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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 선악구도의 부활

정치 2022. 3. 25. 19:5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GLqiQWAXQh8

 

 

 

 

 

 

1)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가능성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미 화생방 무기 외엔 가장 강력한 44tATBIP도 사용하고 있다보니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확률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러시아는 아마 사용한다면 1~10kt 정도의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어느 정도 위력인지 이야기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MOAB : 11t (미국이 가진 가장 강력한 재래식 폭탄)

신의 지팡이 : 11.5t (현실화하지 못한 위성병기.)

ATBIP : 44t (러시아가 가진 가장 강력한 재래식 폭탄이자 열압력탄)

리틀보이 : 15,000t (히로시마에 떨어진 우라늄탄)

팻 맨 : 21,000t (나카사키에 떨어진 플루토늄탄)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면 아마 1,000~10,000t 정도에서 고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전략전술 관점에서 핵무기는 사용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무기입니다. 얻는 것에 비해 대가가 너무 참혹하기 때문입니다.

 

 핵을 도시에 쏘면 대량살상이 가능하긴 하지요. 그런데 그뿐입니다. 민간인 수십만 학살한다고 얻는 게 뭐 있습니까. 미국이 일본에 원폭 터뜨린 건, 일본이 당연히 항복해야 하는 상태인데 끝까지 결사항전한다고 버텨가지고 상륙작전 하기 전에 써본겁니다. 나가사키에 떨어진 팻 맨이 2차대전의 마지막이 되었고, 그 이후 인류는 전쟁에 핵을 쓴 적이 없지요.

 

 여담인데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공격을 하지 않았다면 한반도는 소련에 의해 모두 점령되었을 겁니다. 일본제국의 항복이 며칠만 늦었어도 이 땅은 모두 공산권이 되고, 애치슨 라인대로 냉전이 시작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아마 중화민국은 아예 멸망했을 확률이 높지요.

 

 현재 러시아가 크이우건 하르키우건 마리우폴이건 전술핵무기 쏴서 불바다로 만든다고 쳐보지요. 그러면 러시아와 푸틴이 뭘 얻겠습니까? 마리우폴에 쏘면 함락시킬 수는 있겠네요. 그게 다입니다. 그 대가는 처참할 겁니다.

 

 

 

 

 

 

3) 고전적 선악구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선량한 자유민주주의 서방 세계가 있고, 사악한 독재 공산 동구권이 있습니다. 소련의 멸망과 중국의 개방, 베를린 장벽의 사라짐으로 모든 게 변한 것 같았지만 사악함과 자유에 대한 적대, 군사력을 우선시하는 폭력적 독재는 사라지지 않았지요.

 

 조 바이든,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에마뉘엘 마크롱, 보리스 존슨, 차이잉원, 기시다 후미오, 윤석열은 서방 자유 세계의 지도자들이며, 선량한 편에 서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블라디미르 푸틴, 시진핑,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니콜라스 마두로, 김정은, 문재인은 독재자들이며, 포퓰리스트이며, 서방 자유 세계의 적으로 사악한 자들입니다.

 

 이재명은 독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247,078표만 더 받았다면 말입니다. 심상정은 나라를 구했고, 우리나라는 러시아, 중공이 아닌 미국과 우크라이나 쪽에 줄을 서게 되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우리 주변에 선량함을 실행할 수 있는 현명함과 참된 마음을 가진 이웃이 채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악은 평범성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주변을 심각하게 잠식했습니다.

 

 

 

 

 

 

4) 정치학계는 포퓰리즘과 민주정의 관계에 대해 의견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포퓰리스트야말로 민주정의 파괴자라는 주장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어떤 학자들은 포퓰리즘의 특성상 포퓰리즘이야말로 데모크라시의 과잉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나는 포퓰리즘을 자유민주정의 적으로 규정하고 정리합니다. 포퓰리즘은 데모크라시의 과잉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포퓰리즘은 절대 자유주의적이지는 않지요. 데모크라시는 인민에 의한 지배, 그러니까 통치의 형식이자 방식을 의미합니다. 자유주의는 이념이자 가치의 추구고요.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누군가가 인민 과반을 최면술이나 약물 등으로 지배해서 권력을 휘두른다 하더라도, 그 형식이 민주정이면 민주정이긴 합니다. 자유주의가 아닐 뿐. 그리고 우리는 관용적으로 그런 걸 진정한 민주정이 아니다라고 표현하지요. 우리가 진정한 민주정이라 부르는 건 자유민주주의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소위 민주화 운동을 했다고 하는 학생운동권은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한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민중민주주의를 추구했지요. 그들의 지향점은 북조선, 중공, 소련, 쿠바, 베네수엘라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포퓰리스트로 진화하였습니다. 포퓰리스트의 본질은 권력만을 탐한다는 것입니다. 가치는 뒷전이지요. 자유, 올바름, 선량함, 도덕, 윤리, 번영, 평등 등등. 그들은 사실은 아무 가치도 추구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권력과 특권만을 추구합니다. 그것이 포퓰리스트의 본질이고, 좌파 상층부의 본질입니다.

 

 

 

 

 

 

 

5) 윤석열 정권 인수위는 몇 번 본 블로그에서 댓글 등으로 의견을 밝혀왔듯, 김한길 새시대 일당이 다시 기어나왔습니다. 이준석은 당대표고, 인수위와는 유리되어 있고, 지선이 우선이기 때문에 인수위에 일정 이상 간섭을 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에게 이런저런 주장을 할 수는 있겠으나 윤석열은 주변 사람 다 품고 가고 싶어하는 타입입니다. 그러니까 이준석 말도 경청을 하긴 하겠지만, 김한길이나 윤핵관들 말도 동일하게 경청할 겁니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이상 하고 싶은 건 어느 정도 하게 됩니다. 그럴 권리는 있고요. 그리고 윤석열은 아직 정치에 대해 비현실적 낭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는 당원들이 이준석을 지키고, 윤석열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가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윤석열은 국힘 장기집권의 스타트 주자여야 합니다. 문재인이 무책임하게 오판을 반복하여 5년만에 정권을 내준 걸 윤석열은 반복하면 안 됩니다. 나는 윤석열을 선량한 사람으로 간주하지만, 그는 뭐가 옳은지 잘 모릅니다.

 

 일단 인수위만 보면 새민련의 부활입니다. 윤석열을 축으로 이준석의 국민의힘과 안철수ㆍ김한길의 새정치민주연합, 그리고 옛 친이세력이 한배를 탄 모양새입니다. 자유주의자들이 그들과 다시 싸워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지지는 일단 내려놓습니다. 본 블로그를 예전부터 들러주신 분들은 모두들 아시겠지만, 나는 돌핀스에 대한 참교육을 주저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선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지선은 이준석의 국민의힘이 하는 겁니다. 인수위가 아니고요. 지선지면 김한길이 날아가는 게 아니고, 이준석이 날아갑니다. 지선 이기고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지선 대승으로 이준석의 위상을 높이는 게 김한길과 새시대 좌파, 페미들을 견제할 방안입니다. 그러니까 제1목표는 지선이어야 합니다. 김한길은 나중에라도 날릴 수 있지만, 이준석이 지선 끝나고 퇴출되면 미래가 없습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지지는 거두더라도 이준석 대표가 있는 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는 유지해주시길 바랍니다.

 

 

 

 

 

 

 

 

6) 지구온난화는 어느 정도는 프로파간다입니다. 그러니까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온도를 올리고, 그게 앞으로 지구에 다난한 일들을 만들 수 있는 것 자체는 맞습니다. 인류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해서 온난화가 되고 있는 것도 맞고요.

 

 그런데 온난화가 되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 중 일부가 프로파간다입니다.

 

 장기적으로 지구 온도는 크게 변화합니다. 지구 역사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따뜻한 시기도 많았고, 훨씬 추운 시기도 많았습니다. 현생누대에도 지구온도는 크게 변해왔고, 생물은 대멸종을 이겨내면서 다시 번성하곤 했습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지구 온도 좀 올라간다고 인류 멸망 안 합니다. 망하는 나라야 있겠지만.

 

 문제는 온난화로 이익을 보는 국가들이 있다는 겁니다. 고위도 국가들이 그러합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는 지구가 온난해질수록 좋습니다. 원체 추운 나라니까 당연히 그러합니다. 그러니까 러시아를 견제해야하는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와 중동에 의존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지구온난화도 줄일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이용율을 높이려고 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셰일오일 채굴 문제는 군사외교적 복잡성이 있는 문제입니다. 미국이 오일을 적극적으로 채굴하면 그것을 미국의 동맹국들은 영 좋지 않게 봅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그동안 국제 경찰 역할을 한 건 오일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국가들은 국제 경찰이 사라지거나 일을 안하는 걸 결코 원하지 않습니다. 정상인들이 그러하듯.

 

 트럼프가 셰일오일을 채굴하고,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고, 중공에 관세를 매기던 시기 유럽과 중공은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심지어 일본조차도 중공과 손을 잡았었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푸틴과 시진핑은 2년 반 후에 트럼프가 이기길 바라고 있습니다.

 

 바이든이 셰일오일을 캐지 않고,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하겠다는 건 서방 세계의 리더로 함께 가자는 겁니다. 미국 중심의 질서를 유지해주겠다는 겁니다. 대신 자유세계의 중심이 미국임을 인정하고 따르라고 요구하는 거고요.

 

 이럴 때 일대일로연구원 이사장 같은 게, 국민 우민화정책의 필두가 윤석열 정부에 끼어들면 안되겠지요?

 

 

 

 

 

 

 

7) 대선경선 패배 이후 흑화가 심한 홍준표가 윤석열 당선인에게 전화를 하여 지선경선룰 재고 요청을 했다고 하는데요. 청와대가 당 공천에 개입하는 건 박근혜가 2016년 총선때 저지른 최악의 실수였다는 걸 윤석열이 이해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의 권력은 당청분리원칙을 부술 수 있을 정도로 강하긴 합니다만, 그렇게 권력을 휘두르는 건 대통령에게도 자살행위고 그렇게 하면 당은 완전히 망가집니다. 결국 홍준표가 선을 넘었다는건데요. 나는 더 이상 봐주지 말고 이준석 대표가 홍준표를 징계해야한다는 의견입니다. 당청분리원칙을 어겼잖아요? 6년 전 진박논란에 이어 진윤논란 만들고 싶은 건 아니겠지요? 윤석열도 3차 스톤런 겪고 싶진 않을 거라 믿습니다.

 

 

 

8) 젤렌스키가 항전을 시작한 이후, 나는 우크라이나가 이길 수 있다고 이야기해왔습니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영웅적인 투쟁을 계속하였고, 며칠 전부터는 반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마리우폴은 21세기의 레닌그라드가 되었습니다. 차이라면 1941년에는 서쪽에서 쳐들어왔다면, 2022년에는 동쪽에서 쳐들어왔다는 겁니다.

 

 서방은 푸틴이 궁지에 몰려 화생방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은 한심하게도 러시아에 의존적인 에너지 체계를 만들어뒀지요. 특히 독일의 슈뢰더 전 총리는 아예 친러를 넘어 가스프롬 이사입니다. 탈원전하고, 그러면서도 친환경에 앞장선다는 독일 좌파의 수뇌였던 슈뢰더의 정체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이사란 말입니다. 그게 유럽 좌파의 본질이었지요.

 

 서방은 젤렌스키의 호소에 좀 더 마음을 움직여야합니다. 그리고 두려움 없이 자유의 적에 맞서야 합니다. 악당은 상대의 두려움을 잘 감지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용감함이 없다면 거대한 악을 상대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크라이나에게 승전이, 자유의 적에게 파멸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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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근래의 4대 악제(나쁜 제도)로 도서정가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대형마트 의무휴업, 그리고 도로명주소제를 꼽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중 가장 나쁜 한 가지를 꼽자면, 저는 도서정가제를 꼽겠습니다.

 

 도서정가제가 큰 문제가 되는 건, 이 제도가 결과적으로 독서율과 도서구매율을 떨어뜨리고 영세출판사와 서점을 줄이는 가운데, 도서관 장서수도 줄이고 출판되는 도서 총량의 양과 질까지 줄임으로 결국 국민의 평균적 지적수준 및 정서함양에 적잖은 악영향을 끼칠 확률이 대단히 높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도서정가제에 찬성하는 일부 출판사나 서점을 보면, 그 통찰력 없음과 어리석음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됩니다. 단기적으로 이익 보는 사람이 개중 없진 않겠으나, 아닐 쪽이 훨씬 많은데 장사하는 사람들이 저렇게까지 멍청하면 사실 이익 보기 힘든 게 당연합니다. 물론 법안을 만들고 제정한 사람들의 대책 없는 어리석음과 불통, 고집스러움은 말할 가치도 없습니다.

 

 개정된 도서정가제가 정말 어처구니없는 제도인 가장 큰 이유는 이게 재고처리를 불가능하게 하는’, 도무지 듣도 보도 못한 기상천외한 악제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땡처리 없는 장사는 없는 법이고, 현실적으로 장사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재고처리인데 이걸 못하게 하는 악법을 다 보다니 참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이 가능한 게 인생사라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벌어진 것임에는 틀림없는 듯합니다.

 

 장사할 때 재고처리는 그냥 중요한 정도가 아닙니다. 상품이라는 게 원래 시장에 내놓기 전에는 잘 팔릴지 안 팔릴지 분명하게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상인은 안 팔리는 제품을 할인해서 처리합니다. 제 때 재고를 정리하지 않으면 새 상품을 생산할 수도, 들여올 수도 없습니다. 책을 좀 사시는 분들은 좀 사기만 해도 그게 얼마나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지 잘 아실 겁니다. 진열할 때 구간 도서가 너무 많으면 없어 보이기도 하고요. 의류, 신발 등이 괜히 아울렛이 있는 게 아닙니다. 책도 옷이나 신발정도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있는 게 은근히 유행이나 시대를 많이 타고, 시일이 지나면 악성재고가 쌓이는 상품입니다. 잘 팔리는 책은 여러 쇄를 찍지만, 안 팔리게 되면 초판도 소화 안 되는 게 책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개정된 도서정가제는 도대체 망상을 해도 정도가 있지, 어떻게 이런 법을 만들 수 있는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이 어이없는 제도 아래에서는 소매상이 실질적으로 모든 재고부담을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떠안아야 합니다. 심지어 새 책은 중고책으로도 못 팔게 해놨던데, 진짜 이런 악법을 만들 정도로 멍청한 사람이면 나랏일을 하면 안 됩니다. (사실 어디서건 중요한 일은 안 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 어떤 국가도 구간 서적에 대해 정가제를 적용하지는 않는데, 그게 괜한 게 아닙니다.

 

 이 제도가 지속될 경우, 소매상은 거의 확실하게 팔 수 있을 정도로만책을 납품받아야 합니다. 소매상은 손님 반응이 어떻건 앞으로도 계속 가격을 결정할 수 없으니까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생산자나 납품업자 또는 본사가 소매상 및 대리점에 가격통제를 하는 경우 자체는 사실 흔합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새 상품에 한하지 재고에 그럴 수는 없는 겁니다. 제도가 이모양이어선 소매상이 반품 협의라도 거치고 납품을 받아야 할 텐데, 그럴 힘이 있는 업체는 온오프를 가리지 않고 현실적으로 대형서점 뿐이고 이런 게 관례화될 경우 영세 출판사 및 영세 서점은 필연적으로 손해를 보게 될 겁니다.

 

 규제는 그 규제가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흐를 경우, 철저한 약육강식에 의해 규제의 피해를 약자가 덮어쓰게 되어버리는 결과가 나옵니다. 특히 이런 식으로 비상식적이고 권위적인 규제가 있을 경우 사태는 매우 나쁘게 흐르기 쉽습니다. 실제 이미 도서정가제 직후부터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도서 공급가액이 바로 인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한 기사를 하나 링크합니다.

 

도서정가제, 동네 서점 쥐어짜기신호 되나’ (링크)

 

 기사의 사진과 내용을 보시면 알겠지만 불광문고는 오프라인 서점으로는 작은 규모가 아닙니다. 동네서점이라기엔 제법 큰 규모임에도 저런 일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개정된 도서정가제는 결코 영세출판사도, 영세서점도 구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아 있는 것마저 모두 몰살시킬 확률이 대단히 높은, 더할 나위 없이 멍청하고 사악한 제도입니다.

 

 물론 가격 자체의 평균적 인상이 주는 문제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실 출판사 입장에서 중요한 건 책을 조금 더 비싼 가격에 파는 게 아니라, 초판을 다 팔고 재판을 찍어서 많이 파는 겁니다. 그런데 가뜩이나 점점 출판시장이 작아지는 현실에서, 이런 도서정가제를 시행하게 되면 전체 도서시장의 규모 자체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덜 팔리는 책을 주로 사보는 사람들이 이번 도서정가제의 주 피해 소비자가 될 텐데, 재고부담을 늘리고 도서구매율을 떨어뜨릴 이번 정가제는 보다 더 도전적인 책을 내는 데 악재로 작용할 것이므로 장기적으로 도서시장 자체의 퀄리티가 떨어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한편으로 도서 정가를 재책정하는 것으로 도서할인을 대체하겠다는 발상은 터무니없습니다. 유통 구조상 소매상이 아닌 공급자가 가격을 계속 결정하게 하는 건 어리석음을 넘어 비상식적인 일입니다. 일단 시장에 풀려나간 책, 초판도 다 안 팔린 책을 공급자가 뭐 하러 일부러 가격을 내려 다시 책정하겠습니까. 되지도 않을 소리입니다. 현실적으로 재인쇄 할때나 돈 들이고 시간 들여 새 ISBN 받아서 가격 조정할 수 있는데, 이미 2쇄 들어간다는 건 안 실패한 책입니다. 악성재고는 어쩔 도리가 없는 거죠.

 

 실제 각국의 책값 비교를 보면 도서정가제를 시행하는 나라의 책값이 도서정가제를 안하는 나라보다 무조건적으로 높습니다. 이는 당연한 일입니다. 경쟁은 어쨌든 가격을 떨어뜨리긴 하거든요.

 

 더구나 이번 도서정가제는 이북에도 적용되며, 도서관에도 적용됩니다. 이것은 정말 영세서점, 영세출판사 구한다는 명분도 전무하고, 그저 도서관의 장서수와 이북 판매량을 줄일 뿐입니다. 아마 제본업, 중고서점 하시는 분들만 요즘 싱글벙글 할 겁니다. 혹시 아직도 웃고 있는 출판업자들이 있다면, 아마 금방 아, 내가 바보였구나 라고 생각하게 될 확률이 높겠고요. 결국 이 악제는 우민화 정책이자 문화말살정책이 될 겁니다. 발의하고 변호하는 사람들이야 꽉막혀가지고는 절대 인정 안 하겠지만요.

 

 중요한 건 이런 악제가 선의와 정의로 포장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통치와 정치, 규제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결과입니다. 제가 항상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결과에 대한 통찰력이 없는 바보 멍청이들은 절대 정치나 큰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본인이 선의가 있다고 본인의 행동 또한 선한 결과를 낼 것이라 믿는 바보들이 권력을 쥐면 정말 큰 사고를 치는 법이지요.

 

 마지막으로 이 사태의 주범 인터뷰를 링크합니다. 책이 유효기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 사람의 망상이 사태를 이렇게까지 만든 것 같습니다.

 

‘[단독]도서정가제 만든 최재천 의원 "책은 생선과 다르다"’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