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코리아

정치 2023. 4. 16. 03:31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4dC0Ii-Ynoo

 

 

 

1)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극우라는 표현은 그 언어의 기원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극좌는 좌파가 극단화되면 극좌라고 할 수 있는데, 극우는 우파가 극단화된 게 아닙니다. 본래 보수우파는 신중하고 온건한 게 특성입니다. 그러니까 사실 극단화된다면 우파가 아니고, 잘 극단화되지도 않습니다.

 

 극우라는 명칭은 좌파들에 의해 명명되었습니다. 극단주의기는 한데 좌파는 아니고 우파적 특성이 있으니까 극우라고 하는 겁니다. 실제로는 극단주의면서 어떤 체계와 도그마를 지향할 경우 극좌, 극단주의인데 논리가 없고 완전 자기 멋대로인 경우는 극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2) 정권의 극단화는 권력에 의해 원칙과 논리가 무너질 때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계의 경우 박근혜 시절에 겪어본 일이고, 민주당의 경우 이미 그 늪에 빠진지 오래 되었지요. 우리나라 정치판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권위주의가 강하기 때문인지 고작해야 5년 집권에 불과한 각 정부에 의해 그 기반암이 되어야 할 정당이 지나치게 흔들리고 때때로 와해되며 제 역할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해돈성왕 전하가 아직 야인이던 시절, 이준석 대표는 당을 올바르게 세우려 하였으나 당내에 다수 포진한 간신배들과 그에 추존된 성왕 전하께서는 당의 기반을 흔들고 결국 전복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성왕 전하와 그 일당은 이준석 대표의 직위마저 찬탈해 버리지요.

 

 같은 대통령제라 해도 날리면 대통령의 경우 민주당 위에 있지 않습니다. 민주당의 날리면 대통령이지요. 그렇지만 트럼프는 공화당보다 위에 있습니다. 공화당이 트럼프를 낙점한 게 아니고, 트럼프가 공화당을 장악했고 변질시켰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주류 정치학자들은 모두 트럼프를 우려하고 있고, 현재의 공화당을 민주정을 위협하는 정당으로 보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해돈성왕 전하는 이 면에서는 트럼프보다 훨씬 더합니다.

 

 

 

 

 

 

 

3) 부두노인(腐頭老人) 유시민이 아직 뇌가 썩기 이전, 스스로를 가리켜 나는 한나라당 박멸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나온 사람이라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는 그 사명을 이루지 못했지요. 그러나 유시민이 이루지 못한 꿈을 지금 해돈성왕 전하가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껏 그 누구도, 심지어 신성한 피가 흐르는 쿼터가디스 퀸 허니조차 이 정도까지 당을 완전히 망가뜨리지 못했었습니다.

 

 나는 이런 상황을 예견하였기에 지난 경선에서 홍준표를 응원했었습니다. 홍준표라면 적어도 이렇게까지 당을 망가뜨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비록 홍준표가 1년에 1계절만 정상인 사람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홍준표는 그래도 정치인이고 당대표도 두 번 해봤습니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망가진 당입니다. 껍데기만 남았습니다. 저게 무슨 보수정당입니까. 좌파에 극우 믹스한 정당이지요. 이질적인 집단들끼리 섞인, 캐미컬한 결합상태도 아닌 혼합물입니다. 섞일 수 없는 것들끼리 섞여있으니까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요리로 치면 괴식이고, 해돈성왕 전하의 술상에 올라간다면 상을 뒤엎을 만한 그런 겁니다.

 

 

 

 

 

 

 

4) 어떤 게임을 하건 갓 나온 게임이 아닌 이상 정석이 있습니다. 어지간한 천재가 아닌 이상 게임 실력을 높이는 방법은 일단 정석을 익히는 겁니다. 물론 때때로 정석을 넘어 혁명을 일으키는 한 시대의 지배자들이 나오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은 제멋대로 하면 심해로 가라앉게 되기 마련입니다.

 

 현 정권과 그 추종자인 대깨윤들은 정치라는 행위의 기본적인 ㄱㄴㄷ도 모르는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부지리로 권력을 취득하였고, 그 권력을 안겨다준 이준석은 팽하였고, 뭐든 제멋대로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제 무덤을 파고 구덩이에 물을 채워 좋다고 헤엄치고 있는 꼴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이 정권에 대해 뭐라 별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는 건 그럴 가치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명백한 자해행위를 굳이 중계할 이유를 느끼지 못합니다.

 

 기본적으로 해돈성왕은 정통성이 부족합니다. 찬탈자까지는 아닙니다만, 본래 국힘계 정치인이 아니었음은 물론 국힘계 지지자조차 아니었고, 위대한 문재인 수령님 시기에는 슬퍼할 시간도 없는 허니에게 가혹한 검찰질을 하여 허니가 실제 저지른 죄 이상의 중형을 받도록 만든 죄악이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돈성왕은 권력을 손에 넣었고, 그 이후에는 본래 국힘계에 뿌리내리고 있던 거목들을 하나하나 베고 뿌리뽑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명신왕후의 어록을 생각해봅시다.

 

 ‘지금 윤석열의 적은 민주당이 아니야. 이 보수 내부지.’

 

 

 

 

 

 

5) 국민의힘은 보수정당도 아니고, 우파정당도 아닙니다. 자유주의 정당은 당연히 더더욱 아니고요.

 

 여러 번 이야기했듯 우파라는 언어는 지롱드 파에서 기원하였습니다. 온건하고 신중한 성향을 가진 게 우파의 의미입니다. 정확한 정의라 할 수 없음에도 우파 = 보수로 등치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은 우파는 온건하기에 경력과 관습을 존중하는 성향이 있어 급진적인 걸 꺼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온건성을 잃고 강경하게 고집만 부리는 건 사실 우파라 할 수 없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극우라는 명칭은 좌파가 만든 겁니다. 사실은 부정확한 표현이지요.

 

 현재의 국민의힘은 온건성이라고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정당이니까 우파정당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보수도 못됩니다. 보수주의자들은 정통성, 경력, 관습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정통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해돈성왕을 추종하고, 전당대회 룰을 제멋대로 바꾸는 건 보수성이 전무한 행위입니다. 그러니까 현재의 국민의힘은 그저 극우정당에 불과합니다.

 

 

 

 

 

 

 

6) 나는 극좌와 극우를 나누는 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주의자들끼리는 닮기 마련이고, 극좌도 폭주하다 보면 결국 극우화됩니다. 극좌 포지션이었던 북한, 중공, 소련이 현재 모두 극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요.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극좌와 극우의 차이는 극좌가 어떤 도그마에 집착한다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극단주의자는 현실성이 없기 때문에 일관적인 도그마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시간 지나면 결국 극우화됩니다. 극좌와 극우는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정치 스펙트럼은 실제 가시광선의 스펙트럼보다는 색상환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빨강을 좌파라고 한다면, 그 반대는 시안(밝은 청록색)입니다. 그 정도가 좋은 우파의 색깔이겠지요. 그러나 극단적으로 더 가다 보면 결국 마젠타(색의 3원색에서 Red라 부르는 색)가 됩니다.

 

 이 시대의 정치 구도는 극단주의(SJW, 트럼피즘, 대깨윤, 개딸)와 보다 중도적이고 정상적인 부류(자유주의, 공동체주의)의 대립으로 봐야 합니다. SJW와 트럼피스트, 그리고 대깨윤과 개딸은 겉으로 보기에는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고, 서로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적대적 공존관계고 어차피 서로를 부흥시켜주는 관계라 어느 쪽이 집권하건 상대쪽이 흥하게 되어있는 그런 사이입니다.

 

 유감스럽게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자 모두 약화된 상태이며, 양당 모두 극단주의자들이 주류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상대적으로 정상적인 포지션이라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 모두 비주류로 밀려 있습니다.

 

 

 

 

 

 

 

7) 해돈성왕 정권과 국민의힘은 혹독하게 심판받을 것 같습니다.

 

 필연적인 결과가 될 것입니다. 이 상황을 해돈성왕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부터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8) 세월호 9주년입니다.

 

 나는 그 당시의 광기어린 사회 분위기를 잊지 않습니다. 골든타임 이미 한참 전에 지나서 수장된 사람들 모두 사망했을 확률이 99%쯤 되는 상황에도 끊임없이 생존자가 있을거라 가스라이팅을 해대면서 국민들을 멘붕으로 유도했던 언론들 및 유사언론들. 그리고 아무 의미없이 잠수부들을 사지로 밀어넣어 결국 사망자를 만든 자들. 끊임없이 음모론을 퍼뜨리며 지금도 리본을 달고 추모한다고 하는 자들. ‘미안하다. 고맙다.’

 

 대한민국은 세월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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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 무렵의 이슈들에 대하여

정치 2023. 3. 22. 01:4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hhS1GxUCyIE

 

 

 

 

 

1) 작년 하반기부터 주택 매매가가 떨어지면서 전세가도 떨어지고, 그래서 깡통전세가 발생하는 가운데 월세만큼은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생기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하고 있지만, 임차인 입장에서 전세는 근본적으로 위험한 계약입니다. 전세는 단순한 임대차라기보다는 사금융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 전세 계약은 쉽게 이야기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전세금을 대출해주고, 이자 대신 주택을 임차할 권리를 받는 대출 계약과 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대출이 그렇듯 전세보증금은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대출이 그렇듯, 대출에 대한 리스크는 빌려주는 사람도 짊어지게 됩니다.

 

 금융의 관점에서 보면 전세는 보합에 올인하는 겁니다. 전세 거주자는 집값이 오르건 내리건 손해를 보게 되어있습니다. 일단 전세 거주가 로우리스크가 아니라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전세를 살 만큼의 자본을 가지고 있다면 보통 대출을 껴서 집을 살 수 있습니다. (다가구 전세는 예외) 그러니까 전세 거주자는 대체로 어떤 이유에서건 주택을 사지 않는 것을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대출을 받기 싫고, 원리금을 상환하기 싫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집값이 오르는 추세가 되면 대출이자따위 신경쓸 바 아니게 오르게 됩니다.

 

 집값이 오를 때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사람들은 돈을 버는데, 전세를 사는 사람들은 버는 건 하나도 없이 재계약시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요구 또는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게 됩니다. 그러니까 집값이 오르면 전세 임차인은 손해를 봅니다. 그런데 반대로 집값이 떨어지면? 그건 전세 임차인들에게 더 골치아픈 상황입니다. 많은 경우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집값의 변동성이 없다고 예상될 때만 선택하는 게 전세입니다. 집값이 떨어질 거라 예상되면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임차를 하는 게 훨씬 안전합니다.

 

 문제는 언젠가부터 나라에서 전세보증금을 대출해줬다는 것입니다. 이게 우리나라의 진정한 뇌관 중 하나입니다. 국가 입장에서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게 전세자금대출이었습니다. 특히나 지난 수령님 정권은 전세보증금대출 혜택을 마구 퍼주면서 집값폭등과 금융부실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세보증금 대출은 바꿔 말하면 갭투자 대출입니다. 갭투자하는 사람들의 투기자금을 국가가 세입자를 통해 대출해주는것이었단 말입니다. 그것은 수령님 정권 때 집값이 폭등한 한 주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2)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의 대일본외교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나는 기본적으로 일본에 대해 반감이 없는 편이고, 일본과 잘 지내야 하고 동맹도 맺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만 현 정권의 행보는 무리수고, 여론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모로 난해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일본과의 문제는 결국 해결하고는 갈 일이었습니다. 디테일이 문제일 뿐, 방향은 문제가 아니란 말이지요. 지난 수령님 정권에서 위안부합의 엎고 지소미아로 거짓말까지 했던 건 변명의 여지 없이 우리나라 잘못이었고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우리나라보다도 일본의 제발등 찧기로 마무리되었다고 보고요.

 

 독도 문제 빼면 결국 우리나라와 일본의 갈등은 정치적 기싸움에 가까운데, 요새 세계가 난리인 걸 생각해보면 그게 그리 중요한 문제인가 싶습니다. 물론 보통 사람들이야 세상 돌아가는 데 무관심하고 반일감정 같은 게 우선일 수야 있겠지만, 정치 고관심층까지 그래서야 쓰겠습니까.

 

 

 

 

 

 

 

3) 중국이 러시아에 포탄과 반도체를 공급해준다는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나는 중국과 미국이 공업력 차이가 나기 때문에 대만에서 전쟁을 벌인다면 미국이 대만을 못 지켜줄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는데요. 그게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러시아가 중국 포탄을 쓰고 있다면 러시아는 포탄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대조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이미 포탄부족에 시달린지 오래지요.

 

 우크라이나가 정말 잘 싸우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러시아가 유리한 상황이 아닙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공작기계도 없고, 공작기계를 만들 능력도 없는 상황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동맹 중 가장 우수한 포탄 생산능력을 가진 우리나라에는 갑질을 넘어 깡패짓을 하는 바람에 우리나라 심기가 크게 상한 상황이지요. 사실 우리나라만 보면 전쟁 전에는 우크라이나보다는 러시아하고 훨씬 친하기도 했던 상황이라 미국 아니면 우크라이나에 우리가 적극 지원할 이유가 별로 없는데 - 러시아의 막장 행각에 대한 공분은 일단 논외로 치고 미국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합리적인 판단을 하긴 하는건지 의문스럽긴 합니다.

 

 일단 나는 우크라이나의 승전을 기원하긴 합니다만, 우리가 직접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해서 전쟁을 끝내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이제 슬슬 관련하여 미국의 요구에 튕겨야 합니다. 중국이 러시아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면, 우리가 개입을 안 하면 미국의 보급능력 부족으로 우크라이나가 질 수도 있습니다. 나는 예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적극적 개입과, 그것을 통한 우리나라의 군사력 및 국력 과시를 주장해오긴 했습니다만, 지금처럼 할 거면 이제 진짜로 하르키우가 다시 밀릴 상황쯤 되면 모를까, 분명 또 포탄 팔라고 미국이 접근해올 텐데 그냥 요구를 들어주면 안 됩니다.

 

 사실 골치아픈 건 중국이 러시아에 지원을 해주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그게 가능한 건 내가 보기엔 미국의 중국 제재가 시원찮아서 그렇습니다. 내가 얼마 전에 유럽은 중국 없이는 못 산다고 한 적이 있는데요. 보고있자면 미국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이미 중국의 공업력에 중독이 되어버려서, 앞으로는 온갖 불만을 터뜨려도 뒤로는 중국 없이는 못사는 몸이 되어버렸어요. 미국이 중국 관련해서 내로남불 하면서 동맹 압박하는 거 보면 진짜 어처구니가 없는 수준인데, 우리가 거기 쓸데없이 필요이상 놀아날 이유는 없습니다.

 

 

 

 

 

 

4) 이제 바보가 아닌 이상 아무도 미국이 북핵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핵은 이제 끝난 문제고, 북은 이미 미국까지 열핵병기를 바이든 할 수 있다고 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북한은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이 되었고, 아무리 어렵더라도 어지간해서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이 상황은 아주 간단하고 중요한 결론을 도출합니다. 유사시 미국이 우리나라를 지키지 않을 수 있다는 결론 말입니다. 물론 이 결론이 단순히 북핵에 의한 것은 아닙니다. 북핵에 더해 심화되는 미국의 고립주의, 중국의 팽창, 그리고 중국의 팽창을 막지 못하는 미국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도출 가능한 결론이 되지요.

 

 그리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구역에 테르밋 소이탄을(백린탄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테르밋 소이탄은 백린탄과 다릅니다.) 지속적으로 바이든 하고 있습니다. 그런 무기는 대량살상무기기는 하지만 화생방 무기가 아니라서 핵우산이 작동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도시 구조와 식생을 고려할 때, 만일 우리나라 도시지역에 테르밋 소이탄 같은 게 대규모로 떨어지게 되면 그 피해를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사실 태평양전쟁 때만 하더라도 커티스 르메이가 도쿄에 네이팜을 쏟아부었던 게 히로시마보다 피해가 더 크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히로시마는 잘 알아도 르메이의 도쿄 네이팜 융단폭격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잘 모르는 편인데, 도쿄대공습 때 도쿄에 살던 조선인들도 만 명 이상 죽었습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러시아 본토에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러시아가 그렇게 마음편하게 소이탄으로 민간인 구역을 공격하지는 못할 겁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군사적인 가장 큰 문제는 역공을 못 하는 겁니다. 미국도 유럽도 확전을 못 하기 때문입니다. 군사력이 부족하다는 게 그런 거지요.

 

 우리나라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독자적인 확실한 역공 능력이 유사시 우리를 지켜줍니다. 주한미군은 적의 침략에서는 우리를 보호해줄지 몰라도 역공에는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연평도 포격 시 미군은 이명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반격 지시를 막았습니다.

 

 미국이 우리를 언제까지 지켜줄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미국이 진짜 떠나게 된다면, 그때부터 준비하면 늦을 수도 있습니다. 안보에는 안전을 위한 마진이 필요합니다. 안보는 빠듯하게, 최소한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5)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로 인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트럼프 정권 시절 있었던 은행 관리감독을 풀어준 것이었습니다.

 

 미국은 본래 자유시장주의 이념으로 설립된 나라였던 만큼 자유롭게 은행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화폐도 비교적 자유롭게 발행할 수 있었지요. 그 시절에는 연준도 없었고, 연방정부기관이 화폐발행을 독점하지도 않았었습니다. 1920년대의 대공황 이전까지는요.

 

 문제는 그러다가 대공황 때 너무 많은 은행이 망하고, 경제도 망하고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후 미국은 은행을 관리하고 규제합니다. 그러다가 1970~80년대쯤에 그 관리와 규제가 완화되는데요. 그것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의 한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오바마 때 다시 은행 관리감독을 강하게 하는데요.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 그걸 트럼프 때 공화당 주도로 또 완화시켜버립니다. 이후 아주 큰 메이저 대형은행들은 가혹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부여받고 관리대상이 됩니다만, 그보다 작은 은행은 완화된 관리만 받거나 관리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또 터진 겁니다. 공화당은 경제를 마사지해서 당장 좋아보이게는 곧잘 만듭니다만, 꼭 뒤탈이 나도록 문제의 씨앗을 뿌려놓곤 합니다. (당시 기사 링크)

 

 은행이라는 건 언제나 관리되고 통제받아야 합니다. 현대 국가의 통화는 은행업이라는 크레디트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이 크레디트는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Belief 또는 Faith에 가까운 것입니다. 본질적으로 현대의 은행과 통화는 합법화된 사기고 일종의 종교나 다름없습니다. 다만 다수가 믿고 있으니까 돌아갈 뿐이지요.

 

 타락하기 이전의 은행은 쉽게 이야기해 금은 보관소였습니다. 은행이 일반화되기 이전에는 금화나 은화, 금괴 같은 걸 각 가정에서 보관했습니다. 귀족이나 부자들의 저택이나 각 회사의 사옥에는 큰 금고가 있었지요. 잭 다니엘이 회사 금고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열리지 않는 금고를 화를 내며 걷어찼다가 발에 부상을 입고 그로 인한 패혈증으로 죽었다는 건 유명한 일화입니다. 그게 1911년의 일이었지요.

 

 지폐와 수표는 본래 금은 보관증이었습니다. 금은을 직접 인출해 거래하는 대신 보관증을 거래하는 것에서 기원하였지요. 그러다가 은행은 보관증 장사를 하게 됩니다. 보관증(통화)을 빌려주고 대신 이자를 받고, 금을 맡기는 고객에게 보관료를 받기는 커녕 이자 수익 중 일부를 나눠줌으로 더 많은 금을 끌어오고 사업 규모를 키우게 되지요.

 

 문제는 그러다가 점점 은행이 소유한 금은보다 많은 보관증을 유통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게 현대 통화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어떤 이유로건 은행 고객들이 일제히 달려와 보관증을 내밀면서 금은을 출금하려 들면 은행은 다 지급할 수가 없습니다. 본질적으로 이게 뱅크런입니다. 이번에도 실리콘밸리은행은 뱅크런으로 망한 겁니다. 다만 이번 뱅크런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뱅크런이었기에 엄청나게 빨랐지요.

 

 근본적으로 은행이 실제 보유한 금은만큼만 보관증을 찍어낼 수 있고, 국가의 중앙은행도 보유한 금은만큼만 통화를 발행할 수 있다면 이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문제는 유동성이 극단적으로 경직된다는 겁니다. 시중에 통화가 많이 공급되어 유동성이 늘면 경기가 따스해집니다. 모두가 돈을 벌지요. 그 돈이 설령 가짜 돈이라 해도.

 

 모두가 그렇듯,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나는 달러보다는 금과 은을 신뢰합니다. 은행 중에는 JP모건이 최고라 생각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JP모건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은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JP모건은 실질적으로 연준의 일부 또는 연준의 모체, 아니면 연준의 배후 쯤 됩니다.

 

 분명한 건 은행은 가진 금은만큼 보관증을 찍어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통제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기에 어줍잖은 자유를 들이대서 제어를 풀어버리려는 건 어리석은 선택 또는 로비의 결과물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공화당 정치인들은 언제나 사고를 칩니다.

 

  한편으로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사태 때문에 미국 정부가 버핏 및 제이미 다이먼(JP모건 회장)과 접촉했다는 소식이 지난 주말 있었습니다. 버핏이 민주당 지지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사주매입에 대한 과세 등 날리면 정권의 정책에 대해 매우 강도 높게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는 건 알 만한 분들은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그런 버핏에게 아마도 옐런을 필두로 한 정부가 SOS를 쳤지요. 물론 이럴 때 버핏은 언제나 이깁니다. 그리고 미국 중앙은행장은 명목상으로는 파월이지만 실제로는 다이먼입니다. 다이먼이 나서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의아해하기도 하는데, 사실 연준은 엄밀히 보면 중앙은행이 아니에요. 역사적으로 보면 JP모건이 진짜 중앙은행이었습니다.

 

 이 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텐데, 2의 리먼사태는 없을겁니다. 왜냐하면 실리콘밸리은행은 제대로 규제받는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짜 대형은행들은 제대로 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고 있었습니다. 리먼브라더스처럼 큰 은행은 안전하단 말이지요.

 

 

 

 

 

6) 이번에 중국 주도로 사우디와 이란이 화해하는 그림이 그려져서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지요. 다만 이 문제의 발단을 날리면 대통령이 빈살만을 화나게 한 것에서 찾는 분들이 많은데, 나의 견해로 그런 건 공화당 지지층이 퍼뜨린 시각에 가까워 보입니다. 미국하고 사우디 사이는 적어도 이미 2014년부터 영 좋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셰일캐니까 치킨게임하자고 덤볐던 게 사우디였거든요. 그 이전에 이미 911테러의 주범들 다수가 사우디 국적이기도 해서, 사우디 왕실이 배후 아니냐는 말 나오다가 그 의혹 해결된 게 최근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미 2020년에 트럼프는 사우디에 감산을 요구하면서 감산하지 않으면 주사우디미군과 패트리어트를 철수하겠다고 협박하고, 공화당 의원들이 법안까지 제출하는 강수를 둔 적도 있습니다. 주한미군 철수는 미국 의회가 막았지만 사우디는 안 그랬어요. 그때는 빈살만이 숙여서 넘어갔던 것 같은데, 상황이 원래 그랬으니 날리면 대통령도 그 기조 그대로 갔던 거지요. 이란 문제 꼬아둔 게 트럼프였다는 것도 언급해야 할 것 같고요.

 

 중동 문제의 배경은 애초에 매우 복잡합니다. 아랍의 봄부터 지구온난화까지 얽혀있어요. 미국의 결론은 중동에서 발을 빼고 미국 내 오일과 가스를 더 캐서 산유국 포지션으로 변경한다는 쪽이고, 그러니까 이제 사우디하고 예전같은 관계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입니다.

 

 미국의 진짜 실수라면 이라크에 쳐들어간 것과 카다피를 죽인 겁니다. 빈살만하고 다툰 건 큰 실수는 아니라고 봅니다.

 

 한편으로 근래 미국은 인도와 가까워졌는데, 작년 말 있었던 인도와 중국 간의 군사적 분쟁에서 인도를 도와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도는 반중 친러 포지션이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인도를 어찌 대할지 미지수인 면이 있었는데, 미국의 선택은 인도를 돕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장기적으로 미국은 인도와의 파트너쉽을 강화할 마음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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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한 난세에

정치 2023. 3. 10. 23:2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_d5vAMzuobo

 

 

 

 

 

 

 

1)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희망적이었던 2년 전과는 달리,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비극이었습니다. 지금 환호하는 자들은 단언컨대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는 광신도들입니다.

 

 그나마 천아용인이 나서지 않았으면 모든 과정 전반이 재미없는 비극이 될 뻔했습니다. 유승민이 꼬리를 말고 몸을 사릴 때 나서서 모진 권력에 맞선 천아용인의 용기를 기억하겠습니다. 겁쟁이 치타가 나의 표를 받아갈 일은 없을 겁니다.

 

 

 

 

 

 

 

2)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참으로 깊은 고민을 안겨줍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현재 미국이 우리나라를 대하는 태도는 과거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무너뜨리고, 플라자합의를 요구하던 때와 같습니다.

 

 당시 욱일승천하던 일본은 미국의 어택을 일본이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는 오판을 했지요. 또한 당시는 냉전시대였고, 군대를 가지지 못한 패전국 일본은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하고 있었기에 미국의 강압을 뿌리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그 사건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는 일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타계한 아베의 꿈은 일본의 보통국가화였는데, 플라자합의가 없었다면 아베가 그런 꿈을 꾸지도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본과 다릅니다. 우리는 패전국이 아닙니다. 우리는 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저렇게 나온다면, 우리는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타는 듯한 햇볕에 노출되게 되겠지만, 이젠 자립하여 열강이 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미국은 우리나라를 양자로 여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배경에는 미국의 세대교체가 있을 겁니다. 이제 우리나라와 밀접하고, 우리나라를 지키고 키워낸 것에 뿌듯함을 느끼는 세대는 죽거나 은퇴했습니다. 미국 정계에는 청년들이 많이 진출했고, 그들은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그들은 성장한 후의 우리나라를 보고 자랐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이제 기존의 의견을 바꿨습니다. 우리나라는 핵개발을 해야 합니다. 존중이란 두려움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우리나라도 존중받는 나라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더 이상 누군가에 의해 미사일 사거리를 제한받아서는 안 됩니다.

 

 주한미군이 떠나겠다고 하면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가 미국을 적대하지 않는 이상 어지간해서는 주한미군이 사라질 일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더 강한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어떻게든 K-페미니즘을 타파하고, 여성 또한 남성과 동등한 병역의 의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군사예산을 늘려야 함은 물론, 군수산업을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투자도 기존과는 다른 레벨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3) 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날리면 정권의 근본적인 상황인식을 바꿔놨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그 동안 행복회로 돌리던 미국이 이제야 상황을 파악했다고 봐야합니다.

 

포탄의 상징 행불상수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현재 겪는 문제 중 하나가 포탄부족입니다. 포탄부족 뉴스 자체는 접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포탄을 요구해서 우리나라가 미국에 포탄을 판매하는 상황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게 진짜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소모하는 포탄과 로켓 양을 미국이 생산해서 공급해줘야 하는데,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양의 극히 일부분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55mm탄의 경우 필요량의 1/10 정도밖에 못 만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미국이 제대로 된 공업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미국의 전력은 매우 강하지만 만일 당장 장기적인 총력전을 펼치게 된다면 소모품 부족으로 매우 불투명한 전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은 자력으로 중국의 공격을 방어해주기 어려울 겁니다. 우크라이나에 포탄도 못 주는 상황인데 뭘 하겠습니까? 현재 중국과 미국의 기초적인 공업능력은 비교대상조차 못됩니다. 기술은 미국이 우위겠지만 당장 많이 찍어내야 하는 상황이면 중국이 그냥 이깁니다.

 

 즉 현재 미국의 패권은 충분히 튼튼한 반석 위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은 개별 경제주체의 이기심을 통제하지 못하고, 미국이 가서는 안 될 곳까지 가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소련이 망한 이후 지금까지는 미국의 라이벌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잘못들이 용인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가 막장이긴 해도 나름 진심으로 우크라이나를 때리는 것만으로도 미국의 약점이 드러나 버린 것입니다.

 

 근래 미국이 보이는 행동의 기원에는 패닉이 있습니다. 나는 미국이 침착하고 냉정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근래 미국의 젊은 정치인들 중 기존의 미국적인 가치관을 일정 이상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미국은 변했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이 아닙니다. 그는 조직원들을 통합하고 의견을 모아 나아가는 유형입니다. 그리고 근래의 민주당은 분명 예전보다는 많이 진보적입니다. 이걸 민주당이 변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미국이 변한 겁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4) 나는 현재 미국의 행보가 중국의 대만 침공시 대만을 지키지 못하는경우의 수를 염두에 둔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만이 넘어가면 당연히 TSMC도 넘어갑니다. 그 경우 현재의 파운드리 산업구도를 유지할 경우 미국은 삼성전자에 의존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미리 삼성전자를 꺾어놓으려는 마음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신뢰 못 하기도 하고.

 

 일단 현재 우리나라의 대미외교가 트럼프 때보다 어려워졌다는 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는 어쩔 수 없이 공화당과 가까워지게 될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지원법에 공화당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본 블로그를 쭉 보셨던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나는 미국 민주당 주류의 오랜 지지자였습니다. 본 블로그에 언급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여 나는 빌 클린턴, 앨 고어, 존 케리,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조 날리면을 지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제 미국 민주당 지지를 일단 접어야 합니다.

 

 나는 공화당을 지지할 수 없습니다만, 당장 우리나라 상황을 감안하면 공화당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는 걸 상상하는 건 대단히 끔찍한 일입니다만, 선택권이 없습니다.

 

 선택권이 없는 건 사실 우리만 그런 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내가 보기에 날리면 대통령과 미국 민주당이 어떤 정책을 결정하고 운신을 선택할 수 있는 폭 또한 그리 넓지 않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 자체가 그리 많지 않고, 그나마도 그 중 선택하는 게 그리 좋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여러 모로 유감스러운 시대입니다.

 

 

 

 

 

 

5) 외부적으로도 그렇고, 내부적으로도 그렇고 참 여러 모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인 상황이 좋지 못합니다. 이런 걸 총체적 난국이라 하는 것이겠지요.

 

 우리나라 정치를 이야기하자면 내년 총선 행방은 민주당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고 봅니다. K-180을 넘어 K-200도 지금은 충분히 가능한 경우의 수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은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판세예측을 해볼 수 있는 시점이 아닙니다만, 리재명 두목의 입지는 영 좋지 못한 반면 해돈성왕 용궁일당의 폭주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리재명 두목이 민주당에서 퇴출당한다면 그것은 민주당에게 큰 호재가 될 것입니다. 현재의 민주당은 강성하던 시절의 정치적 장점을 너무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그것을 일부라도 되찾을 수 있다면, 현재의 국민의힘 정도는 가볍게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이준석 전 대표의 해돈성왕 전하에 대한 투쟁은 일단 참패로 마무리되었다고 봅니다. 내 생각에 이런 건 확실하게 싸워보고 결론을 내는 게 중요합니다.

 

 나는 정치는 본질적으로 이해관계에 의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해관계가 실리보다는 감성적인 영역일 수 있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실리 이상으로 감정적 이익을 중시합니다. 정치역학이란 곧 유권자들의 정서적 이해관계에 의한 것이라 봐도 됩니다.

 

 그러니까 정치인은 일차적으로는 정서적 이익을 제공하는 서비스 업자나 다름없습니다. 일단 그럴 수 있어야 실질적인, 올바른 통치행위 같은 걸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게 민주정입니다.

 

 그래서 2021년 초의 이준석과 2023년의 이준석은 완전히 다른 입지였던 것입니다. 2021년 초의 이준석은 다수의 국민의힘 지지층에게 정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입지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3년의 이준석은 그런 입지에 서 있지 못합니다.

 

 이준석은 기존 고객의 니즈를 무시했고, 보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려 했으나 불충분했습니다. 이 현실을 이준석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보기에 현재 이준석이 해야 할 것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숙이는 겁니다. 그가 해돈성왕 전하에게 숙일 필요는 없으나, 당원에게는 숙여야 합니다.

 

 

 

 

 

 

6) 이 와중에 경상수지는 사상 최악의 적자입니다.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황인식은 나빠도 너무나 나쁩니다. 문제가 깊고 어두워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손대야 할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야구에서 타격을 할 때 상대 투수가 던지는 공을 예측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예측이 되지 않는다면 보고 쳐야합니다. 예측을 한 다음 크게 휘둘러 넘기는 게 아니고, 배트를 짧게 잡고 보고 치기 쉬운 위치에 서야 합니다.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터진 후에, 예측 가능한 범위의 미래가 펼쳐질 거라 생각합니다.

극야(極夜)의 시대

정치 2023. 2. 27. 01:40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ERolQfkVWnU&t=35s

 

 

 

 

 

 

1) 위대(僞大)한 수령(囚囹) 문재인(紊災人) 동지(哃謘)의 시대는 기나긴 달밤과 같았습니다. 그 루나틱한 시기가 끝났을 때 나는 새 시대를 환영하였고, 나름대로의 기대를 품었습니다. 그러나 지우지 못했던 불안은 곧 현실이 되었고,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의 무단(武斷)한 독재 아래 기대했던 일출은 박명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바야흐로 극야(極夜)의 시대입니다.

 

 어둠의 지속은 별을 떨어뜨림으로 선언되었었습니다.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는 처음부터 반사체에 불과했기 때문에, 자체발광하지 못하십니다. 그리하여 천하는 깜깜해졌고, 대한민국의 본격적인 추락이 시작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떨어졌던 별이 다시 솟구쳐 올랐습니다. 깜깜함 속에 빛이 보이니 그것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그것만이 유일한 광원(光源) 입니다.

 

 

 

 

 

 

2) 돈을 번다는 건 남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고,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정치 유튜브를 보면 정치를 알 수 없고, 본 블로그와 정치 유튜브는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정치 유튜버들은 시청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러나 나는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방문하시는 분들이 가장 보고싶어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 시대의 문제 중 하나는 정치인들의 마인드가 정치 유튜버들과 비슷해졌다는 데 있습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직업으로, 돈과 권력을 얻기 위해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 다수가 돈을 벌기 위해 내키지 않아도 출근을 하는 것처럼, 정치인들도 그렇게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현실정치에는 많은 자금이 필요합니다. 고결한 마음가짐만 가지고는 현실정치에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저 돈과 권력만을 위한다면 그것은 정치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런 것은 권력놀음이고 속칭 정치질에 불과합니다. 물론 우리는 이 시대에 고결하고 도덕적인 정치를 거의 목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외가 있다면, 우리는 그 예외를 스스로 빛나는 별이라 불러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돈을 추구하여 정치질로 돈을 번다면 그것은 정당한 이익이라 할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남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은 그저 추종자들의 광신적 욕구를, 스폰서들의 이익을 충족시켜주는 존재여서는 안됩니다. 유감스럽게도 너무 많은 정치인들이 국가와 사회에 기생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정치질을 일삼는 부류에 고분고분해서는 안 됩니다.

 

 

 

3) 우리나라를 둘러싼 현실은 급격하게 변해가는데, 우리나라의 권력자들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을 추종하는 광신도들 또한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청년들의 극우화가 심화되는 것도 관측됩니다. 청년남성들 뿐만 아니라 청년여성들의 극우화도 점점 노골적으로 관측되는데, 우리나라의 K-페미니즘이 유독 극우적이라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적 기능이 약화되었습니다. 그보다는 특권을 나눠먹고 권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기성종교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그 속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지난 정권은 지나치게 좌파 포퓰리즘을 앞세워서 문제였는데, 이번 정권은 민생에 너무 무관심해 보이는 게 문제입니다. 모든 문제를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나서면서 포퓰리스틱하게 굴고, 정부의 부피를 키워나가는 것도 큰 문제지만 현 정권은 모든 문제를 전 정권 탓으로 돌리고,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사고는 치고 다니는데다 권력투쟁에는 적극적이니 현재의 지지율도 지나치게 높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라가 이런 식으로 굴러가서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대지에 응력이 누적되다가 파열되면서 그 에너지가 흔들림이 되는 것이 지진이듯, 그런 식으로 지금은 우리 사회에 응력이 누적되고 있는 중으로 판단합니다. 누적된 응력의 총량이 클수록 규모가 큰 지진이 일어나듯, 현재 우리 사회도 꽤나 큰 규모의 에너지가 누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최근에 세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여러 모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차이메리카 시대가 끝나고 미국이 제조업을 다시 살리려 하고,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오일과 가스를 생산하는 상황이지요. 기존의 질서가 유지될 수 없는 시대입니다.

 

 현 시대가 가진 문제의 기원을 이야기해보자면 일단 세계대전과 브레튼우즈 체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이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세계대전이 치러지는 과정 속에서 유럽 열강은 그들이 수백년간 축적한 부를 상실하였습니다. 유럽 각국이 모아뒀던 황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갔거든요. 심플하게 정리하자면 미국이 유럽에 군수물자를 공급하면서 유럽의 금이 미국으로 가버린 겁니다. 당시 미국은 전 세계 황금의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진정한 화폐였던 황금을 미국이 과점하게 됨으로 인해 자유시장경제가 붕괴해버린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1944년에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시키고, 그 외에 다른 나라의 통화는 달러에 고정시키는 브레튼우즈 체제가 출범합니다. 미국달러의 기축통화 시대가 열린 것이지요. 미국은 황금을 대신 달러를 세계에 풀게 됩니다.

 

 그러나 이 체제는 시작부터 붕괴 위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달러의 발권이 부족하면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위축됩니다. 그런데 반대로 달러를 너무 발권하면 미국의 금보유량보다 달러가 많아져서, 금본위제가 붕괴하게 됩니다. 예일대 경제학 교수였던 로버트 트리핀은 이러한 브레튼우즈체제의 패러독스를 이야기했고, 이후 미국달러기축통화체제의 이러한 문제를 트리핀 딜레마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1960년대가 되자 유럽과 일본이 보유한 달러자산 총액이 미국이 보유한 금의 총액을 상회하게 됩니다. 유럽과 일본이 보유한 달러를 금으로 바꿀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지요. 그에 1961년 미국은 금값을 찍어누르기 위해 금값안정기금을 만들었고, 그 부담 중 50%만 자국이 부담하였습니다. 나머지는 영국,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10%씩 부담하게 하고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가 3%씩 부담하게 했지요.

 

샤를 앙드레 조제프 마리 드골

 이에 결국 드골의 프랑스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프랑스는 금본위제로의 복귀를 주장하며 프랑스가 보유한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기를 요구했지요. 그에 미국은 결국 1969, 금본위제로의 복귀 대신 IMF의 특별인출권(SDR) 도입이라는 프랑스의 요구를 들어줍니다. 이 제도는 IMF에 출자금을 낸 가맹국이 국제수지가 악화되었을 때 무담보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남작

 특별인출권이라는 아이디어는 케인스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케인스는 브레튼우즈 체제에 반대했고, 금본위제를 폐기하고 금과 동등한 위치를 지니는 새 화폐를 만들자고 제안했었지요. 당시에는 케인스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자 케인스가 옳았었다는 게 증명되었고 결국 드골의 프랑스에 의해 특별인출권이 도입된 것입니다. 현재 특별인출권은 미국달러, 유로, 파운드, , 위안이 섞여 있는 유가증권입니다.

 

린든 베인스 존슨

 문제를 악화시킨 주범은 1963년부터 재임한 린든 존슨이었습니다. 그가 베트남전쟁에 개입하면서 미국 재정은 답이 없어졌고, 브레튼우즈 체제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달러를 찍어냅니다. 그에 결국 브레튼우즈 체제는 심각하게 신뢰를 잃게 되었고, 1971년에는 서독이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탈퇴해 버립니다. 스위스와 드골의 프랑스, 스페인은 가지고 있던 달러를 미국에서 금으로 태환해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89일에는 영국이 미국에 30억달러를 금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합니다. 미국은 국가부도 직전에 몰리게 되지요.

 

리처드 밀하우스 닉슨

 그리고 며칠이 지난 15,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언급해온 그 닉슨 쇼크가 터집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금태환을 중단해버린 겁니다. 실질적으로 이 때 금본위제는 붕괴합니다. 공식적인 금본위제 폐지는 1974년입니다만, 닉슨쇼크 때 실질적으로 폐지된 겁니다.

 

 

 

 

 

 

5) 상기한 만행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기축통화 체제는 유지됩니다. 일단 달러를 기축통화로 써왔다보니 바꾸기 어려운 면도 있었고, 미국달러보다 기축통화로 더 나은 통화가 없는 게 근본적인 문제였습니다. 미국이 신용을 크게 잃긴 했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보다는 신용이 나은 상황이라 달러를 계속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후 이 업보로 인해 유로의 반격을 세게 받게 되었다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로는 세계인들을 실망시켰고, 지금도 달러가 다른 통화보다는 그나마 낫기 때문에 달러기축이 유지되고 있긴 하지요.

 

 닉슨쇼크는 달러 환율을 망가뜨리는 방향으로 전개되었고, 결국 오일쇼크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이후 어쨌든 그 수습에 나서야 했고요. 단적으로 이야기해 닉슨쇼크와 오일쇼크가 현 체제를 만들었습니다. 열강의 시대가 진정으로 붕괴한 시점은 오일쇼크 시기이며, 케인지언 시대의 종식도, 속칭 신자유주의의 대두도 오일쇼크로 인해 생겨났습니다. 속칭 금융자본주의는 유가를 통제하기 위해 발전하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고, 이후 공업국과 산유국의 갈등이 지속되며 때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1970년대의 일본

 미국은 산유국이지만 그 이상으로 오일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포지션은 공업국에 해당해 왔습니다. 오일쇼크 이후 미국과 영국이 군사, 외교, 금융으로 산유국을 어느 정도 통제하면서 세계를 주도하게 됩니다. 다만 오일쇼크 이후 미국과 유럽의 공업은 쇠퇴일로를 걷게 되고, 이 시기에 연비가 좋은 자동차를 만든 일본이 크게 성장하여 미국에 공포감을 안겨줍니다. 이후 일본의 성장은 잘들 아시는 플라자합의로 꺾이게 되지요. 그리고 이렇게 일본까지 꺾이는 빈틈을 노려 성장하게 된 게 우리나라, 그리고 중국입니다.

 

 냉전에서 승리한 미국은 달러를 발행하고, 그 발행한 달러로 일본, 한국, 중국, 대만이 생산한 물건을 구매하는 체제를 구축합니다. 이 체제를 차이메리카(차이나+아메리카) 체제라 부릅니다. 금융위기 이전의 미국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면 자유화와 민주화가 이루어져 서방 세계로 편입될 것으로 기대하였습니다.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한 것이었지요.

 

 그러나 미국의 기대와 달리 중국은 자유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이라크전쟁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해 양적완화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또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었으니, 미국 제조업의 심각한 붕괴였습니다.

 

 

 

 

 

 

 

6) 글로벌금융위기는 중국을 패권도전에 나서게 만들었습니다. 금융위기 이전의 미국은 중국이 감히 근시일 내에 도전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으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해볼 만한 상대로 판단하게 된 것입니다.

 

 금융위기가 있었던 해 치러진 베이징올림픽과 남오세티야 전쟁은 냉전 이후의 짧은 전간기의 종식이었고, 신냉전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진핑이 집권하고 푸틴이 크름반도를 강점하던 무렵만 해도 신냉전의 어두운 그림자가 체감되지는 않았었지요.

 

 본격적인 신냉전의 시작은 아마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당선으로 정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두 사건은 일종의 투표 사고에 가까웠다는 느낌인데, 아주 복잡다난한 문제를 낳았습니다. 일단 두 사건 모두 민주정을 의심하게 만들었지요. 특히 권위주의 국가에서 말입니다. 브렉시트는 유로의 실패 선언이나 마찬가지였고요,

 

 도널드 트럼프가 일으킨 문제들은 너무나도 답이 없는데, 그가 저지른 잘못에 비해 우리나라 청년남성들과 우익 사이에서의 그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도 긍정적이라 우려가 큽니다. 일단 현재의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의 트리거는 도널드 트럼프였습니다. 미국과 세계 경제에 큰 대미지를 준 미국 대통령을 넷 꼽자면 위에 이야기한 린든 존슨과 리처드 닉슨, 아들 부시,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미국과 세계를 망친 4인방. 왼쪽부터 린든 존슨, 리처드 닉슨, 조지 부시, 도널드 트럼프

 린든 존슨은 베트남전과 무분별한 돈풀기로 미국의 재정을 망가뜨리고 무분별하게 달러를 발행함으로 브레튼우즈 체제가 망가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리처드 닉슨은 닉슨 쇼크의 주범이었고, 오일쇼크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아들 부시는 다들 아시다시피 이라크전을 일으켜 미국의 재정을 망가뜨렸고, 서브프라임모기지와 리먼사태의 책임이 있기도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적 과오도 위의 인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닉슨 이상의 정치적인 과오가 추가되긴 합니다만. 일단 트럼프는 포퓰리스트로 금융시장에 의도적인 과열을 만들었고, 양적완화의 상환을 적극적으로 막았습니다. 그리고 자유무역의 원칙을 어기고 관세를 통한 무역전쟁을 일으켰지요. 트럼프의 관세질은 동맹국에도 무분별하게 날아들었고, 서방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미국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가지게 만들었었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동맹국에 군사적인 압박도 서슴잖았고, 그와 대조적으로 러시아에는 가장 좋은 미국 대통령이었습니다.

 

 그의 임기말 터진 COVID-19는 재정적으로 여력을 확보하지 못했던 미국에게 천문학적인 부채를 선사하였습니다. 달러가 너무나도 흔해졌고, 이미 무역전쟁으로 삐그덕대던 글로벌 공급망이 완전히 망가지면서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일어납니다. 그에 작년부터는 연준이 오일쇼크 시대를 연상시키는 금리인상에 들어갔지요.

 

 금융시장의 투기꾼들은 버블을 일으켰던 트럼프를 찬양하고, 버블을 수습중인 날리면에 저주를 퍼붓습니다. 그야말로 일자무식한 행위입니다.

 

 

 

 

 

 

 

7) 최근 들어 미국은 자국의 제조업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타국과 전쟁을 벌여 고립되는 유사시를 대비해 미국은 충분한 공업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세계대전 당시의 압도적인 공업력이 더 이상 미국에 남아있지 않다는 걸 깨달은 것이지요. 쉽게 이야기해 이제 미국은 소재부터 완성된 무기까지자체적으로 만들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트럼프를 당선시켜버린 러스트벨트 문제도 더 이상 좌시가 불가능해졌습니다. 미국은 어지간해서는 시장주의적으로 행동하는 나라지만, 미국 민주당은 이제 러스트벨트에 뭔가 해 줘야 트럼피즘의 침식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제조업을 다시 살리고자 하고 있고, 이 문제에서만큼은 트럼프의 공화당과 날리면의 민주당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제조업을 육성하는 건 브레튼우즈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보니 미국 스스로도 당황스러워할 법한 상황이 발생 중입니다. 현재 미국은 인력이 계속 부족하고, 인플레이션이 잘 꺾이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코로나로 인력이 줄어들었는데 일자리는 계속 생기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고, 임금이 오르니까 금리가 오르더라도 구매력이 있고, 구매력이 있으니까 인플레이션이 잘 안 잡힙니다. 그리고 연방정부와 연준은 이 상황을 이용해서 고용을 강하게 유지하는 가운데 연착륙을 시키려 하고 있지요.

 

 문제는 그렇게 미국이 미국부터 챙기는 게 미국의 동맹국들, 특히 우리나라같은 제조업 국가한테는 큰 부담이 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이 생산을 하면 미국이 소비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저렴하게 물건을 쓸 수 있었고, 한국과 일본과 중국은 돈을 벌었지요. 그런데 이제 미국이 생산을 직접 하니까 미국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고, 우리나라는 돈을 못 벌게 된 겁니다.

 

 본질적으로 차이메리카는 지속 가능한 체제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는 열심히 일해서 생산하는데, 한쪽은 돈을 찍어서 소비만 하는 체제가 지속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브레튼우즈부터 차이메리카까지 지속되어온 경제사적 시각만으로 보면, 미국의 추락과 중국의 부상이 필연적인 것입니다. 미국은 지은 죄가 크고 무겁고,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기능하며 전 세계 사람들이 중국 없이는 못 살게 만들어버렸으니까요.

 

 다만 문제는 중국의 소프트 파워와 리더십에 있습니다. 미국은 강한 소프트 파워를 가진 국가고, 선행도 많이 했고, 친구도 많습니다. 그러나 중국에게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8)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문명은 석유 문명입니다. 19세기는 석탄과 증기기관 위주의 벨 에포크 시대였고, 이후 20세기는 석유를 앞세워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시대였지요. 메리카 제국의 시대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의 권력과 갈등 중 아주 많은 부분이 오일에서 비롯됩니다. 그런데 이 오일문명이 근래 들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곡점의 일차적인 계기는 911 테러였습니다. 911 테러를 저지른 테러범들 가운데는 사우디인이 많았는데, 의문스럽게도 이 사우디인들은 금수저들이었습니다. 이후 미국의 조사 결과 사우디 정부이 911 테러에 관여했을수도 있는 정황이 포착되었었습니다. 해당 조사 문서는 오랫동안 기밀로 유지되어오다 2021년에야 공개되었는데, 사우디 정부가 개입한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는 게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빈살만이 권력을 쥔 이후로 미국과 사우디는 더 이상 우호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푸틴의 크름강점과 오바마의 셰일혁명은 본격적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도 이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빠집니다. 크름강점 이전 유가는 고공행진 중이었습니다. 러시아는 고유가 시대에 막대한 돈을 벌면서 잘 나가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푸틴이 크름반도를 강점하면서 오바마의 미국은 셰일혁명의 엑셀을 밟습니다.

 

 그에 대한 사우디와 중동 산유국들의 대응은 치킨게임이었습니다. 미국 셰일 채굴업자들의 손익분기점은 당시 배럴당 $75 수준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우디는 겨우 $25였지요. 치킨게임에 앞장선 사우디는 2015년에 원유가격을 배럴당 $30 수준으로 떨어뜨립니다. 저유가 시대의 개막이었지요. 그에 미국의 셰일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었습니다. 201411월 대비 201511월에 미국에서 가동중인 셰일 채굴기는 20% 수준에 불과했었습니다. 이후 셰일업계의 생존자들은 기술을 개발해 손익분기점을 $45 수준으로 끌어내립니다만, 코로나 인플레이션 이전에는 적자를 면할 수 없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 배경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산유국과 미국의 상태가 영 좋지 못하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크름강점 이후 산유국들이 뭉쳐 한통속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치킨게임을 틈타 패권도전을 천명한 게 중국이었지요. 미국과 사우디, 러시아가 혈투를 벌인 저유가는 세계의 공장 중국에 축복이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시진핑이 패권도전을 선언하기 이전까지, 중국이 그렇게 흑화될 것으로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었습니다. 후진타오 시대의 중국은 지금의 중국과는 전혀 다른 나라였지요.

 

 한편으로 유럽은 오일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위주로 새 판을 짜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습니다. 그 배경에는 지구온난화라는 명분도 있었지요. 극우파들은 지구온난화 자체를 사기극으로 규정하고 거부하려 합니다만, 극우파들 뒤에 푸틴이 있다는 걸 언제나 염두에 둬야 합니다. 나는 유럽 주류 또한 지구온난화를 핑계로 개발도상국의 도전을 막으면서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같은 사건을 터뜨리고, 그로 인해 중국을 성장시켜줬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구온난화 자체는 명백한 과학적 사실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오일쇼크 이후로, 어쩌면 세계대전 이후로 계속되어온 산유국들의 도전장일 수 있습니다. 만만한 줄 알고 우크라이나를 때렸는데 망신만 당하는 중이지요.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은 망가졌고, 세계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미국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발돋움 중입니다. 그리고 유가는 미국의 셰일업체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요. 단언컨대 적당한 고유가는 미국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과 트럼프 편을 들고 날리면 대통령을 모함하던, ‘왜 셰일 증산 안 하느냐고 소리치던 바보들은 상황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9) 문제는 미국의 자국중심주의입니다. 미국은 닉슨쇼크때도 그러하였듯, 진짜 위기를 맞이하면 우방이고 동맹이고 약속이고 다 무시해버리고 철저한 자국중심주의로 일관해버리곤 합니다. 그러니까 사실 미국의 핵우산 약속도, 미국의 대중국 제재 동참 요구도, 미국에 공장을 지어달라는 요구도 일정 이상 신뢰하고 협조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최근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및 포드의 IRA 회피 같은 걸 보면 미국의 위신이 추락한 지 오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러면 결국 중국에게 계속 추가적인 득점 기회가 생깁니다. 우리는 독자적인 생존방안을 모색해야 하고요.

 

 초강대국 미국은 닉슨쇼크와 플라자합의와 차이메리카로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행위들은 미국의 미래를 갉아먹었고, 이제는 미국도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양자(養子)격으로, 그리고 중국의 중간재 공급국가로 차이메리카 시대에 고도성장을 했던 우리는 이제 전에 없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지난 위수문동(僞囚紊哃) 정권은 위기대비는 커녕 없던 문제도 창조하면서 화살비 속에 맨몸으로 출진하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현 해돈성왕(海豚腥王) 윤석열(蝡螫趔) 전하께서는 이런 문제를 염두에 두긴 하시는 것인지 심각하게 의문입니다.

 브금. 용궁과 추종자들께 추천하고 싶은 명곡입니다.

 

https://youtu.be/eLXXFVNFKww

 

 

 

 

 

 

 

1) 며칠 전에 일한 오마르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축출당했습니다. 그에 그녀의 동료인 AOC(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분개하여 일장 연설을 했습니다.

 

 일한 오마르는 AOC, 라시다 탈리브, 아야나 프레슬리와 함께 ‘The Squad’, 우리나라에서는 통칭 4인방으로 불리던 미국 민주당의 급진주의 하원의원입니다. 이후 이 스쿼드에 5명이 늘어나 지금은 9명입니다. 자말 보우먼, 코리 부시, 서머 리, 그렉 카사르, 델리아 라미레즈가 합류했습니다.

 

 2018년에 처음 당선된 오마르는 소말리아 출생의 82년생 여성으로 무슬림입니다. 오마르는 2021610일에 "우리는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같은 수준의 책임과 정의를 가져야 한다", "우리는 미국, 하마스, 이스라엘,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탈레반에 의해 저질러진 상상할 수 없는 잔혹 행위를 보아왔다."같은 발언을 트위터에 남겨 미국을 발칵 뒤집은 적이 있었는데요. 이후 시간이 지나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자 오마르를 결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축출한 것입니다.

 

 이에 AOC‘911 테러 이후 무슬림을 혐오해온 역겨운 유산, 유색인종 여성에 대한 인종차별과 폭력 선동같은 발언을 하면서 폭발했는데, 내가 AOC나 오마르 같은 스쿼드에 절레절레 고개를 가로젓기는 하지만 공화당도 왜 이렇게까지 예전 일을 가지고 긁어 부스럼을 만드나 모르겠습니다.

 

 

 

 

 

 

 

2) 나는 미국 민주당의 좌경화에 꽤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이 재선되면 아마 6년은 민주당 주류가 미국과 세계를 지킬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 다음은? 어쩌면 미셸 오바마나 카멀라 해리스가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지요. 거기까진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AOC의 성장세를 보면 나는 언젠가는 AOC가 대통령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AOC는 현재 고령인 버니 샌더스의 후계격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날리면 대통령과 버니 샌더스는 그리 사이가 나쁘지 않은 편인데, 날리면 대통령이 당내 인사와 두루 친한 호인이자 신사라는 면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 때문인지 날리면 대통령은 AOC에 대해 그다지 적대적이지 않고 오히려 키워주는 모양새인데, 낸시 펠로시도 어째 마찬가지입니다. 막상 AOC는 펠로시에 여러 번 되바라진... 것도 넘어서서 도전장을 내민 수준으로 대했다고 생각하는데, 펠로시가 보기엔 그래도 스쿼드가 민주당 후계자들로 보이는지 관대합니다. 근래 보면 존 케리까지 AOC하고 함께 행동하며 AOC를 차세대 주자로 키우는 모습이 관측됩니다. 날리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존 케리, AOC는 마침 같은 가톨릭 교도이기도 합니다.

 

 즉 현재 미국 민주당은 배타적인 집단이 아니고, 파벌이 다르더라도 후계를 키우고 극단화된 공화당의 공격에서 미국을 지키려는 그룹이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 민주당 내 가톨릭 그룹은 나름대로의 유대감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주류가 사멸한 공화당은 내가 보기엔 그냥 절대 집권하면 안되는 그룹입니다. 그런데 AOC가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머리가 아픈 일입니다. 내가 AOC의 모든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AOC는 진짜로 자본주의 폐지를 부르짖는 사회주의자입니다. 샌더스보다 더 왼쪽에 있어요.

 

 

 

 

 

 

3)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수 있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상원에서는 어찌되나 모르겠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푸에르토리코는 올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푸에르토리코는 COVID-19 사태에서 미국령이긴 하지만 미국의 주가 아니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했습니다. 또한 트럼프는 푸에르토리코를 그린란드와 바꾸자느니, 팔아 버리겠느니 같은 망언도 한 적이 있었지요.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된다면, 일정 이상 COVID-19와 트럼프 때문일 겁니다.

 

 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된다면 민주당 주가 될 거고, 어쩌면 AOC의 서포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AOC는 집안이 푸에르토리코계입니다. 부계와 모계 모두 그러합니다.

 

 나는 미국 민주당의 장기집권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푸에르토리코의 주 승격을 강하게 응원합니다. 현재 미국 공화당은 네오콘이 당내 온건파 취급받는 수준이 되어버려서 절대 집권해서는 안 됩니다.

 

 

 

 

 

 

4) 최근에 우리나라의 핵개발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중적 관심은 그리 크지 않은 것도 같지만, 미국에서는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판단하고요. 사견으로 해돈성왕 전하의 성격을 감안할 때 그냥 어느 날 개발 시작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관련하여 나의 기본적인 견해는 우리나라가 핵개발을 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고, 그것으로 얻는 것은 더 작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강하게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지금은 우리나라가 핵개발에 도전해볼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일단 명분은 있습니다. 북핵을 해결하고자 했던 모든 시도는 실패했고, 이젠 북한이 핵보유국인 건 거의 공인상태입니다. 거기에 트럼프 시대는 미국을 심각하게 의심하게 만들었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핵보유국으로 얻는 특권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모두가 목격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핵을 개발했을 때, 미국이 진짜로 우리나라와 적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입장에서 최악의 경우는 핵보유국 대한민국이 레드팀이 되는 겁니다. 미국은 그것만큼은 막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일단 우리나라가 핵개발을 하면 우리나라를 참교육해서 개발을 막으려 들겠지만, 실제로 개발하고 나면 적대하지 않으려 할 겁니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미국의 양자같은 포지션이었다는 건 올바르게 인식해야 합니다. 미국은 우리나라를 잘 대해 왔습니다. 만약 우리가 핵개발을 하게 된다면, 이 부자와 같은 관계는 깨지게 됩니다. 핵개발을 한다는 건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열강이 되겠다는 선언과 같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우호적으로 지낼 필요가 있는 잠재적인 도전자가 되는 겁니다. 그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언젠가는 패권을 노릴 수 있는 국가로 취급받게 될 겁니다.

 

 일본이 미국에게 공포를 안겨줬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 결론은 플라자합의였지요. 우리나라가 핵개발을 시작하면 우리나라도 그런 거 얻어맞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성기 일본에 비하면 체급이 많이 가벼운 나라라서, 미국이 참교육을 시전하면 진짜로 아플 겁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사람들 중 다수는 미국과의 특수한 호혜적 관계가 끝난다는 게 어떤 미래를 초래할지 짐작하지 못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미국을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믿어도 좋은가에 있습니다. 일단 나는 날리면 대통령을 신뢰합니다. 아버지 부시, 빌 클린턴, 아들 부시, 오바마도 동맹국 입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트럼프만큼은 신뢰할 수 없습니다. 아들 부시나 오바마, 날리면 대통령은 유사시 핵우산의 약속을 지킬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는 트럼프가 핵우산 약속을 지킬 거라 믿을 수 없습니다.

 

 트럼프 하나만 문제가 아닙니다. 나는 공화당의 주류가 된 팔레오콘 전반이 똑같다고 봅니다. 네오콘이 영웅놀이에 심취한 바보들이었다고 한다면, 팔레오콘들은 그냥 빌런입니다.

 

 나는 미국을 신뢰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트럼프의 집권으로 상실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여전히 강성하며 트럼피스트에 의한 장악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5) 위대(僞大)한 수령(囚囹) 문재인(紊災人) 동지(哃謘)의 집권기간은 문화사적으로 우리나라에 중요한 지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 쌓아온 모순과 망상이 폭발한 시기였지요.

 

 수령동지의 집권 초기, 절대다수의 국민들은 수령동지의 성공을 믿었고, 또한 기원하였습니다. 나는 그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으나 소수자에 불과했지요. 수령동지를 비판하는 것은 무질서하고 부도덕한 행위처럼 받아들여졌던 시기가 있습니다. 그 상태는 우리 사회의 모든 모순을 함축적으로 드러내 줬었습니다. 그렇기에 작금의 혼란과 망조는 필연적입니다.

 

 내가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들어본 모든 말 중 가장 무서웠던 말이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거 다 해였습니다. 그 문구는 혁명적인정치권력과 유착하고 있었고, 그것은 민주정의 종언이나 다름없었습니다. 2017년 봄의 집권부터 2020년 여름의 어느 날까지, 3년 동안 우리나라는 수령동지 세력의 절대적인 지배 아래 있었습니다. 시장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말입니다.

 

 

 

 

 

 

6) 우리나라 사람들 다수의 정서 밑바탕에는 피해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그건 한의 정서라 할 수 있지요. 우리는 본래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인데,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제점령했고 겨우 독립했지만 열강에 의해 찢어졌고,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겪었다. 라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본 역사관이고 민족 의식입니다.

 

 수령동지의 집권은 국민적 피해의식의 발로였고, 충족이었고, 망상의 실천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시대를 지나 포스트 문재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대깨윤과 개딸의 시대를.

 

 피해의식과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편적 근간에는 대단히 감정적인 기질과 권력에 대한 탐욕, 그리고 낮은 자존감과 높은 자존심이 있습니다. 상기한 피해의식과 이런 근간은 모두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맥락 문화의 고간섭 사회고, 권위주의적인 사회입니다. 눈치가 부족하면 공격받고, 성장 과정에서 주변에 맞추고 권위에 맞추는 걸 훈련받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성장과정에서 많은 심적 상처를 안게 되고, 심리적으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고 자존감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년이 됩니다.

 

 K-페미니즘은 이런 조건에서 사회 전반을 망가뜨리는 정신적 전염병이 됩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진 낮은 자존감과 높은 피해의식은 페미니즘에 깊게 감염되기 쉽게 합니다. 일정 연령대 이상 남성들이 페미니즘의 해악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어차피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식을 주입받거나 권위와 주변을 따르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알아보고 깨닫고 기존의 판단이나 지식 체계를 수정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을 때 고집을 부리고 떼를 쓰는 걸 종종 봅니다. 그 모습은 어린 아이가 떼를 쓰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성인이 되어도 마찬가지인 겁니다. 성장 과정에서 이성적으로 잘 생각해서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게 아니라 그저 더 이상 떼를 부려도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아서 그런 행동을 중지했던 것일 뿐,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가지게 되면 다시 떼를 쓰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7) 상기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지난 세월동안 눈부시게 성장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상호간에 의식을 많이 하고 자존감이 약한 문화가 고학력 대한민국을 만들었고, 열심히 일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도 했거든요.

 

 그러나 이제는 한계에 부딪쳤습니다. 누적된 문제와 모순들이 국가와 민족과 사회를 짓눌러 압사위기에 이르고 있습니다.

 

 헤아려보고 싶습니다. 용궁의 해돈성왕(海豚腥王)께서 대체 왜 저러는지요. 그러나 아무리 짐작하려해도 저 자기 파괴적인 행동의 동기에 어떠한 심오함이나 통찰, 고귀함 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 뿐입니다. 권력을 쥐었으니까 그저 방만하고 제멋대로 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한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와 명신왕후(命新王后) 전하를 보며 그 부덕함에 대한 충언을 하지 못하고, 간신처럼 받들어모시고 지키려고 하고 있는 자들을 보고있자면 과연 대깨문과 대깨윤은 형제자매와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생각하는 걸 포기하고 특정한 도그마에 취하면, 그 믿음이 깨지기 전까지는 행복한 법이지요. 그러나 살아간다는 건 본질적으로 번민의 연속이며,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무질서도에 대한 저항이기에 편안하고 지속적인 행복따위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표만한 이성이라도 있다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가진 모든 전통과 근본이 사멸중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와 명신왕후(命新王后) 전하는 국민의힘에 그 근원을 두고 계시지 않습니다. 그리고 천공 교주 또한 그러합니다. 현재의 국민의힘이 가진 것은 그저 행정권력뿐입니다.

 

 존중이란 두려움에서 나오는 법인데, 전하 내외께서는 너무나도 용감하여 두려움같은 일반적인 감각을 미처 느끼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용궁 바깥 세상은 무서운 곳입니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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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금

 

https://youtu.be/mxJmvbaC104

 

 

 

 

 

 

1) 이번 설 연휴에 거리에 나가 사람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패딩 공화국이네.’ 평소에도 우리나라가 패딩 공화국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요. 명절에도 이 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마지막 날 빼면 1월 설 치고 그렇게 추운 설은 아니었거든요.

 

 사람들의 복장이 캐주얼해진 건 하루이틀 일은 아닙니다만, 이젠 설에도 갖춰입은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나의 느낌입니다. 1990년대를 생각해보면 그때만 해도 설에는 한복을 갖춰입은 사람이 많았고, 정장은 더 흔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복장으로 다닙니다. 명절에조차 빼입지를 않는것이지요.

 

 

 

 

 

 

최근에 넥타이로 가장 화제가 된 인물

2) 최근에 관측되는 모습 중 하나가 넥타이의 사멸입니다. 출근한 직장인 중에도 넥타이를 매지 않은 사람을 보기 쉬워졌지요. 블레이저를 입더라도 구두가 아닌 운동화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들도 흔해졌고요. 퇴근하는 전철을 보면 거의 다 패딩에 운동화지요.

 

 여성들의 경우 몇 번 이야기했듯 메갈리아의 출현 이후 복식과 미용에 소비하는 금액이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그리고 혼인율과 출산율이 급감했지요. 대신 여성들은 소형 SUV와 떡볶이에 돈을 썼고, 그건 떡볶이 가격의 가파른 인플레이션과 소형 세단 및 해치백의 사멸로 이어졌습니다.

 

 한편으로 나는 이 현상이 페미니즘 외에도 많은 부분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초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예전에는 주변과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다녔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제법 다수가, 특히 여성들은 더더욱 걸을 때도 스마트폰을 봅니다. 주변을 보지 않아요. 주변 사람은 더더욱 안 보고.

 

 단적으로 이야기해 나는 사람들이 아싸화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세대가 내려갈수록 집단적인 아싸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흔히 이야기되는 청년층의 문해력 저하라거나, 청년층의 사회성 부족같은 식으로 문제가 드러나는 중이라 생각하고요. 그나마 현 20대는 아동기나 성장기 때 스마트폰을 쥐고 자라지 않은 사람들이 다수일 텐데, 아동기부터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자란 세대가 사회에 나왔을 때 어떤 모습이 될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3) 한편으로 나는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를 지켜보면서 쭉 받는 느낌이, 근본적으로 예의가 없고 제멋대로인 타입이라는 겁니다.

 

화이트 코드가 완벽했던 수령님

 단적으로 이야기해 나는 해돈성왕 전하가 취임 후 드레스 코드를 격식에 맞춰 입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화이트 코드는 물론이고 블랙 코드도 본 적이 없고요. 대조적으로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푼 건 봤단 말이지요. 쩍벌이라거나 후보 당시 논란이 있었던 열차 맞은편 의자에 발을 올리는 등의 무례에 일상적인 막말은 덤입니다. 단언컨대 나는 해돈성왕 전하같은 자유 세계 국가수반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특정한 포멀함을 굳이 아무 데서나 강요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행의 강요라거나 지나친 스타일의 강요에 대해서도 부정적입니다. 부두노인(腐頭老人) 류시민의 다른 모든 건 내가 부정하더라도 빽바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지요. 국회에 참석하는 의원의 코디는 묵시적인 룰이지 규정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제적인 행사를 다니는 국가수반이 해돈성왕 전하처럼 하고 다니는 건 문제의 여지가 있어요.

 

 한편으로 2021년에 맛서인은 텐노 즉위식에 참가하면서 드레스 코트(연미복 중 석례복)차림을 한 리락연 동지에게 연미복은 일본 제복이라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시비를 걸어 이슈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맛서인이 리재명 두목의 측근이라는 건 다들 아실테고. 연미복이 일본 제복이라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일본에서는 연미복도 거의 모닝 코트만 입는다는 점에서 더더욱 무식함을 드러내는 발언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일본 대신들은 모두 모닝 코트를 입은 사진이 있는데, 입헌군주제인 일본은 내각이 출범할 때 대신들이 모두 텐노에게 임명장을 받습니다. 그 때 모닝 코트를 입고 밝은 회색 넥타이를 매는 게 예의라서 모두 모닝 코트가 있고, 격식이 필요한 행사에서 그것을 종종 입습니다.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는 공화국이다보니 복식이 좀 더 간소해지기 쉬운 편입니다.

 

 

 

 

 

 

 

 

4) 정장의 쇠퇴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스마트폰 시대는 전 세계에 평등하게 각 분야의 종말을 초래하고 있지요. 금세기 들어 일어난 이공계의 약진과 인문계의 쇠퇴도 우리나라에만 일어난 일은 아니고, 본문에서 언급하는 모든 것은 거대한 시대변화의 일부일 겁니다.

 

 이 시대의 비즈니스 룩에 제법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이 현용 스마트폰의 창조주, 스티브 잡스입니다. 잡스가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입었던 스웨터와 리바이스 진, 뉴발란스 운동화가 많은 영향을 줬지요. 저커버그도 티셔츠와 진을 주로 입습니다. 잡스와 저커버그가 그러니까, 불편한 정장보다 캐주얼하고 편한 차림이 창조적인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 일반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복식은 이제 신분을 증명하지 않게 되었고, 격식을 얼마나 차리느냐의 문제가 되었을 뿐이지만 이젠 굳이 격식을 차릴 일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생각이 보편화된 것 같습니다.

 

 문제는 사회 전반적으로 아예 예의와 격식과 정중함이 없어졌다는 느낌이 있다는 것입니다. 국가의 개인에 대한 간섭과 감시가 증가했다는 사회변화가 그런 변화에 일조하고 있을 것입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199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는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웠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공권력이 개입하기에 앞서 사적인 해결이 지금보다 쉬웠고, 그게 일반적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로 인한 문제도 많았지만 어쨌든 그런 사회에서는 상호간에 더 조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촉법소년 같은 문제는 거의 없었고요. 즉 지금보다는 법보다 도덕이 중요한 사회였다는 것입니다.

 

 법률은 본질적으로 권력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습니다.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강조되는 건 전통적으로 덕치였지 법치가 아니었습니다. 도덕이 붕괴하고 법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타락한 권력자들이 날뛰는 디스토피아에서 살며 돌아보면 왜 선인(先人)들이 덕치를 중시했는지 알법합니다.

 

 

 

 

 

 

 

5) 복식을 갖추는 건 일종의 예의이고, 비언어적 소통 수단입니다. 과거에는 옷차림을 보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계급인지 알 수 있었지요. 그 의미는 시대가 지날수록 축소되었습니다만, 그래도 최근까지는 꽤 남아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페미니즘이 퍼지는 2010년대를 지나면서 빠르게 축소되다가 COVID-19로 언택트 시대가 열리면서 포멀함이 크게 쇠락한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포멀하게 입지 않더라도 멋지고 아름답게 차려입은 사람을 보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현상조차 많이 사라졌습니다.

 

 나는 오버핏과 래시가드의 유행을 단순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00년대에 스키니진과 노출패션이 유행할 때, 나는 그것이 모더니티라 생각했습니다.

 

 인체를 본질적으로 부정한 것으로 보고 숨겨야 할 것으로 보며, 현세보다 내세를 중시하는 것을 하나의 고전적 관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인본주의가 싹트고 성장하면서 인체는 아름다운 것이고, 긍정받아 마땅하다는 관점이 부흥합니다. 그래서 문화가 발달할 때 패션은 노출과 몸매를 드러내는 것을 긍정하게 됩니다. 세계대전 이후 오랜 세월동안 여성복의 노출도가 점점 올라갔다는 걸 복합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문명을 파괴했고, 스마트폰 시대는 타인을 바라보는 것을 중단시켰습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소녀시대가 입던 스키니진은 청년들 사이에서는 엄마 바지라거나 아줌마 청바지 취급받게 되었고, 노출도가 높은 옷을 입은 여성들은 페미니스트들에게 공격받게 되었습니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던 문화는 문명의 파괴자들에 의해 서로 혐오하고, 외면하고, 공격하는 것으로 변질되었습니다. 도덕과 규범과 정중함은 쇠락하였습니다. 멍청함이 직업병인 판사들과 잘못된 신념을 가진 법조인들, 원하는 모든 것을 가르는 권력자, 위선적인 기득권 단체들, 그리고 그것을 추종하는 다수가 그 주체입니다.

 

 

 

 

 

 

상의만 19세기 스타일입니다

6) 한편으로 남성 복식의 장기적인 변화 방향은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아졌다는 걸 일관적으로 의미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고전 만화 캔디캔디 원작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캔디스 화이트가 아치볼드(아치볼트)를 처음 만날 때 아치는 화려한 블라우스를 입은 걸로 묘사됩니다. 캔디캔디의 시대적 배경은 1차 세계대전 시기인데, 실제로 1차 세계대전 당시만 해도 남성이 레이스로 장식된 블라우스를 입는 건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남성도 화려하게 입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었다는 말이지요.

 

 남성복이 간소화되고 장식이 빠지게 제약된 건 주로 세계대전과 미국의 영향이라 생각합니다. 세계대전은 정말 많은 걸 바꿔놓았는데, 세계대전 이전에는 각국의 군복이 화려했었습니다. 당시의 정장인 프록 코트를 그대로 화려한 군 정복으로 쓰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군사기술이 발달하면서 은폐가 중요해졌고, 각국이 진심으로 싸우는 대전을 거치면서 군복이 보호색으로 변해버립니다. 질병을 방지하고 부상을 입었을 경우, 또는 화학무기에 노출되었을 경우 치유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머리도 짧게 자르는 게 일반화되고, 수염도 면도해버리게 되지요. 이런 변화를 겪으면서 복식도 간소화되었고, 장식이 최소화된 복식과 차림에 신경을 크게 쓰지 않는 것이 남성다운 것으로 간주되게 됩니다. 남자아이가 스커트를 입지 않게 된 것도 의외로 2차 세계대전 시기부터입니다. 그나마 장식적인 부분이 남아있던 게 넥타이였는데, 최근에는 그것조차 사라지는 중이지요.

 

19세기 말의 남자아이는 이런 식으로 입는 게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전후 복식에서의 미적인 부분을 거의 여성복이 독식하게 되었고, 나는 이것이 여성의 사회적인 계급을 끝없이 올리고 남성의 사회적인 계급을 추락시키는 한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복식에 의한 사회적인 지위가 갈렸던 예시

 복식은 그 자체로 계급을 상징하고, 잘 갖춰입은 옷은 나름대로의 사회적인 지위를 부여합니다. 남성복의 경우 단적으로 말하면 여성복보다 대충 만드는 경향이 짙어졌고, 여성복의 다양성과 발전 정도, 시장의 크기 등등이 남성복과 큰 격차가 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의복에 신경을 쓴다는 건 곧 사교성과도 직결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가진 돈을 옷에 쓰면 그 옷을 입고 나가봐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인싸에 가까워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점점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인싸화되었고, 남성들은 아싸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 세월이 누적되면서 사회상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봅니다.

 

 다만 근래 유행이 된 페미니즘과 탈코로 인한 여성의 패션 지출 감소, 그리고 여성 중에도 아싸가 늘어나는 현상, 대조적이라 할 만한 그루밍족의 증가를 보면 앞날은 또 모르겠다 싶기도 합니다.

 

 

 

 

 

노무현은 캐주얼이 정말 잘 어울리는 대통령이었습니다

7) 데모크라시가 퍼진 이후, 대중이 명사의 캐주얼한 복식에 친근함과 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예를 들어 날리면 대통령 취임식에서 샌더스는 수트나 코트가 아닌 점퍼에 벙어리장갑 차림이었는데, 그에 샌더스를 좋게 보고 응원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나는 대통령 취임식에 점퍼를 입은 것을 굳이 좋게 볼 건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샌더스 지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또한 전쟁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수트를 입지 않습니다. 언제나 티셔츠나 점퍼 같은 복장을 하고, 옷을 갖춰입을 시간도 없이 전쟁 중에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크이우는 그래도 젤렌스키가 옷을 갖춰입을 정도는 될텐데 싶은데, 캐주얼한 복장을 보이는 게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계묘년을 맞이하며 – 상황, 유럽, 축구 -

정치 2023. 1. 23. 23:05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uPYNsGXbuzY

 

 

 

 

 

 

1) 출생지가 아프리카인 선수 중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는 누구일까요? 이 질의에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답을 할 겁니다. 조지 웨아, 사무엘 에투, 디디에 드록바, 아니면 마이클 에시엔을 꼽는 사람도 있겠지요. 현역인 모하메드 살라를 꼽는 사람도 있을거고요.

 

 그러나 이 질의에 대한 객관적인 답은 정해져있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출생지가 아프리카인축구선수 중 역대 최고의 선수입니다. 호날두의 국적은 유럽 국가인 포르투갈이지만, 호날두가 태어난 마데이라는 지리적으로 아프리카입니다. 이는 버락 오바마가 미국인이지만 출생지는 오세아니아(하와이)인 것과 같습니다.

 

마데이라의 위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날두는 유럽인인 것으로 세계인들에게 인식되고 있지요. 국적이 포르투갈이니까 그렇기는 합니다만. 유럽은 매우 독특한 문화적 집단입니다.

 

 

 

 

 

 

 

 

2) 유라시아를 유럽과 아시아라는 두 분류로 나누는 것에는 그 어떠한 합당함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럽을 대륙이라 주장하기도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럽인들이 유럽을 차별화시키고자 하는 관점에 불과합니다. 지구상의 대륙을 지리학적으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프로-유라시아, 아메리카, 남극, 오스트레일리아. 이렇게 4개입니다. 이 중 아프로-유라시아와 아메리카는 수에즈운하와 파나마운하로 나뉘었다고 치면 분리할 수 있습니다만, 유럽과 아시아는 그런 식으로 분리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문화권이 다르다고 하기엔 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 인도, 중앙아시아는 매우 밀접한 관계입니다. 중국과 인도는 완전히 다른 문화권이지만, 유럽과 인도는 제법 가까운 문화권입니다. 인도유럽어족이라는 분류가 괜히 있는 게 아니지요.

 

 아시아라는 이름은 고대 그리스들이 아나톨리아를 아시아라 부른 데서 기원하였습니다. 이후 시대가 지나면서 유럽인들이 점점 유라시아에서 유럽을 제외한 전역을 아시아라 부르게 되었고, 아시아인들도 일단 별 생각없이 그 이름을 받아들였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대륙별 축구 그룹을 볼 때마다 우습고 어이없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칠면조국은 유럽이고(근래 칠면조의 영어 이름이 튀르키예로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아시아니까요. 거기에 근래는 러시아까지 아시아로 간다고 하고 있던데, 그야 러시아 영토는 유라시아 중 아시아에 속한 곳이 더 넓긴 합니다만...

 

 그래서 축구계는 유럽 선수에게 유리합니다. 유럽 명문 구단에서 뛰다가, A매치에 나가도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만 돌아다녀도 되거든요. 대조적으로 유럽에서 뛰는 타 대륙 선수들은 A매치 때마다 고생을 하지요. 아시아같은 경우 그냥 아시아 내 원정 거리도 말도 안 됩니다. 유럽은 좁은 지역을 명목상 대륙으로 나눠놓았고, 극단적인 고도차도 없는 지역이다보니 원정이 쉽지요. 그래서 타 대륙 선수보다는 유럽 선수가 커리어가 좋기 쉽습니다. 같은 실력일때는요.

 

 

 

 

 

 

 

 

3) 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적어도 실력으로는 메시의 라이벌이었던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메시가 첫 발롱도르를 받은 시점부터 지금까지, 누가 봐도 실력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는 메시였지요. 호날두는 골 수를 제외하고는 전혀 비슷한 레벨에 있지 않았습니다.

 

 나는 호날두가 만들어진 라이벌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호날두가 재투표로 리베리의 발롱도르를 강탈해간 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데, 그 또한 어느 정도는 정치적인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만들어졌건 아니건 메시와 호날두, 그리고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 구도는 축구계의 흥행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미와 유럽을 상징하는 선수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있었지요. 내가 생각하는 포인트는 이 점입니다. 나는 유럽인들이 스타성만큼은 메시를 상회하는 호날두를, 유럽을 대표하는 선수로 띄워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메시의 등장은 유럽인들에게 매우 껄끄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메시 이전 유럽 최고의 축구선수는 요한 크루이프였습니다. 크루이프는 월드컵은 없지만, 월드컵 외에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었고 펠레, 마라도나와 같은 반열로 언급될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크루이프가 일으킨 전술적 혁명을 높이 평가하는 이들은 크루이프를 넘버원으로 꼽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메시 이후엔 그게 사라졌습니다. 메시는 마라도나의 후계자이기도 하지만, 크루이피즘을 완벽히 체화한 인물이기도 했으니까요. 쉽게 이야기해 크루이프의 완벽한 상위호환이 등장해버린 겁니다.

 

 메시가 아르헨티나인이 아니었다면, 국가대표팀으로 아르헨티나를 고르지 않았으면 상황은 달랐을 겁니다. 만약 메시가 스페인 대표팀에서 뛰었다면 펠마메 논쟁 따위도 존재하지 않았을거고, 호날두는 라이벌로 거론되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 메시는 아르헨티나를 골랐고, 마라도나의 후계자로 인지되었고, 메시의 눈부심 앞에 크루이프는 흘러가버렸고, 유럽인들에게는 메시의 라이벌이 필요해졌지요. 호날두가 그 대상으로 가장 적합했습니다.

 

 그러나 철저하게 탐욕스러운 스코어러에 가까운 호날두는 원천적으로 메시의 라이벌이 될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호날두는 게르트 뮐러에 비견될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메시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호날두는 철저한 시대의 지배자로 취급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시즌별로 보면 호날두 이상의 실력을 드러내는 선수들이 등장했었다고 생각합니다. 롱런 덕에 나는 2010년대에 두번째로 잘한 축구선수는 호날두라고 인정합니다만. 레알 마드리드에서만 해도 쭉 제일 잘한다고 생각해온 선수는 호날두가 아니라 벤제마였는데요. 벤제마가 호날두보다 기복이 좀 있고, 인성은 호날두 아래이긴 합니다만.

 

 

 

 

 

 

4) 유럽 사람들은 특별한 자존심과 우월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럽을 독립적인 대륙으로 보는 시각 자체가 유럽중심주의에 기인합니다. 유럽중심주의는 꽤 복잡한 문제라서, 과거에 서유럽은 이베리아를 유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거나, 동로마를 유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거나 하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우랄산맥 서쪽을 유럽으로 보는 시각이 등장한 건 그렇게 오래 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나는 유럽의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있어 유럽중심주의를 반드시 고려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유럽인들의 사고방식은 비유하자면 우리나라 서울 사람들이 서울부심이 있는 것과 유사합니다. 서울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서울 사람들의 서울부심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비유럽인이 유럽인의 유럽중심주의를 이해하는 건 어렵지만, 중국인들의 행동을 이해할 때 중화사상을 고려해야하듯 유럽인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나는 신냉전 시대에 들어 유럽인들의 행동을 주의깊게 보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유럽은 미국 중심의 세계를 내심으로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다시 유럽 중심의 세계가 된다면 좋을 거라 생각하고, 그럴 수 없다면 적어도 균형자로는 권력을 행사하고 싶어하지요. 그래서 유럽은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이기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근래 이러한 느낌을 많이 주는 곳은 프랑스입니다. 영국도 그랬지만 프랑스도 세계대전 이후 여러 번 잃어버린 패권을 찾으려는 노력을 반복했었고, 이탈리아와 함께 공산당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하였으며, 서방 세계 좌파들의 구심점이 되기도 했고, 동구권 특권층이 유사시 의료 서비스를 받으러 방문하기도 해왔습니다. 60년대 드골의 프랑스는 적극적으로 친소련 노선을 걷기도 했었지요.

 

 

 

 

 

 

 

5) 유럽과 중국의 관계는 꽤 밀접합니다. 중국의 화물열차는 런던까지 오가고 있고, 중국은 유럽 명품 최대 소비국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유럽 브랜드의 제품 중 많은 부분을 중국이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이미 유럽은 중국 없이는 못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독일은 중국의 최대 교역국이고, 중국에 대해 수출보다는 수입을 주로 하고 있지요.

 

 미국은 유럽이 중국에서 등을 돌리고 미국의 편을 들도록 종용 중입니다만, 미국의 지배력은 예전같지 않습니다. 이 와중에 핵심 동맹국인 우리나라의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는 핵개발을 이야기하며 실질적으로 미군을 믿을 수 없다는 선언을 하는 등, 미국의 입장은 현재 매우 다난합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을 자유 세계에서 추방하고, 중국의 역할을 대체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중국은 사회적 통제력이 고도로 높은 나라고, 그럴 수 있는 역량은 제조업 역량과 직결됩니다. 탈중국은 현재진행형이기는 하지만 어려운 과제입니다.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근 약화되긴 했습니다만, 푸틴의 장기적인 계획으로 서방 세계 전반에 극우파가 육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좌파들조차 푸틴과 시진핑에게 협조적이기도 합니다. 세계는 중도적인 자유 추구자들과 좌우 양극단의, 보다 집단주의적이고 반지성주의적인 그룹으로 분화되었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은 잘 하고 있고 지지율도 회복되었습니다만, 이 시대의 파멸적인 흐름에 맞서는 것으로 보이는 정도일 뿐 아직 흐름 자체를 주도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고령인 날리면 대통령의 믿음직한 후계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과거의 힐러리 클린턴보다 두 티어는 낮아보이고, 미국 민주당 지지층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건 정치인으로 보기 어려운 미셸 오바마입니다. 날리면 대통령이 앞으로 성공적으로 6년을 더 집권한다 하더라도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6) 미국 중심의,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인 체제를 유럽 열강이 진심으로 지지할 이유는 없습니다.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세계대전으로 내준 패권을 되찾아오고 싶어하는 마음을 언제나 가지고 있고, 내심 미국이 근본없고 고상함이 부족한 나라라 생각하고 있지요.

 

 나는 유럽이 중국과 러시아를 레버리지로 활용해서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상대적 국력을 신장시키려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봅니다. 중국과 미국 중 편을 들라면 미국 편을 들지만, 완전히 미국 편은 아닌 것이지요.

 

 대영제국이 미국에 패권을 내준 가장 큰 원인은 독일에 있었습니다. 1800년대 후반에 미국과 독일은 동시에 엄청나게 성장하는데, 당시 대영제국의 국력으로는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독일까지 억누르는 게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독일을 적대하면서 미국과는 우방이 되는데, 그 과정에서 미국이 대영제국을 추월하는 걸 막지 못하게 되지요. 그러한 역사가 있으니까 이번에는 중국을 이용하려 할 겁니다.

 

 찰스 시대를 맞이하여, 재앙과 같았던 트러스 덕에 총리가 된 수낙은 새로운 역사의 한 축이 될지도 모릅니다. 수낙은 인도계일 뿐만 아니라 힌두교도고, 인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낙의 아내는 인도의 IT 거부인 무르티의 딸이고 인도 국적을 유지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수낙은 브렉시트 찬성파입니다. 즉 유럽의 일원으로의 영국이 아닌 커먼웰스, 통칭 영국 연방에 의식이 있는 쪽이지요. 그리고 수낙은 전전임인 보리스 존슨에 비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다소 미적지근한데,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편을 들고 있습니다.

 

 

 

 

 

 

 

 

7) 우리가 사용하는 음력은 시헌력입니다. 시헌력은 명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 시대에 예수회 선교사 요한 아담 샬 폰 벨이 만들었는데, 명이 망하면서 발표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청대에 발표하면서 숭정력이 아닌 시헌력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지요.

 

 시헌력은 그 이전의 역법인 수시력보다 정확하고 과학적이었지만, 조선은 시헌력의 사용을 꺼렸습니다. 악연인 청나라 역법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전통 역법 취급받는데요.

 

 실제로는 우리가 지금 쓰는 그레고리력보다 시헌력이 더 과학적입니다. 훨씬 후대에 만들어졌잖습니까. 그레고리력은 율리우스력을 약간 고친거고, 율리우스력은 무려 카이사르 시대에 만든 겁니다. 명청교체기에 만든 시헌력이 훨씬 후대의 역법이지요. 시헌력이 괜히 복잡한 게 아닙니다. 실제 자연현상하고 맞춰보는데는 시헌력에 더해 동지와 동지 사이를 24분한 24절기 쓰는 옛 방식이 훨씬 좋긴 합니다. 도시에서 살기에는 그레고리력으로도 충분하고, 그레고리력이 훨씬 쉬우니까 선호할 만 합니다만.

 

 그리고 음력설을 영어로 루나 뉴 이어로 부르느냐 차이니즈 뉴 이어로 부르느냐로 이번에 다툼이 일어났던데, 둘 다 맞는 표현이긴 합니다만... 시헌력은 명나라 또는 청나라에서 기원한 달력이지요.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이 청의 후예를 자처하여 차이니즈 뉴 이어라는 표현을 밀어붙인다면 말도 안 됩니다. 청의 직계 후예는 중화민국이지 중화인민공화국이 아닙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은 건국 당시 청과 중화민국의 후계국임을 공식적으로 부정한 바 있습니다. 그와 함께 영국이 맺었던 조약을 부정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영국이 홍콩을 중공에 반환하게 되었었습니다. 대신 그 때 중공이 영국이 가지고 있던 청나라 채권을 갚아주긴 했습니다만. 미국이 가지고 있는 청나라 채권은 안 갚겠다고 버티고 있지요.

 

 공식적으로 청의 후계국을 부정하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시헌력을 중국 달력이라 부르는 건 중공 특유의 무개념한 억지라고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물론 중공이 하는 언행에는 논리와 명분이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전세계의 교양인들은 모두 알고 있기도 합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역사가 짧고 근본이 없는, . 정확히 말하면 문화대혁명을 근본으로 하는 나라라는 건 세계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역사가 짧고 근본이 이상하니까 나라 전체에 품위와 도덕이 없는 겁니다. 그들이 한복과 김치를 노리는 이유는 근본의 부족함과 짧은 역사 때문입니다. 근본이 문혁수준이니까 가진 게 없어서 훔치려는 겁니다.

 

 

 

 

 

 

8) 미국은 현재의 노선으로는 점점 한계를 맞이하게 될 겁니다. 달러는 신용화폐에 불과함에도 점점 지나치게 양화(良貨)가 되고 있고, 유럽은 자체적인 경쟁력과 생산성이 부족하여 중국과의 관계를 끊을 수 없을 것이고, 미국은 서방이 필요로 하는 걸 충분히 충족시켜주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나는 미국이 결국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하는 날이 올 거라 예상하고 있으며, 그 전쟁이 앞날을 결정짓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날이 오면 우리나라도 참전을 해야 할 겁니다.

 

 

 

 

 

 

 

9) 계묘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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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악의 사회

사회 2022. 12. 4. 16:35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L1L7KQdtR8o

 

 

 

 

 

1) TRPG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는 캐릭터의 성격과 철학을 반영하는 성향을 9가지로 나눕니다. 그 중 한 척도는 선함, 중립, 악함이고 다른 한 척도는 질서, 중립, 혼돈입니다. 그래서 질서 선, 질서 중립, 질서 악, 중립 선, 진정한 중립, 중립 악, 혼돈 선, 혼돈 중립, 혼돈 악의 9가지 성향이 있습니다.

 

 나는 이 게임 룰이 근래 우리나라의 문제를 설명하는 데 있어 좋은 툴이 된다고 제안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중립에 해당하는 성향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이 유형에는 대략 소시민, 기회주의자, 방관자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각자 어떤 신념을 가지기보다는 눈치를 많이 보고, 주변에 따라가거나 묻어가는 식으로 처신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 그런 것이 암묵적으로 권장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다른 사회보다 이 유형이 많을 걸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양상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는 공감대 또한 꽤 있고,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많이 질서지향적입니다. 문제는 질서를 지향하는 게 선은 아니라는 겁니다. 나는 근래 우리나라가 질서 악의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설명방식이 근래 우리나라 문제를 진단하는 데 있어 간단하고 쉽다고 이야기하겠습니다.

 

 

 

 

 

 

2) 우리나라의 질서지향성은 무조건적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권위주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특정한 룰을 강요하는 무도(無道), 검열과 감청과 금기의 일상화, 그리고 잘못된 신념을 가진 자기합리화의 달인들로 주로 드러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근래의 정치적 문제도 결국 이러한 권위주의와 무도함으로 인해 여기까지 치달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의 고결함과 되바라짐은 누군가에게는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인식되었을 것입니다. 그 결과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바이든이었고, 이후 우리나라의 정치권력은 등대와 나침반과 육분의가 모두 없는 상태로 보입니다.

 

 

 

 

 

 

 

3) 어린이에게는 질서를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니까 아동을 교육하고 교육받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은 질서을 혼동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숙과 자유는 질서와 선을 구분하고, 정당하지 못한 권위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유의 전통이 없는 이유는 선보다는 질서를, 정당함보다는 권위를 중시해온 세월이 지나치게 길고, 진정한 선과 정의를 끊임없이 성찰하며 추구하는 사람이 부족했기에 그리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문제를 정말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선량함이 부족합니다. 그냥 그런 상태입니다. 과거의 일본제국이나 근래의 중화인민공화국을 보면 질서와 권위는 있으나 정의와 선함은 없는데, 우리나라도 그와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헤븐조선은 일본제국의 정신적 후계자이며, 중화인민공화국과 사상적 공감대가 강한 나라입니다.

 

 

 

 

 

 

4) 이러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충분히 행복하고 정서적으로 건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결과 나쁜 피드백이 계속 발생합니다.

 

 상황이 나쁜 걸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지표는 극단적으로 낮은 출산율, 극단적으로 낮은 청년 연애 비율, 그리고 대깨윤과 개딸의 시대입니다.

 

 출산율이 극단적으로 낮아진 배경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데, 청년남성들 다수는 일정 연령대 이하의 한국 여성들이 대체로 표독스럽고 사악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청년남성들은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페미니즘의 사악함을 보고 겪어왔고, 인생을 함께 할만한 참한 여자를 찾는 게 대단히 어렵다고 생각하며 느낍니다.

 

 지난 대선이 윤석열 대 이재명이 된 것 또한 많은 이들이 성찰없는 질서를 추구한 결과입니다. 권력은 질서와 매우 가까운 사이입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에서도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질서를 추구하였고, 그 결과 극단적으로 많은 피해자를 만들었습니다.

 

 

 

 

 

 

5) 동아시아 국가들은 성장 과정에서 서구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서구 사회는 매우 질서정연하고 깔끔한 사회일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지요. 그러나 실제의 서구 사회는 그렇게까지 빡빡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동아시아가 훨씬 디스토피아틱한 사회가 되어버렸지요. 세상에서 가장 디스토피아스러운 국가는 중화인민공화국이고, 그 다음은 대한민국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같은 곳은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그냥 미개발 전체주의 종교국가라 해야 하고요.

 

 중국 사람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굉장히 세속적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교가 있더라도 기복신앙 형태의 종교를 가지는 경우가 많고, 중국이나 일본도 기복신앙이 강한 나라에 속합니다.

 

 대조적으로 서구의 유신론적 세계관은 자유주의의 발달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아브라함계 종교에서 사람은 야훼 앞에 본질적으로 평등하며 자유롭다는 인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유럽의 기독교도들은 야훼를 Lord, Rex 등으로 불렀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크리스찬들도 주님이나 천주와 같은 역어를 쓰는 것에 남아있습니다. 그렇기에 유럽 문화권에서 왕중의 왕, 군주 중 최고의 대군주는 야훼로 인식되었고 신앙이 깊은 이들에 의해 왕권신수설은 부정되었습니다. 교파 간 교리와 믿음의 차이로 인해 30년 전쟁이 일어나거나 민주국가 미국이 건국되기도 했지요.

 

 그런데 유교문화는 크리스트교 문화권에 비해 세속적이었던 만큼, 어떠한 유신론적 대상을 통한 평등의식이나 자유의식이 그다지 싹트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세속적이었던 서구에서는 올바름이 더욱 강조되는 면이 있었는데, 동아시아에서는 질서와 평화가 더욱 강조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동아시안이 백인에 비해 질서와 권력을 더 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오래 고립된 세계였기 때문에, 더더욱 높은 수준의 질서와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고 그런 상태를 자연스럽고 편하게 느끼는 면이 강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선량함 없는 질서는 권위주의적이며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발생하는 사회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너무나 오랜 기간 그런 식으로 발전해왔고, 희생에 익숙합니다. 미안하다. 고맙다. 라거나, 청년남성들의 독박병역 같은 걸 예로 들 수 있겠지요.

 

 또한 매우 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거주형태는 필연적으로 높은 수준의 질서를 추구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수도권 대도시의 밀도에서는 무질서하고 이기적인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게 당연합니다.

 

 한편으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첨언하자면, 나는 확고한 무신론자이며 세속주의자이며 자유주의자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자유주의가 발생하는 데 있어 유신론적 세계관이 유리했었다고 할 수 있으나,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이 시대에는 유신론적 세계관과 자유주의는 충돌하고 있습니다.

 

 

 

 

 

 

6) 세속적이고 질서와 권력을 추구하였기에 동아시아는 후발주자임에도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본질적 선량함의 부족으로 한계를 맞이하고 있지요. 현재의 일본은 그나마 타인에게 간섭을 덜 하는, 덜 디스토피아적인 사회이기에 문제가 덜하다고는 생각합니다. 물론 일본도 지독한 경직성과 복잡한 이권구조, 혁신없음, 블랙기업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만. 우리나라가 일본 걱정할 입장은 못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작금의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형태의 반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두드러지는 양상은 청년들이 혼인은 물론 연애도 하지 않는 겁니다. 올해 나온 통계에 의하면 만 19~34세 청년들 중 2/3 정도는 연애를 하지 않고 있으며, 그 중 70% 이상이 자발적으로 연애를 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비연애 청년 중 불만족 비율은 15%에 지나지 않으며, 향후 연애를 할 생각을 가진 청년이 절반이 안 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출산율과 출생아 숫자가 회복될 확률은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0%입니다. 이는 우리 민족국가 대한민국은 확정적으로 망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국체 자체는 지킬지 몰라도 우리 민족이 주류에서 밀리게 되거나, 나라의 규모, 위상, 티어가 크게 축소되고 하락하는 게 상수라고 생각해야합니다. 인구가 없어지기 때문에 국체를 못 지킬 확률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우리나라의 질서지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양상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겁니다. 청년 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나이가 어릴수록 기존 질서에 대해 저항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특정 사회의 평균연령은 해당 사회의 혁신성이나 역동성과 상관이 있는데, 201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평균연령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사회 분위기가 경색되고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신 아마 질서 자체에 대한 반발은 점차 많이 보이게 될 겁니다. 질서 악은 중립 악이나 혼돈 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데, 페미니스트들이 워마드를 이용하는 걸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중에도 백신음모론자와 같은 혼돈 성향이 많이 관측됩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들과 관련하여 나는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몸은 두더라도 재산은 일정 비율 해외로 피신시키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각자 부당한 권위주의를 과히 수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부당함을 인내하는 것이 미덕처럼 취급되기 쉬운 사회지만, 그것이 과도하면 심신의 건강에 영 좋지 않고 결국 사회에도 피해를 끼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관측과 판단

경제 2022. 11. 14. 16:2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CoZ0v04JHw

 

 

 

 

 

 

1) 환율은 달러인덱스도 약간 떨어지고 주요국 통화 대비 원화가치는 더 올랐는데, 달러인덱스의 하락은 결국 미국 물가가 잡히는 모습이 보여서겠고, 원화가치가 더 오른 건 위안보다 원이 더 오르는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보입니다. 본래 원과 위안은 동조가 강했는데, 일단 현 시점에서는 시진핑 3연임이 원과 위안의 탈동조화 현상을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런데 이러면 딱히 좋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는게, 근래 우리나라가 무역수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역수지 적자 극복에는 원화가 약한 게 좋은데, 근래 원화가 주요국 통화 대비 강세라서 이러면 무역수지 적자가 더 심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만일 원과 위안의 탈동조화가 장기적인 현상이라면, 그건 우리나라의 산업에 큰 위기가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걸 여러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2) 차이메리카 시대가 끝나고 미국이 제조업을 다시 살리려 한다는 건, 장기적으로 달러가 오른다는 걸 의미합니다. 달러가 해외로 덜 풀린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그리고 근래 미국의 금리인상을 주요국이 추종하는 걸 포기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러면 단적인 경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양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를 쉽게 이야기하면 장기적으로 달러는 귀해지는데 유로나 엔은 흔해지고, 달러는 점점 더 귀한 대접을 받으면서 달러가 기축통화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경우 아마 다른 통화가 제2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을텐데, 각자 어떤 통화를 지지하는지는 입장에 따라 다를 겁니다.

 

 이는 앞으로 미국이 어떠한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너무나도 많은 달러를 풀어놨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처럼 주류의 시각을 가진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은 어떻게든 과도하게 풀린 달러를 회수하고 싶어하지요. 그런데 그렇게 풀린 달러를 회수하면 회수할수록, 그리고 미국이 부채를 줄이려 하면 줄이려 할수록 달러는 귀해지게 되어있습니다. 미국달러는 미국채권의 액면가와 1:1로 대응합니다. 그러니까 시중의 미국달러는 Fed의 부채입니다. 미국이 부채를 줄이려 하면, 달러는 귀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3) 닉슨 쇼크 이후의 미국달러 기축통화 시스템은 트리핀 딜레마 때문에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가 없는 체제입니다. 트리핀 딜레마는 쉽게 이야기하면, 미국이 달러를 계속 풀다 보면 달러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달러가 기축통화가 될 만큼의 신뢰를 유지할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미국이 신용등급이 떨어지던 2011년에 현실화되었었지요. 비트코인 신드롬 중 일부는 이와 같은 딜레마에서 비롯되었고, JP모건이 세계 최대의 현물은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법인/자연인 통틀어)인 것도 관련이 있을 겁니다. 현재 JP모건은 세계의 현물은 중 5~17%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마다 달러, , 은 및 달러기반 자산, 금이나 은과 밀접한 자산의 보유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달러 시스템의 붕괴는 두 가지 경우에 모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이 미국달러의 가치를 보증할 수 없을 만큼 무너지는 경우입니다. 앞으로 수십년 후 초강대국에서 내려오게 될 경우의 수가 아예 없지는 않단 말이지요. 현재 미국 정치는 불안합니다. 공화당은 완전히 망가졌고 수시로 선을 넘고 있으며, 민주당도 주류는 그나마 멀쩡하지만 좌파들은 답이 안나오고, 주류가 좌파들에 대해 확고하고 여유있는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은 못 됩니다. 민주당 주류가 미국을 겨우 지탱하고 있는 게 금융위기 이후의 미국 상황이고, 이 상황은 근본적인 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불안은 미국이 트리핀 딜레마를 해결하기 어렵게 합니다. 미국은 앞으로도 독보적으로 강한 국가일 수 있는데, 아예 다른 국가와 티어가 달라지면서 내부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자국중심주의 정책을 계속 쓸 경우, 미국달러는 기축통화를 하기엔 지나치게 양화가 될 수 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리샴의 법칙을 극복하려면 미국달러는 적당히 악화여야 하는데, (실제 미국달러 자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로, 파운드, 엔에 비해 살짝 악화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양화가 되는 순간 달러기축은 흔들리게 됩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달러가치는 아예 치솟게 됩니다. 귀하니까 달러는 모셔두고 함부로 못쓰게 됩니다. 실제로 이 포지션인 건 현 시점에서는 황금이지요.

 

 

 

 

 

 

4) 원래 인류는 금화를 사용했다... 고 생각들 하시겠지만 실제 금화는 과거에도 거의 쓰이지 않았습니다. 금이 실제로 화폐로 사용할 만큼 그리 흔할 리가 있습니까? 금화는 1트로이온스짜리 1개가 현재 우리나라 돈으로 275만원쯤 합니다. 그런데 현대는 금이 싼 시대입니다. 달러의 유동성 증가만큼 금값이 올랐다면 지금 금값은 훨씬 비싸져야 하는데, 이론적으로는 결국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고증무시를 일삼는 대다수의 판타지에서는 금화 취급을 동전처럼 합니다만, 원래 금화는 고액 수표 같은 거였고요. 보다 일반적으로 쓰는 건 은화와 동화였습니다. 물론 은화도 예전에는 현대보다 훨씬 값어치가 나갔는데, 그런 고증이 잘 되어있는 작품은 늑대와 향신료 정도 봤네요.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작품은 몇 더 봤지만 보통 환율이 비현실적입니다.

 

 실제 인류가 주로 통화로 사용해온 건 은입니다. 은은 금만큼 귀하지 않고, 적당히 귀했기 때문에 주요 통화로 사용하기 좋았지요. 금은 모셔두다 큰 거래때 사용하거나, 아예 담보로 수표 발행하는 용도에 가까웠고요.

 

 인류가 통화량의 증가로 인한 문제를 본격적으로 처음 체감한 건 아메리카의 은이 에스파냐에 흘러들어간 시점입니다. 아메리카에 은이 많기도 했는데, 은이 많으니까 연구하다가 아예 수은을 쓰는 새로운 은 제련법을 개발해서 전에 없던 은을 유럽에 들여오게 되지요.

 

 그 때 에스파냐는 세계의 부를 다 얻은 것처럼 기뻐했습니다만... 사실 그 시대에 은은 본질적으로는 그저 색이 예쁜 금속에 불과했습니다. 현대에야 최고의 전기전도도를 가진 금속이기도 합니다만, 그 시절엔 용도가 더 없었어요. 열전도율도 아주 좋으니까 프라이팬 만들면 고성능이긴 합니다만, 은으로 프라이팬 만들어 쓰는 사람은 현대에도 거의 없고요. 그러니까 은이 많이 들어온 건 그 자체로 좋긴 했지만, 실제로는 통화량이 늘어난 거라 은화의 가치가 폭락하게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고대-중세와 근대 이후 은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마침 연은분리법을 통한 일본산 은도 이 무렵부터 풀리게 되고요.

 

 이후 청(나라)이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유럽의 은이 온통 청으로 흘러들어가게 되고, 이는 아편전쟁의 단초가 되기도 하는데요. 중요한 걸 하나 이야기하자면 닉슨쇼크 이전에는 돈이라는 게 함부로 찍어낼 수 없는것이었다는 겁니다. 물론 은화에서 은 비율을 낮춘다거나, 황동으로 가짜 금화를 만든다거나, 백금으로 가짜 은화를 만든다거나 (전근대 시절에는 백금이 은보다 쌌습니다. 백금이 귀하게 대접받는 판타지는 기본적으로 고증오류.), 액면가가 높은 동화를 마구 찍어낸다거나 하긴 했습니다만... 금화가 진정한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하던 시절에는 결국 금 가격에 모든 통화가 연동되었기 때문에 MoneyCredit이 거의 같은 의미일 수 있었습니다.

 

 이후 미국에서 복본위제가 금본위제로 넘어가고 오즈의 마법사와 최초의 포퓰리즘(현대의 포퓰리즘과는 이름만 같은)이 등장하는 큰 사건도 있었지만 생략하고요.

 

 닉슨쇼크는 모든 걸 바꿔놨는데, 사실 신용화폐라는 게 제국에 등장하는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예외 없이 망조였다는 건데요. 나는 미국은 국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달러의 가치는 앞으로도 미국이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달러는 점차 금화를 닮아갈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달러도 지게 되겠지요. 금은 영원하고.

 

 훗날 미국이 전성기에서 내려오게 된다면 나는 린든 B. 존슨과 리처드 닉슨, 그리고 아들 부시와 도널드 트럼프를 지금까지의 주범으로 꼽겠습니다.

 

 

 

 

 

5) 끝나는 건 차이메리카뿐만이 아닙니다. 페트로 달러 시스템도 끝나려고 하고 있지요.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가는 자살행위를 시도한 이후 날리면의 미국이 셰일을 캔다 안캔다 말이 많았습니다만, 그 배경은 복잡합니다. 미국의 오일 채굴량은 오일쇼크 이후 금융위기까지 계속 줄어들었었는데, 금융위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 이젠 세계 제일 산유국인 상황입니다. 미국이 오일 생산량을 줄일 때 미국은 국제 경찰이 되었고, 세계 전체에 개입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젠 미국이 석유를 많이 수입할 이유가 없지요.

 

 셰일오일은 채굴비용이 높기 때문에 유가가 너무 낮으면 채산성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셰일오일을 본격적으로 캐기 시작한 시점에서, 미국은 일정 이상 가격으로 유가를 유지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날리면 대통령과 미국 정치 주류는 국제 오일 가격을 일정 이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동을 견제해야 하고, 동맹국에 오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며, 미국의 원유 자원이 너무 빠르게 소모되는 걸 제어해야 하며, 온난화 문제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날리면 대통령과 미국 주류는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서 행동하고 있습니다.

 

 아마 근래의 유가는 날리면 대통령이 그럭저럭 좋아할 만한 유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6) 미국은 기술적 우위를 가진 나라입니다. 사실 그것 말고는 없습니다. 제조업이 죽은 나라니까요. 미국이 패권국이려면 기술적 우위를 계속 지켜야 합니다. 아마 중국이 미국에 핵심기술로 싸움을 걸지 않았다면 미국은 중국이 뭘 하건 지금보다는 훨씬 많이 용인해줬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가 결코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미국이 우위에 있지만 근래의 중국은 과거의 전성기 일본이 연상될 정도로 기술에 진심이고, 1970~90년대의 일본과 달리 미국에 적대적입니다. 그리고 공교육이 망가지고 반지성주의가 주류 정치계를 흔드는 국가인 미국에 비해 중국은 교육이 살아있고, 청년 숫자가 더 많습니다. 미국이 진지하게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입니다.

 

 미국은 아시아계와 유대인 빼면 백인이고 흑인이고 평균적으로 공부를 못한다고 보면 됩니다. 소수의 유능한 학생들이 있을 뿐이고요. 그 아시아계에서 숫자 제일 많은 게 중국계입니다. 물론 미국에는 천재적인 유학생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미국인들의 저학력 반지성주의는 미국의 불안요소입니다.

 

 물론 중국은 독재국가라서 아주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진핑의 3연임은 미국에게는 장기적으로 축복이나 다름없습니다. 만일 중국이 민주국가였다면 전성기 일본과 비슷한 느낌에, 인구는 훨씬 많은 그런 국가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요새 연령대가 낮은 분들은 전성기 일본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버블시대 일본은 1인당 GDP가 미국보다 훨씬 더 높았습니다.

 

 

 

 

 

 

7) 미국이 느끼는 위협과 시진핑의 폭주는, 지금은 중국이 성장하면서 미국을 위협하는 걸로 보이지만 진짜 리스크는 중국의 붕괴 위험에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시진핑의 독재는 그 동안 공산당이 중국을 지배하던 시스템을 전복했습니다. 공산당원들은 그동안의 공산당 체제에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제는 회의감을 가져야 합니다. 1인독재 체제는 근본적으로 취약합니다. 물론 그 배경에는 후진타오 시대의 혼란과 원로들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겠지만, 지나친 질서정연함을 추구하는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인구구조는 매우 심각합니다.

 

 중국은 아마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겁니다. 출산율은 도시보다 시골에서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향은 어디서나 꽤 일관적으로 관측됩니다. 도시화가 많이 되어있을수록, 특정 지역의 인구밀도가 빽빽해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게 유일한 변수가 아닐 뿐입니다.

 

 비교적 출산율 문제가 덜한 미국은 단독주택 비율이 높고, 교외에 사람이 많이 삽니다. 도시라고 해도 대체로 밀도가 낮고요. 평생 자신이 태어난 카운티 밖으로 나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좀 있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대조적으로 최악의 출산율인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도시화 국가입니다. 도시에서도 고층아파트에 사람이 모여 사는 경향이 강하지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이 현저하게 높은데,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단독주택 문화가 발달해 있고 지방에서 사는 사람 비율도 높습니다. 그리고 일본이나 미국이나 직장을 잘 잡으면 자본이 없어도 대출로 단독주택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을 높이기에 유리합니다. 물론 일본도 도쿄의 출산율은 다른 지역보다 낮고, 도쿄가 늙어가서 걱정하고 있긴 한데요.

 

 중국은 대도시 쏠림 현상이 매우 강한 국가입니다. 그리고 소도시 및 시골 지역과의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큽니다. 그런 환경에서 중국의 출산율은 쉽게 높아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미국과 달리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다는 것도 우리나라와 중국의 출산율 저하에 한 주요 원인일 겁니다. 미국의 망가진 공교육은 다른 건 몰라도 출산율에는 긍정적입니다.

 

 

 

 

 

 

8) 한편으로 중국의 인건비가 오르고, 공산당이 타국 기업들을 견제하고, 유가 등 물가가 오르면서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지난 몇 년 사이에 중국을 떠났습니다. 동유럽이나 멕시코 같은 데 공장이 많이 늘었지요. 동유럽은 서유럽에, 멕시코는 미국에 훨씬 가깝고 물류비가 덜 듭니다. 중국의 제조업 기술은 많이 발전했지만, 산업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진 게 아닙니다.

 

 문제는 중국이 쇠락하면, 적어도 현 상태로는 우리나라도 쇠락할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경제적으로 정말 많이 얽혀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중진국함정을 쉽게 뚫고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중국의 고도성장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나는 현재 우리나라가 일종의 버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부풀려진 성장 위에 타고 있다고 본단 말이지요. 그 내부는 썩고 곪고 지지부진한 면이 많은데, 껍데기는 단단하고 잘 자랐습니다. 익스테리어는 거대하고 근사한데 속은 의외로 볼 거 없는 그런 건축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만약 중국이 무너진다면 그것은 우리나라에 있어 바닥이 무너지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근래 보이는 원과 위안의 탈동조화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겁니다. 시진핑은 중국이 고도성장을 멈추게 되면 권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테니 더 힘으로 통치를 하려 들 확률이 높다고 보고, 우리나라는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근래의 우리나라를 보면 정신못차리는 사람이 높은 곳에 너무 많습니다.

 

다시 한 번 붕괴된 믿음

정치 2022. 10. 22. 23:5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_8GtTz-F0Wc

 

 

 

 

 

1) 2008. 리만브라더스가 무너지고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질 당시 미국 정권은 부시 정권이었습니다. 아들 부시는 이라크전쟁과 글로벌금융위기의 촉발로 역대 최악을 다투는 미국 대통령으로 꼽혀왔었는데, 트럼프가 그 악명을 바로 뛰어넘을 줄은 아무도 몰랐었지요.

 

 부시 정권의 실패는 전 세계 주류 보수우파를 궤멸시켰고, 죽어가던 좌파 사회주의를 예토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실제 좌파는 아니지만 부시 정권이나 클린턴 정권보다는 진보적이었던 오바마 정권이 금융위기와 유로존 위기, 미국 신용등급강등 위기 등을 성공적으로 이겨내면서 우파가 경제를 잘한다는 믿음은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2) 그런데 이후 미국에서는 우파 포퓰리스트 트럼프가 집권합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마땅히 해야 할 양적완화의 회수와 금리인상을 방해하고, 의도적으로 버블을 만드는 포퓰리즘 정책을 밀어붙입니다. 트럼프의 감세는 나스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으로 이어졌고, 유동성까지 높게 유지하면서 대버블시대가 열리게 되지요.

 

 그러다가 COVID-19가 터지면서 대버블시대에 추가적인 극대버블이 더 생겨나게 됩니다. 그래서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트럼프는 경제를 잘 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푸틴 못지 않게 미국 경제를 넘어 세계 경제를 망친 주범이 트럼프입니다.

 

 물론 우리 위대한 수령 문재인 동지에 비하면 그래도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상대적 정상범주이기는 했습니다. 수령님은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하는 분이었지요.

 

 

 

 

 

3) 트럼프가 저지른 문제를 날리면 대통령이 수습 중이라는 걸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날리면 대통령은 성실하게 문제를 수습 중에 있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이 스마트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보는 날리면 대통령은 원칙의 중요함을 알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저지른 문제는 대체로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날리면 대통령의 수습법이 올바른 것입니다. 그런 방식이 답답해보일 수는 있습니다만. 세상에 원칙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닙니다.

 

 

 

 

 

 

4) 대처 코스프레하던 트러스가 사고치고 한달 반만에 쫓겨났습니다. 총리는 한순간이었지만 역사에는 이름이 길게 남을 것 같습니다. 트러스는 소위 보수우파들이 가진 경제관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세계에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를 트재앙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제 트재앙이라 하면 트럼프인지 트러스인지 애매합니다.

 

 그리고 트러스가 물러날 무렵 우리나라에서는 김진태 강원지사가 초대형 사고를 쳤습니다. 물돼지 전하만 트러스의 라이벌이 아닙니다. 김진태도 트러스같은 짓을 했습니다.

 

 김진태가 뭘 했느냐하면 강원도가 보증한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지급보증을 거절했습니다. 이게 왜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느냐 하면, 금융시장에서 광역자치단체가 지급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신용등급과 이율은 국채와 같았는데, 그 신용이 붕괴한 겁니다. 이걸 쉬운 말로 바꿔말하면? 김진태가 모리토리엄 저질러서 금융위기를 터뜨렸어요. 금융은 신용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이건 예전에 리재명 두목이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했던 것과 다릅니다. 그 때 리재명 두목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였으나 실제 모라토리엄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정치쇼에 불과했지요. 당시 국토부는 아예 성남시에 채무상환을 요구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김진태는 이번에 진짜로 모라토리엄을 터뜨렸습니다. 만약 이번에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경제위기에 빠지게 된다면, 김진태의 이번 사고가 그 트리거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묻지마 국힘지지층중에는 김진태가 친 사고의 의미를 잘 모르면서 진영논리를 앞세우는 사람들도 좀 있는 것 같은데, 이건 가볍게 볼 건이 아닙니다. 후쿠시마 원전 같은 거 터진 것에 비유해도 모자라고, 히로시마의 작은 소년(Little Boy)에 비유해야 합니다.

 

 나는 김진태는 즉시 물러나고, 정계에서도 은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건이 아닙니다. 며칠 전까지 내가 아는 역대 최악의 지자체장은 박원순과 리재명이었는데, 김진태가 그 기록을 가뿐하게 넘어섰습니다. 권력자가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짓이 몇 가지 있는데, 김진태는 이번에 그런 짓 중 하나를 했습니다. 사실 정계은퇴 따위로는 저지른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전혀 질 수 없습니다.

 

 

 

 

 

5) 이쯤되면 세계 곳곳에서 보수우파는 수권능력 없고, 경제도 말아먹는다는 게 증명되고 있는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래도 좌파들보다는 우파가 경제는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었는데, 자칭 우파들이 아무한테나 좌파딱지 붙이고 실제 경제는 알지도 못하면서 무지성을 넘어 반()지성으로 굴면서 아주 다 망하게 생겼습니다.

 

 특히나 근래 물돼지, 트러스, 김진태가 쳐놓은 사고를 보고있자면 그저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그것들의 두개골 안에 들어있는 게 우동사리가 아니라 피질이 멀쩡한 뇌라면, 이렇게까지 할 수는 없습니다.

 

 유감스럽지만 사고가 이 정도로 터지면 이준석도 당분간 찌그러져 있어야 할 겁니다. 물돼지만 양두구육한 게 아니라, 김진태도 지선 때 죽어가는 걸 이준석이 살려준 거라... 직접 잘못한 게 없어도 잘못 엮이면 물러나야 할 때가 현실에는 있는 법입니다.

 

 

 

 

6) 경제위기 터지고, 지난 주말에는 K-akao 터지고. 아주 이곳이 지상락원입니다.

 

 이런 총체적 난국에 물돼지 전하는 무얼 하고 계실까 생각해보면... 아마 술을 마시고 계시겠네요.

 

 답이 없지만 결국 우리는 답을 찾긴 찾을 겁니다. 늘 그랬듯이. 다만, 아마도 좀 망하고 난 다음에.

 

 
 
 

7) 이 와중에 시진핑은 공개 거수 투표 결과 만장일치로 3연임했다고 전해집니다. 리커창은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후진타오는 폐막식에 참석했다가 공개 투표 직전 경비원에 의해 끌려나갔다는데요.

 

 어쨌든 시진핑도 역사에 오래 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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