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미세먼지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관계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보겠습니다.
ㆍ 진짜로 미세먼지의 대부분이 국내산인가?
지속적으로 의구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더군요. 중국산 미세먼지의 비율이 30~50% 정도라는 건, 가장 많은 자료를 보고 정책을 판단하는 환경부 공무원들의 판단입니다.
미심쩍어 하는 사람들은 왜 차도 없는 백령도나 서해안 시골 같은 데가 미세먼지가 많게 나오느냐고 하는데,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자동차가 전체 미세먼지 배출 중 차지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는 않고, 선박도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합니다. 또한 흔히 쉽게 볼 수 있는 도시별 미세먼지 평균지수나 그래프 같은 건 심하게 뭉뚱그린 거라, 막상 측정지점의 값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때도 많습니다. 에어코리아라는 곳에서 가까운 측정소의 관측값을 볼 수 있으니 참조하셔도 좋습니다.
한편으로 미세먼지는 로컬한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바로 근처에서 생기는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마시게 됩니다. 적어도 당신이 마시는 미세먼지 중 절대 다수는 국내산일 확률이 높습니다.
아, 여담인데 겨울철 미세먼지엔 중국, 북조선이 더 많은 기여를 하는 경향은 있습니다. 북풍이 부는 상황에서 중국 동북부와 북조선에서 난방에 많이 쓰는 석탄, 장작이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하고, 그게 바람타고 내려오거든요. 겨울철 한정이지만요.
ㆍ 왜 경유차를 제제하려 하는가?
2010년 기준 한국의 디젤차 비율은 18.5%밖에 안됐습니다. 그렇지만 2015년의 디젤차 비율은 무려 44.7%입니다. 클린디젤 지원 등 잘못된 정책이 원인이 되었지요.
경유값을 바로 인상하는 방식은 반발과 부작용이 클 거라 예상합니다만, 클린디젤 사기극이 세계에 알려진 상황에서 디젤차 문제를 방치할 수도 없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5인승 이하 디젤승용 신차에는 환경부담금을 물리고, 7인승 이상 디젤이 아닌 승용차량에는 약간의 지원을 해 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이번에도 여담입니다만 환경부는 쭉 디젤지원정책에 반대해 왔습니다. 디젤을 지원해준 건 환경부는 아니었어요. 그리고 가솔린에 비해 디젤이 세금 혜택을 받는 건 사실이라, 상황을 고려하면 형평성 문제가 있긴 합니다.
다만 승용디젤의 배기가스가 전체 미세먼지 중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이 또한 짚고 넘어갈 점이지요. 예를 들면 타이어나 브레이크가 마찰로 분해되면서 생기는 분진에서도 미세먼지가 나옵니다. 이런 건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함으로 개선할 수 있는 문제지요. 타이어에도 세금 물리자는 이야기가 작년엔가 재작년엔가 나왔었는데, 정신 나간 소리라 실행 근처도 못간 사례도 있습니다.
ㆍ 중국에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건가?
이런 오해가 많던데, 그렇진 않습니다.
한국 정부차원에서 중국에 황사, 미세먼지 등 공기 오염을 줄여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고, 중국 쪽에서도 줄이려는 생각은 있습니다. 당연한 건데 중국인이라고 더러운 공기 마시고 살고 싶은 게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당장은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중국은 아직 한국보다 한참 못 사는 나라니까요. 중국 공기 질이 개선되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한국도 경제 한참 성장한 후에야 공기질에 본격적으로 신경 쓸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건 중국은 공기 질을 개선시킬 의지는 있고, 그걸 장기적으로 달성해나갈 능력도 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좋아질 거라고 기대해도 됩니다. 오래 걸리겠지만요.
ㆍ 고등어?
웃기지도 않는 이야긴데, 고등어 도매가격이 폭락했다고 합니다.
고등어 같은 걸 구우면 당연히 미세한 입자들이 많이 생겨서 떠오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고등어를 구울 때는 뚜껑을 덮고, 후드를 켜거나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합니다. 이건 환기하면 15분이면 문제 해결됩니다.
환경부가 이 문제로 고깃집에 세금 매기는 걸 이야기 꺼낸 것 같은데, 욕먹고 캔슬됐습니다. 사실 좀 웃기긴 한데, 사람들 반응을 보면 확실히 아직 한국 사람들은 환경 개선을 위해 돈을 쓸 생각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환경부가 잘했다는 건 물론 아니고요.
쌀 때 고등어 많이 사드세요.
ㆍ 서울에 경유버스 출입금지?
강남역 문제하고 구의역 사고로 좀 묻히긴 했는데, 박원순이 인천, 경기의 경유버스를 서울에 출입금지시키겠다고 합니다. CNG로 바꿀 기한 1년 주고, 그 이후엔 경유 버스 들어오면 과태료 물리겠다네요.
사실 작년 기준 경유버스가 늘긴 했습니다. 경유값 하락이나 보조금 문제 같은 것 때문이었지요. CNG 버스를 늘려야 할 상황에 경유버스가 늘어난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박원순의 저런 조처는... 원래 그런 인간이긴 하지만 진짜로 미쳤다는 표현 외에는 적합한 표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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