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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는 어쩌면 두 마리 토끼를 노렸을까요?

정치 2019. 7. 15. 16:12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08i9D876Gt0



 

 오늘 미국 차기대선에 대해 생각을 해보다가, 트럼프의 차기 경쟁력이 다소나마 떨어진 것 같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최근 아베의 행보가 트럼프의 차기 행보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아베가 이걸 계산하고 행동했다면 그는 대단하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아베의 진의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그 동안 트럼프가 넘고 싶을 텐데 넘지 않는 선이 있습니다. 트럼프의 본업은 부동산과 숙박업, 그리고 스포츠&엔터테인먼트입니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러스트 벨트의 전통적인 굴뚝 산업과 좀 더 가깝지요. 대조적으로 실리콘 밸리의 첨단 IT산업과 트럼프는 가깝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트럼프 집권 이후 나스닥 지수는 많이 올랐습니다. 그는 기술성장 산업을 완전히 적대하지는 않았지요. 지금의 미국에서, 그리고 세계경제 전반에서 나스닥 시총상위기업의 위상은 특별합니다. 현재의 Top 5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알파벳(구글), 페이스북입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불안요소를 안 만들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트럼프가 일으킨 전 세계적인 무역갈등은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낮췄고, 그에 기술의 발전 속도를 더디게 만든 면이 있습니다. 비록 미중무역분쟁에는 중국의 기술성장이라거나 저작권, 안보 문제 같은 게 있다 보니 명분은 있었습니다만,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을 꿈꾸는 이들에게 트럼프는 그다지 예뻐 보이지는 않을 겁니다.


 

 그가 재선을 위해 버블을 만들 거라는 우려도 있고, 그가 재선을 하고 나면 더 심한 무역 갈등을 벌일 거라는 우려도 있기도 합니다. 여하튼 안 좋은 전망을 하기 쉬웠지요. 당장 그가 만들어주는 금융시장의 상승은 좋지만, 거기에 달콤함만 느끼기엔 뭔가 이상하긴 하니까 내년에 미국인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좀 애매한 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베가 우리나라에 무역장벽을 쳤습니다. 이것이 당장 미국인들에게는 큰 변수로 받아들여지지는 않겠지요. 덕분에 마이크론 주가는 꽤 올라갔고요. 그런데 이게 트럼프가 그 동안 지키던 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세계 공통, 어느 정도 재산과 나이가 있는 사람들 중 첨단기술발전에 기대가 큰 사람이 많아요. 별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거든요. 그런데 기술이 사람들을 지금보다 더 오래 살게 하려면 의학과 약학은 물론이고 생물학, 전자, 광학, 로봇, 인공지능 등등 발달해야 할 게 무척 많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나이가 있는 사람들한텐 시급한 것입니다. 자신의 남은 수명보다 기술이 빨리 발달해줘야 더 살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아베가 이번에 저지른 행동은, 세계 기술발전 속도를 다소나마 떨어뜨릴 수 있는 것이에요.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풀리건, 이제 삼성과 하이닉스는 예전처럼 일본에 의존적으로 소재를 공급받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이 상황을 본 각국은 대응을 하게 되어있어요. 트럼프가 일단 깬 자유무역에 아베가 크게 한 방을 더 날린 건데요. 이걸 보고 있으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복잡해질 거예요.


 

 어쩌면 아베는 그래도 괜찮을 수 있어요. 아베는 몇 년 후에 정계 은퇴한다고 선언을 했고, 일본의 보통국가화만 이루면 목표는 다 이루는 입장이거든요. 이 문제 해결을 빨리 하면 아베가 입을 피해는 제한적이고요. 일본이라는 나라가 이번에 잃어버린 신용을 돌이키긴 어렵겠지만요. 그런데 트럼프는 달라요. 내년에 재선에 도전해야 하는 데다, 아베가 저렇게 행동하게 된 단초를 제공한 게 트럼프로 보일 수 있단 말이에요.



 지금 트럼프와 미국이 일본의 저런 행동에 대해 어찌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좁을 수 있어요. 일단 아베가 엇나가는 것 자체가 트럼프한테는 안 좋아요. 트럼프가 그 동안 무역전쟁 안 했으면 당장 이 문제에 개입해서 자유무역 원칙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만, 지금 미국은 그럴 명분이 딱히 없어요. 참의원 선거 끝나면 트럼프가 일본에 관세로 어택할 게 예견되어있기도 하고요.


 

 일본 편을 들어서 문제를 풀기엔 트럼프 입장이 또 골치 아파요. 트럼프는 오바마의 모든 걸 부정하는 입장인데요. 일단 한일문제를 풀려면 위안부 관련 문제에서 트럼프가 오바마 편을 들어주는 게 수월해요. 그리고 그랬다가 한국에 반미감정이라도 일어나서 좀 어긋나버리면 트럼프는 재선 전에 북미문제를 원하는 만큼 풀기 어려워질 수 있어요. 또 내가 보기엔 지금 일본은 미국이 일본 편을 들어주길 원하지 않아요. 이미 미국의 3국 협의 제안을 일본이 거절했지요. 다음 링크에 관련 기사 있어요.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88616&code=11121200&cp=nv

 



 그럼 한국 편을 들면? 그건 지난 15일 포스트, ‘아베가 뭘 원하는 걸까요. 에서 이야기했던 시나리오지요. 아베는 트럼프의 재선을 정말로 원하지 않아요. 이번에 미국이 한국 편 들면, 그걸 빌미로 아베가 미일 외교문제를 내년에 본격적으로 불 피우면서 트럼프의 낙선에 배팅할 수가 있어요. 잘만 되면 아베는 보통국가화에 트럼프 낙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을 거거든요. 트럼프는 북미외교문제 내가 풀었다고 선전해야 할 상황에, 도리어 미일외교가 꼬여버리는 아주 나쁜 국면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단 말이지요.


 

 그래서 만약 미국이 상황 방치하고 진짜로 우리나라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이 시나리오에서는 미국의 첨단기술발전이 다소나마 둔화되고, 더 나아가 중국이 반도체 생산에 재도전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거든요. 그러면 트럼프가 그 동안 나스닥 업계들과의 갈등에서 선을 넘지 않았던 것, 화웨이 문제 등으로 중국과 무역전쟁을 불사했던 게 다 물거품이 될 수가 있어요. 가뜩이나 미국 부자들 중 트럼프 싫어하는 사람 많은데요. 트럼프가 초래한 문제로 미국의 4차산업혁명 발전 속도가 더뎌진 걸로 인식되면 득표에 도움될 건 없겠지요.


 

 여기서 한 가지 의혹 더. 나는 아베가 균형-다자 군사외교의 포석을 깔기 시작한 거 아닌가 싶은 의혹을 가지고 있어요. 어쩌면 그는 미국의 군사적 패권이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또는 미국이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일본을 방어해주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등을 염두에 두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이건 조금 더 생각이 정리되면 다음에 더 이야기해볼 수 있겠네요.


 

 어쩌면 내년은 참으로 스릴 넘치는 한 해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중국과 일본과 유럽이 나서서 트럼프의 재선을 막으려고 역공을 가하는 모양새가 나올 수 있거든요.


 

 트럼프 시대에 세계정세는 아주 복잡다난해요. 그런데 우리나라 외교는... 어제 올린 포스트, ‘올해 한일관계 트러블 과정’ 영상 안 보신 분들은 한 번쯤 보셔도 좋아요. 우리나라 외교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있어요. 이런저런 것들을 보면서 깊이 생각을 하다 보면 더위를 잊을 수 있어서 괜찮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은 내년의 트럼프 재선 확률을 기존보다 좀 낮춰서 생각해보려고 하네요. 그는 너무 적을 많이 만들었는데, 그의 적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느냐 안 나서느냐가 문제였거든요.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이러다간 나설 것 같아 보여요.


 

 우리나라는 미국의 입장이 어떤지를 잘 파악하고, 일본이 원하는 게 뭔지도 제대로 파악해야 해요. 그래서 어떻게 문제를 현실적으로 풀 건지, 어떻게 하면 미국이 좋아하는 방향일지를 생각을 해 봐야 해요. 어쩌면 내년에 아베와 시진핑이 같이 트럼프를 공격했는데, 트럼프가 그런 공격을 이겨내고 재선되어버리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런 경우도 당연히 생각을 해야 해요. 반대 경우도 생각을 해야 하고요. 그렇지만 나는 이 정권의 외교 실력을 믿을 수가 없네요. 마음이 놓이지 않는 정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