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브금

 

https://youtu.be/QXYLFIcq-Yg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이 무척 나쁜 결과를 보일 때마다, 정권의 옹호자들이 하는 발언이 중 이런 게 있습니다. 정부가 시장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요.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본문에선 이것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볼까 하는데요.

 

 정부가 시장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의 특성은 부모가 자녀에게 끼칠 수 있는 그것과 비슷합니다. 부모가 자녀를 키울 때, 정말 정성을 쏟고 최선을 다해 키워도 그렇게 딱히 좋은 결과가 잘 나오지는 않습니다. 원래 유아는 손이 엄청나게 가고, 아무리 열심히 잘 해봐야 평균 수준으로 가는 게 보통입니다. 남들보다 좋은 부모 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지요.

 

 그런데 나쁜 부모 되기는 정말 쉽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끼칠 수 있는 해악은 무궁무진합니다. 좋은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운 반면, 나쁜 쪽으로는 무한에 가까운 가능성이 열려 있단 말이지요.


 

 특히 이런 경향은 자녀가 좀 더 자란 후에 두드러집니다. 일정 연령 이상으로 자란 자녀는, 이제 부모가 하나하나 챙겨 주지 않아도 이런저런 것들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이후 부모가 간섭을 너무 한다거나, 잘못한다거나 하면 그냥 알아서 잘 해보라고 놔두는 것만 못한 결과가 쉽게 나오곤 합니다. 자식을 망치는 부모는 흔하단 말이지요.

 

 정부와 시장의 관계도 이와 비슷합니다. 정부가 시장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입니다. 아직 성숙한 산업과 시장을 가지지 않은 국가에서는 정부의 몫이 크지만, 자라고 나면 정부도 간섭을 줄여야 합니다. 이것저것 간섭하면 그냥 방임하는 것보다 나쁜 영향을 끼치기 쉽고, 나쁜 쪽으로는 무제한에 가까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정부의 잘못된 개입이 시장에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근미래에 어두운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면, 문재인 정권은 타산지석의 샘플로 세계 경제사에 남게 될 겁니다.


 

 한편으로 이 고집불통 정권은 오늘에야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였다는 걸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이 정도의 무능과 어리석음을 인정했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권력에 탐욕스러운 정권에 기대할 것은 아니겠지요. 다음 기사 링크에서 관련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374&aid=0000184560


 

 내가 본 블로그에서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3년입니다. 그 때 이미 저성장 국면으로 가는데 박근혜 정권이 최저임금을 너무 올리기 시작했었지요. 내가 보기엔 그 때부터 부작용이 나오기 시작했고요. 그것도 모자라다고 이번 정권에서는 도저히 시장이 감당할 수 없는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하였고... 결국 큰 부작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그 뻔하디 뻔한 위험에 대해 제대로 된 인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6년이 지난 지금에야 바뀐 정권이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이 문제였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탄스러운 일입니다.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무리하게 올린 2010년대에 우리나라 내수는 계속 악화되었고, 소비증가율은 참담하였으며, 성장률도 점차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성장률이 떨어진 끝에 지금은 단기적으로나마 - 단기적으로 끝날 거라 전망됩니다만, 아직 끝나지는 않은 - 진짜 디플레이션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시장에 악영향을 얼마든지 끼칠 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사를 보면 정말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도 그 많은 사례 중에서도 아주 돋보이는 사례를 남기게 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길로 가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다수는 나라가 경제적으로 망한다는 것에 대해 잘 감을 잡지 못합니다.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너무 잘 이겨냈기에 그런 면도 있습니다만, 앞으로 외환위기 당시에 필적하는 경제위기가 오면 그렇게 잘 이겨내기는 어렵습니다. 소년은 크게 넘어져도 별로 다치지 않지만, 노인은 크게 넘어지면 그대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90년대와는 달리 많이 늙었습니다.


탄핵 2주년의 추억

정치 2019. 3. 10. 16:27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q5YNhSKopr8

 

 


 오늘은 박근혜 탄핵 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나에게 박근혜가 탄핵되던 2년 전부터 안철수 대선 포스터가 나오기까지의 짧은 기간은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근래 잘 없었던 아주 짧은 봄이었다고 느껴집니다. 모든 게 잘 풀릴 수 있었지요. 문재인이 당선되지 않았다면.


 

 최근에 김무성이 탄핵 당시의 박근혜에 대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링크합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773/NB11780773.html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내용인데요. 박근혜는 국회의 탄핵소추를 마다하지 않았고, 헌재에서 그게 뒤집힐 거라 믿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 정도로 현실감각과 정치감각이 전무한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 자리에 있었다는 데서 참으로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국민주권위반이 거의 명백해진 상황에서, 충분한 해명도 인터뷰도 하지 않고 헌재에서도 헌법재판관들을 모독하듯 대하면서, 민심까지 완벽하게 잃어버렸는데 어떻게 저런 판단을 할 수 있었을까요. 그런데 당시에 정말 흥미로우면서도 어처구니가 없었던 건, 얼마 안 되는 강성 박근혜 지지층은 거의 모두 다 헌재에서 탄핵되지 않을 거라 믿고 있었다는 겁니다. 박근혜야 인의 장막 뒤에 있었다고 가정해볼 수 있지만, 박근혜 지지층 개개인은 그렇지도 않았는데 아주 강력한 도그마를 가지고 있었지요.



 그런 소위 박사모 세력이 유난히 특이한 것이었으면 좋았을 겁니다. 그런데 요새 거의 유사한 특성을 만천하에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곳곳에서 분탕질을 벌이거나 공작을 하거나 점령과 폭력을 일삼는 세력이 있지요. 대깨문 말입니다.

 

 나는 문재인도 박근혜와 마찬가지로 현실감각이 전무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별 거 안 하고 드라마 보는 데 열을 올렸던 박근혜는 제한적인 해악만을 우리 나라에 끼쳤지만, 문재인은 그렇지 않아서 박근혜와 비교불가하게 큰 해악을 사방팔방 흩뿌리고 있지요.

 

 문재인의 정책적 실패와 비윤리적인 모습이 이미 객관적으로 드러난 상황임에도, 대깨문들은 절대 인정을 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권만큼이나 비윤리적인 언행을 반복하면서, 박사모보다 훨씬 큰 해악이 되어가고 있지요. 과연 그 끝이 어떨지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민주적이라 생각하는 꼰대의 시대

정치 2019. 2. 10. 14:02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2ncK3sQV1OQ

 



 최근 들어 20대 남성들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비토가 이어지면서, 문빠 남초 사이트들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전투들은 웃프게도 세대 전쟁 양상을 띠고 있는데, 대체로 30대에서 50대 정도의 문재인/민주당 지지층이 20대에 훈계를 늘어놓거나, 아니면 20대 남성을 응원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댓글이 수 백 개씩 달리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할 게 있다면 21세기에 통용되는 꼰대라는 어휘가 지칭하는 특성은 나이와 별로 상관이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꼰대들은 어릴수록 꼰대질을 더 하는 경향이 있지요. 꼰대는 교만하고 자기중심적이서 타인의 고통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오지랖까지 넓어서 이런저런 설교를 하는 경우입니다.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을 향해 꼰대질을 하기 쉽기 때문에 고연령층일수록 꼰대가 많을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람은 대체로 어릴 때 더 교만하고 자기중심적이기 쉽고,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요새 20대를 향해 꼰대질을 일삼는 대깨문/민주당 광신도들은, 아마 그럴 기회가 있었다면 중학교 때도 후배들을 향해 꼰대질을 했을 겁니다. 성격의 많은 부분은 타고나고, 또 많은 부분은 어릴 때 결정됩니다.

 

 한편 대체로 30대부터 86세대까지는 꼰대일수록 강경한 민주당 지지층이 되기 쉽습니다. 그러한 사회 조건에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90년대나 그 이후에 태어난 분들은 90년대부터 00년대 초중반까지 우리나라가 겪은 변화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체감할 수 없습니다. 그 때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시기에 소위 보수 세력이 보여준 꼰대성은 좀 많이 심각했었습니다.


 

 예를 들어 90년대까지는 국한문혼용체가 일반적이었고, 호주제가 있었고, 동성동본끼리는 결혼할 수가 없었고, 신문들은 세로쓰기를 했습니다. 아이돌의 머리 염색도 비난받기 일쑤였고, 배꼽티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여성들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고, 좀 심한 경우에는 여성들이 바지를 입는 것도 못마땅하게 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잔재는 아직 여학생들의 교복에 반영되어 있지요. 여담입니다만 요새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노출 심한 여자들을 공격하고, 그걸 소위 진보정권이라는 이 정권이 서포트해주는 걸 보면 파시즘이 어떻게 극우화되는지를 보고 있다는 기분일 따름입니다.


 

 한문 빼고 한글만 가로쓰기로 사용하고, 동성동본이 결혼할 수 있게 되고, 호주제를 가족관계등록제로 바꾸는, 현재 생각해보면 상식 수준에서 일반화된 개혁조차 보수 세력들은 하나하나 전부 반대했었습니다. 게다가 IMF까지 일으켰지요. IMF이후 집권한 DJIMF를 극복했고, 개혁에 앞장섰고, 실제 많은 걸 개혁했었습니다. 일본 문화가 개방된 것도 DJ때 DJ가 이룬 일이지요. 노무현 시절까지는 자유주의자들이 노무현의 옆에 있었는데, 괜히 그랬던 게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수많은 문화지체를 뚫고 개혁을 하나하나 이룬 건 오래 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시대가 지나면서 상황이 변해버렸지요. 정말 많이.


 

 노무현이 죽고, 김대중이 그 뒤를 따르듯 죽고, 이명박이 인기를 잃고, 박근혜와 최순실의 시대를 지나면서 청년이었던 자들의 개혁과 정의에 대한 열망 중 너무 많은 부분이, 이젠 문재인 파벌에 대한 맹목적 추종과 변호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미 민주화가 완성되고 낡은 제도들이 타파된 건 노무현 때인데, 그 이후 획득한 데모크라시가 어떤 데모크라시여야 하냐는 데 있어 소위 운동권 민주당 세력은 방해물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운동권의 집단주의적인 성향이 데모크라시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운동권은 노무현의 자살로 부활했고, 박근혜와 적대적으로 공존하면서 정치의 종교화를 가속하게 되지요.


 

 현 30대 후반부터 86세대는 군사정권의 군사주의적인 문화와 교육에 많은 영향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들 중에 꼰대 성향을 가진 사람일수록, 본인은 잘 모르지만 사실은 권위주의적인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그런 성향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강경한 민주당 지지층이 군사정권 이상으로 권위주의적이고 배타적이며, 이상하게 변질된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데도 연유는 있습니다.

 

 민주와 반민주가 충돌하고 개혁과 낡은 수구가 충돌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선악이 비교적 선명하게 나누어지던 시대도 있었지만, 이젠 흘러가버린 것입니다. 꼰대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적응 못하는 자신들의 나태함을 돌아보지 못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꼰대질을 일삼곤 합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사무직 비율이 높은데, 아무래도 안정적이고 여유가 있다 보니 강남좌파화 된 면도 있고요. 그들은 재산과 계층 우위에 더해 도덕적 우월감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민주화가 진행된 민주 사회는 다원성을 가지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입장을 가진 이들끼리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야 합니다. 자유로운 민주 사회의 정의는 현재의 강성 민주당 지지층이 생각하는 정의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어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예전에 자유주의라는 대안이라는 포스트를 쓴 적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그것을 참조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편으로 현재의 10, 20대 남성들을 보면 앞으로의 사회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억울함과 분노를 느낄 만한 상황이고,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담론은 멀고 극우적인 유혹들은 가까이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현 추세대로 20대 남성들이 극우화된 세대가 된다면, 앞으로 끊임없이 질타 받게 될 것입니다. 추악한 세대로 여겨지겠지요.


 

 권력자와 권력자를 무조건 옹호하는 광신도들이 분노와 증오, 망상과 아집에 가득 차 있으니 세상 돌아가는 꼴이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서로간의 갈등을 줄이고 실리적인 방향으로 사회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정치 지도자가 갑자기 등장할 수 있을지는 대단히 의문입니다. 이 정권의 폭주는 너무 많이 와버렸고, 사회적인 갈등과 증오와 혐오도 원만히 수습되기엔 좀 심해졌습니다. 한번 이렇게 꼬인 흐름은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세상의 법칙이 원래 무언가 꼬인 걸 풀기는 어려운 반면, 무언가를 엉키고 꼬이게 하는 건 쉽기 마련입니다.

 

 현실적으로 이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빠른 정권교체가 필요합니다. 자유한국당이 어느 정도 온건한 보수세력으로 자리 잡고, 사회적 갈등과 증오를 조금씩이라도 줄여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의 민주당에는 사회적인 갈등을 줄여나갈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문재인부터 노무현을 잃은 분노로 정치를 시작한 인물이고, 한없이 교만한 인물들과 분노를 부추기는 쪽의 전문가들이 당의 너무 많은 부분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추천 브금

 

https://youtu.be/Gbx21vMKzH4

 



 기해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60갑자 연도는 음력으로 셉니다.) 나는 매년 새해를 세 번 맞이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동지 다음날이 천문학적인 새해입니다. 전통적으로 동지는 우리나라에서도 작은설로 쳤고, 크리스마스의 기원도 동지입니다.

 

 양력설이 동지 이후 일주일 이상 뒤로 밀린 건 현행 그리고리력의 오류에 가깝습니다. 그레고리력의 잘못된 관습이나 오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실제 별 문제는 없기 때문에 그냥 쓰고 있습니다. 20세기에 국제 표준 역법을 수정하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실패했었지요.

 

 오늘은 통칭 음력인 시헌력으로 새해의 첫 날입니다. 우리가 음력으로 흔히 쓰는 시헌력은 청나라에서 만든 것으로, 예수회 선교사들의 천문학적 지식을 수용하여 상당히 과학적으로 완성된 체계입니다. 조선 시대 땐 청나라 오랑캐들이 만든 거라고 인정을 못 받았다고 합니다만. 시헌력 24절기는 천문학적 양력 주기를 따르며 절기 사이의 간격이 조금씩 다릅니다. 지구의 공전궤도가 원형이 아닌 타원형이라 절기 사이의 간격이 일정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즉 시헌력은 24절기로 천문학적 양력 기준을 맞추고 날짜로 음력 기준을 맞추는 체계인데, 옛날에는 바닷가나 강 하구 쪽에 사람들이 많이 살았기 때문에 음력이 유용했습니다. 전근대 시절에는 바닷가에 살면 먹을 걸 구하기 쉬웠고, 대체로 강 하구에는 퇴적지가 생겨 농경에 적합한 평야 지대가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바다 근처에 살면 반드시 음력 달력을 봐야 합니다. 달의 주기에 따라 조수간만차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기해년 새해를 맞아 간단하게 역법 이야기를 잠시 해봤고요. 이번 포스트의 본론으로는 MB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말해볼까 합니다.


 

 어느 정도 차이는 있습니다만 문재인 정권과 노무현 정권의 공통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가장 큰 공통점은 역시나 사회주의적 성격이 있다는 것과, 강한 권력을 쥐었음에도 기대가 컸던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는 데 있지 않을까 합니다. 노무현 정권의 사회주의적 성격은 문재인 정권만큼 심하지는 않았고, 문재인 정권보다 노무현 정권의 권력이 꽤 약했던 것은 첨언해둡니다만 정도의 차이지 본문에서 이야기할 논지에 대한 방향성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래 정치에 대한 실망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노무현 시절에도 그랬지요. 구체적으로는 노무현 시절의 분위기와는 좀 다릅니다만, 이번에 퍼지고 있는 정치적 실망감은 역시나 문재인 정권에 대한 큰 실망에서 기원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좀 잘 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들 또한 시민들을 끝도 없이 실망시키고 있지요. 홍준표가 이명박, 박근혜 석방을 주장하고 나설 정도니 참, 그런 걸 보는 시민들 마음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나 역시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데, 그런 와중에 MB가 떠올랐습니다.

 

 MB는 서울시장 때부터 비토도 약점도 많았던 정치인입니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강한 기대를 일으키는 데 성공했고, 결국 박근혜까지 꺾으면서 대통령을 차지하고 대선에 연이은 총선에서까지 친이계 일색으로 한나라당이 크게 이기도록 리드한 적이 있습니다.


 

 이명박은 탈이념적 실용을 내세웠었습니다. 국민들을 잘 살게 해줄 거라 공언했었어요. 지금정도는 아니지만 노무현 정권에도 사회주의적 아집이 있는 인사가 많았고, 불필요한 갈등과 잘못된 노선이 많았습니다. 이명박은 결코 신중하지도 않았고 완벽한 서울시장도 아니었지만, 적어도 추진력과 청사진은 보여줬었고 그래서 답답하진 않아 보였지요.


 

 나는 이명박의 천박함과 저렴함, 앞뒤 가리지 않는 무대포 스타일 및 기만적인 성향을 결코 좋게 생각할 수 없었고, 결국 내가 우려한 대로 집권하고 나니 완전히 엉터리인 면 투성이이긴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이명박 정권이 그나마 다른 정권들보다는 나은 편이라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그나마아집을 덜 부렸고, ‘그나마현실적이었고, ‘그나마좋은 결과를 내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비교대상이 혼자 정치하려다 비참하게 죽은 노무현, 말할 가치도 없는 박근혜, 그리고 우리 이니라서 그런 거 같긴 합니다만.

 

 여하튼 현재의 자유한국당은 MB의 실패 못지않게 MB의 성공도 좀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정희의 딸인 게 정치적 가치의 7할 이상을 차지했던 박근혜는 논외로 하고, 군사정권과 김영삼 빼면 자수성가해서 대통령까지 했던 자유한국당 계열 유일한 정치인이 이명박입니다. 이명박이 어떻게 노무현 정권의 약점을 공략하고 민심을 얻을 수 있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방정권 운영 면에서도 이명박, 안상수, 손학규 시절 수도권은 좋았습니다. 이명박이 좀 너무 주변 생각 안하고 막 나간 면은 있고, 나는 그걸 결코 좋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세월이 지나 돌아보면 장점이 더 많았지요. 박원순 3선 하는 걸 보고 있으니까 더 그렇습니다.

 

 (그 때는 한나라당이었던) 손학규정도는 아니었지만 당시의 이명박도 그렇게까지 보수적인 이미지는 아니었습니다. 실제로는 이미지보다 보수적이었고, 그게 대통령이 된 이후 발목을 잡기도 했지만 더 보수적인 박근혜에 비해 이명박은 조금은 중도적인 이미지가 있었지요. 그게 이명박을 강한 후보로 만들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자유한국당은 당시의 한나라당에 비해 여러 모로 나쁜 상황이고, 행보도 불안불안합니다. 조건도 다른 게 노무현 시절엔 이명박과 손학규가 지방정권에서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차기 정권까지 노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지방정권까지 민주당이 싹쓸이한 상황이라 그게 안 됩니다. 그리고 황교안이 당 내에서 너무 강해졌습니다. 황교안은 절대로 혁신적이거나 중도적인 이미지는 아닙니다.


 

 전당대회에서 황교안이 무난하게 승리한다면, 어쩔 수 없이 미래의 많은 부분이 황교안의 손에 있을 것이고 그건 현실이니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황교안이 그나마 괜찮은 행보를 걸어주길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없다면 이 나라의 미래가 위험해도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MB가 비록 최종적으로는 실패한 정치인이었을지언정 한 때는 성공적이었던 것을 떠올리고, 그 성공이 어떻게 가능했었는지 복기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대깨문과 메갈과 상습적 보행 흡연자 제외, 모두들 기해년 한 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상식과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경제 2018. 11. 11. 11:09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은 IMF가 오던 해의 히트곡 중 하나입니다.

 

https://youtu.be/O8i3iKcm5dI

 



 상식과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경질당한 경제부총리가 이런 표정을 짓는 데 대해 조금이나마 공포를 느껴야만 합니다. 문재인버스 본격 탑승자는 제외하고요. 무슨 군대 전역하는 청년의 표정 같습니다.

 

 공포를 느낀다면, 할 수 있는 대응을 하세요.

 

 좌파 포퓰리즘으로 경제가 망가질 때 시민들이 잘 대응해서, 올바르고 실력 있는 차기 정권을 뽑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꼬이고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오판을 반복하게 됩니다. 박근혜를 몰아내고 문재인을 뽑은 것부터 이미 시민 사회의 큰 오판이었습니다. 언제쯤 좋은 판단을 하게 될 지는 기약이 없습니다.

 

 여력이 거의 없더라도 대응하지 않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대응이라도 하는 게 낫습니다. 이 정부의 단점은 마치 김영삼과 박근혜의 단점을 곱한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결과 역시 김영삼 X 박근혜일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998년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IMF여 영원하라! 라는 말이 있었지요. 당시의 기사를 링크합니다.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199811180055334162

독재자 문재인의 유은혜 임명

정치 2018. 10. 3. 11:27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bWzUdGNa46I

 



 문재인과 박근혜는 보기보다 굉장히 비슷한 유형의 정치인입니다.

 

 박근혜에 대한 심리분석 중 이런 주장이 많았지요. ‘그는 사실 대통령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결국 그 주장은 어느 정도 이상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최순실에게 국정을 맡기고 해외순방, 드라마, 성형시술, 당 내 정치질에 몰두했지요.


 

 그런데 마찬가지로 문재인도 별로 대통령이 하고 싶었던 건 아닙니다. 그는 운동권과 좌파시민단체가 옹립한 대통령이고, 그가 대통령직에서 하고 싶은 것은 제한적인 것 같습니다. 박근혜-최순실의 관계와 문재인-운동권/좌파시민단체의 관계도 보기보다 꽤 유사성이 있습니다.

 

 맹목적인 지지층이 꽤 있고, 실제 정치하는 것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경제정책이 꽤 반시장적이고 현실 파악 잘 못한다는 것도 같습니다. 부동산 과세 가지고 자 행보하는 것도 똑같고, 보유주식에 과세해서 투자자금 유출 만드는 것도 똑같습니다.


 

 정부 스타일도 유사합니다. 내각보다 청와대가 우선하고, 비대한 청와대가 국회를 무시하면서 국정을 주도하는 스타일이지요. 이명박과 박근혜는 이명박근혜로 흔히 얽힙니다만, 실제 지도자 성격이나 정부 스타일로 보면 박근혜와 문재인을 엮어야 합니다. 둘 다 포퓰리스트고, 수동적인 유훈통치자입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명은 딱히 새삼스러울 건 없습니다. 어차피 이번 정권 인사 다수는 비주류거나 전문성이 없고 비리투성이입니다. 그의 특별한 교통무법행위 또한 도종환 장관의 전례가 있습니다. 물론 유은혜는 이미 교육공무직 관련 입법으로 악명이 높았고, 교육부장관이 위장전입 전문가라는 점에서 앞으로 시민들 사이에서 위장전입 안 하면 바보라는 인식이 더 퍼질 것임은 분명합니다만...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걸 신경 쓸 리가 있나요. 현실 보는 양반이 아닌데.

 

 한편으로 문재인과 유은혜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이입니다. 유은혜가 고등학생일 때, 그의 부친이 과로로 사망했는데 당시엔 과로는 산재 처리가 잘 안 됐습니다. 그 때 변호사였던 문재인이 유은혜 선친의 산재 처리를 도왔던 적이 있다고 하지요. 그 때부터 인연을 맺어 학생운동권으로 활동하다 고 김근태의원 보좌관으로 정치를 시작했었습니다. 이후 유은혜의 약력을 보면, 문재인이 한 자리 챙겨줄 만 하긴 합니다. 그들은 남이 잘못하면 적폐지만, 내 편의 잘못은 잘못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권력자인 내 편의 잘못을 지적하면 그것이야말로 적폐인 것으로 생각하고요.


 

 박근혜보다 문재인이 더 나쁜 점이라면 위선적이고 타 집단에 대해 더 적대감이 강하다는 것, 그리고 전반적인 인사에 비전문가와 비주류를 우선 기용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박근혜 시절보다 문재인이 집권하는 이 시기에 더더욱 국민 의견이 분열되고, 더 강력한 독재가 이루어지며, 경제지표 같은 것도 세계경제상황 대비 더 나쁜 것입니다.

 

 

 추천 브금

 

https://youtu.be/B1Ol9sqV98s

 

 

 개인적으로 정치적 결과의 이면에는 언제나 경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는 민주정의 거의 모든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 시민들은 꽤나 유동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합니다.

 

 문재인정권의 높은 지지율은 소비자심리지수를 보면 쉽게 이해되는 면이 있습니다. 일단 그래프부터 보지요.


 

 이게 20087월 무렵부터 지난달까지의 국내 소비자심리지수 변화 그래프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이명박 임기 말년인 2011년부터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습니다. 그나마 2014년엔 소비자심리지수가 괜찮은 편이었고, 그래서인지 세월호 정국에도 새누리당은 지방선거에서 나름 선전했었나 봅니다. 그렇지만 20161월엔 기준치 이하였고, 나쁜 심리지수는 그 해 4월 총선에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그러다가 탄핵 정국 때는 현저하게 저 밑으로 내려갔었지요. 그리고 문재인 당선 이후 급등합니다. 이는 KOSPI 지수의 상승과도 일치하지요.

 

 다만 작년 12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소비자심리지수는 하락 중입니다. 주가도 조정 국면이었고, 트럼프도 좀 난리를 쳤고, 최저임금 급등과 구직난, 금리인상 등의 문제도 있었지요. 그래도 워낙 높아진 상태였기에 아직 별로 티가 안 나는 겁니다.

 

 이런 심리지수는 내수경기나 경제상황을 온전히 반영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의 심리는 잘 반영하고, 정치에 끼치는 영향도 큽니다. 여하튼 객관적으로 소비자심리지수는 하락 중이긴 하지만 아직도 높은 편이며, 이는 문재인 정권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는 한 중요한 지표로 볼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정치 2017. 12. 14. 11:3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M8VvGsmb4dU

 

 자유한국당의 몰락과정에 대해 조금 상세하게 설명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일단 그건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김성태가 원내대표 되고 친박세력을 좀 몰아낸 걸 기념하여 이야기를 좀 하자면요. (오늘의 추천 브금은 축포에 매우 어울리는 곡입니다.)



 자한당의 몰락은 당연히 박근혜의 폭주와 잘못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자한당 지지층 또는 지지자 중 다수는 그다지 박근혜에 호감을 가진 적도, 믿은 적도 없었습니다. 최대한 이 이야기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이후 신한국당이 되는 민주자유당계는 본래 3당 합당으로 결성되었고, 김영삼정권 때 전성기였으며 그 땐 민주계가 득세했습니다. 원래 신한국당에서 군부 세력은 찌그러져 있었고, 다수의 시민들은 그런 신한국당을 좋아했었단 말이지요. 김영삼과 김대중 사이가 그리 꼭 가깝다고 하긴 어려워도 어쨌든 민주화 동지였던 만큼 김영삼의 신한국당과 김대중의 국민회의, 그리고 그 사이에 있었던 이기택의 민주당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었습니다. 실제 신한국당에서 일하다 김대중 집권 후 김대중정부에서 일했던 정치인도 많아요. 그 유시민도 한나라당 초기 땐 한나라당 편이었습니다. 이회창의 한나라당 시절, 어쨌든 한나라당은 수구정당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유독 손학규는 좀 늦게 민주당으로 넘어와서 수난을 많이 겪었습니다.

 

 쉽게 요약하자면 오래 전부터 한나라당을 지지해오던 사람들과, 근래 정치에 관심가지고 지극히 편향된 팟캐스트 등의 루트로 정치 알게 된 청년들의 관점 사이엔 엄청난 차이가 있단 말입니다.

 

 모든 게 꼬인 건 대략 노무현 당선되면서부터인데, 노무현에 패배한 엘리트한나라당은 일단 멘탈이 깨져버립니다. 그래도 거기까진 괜찮았는데, 그 다음엔 그 유명한 차떼기 게이트가 터집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 사이에 한나라당은 나쁘다는 인식이 퍼져요. 여야가 서로 불법정치자금으로 싸우는 와중에 한나라당은 거의 궤멸되고, 당시의 여당도 일정 정도 피해를 받고 안희정이 감옥가게 되면서 정치판이 크게 달라집니다. 여당은 물갈이 되서 운동권으로 채워지고, 야당도 물갈이되는데 그만 박근혜의 군부세력이 권력을 잡게 된 겁니다. 대략 기존 정치인들 썩었으니 갈려고 하다가 훨씬 함량 미달인 인간들이 들어온 셈이랄까요. 그리고 대략 이 시기부터 제대로 된 인간들은 거의 정치판에 들어오지 않게 됩니다.

 

 박근혜는 김영삼, 이회창 쪽 지지층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거지요. 다만 쓰잘데기가 없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는 게 문제입니다. 당시 노무현도 좌충우돌하고 있었는데, 망해가던 한나라당에 인공호흡한 건 어쨌든 탈당했던 (몇년 후 복당녀라는 별명이 붙게 되는) 박근혜였단 말이지요. 박정희 신화를 부활시키려던 박근혜는 경북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군사정권 때부터의 오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나서는 선거마다 이겼습니다.

 

 그래도 박근혜는 바로 대통령이 되진 못합니다. 당시의 한나라당은 박근혜 정당과는 정말 거리가 너무 멀었으니까요. 결국 일종의 타협점이 이명박이었지요. 사실 김영삼, 이회창을 좋아하던 사람들에겐 이명박도 눈에 차진 않았었습니다. 그래도 박근혜보단 나았던 것이지요. 물론 이후 이명박은 여러 사람 머리 아프게 하면서 순식간에 지지를 잃고 맙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의 권력은 서서히 박근혜에게로 넘어가지요. 이 시점부터는 한나라당의 수구화를 막기 힘들어졌고, 이름도 새누리당으로 바뀌게 되었고, 때맞춰 문재인이 권력에 대한 탐욕을 부리면서 결국 박근혜를 당선시키는 바람에 - 2012년 대선에 안철수가 나왔고, 민주당이 안철수를 지원했다면 박근혜가 이기기 힘들었을 겁니다. - 새누리당 내 민주계 세력은 위기를 맞게 됩니다.

 

 민주자유당계의 기반은 대략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군사정권 때부터 지지해온, 많이 보수적이고 다소 수구적인 성향이 있는, 평균연령대가 높고 그래서 학력이나 소득도 낮게 측정되는 일파입니다. 이들은 안보, 반공을 중시하고 민자당계만 찍는 성향이 강해서, 지난 대선에서도 주로 홍준표를 찍었다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그런데 다른 하나가 더 있습니다. 고소득, 고학력, 전문직, 사업가, 자영업자, 투자자 등이 다수 속해있고 김영삼, 이회창, 이인제, 박찬종 등을 지지해왔으며 자유주의와 합리주의 성향이 강한 집단입니다. 이들은 잘 나서진 않지만, 전체 숫자가 아주 없진 않고 주변에 영향력도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득표를 만들어내는 힘은 어느 정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조선일보는 이 중 전자를, 중앙일보는 후자를 다소나마 대변하던 경향도 있겠고요.

 

 문제는 이명박도 비합리성과 권위주의, 부정부패를 드러내며 후자를 실망시켰는데, 박근혜는 아예 용납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그나마 새누리당 당원들은 박근혜의 폭주를 막기 위해 상도동계 막내 김무성을 대표로, 이회창 계파였던 유승민을 원내대표로 만듭니다. 이후 김무성은 두 번의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차기대선후보로 지지율 1위를 달리게 되지요.

 

 그러나 박근혜의 파괴본능 앞에선 다 소용이 없었습니다... 유승민 쫓아내기, 메르스 파문, 가습기살균제 사건 대처 문제, 역사교과서 국정화, 옥새런을 보다 못한 새누리당 지지층 다수는 결국 돌아섭니다. 그리고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엔 모두들 아시다시피 그렇게 됩니다. 박근혜가 이미 당 내 정치인을 친박 위주로 물갈이해놓은 상태라, 현재 자유한국당은 덩치 큰 아기나 다름없으며 당면 문제를 해결하고 개혁하는 게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요약하자면 자유한국당이 되살아나려면 이명박근혜의 정당에서 김영삼, 이회창의 정당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홍준표도 아주 생각이 없는 건 아닌지 당사에 걸린 사진 중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만 남겨놓긴 했던데, 사실 이 세 명도 원체 일관성이 없어서 효과가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유승민이 못 뜨는 이유도 자명합니다. 유승민은 이회창계 출신이긴 합니다만, 전반적인 성향이 위에 이야기한 민자당계 두 지지층 중 전자 쪽에 더 가깝습니다. 자유주의보다는 집단주의적 - 공화주의 - 이고, 자유주의적이거나 합리성이 두드러지는 편은 아니며, 각 분야 전문가나 기업이나 상인들이 좋게 볼 만한 요소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또 전자 쪽 지지층이 볼 때 유승민은 배신자라는 인상이 강하고, 믿음직스럽지 못하단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사실 유승민 지지층은 민주당 지지층과 성향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사회문화적으로 좀 더 보수적이면서 주로 군사외교적 견해에서 차이가 나는 편이지요.

 

 위에 이야기한 후자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에선 주로 안희정-안철수 쪽으로 표가 움직였습니다. 이명박근혜 시대를 거치면서 자한당엔 자유주의, 합리주의적인 세력이 많이 위축되었거든요. 자유한국당엔 자유주의가 없고, 더불어민주당엔 민주적인 게 없지요.



 굳이 보면 이 사태는 차떼기 이후 제대로 당을 개혁하지 못하고, 박근혜 같은 인물에게 당의 회복을 맡긴 대가이기도 합니다. 비유하자면 올바르게 영양을 섭취하고 운동을 해서 건강을 되찾고 경기에서 이긴 게 아니고, 도핑을 해서 성적을 내다가 쓰러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박근혜가 선거의 여왕이던 시절, 한나라당은 노무현에 실망한 자유주의 세력을 기본적으로 흡수한 상태에서, 영남-보수-고연령층 유권자를 최대한 많이 투표소에 불러냄으로 연승을 거뒀습니다. 그런데 이건 한나라당의 지지층을 넓혀서 이긴 게 아니었다는 이야기이도 합니다. 본래 한나라당 지지하던 사람들 쥐어짜내서 이긴 겁니다. 그게 박근혜 효과였고요.



 당연히 이런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나라-새누리당은 제대로 된 지지층을 잃어갔습니다. 이명박근혜는 국정원과 일베를 동원할 정도로 타락했고, 평범한 청년층은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 되어갔고, 나중엔 자유주의자들까지 등을 돌렸습니다. 영남-보수-고연령층에 베이스를 둔 박근혜가 당권투쟁에 열을 올리면서 새누리당의 확장성은 더욱 더 축소되었습니다.

 

 이제 자유한국당이 부활하고 싶다면 그 동안의 과오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선거에서 이기는 정당은 기본적으로는 코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확장성을 가지는 정당입니다. 그런데 아직 자한당은 코어 지지층을 잃지 않는 데만 주력하고 있고, 확장성은 염두에 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영남-보수-고연령층은 자한당 지지층입니다. 그건 쉽게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자한당이 부활하려면 자유주의자들을 잡아야 합니다. 이름값을 해야 한단 말이지요. 그러나 올해 자유주의자들은 안희정과 안철수를 주로 보고 있었습니다. 내년엔 자한당이 자유주의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요? 지선에서 또 한 번의 처참한 패배를 겪어야 조금 변할까요?

 


 추천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a3JSbOt7CLo

 


 지난 포스트, ‘타 선진국과는 정반대의 행보 - 무쓸모 자유한국당+유승민은 대체 왜 있는 걸까요.’ 와 이어보시면 좋습니다. (링크 클릭)

 

 청와대는 법인세 인상 법안에 맞춰 기업이 실제로 내는 법인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효세율을 따져봐야 한다.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17.1%23.3%인 미국과 21.1%인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인 것이 사실"이라고 공개적으로 언플을 했는데요. 관련 기사는 다음 링크에 있고요.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71206_0000168739&cID=10301&pID=10300

 

 그런데 이 말을 듣고,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의 머리뼈 속에 들어있는 것이 진짜로 호모 사피엔스의 것이 맞고, 피질과 주름이 무탈하며, 별다른 병리적 현상 없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면 당연하리만큼 2013년 기준을 이상하게 여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금은 2017년이잖아요? 왜 청와대는 2013년을 이야기했을까요?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저게 의도적인 날조 발언이라는 걸요.




 우리 503호 허니라임씨가 이미 법인세 R&D 감면을 축소하고 실효세율을 높여놔서, 명목상 법인세는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낮은 상황인데도 실제 10대 기업이 내는 법인세는 이미 한국이 높은 상태였단 말입니다. 역전이 일어난 건 2015년 정도고요.

 

 이걸 청와대가 몰랐을까요? 민주당은 모를까요? 다 알면서 날조하고, 언론 플레이하고, 망집을 부리는 겁니다. 물론 이 모든 문제를 일으킨 시조는 503호 허니라임씨이니 그녀부터 비난 좀 하고 시작합시다. 박근혜는 앞으로 2000년은 까여야 합니다. 기업들 R&D 투자는 말아먹고는 삥까지 뜯고 다닌 최악의 부류니까요. 지금 친박위주의 자유한국당이 그토록 무기력하고 무능하며 쓸모가 없는 건 괜한 게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달님은 그 이상이지요?

 

 이런 상황이었는데 미국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포하신 트황상 폐하께서 법인세를 무려 15%나 감면한다고 밀어붙이고 있고, 프랑스는 8.8% 정도, 일본은 10% 정도 법인세를 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위대한 령도자 달님과 그의 친위 어용 정당은 법인세를 3% 올리고, 감면도 더 깎겠다고 결정하고 밀어붙이는 중인 게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처한 현실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국책 경제연구기관과 민간 경제연구기관의 연구자료는 모두 법인세 증세는 결코 안 될 일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연구들은 시기적으로 503호 정권의 법인세 감면축소 때 나온 것입니다.) 지성이 있고 이성적인 권력이라면, 타 선진국들의 흐름을 무시하고 망집을 부리지 않겠지요. 그러나 사회주의자들이 이성적인 건, 포퓰리스트가 객관을 따르는 건, 좌파가 거짓말하지 않는 건 역사상 거의 없는 일입니다

 


최초로 출당당한 대통령 박근혜

정치 2017. 11. 4. 12:33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4qsWFFuYZYI

 

 자유한국당에서 드디어 박근혜가 쫓겨났네요.



 어째서 이제야 출당시켰느냐고 생각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조금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박근혜는 최초로 자신이 속한 당에서 출당당한대통령입니다. 즉 버티는 대통령 또는 전직대통령을 당에서 내 쫓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례가 없는 만큼 쉬운 일이 아니란 말이지요.

 

 물론 87체제에서 임기를 마칠 때 당에 남아있었던 대통령은 이명박과 박근혜 뿐입니다. 제대로 퇴임할 수 있었던 인물 중엔 이명박이 유일하지요.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은 당적을 잃은 상태로 임기를 마쳤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저 넷은 쫓겨나지는 않았습니다. 스스로 물러나는 형식을 취했지요.

 

 박근혜는 역대 다른 대통령과는 달리, 너무나도 후안무치하고 뻔뻔하며 오로지 자기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인물이기에 사태가 이렇게까지 온 것입니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는 인물이라면, 이토록 당에 폐를 끼쳤다면 알아서 미리 탈당하는 게 정상입니다. 물론 탄핵 때도 그랬지요. 미리 적당히 퇴진했으면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습니다. 또 총선 때도 이랬습니다. 자기 생각만 하고 당에 회복 불가한 피해를 끼쳤지요.

 

 차떼기 게이트 이후 빌빌하던 한나라당에게 박근혜의 인기는 매력적이었습니다. 박근혜의 인기가 아니었다면 이명박근혜의 집권도 없었겠지요. 그러나 박근혜의 온갖 단점을 잘 알았을 정치인들의 묵인과 빌붙기는 재앙을 초래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어디까지 책임을 물어야 할지, 어느 선까지 용인해야 할지 고민 중이거나 앞으로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일단 나는 박근혜 출당조치를 환영합니다.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반지성주의 포퓰리즘 정당의 1당 독재보다는 그래도 적대적 공존의 한심한 양당체제가 유지되는 게 낫습니다. 박근혜는 국정농단으로 민주정을 뒤흔들었지만, 진짜 민주정의 위기는 포퓰리즘 1당 독재가 펼쳐지는 지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