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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1.20 자동차 시장이 처한 문제들 7
  2. 2015.10.19 전기차의 문제점과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하여 20

자동차 시장이 처한 문제들

경제 2019. 1. 20. 01:1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a40Zrn3xBx4

 


 

 정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인프라 투자에 대한 비판에 더하여, 현 자동차 업계들이 처한 문제 상황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본문을 읽기 전에 우선 다음 링크의 포스트와 댓글들을 읽어주시면 이해가 편할 것 같고요.

 

http://oceanrose.tistory.com/944

 

 자동차 시장이 현재 처한 문제들은 굳이 보면 유럽, 특히 도이칠란트 자동차 회사가 어떻게 기득권을 지켜갈 것인가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 세계에 아주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나름대로 개성적인 자동차들을 만들고 있었고, 성능이 올라가고 있었지요. 이 때도 도이칠란트 자동차들은 우월한 성능의 자동차들을 만들고 있었지만, 불행하게도 90년대쯤 되면 가솔린 자연흡기 자동차 기술은 거의 완성되고 맙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현대차 같은 후발주자도 시속 200km를 상회하는 속도로 꽤 오래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를 대중적인 가격에 출시할 수 있게 되지요.

 

 많은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몰락하게 됩니다. 르노는 닛산과 합병했고, 사브는 아예 망했고, 볼보는 중국 자동차 회사에 팔렸지요. 그런데 도이칠란트는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명분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배기가스 문제가 그것입니다. 지구온난화와 공기오염 등이 큰 문제니까, 유로에서 돌아다니는 자동차는 점점 높은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룰을 만들게 되었지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유럽 시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도이칠란트가 주도하는 유로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구온난화 문제도 있다 보니 세계 각국이 유로 배기가스 기준을 받아들였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은 배기가스 문제가 개입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웠지요. 그런데 유로 배기가스 기준은 시간이 갈수록 빡빡해도 너무나 빡빡해져 갔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도이칠란트 자동차들은 신기할 정도로 배기가스도 깨끗한데 차 성능도 좋아서, 역시 독일차는 특별하다는 인상을 줬었지요.


 

 그러다가 엄청난 반전이 일어나게 된 게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입니다. ‘쟤네들은 대체 어떻게 저런 걸 만들지?’ 라고 모두들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역시나 인간은 그런 물건을 만들 수 없었고 사기를 쳤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제 와서 배기가스 기준을 완화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배기가스 기준은 점점 더 빡빡해져가지요. 결국 자동차 회사들은 내연기관으로는 더 이상 배기가스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하이브리드 or 전기차 시대는 1)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2) 유로 배기가스 기준 문제 때문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갑자기 석유가 고갈되었다거나, 무슨 다른 문제가 있어서 전기차 시대가 열리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아주 큰 문제가 있는데, 배터리 전기차의 구조가 그것입니다. 배터리 전기차는 배터리 제조 기술이 어려워서 문제지... 사실 구조가 기존 자동차에 비하면 엄청나게 단순합니다. 전기모터가 내연기관보다 훨씬 단순할 뿐만 아니라, 전기모터는 저RPM 부터 토크가 나오는 특성이 있어서, 내연기관과는 달리 딱히 미션(변속기)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아예 미션이 없으면 그래도 비효율적이니 단수가 낮은 미션을 넣는다고 압니다만, 거의 기술장벽이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지요. 배터리 만드는 회사는 자동차 만드는 회사와는 다릅니다.

 

 그리고 전장부품이 늘고 자율주행 시대 같은 게 되니까, 전자회사가 기존 자동차 회사보다 앞으로 순수 전기차는 더 잘 만들 수도 있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자동차 회사가 전자회사의 도움을 받으니까 그럴 일은 좀처럼 없지만요. 서로 도움을 안 받으면 자동차 회사도 자동차 만들기 힘든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순수한 전기차는, 자동차이기도 하지만 전자제품이기도 합니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가지고 있던 기술적 노하우와 격차의 많은 부분이 사라진단 말이지요.

 

 물론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이 들어가니까 여전히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선 충전 기술, 배터리, 5G망을 이용한 자율주행, 렌트와 공유 경제 시스템의 발달 등 시대의 변화 방향은 도무지 자동차 회사들에 웃어주는 쪽이 아닙니다.


 

 현대차와 토요타가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미련을 가지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구조가 복잡합니다. 그러니까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기술적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습니다. 정부도 수소연료전지에 미련을 둘 만은 합니다. 앞으로 전기차 혁명이 일어나고 기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 예측되기 때문에, 그것이 산업 현장에 아주 큰 데미지를 줄 수밖에 없고 이미 그 충격은 현 정권과 현대차의 각종 문제들과 얽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수소연료전지에 매우 회의적입니다. 이미 상용화가 많이 진행된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체계에 비해 단점은 엄청나게 많고, 장점은 너무 적어요. 만약 먼 미래에 석유가 떨어진다 해도 내연기관의 비중을 낮추면 바이오연료로도 돌리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나는 여전히 내연기관 하이브리드가 승용차와 상용차를 위한 가장 나은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정부가 수소인프라에 헛돈을 쓸 때가 아닙니다. 대신 전기차&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돈을 써야 합니다. 이대로 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선진국들은 전기차&자율주행 인프라를 사용하는데, 우리나라는 관련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 올 가능성이 꽤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소인프라에 쓴 돈이 무의미한 매몰비용이 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그런 헛돈 쓰기보다는 R&D 법인세 감면을 예전처럼 제대로 하고, 법인세 최고세율 낮추고, 각종 R&D 지원책을 늘리는 게 올바른 방향입니다. R&D 법인세 감면이 줄어든 이후 기업들의 R&D 부담이 커진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쟁 국가들이 기업의 R&D는 물론 온갖 것들을 보조하는 걸 감안해 볼 때, 이건 절대로 올바른 방향이 아닙니다. (관련 기사 링크)



 다른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이 준비되고 있는, 자율주행 차량을 공유하고 빌리는 시대 또한 우리나라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준비가 없습니다. 아직은 서울이 세계적으로 무척 세련되고 미래적인 도시지요. 그렇지만 민주당이 더 집권하다간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게 아니게 될 겁니다.

전기차의 문제점과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하여

사회 2015. 10. 19. 07:56 Posted by 해양장미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과 배기가스에 관련된 규제 및 관리 또한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전기차가 보다 각광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는데요. 본문에서는 전기차의 각종 문제점과 실제 친환경 교통수단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전기차는 그 장점만 보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훌륭합니다. 전기모터는 내연기관에 비해 거의 소음과 진동이 없고, 회전하는 순간 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내연기관 슈퍼카 못지않은 가속력을 낼 수 있을 뿐더러 변속기도 필요가 없거든요. 모터가 전기에너지를 쓰는 효율은 내연기관에 비해 한참 높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인류는 지금껏 전기차가 아닌 내연기관 자동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전동차는 철도에나 썼지요. 그 주된 이유는 저장이 안 되고 흘러 다니는 전기의 태생적 특성 때문입니다. 이 특성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게 화학적으로 전기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인데, 전기자동차의 문제 중 80%는 배터리에서 비롯됩니다.



 

 일단 전기자동차는 상당한 전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니까 매우 커다란 배터리가 들어가야 하지요. 예를 들어 현재 판매하는 쉐보레 스파크 EV모델은 무려 360V 60Ah규격의 245kg짜리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스파크처럼 작은 차도 중량급 모터사이클 한 대 무게정도의 배터리는 실어야 달릴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 정도 무게의 배터리를 실으면, 스파크 EV는 추가 충전 없이 신차일 때 120km 정도를 달릴 수 있습니다. 물론 배터리의 특성 상 충, 방전을 반복하면 배터리 최대 용량이 줄어듭니다.

 

 그러니까 현재 판매되는 전기차는 소형차 크기를 벗어나기 어렵고, 집에서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편도 50km 정도만 운행이 가능합니다. 돌아 와서 충전 다시 해야 하니까요. 그러면서 가격은 스파크EV가 그랜저보다 비싸니, 통상적인 기준에서는 도무지 탈 만한 물건이 아닙니다.

 

 물론 앞으로 배터리가 지금보다 저렴해질 수도 있고, 시내 곳곳에 충전소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다음에도 많습니다. 충전은 아무리 빨리 해도 주유만큼 빠르지는 않습니다. 주유소도 이따금 바글댈 때는 주유에 오래 걸리기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충전이 밀리면 어떤 난국이 벌어질지는 상상하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더구나 전기는 유지되는 게 아니고 사라져버립니다. 배터리는 오래 두면 자연적으로 방전되어 전력이 줄어듭니다. 오래간만에 차 시동 걸려고 하면 안 걸리기도 하잖아요? 충전해 둔 전기차는 그게 더 스펙터클하게 그런다는 말이지요. 또 전력은 송전 과정에서도 꽤 손실되고, 발전소에서 발전하는 걸 제 때 써주지 않으면 사라져 버립니다. 뽑아서 통에 담으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보존되는 오일하고는 아예 다른 에너지라는 것이지요. (물론 휘발유의 장기보존은 좀 어렵긴 합니다만.)

 

 그렇다면 전기차의 친환경성이나 에너지 효율은 어떨까요? 일단 전기차는 주행중에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습니다. 즉 전기차가 다니는 공간은 내연기관 자동차가 다니는 공간에 비해 청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꽤 장점이지요. 그런데 지구단위로 보면 조금 이야기가 다릅니다. 발전-송전-충방전에는 에너지가 소모되고, 어쨌든 발전에는 환경오염이 수반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용 내연기관의 효율은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증기 터빈을 사용하는 화력 발전소의 에너지 효율은 내연기관보다 훨씬 높긴 합니다. 그렇지만 위에 이야기했듯 전기는 생산되는 순간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얼른 송전해서 바로 쓰거나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저장을 해야 하는데, 일단 이 과정에서 손실이 상당합니다. 그리고 전기차가 충전 후 또 모터를 돌릴 때 에너지 손실이 일어나지요. 이걸 다 합치면? 일차적인 에너지 효율은 대략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거의 비슷한데 조금 나은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추가적으로 고려할 때 전기 에너지의 특성 상 만일 전기차가 많이 보급되어 야간에 일제히 충전을 한다면, 야간에 더욱 많은 발전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발전소에서 순간적으로 발전량을 늘리는 방식은 다분히 비효율적이며, 또한 애초에 넉넉하게 발전소를 건설, 운영하는 것 역시 비효율적입니다. 즉 전기 에너지의 특성 상 비효율과 손실이 쉽게 발생하기에 내연기관보다 딱히 우위일 게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어디까지나 날씨가 좋을 때에 한합니다. 차를 타고 다니면 계절변화에 따라 에어컨도 틀고 히터도 트는데 순수한 전기차는 냉난방 효율, 특히 난방 효율이 극악입니다. 에어컨을 틀면 내연기관 자동차도 기름을 많이 소모하게 되는데, 전기차는 주행가능거리 자체가 대폭 줄어들어 버립니다. 배터리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그나마 냉방은 낫습니다. 난방이라는 문제에 있어 전기차는 정말 비효율적인 게 되어버립니다. 내연기관차는 엔진을 돌리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고열이 발생하고, 그걸 난방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보통 자동차 히터는 틀어도 에어컨과는 달리 그리 큰 추가적 오일 소모가 없습니다. 그런데 전기차는 순수하게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 난방을 해야 합니다. 즉 겨울엔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한국처럼 추운 날이 꽤 지속되는 지역에서 전기차는 비효율적입니다. 물론 배터리라는 게 애초에 추우면 문제가 잦기도 하고요. 내연기관 자동차의 배터리도 겨울에는 곧잘 문제를 일으키곤 하지요.

 

 또 환경오염 문제에 있어, 같은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사용할 때 화력발전소의 배기 처리가 자동차보다 환경적으로 나을 수 있긴 합니다. 다만 전기차의 경우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게, 고용량의 배터리가 일으키는 환경오염입니다. 현재까지 개발된 고품질의 전기차용 배터리는 리튬과 흑연을 사용하는데, 이것들을 채굴하고 가공하는 데 적잖은 환경부담이 있습니다. 수명이 다 된 대형 배터리를 잘 회수해 재가공하는 것 역시 적잖은 자원이 소모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순수 전기차는 적어도 현행 인프라에서는 크게 의미 있는 대안이 아닙니다.

 

 다만 전기차의 단점은 주로 배터리에서 비롯되며, 전기 모터는 내연기관이 가지지 못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많이 운행되는 하이브리드 쪽이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지요. 내연기관은 낮은 RPM에서 토크가 제대로 안 나오고, 정지 -> 출발 과정에서 많은 배기가스를 배출하는데 전기 모터는 처음부터 토크가 나오니 둘을 결합하면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성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전기차에 비해 작은 모터를 쓴다 해도 일반 내연기관차에 비하면 큰 배터리가 들어가고, 전기차정도는 아니라도 배터리 특유의 단점을 감수해야 하긴 합니다. 내연기관에 큰 배터리가 같이 들어가니 차량 중량이 늘어나는 단점도 있고요. 무거운 차는 당연히 가벼운 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낮습니다. 결과적으로 하이브리드 가솔린 차량의 실연비는 근래의 디젤터보차만 못했지요.

 

 그렇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승용차로의 정숙성이나 주행성능, 그리고 배기가스 문제 등에서 디젤보다 우수합니다. 전반적으로 차의 성능이나 친환경성 등에서는 낫다는 거지요. 대신 아무래도 사용자 입장에선 비싸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연비가 조금 좋더라도 차 가격이 비싸다보니 손익분기를 넘기려면 상당히 많이 타야 합니다. 그런데 하이브리드는 그 특성상 시내, 근거리 주행에서 주된 연비 이익이 있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득보기 애매한 면이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환경에는 하이브리드가 이익이고, 스포츠카로 만들면 상당한 성능을 낼 수는 있지만 비싸고 무겁기 때문에 소비자에겐 별 이익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하이브리드가 대세가 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도시환경 개선을 위해 하이브리드를 더 보급하려면, 그만큼의 제도적 혜택을 줘야 합니다.

 

 그럼 진짜 괜찮은 대안은 없을까요?

 

 저는 친환경 교통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을 개선하는 데 꼭 그리 획기적인 게 필요한 건 아니거든요.

 

 사실 단순하게 도로에 다니는 차량의 평균 무게를 줄이기만 해도 친환경적이 됩니다. 근래 시판되는 자동차의 평균 크기는 많이 커졌고, 중량도 과거에 비하면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크고 무거운 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지요. 당연하지만 이런 경향이 환경에 좋진 않습니다.

 

 가벼운 차는 무거운 차에 비해 여러 이점이 있습니다. 연비가 좋고, 운동성능이 뛰어나며 대인사고시에도 사람을 덜 다치게 하고, 도로에 주는 부담도 적습니다. 그렇지만 근래 들어 자동차는 점차 무거워져왔지요.

 

 가벼운 차를 만들려면 작고 단순하며 부가기능이 적은 차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요즘 나오는 자동차는 대체로 크고 복잡하며 기능이 많습니다. 이는 마케팅 및 소비자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물입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가급적 많은 최신 기술이 적용되고 스펙이 뛰어난, 그리고 편안함과 안락함이 있는 차를 출시하고 광고합니다. 소비자들도 차의 크기를 중시하고, 현실적으로 경차 같은 건 도로 등에서 험한 취급을 받기 일쑤이기도 합니다.

 

 어떤 기술도 중력이라는 자연법칙상의 한계를 거스르기는 어렵습니다. 어쨌든 작고 가벼운 차가 환경에 좋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제도적으로도 작고 가벼운 차를 지원하는 게 맞습니다. 물론 이미 경차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있긴 한데요. 사견으로는 이 기준에 좀 이의가 있습니다.

 

 현재의 경차기준은 차량의 크기와 엔진의 cc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 기준은 몇 년 전에 완화되어, 요즘 한국 경차는 옛날 경차보다 크기가 큽니다. 그런데 문제는 근래 나오는 경차 중량에 비해 1000cc라는 경차의 엔진 배기량 한계가 너무 작다는 데 있습니다.

 

 이걸 조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배기량이 낮다고 무조건 연비나 친환경성이 좋은 게 아닙니다. 차량의 중량에 어울리는 엔진이 들어가야 효율이 좋아요. 엔진의 힘에 비해 차가 무거우면 엔진을 무리하게 돌려야 할 때가 많아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더 큰 엔진을 넣는 것만 못한 결과를 낳게 됩니다.

 

 그래서 사실 요즘 나오는 경차의 연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경차를 구매했다가 기대보다 나쁜 연비로 인해 실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실연비만 보면 경차와 준중형차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이런 건 엔진배기량을 제약하는 현재의 경차 기준을 바꿈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엔진배기량 대신 공차중량을 제약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 말입니다. 이렇게 하면 보다 친환경성도 있고 효율적인 경차기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차량을 덜 서게 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더 좋은 도로 시스템을 만들면 그게 친환경적이라는 것이지요. 자동차는 멈췄다 출발할 때 많은 연료를 소모하고 배기가스를 내뿜습니다. 그러니까 길이 막힐수록, 신호가 많이 걸릴수록 환경에도 안 좋다는 것입니다. 실제 운전을 하다 보면 설계가 좋지 못한 도로 시스템을 곧잘 만나볼 수 있는데, 그런 것들만 잘 개선해도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이야기를 더 전개할 수 있습니다. 도로 시스템의 개선과 전기차의 한계 극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 것입니다. 위에 이야기했듯, 전기차의 문제는 주로 배터리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니까 배터리에 의존하지 않으면 전기차는 좋은 교통수단이 됩니다

 

 결국 전기모터는 도로를 자유 주행하는 것보다는 레일을 타는 데 적합합니다. 그렇지만 레일만 타는 전동차는 이미 운행되는 전철일 뿐이니, 하이브리드 형태가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도로를 달리던 각각의 전기차가 레일에 와서 레일을 타고 전기를 공급받으면서 달리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건 기술적으로는 이미 그리 멀지 않습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건 PRT라는 교통수단의 한 타입입니다. 현재 운행되는 PRT는 아직 자차량이 레일에 도킹하는 형태는 아니고, 레일을 달리는 차량을 탑승자가 타는 타입일 뿐이지만 도킹 타입 역시 개발되고 있습니다. PRT라는 게 생소하신 분들이 대다수일 테니, 현재 운행되는 순천만 PRT 스카이큐브 사진을 참조 삼아 올려보겠습니다. 생긴 건 사실 전혀 큐브를 닮지 않았고, 실제 별명은 삼각김밥입니다.






 현재의 기술들을 모두 종합하면 소형 내연기관과 그리 크지 않은 배터리를 장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타입의, 자차량이 레일에 도킹하는 타입의 경형 PRT 인프라를 구축하고 차량을 보급하는 게 가장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 교통수단을 묘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새로운 차종은 작은 차량으로, 기본적으로는 소형 전기 모터로 운행되지만 작은 가솔린 엔진도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짧은 거리는 일반 전기차처럼 달릴 수도 있지만, 여의치 않을 때는 가솔린 엔진을 돌려 다닐 수도 있습니다. 선택은 자유입니다. 배터리도 엔진도 크지 않기 때문에 차량의 중량은 가볍고, 연비가 좋습니다.

 

 그리고 이 차는 원거리를 이동할 때는 PRT 레일을 이용하게 됩니다. 도킹 시스템을 이용해 전력이 공급되는 레일에 올라타면, 지정한 목적지로 레일을 타고 자동 주행을 시작합니다. 레일을 타는 도중엔 직행열차처럼 전혀 교통체증을 겪지 않고 고속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PRT 레일은 입체적인 네트워크 형태로 운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과정에 배터리 역시 충전됩니다. 매일 레일을 타고 출퇴근 등을 하는 사람은 이 덕에 따로 충전하거나 주유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시스템은 인프라 구축에 돈이 많이 든다는 걸 제외하면 사람위주의 수송에는 거의 단점이 없습니다. 시민들은 훨씬 빠르고 편한 교통수단을 가지게 될 것이고, 도시 공기도 청결해질 테고 전체적으로 친환경적입니다. 또한 시민들은 자가용 PRT를 구매하지 않아도 대중교통이나 렌트카 형태 등의 PRT를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기차를 충전하는 인프라로도 훌륭합니다. 레일엔 고압전기를 그대로 공급할 수 있어서 송전효율도 높고요.

 

 다만 워낙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계획대로 잘 안 될 수 있는 위험도 있기 때문에 이런 미래형 시스템의 도입에는 과감하면서도 신중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긴 합니다. 무엇보다도 PRT 도킹 시스템은 현재의 기술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아직 대중교통 인프라로 본격 활용하는 지역은 없기도 합니다. 조금 더 검증이 필요할 수 있지요.

 

 한편으로 이미 상용화가 되어있는 수소연료전지 이야기도 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수소연료전지는 기존의 화학전지와는 달리, 충전된 수소를 대기 중의 산소와 화합하여 전력을 발생시키는 전지입니다. 내연기관에 가스 충전하듯 수소만 충전해주면 전기모터를 구동시킬 수 있는 것이지요. 연료전지에서 전기가 발생할 때는 배기가스 같은 게 나올 리가 없고요.

 

 이미 수소차는 시장에 출시되어 시판되고 있습니다. 차량 자체는 기술적으로 거의 완성단계에 있다는 것이지요. 다만 일차적인 문제는 수소에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수소차의 연료는 수소인데, 이 수소 확보가 어렵다는 겁니다. 수소 자체야 우주 전체에서 가장 흔한 원자로 물만 해도 수소원자가 2/3지만, 현실적으로 순수한 수소를 얻으려면 에너지가 드는데 적어도 현재 기술로는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큽니다. 수소 분리할 에너지로 그냥 자동차 굴리는 게 훨씬 낫단 말이지요. 게다가 수소라는 물질 자체의 문제도 있습니다. 일단 수소는 분자가 너무 작아요. 그러니까 통에 수소 채워놓으면 아무리 잘 밀봉해놔도 알아서 점점 수소가 탈출합니다. 고무튜브나 풍선에 공기 채워 넣고 가만 두면 알아서 공기 빠지잖아요? 그거랑 비슷합니다. 폭발위험도 없지 않고요.

 

 또 수소전료전지 촉매 문제도 있는데, 현재 기술로는 백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일단 비싸요. 또 백금은 그 자체로 워낙 귀한 물질이라서, 백금을 쓰는 방식을 크게 개량하지 않는 한 수소차를 대중화시키는 건 불가능합니다. 백금 공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들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충분히 완성되지 못한 미래지향적 기술은 대부분 미완성으로 남습니다. 수소연료전지의 미래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우리는 바이크, 즉 모터사이클과 자전거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역시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모터사이클의 친환경성과 에너지 효율은 사륜 자동차가 따라가기 힘듭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제도적으로 바이크에 대한 제약과 차별이 심한 편이지요. 사회적 인식도 나쁘고요.

 

 몇 개월 전에 합법적인 국도주행을 하던 자전거가 버스의 위협운전으로 인해 위험한 일을 겪는 영상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다수의 운전자들은 위협운전을 한 버스가 아닌, 국도주행을 하는 자전거 라이더를 비난하는 무개념하며 도로교통법을 준수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한국인들이 가진 심각한 문화적 병폐에 의한 것이기도 합니다만, 동시에 제도적인 문제에 의한 것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도로교통체계 및 관리체계는 바이크를 타기 매우 좋지 못하며, 사륜차량이라도 경차를 타면 위협을 당하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큰 차를 타고자 하는 욕구를 강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제도, 체계, 인프라를 보완함으로 서둘러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자전거 도로라고 만든 것들도 실제 자전거를 타기엔 적합하지 않은 게 너무 많기도 합니다.

 

 바이크는 기술개발도 많이 되는 분야고, 근래 개발 중인 전동 벨로모빌 같은 건 페달 밟아 시속 160km 정도를 낼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인프라가 구축되어있지 않으면 첨단 바이크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벨로모빌이 생소하실 분들을 위해 사진을 하나 올리겠습니다. 벨로모빌은 누워서 타는 자전거인 리컴번트의 일종입니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자면,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게 꼭 대단한 첨단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모든 기술과 해결방안을 알고 있음에도 안 하는 게 많습니다. 현실을 개선할 충분한 의지와 추진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 문제보다는 거대담론이나 편가르기, 또는 마케팅 이미지에 심취하는 탓도 있겠지요.


 사람들이 진짜로 주변 공간에 대해 보다 중요하게 인식하고, 그에 대한 정치사회적 압력이 행사될 때 교통수단 역시 보다 친환경적이고 쾌적하게 바뀔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일단은 친환경은 커녕 주차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게 현실이긴 할테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