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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17년 정권교체기의 복기

정치 2020. 11. 28. 17:2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bHdJ7L9FLB4

 


 

 2016년 말, 민주당은 안철수의 국민의당 세력이 분당해 나감으로 분열합니다. 그럼으로 당시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는 확실시되었고, 그에 박근혜 정권은 본격적인 트롤링을 시작하지요. 박근혜는 이한구를 내세워 당대표 김무성의 정당한 권리를 명백하게 침해하였고, 그에 김무성은 옥새런으로 대응합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패배하였고, 차기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던 김무성은 그것으로 추락하게 됩니다.


 

 박근혜가 그러한 무리수를 둘 수 있었던 건 근본적으로 아무 생각이 없고, 현실을 이해하는 능력이 매우 부족하며, 대통령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인 자질이 심각하게 수준 미달이었기에 일어날 수 있었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반기문이 정치를 시작할 경우 차기대권 1위 지지율이라는 전제 아래 일어났던 일로도 보고 있습니다. 즉 김무성이 없어도 반기문이 있고, 박근혜는 퇴임 후 상왕으로 반기문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을 하고 있었던 걸로 간주합니다.


 

 그러나 상정 외로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패배하였고, 이후 박근혜 정권은 좌파들의 대대적인 공격을 받게 됩니다. 통합진보당 해체와 이석기 구속으로 인하여 NL세력은 큰 위기감을 느끼던 상황이었고, 단단하게 결집되어 버린 후였습니다. 통진당 해체 사건 이전에는 좌파들이 각자 자의식이 강하고 사사건건 분열하여 지금에 비해서는 위험도가 낮았는데, 현실감각 없는 박근혜가 쓸데없이 이석기 구속하고 통진당 해체시키면서 헬조선 좌파들의 총결집을 초래해버린 것이었지요. 게다가 통진당 사태는 적잖은 유권자에게, 이젠 종북 세력이 제거되었으니 안심하고 민주당을 지지해도 되겠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총선에서 승리한 좌파들에겐 자비심이나 균형감각 같은 게 전혀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본래 박근혜 정권은 총선 승리 이후 복합적이고 단계적인 작업을 거쳐 반기문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계획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총선 패배부터 꼬였고,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커버해 줄 김무성/유승민 일파는 더 이상 협력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사전 작업을 거치지 않은 반기문은 대권 경쟁력이 없었고요.


 

 마침 우리나라 재계를 좌우하던 이건희도 산송장이 된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자금줄은 말라붙고 있었고, 좌파들은 최순실과 이재용을 공격합니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에도 박근혜에게는 탄핵을 피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그녀는 국민들 상대로 어그로를 끌면서 진짜로 탄핵을 초래하고 맙니다. 박근혜가 어그로를 끈 시점에서 탄핵 없이 정권교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6공화국을 존속하는 한 존재할 수 없었는데, 요약하자면 박근혜가 탄핵을 피할 경우엔 201712월에 있을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이길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이명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문화권력, 언론노조 장악, 프로파간다 등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친이계의 와해와 박근혜의 2012년 대선 승리는 새누리당을 교만하게 하고 방심하게 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새누리당의 연성 지지층은 등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박근혜가 탄핵을 해보라고 말한 시점에서, 최선의 수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박근혜의 탄핵소추에 다수의 새누리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후, 그것으로 박근혜와 거리를 두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차기대선에 후보를 내지 않고, 안철수 같은 보다 중도적인 후보를 서포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반기문을 띄워보려다 뭘 해보지도 못하고 초장부터 실패한 후, 홍준표가 기어코 나와 안철수와 표를 갈라먹은 끝에 위수문동(僞囚紊哃)을 무난하게 대통령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이 시기에 문제의 제일 본원은 박근혜였습니다. 박근혜는 대통령으로 정해진 권력 이상을 강압적으로 행사하면서도 그 권력을 지키고 이어나갈 세력을 규합하고, 관리하며 향후의 현실적 청사진을 구성하는 데에는 금치산자처럼 굴었고, 큰 약점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 약점이 드러났을 때 전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탄핵하라는 대응은 너무나도 도발적이었기에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대응이 불가하였습니다.


 

 만일 박근혜가 2016년 초에 김무성을 그렇게 핍박하지 않았다면 김무성은 총선에서 승리했을 것이고, 강력한 차기대선후보가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김무성 정권에서 살고 있었을 거고, 김무성은 아마 박근혜보다는 현전히 나은 대통령이 되었을 것입니다. 당시 총선에 정치생명을 걸었던 위대(僞大)한 수령(囚囹) 문재인(紊災人) 동지(哃謘)는 일단은 정계은퇴의 길로 갔을 거고요. 박근혜에게는 헬조선을 사수해야 할 의무가 있었지만 전혀 그렇게 하지 못했고, 네오 헤븐조선을 출범시킨 주역이 되었습니다.


 

 이후 박근혜를 옹호하는 태극기 및 극우 교회 세력은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소위 보수세력을 좌지우지하면서,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중도층의 마음을 돌리는 걸 방해하는 등 여러 모로 난잡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잘 이용하기엔 지나치게 무식하고, 현실을 보지 않으며 근본적인 성향이 비합리적입니다. 최근에는 대깨트로 갈 데까지 간 모습을 보여서 답도 없고요.


 

 한편으로 우리는 대중들의 정치적 관심도가 가변적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정치 저관심층은 평소에 그다지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습니다. 무언가 이슈화되거나 선거철이 될 때만 관심이 올라가지요. 박근혜 탄핵 사건은 저관심층의 관심조차 집중시켰었고, 다수의 저관심층은 그 때 속칭 보수세력에 대한 매우 나쁜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정치적 피로도가 올라가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을 줄였기 때문에 국민의힘에겐 무척 어려운 상황이 된 것입니다. 늘상 정치에 관심이 많은 고관심층은 이러한 가변적 관심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보통 사람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무척이나 피상적이면서도 그 정도가 크게 변하기 때문에, 정치가 이슈화되었을 때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걸 극단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지난 총선의 차명진 이슈가 그토록 나빴던 주 이유는, 저관심층의 정치 관심도가 일시적으로 올라온 상황에서 무척이나 부정적으로 보였다는 데 있습니다. 축구 저관심층에게는 평소엔 못 해도 챔스 결승이나 시즌 막바지, 월드컵 4강이나 결승에서 잘 한 선수가 더 잘 하는 걸로 보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야구 저관심층에게는 플옵과 코시에서 잘 하는 선수가 잘 하는 걸로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고요.

 

총선 복기

정치 2020. 4. 17. 00:4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0MyEyV3NGLo

 

 


 

 정치에서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하는 것 중 하나. 제법 많은 대중들은 정치 고관심층 대비 상상을 초월하게 정치에 무관심합니다. 이거 때문에 자꾸 국개론 같은 소리가 나오는 건데, 어느 쪽에나 조건은 같습니다.



 미래통합당은 이번에 승률이 낮을 만한 조건을 아주 두루 갖추고 있었습니다. 일단 미래통합당이라는 이름과 로고부터가 브랜드 파워가 전혀 없었습니다. 유권자 중 미래통합당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인지하고 투표한 사람, 그리 높은 비율이 아닐 걸요? 황교안도 이미지가 좋은 정치인이 전혀 아니고요. ‘통합’을 이름에 쓴 당은 원래 잘 지는데, ‘통합이름 쓴 당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웬만해선 지는 게 당연합니다.


 

 나는 인천에서 민주당 9.5, 미통당 2.5+ 윤상현을 예상했었는데, 실제 결과는 민주당 11석에 미통당 1+ 윤상현이 되었습니다. 예상이 어긋난 지역은 연수을이었는데요. 연수을에서 민경욱이 지는 건 어려웠고, 민주당 후보 정일영은 전혀 연고가 없었고 인지도가 낮았음에도 어찌 이겼습니다.


(노란색이 갑 선거구, 연두색이 을 선거구입니다.)

 

 내가 해석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정일영의 지지세는 주로 송도국제도시 밖, 옥련1동과 동춘1, 동춘2동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쪽은 생활권이 송도국제도시와는 다르고 연수갑과 동일 생활권입니다. 그리고 연수갑은 그 문제의 정승연 촌구석 발언이 있었고, 원래 경합지역으로 분류되었었음에도 결국 정승연이 꽤 크게, 14.8%차이로 져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옥련동과 동춘동은 정승연의 막말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정일영은 옥련동과 동춘동에서 표를 많이 받았습니다. 송도국제도시만 보면 민경욱이 이겼어요.


 

 그리고 작년부터 송도4동에 입주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4년 전과 비교하면 송도3동도 그 사이에 입주가 이루어진 곳이 많고요. 문제는 현재 송도4동이 아직 지역 개발이 안 끝났다는 겁니다. 일단 아파트부터 분양된 형태라 좀 허허벌판인데, 그래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저렴하고, 임차 세입자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세입자들의 투표성향은 자가 실거주자와 많이 다릅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송도국제도시의 장기적인 발전에는 별 관심이 없지요.


 

 여기에 끗발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뜩이나 미통당이 질 것 같은데, 미통당에서도 입지가 불안해 보이는 민경욱에 표를 줘 봐야 지역발전을 시키기에 역부족일 걸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나쁜 구설수를 당이 확정시키고 홍보해버린 면도 있지요.


 

 한편으로 송도에 쭉 거주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정미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정미가 열심히 하기도 했고요. 그러니까 민경욱과 이정미 중 한 명을 선택한 사람이 많습니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이정미가 정일영 표보다는 민경욱 표를 좀 잠식했다는 말입니다. 단순하게 민주/진보 지지성향인 사람들은 당선가능성이 높은 정일영에 몰표를 던졌고요.


 

 여기에 황교안의 N번방 발언이나 김대호 막말도 꽤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차명진은 물론 영향이 정말 많이 컸고요. 투표가 가까운 시기의 막말은 엄청나게 나쁩니다. 사견으로 평균적인 정치 저관심층은 공보물 받은 후에 정치에 관심 가집니다. 그 때부터는 안 보던 정치 뉴스도 보지요. 진짜 정치 저관심층은 평소에 정치 뉴스를 거의 안 봅니다. 그러니까 단편적인 이미지로 투표를 하는 경향이 매우 강합니다. 정치를 이해하려면, 평소에 이미지 메이킹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작업인지 알아야 합니다.


 

 정일영의 당선은 송도국제도시의 미래에 결코 좋은 방향이 아닐 겁니다. 앞으로 페널티가 좀 있을 걸로 생각하고요. 본인도 막말러였던 민경욱이 4년 후 복귀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막말 같은 사건이 없었다면 경합으로 예측했던 남동구 갑에서 유정복도 좀 해볼 만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중간엔 박빙이었음에도 결국 10% 정도나 차이가 났는데요. 이번에 개표를 보면서 주목해야 할 점이, 사전투표에서 민주당 몰표가 나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분노한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사전투표로 몰표를 던졌다는 건데, 이건 막말파동 아니면 설명이 안 됩니다.


 

 한편으로 나는 투표율이 낮아야 이번 총선에서 미통당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우한 사스(COVID-19)로 인해 투표율이 낮기를 바라기도 하였는데, 막말로 어그로 끌어서 사전투표부터 대규모 민주당 몰표가 나와 대부분의 경합지역에서 미통당이 패배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례득표 보면 이렇게 대패할 선거가 아니었는데요. 더구나 본투표에선 그나마 미통당이 사전투표보단 표를 많이 얻은 걸 보면, 사전투표 당시 차명진 막말파동 영향이 매우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후 그나마 최고위가 차명진을 쳐내면서 본투표일엔 미통당이 표를 조금 더 얻었다고 해석할 수 있겠고요.


 

 동구미추홀구 갑은 좀 의외로 전희경이 표를 많이 받았습니다. 역시나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데, 여기도 막말파동 아니었으면 어느 정도 해볼 만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추홀구 을에서 윤상현은 당선이 일찍 확실시되긴 했는데, 결국 2위 남영희와 171표밖에 표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안상수가 그래도 15.5%를 득표하면서 3파전을 만들었고요. 이번 선거는 그 윤상현이 고작 남영희같은 후보에 신승할 정도로 엄청나게 힘든 선거였습니다. 윤상현이 당선확실 뜬 이후 SBS와 전화연결 인터뷰를 했는데, 그 동안 항상 내가 하던 말과 동일한 내용의 인터뷰였습니다. 역시 나는 윤상현을 매우 높이 평가합니다. 다음에는 인천시장을 해주심이 어떨지 싶습니다.



 그리고 안상수의 허무한 패배는 심히 유감입니다. 과연 46년생인 그에게 정치적 기회가 더 있을지 몰라요. 다른 지역은 부평구 갑까지도 민주당이 쉽게 이겨버렸습니다.


 

 미통당이 승리한 인천 유일의 지역은 중구강화옹진입니다. 2.6% 차이로 배준영 승리. 역시나 조택상의 홈그라운드인 동구가 빠진 게 영향이 꽤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 지역은 4년 후에는 미통당에게 더 불리해질 확률이 높으므로, 배준영이 선점을 잘 해둬야 합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위수문동의 인기가 아직도 너무 좋아서 위수문동 팔이가 참 어이가 없을 정도로 잘 통했습니다. 여기엔 우한 사스(COVID-19)로 인한 국난이 일조한 것 같은데, 국난이 있을 때 국민들이 결집하는 경향은 어디에나 있긴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대중의 그러한 본능을 잘 활용하였고, 미통당은 정권이 저지른 잘못이 많음에도 효율적인 공세를 펼치지 못하였습니다. 최소한 미통당은 이 역병을 잡는 데 최대한 일조하는 퍼포먼스를 보였어야 합니다. 그래야 수권능력이 있는 걸로 보였을 겁니다.


 

 대패로 인해 이제 민주당 천하를 막을 건 없습니다. 위수문동 일당은 모든 권력을 손에 넣었고,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거 다 하기가 실제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위수문동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지금 민주당에게 주어진 권력은 넘치도록 강력하고, 미통당은 구심점이건 세력이건 완전히 잃어버리는 상황이기에 복합적이고 혼란스러운 앞날이 있을 겁니다.


 

 보수계는 무소속 출마한 홍준표와 윤상현, 김태호가 살아남았고, 미통당 간판 달고 수도권 출마한 다선들은 거의 전멸했습니다. 심지어 충청권도 완전히 망했습니다. 그러니까 아예 관짝에 못이 박힌 수준입니다. 서울인천경기알못 경상도 남자들이 제멋대로 공천해댄 결과가 참담합니다. 결국 이러다 경상도 자민련처럼 쪼그라들겠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인천 10:1(+1), 서울 41:8, 경기 51(+1):7, 충북 5:3, 충남 6:5, 대전 7:0, 세종 2:0. 이게 스코어입니다. 서울은 강남 3구와 용산만을 미통당이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어째 이거 강남의 높은 정치현실인식 수준만 증명된 것 같습니다. 다만 송파는 예외적으로 송파병에서 그 남인순이 이겨버렸습니다. 강남 3구의 망신입니다. 민주당이 이길 수야 있지만 그 남인순이니까요. 그래도 송파을은 배현진이 영웅적인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나는 배현진이 이기길 진심으로 바랐기 때문에, 기쁜 승리입니다.



 이제 표준적인 다음 수순은 미통당의 분열과 갈등으로 인한 자체 수축 및 비대해진 권력을 주체못한 민주당의 내부갈등 폭발입니다. 이번에 민주당은 이겨도 너무 크게 이겼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이 오랜 세월동안 꿈꿔오던 민자당계의 몰락이 현실화되었고, 민주당의 내부 갈등이 위수문동의 임기가 다해가면서 점차 커질 확률이 없지 않습니다.


 

 정당은 이름값을 한다고 합니다. 민주당에는 민주가 없고, 정의당에는 정의가 없지요. 바른미래당에는 미래가 없었는데, 미래통합당에도 이젠 미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엔 미래가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고요.


 

 이번 총선은 미통당이 얼마든지 이길 수 있는 선거였습니다. 김병준 비대위 시절만 하더라도 자유한국당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대다수의 다른 인물들보다는 나았지만, 애초에 박근혜 정권 총리였던데다 전광훈/태극기와 함께한 시간이 길어 이미지부터 최악이었고, 그 외 그가 저지른 잘못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근본적으로 황교안은 미래통합당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인물이 전혀 아니었다고 해야 합니다. 황교안이 대표가 된 순간, 미래통합당의 총선 승률은 많이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조국 게이트가 아니었다면 아마 희망조차 가져보지 못했을 겁니다.


 

 그래도 조국 게이트 덕에 이길 수 있는 판이 깔리게 되었지만, 미통당은 일방적으로 참패하였습니다. 원칙 없이 잘못된 공천, 거듭되는 막말 파동,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당의 오합지졸같은 태도 등이 결국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유권자들은 끝까지 많은 비례표를 주면서 분투했지만, 미통당은 대부분의 경합지역에서 지면서 얻은 득표에 비해 의석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번 김형오/김세연/이석연 공관위의 행보는 소위 무능한 독재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김무성 대표는 공천과 경선의 원칙을 만들려고 최선을 다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박근혜를 위시한 이한구와 원유철이 모든 걸 망치면서 져버렸었지요. 그리고 그 악영향은 이번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 김형오, 김세연 공관위는 아예 원칙 자체가 없었습니다. 명분도 없고, 이기는 공천도 아니고, 의미를 알 수 없는, 혹시나 민주당 첩자는 아닐까 싶은 수준의 막공천으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판세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막말파동까지 크게 여러 번 겹치니 절대로 이길 수가 없는 총선이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