은 군소 게임업체들 법인 해외로 단 며칠만에 도피 완료. (첫 셧다운제 이후 이미 추진중이었다가 셧다운제 강화법안으로 결정한 곳이 많음.) 위메이드부터 시작해서 부산 지스타 보이콧 추진. 지스타는 게임업체 박람회 같은 건데, 수익이 상당함. 그런데 부산 국회의원들이 이 법안에 참여해서 보이콧 추진. 결국 대전쟁 시작이라 할 수 있음. 문제는 심각한 비상식과 게임업계 자체를 죽이려는 데 있음. 물론 박근혜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음. 수많은 관련자들은 한국을 떠나려고 계획 중.



 이것은 박근혜 당선 후 40일 동안 일어난 일들이다. 그 결과 현재 박근혜 인수위는 역대 인수위 중 지지율이 최저다. 여기에 부정 선거 의혹까지 발생했기 때문에, 심각한 수위의 지지율 하락을 겪으며 정권이 출범하게 될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일하는 세대라 할 수 있는 20대부터 40대는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았다. 박근혜는 한국에서 장ㆍ노년층의 지지로 대통령이 된 첫 번째 인물이다. 이는 실제 한국을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세대가 박근혜의 통치를 거부하기 쉽다는 것이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박근혜는 통치를 해나갈 수 있는 힘을 잃고 있다. 물론 그녀는 억압하는 방식으로 국정을 끌고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억압보다는 동조를 얻는 게 힘도 강하고 사회도 무난하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높은 지지를 얻던 이명박도 불과 반 년 만에 지지율을 거의 까먹고 말았다. 그에 비해 박근혜는 훨씬 나쁜 조건이고, 훨씬 나쁜 길로 가고 있다. 한국인들은 또 한 번 통치의 부재 속에 놓여야 할지도 모른다. 이미 박근혜 인수위는 무려 조선일보한테까지 욕을 먹고 있다. 명비어천가를 부르던 5년 전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별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