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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17 복날 개고기 이야기 47
  2. 2013.05.05 인간의 치아는 채식의 증거인가? 4

복날 개고기 이야기

식이 2016. 7. 17. 17:17 Posted by 해양장미

 복날이라 개고기 이야기가 좀 나오는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식재료를 가리진 않는 편입니다.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으려는 편이긴 한데, 육상무척추동물에는 약하기 때문에 그 계열은 달팽이와 번데기를 제외하면 먹지 않습니다. 혐오해서 못 먹는 쪽이지요.

 

 그 외에 개고기도 먹지는 않는데... 아무래도 자라면서 개고기 먹는 걸 꺼려하는 쪽의 문화적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성인이 된 후 먹으려는 시도를 해본 적은 있는데, 막상 개 도축해 놓은 걸 보니 식욕이 사라졌고 너무 비싸서 포기했습니다.

 

 그렇지만 개를 먹어본 적은 있는데, 요리가 아니라 개소주로 먹어봤습니다. 어릴 때 유독 맛있는 한약을 여러 차례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크고 나서 그게 개소주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붕어탕이나 잉어탕 같은 것보다 훨씬 더 맛있었기 때문에, 개고기는 맛있는 고기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나는 무언가를 잡아먹는 걸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게 멸종위기종이 아니라면 말이지요. 내가 꺼려하는 걸 남에게 강요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메뚜기볶음을 못 먹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먹는 사람을 싫어하거나 못 먹게 하진 않습니다. 그게 영양학적으로 훌륭하다는 것도 알고, 맛이 있을 거란 것도 압니다. 그저 근거 없는 혐오감 때문에 못 먹을 뿐이지요. 다른 먹을 게 없고, 배가 매우 고프다면 먹게 될 거란 것도 알고요.

 

 나는 개고기의 도축과 유통을 국가가 관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지 않고 있는 정부를 직무유기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한국 사람들은 개를 많이 먹습니다만, 개보다 덜 먹는 다른 동물들보다도 관리가 안 됩니다. 이는 개인적으로 개를 먹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만 개는 사실 대량사육하기가 힘든 가축입니다. 대규모로 키워 식육용으로 쓰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다른 동물과 달리, 개는 모아서 가둬 놓으면 시끄럽게 짖습니다. 개 농장은 이만저만 시끄러운 게 아닙니다. 밤에도 자극을 받으면 짖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이 살기 어렵습니다. 개들 수십 마리 이상이 짖으면 밤엔 그 소리가 정말 멀리까지 울려 퍼집니다.

 

 옛날처럼 집집마다 마당에 개가 있고, 그 개들이 동네를 뛰어다니다 다시 집으로 들어가던 시절에는 종종 개를 먹을 만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는 번식력이 좋고 튼튼하며 성장속도도 빠릅니다. 그렇지만 대량 사육해 유통하기엔 어려운 면이 있는 거랄까요. 쉽게 이야기해 공장식 축산이 어렵습니다. 개의 약한 피부와 활동적이고 예민한 성격은, 가둬 키우는 개를 쉽게 병들게 합니다. 딱히 식육용으로 개가 육종된 적이 없는 것 역시 문제를 일으킵니다.

 

 여기에 더해 생각이 짧은 많은 애견인들과 자문화 혐오자들과 오지라퍼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합니다. 개고기 식육이 제도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개들이 쓸데없이 고통 받고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위생적이지 못한 고기를 먹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개고기 먹는 것을 야만적으로 취급하는 서구인들의 오만과 폭력, 그리고 어리석은 망각에 대해 저항하고, 그들의 잘못된 시각을 고쳐 줄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개를 먹는 것보다 서구의 개 육종이 훨씬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행위입니다. 그리고 자칭 애견인들 중 대부분은 키우던 개를 버리지요. 그러고는 개고기 먹는 것을 반대하는 모순을 저지릅니다. 개고기를 먹는 것은 논쟁거리가 되어야 할 일이 아닙니다. 국가의 직무유기를 지적하고, 문제를 개선해야 할 일이지요.


인간의 치아는 채식의 증거인가?

인류 2013. 5. 5. 20:07 Posted by 해양장미

 채식주의자, 또는 채식주의 이데올로기에 물들어 있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인간의 송곳니는 위아래 한 쌍인데 반해, 어금니는 소구치와 대구치를 포함해 위아래 다섯 쌍이기에 곡물 등의 채식을 주로 하는 게 어울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그럴까?


 이는 생물학에 대한 몰이해로 빚어지는 오해이다. 생물학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럴싸할 수 있겠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치아의 진화는 꽤나 복잡하고, 식이의 진화에 비해 필연적으로 느리다. 우리 인류는 포유강-영장목-사람과[각주:1]이기 때문에 영장목-사람과 계통의 치아와 감각을 가지고 있다.


 영장목의 치아는 그 내부에서도 비교적 복잡한 다양성이 있지만, 대체로 그 개수로 볼 때 송곳니보다는 어금니가 발달한 편이다. 송곳니는 길이가 긴 경우는 있어도 숫자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영장목은 각각의 종에 따라 그 식이가 비교적 다양한 편이며, 대체로 잡식성이다. 대형 유인원인 사람과의 경우는 다른 영장목에 비해 어금니의 개수가 적은 편이다.


 사실 치아의 비율이 어떠한 종의 식이를 판별하는 데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식육목에 속하는 판다는 거의 하루 종일 대나무만 먹고 사는 99% 초식동물이지만, 여전히 곰의 치아와 소화계가 남아있다. 식이 진화는 복잡하게 발달하고, 그것이 항상 좋은 선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판다는 별로 좋지 못한 선택을 한 종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번식력이 낮고, 멸종 위기종이 되었다. 판다는 대나무에서 충분한 영양을 얻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최소한으로 움직이면서 대나무를 먹는다.


 영장목의 주된 식사는 평균적으로 나무 열매와 여린 잎, 새알과 곤충 등이다. 대부분의 영장목은 억센 잎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여린 잎과 나무 열매를 구분할 수 있는 시각이 발달했다. 포유강 중 영장목을 제외하면 적색을 구분할 수 있는 포유강은 원시적 포유강에 해당하는 유대하강 뿐이다. 우리가 키우는 대부분의 포유강 애완동물은 붉은색을 구분하지 못한다. 최소한 적록색맹인 것이다.


 어금니가 곡물을 씹기 위해 발달한 것이라 생각하면 오류다. 야생에는 곡류가 거의 없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고기를 먹을 때도 어금니를 잘만 쓴다. 무얼 먹건 간에 인간의 식이에는 어금니가 필요하다. 그리고 인류가 사냥을 하고 고기를 먹어온 역사 동안 송곳니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적은 없다.


 인류는 대략 700만 년 전, 열대의 정글에서 사바나로 나온 초기 사람과부터 그 역사를 시작한다. 사바나에는 정글과는 달리 사람과가 먹을 수 있는 식물성 음식들이 잘 없다. 그래서 우리의 직간접적인 조상들, 즉 원시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의 길을 모색했고 그 중 육식을 선택한 이들이 살아남았다.


 우리의 옛 친척들 중에는 식물 뿌리를 주식으로 삼으로 한 이들도 있었다. 만약 이들이 현재까지 살아남았다면, 그들은 아마 우리보다 턱이 비교할 수 없이 더 발달했을 거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화식을 하고 전분질을 거의 먹어오지 않았기에 턱이 발달하지 않았고, 밖으로 별로 튀어나오지 않았으면서도 비교적 갸름한 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곡류는 맛있다. 운동 때의, 또는 병에 걸렸을 때의 에너지원으로도 좋다. 그러나 우리는 99%의 시간 동안 이렇게 곡류를 먹어오지 않았고, 그나마도 이렇게까지 도정된 곡류를 일상식으로 먹게 된 것은 그야말로 극히 최근의 일이다.


 우리의 어금니는 결코 이런 곡류를 먹기 위한 것이 아니다. 아무리 이를 잘 닦아도 피할 수 없는 치아우식의 주범은 당분이고 곡류다. 우리의 어금니는 절대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구운 고기와 과육, 부드러운 새잎, 견과, 곤충 등을 씹는 데 사용되어 온 것이다. 우리의 치아 구조는 우리가 채식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는다.



  1. 실제 인간의 생물학적 분류 계통도는 훨씬 복잡하다. 이것은 많이 축약한 것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