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4

식이 2020. 10. 14. 17:41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8i8ZYp3Vpgw

 

 

1- https://oceanrose.tistory.com/1202

2- https://oceanrose.tistory.com/1205

3- https://oceanrose.tistory.com/1213

 

 

 

 

 

1) 콩국수는 유니크한 한식입니다. 콩국수와 같은 요리는 다른 나라에서는 먹지 않는 것 같습니다.

 

 콩국수에 대한 호불호는 각자 꽤 다른 것 같은데, 나는 매우 좋아하는 편입니다. 냉면보다 콩국수를 좋아하고 있고, 여름에는 거의 매일 먹어도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콩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이해는 가는게, 나도 어릴 때는 콩국수 맛을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냉면도 그렇지만 콩국수도 꽤 방식이나 기호가 다양합니다. 잘 언급되지는 않지만 두드러지는 방식 및 기호의 차이는 얼마나 비지를 거른 맑은 콩물을 쓰는가일 겁니다. 비지를 전혀 거르지 않아 걸죽한 콩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비지를 최대한 완전히 걸러 매우 맑은 콩국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실제 시판하는 걸 보면 중간 정도 형태도 많고요.

 

 콩물은 화합물이 아니라 혼합물입니다. 삶아 갈은 콩 입자의 고형 성분은 물에 용해되지 않습니다. 즉 이 문제는 어느 사이즈의 입자까지 허용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비지에 해당하는 큰 입자가 많을 경우, 콩 맛은 진해집니다만 맑은 느낌이 없고, 먹을 때 충분히 씹지 않으면 목에 걸리는, 일종의 텁텁한 느낌을 남기게 됩니다. 대조적으로 맑은 콩물에 가까울수록 맑고 목넘김도 깔끔합니다만 콩 맛이 연해지기 쉽지요. 나는 맑은 콩물을 선호하고, 너무 비지가 많이 들어간 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맑은 콩물 쪽이 정석이라 보이는데, 한 때 시판 두유나 두부 간 것 같은 걸 사용한 콩국수가 꽤 팔렸기 때문에 비지가 들어간 쪽이 진짜 갈아 만든 콩국수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그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어떤 면을 사용하느냐도 기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 면이나 사용해도 잘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나는 해서 먹을 때는 소면을 사용하는데, 바깥에서 먹으면 손칼국수로 된 걸 주로 먹게 됩니다. 소면보다 중면을 선호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이건 맛있는 것 같습니다.

 

 콩국수는 대체로 소금간을 해서 먹습니다만, 전라도 쪽에서는 콩국수에 소금이 아닌 설탕을 넣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는 달콤한 콩국수는 한 번 먹어봤는데, 입에 맞지 않았습니다만 식사가 아닌 디저트로 소량을 먹는다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칼국수는 전국적으로 매우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인천 지역은 해안이라 그런지 대략 멸치, 디포리, 바지락 등을 활용한 해물칼국수가 주류입니다. 그렇지만 인천은 지리적으로는 경기권이기 때문에 닭육수나 소 사골육수를 활용한 서울 / 경기식 칼국수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나는 해물칼국수 계열을 좋아하는데, 육수맛보다도 면 스타일에 대한 호불호 차이인 것 같습니다. 해물칼국수는 보통 두꺼운 면을 씁니다. 칼국수는 다른 면 요리와는 달리 면반죽을 육수에 넣고 삶아서 그대로 먹는 요리입니다. 그래서 국물에 전분기가 풀어져서 점도가 생기고, 면은 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리법 때문에 영어로는 Noodle Soup라 부르기도 하지요. 나는 면이 수제비처럼 좀 두꺼워야 그렇게 퍼져도 쫀쫀하고 질감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닭 칼국수나 사골 칼국수는 면이 얇은 경향이 있습니다. 아예 생면이 아니라 건면을 쓰는 경우도 많지요. 얇은 면을 육수에 그대로 삶아내니까, 국물의 점도가 많이 올라가는 대신 면이 쉽게 퍼져버립니다. 그 느낌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잘못하면 면 반죽끼리 붙지 말라고 사용한 생밀가루 맛이 너무 나게 되기도 하고요.

 

 

 

 

3) 세계적으로 간장은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콩간장과 어간장(어장)입니다. 세계적으로는 어간장을 더 많이 씁니다. 어간장은 지중해 문화권인 로마 제국에서도 많이 먹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콩간장 문화권입니다만, 어간장의 일종인 액젓은 김치 등을 담글 때 씁니다. 콩간장이 주류니까 활용이 다양하지는 않지만요.

 

 콩간장의 주재료인 대두는 만주가 원산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중국 북부, 일본 등지에서 대두를 활용한 요리법이 발달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순수하게 대두를 이용한 장이 발달한 편이었는데, 흔히 국간장으로 활용하는 조선간장은 콩만 사용한 장입니다.

 

 대조적으로 일본에서는 밀, 보리를 섞는 방식이 발전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방식이 우리가 현대에 주로 먹는 왜간장입니다. 대체로 우리나라에서 왜간장은 공업화된 방식으로 만들고 있고, 현대 기술 덕에 저렴하게 맛있는 간장을 먹고 있지요.

 

 공업 기술로 만든 간장 중 산분해 간장이 있습니다. 균을 이용해 단백질을 분해하는 전통적 방식 대신 염산으로 분해한 후 소다로 중화하는 방식인데요. 화학적 방식이다보니 사람들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단백질 분해율 자체는 균을 사용하는 것보다 높습니다. 순수한 산분해간장은 소비자들이 그 이미지를 좋아하지 않아 잘 유통되지 않습니다만, 산분해간장에 양조간장을 혼합한 혼합간장은 여전히 인기가 좋습니다. 가격도 저렴한데다 맛도 나쁠 게 없거든요. 시판하는 간장 중 진간장으로 표기된 건 거의 다 혼합간장입니다. 원래 진간장은 된장 포기하고 5년 이상 장기숙성시켜 만드는 조선간장입니다만, 그런 건 잘 팔지 않으니까요.

 

 사견으로는 쌀을 먹는 동북아시아 문화권은 콩간장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콩밥을 싫어하는 사람은 많이 봤습니다만, 콩간장을 안 좋아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4) 된장은 콩간장과 쌍둥이 같은 관계입니다. 물론 간장을 만들지 않고 메주에서 바로 만드는 막장도 된장의 일종으로 보긴 합니다만.

 

 자세히 들어가면 된장의 종류는 매우 다양합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공장제 개량식 된장과 재래식 전통 된장으로 구분합니다. 공장제 된장은 종국균이 통제되어 있고, 감칠맛이 강하며, 별다른 재료 없이 된장 위주로도 그럴싸한 맛이 납니다. 그렇지만 풍미가 깊지는 않지요. 나는 개량식 된장을 미소와 재래식 된장의 중간형 정도로 여기고 있고, 둘 중 재래식 된장보다는 미소에 좀 더 가깝다고 느낍니다.

 

 재래식 된장은 감칠맛 자체는 공장제 된장보다 약합니다. 공장제 된장은 미소처럼 국물의 주재료로 쓸 수 있는데, 재래식 된장은 부재료라 생각하면 됩니다. 이 특성 때문에 간편하게 끓이는 된장찌개는 개량식이 맛있는데, 재료를 많이 사용할수록 재래식 된장이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믹스를 해도 됩니다. 의외로 서로 역할이 다른 소스이기 때문입니다.

 

 

 

 

 

5) 낫토와 청국장은 매우 유사한 것입니다만, 일본 낫토는 주로 생으로 먹어서 그런지 냄새가 잘 나지 않는 균을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저온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물론 청국장도 낫토처럼 냄새가 별로 안 나게 만들 수 있고, 이미 그런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만... 어째서인지 청국장 애호가들은 냄새가 나지 않는 청국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꽤나 보편적인 음식이었던 청국장찌개가 잘 먹지 않는 음식으로 변해버렸습니다. 21세기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피하게 된 2대 냄새로 청국장 냄새와 담배냄새를 꼽아야 할 것 같은데, 나는 담배냄새는 매우 싫어합니다만 청국장은 괜찮고, 청국장을 잘 찾아볼 수 없게 된 건 유감스레 생각합니다.

 

 나는 청국장과 재래 된장을 믹스한 레시피를 좋아합니다. 공장제 된장과 재래 된장을 같이 쓰는 레시피에서 공장제 된장을 청국장으로 대신하는 겁니다. 그리 드문 레시피는 아닐 걸로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청국장을 만들려면 볏짚이 필요합니다. 볏짚의 고초균을 이용하는 거지요. 그런데 고초균은 열소독을 해도 잘 죽지 않을 만큼 튼튼한 균이라, 청국장을 만들던 장소에서는 볏짚을 안 써도 청국장이 잘 만들어집니다. 공기 중에 떠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국장 만드는 법 레시피를 찾아보면 볏짚이나 균주 같은 거 전혀 안 쓰는 레시피도 있는데, 그런 레시피는 장소에 따라서는 실패할 수도 있을 걸로 생각합니다.

 

 청국장 냄새가 싫으면 낫토로 대신 끓여도 됩니다. 일본 거주 한인들이 청국장 먹고 싶을 때 낫토를 많이 쓴다고 압니다. 여담으로 낫토도 (일본 내) 지역에 따라서는 청국장처럼 냄새가 꽤 있다고 합니다.

 

 

 

 

 

5) 계란은 닭의 품종에 따라 알껍질 색이 달라집니다. 오리알도 마찬가지고요.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계란은 흰색 계란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갈색 계란이 주류입니다. 우리나라도 80년대만 해도 시중에 흰색 계란이 많았었는데요. 90년대 들어서면서 신토불이 민족주의 열풍이 불더니 갈색 계란이 토종이 낳은 거라는 소문이 돌면서 사람들이 갈색 계란을 선호하게 되었고, 어느 때서부터인가 시중에서 갈색 계란만 팔게 되었습니다. 물론 진짜 우리나라 토종닭 품종은 멸종한지 오래고, 시중에서 토종닭이라 파는 것은 후대에 만들어진 유사 토종닭 품종이거나 노계입니다.

 

 이후 오랜 시간이 흘러 2016년 계란값이 폭등하면서 1판에 만원을 넘어가는 참사가 벌어졌을 당시, 외국에서 계란을 수입해왔더니 흰 계란이라 사람들이 매우 생소해하기도 하였습니다. 희니까 계란이 아니라 오리알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보였습니다.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껍질이 청색인 청란도 있습니다. 청계가 낳은 알인데요. 몸에 더 좋다는 속설이 있어 인기 있고 가격도 비쌉니다만, 건강 쪽으로는 계란 색깔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알 색깔에 따른 맛 차이는 미미하게나마 있는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갈색 달걀도 진한 갈색과 옅은 갈색이 있습니다. 경험적으로는 시판 달걀은 색이 짙은 편이고, 시골 닭들이 나은 알들은 색이 옅은 편입니다. 내 생각에는 색이 옅은 알이 더 맛있는데, 크기는 색이 진한 알들이 더 큰 경향이 있습니다.

 

 

 

 

 

6) 계란말이와 오믈렛은 유사한 요리인데, 각 지역마다 만드는 방식은 다릅니다. 우리나라식 계란말이도 특색이 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계란말이용 소형 팬을 쓰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얇은 지단에 가까운 것을 만 형태의 계란말이가 흔합니다. 두꺼운 계란말이를 만들려면 팬이 작거나 계란을 많이 써야 합니다. 종종 대형 계란말이를 만드는 식당을 보면 한식 계란말이인데 꽤나 두꺼운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계란말이는 내 생각엔 식감이 좀 단단한 편입니다. 속까지 잘 익었고요. 그런 스타일이 우리나라 입맛이나 관념에 맞는 것 같습니다.

 

 

 

 

 

7) 오므라이스는 내가 매우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애초에 볶음밥 + 오믈렛이다보니 잘 만들면 아주 맛있을 수밖에 없는 레시피고, 요리사의 실력이 극단적으로 강조되기 쉬운 요리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데미글라스를 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제대로 만들려면 조리 난이도도 매우 높고 포텐셜도 높은 레시피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나는 오므라이스에 데미글라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요. 오믈렛이고 데미글라스고 원래 프랑스 레시피인데, 프랑스에서는 둘을 조합해 먹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고, 내 입에도 둘은 잘 안 어울립니다. 실제 오믈렛에 데미글라스는 서구권에서는 일본식 오믈렛으로 부릅니다. 일식 레시피란 말이지요. 어쩌다가 왜 그렇게 먹고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오므라이스에 선호하는 소스는 크림소스와 케챱입니다. 크림소스는 오므라이스에 매우 잘 어울립니다. 오믈렛은 원래 유제품과 잘 어울리지요. 크림치즈 등 유제품을 사용하는 오믈렛은 서구권에서 꽤 일반적인 레시피이기도 합니다.

 

 

 잘 모르는 분들도 많지만, 중화요리집에서도 오므라이스를 만듭니다. 한국식 중화요리 중 하나 같은데요. 대체로 중식 볶음밥 + 케챱 + 계란지단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많은 경우 볶음밥과 얇은 계란지단 사이에 꽤 많은 양의 케챱이 들어간다는 겁니다. 지단 위에 케챱을 조금 뿌리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실제로 먹으면 케챱 맛이 상당히 강합니다. 계란지단이 얇긴 하지만, 애초에 볶음밥에 계란이 추가로 들어가지요.

 

 이렇게 설명만 하면 경험적으로 괴식이나 사도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잘 만들면 꽤 맛있는 요리입니다. 원체 계란과 케챱이 잘 어울리기도 하고, 중식 오므라이스는 중식 볶음밥으로 만든 오므라이스입니다. 중식 볶음밥은 잘 만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오므라이스로 만든다고 맛없어지진 않습니다. 계란에 케챱만 좋아한다면 더 맛있지요.

 

 다만 중식 오므라이스는 레시피가 딱히 표준화된 게 아니라서, 계란 위에만 케챱을 뿌리는 경우도 있고 시판하는 오므라이스 소스를 사용한 것도 있습니다. 나는 오므라이스를 맛있게 잘 만드는 중식집은 요리를 잘 하는 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8) 우리나라에서 파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는 한국식 로컬라이징 크림소스 스파게티입니다. 본래 이탈리아식 까르보나라는 관찰레라는, 돼지 항정살을 절여 만든 염장육과 페코리노 로마노, 계란 노른자, 후추로 만든 겁니다. 진짜 오리지날 레시피에 가까운 건 드셔 본 분 비율이 높지 않을 텐데, 관찰레는 둘째 치고 페코리노 로마노를 파르미자노 레자노나 그라나 파다노, 또는 가루 치즈 같은 걸로 대체하면 완전히 다른 풍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페코리노 로마노는 양젖 치즈입니다. 파르미자노 레자노 대비 매우 짜고, 양젖 냄새가 납니다. 양젖은 별로 드셔보신 분이 없을테니 산양유 비슷한 냄새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원래의 까르보나라는 새하얗고 단단한 양젖 치즈를 좋아해야 기호에 맞는 음식입니다. 나는 페코리노 로마노는 입에 맞지 않아서 힘듭니다. 파르미자노 레자노로 대체해 만들면 기호에 맞고요.

 

 이탈리아 피자가 미국에 가서 미국식 피자가 되었듯, 까르보나라도 미국에서 크게 변이하였습니다. 프랑스 요리처럼 크림이 들어가게 되었지요. 미국 요리는 프랑스 요리에 영향을 많이 받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미국식 까르보나라에는 계란과 치즈에 라드를 쓰는 오리지날리티는 남아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나라로 넘어온 까르보나라에서는 아예 계란이 빠집니다. 치즈도 거의 빠지고요. 라드도 빠지고 베이컨에서 나온 기름 정도만 라드 성분이 됩니다. 거의 순수한 크림소스 스파게티가 되지요. 진한 크림도 대다수의 코리안은 좋아하지 않으니까, 우유를 섞은 묽은 크림이 주류가 되고요. 원래 이탈리아 까르보나라가 꽤 뻑뻑한 걸 생각하면 많이 묽어진 겁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마늘이 들어갑니다. 마늘 먹는 분야에서 코리안이 이탈리안한테 질 수는 없지 않습니까.

 

 물론 지난 몇 년 사이 오리지날 까르보나라의 존재가 알려지긴 했습니다만... 피자가 우리나라에서 마개조되었듯 까르보나라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사람들 입에 맞춰 마개조되고 있습니다.

 

 

 

 

 

 

9) 요리에 재미 들린 사람들이 많이 해 보는 것 중 하나가 힘줘서 카레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카레는 그다지 힘 줘서 만들 만한 요리가 아닙니다. 카레 만드는 친구들한테 항상 조언하는 게 카레는 적당히 만들어 먹는 요리고, 제대로 요리를 만들 거면 스튜를 끓이라고 합니다.

 

 카레의 기원은 인도의 커리입니다. 인도는 요리에 아주 다양한 스파이스를 많이 쓰는데, 양고기나 닭고기 같은 주재료에 약간의 채소와 다양한 스파이스를 써서 끓여낸 진한 국물 요리 같은 걸 대략 커리라 생각하면 됩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약간의 채소입니다. 인도식 커리는 채소가 많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치킨 커리와 비슷한 한식은 카레가 아니라 닭도리탕입니다.

 

 이후 이 커리가 영국을 거쳐 일본에서 재탄생해 카레가 됩니다. 카레는 커리와는 완전히 다른, 스파이스가 들어간 감자 스튜 같은 요리가 되었지요. 물론 인도에도 감자가 들어간 커리를 먹기도 합니다만, 그건 주재료가 감자인 커리라는 느낌이지 카레같지는 않습니다.

 

 일본 카레는 라멘 같은 일식 국물요리 조리법과 결합해, 본격적으로 육수를 쓰고 스파이스도 고급스러운 시나몬, 정향(클로브), 육두구(넛맥)를 중점적으로 쓰고 거기에 버터 루를 등을 쓰는 등 일본인의 소울푸드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카레가 들어오면서 카레는 대대적인 다운그레이드를 겪게 됩니다. 그야 예전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력, 식탁 사정은 차이가 컸으니까요. 그 선두주자는 오뚜기였습니다. 오뚜기는 과감하게 비싼 육두구, 정향, 시나몬 같은 걸 다 빼버립니다. 그리고 강황과 호로파(페누그릭. 파가 아닙니다. 한자로 葫蘆巴. 콩과 식물입니다.) 위주의 한국식 카레가 탄생하지요. 여기에 쿠민 시드(쯔란)와 펜넬(산미나리), 그리고 코리엔더도 기본적인 향료가 됩니다. 로즈마리와 월계수잎이 더 들어가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코리엔더는 고수의 씨앗입니다. 고수 잎인 실란트로와는 매우 다른 풍미입니다. 실란트로는 우리나라 사람 중 잘 못 드시는 분들이 많지만, 코리엔더는 누구나 즐길 만한 스파이스입니다.

 

 한국식 카레가루의 위대함은 카레가루 자체 가격도 싼데, 감자/양파/당근 3대 채소만 썰어서 카레가루와 끓이기만 하면 그럭저럭 먹을 만한 게 된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카레용 고기로 취급하는 건 등심인데, 돼지 등심을 조금 넣는다고 거기서 딱히 맛이 많이 우러나오는 게 아닙니다.

 

 장점이 있는 대신 한국식 카레는 고급화시키기 쉽지 않습니다. 고급형 카레도 이런저런 조미료가 첨가되는 거지, 일본식 카레처럼 향료가 고급화되는 게 아닙니다. 조미료는 비프분말이니 치킨파우더, 양파분말 같은 거라 사실 원재료로 넣으면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식 카레는 적당히 인스턴트로 즐기면 그게 올바른 방식입니다. 우리나라 브랜드의 고급형 카레가루는, 쉽고 적당히 더 맛있는 카레를 만드는 데 적합합니다.

 

 

 

 

 

10) 기호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레시피 자체로 보면 하이라이스가 카레라이스보다 고급음식 레시피입니다. 일본에서는 하야시라이스, 오사카 쪽에서는 하이시라이스라 부른다는데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하이라이스로 이름이 바뀐 것 같습니다.

 

 하이라이스는 설명하자면 데미글라스 스튜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데미글라스 레시피는 비프스튜와 많이 비슷합니다. 소스가 되도록 졸인 비프스튜라고 볼 수도 있지요. 그런 데미글라스를 사용해서 만드는 거라, 하이라이스는 졸인 비프스튜를 첨가해 만드는 비프스튜 덮밥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시판하는 하이라이스 블럭/과립이나 데미글라스 소스 안 쓰고 처음부터 만들거면 그냥 비프스튜 만들면 됩니다. 1차로 데미글라스를 만들고 그걸 또 하이라이스로 만들 이유가 없어요. 그러니까 하이라이스는 반제품을 이용한 간단 비프스튜 덮밥에 가깝습니다.

 

 레시피 특성상 하이라이스는 적당히 만들면 당연히 카레라이스보다 맛이 없습니다. 대신 작정하고 만들면 카레라이스보다 맛이 더 올라가는 레시피 구성입니다. 그러니까 카레 힘줘서 만들어보실 계획이면 그보다는 하이라이스에 도전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진짜로 맛있는 거 만들어보고 싶으시면 제대로 스튜 끓이는 게 좋고요.

 

 

 

 

11) 소는 반추동물입니다. 반추동물은 되새김질을 하는, 위가 4개인 동물이지요. 각각의 위는 첫 번째부터 양, 벌집, 천엽, 막창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돼지는 직장을 막창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실제로는 대장 전반을 막창으로 팝니다. 그러니까 소의 대창이 돼지의 막창입니다. 돼지는 반추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위장이 4개가 있지 않고, 그러니까 소의 막창에 해당하는 기관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돼지의 위는 사람처럼 1개입니다.

 

 소 막창은 상태가 좋은 경우에 한해 소의 각종 부위 중 매우 맛있는 부위에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신선한 막창을 구워 먹으면 버터에 가까운 풍미에 씹는 감촉도 좋습니다. 그리고 열매가 들어간 청주 계열과 매우 잘 어울립니다. 다만 신선도가 조금만 떨어져도 풍미가 매우 평범해진다는 게 단점입니다. 주관적으로 상태 좋은 막창은 곱창보다 훨씬 맛있습니다만, 평범한 막창은 딱히 곱창보다 별로 맛있지 않습니다.

 

 

 

 

 

12) 곰탕 및 설렁탕 계열 중 내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건 소머리국밥입니다. 제대로 삶은 소대가리는 매우 맛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설을 따로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소머리국밥을 먹어야 우설을 먹을 수 있기도 합니다. 실제 통 우설은 꽤 큽니다. 소머리를 삶으면 우설수육이 나오는데, 그걸 저며서 국물에 곁들이는 게 정석입니다. 우족에 비해 소머리는 젤라틴은 적지만, 큰 근육인 우설이 있기 때문에 좀 더 곰탕같은 고기국물 맛이 섞여 있습니다.

 

 우족도 잘 끓이면 물론 맛있습니다. 우족은 젤라틴이 많기 때문에, 희석을 많이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젤라틴질 국물이 매우 진한 맛을 냅니다. 다만 우족탕은 우리나라 요리에서는 그냥 먹는 국물 요리고, 다른 조리에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리에 사용하는 육수로 비슷한 느낌인 건 닭발육수입니다. 닭발도 콜라겐이 꽤 있는데요. 보통 파는 닭발 요리는 매우 맵게 양념해서 뜯어먹는 것이지만, 국물의 점도를 높이기 위한 육수로도 활용됩니다. 대표적으로는 짬뽕을 끓일 때 닭발육수를 쓰곤 합니다. 냉면육수로도 닭발육수를 쓰기도 합니다.

 

 

 

 

 

13) 내가 닭 요리 중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건 콕오뱅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닭도리탕입니다. 볶는 요리가 아니기 때문에 닭볶음탕이라고는 부르지 않습니다. 찜닭 레시피를 좀 극단적으로 개량하면 닭도리탕보다 맛있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아직은 그런 걸 접해보거나 만드는 데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일정 이상 잘 만들면 닭도리탕이 찜닭보다 맛있지만, 그저 그럴 때는 찜닭이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닭도리탕은 매운 양념인 것 치고는 레시피 포텐셜이 매우 높습니다. 닭이 워낙 스파이스와 매우 잘 어울리는 경향이 있기도 하지요. 실제 프라이드 치킨도 스파이스 안 쓰고 그냥 튀기면 별 맛이 없습니다. 보통은 온갖 양념에 절여서 (염지해서) 튀기는 겁니다. 닭은 고기 자체는 별 맛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닭가슴살 스테이크는 바질이라도 뿌려야 먹을 만한 맛이 되지, 아무 허브 / 스파이스도 안 쓰면 맛이 없습니다.

 

 그리고 닭도리탕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포텐셜도 높지만 어지간해서는 그럭저럭 맛있게 된다는 겁니다. 완전히 실패한 닭도리탕을 만나는 건 그리 쉽지 않습니다. 맛 없는 프라이드 치킨 만나는 게 더 쉽지요. 닭만 신선하고 정말 이상하게만 안 만들면 그럭저럭 맛있습니다. 물론 잘 만들면 매우 맛있고요.

 

 

 

 

14) 꽤나 맛있는 한식 닭 요리인데 이름이 너무 애매해서 잘 안 알려졌던 요리 중 하나가 닭한마리입니다. 닭한마리는 맛이 강하지 않아서 그런지 일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한식 중 하나로 꼽힙니다. 닭한마리는 서울 음식으로, 거의 서울과 인근 지역에서만 팝니다. 이게 무슨 요리인지를 굳이 설명하자면 파닭전골 정도 되는데, 닭도리탕이나 찜닭처럼 토막난 닭으로 끓이는 요리고, 파 맛이 나는 맑은 닭국물 요리고, 부추와 함께 전용 간장 양념 같은 걸로 먹고, 떡 같은 게 보통 기본으로 들어있고, 고기를 다 먹은 후에는 칼국수 사리 같은 걸 넣어서 먹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먹는 방식으로 보면 뭔가 닭갈비의 맑은 국물 요리 버전 같기도 합니다.

 

 요새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닭한마리를 좋아한다는 뉴스가 보도되면서 이 인지도 낮던 음식도 조금 알려진 것 같긴 한데, 여전히 그리 전국적으로 유명한 요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뭔가 외국인이 매우 좋아하는 음식으로, 대한민국 관광용 음식이 된 것 같기도 하고요.

 

 

 

 

 

15) 영계백숙에 대해 의문을 가진 분들이 꽤 있습니다. 왜 그렇게 작은 병아리 같은 걸로 해먹느냐는 건데요. 시판하는 조금 큰 13호 생닭 같은 거 말고, 진짜 시골에서 많이 키운 닭으로 해먹어보면 왜 영계백숙을 만드는 지 알 수 있습니다.

 

 

 방목해 키운 큰 닭은 고기가 진하고 맛있긴 합니다. 대신 질기고, 안 익고, 특유의 냄새가 있습니다. 안 익는 거야 시간을 두고 익히면 되긴 합니다만, 냄새가 문제입니다. 백숙은 말 그대로 백숙에 가까운 레시피일수록 별로 들어가는 부재료가 없어서요. 냄새 잡는 게 힘듭니다. 만들다보면 약재 같은 게 많이 들어가는 경향이 있고요.

 

 그래서 백숙하려면 작은 닭으로 만드는 게 효율이 좋고, 큰 닭은 토막 내서 닭도리탕이나 찜닭 같은 걸 만드는 게 더 효율이 좋습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맛있는 큰 닭으로 굳이 백숙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16) 감자탕/뼈해장국은 나름대로 꽤 좋아하는 요리인데, 나는 그 요리를 시래기된장국의 베리에이션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돼지뼈 육수를 활용한 시래기된장국 계열 요리로 본단 말이지요.

 

 돼지 등뼈에 붙은 고기는 맛있긴 한데, 고기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먹다 보면 뼈는 꽤 쌓이는데 먹은 고기 양은 그리 많지 않은 요리지요. 그렇지만 시래기 국물 요리로는 최고입니다. 감자탕은 시래기가 핵심재료입니다.

 

 여담으로 홈메이드 감자탕과 음식점 감자탕은 꽤 다른 맛이 날 때가 많은데, 음식점 감자탕에는 MSG가 들어가서 그렇습니다. 감자탕은 재료 특성상 MSG를 넣은 거랑 안 넣은 게 아예 다른 맛이 납니다. 나는 넣지 않은 쪽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안 넣으려면 재래 된장 쪽이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17) 도토리묵도 우리나라에서만 먹는 한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토리 하면 다람쥐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 도토리라는 이름은 현대어로 돼지밤이라는 뜻입니다. 옛날에는 성체 돼지를 돝으로, 어린 돼지는 돝야지로 불렀는데요. 돝야지 -> 도야지 -> 돼지로 말이 변했고, 어떤 이유에선가 성체 돼지건 어린 돼지건 돼지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소와 송아지, 말과 망아지처럼 돝과 돝야지로 불렀던 겁니다. 도토리에는 돝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지요. 돼지가 도토리를 매우 좋아합니다.

 

 우리 민족은 아주 오~래 전부터 도토리를 주식으로 먹었습니다. 대략 신석기 시대, 그러니까 1만 년 전 정도부터요. 한반도는 기후대가 원래 자연 산림은 참나무 위주여야 합니다. 지금은 전국토 민둥산 되었다가 빨리 자라는 소나무부터 식재한 다음, 참나무로 천이 중인 거고요. 우리 먼 조상들은 도토리를 먹기 위해 토기를 제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질그릇이 없으면 도토리를 먹기 힘들어요. 도토리는 타닌 성분이 많아서, 물에 담가서 타닌을 빼야 합니다. 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단 말이지요. 고대에는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도토리 먹는 지역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해 먹기가 힘들어서인지 다른 나라 도토리들이 맛이 없어서인지 거의 우리나라에만 도토리 먹는 문화가 남았습니다.

 

 순수한 도토리 가루 묵은 아주 약간 쫀득하며 풍미가 매우 진합니다. 타닌을 완전히 빼내지 않아야 도토리묵다운 묵이 되고요. 내 생각에는 꽤 맛있는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호불호가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도토리는 참나무 열매는 다 도토리라 부르다 보니, 종류가 여럿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도토리가 나오는 나무 종류 중 기본적인 것은 여섯입니다. 신갈, 떡갈, 굴참, 졸참, 갈참, 상수리. 이 중 흔한 건 상수리고, 제일 맛있는 건 졸참나무 도토리라고 합니다.

 

 

 

 

 

18) 우리나라 식문화 중 좀 특이한 것 중 하나가, 버섯의 갓보다는 대를 주로 먹는다는 것입니다. 갓이 펴지지 않은 어린 버섯을 많이 먹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버섯은 갓이 맛있지만 갓은 잘 부서집니다. 그래서 운반이나 유통이 어려운 종류가 많고, 씹는 저작감도 저항이 덜합니다. 대조적으로 대는 갓에 비해 풍미가 약한 대신 운반과 유통이 씹고, 저작감이 좋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향에는 둔감하고 저작감을 매우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대 위주의 버섯 유통이나 어린 버섯을 좋아하는 경향이 정착한 것 같습니다.

 

 송이버섯이나 표고버섯의 등급 기준이 영향을 줬을지도 모릅니다. 송이버섯은 갓이 펴지지 않은 어린 버섯일수록 등급이 높고 비쌉니다. 갓이 펴진 건 등급이 낮고 싸지요. 표고버섯도 그렇고요. 그런데 등급 높은 송이가 딱히 맛있는 건 아닙니다. 갓이 펴지지 않은 송이가 보기 좋다고 생각해서 비싼 것 같은데, 모양이 남근을 닮아서 그렇다는 썰이 제일 그럴싸합니다. 정력에 좋다고 생각되는 음식이 비싸지는 경우는 흔하니까요.

 

 

 

 

 

19) 느타리버섯은 원목 재배로 갓이 일정 크기 이상으로 자란 게 제대로 된 상품이며 맛이 매우 좋습니다. 1990년대만 해도 갓이 펴진 느타리가 유통되었지요. 그런데 21세기 들어 보다 저렴하게 병에서 키우는 기술이 등장하였고, 병 재배한 느타리를 갓이 다 펴지기 전에 어린 것을 저렴하게 맛타리라는 상품 이름으로 유통하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키운 느타리 쪽이 풍미가 훨씬 좋긴 합니다만 사람들은 어린 맛타리의 단단한 식감과 저렴한 가격에 호의적이었고, 시대가 지나면서 점차 맛타리가 아예 느타리를 거의 대체해 버리게 됩니다. 이젠 제대로 키운 느타리를 파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저작감과 향을 빼고 맛만으로 판단한다면, 제대로 키운 느타리는 가장 맛있는 버섯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더 비싼 버섯들은 약용버섯이거나 향이 좋은 거지 맛이 느타리보다 좋은 게 아닙니다. 계란과 섞어 전을 부쳐 먹는 게 느타리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20) 표고버섯은 말린 것과 생표고가 있습니다. 말린 표고버섯은 말리는 과정에서 갓이 거북이 등딱지 모양으로 갈라지는 화고가 최상품이고, 화고 중에서도 많이 갈라져 흰 속살이 크게 보이는 백화고가 상급품입니다. 표고의 겉면이 많이 보이는 건 흑화고라고 하며 백화고보다는 아랫등급으로 칩니다. 그리고 갈라지지 않은 어린 표고를 말린 건 동고, 갓이 벌어지도록 자란 표고를 말린 건 향고, 그보다 더 갓이 많이 벌어진 하급품은 향신입니다. 등급을 정리하자면 백화고 > 흑화고 > 동고 > 향고 > 향신 이고요. 표고버섯 슬라이스나 후레이크는 대략 향신이 많고 향고인 경우도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맛은 딱히 별 차이 없습니다. 특성 자체는 조금씩 다르긴 한데, 백화고가 향고보다 맛있느냐 하면 내 생각에는 아닙니다. 내가 실사용에 선호하는 건 동고나 향고인데, 딱히 비싸지도 않으면서 맛도 충분히 있고 먹기도 좋기 때문입니다. 백화고는 사실 향고에 비하면 어린 버섯이라 향이 꽤 약하기도 하고요.

 

 굳이 보자면 표고의 품질 차이는 건표고보다도 생표고에서 쉽게 느낄 수 있고, 표고가 나온 계절이나 품종 등에 따른 차이가 큰 편입니다. 표고가 겉보기 좋은 쪽이 가격이 높다 보니, 맛하고는 별 상관이 없는 쪽으로 품종개량이 되고 있는 것 같고, 딱 봐도 화고스러운 건 맛은 크게 기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봄에 생표고가 많이 풀려서 저렴할 때가 있는데, 경험적으로는 그 때의 표고버섯이 맛있습니다. 표고를 말릴 환경이 된다면, 그 때 표고를 많이 사서 말려 두면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1) 내가 먹어 본 버섯 중 주관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건 큰갓버섯입니다. 문제는 큰갓버섯은 야생버섯이고, 흔하지도 않은데 나는 야생버섯을 채취할 줄 모릅니다. 그러니까 운 좋아야 먹어볼 일이 있는 버섯입니다.

 

 송이버섯은 처음 먹었을 때는 매우 놀라웠고 한동안 선호했는데, 이후 여러 번 먹다 보니 어택이 강한 풍미이긴 한데 원체 개성이 강한데다 본래 가진 풍미에서 뭘 하건 더 좋아지는 경향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비싸다보니 이후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요리를 잘 한 상태에서 정말 맛있게 먹은 경험이 있었던 버섯은 표고입니다. 지금은 사라진 음식점에서 먹어봤던 전가복인지 잡탕인지에 들어있었는데, 볶는 요리 하나만큼은 초일류인 주방장이 만든 거였고 표고를 잘 볶았을 때 얼마나 맛있는지 그 때 깨닫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화요리 중 볶음을 그리 선호하지도 않고, 정말 잘 볶아봐야 그만큼 인정도 못 받다 보니 버섯 같은 걸 잘 볶아주는 요리사 만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중식화구가 있어야 그런 볶음을 시도라도 해볼 수 있다 보니 직접 그런 볶음에 도전하는 건 어렵고요.

 

 일반적인 조건에서 구하기 쉬운 버섯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버섯은 양송이입니다. 여담인데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양송이건 새송이건 송이버섯하고는 별 상관이 없고요. 상품명 참송이, 해송이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22) 양송이는 귀여운 외형과 부담 없는 풍미를 가진 버섯입니다만, 실제 어떻게 해먹어야할지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양송이의 특성은 대다수의 한식 레시피에 잘 안 어울리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양송이 먹는 방식은 대를 떼어내고 갓만 물이 생기도록 구워 먹는 것 같은데, 양송이 물은 속설만큼 몸에 좋을 건 없습니다만 버섯 자체는 몸에 꽤 좋은 편이고, 칼로리도 별로 없는데다 물이 생기도록 구운 양송이는 맛있으니까 많이 드셔도 좋습니다.

 

 양송이는 음식에 사용했을 때 완성된 음식의 풍미를 잘 담아내고, 스스로 가진 버섯향과 조합되어 매우 맛있게 먹을 수는 것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버섯 자체만 구워 먹어도 꽤 맛있는 버섯이긴 하지만, 양송이와 어울리는 풍미가 좋은 요리에 사용했을 때 더 맛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요리는 대체로 향이 중시되지 않거나, 양송이에 잘 어울리지 않는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버섯볶음을 하기에는 수분이 많은데다 비싸고요. 재래된장찌개에 양송이를 넣으면 의외로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버섯을 양송이만 넣어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표고는 기본적으로 넣고 양송이를 부재료로 넣거나 해야 좋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요리 중 예외적으로 양송이를 넣었을 때 잘 어울리는 건 카레입니다. 이는 카레가 태생적으로 서양 요리에 가까운 것이라 그렇다고 생각하고요. 넣어보면 꽤 잘 어울립니다. 원래 수프나 스튜 등에서 활약하는 버섯입니다.

 

 

 

 

 

23) 흔히 고급재료로 취급되지만 사견으로 맛이 꽤 애매하고 과대평가가 많다고 생각하는 식재료 중 하나가 전복입니다. 특히 전복죽은 꽤 고평가입니다. 전복죽이라고 파는 것 중 소라죽이나 골뱅이죽이 많은데, 내 생각에는 전복죽보다 소라죽이 더 맛있습니다. 전복은 맛이 진하고 강한 식재료가 아니라서, 죽 같은 데 넣어서는 맛이 나지가 않습니다. 대조적으로 소라는 진한 맛을 가지고 있지요.

 

 신선한 전복으로 죽을 끓이면 조개 맛보다는 내장 맛이 더 나는데, 전복 내장 맛은 일종의 해초가 소화되다 만 맛입니다. 전복의 주식이 다시마 같은 해초라서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전복내장죽보다는 매생이죽이 낫습니다.

 

 전복회는 특유의 씹는 느낌을 좋아할 수는 있는데, 맛 자체는 별게 없습니다. 초장 맛에 드시는 분들이 많을 걸로 생각합니다.

 

 사견으로 전복을 맛있게 먹는 방식은 전복장입니다. 익힌 전복을 양념간장에 담근 건데요. 간장 양념이 전복 특유의 맛과 잘 어울리는데다 워낙 전복 살은 단단하다보니 흐물해지지도 않아서 맛있습니다. 다만 비리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내 생각엔 전복장은 해산물의 일반적인 비림이 아니고, 해초가 좀 비릿해진 느낌입니다. 주관적으로 전복장은 꽃게 간장게장만큼 맛있고, 새우장 같은 것보다는 훨씬 맛있습니다.

 

 

 

 

 

24) 명태는 우리나라에서만 인기 있는 생선입니다. 사실 살 자체가 맛있는 생선이라 볼 수는 없지만, 크고 저렴한데다 뼈를 우려내면 국물은 맛있는데다 한식 양념이 명태살에 잘 어울리기 때문에 인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명태는 가공법에 따라 이름이 다양합니다. 생물은 생태, 얼린 건 동태, 완전히 말리면 북어, 반만 말리면 코다리, 얼었다 녹았다 하는 조건에서 말린 건 황태, 황태 만들다가 색이 검어지면 먹태(흑태), 어린 건 노가리입니다. 여담인데 노가리를 너무 잡아서 우리나라 동해에서는 명태가 씨가 거의 말랐습니다. 생태는 워낙 보존성이 나쁘고, 회로도 거의 못 먹기 때문에 말리거나 얼리는 방식이 발달했습니다.

 

 명란젓은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한식으로 참기름을 곁들이면 맛이 좋고, 인기도 좋은 젓갈입니다만... 우리나라보다는 일본에서 더 인기가 있습니다. 노리마키가 한국에 와서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된 것처럼, 명란젓은 일본에 가서 일본인의 소울푸드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명란젓을 안 먹더라도 알이 포함된 동태탕을 많이 먹는데, 일본인은 명란젓만 소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많은 일본인들이 적어도 예전에는 명란젓이 명태의 알인 걸 잘 몰랐습니다. 명태를 잘 모르기도 하고, 그다지 먹을 게 아닌 잡어로 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요새는 좀 알려졌을지 모르겠네요.

 

 한편으로 명태의 고니(곤이)는 사실 이리입니다. 곤이는 난소고, 이리는 정소입니다. 그러니까 알이 있는 개체는 이리가 없습니다.

 

 

 

 

 

25) 말리지 않은 아구(표준명 아귀)찜은 인천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구찜은 호불호가 분명한 음식이라 인천 사람들도 아구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매우 좋아하는 편입니다.

 

 누구나 인정하겠지만, 아구 살은 사실 별로 먹을 게 없습니다. 양이 많지 않은 아구 살의 맛은 우아합니다만 동시에 밍밍해서, 살을 먹을 거면 차라리 가자미를 쪄먹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아구의 장점은 그 물컹거리는 부분에 있습니다. 생선이라기보다는 낙지나 주꾸미를 먹는 기분으로 먹으면 맛있습니다. 커다란 아구일수록 먹을 게 많습니다. 아구를 안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구찜은 콩나물밖에 먹을 게 없다고 주장합니다만...

 

 서양 요리에도 아구 요리가 있는데, 프랑스 요리 같은 데 아구살에 소금과 허브를 쓴 스테이크 같은 게 있기도 합니다. 영국에서는 튀겨 먹기도 하는 것 같고요. 그런데 나는 아구살 스테이크는 별로 좋은 조리법이라 느끼지 못했습니다. 박대 구워 먹는 게 훨씬 맛있습니다.

 

 

 

 

 

 

26) 와사비나 가루 와사비(호스래디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나는 스시에 들어간 와사비 외에는 와사비를 잘 먹지 않는 편입니다. 나는 생선회를 먹을 때는 간장이건, 와사비를 곁들인 간장이건, 초고추장이건 거의 먹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호스래디쉬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호스래디쉬가 들어간 샌드위치도 잘 먹고요. 가루 와사비를 푼 간장은 구운 가자미나 해물탕/해물찜에 들어간 낙지를 먹을 때 주로 먹습니다. 특히 탕에 들어간 낙지에 호스래디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소고기에도 와사비를 곁들여먹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 나는 소고기에는 와사비보다는 홀그레인 머스터드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7) 우리나라 사람들은 저작감을 매우 중시합니다. ‘치감이라는 신조어도 쓰는 것 같은데, 굳이 어휘를 해석해보자면 치감은 치아 내의 신경과 치주인대쪽에서 느끼는 감각일 것이고 저작감은 씹을 때 사용하는 턱관절과 구강 내의 촉각 전반을 포함한 감각일 것이라 저작감이라 표현하는 게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작감이라는 어휘가 잘 알려지지 않아서 대체로 사용하게 된 신조어휘가 치감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음식 중 저작감의 최대 만족을 위해 발달한 요리로 산낙지를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잘라서 참기름이라도 뿌려 놓으면 그나마 요리지만, 요리를 아예 안 하고 낙지를 통째로 드시려 시도하다 돌아가시는 분들도 종종 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복어 먹다 죽는 사람보다 산낙지 먹다 죽는 사람이 많은 걸로 압니다. 가장 위험한 요리입니다. 잘 씹어 먹으면 100% 안전하다는 면에서 참 웃프기도 합니다만.

 

 산낙지가 거의 우리나라에서만 먹는 음식이 된 건, 낙지가 세계적으로 흔한 생물이 아닌 것도 한 이유일 것 같습니다. 낙지는 거의 동아시아에만 있다고 하고, 뻘에서 삽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서해안 같은 조건이어야 낙지가 있단 말이지요. 일본에서조차 낙지는 많이 먹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28) 벚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봄 감성을 사로잡은 지 오래입니다만, 이것은 일제 이후의 유행입니다. 조선 시대 때는 벚꽃보다도 복사꽃과 매화를 좋아했지요. 위의 사진은 복사꽃입니다.

 

 꽃은 벚꽃도 복사꽃도 매화도 예쁩니다만, 열매의 활용도로 보면 벚나무는 복사나무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서양 체리와 달리 버찌나 앵두는 그다지 먹을 만한 게 아닙니다. 열매가 작고 씨앗이 커서 먹을 게 없습니다. 별로 인기 있을 만한 맛도 아니고요.

 

 대조적으로 관상용 복사나무에서 열리는 복숭아는 대체로 품종개량이 되지 않은 개복숭아이긴 합니다만, 개복숭아는 매실청처럼 설탕에 절여 청으로 담그면 꽤 맛있는 시럽이 됩니다. 맛이야 설탕 맛이지만 복숭아향이 나거든요.

 

 

 가끔 변이로 인해 개복숭아 중에서도 크고 맛이 괜찮은 게 있긴 한데요. 과수용 복사나무도 꽃은 예쁘고요. 문제는 그런 건 관리가 어렵다는 겁니다. 복숭아는 맛있고 워낙 즙도 많아서 그런지 벌레들이 정말 작정하고 달려드는 과일입니다. 벌레와 전쟁을 벌이고 제 때 봉지라도 씌워주지 않으면 벌레천지가 됩니다. 사람 입에 맛있는 건 야생에 경쟁자가 많기 마련입니다.

 

 여담인데 매실청이나 개복숭아청 등을 효소라고 부르는 건 이상한 이름입니다. 청은 효소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과일 청은 그냥 과일 성분이 당에 추출되어 나온 시럽입니다. 맛으로 먹는 거란 말이지요.

 

 

 

 

 

 

29)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밥을 먹습니다만, 밥을 먹는 방식은 사람마다 꽤 다릅니다. 국물이 없으면 밥 먹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국물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국물에 밥을 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따로 먹는 걸 선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카레 같은 걸 먹을 때 덮어서 먹는 걸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잘 비벼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요. 밥과 반찬을 한 입에 넣어서 먹는 사람도 있고, 따로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식사 시간도 각자 매우 다릅니다. 군대 다녀온 경험들 때문인지 우리나라 사람 중에는, 특히 남자들 중에는 매우 빠르게 식사를 마치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맛을 잘 보기에는 좋지 않은 문화지요.

 

 나는 맛있는 식사를 위해서는 쌀 품종을 각자의 식사 방식이나 기호에 따라 고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밥을 먹을 때 국물을 챙기는 빈도가 낮다거나, 잘 말아 먹지 않는다거나, 치아가 충분히 좋지 못하다거나 하면 부드럽고 차진 쌀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국물에 말아 먹는 걸 즐긴다면 좀 단단한 쌀로 지은 된밥이 잘 어울리지요.

 

 보통 맛있는 품종으로 불리는 쌀들은 차지고 부드러운 게 많습니다. 고시히카리도 그렇고, 삼광도 그렇고, 반찰계들은 더하고요. 그렇지만 단단한 식감을 좋아한다면 좀 더 단단한 쌀을 구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래 보급되는 품종중에 참드림이 단단한 식감을 가지고 있는데요. 풍미도 매우 좋은데다 웬만한 한식에는 다 어울릴 맛이라 널리 추천해도 될 것 같습니다. 참드림이 차지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차진데 단단합니다. 찰기와 단단하고 부드러움은 다른 겁니다. 차진 쌀이기 때문에 참드림을 볶음밥용으로 추천할 수는 없습니다.

 

 

 

 

 

30) 우리나라는 두부를 맛있게 잘 만드는 나라입니다만, 두부를 가공하는 방식은 발달하지 않은 편입니다. 유부는 많이들 먹지만 아직도 일식 느낌이고, 건두부 같은 건 한식화되지 않은 중화요리 분야로 취급되고 있지요.

 

 두부는 튀겨 먹으면 꽤 맛있습니다. 부침과 튀김은 좀 다릅니다. 두부를 튀기려면 부치는 것 대비 기름을 꽤 써야지요. 수분을 뺀 두부를 2번 튀기면 유부가 되는데, 유부를 만들 게 아니면 굳이 수분을 많이 뺄 것 없이 적당히만 빼준 후 한 번만 잘 튀기면 됩니다. 물론 딮프라잉을 할 때는 적어도 겉면의 수분 정도는 잘 닦아줘야 폭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튀긴 두부는 맛있지만 기름이 너무 많습니다. 기름지지 않게 튀긴 두부 비슷한 걸 간편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긴 한데요. 전자렌지에 돌리는 겁니다. 전자렌지는 음식의 수분을 날려서 맛없게 만드는 데 매우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두부는 원체 수분이 많은데다 수분이 날아가도 맛있기 때문에 전자렌지에 팍팍 돌려버리면 제법 맛있어집니다.

 

 한편으로 요새는 에어프라이어가 많이 보급되고 오븐을 가진 집도 많이들 있다 보니 오븐을 사용한 두부 레시피도 알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에어프라이어는 오븐의 일종입니다. 역시나 원리상 튀기지 않고도 수분을 많이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브금

 

https://youtu.be/oR-15_4BmaQ

 





 

 이런 게 정리되어 나와서 비평 좀 하겠습니다.



 

 일단 더불어민주당 공약은 비판할 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민주당을 막연하게 지지하시는 분들이 이 글을 보셨다면, 이 기회에 현실정치를 어느 정도 감 잡으시길 바랍니다.

 



1. 경제산업재정


2년 내 K-유니콘기업 30개 육성

우량 벤처 연 200개 선발

 

: 유니콘기업을 정부가 자의적으로 육성할 방법은 없고, 섣부르게 자의적으로 육성하려 들면 더더욱 안 됩니다. 현 정권은 벤처기업 육성에 관심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기본적인 뜻에 비해 실천의 진정성이나 현실을 균형 있게 보는 시각이 부족하여 투자대비 성과는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유니콘기업 숫자는 11개입니다. 쉽게 늘어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앞으로 2년 내 30개를 육성한다는 공약을 냈습니다. 당연히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만약 2년 후 한국의 유니콘기업 숫자가 41개가 된다면, 우리나라는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의 유니콘기업 보유국이 되는데, 속사정 좀 아는 분들 중 현재 우리나라 벤처 상황이 그 정도로 좋다고 알고 계신 분 있습니까? 더구나 유니콘기업이라는 게 기업가치 추산 $10억 이상의 비상장기업인데, 이 기업가치 추산은 얼마든지 뻥튀기가 가능합니다. 유니콘 기업에 버블이 없다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됩니다. 이런 공약은 경제금융벤처를 잘 모르는 유권자들을 작정하고 낚기 위한 낚시성 공약입니다. 사기에 당하지 마세요.

 



2. 경제산업재정


공공상품권 2배 발행

소상공인 보증 공급 확대

 

: 공공상품권 같은 거 늘어나면 공공재정은 나빠지고 누군가가 특별한 이익을 봅니다. 이건 외우시면 됩니다. 반드시 누군가는 냠냠 맛있게 해 드신단 말입니다.

 

 소상공인 보증 공급 확대하겠다는 건,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겁니다. 장사가 잘 될 만한 조건을 만들어줄 생각은 전혀 없는 게 민주당이다 보니, 부실채권이 늘어날 걸로 생각합니다.

 



3. 환경

 

그린뉴딜 기본법 제정

 

 그린뉴딜같은 어감을 가진 건 기본적으로 진보쪽의 주요 수익 창출 아이템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지저분한 게 꽤 엮여있다고 전제해야합니다.

 




4. 청년

 

청년신혼 맞춤형 신도시

청년 주택 5만호 공급

 

 어느 신도시건 가보면 청년 신혼 바글바글합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슬럼이 있지요. 집권여당은 이런 문제들 해결할 생각 전혀 없고, 베드타운 더 만들어서 어디서 이익 챙길 생각이 한가득입니다.

 

 청년주택 5만호 같은 건... 청년들이 집이 없어서 설마 세를 못 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 들어갈 집은 어디에나 많습니다.

 



 

5. 농림해양수산

 

농어촌 의료복지 확충

 

 이 무책임한 정권이 건보재정 감당을 향후 어떻게 할 지 감이 1도 안 잡힙니다. 이 정권과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관련하여 현실적인 고민과 문제의 심각함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습니다.

 


 

6. 교육

 

국립대 반값등록금

저소득층 국가장학금 인상

 

 이 정권과 여당은 재정을 마음껏 쓰고, 생색은 본인들이 내고, 이익은 본인들이 챙길 생각만 언제나 머릿속에 가득합니다.

 



7. 노동

 

‘5미만 사업체 근로자 권리보장 확대

 

 소상공인의 성공과 벤처 육성과 이것은 같이 갈 수 없는 공약입니다. 현실은 유토피아가 아니라서, 근로자 권리를 확대하면 확대할수록 평균적인 사업체의 경영은 어려워집니다. 문제는 이 정권 아래 근로자의 권리확대가 너무나도 빠른 속도였고, 그것이 국가적인 경제에 명백한 악영향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에 당연히 평균적인 근로자도 손해를 봤습니다.

 


 

8. 외교통일국방

 

완전한 비핵화

남북교류협력 확대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할 소리입니다. 비핵화는 대한민국 마음대로 실현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남북교류협력 확대는... 그 전에 불상의 바르사체부터 좀 그만 쏘라고 하지요?

 


 

9. 보건복지

 

고령자복지주택

장애인연금수급권확대

시간제보육확대

 

 이 정권과 여당은 재정을 마음껏 쓰고, 생색은 본인들이 내고, 이익은 본인들이 챙길 생각만 언제나 머릿속에 가득합니다. (2)



10. 문화

 

문화예술인 실업보험제

프리랜서 국민연금

 

 구체적으로 뭘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는데, 일단 나오는 말 보면...

 

 이 정권과 여당은 재정을 마음껏 쓰고, 생색은 본인들이 내고, 이익은 본인들이 챙길 생각만 언제나 머릿속에 가득합니다. (3)

 

 


 다음으로 미래통합당입니다.

 



1. 보건복지

 

질병관리본부 -> 질병관리청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2014년 메르스 창궐 이후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같은 체제가 논의 및 추진되었었습니다. 그런데 잘 안 됐고, 안 된 상태로 우한 사스(COVID-19)를 맞이했지요. 만일 현 정권과 여당이 감염병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개선의지가 있었다면, 지난 2년 반 동안 이 문제에서 무언가 개선을 해놨을 것입니다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만일 승리한다면 미통당은 뭔가 좀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요.

 



2. 경제산업재정

 

재정준칙 도입, 건전성 강화

탈원전 폐기

유연근로시간제 확대

 

 탈원전 폐기는 대단히 시급합니다. 반드시 우선적으로 실현되어야합니다.


 재정준칙은 필요성은 인정하는데, 재정 빡빡하게 관리하려 들면 잘못하면 앞으로 우리나라 망합니다. 신중하게 접근해야합니다.


 유연근로시간제는 확대되어야합니다. 노동유연화가 실질적 실업률을 낮춥니다.

 




3. 경제산업재정

 

법인세 인하 및 누진 축소

 

 역시나 대단히 시급하며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공약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도 법인세가 인하되었었던 걸 제대로 이해해야합니다. 명목법인세까지 올린 정권은 87체제에서 현 정권이 유일하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봐도 현 정권이 세계유일입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 몇 년 간 영 상태가 심히 좋지 못했습니다. 결국 명목세율은 올렸으나 법인세수는 감소하는 참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4. 교육

 

정치 교원 퇴출

특목고 폐지 철회

 

 대단히 중요한 공약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잘못되고 편향된 견해를 학생에게 강요하고, 자의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교원들은 심판받아야 합니다. 학생들은 주도적인 정치적 견해를 가질 수 있어야 하고, 각자의 정치적 견해로 인해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미성년자는 이 점에서 절대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목고 폐지도 철회해야합니다. 특목고가 폐지될수록 강남만 좋습니다. 특목고가 사라지면 사라질수록 우리나라는 점점 더 강남민국이 됩니다. 금수저야 조기유학 떠나니까 상관없겠습니다만.

 


 

5. 부동산

 

고가주택 기준 상향

부동산담보대출 규제 완화

 

 이 또한 반드시 필요한 공약들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부동산담보대출의 규제는 세계에 유래가 없는 수준이며, 전형적인 사다리 걷어차기이며, 국부유출 행위입니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는데 부동산담보대출은 규제된다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담보대출규제로 우리나라 중산층이 우리나라 부동산 매수를 못 하는 사이, 중국자본이 우리나라 부동산을 잔뜩 샀다는 걸 다들 좀 꼭 아셔야 합니다.

 

 



6. 외교통일국방

 

9.19 남북군사합의서 등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 폐기

북한이탈주민 강제송환 금지법

 

 반드시 필요한 공약들입니다. 이 정권은 섣부르게 GP를 때려 부쉈는데, 그 사이 북측은 삶은 소대가리 소리에 불상의 발사체들은 물론이고, NLL 경계부근에 있는 함박도를 군사기지화시켰습니다.

 

 북한이탈주민 강제송환 금지는 더더욱 중요한 문제입니다. 헌법상 북한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우리나라 헌법은 북한을 인정하지 않으며, 북쪽 점령지도 헌법상 대한민국 영토입니다. 그러므로 북한이탈주민이 우리의 실효지배영역에 도착한 시점에서, 그가 간첩이나 자의적으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 국민입니다. 반드시 우리나라 국민으로 대접받아야 합니다. 그걸 정권이 자의적으로 돌려보내 죽게 하는 건, 실질적으로 이적행위이자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그리고 최소한도의 윤리를 저버리는 행위입니다.

 


 

7. 안전

 

어린이 보호구역 확대

우범지역 CCTV 증설

 

나는 미통당의 이 공약에 반대합니다. 민식이법 폐지가 우선입니다.

 


 

8. 청년

 

정시 50% 이상 상향

조국방지법제정

 

 정시 100%로 하겠다더니, 어째 50% 이상입니까? 80% 이상은 해야지요?

 


 

9. 보건복지

 

난임시술 전액지원

어르신 국가예방접종 확대

소득기준 건보료 부과

 

 아주 좋은 공약들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난임시술 전액지원은 출산율 개선에 미미하게나마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들의 불평등을 이번에는 좀 개선할 수 있기 바랍니다.

 


 

10. 보건복지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 등 복지 확대

 

 요새는 애완동물을 정말 많이 키우는데요. 키우던 개 유기하는 나쁜 사람들은 편한 반면, 끝까지 데리고 사는 착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기 십상입니다. 국회에서 뭔가 좀 개선하겠다면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미래통합당 쪽의 공약이 너무나도 확고한 비교우위에 있습니다. 공약을 보고, 객관적인 숫자를 볼 수 있고, 현실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진짜 우려하는 유권자라면 대체로 올바른 선택을 하실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문재인이 지소미아를 연장하다니

정치 2019. 11. 23. 09:3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msSc7Mv0QHY

 


 

 삶은 소대가리가 양천대소할 일입니다.



 재앙 영화에서 큰 위기가 겨우 지나간 것 같은 상황이 되었네요. 아집의 왕이 아집을 꺾은 거 보면 아마 미국이 아주 직설적으로 이런저런 말을 했을 것 같습니다. 돌려 말하면 이해를 못 하니까, 지소미아 파기하면 어떻게 될지 꽤나 직설적인 전달이 있었겠지요.



 아마 문재인은 푸딩처럼 부들부들부들 하면서 굴욕적으로 지소미아를 연장하고, WTO제소도 중단했을 것인데 마음껏 비웃어주겠습니다. 부들부들은 클베들의 주특기지요. 함께 부들거리세요. 문재인은 혹시 나중에 감옥 들어갔다 나와도 잘 부들거리는 연두부를 먹는 게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이상 비공식적인 이야기였고요. 공식적인 이야기는 이 밑부터.


 대한민국의 국격이 실종되었습니다.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던 문재인 대통령, 어디서 갑자기 자의적으로 이리도 굴욕적인 백기투항을 하는 것입니까? 불과 일주일 전 고민정 대변인이 하던 말은 어떻게 된 것인지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여름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이 토착왜구라 부르던 행동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므로 문재인은 토착왜구이며, 청와대 또한 토착왜구라 할 수 있습니다. 총선은 한일전이 될 것이라더니, 일본 쪽이 민주당이었나봅니다? 역시 한민당의 후예라고 해 드리면 될까요?


 

 하긴 그러고보니 평소부터 문재인 대통령이고 이해찬 대표고 일식 아주 좋아하시더라고요. 난 일식 그렇게 안 좋아하는데. 역시 사람은 말이 아니라 행동을 봐야 합니다. 앞으로도 일식 챙겨 드세요. 임기가 끝나면 그 좋아하던 일식도 더 많이 못 드시게 될 확률이 높을 것 같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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