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반공보수'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9.04.08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불명예스러운 죽음 12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불명예스러운 죽음

사회 2019. 4. 8. 18:41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Dl_3aeLZM68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죽었습니다. 원래 지병을 앓고 있었고 그것으로 죽었다고 하는데, 근래의 일들이 죽음의 방아쇠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나는 그가 한진그룹에서 퇴출되는 과정을 복잡한 감정으로 봤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조양호는 퇴출되어 마땅한 인물입니다. 주식회사는 본질적으로 주주의 것인데, 우리나라 재벌들은 약간의 지분으로 과도하게 주인 행세를 하면서, 진짜 주인인 주주의 이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거기다 비윤리적이고 부정부패하기까지 한 재벌이 많은데, 조양호와 그 일가는 그런 대표적인 경우였지요.



 조양호는 우리나라 주주총회에서 재벌이 퇴출된 첫 번째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그것 자체는 올바르고, 제대로 변하는 방향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 국민연금이 개입했고 그 뒤에는 이 정권이 있다는 건데, 이 정권의 과도한 사회주의적 성격을 감안해보면 그 자체로 불안요소가 있는 변화긴 했습니다. 비대해진 정치권력이 금권을 장악하는 건 그 자체로 무척 안 좋습니다. 정치권력보다는 금권이 자유롭고 더 분산된 권력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역사적으로 금권을 완전히 통제하려 든 정치권력일수록 큰 문제를 초래했다는 것 또한 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조양호의 경우 직원들에게 엄청나게 욕을 먹는 오너긴 했습니다만, 대체로 오너경영이 전문경영인 경영보다는 노동자들한테 나은 경향이 있습니다. 오너가 전문경영인보다 더 장기적인 마인드로 회사를 경영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을 채용하고 쓰는 데도 더 장기적으로 접근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전문경영인은 계약직이기 때문에 임명 후에 더 나은 실적을 보여야만 하고, 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을 줘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입사원들을 뽑아 향후 수십 년 동안 이 기업의 인재로 키워 써야겠다는 방식의 생각을 하긴 좀 어렵습니다.


 

 물론 오너도 오너 나름이고, 함량미달의 오너는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긴 하지요. 조양호는 퇴출될 만 했습니다만, 사회 전반적으로 오너경영에 적대적인 분위기가 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순환출자를 없애려 하고 있는데다 차등의결권제도 없다 보니, 기업 오너들이 수비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 또한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한편으로 현 시점에서 조양호의 죽음은 진정으로 불명예스러운 죽음이 되었습니다. 조양호가 죽고 나니 오늘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주가가 폭등해버렸기 때문입니다. 한진칼 우선주는 아예 상한가입니다.


 

 좋은 회사의 회장, 사장, 오너는 주주들이 건강과 수명을 걱정합니다. 죽거나 쓰러지면 주가가 떨어질 확률이 높지요. 대조적으로 한진칼의 경우 조양호가 죽자 우선주의 주가가 상한가를 쳤는데, 상속 문제가 얽혀있기도 합니다만 그 동안 조양호는 한진그룹에 있어 마이너스밖에는 되지 않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죽자 주가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인으로 더할 나위 없는 불명예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이런 케이스가 여럿 발생할 거라 생각합니다. 다수의 기업 오너들이 주주친화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현실적으로 개선할 방법이 많지 않습니다. 참여연대를 위시한 사회주의적인 마인드를 가진 부류들이 재벌에 적대적이기 때문에, 자본가들 및 투자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이 느슨하게나마 손을 잡는 현상이 심심찮게 벌어지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자본가이면서 투자자이면서 사회주의적인 사람도 무척 많은데, 대표적으로 그 장하성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한편으로 나는 근래 우리나라에 보수세가 약해지고 민주당이 강세가 된 큰 원인 중 하나로 자본가와 투자자들이 민주당 편을 들 만한 상황이 발생했고, 자유한국당 세력 중 반공수구세가 강해졌다는 걸 꼽아왔습니다. 민주당은 앞으로는 평등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부유층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강남 부동산만 집중적으로 폭등시키고, 사다리를 걷어차고, 재벌을 압박해 주주친화적으로 변하게 하고, 북조선 리스크를 낮춰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줄이고 수도권 부동산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요. 대조적으로 자유한국당 세력을 부유층과 자본가가 지지할 이유가 지금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민주당의 사회주의적인 본질은 언제고 부유층을 돌아서게 만들 수 있습니다만, 한시적인 집권이라면 충분히 용인할 만할 뿐더러 자유한국당의 반공수구화 및 재벌 등과의 유착은 평범한 부유층에 좋을 게 전혀 없는 것입니다. 이런 부유층과 자본가들이 결국 사회를 이끌어가는 문화적 동력을 만들어낼 확률이 높다는 걸 감안하면, 근래의 자유한국당 계열이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필연적이라 해야겠습니다.

 


 나는 자유한국당의 하부조직이 운동권과 래디컬 페미에 절여진 민주당보다 훨씬 건전하다고 생각하며, 김무성계와 김병준에 어느 정도 호의적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자유한국당은 다시 반공수구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아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적어도 어떤 계층을 포섭할 것인지는 생각을 해야 할 텐데, 현재의 자한당에는 선당후사를 하는 인물조차 거의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