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사업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지지한다.

사회 2013. 10. 12. 15:15 Posted by 해양장미

 본 블로그는 담배사업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지지한다.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듯, 담배는 다른 어지간한 마약에 비해 더 나쁘면 나빴지 덜 나쁘지 않으며 특히 타인에게 공공연한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더더욱 나쁘다. 국가는 다른 마약과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담배를 다뤄야 한다. 헌법소원을 주관한 인터뷰 기사를 링크한다.


‘담배는 마약, 국가는 담배장사 멈춰라.’ 


 개인적으로 오늘도 보행 흡연자에 의해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비흡연자 인구가 흡연자보다 3배는 많은데, 비흡연자들은 흡연자에 의해 지속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흡연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논리가 없다. 아편도 인류가 오랜 기간 애용해오던 물질이지만, 국가에서 금지하고 있다. 오히려 아편은 약용 가치가 담배보다 훨씬 높고 담배보다 덜 해로운 면도 많다. 그래도 아편은 중독성이 강하고 건강에 해를 끼치기 때문에 규제한다. 그리고 이건 담배도 마찬가지다. 담배의 중독성은 결코 아편보다 아래가 아니고, 담배의 광범위한 폐해는 일반적인 인식보다 훨씬 심각하다.


 비흡연자들은 보건권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법적인 투쟁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단순히 금연구역을 늘리는 걸로는 별 도움이 안 된다. 빠른 시일 내에 법률로 보행 흡연을 규제하고, 간접 흡연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더욱 강력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존에 적었던 담배의 폐해에 대한 포스트를 링크한다.


‘현대 사회에 허용된 마약, 담배의 폐해와 그 해결책’ 



 만일 흡연자에 의한 각종 피해가 없다면, 내 삶은 지금보다 10~20%는 더 행복해질 것 같다. 장기적으로 나는 각종 원하지 않는 간접흡연에서 최대한 벗어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만약 내가 간접흡연에서 거의 완벽하게 벗어난다 해도, 흡연자들에 의한 내 피해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내 가족이나 이웃들이 간접흡연에 피해를 입으면서 건강을 잃을 테고, 나는 흡연자들 때문에 결국 더 많은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담배는 막대한 이권을 쥐고 있는 사업이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서 담배는 그 효능은 미약하고 그다지 좋은 감각을 불러오지 않는 편이지만, 그 중독성이나 폐해는 심각하다. 특히 다른 항정신성의약품에 비해 타인에게 주는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빠르고도 강한 규제가 필요하지만, 이권과 중독자들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담배는 너무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흡연자는 자신의 의지로는 담배를 끊을 수 없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사람이 금연에 여러 번 실패했다면, 당신의 의지력은 지극히 정상 범주다.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보편적인 인식과는 달리, 의지로 담배를 끊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냥 스스로의 의지로 금연을 시도했을 경우, 6개월 금연 성공률은 겨우 3~5% 정도다. 이 정도면 그냥 못 끊는다고 봐도 된다. 나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향정신성의약품을 강하게 규제하는 것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편이지만, (나는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중독성이 너무 강하고 부작용이 심한 약물은 규제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의 약물 규제는 그 정도가 아니다.) 담배는 유달리 타인에게 피해를 광범위하고도 크게 끼치는 일종의 환경 오염원인데다, 이권에 의해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품이 되어 있기에 이 사회가 얼른 담배를 강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 본다.


 흡연자는 아무리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줄이려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흡연은 무조건 타인에게 민폐를 끼친다. 그나마 개념흡연자는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잘 안보이고, 적잖은 흡연자는 타인에게 매우 큰 피해를 주고 있다. 흡연이 다른 공기 오염원에 비해 차별화된 피해를 주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들에 의해서이다.


1) 담배 연기는 그 강력한 독성에 비해 너무나도 규제가 적고, 흡연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동하면서 담배를 피워댄다.

2) 담배 연기에 섞인 타르는 아무 데나 그대로 달라붙고, 잘 떨어지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독을 내뿜는다. 방사성 물질보다 해는 더 큰데, 흡착까지 잘 된다.

3) 담배는 연기뿐만 아니라 불꽃과 담뱃재를 동반한다. 담뱃불은 산불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이며, 보행 흡연자에 의한 불꽃, 재 피해도 많다. 건조하고 강풍이 부는 날엔 당연히 위험하지만, 대다수의 흡연자들은 그런 건 결코 고려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자동차 매연 등은 이미 디젤차의 경우 매연 저감 장치가 의무적으로 부착되어있고, 현재 발생하는 매연은 분진을 만들 뿐 그것이 담배 연기 같은 흡착성을 가지지도 않고, 그만큼의 악취를 만들지도 않는다. 독성 자체도 큰 차이가 있다.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보다 니코틴은 훨씬 강력한 맹독이다. 사석에서 이야기할 때 나는 ‘우리가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독은 담배’ 라고 이야기한다. 농담이 아니고, 담배 한 갑엔 사람을 여러 명 죽이기에 충분한 독이 들어있다. 니코틴의 독성은 고독성농약에 준하며, 청산가리보다도 강한 맹독이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워도 한동안 멀쩡한 것은 어느 정도 이상 필터의 위력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필터를 통하지 않은 연기, 즉 부류연은 독초를 그대로 태우는 것과 동일한 독성을 지니고 있다. (이것이 당장 치명적이지 않은 이유는 연소 과정에서 독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낙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고, 다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흡연자들은 번화가에서도 우리들 사이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독초를 태우면서 지나다닌다. 만약 다른 독초를 그렇게 태우고 다니면 바로 경찰에 잡혀갈 것이다. 실제론 담배보다 더 심한 독을 가지고 있는 풀도 그리 많지가 않다. 농업에서는 실제로 담배나 니코틴 제제를 농약으로 쓰고 있다. 물론 담배에 들어있는 독은 니코틴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담배 연기는 온갖 심각한 독들의 집합체이다.


 담배 연기는 그대로 흩어져 사라지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것은 눈의 착각일 뿐이다. 담배 연기는 타르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닿는 모든 것에 달라붙는다. 그리고는 그 곳에서 지속적인 악취와 독성을 뿜어낸다. 특히 주변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눈, 입 안의 점막에 잘 달라붙는다. 흡연자들은 잘 모르지만, 민감한 사람들은 그로 인해 큰 고통을 느낄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급성 증상을 일으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천식환자 등의 경우다.


 이뿐만이 아니다. 옷이나 머리카락, 피부 등에 달라붙은 담배 연기는 다른 곳으로 쉽게 옮겨진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담배 연기는 본질적으로 ‘끈적이는 복합적 독성 물질’에 가깝기 때문이다. 담배 연기 근처에 없던 사람들도 그로 인해 3차 피해를 입게 된다. 흡연자가 사는 집의 벽면이나 가구, 카펫 등이 오염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다. 연구에 의하면, 흡연자가 집을 떠난 뒤 2개월 후에 측정해도 독성물질들이 검출된다. 실제 잔류농약검사에서 농약이 거의 안 나오는 농산물, 과학적으로 피해가 크지 않은 미량의 방사성 물질들에는 과도할 만큼 신경 쓰면서, 훨씬 강하고 문제여지가 많은 담배의 독이 아무 데나 돌아다니는 데 신경 쓰지 않는 건 일종의 넌센스다.


 흡연의 광범위한 폐해를 보면 흡연은 결코 존중 받을 수 있는 자유가 아니다. 길거리에서 아무렇게나 독극물을 살포하는 테러와 같은 행위다. 물론 옛날에는 연막소독차를 따라다니는 아이들도 많긴 했지만, 이제는 그런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가 없듯 무식한 행위는 개선되어야 한다. 사실 연막소독 자체도 매우 비효율적이고 쓸데없다 못해 해선 안 되는 짓에 가까운데, 시민들의 무지로 인해 아직까지 시행되고 있는 전시행정이기도 하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흡연을 규제하는 데 있어 그리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다른 OECD 국가에 비교해보면 한국의 담배 가격은 가장 저렴한데, 흡연율은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10대 흡연율은 사회적으로 우려할만한 정도가 되었으며 우리나라 국민의 제 1 사망원인은 암이다. 물론 이 높은 흡연율이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건 따로 말할 가치조차 없다.


 한국의 금연 정책은 지난 몇 년간 금연 장소를 늘리는 수준에서 멈춰 왔다. 그보다 강력한 조치들은 이루어지지 않아왔고, 그로 인해 여성 흡연자와 10대 흡연자가 증가하였다. 10대 흡연의 증가는 참 곤혹스러운 일인데, 여기엔 지나치게 낮은 담배 가격이 크게 일조하고 있다.


 흡연을 비호하는 별 해괴한 멍멍이 소리들도 문제다. 특히 참 골치 아픈 비호는 흡연자가 대체로 서민이라는 이야기다. 담배라도 있어야 서민이 애환을 달랜다는 이야기 및 서민 주머니를 턴다는 말들이다. 그러나 이런 건 그야말로 멍청하고 비양심적인, 또는 그야말로 중독자들이나 할 법한 말이다. 일단 가진 것도 없는 사람이 담배에 찌들어 건강을 망치면 진짜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딱 알맞다. 없는 집에서 암환자 잘못 나오면 집안 기둥뿌리가 뽑힌다. 더구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다른 서민에 대한 피해는 이루 말할 것도 없다. 돈이 없으면 간접흡연도 피하기 더 힘든 게 현실이다. 그리고 흡연자는 흡연으로 애환을 풀지 몰라도, 비흡연자는 흡연자들 때문에 안 받아도 될 스트레스를 더 받고 있다. 한국의 흡연자 문화는 문화랄 것도 없다. 평균적으로 보자면 최악이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이기주의 및 불결의 끝을 달린다.


 담배는 더 이상 사회에서 용인될 만한 것이 아니다. 물론 담배를 강력하게 금지시킬 필요는 없다. 위에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나는 한국 사회가 지나치게 향정신성의약품을 규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담배보다 훨씬 덜 위험하고 효능도 좋은 향정신성의약품이 많이 있다. 쾌락이나 더 명료한 정신상태, 또는 특별한 고양감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고, 그것의 부작용이 잘 조절된다면 인생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담배같이 저효율-강한 중독-고부작용인 특정 향정신성의약품에는 과하게 관대하고, 매우 다양한 다른 향정신성의약품군에는 과하게 엄격하다.


 결코 담배가 지금처럼 편하게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우선 담배를 너무 편하게 살 수 있는 여건부터 바꿔야 한다. 담배의 부작용이나 각종 폐해를 생각해보면, 적어도 담배는 의사 처방 후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취급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니면 가격이라도 대폭 올려야 할 것이다. 한국의 담배 가격은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 사람들은 최저시급 1만원을 외칠 것이 아니라, 담배 1갑 1만원을 외쳐야 한다. 담배 가격 인상은 흡연율을 유의미하게 떨어뜨리고, 특히 신규 흡연자의 발생을 막는다. 그렇지만 찔끔 올려서는 효과가 없다. 한 갑에 만 원 정도는 해야 흡연자가 가시적으로 줄어든다.


 한편으로 흡연자들은 자신들이 세금을 많이 낸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흡연자들 때문에 소모되는 사회적 비용이 훨씬 크다. 또한 단순히 비용으로 계산할 수 있는 타인의 생명과 건강에 집계되기 어려운 피해를 준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한다.


 다만 강력한 금연 정책을 위해서 먼저 해결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가 하나 있는데, 현재 담배를 구매할 때 돈을 버는 쪽과 흡연자로 인해 돈을 쓰는 쪽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그것이다. 2500원짜리 담배를 사면 그 중 약 935원은 세금을 제외한 가격이고 대략적으로 담배소비세가 641원, 지방교육세가 321원, 부가가치세가 227원, 폐기물 부담금 7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354원, 연초안정화부담금이 15원 정도 들어간다. 그런데 이 중 가장 큰 담배소비세가 전액 지방세로 들어간다. 지방교육세는 말할 것도 없고.


 실질적으로 현재 담배소비세는 가장 중요한 지방세원 중 하나다. 재정 문제가 만성적인 지방 정부들은 이 담배소비세에 어느 정도 이상 의존적인 게 현실이다. 한편으로 담배가 만들어내는 온갖 해악에 비하면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너무 낮고, 건강보험공단이나 보건복지부는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 보면 된다. 또한 담배에 관련된 정부 부처가 너무 많기도 하다.


 현재와 같은 조세 체계에서 각 지방 정부들은 결코 금연 정책에 열심일 수가 없다. 오히려 담배를 많이 피우라고 권장해야 할 상황이다. 불법 흡연을 단속해야 하는 것도 지방 정부 몫인데, 그런 걸 제대로 할 리가 없는 거다.


 금연 정책에 들어가는 비용 자체도 문제가 많다. 1년 동안 담배에서 얻는 총 세수는 7조원 정도다. 그러나 금연 정책에는 불과 200~300억 정도만 쓴다. 이러니 금연 정책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자기 관리 열심히 하고, 잘 살려 노력하는 더 바른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내 생각엔 담배에 관련된 조세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 담배에 관련된 세금 및 관리를 주도적으로 하는 부처가 명료하게 정해져 있어야 한다. 담배로 지방 세수를 충당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바꿀 필요가 있다. 지방 세수를 위해 다른 인센티브를 주고, 담배로 얻는 세금은 중앙 정부의 특정 부처에서 일원화하여 관리하는 게 좋다고 본다. 그리고 높아진 담배값으로 인해 들어오는 수익은 보다 강력한 금연 정책과 의료, 그리고 분리된 흡연 구역 설비 및 불법 흡연 단속 등에 쓰여야 한다고 본다.


 위에도 이야기했지만 실질적으로 금연은 혼자, 스스로의 의지로 실현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담배의 중독성은 너무 강하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끊기 위해서는 클리닉과 약품의 도움이 필요하다. 클리닉에 다니면서 전문의약품을 사용할 경우, 3~5%에 불과한 금연 성공률을 40~60%까지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걸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흡연자들에게 꼭 말하고 다닌다. 그렇지만 문제는 현재 이런 금연 전문의약품이 비보험 대상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사회는 가급적 담배를 보기 힘든 사회일 것이다. 길거리에서 담배의 악취가 아닌, 보다 좋은 향기를 맡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것을 위해 우리는 담배 가격 인상을 요구해야 한다. 싼 담배는 한국의 의료 재정을 파탄낼 뿐만 아니라, 사회 분위기도 망치고 있다. 그리고 흡연자들을 위해 금연 전문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 보조를 해줄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격리된 흡연구역을 만들어야 한다. 담배 가격을 크게 높이면 그 돈으로 그런 흡연구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흡연구역 외에서의 흡연은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고, 그 경우 무거운 과태료를 물려 건강보험 재정에 보태자.




모범 흡연자 제도의 제안

사회 2011. 4. 14. 21:18 Posted by 해양장미


 호흡기가 약하거나 민감한 사람에게 한국의 도시는 정말 살기 힘든 곳이다. 특히 넘쳐나는 보행 흡연자들의 무차별적 테러는 날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그래서 나는 보행 흡연을 금지하자는 주장을 하는 동시에 모범 흡연자 제도를 시행하면 어떨까 싶었다. 현재 한국의 정책은 금연을 권장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가고 있는데, 담배를 파는 이상은 흡연자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책적으로 흡연자의 횡포를 통제하고 좋은 흡연 습관을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떠올리는 모범 흡연자 제도는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담배 가격을 더 올리고, 노상 흡연을 금지시키고, 거리에 공중전화 박스처럼 흡연자용 부스를 만들고, 음주운전 단속을 하듯 사복 경찰관이나 공공근로자를 이용해 거리에서 노상 흡연자를 단속한다.


 그리고 모범 흡연자 제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등록이 필요하다. 등록은 간단하게 인터넷으로 할 수도 있고, 보건소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보행 흡연자는 대부분 남성 흡연자니 군 관련한 곳에서도 신청을 받으면 좋을 듯 하고.


 그렇게 해서 기본적으로는 매년 점수가 쌓인다. 다만 단속에 걸리면 점수는 말소. 그리고 모범 흡연자 제도에 참여하는 사람은 관련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한다. 받으면 점수에 도움이 되지만, 받지 않으면 점수가 깎인다. 그외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흡연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 교육에 참여하면 약간의 점수를 줘도 좋겠다.


 그래서 일정 이상 점수를 쌓으면 구매했던 담배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를 점수에 따라 차등하여 일정 비율 환급을 하는 제도를 만들면 어떨까? 즉 모범적인 흡연자는 담배를 저렴하게 피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제도는 여러 이점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선 거리에서 보행 흡연에 의한 피해가 적어지고, 전반적인 국민 건강을 올려 건강 보험 재정 등을 튼튼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구매한 담배의 금액이 관리되어야 하니 영수증 발급 등의 빈도가 늘어나면서 조세가 투명해질 것이고, 흡연자들은 자신이 담배 구매에 사용한 금액을 정리해 알게 되니 그 또한 흡연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위의 발상에 대해 아는 흡연자들에게 어떨까 물었더니 매우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 다른 분들이 느끼기엔 어떨까 싶어 글로 정리해 올려 본다.


보행 흡연에 대하여

사회 2011. 1. 2. 17:05 Posted by 해양장미


 보행 흡연자들은 많은 경우 자신의 행위가 타인에게 얼마나 극심한 폭력이 될 수 있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보행 흡연자가 갑자기 뒤통수를 맞는 등의 테러를 당하더라도 너무 억울해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런 폭력을 일상적으로 이미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 내 경우 길에 지나다니다가 보행 흡연자를 저 멀리서 발견하면 반사적으로 욕이 나온다. 이는 내가 유일하게 비속어를 쓰는 순간이다. 그 후 숨을 깊게 들이쉬고, 상대에게 불쾌감을 품은 시선을 맞추고는 이동 방향과 호흡 간격을 보면서 숨을 멈추고 최대한 연기의 방향을 피한다. 만일 실수로 숨이라도 들이쉬면 바로 기침과 함께 참을 수 없는 스트레스로 폭발할 지경이 되니까.


 사실 그나마 나는 나은 편이다. 나는 호흡기가 좀 약하긴 하지만 천식 환자는 아니다. 그렇지만 내가 아는 천식 환자들에게 밀도가 높은 담배 연기는 위협 그 자체다. 바로 천식 발작이 일어나면서 길에 쓰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천식 환자들은 길에서 담배 연기에 의해 발작이 일어나본 경험을 한번 씩은 다 가지고 있다.


 그래도 나에게 연기는 지극히 불쾌하고 순간 고통스러울 뿐 아주 위협적이지는 않다. 암환자도 아니고. 그렇지만 나는 앞에 걸어가는 보행 흡연자의 불붙은 담뱃재가 강풍에 날려온 걸 맘보를 하듯이 피한 기억이나, 보행 흡연자가 불붙은 담배를 휘두르고 지나가는 걸 몸을 휙 비틀어서 피한 기억들이 몇 번 있다. 기어이 올해에는 새해 첫 날부터 날아온 담뱃재에 가벼운 화상을 입은 것 같은데, 이런 경험들은 나에게 보행 흡연자에 대한 혐오감을 키울 뿐만 아니라 거리에서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2003년에 보행 흡연자의 담뱃불에 실명된 아동이 나와 보행 흡연이 많은 지역에서 조례로 금지되어 있다.


 한국이 만약 제대로 정치가 동작하는 사회였거나, 윤리적인 개념이 있는 사회였다면 벌써 보행 흡연 문제는 해결되었을 것이다. 한국은 서구에 비해 인구 밀도가 높고, 길은 좁으며 워낙 바쁘게들 돌아다니는데다 흡연율이 매우 높고 남자들이 시가렛을 일상적으로 피우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체감상 근래 보행흡연율은 다소 높아진 편이다. 어쩌면 곳곳의 실내 흡연 금지가 보행 흡연율을 높인 것 같기도 하다.


 이 문제를 현재 한국이 윤리적인 영역에서 해결할 방법은 없다. 보행 흡연자에게 윤리적인 시민 의식을 이야기하는 건 대부분의 경우 아무 의미가 없다. 내가 생각하기에 유일한 해결 방안은 이 문제를 법률로 불법으로 규정하고, 거리에 공중전화박스 같은 흡연 부스를 설치하고, 한동안 길에서 집중적인 단속을 벌여 벌금을 부과하고 누적 시 벌금을 과중하거나 구류 등의 조처를 취하는 게 옳다고 본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의 정치와 시민 사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정치는 주로 담배를 피우는 아저씨들의 영역이고, 이들은 굳건한 권력을 쥐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세계에서 정치를 하고 있다. 정치를 하는 부유층은 길을 잘 걷지도 않고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담배 회사는 로비를 통해 금연 관련 법안들을 막는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내 생각에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이 조금 더 정치 세력화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당연히 이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만한 정치 세력도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진보 정치가들이 무능하다고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로, 이런 민감하고도 당장 필요한 사회의 잠재적 요구들에 대한 응답이나 발굴이 없다는 것을 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