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경제 2018. 11. 13. 10:11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5e-ng-vUg6U

 

 

 우리나라 경제가 이 추세대로 가면 운명의 그 날을 피할 수 없게 될 겁니다. 그러니까 추세가 변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곰 시장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상식적이고 올바른 정부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채권금리가 연일 낮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채권은 상승추세인데요.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는 모두들 아시는 것처럼 역전 상태입니다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채권금리가 역전 상태인 게 진짜 중요한 겁니다.


 

 채권금리가 낮아진 이유는 우리나라 경제가 불안정하고, 주가가 떨어지니까 그렇습니다. 주식시장에서 빠진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계속 넘어간단 말이지요. 채권은 잘 팔리면 금리가 낮아지는 구조입니다. 이자를 덜 받더라도 채권을 사려는 매수 수요가 많다는 거니까요.

 

 경기가 나쁘니까 주가가 폭락합니다. 주가가 폭락하니까 채권으로 자금이 몰립니다. 채권으로 자금이 몰리니까 채권금리가 떨어집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채권은 외국인들에게 매력이 감소합니다. 주식도 매력없고 채권도 매력 없으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조금씩 이탈하게 됩니다. 투자자금이 이탈하면 원화가치가 떨어집니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투자자금이 더 빠르게 이탈합니다. 현재 이 단계입니다.

 

 여기서 투자자금 이탈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되면 외환보유고가 줄어들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외환위기가 찾아옵니다. 이런 변화는 그래프로 보면 꼭 선형적으로 오지는 않습니다. 버블붕괴시 패닉셀과 반대매매가 주가를 기하급수적으로 떨어뜨리는 것처럼, 그런 식으로 폭락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시장의 원리가 이러니까 거의 모든 나라에서 주식시장이 위기에 처하면 정부가 개입해서 부양을 하는 겁니다. 불이 났으면 빨리 소화를 해야지요. 그런데 이 정권은 경제에 대한 기초수준의 상식조차 없습니다. 이미 너무 많은 투자자들이 이 정권의 경제정책과 대응, 경제관련 인사에 대해 큰 실망을 했습니다. PBR이 너무 낮아져 있는 상황이고, 그게 주식시장을 현재 지탱해주고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반시장적 정권 리스크가 워낙 너무 커서 많이 아슬아슬합니다.

 

 이 추세대로 가면 내년에는 진짜로 큰일 날 겁니다. 그러니까 이 추세가 그냥 이어지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추세적으로 망하다가 그대로 망하는 건 정말 보기 드문 일이거든요.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세가 바뀔까에 대해서는, 전혀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어떻게든 바뀌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고집불통에 망상덩어리이며 고의적으로 나라를 망치는 중이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이 정권이 태도를 바꾸는 걸 상상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가뜩이나 국제경제 흐름도 내가 보기엔 심하게 불안합니다. 정권이 반시장적이고 사회주의적으로 굴면서 여유 부릴 때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정부가 하는 건, 펀치를 맞을 확률이 높은 상황인데 가드 없이 부주의하게 나가서 카운터를 맞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만약 이번 위기를 어찌 넘기더라도 이 정부가 계속 저항 없이 폭주를 계속한다면, 정권 말 쯤에는 큰일이 찾아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97~98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음 링크의 영상으로 학습 또는 추억해보지요.

 

https://youtu.be/j5a8ACPeNzY



 

 그 때 우리는 팔아치울 기업도 많았고, 가계는 부채가 없었으며 예금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릅니다. 나는 문재인 덕에 다이어트 좀 잘 될 수도 있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마두로 다이어트, 한국에는 그런 일이 없을까.

경제 2018. 10. 14. 21:14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3SvL0kTRuEI



 

 베네수엘라 사람들은 경제난이 심각하여 식량난에 처했습니다. 그래서 대체로 다들 살이 많이 빠졌지요. 물론 죽는 사람들도 많고, 줄줄이 베네수엘라를 탈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이 빠지는 현상에 대해 마두로 다이어트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좌파 포퓰리스트라는 면에서 문재인은 차베스나 마두로와 제법 닮았습니다. 우리는 좌파들이 차베스 시절 베네수엘라에 대해 말했던 걸 잊으면 안 됩니다. 그들은 지극히 어리석었고 아무런 통찰력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잘못된 사고방식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고방식이 대한민국의 현 경제정책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걸 정확하게 인지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베네수엘라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라서, 문재인이 아무리 경제를 스펙터클하게 말아먹는다 해도 바로 베네수엘라 수준으로 망하기는 쉽지 않긴 합니다. 그렇지만 경제기반이 부실해진 상황에서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크게 터진다면 우리라고 별 수는 없을 겁니다. 평생 배고픔을 모르고 살던 청년들도 식량난이라는 걸 생애 최초로 겪어보게 될 수 있겠지요.


 

 현재 한국은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없습니다. 무조건 외국에서 사와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산업 구조는 주로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을 팔아 돈을 벌고 있는 상황이고, 그 다음으로 자동차, 선박, 화장품 등이 경쟁력이 있습니다.

 

 문제는 세계적이고 진짜 큰 경제위기가 오면 이런 것들의 수요는 줄어들 거라는 데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아주 심각한 경제위기나 자연 재해 등에는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대비가 없습니다. 신군부 집권 이후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보다 큰 경제위기를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IMF는 분명히 아픈 사건이었지만, 경제사적으로 보면 그다지 큰 위기라고 할 만한 것은 아닙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는 우리가 잘 넘긴 편이라, 진짜 아프다고 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지요.


 

 1년 전만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는 거의 끝나가는 것 같았고, 그럭저럭 마무리 분위기였습니다. 과연 무사히 디레버리징이 가능할지는 모를 일이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지요.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처럼 느껴집니다. 세계 경제는 매우 위태로운 상황 위에서 겨우 균형을 잡아가며, 위기를 어떻게든 극복하려고 하고 있었습니다만... 포퓰리즘 광풍이 3~4년 전부터 세계 정치판을 휩쓸었고, 세계경제에도 아주 나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물론 무사히 끝날 수도 있습니다. 위험이 찾아오는 것 자체는 그리 드물지는 않습니다. 그게 경제위기로 커지는 경우는 그보다 드물지요. 그러나 이번에는 무사히 넘어간다 해도, 무언가 근본적인 이 위태로움이 해결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천천히 앞으로 이야기를 계속해볼 생각이고요.



 만약 현 시점에서 아주 강한 금융위기가 터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금세 식량난을 겪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적으로 큰 경제위기가 터지면, 살림이 좋은 나라일수록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 경우 우리나라는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기엔 충분히 좋은 상황이 아니겠지요. 모든 게 잘 돌아갈 때와는 다른 룰이 적용됩니다. 식량 가격이 한 번 급등하게 되면, 비트코인 급등할 때와 동일한 원리로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그런 경우 우리나라가 원화가치를 지키지 못한다면, 폭등하는 식량을 충분히 사올 수는 없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금융 개방도는 매우 높고, 금은 보유량은 경제규모 대비 매우 낮으며, 산업은 전반적으로 고도화되어 있습니다. 제조업이 유지되고 있었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강했지만, 보다 강한 경제위기가 온다면 좀 많이 취약할 수 있습니다. 도시 공동주택 거주율이 매우 높은 특성상 시민들이 장기적인 위기대비를 하는 빈도도 매우 낮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이후 식량 자급 목표치를 낮춰놓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1929년 대공황 때는 그 미국에서조차 아사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식량 부족 경고가 나왔었지요. 금융위기는 제한적으로 아랍 사람들을 굶겨 아랍의 봄을 낳았습니다.



 현 청년세대는 확률적으로 큰 경제위기를 생애 한 번은 맞이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은 경제의 기초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근래는 더더욱 빠르게 부실해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현 청년세대도 언젠가는 진짜 가난이라는 걸 경험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런 몰락이 그리 오래 남지는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가능한 늦게 위기가 찾아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예를 들어 만약 2년 후 미국 대통령으로 샌더스가 당선되고, 2022년에 박원순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된다거나 하면 저 무지개 넘어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나라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설마 이런 우려를 나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나는 비축중인 장기보존식량을 일단 기존보다 3배 늘리기로 결정하였습니다. 3배 늘린다 해도 유사시 안심할 수 있는 정도는 절대 아닙니다만,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습니다. 

 한동안 본 블로그 유입 중 많은 비중이 고지방 저탄수 열풍에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저지방, 고탄수화물 다이어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고 그에 관련한 글을 몇 개 올려두었기에 그 글이 고지방 저탄수 하시는 분들에게 인기를 끌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들에 비추어볼 때 고지방 저탄수 방식에는 찬성하기 어려웠고, 근래에야 시간을 내서 관련 글들을 여럿 찾아보았습니다.

 

 이후 개인적으로 내린 판단은 고지방 저탄수는 내가 알고 있던 대로 위험성이 있으며, 내가 직접 시도해보거나 남들에게 추천하기는 어렵겠다는 것입니다.

 

 나는 표준적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적정 비율로 챙겨먹되 단순당을 가능한 배제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남들에게도 추천하려고 합니다.

 

 한편 이런저런 문서들을 보면서 강하게 인지하게 된 것은, 대다수의 사람은 확률적으로 장기적 다이어트에 실패한다는 것입니다. 거의 모든 실험 결과에서 다이어트 방식과는 무관하게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실험마다 그 구체적 %는 다릅니다만, 어떤 실험을 봐도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습니다.

 

 아무리 봐도 사람이 살이 찌는 이유는 본인이 어쩌기엔 너무나도 어려운, 유전적이거나 환경적인 요인들이고 감량 후 장기적으로 날씬한 몸을 유지할 확률은 빈자가 부자 되기보다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각종 다이어트 방식이 돌아가면서 유행을 타는 건, 다이어트가 장기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경우가 있듯, 장기적으로 감량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 비율은 너무나도 낮고 다이어트가 얼마나 어려운건지를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살찌는 건 팔자입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이 만일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당신은 앞으로 살아갈 날의 많은 부분을 과체중, 비만인으로 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당신이 만일 과체중, 비만을 탈출하고 날씬한 몸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당신은 빈자였던 부자만큼이나 대단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살찜을 노력이나 의지의 문제로 폄하하기엔, 개인은 비만을 거의 극복할 수 없습니다. 통계적으로는 살이 많이 찐 사람일수록 극복확률은 낮아집니다. 사람의 유전자는 살찌는 데 특화되어있고 살빼는 덴 매우 무능합니다. 살찜에 대한 사회적 냉대는 줄어들어야 합니다. 빈자를 타박하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요.

 

 다이어트는 어쩌면 단기적 방식으로 제안되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살을 빼는 건 장기적인 저체중 유지보다는 훨씬 쉬운 과제입니다. 그리고 일단 줄인 체중은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단 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는 논외라고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저탄수 고지방은 단기 체중감량에 매우 유리하지만, 그 대가가 클 확률이 있기에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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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강도(유산소)운동의 필요성

운동 2013. 9. 28. 01:29 Posted by 해양장미

 개인적으로 흔히 말하는 유산소운동, 즉 저강도의 운동을 하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평소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라고 권장하는 편이다. 운동 강도의 중요함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포스트, ‘어떻게 운동할 것인가?’ 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그러나 저강도운동이 유용성이 없는 건 아니다. 몇 가지 면에서 저강도운동은 실제로 필요하고 챙겨서 해주면 좋다. 다만 내가 고강도운동을 강조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너무 저강도로 운동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저강도의 고반복 운동은 기본적으로 운동량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미가 없는 편이다. 때때로 과도한 반복과 긴 시간으로 인해 관절이나 인대, 체근육 등에 악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그것은 실행 후의 문제다. 예를 들어서 과체중인 사람이 매일 2시간씩 걸어 다닌다면 분명히 그 행동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다만 우선적인 문제는 그걸 성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누구도 의미 없이 매일 2시간씩 걷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실제로 사람 몸이 휴식과 고강도 운동이라는 두 극단적인 형태의 운동만을 하도록 만들어져있지는 않다. 물론 운동 강도는 중요하다. 아무리 강조를 해도 모자라다. 특히 한국 여성들은 문화적으로 고강도운동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니까 한국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꾸준한 운동에 쉽게 실패한다. 실제로는 강하게 운동을 해야 안 지겹고 재미있고 성과도 좋은 법이다.


 그런데 강한 운동은 반드시 몸에 부담을 준다. 이 부담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은 더 강해지고 건강해지며 군살이 빠지고 탄력이 생기지만, 동시에 부상 위험과 통증, 피로를 동반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 통증과 피로는 좀 곤혹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회복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저강도운동이 필요해진다.


 운동을 조금이라도 해 보신 분이라면 근육통이 심한 날 산책을 했더니 오히려 근육통이 더 잘 풀린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소위 능동적 회복에 해당한다. 잠을 잘 때와 쉴 때, 그리고 저강도로 움직일 때 몸의 회복 매커니즘은 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신경계의 피로를 회복시키는 데는 잠이 최고다. 그렇지만 근육의 회복만 놓고 보면 좀 움직이는 게 나을 때도 있다. 그 편이 혈액순환이 더 잘 되고, 피로 물질을 더 잘 처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저강도운동을 통한 능동적 회복은 고강도운동 후의 회복 외에도 다양한 컨디션 조절에 유용하다.


 이런 능동적 회복은 운동 직후의 쿨다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해 정리운동의 개념이다. 본운동 후 정리운동으로 저강도운동과 동적 스트레칭을 하게 되면 피로 물질이 더 빨리 사라지고, 근육통이 덜하며 유연성에도 도움이 된다. 사람 몸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더욱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 흔히 말하는 ‘다이어트-즉 감량’자체에 저강도 고반복 운동이 어느 정도 유용한 것은 사실이다. 고강도의 운동은 실제 할 수 있는 양이 심히 한정되어있는 반면, 저강도의 운동은 더 오랜 시간 반복할 수 있고 그만큼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저강도 운동을 장시간 반복할 경우 근육이 소실되고 관절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지난 포스트 ‘대단히 어려운 목표’를 우선 참조하시길 바란다. 


 전형적인 다이어터의 경우, 체근육이 일부 감소하더라도 체중을 줄이는 게 우선시되곤 한다. 이 경우엔 고강도운동을 통해 체근육의 손실을 ‘줄이고’, 체형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추가적인 저강도운동으로 칼로리소모를 최대화시켜 체중을 비교적 빠르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포스트에서 말했듯 이런 방식이 계속 지속될 경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고강도운동과 저강도운동 각각의 기능을 잘 이해하고, 둘 모두를 각자의 목표에 맞춰 잘 활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체로는 저강도운동은 고강도운동을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되는 게 좋다. 순수한 저강도운동은 대단히 비효율적이며 결과가 좋지 못하다. 물론 그마저도 안하는 것보다야 낫지만.

 

 다만 저강도운동의 기준은 각자 다르다. 둘이 똑같이 운동하는데 한 사람은 지쳐서 힘들어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워밍업 같이 느끼곤 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프로 수준의 선수들이라도 도핑을 하는 게 아닌 이상 절대 매일 힘들게 운동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반인이 보기엔 프로 선수들의 몸 푸는 운동이 힘든 운동으로 보일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약쟁이는 자연인이 소화 불가능한 운동 프로그램도 소화할 수 있긴 하다. 대신 큰 대가를 지불하긴 하지만.


 아, 그리고 쿨다운이나 능동적 회복은 사실 남자들에게 더 필요하다. 운동 후 근육통은 남자들이 평균적으로 더 심하다. 여자들은 근지구력이 약한 대신 회복력은 대체로 좋은 편이다. 근육이 뭉치고 경직되는 것 또한 남자들이 더 심하므로 스트레칭도 더 필요하다. 그러니까 여자들은 남자들보단 평소엔 더 고강도 운동에 집중해도 된다. 



 몸을 위한 마켓에서는 ‘여성을 위한’, 또는 ‘남자에게 정말 좋다.’ 같은 식의 마케팅이 넘쳐난다. 안타깝게도 이런 말들은 사실 대체로 충분한 근거를 가진 말은 아니지만, 좀 더 매력적이 되고 싶은 사람들의 본성을 자극하기엔 충분하다.






 여자 운동으로 요가는 한국에서 나름대로의 메이져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무식해보이지도 않고, 몸매 좋은 여성 모델이 요가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기도 하다. 또한 요가는 같은 자세로 오래 있는 경우가 많은 현대인의 근육 피로에 좋다. 다만 문제는 요가의 운동 특성을 무시하는 광고 또는 인식이 많다는 것이다.


 요가의 운동 특성은 주로 정적 스트레칭 및 등척성운동에 해당한다. 정적 스트레칭은 수축되어있는 근육들을 강제로 잡아당기는 운동에 해당되는 것이다. 실제로 적색근(지근)은 가만히 두면 점점 짧아지면서 수축되고 통증을 일으키는 특성이 있다.[각주:1] 그래서 이런 것들을 정적 스트레칭으로 당겨서 늘려주면 좋다. 물론 정적 스트레칭은 유연성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사실 유연성은 성인이 된 후엔 좀처럼 잘 늘어나지는 않는다.[각주:2]


 등척성운동은 근육의 길이가 변하지 않는 근력운동을 뜻한다. 자세를 유지하는 운동인 것이다. 이 상태에서는 근육에 힘은 들어가지만, 동적이지는 않다. 등척성운동의 장점은 관절의 부담이 적다는 데 있다. 움직이기 힘든 사람을 위한 재활치료 같은 데도 많이 쓴다. 다만 당연하리만큼 일반적인 등장성운동 (움직이는 운동) 에 비해서는 근육이 성장하지 않는다. 등척성운동에서 강화되는 근육은 각 동작마다 비교적 작은 부위라 할 수 있다. 또한 운동 중 혈압이 크게 오른다는 단점도 있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안 하는 게 좋다.


 요가는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요가의 운동 효과는 다분히 제한적이다. 무엇보다도 살이 찐 여성의 다이어트에 요가는 정말 별로 좋은 운동이 아니다. 오히려 혈압문제로 위험할 수도 있다. 원래 운동은 각각의 운동마다 그 장점이 다르다. 각자의 목적에 맞는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애초에 그 출발을 보면 요가는 여자를 위한 운동이 아니다. 요가는 인도 남자들이 하던 운동이고, 굳이 보자면 남자에게 더 좋은 운동일 수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적으로 유연성이 떨어지고 근육이 더 뭉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여자가 요가에 더 접근하기 쉬운 건 평균적으로 더 유연하고 뭉치는 근육량이 적기 때문인데, 사실 그런 만큼 대다수의 여성에게 더 필요한 운동은 요가보다는 동적인 근력운동이다.


 대외 이미지 다 빼고 원리상으로만 보면 평균적인 여자에게 제일 좋은 운동은 쇳덩이 휘두르는 거다. 그것도 가능한 한 부상 입지 않을 한도 내에서 제일 무거운 걸로 휘두르는 게 좋다. 그 이유 중 일부는 지난 포스트 ‘어떻게 운동할 것인가?’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물론 몸매 관리에 요가가 효과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살이 이미 쪄 있는 상황이라면 요가의 그 효과는 아무래도 미약하다. 아예 안하는 것보다야 당연히 낫지만 원리상 살이 잘 빠지는 운동과는 거리가 좀 있다. 요가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단 이미 정상적인 체중을 가진 여성이 몸매를 더 다듬고 싶을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괜히 더 마르겠다고 안 먹지 말고, 요가 같은 좋은 운동을 하는 게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이미 정상체중인데 운동도 안 하고 식사 제대로 안 하면 몸 제대로 망가진다.


 또 반드시 첨언해야 할 말이 있다. 요가 같은 정적 스트레칭은 다른 운동을 하기 직전에 하면 좋지 않다. 또한 운동을 안 한 상태에서 갑자기 시작해도 별로 좋지 않다. 정적 스트레칭은 근육을 일반적인 가동범위 이상으로 잡아 늘리는 행위다. 이 경우 과도하게 수축되어있던 근육이 당겨지면서 개운한 느낌이 들 수는 있지만, 근육의 수축 능력은 일시적으로[각주:3] 떨어진다. 즉 잠시 운동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요가는 다른 운동을 하기 전의 워밍업으로 결코 적당하지 않다. 오히려 요가를 하려면 다른 방식으로 워밍업을 먼저 해주는 게 좋다. 요가는 다른 운동과 배합한다면 정리운동으로 그 가치가 있다. 워밍업으로 좋은 운동은 동적인 스트레칭이다. 움직이면서 자연적인 가동범위 안에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걸 의미한다. 예를 들면 학창시절에 하던 국민체조나 청소년체조같은 것. 특히 청소년체조는 동작이 좀 우스워보일지는 모르지만, 아주 잘 만든 동적 스트레칭 프로그램이다.


 대조적으로 워밍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정적 스트레칭은 부상위험도 높고, 다른 운동 전에 우선적으로 하면 워밍업도 안 되고 유연성 향상효과도 생각보다 없다. 애초에 사람은 움직이게 되어 있는, 그것도 대단히 활동성이 높은 동물이다. 우리는 식물이 아니다. 운동이란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것’이고 움직임이 극단적으로 적은 정적 스트레칭은 보조적이거나 특수한 상황을 위한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보조적인 운동이라는 게 폄하의 의미는 아니다. 동적 운동기능을 높이려면 정적 스트레칭도 챙겨 해주는 게 좋다. 특히 엘리트 수준의 체육인일수록 정적 스트레칭을 챙겨 한다. 본 운동 뒤의 정적 스트레칭은 근육 피로와 부상의 위험을 줄이고 혈류를 개선하며 관절과 근육의 가동범위를 넓힌다.


 한편으로 한국에선 운동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이 부족하기 때문에, 본 운동 전에 정적 스트레칭을 하거나 무리하게 정적 스트레칭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두 무식한 짓, 해서는 안 되는 짓이다. 특히 성인이 된 후의 무리한 정적 스트레칭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잘못하면 큰 부상을 입는다. 타력에 의해 정상적인 관절 가동범위를 무리하게 넘는 것은 서브미션 피해지 운동이 아니다.



  1. 반대로 폭발적인 근력을 내는 백색근(속근)은 가만히 두면 점점 늘어나면서 사라져버리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근력을 쓰는 운동을 챙기지 않으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먼저, 더 크게 근력이 줄어든다. [본문으로]
  2. 유연성과 운동신경은 타고나는 게 가장 크고, 발달도 성장기에 주로 일어난다. 성인이 된 후엔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 무리하게 유연성을 늘리려는 시도는 종종 위험할 수 있다. [본문으로]
  3. 시간적으로는 대략 30분 이상 수축능력이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되돌아오기 때문에,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준비운동 시간을 충분히 잡고 정적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당일의 컨디셔닝에 활용할 수도 있다. [본문으로]

 식이에 대해서는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으니 이번에는 운동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우선 운동을 할 때는 자신의 목표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바디빌더 스타일의 운동은 최대한 근육 크기(근매스)를 크게 하려는 게 주목적이다. 그래서 사실 이런 방식은 슬림한 근육이나 마른 몸을 추구하는 대다수의 여성들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의외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근육 크기와 근력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물론 근력과 근육 크기가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 상관관계는 대략 30~50%정도는 어긋날 수 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서이다.


1) 폭발적인 근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근섬유 내의 아주 가는 근절인데, 실제 근육 부피를 크게 차지하는 것은 근절을 둘러싸고 있는 근형질이다. 근절이 근형질보다 발달한 근육을 속근(백근)이라 부르며, 이 근육은 낼 수 있는 힘에 비해 가늘다. 상대적으로 근절보다 근형질이 발달한 근육은 지근(적근, 자세유지근)이라 부르며 크기가 크지만 상대적으로 폭발적인 힘은 약하다. 대신 근형질이 발달하면 상대적으로 근지구력 등이 좋아진다.


2) 실제 근력을 사용할 때는 하나의 근육만 고립되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많은 수의 근육이 연계되어 움직이게 된다. 여기엔 근육과 근육을 있는 근막과 힘줄의 발달 및 소프트웨어 역할을 하는 신경계의 발달이 중요하다. 근막이나 힘줄, 신경계의 발달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힘에는 큰 역할을 하지만 겉보기엔 두드러지게 드러나지 않는다.


3) 실제 근력을 사용할 때는 2번에서 설명한 것처럼 여러 근육이 사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뼈와 근육이 붙은 위치에 따라 힘이 달라진다. 이것은 일종의 지렛대의 원리와 같다. 즉 근육이나 근막, 신경 등의 힘이 동일하더라도 뼈와 근육이 붙은 각도가 다르면 낼 수 있는 힘은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실제 근력 등과는 무관하게 특정 동작에서 낼 수 있는 힘이 유독 센 사람도 있다. 물론 그 반대도 있고.



 이 외에도 복잡한 여러 이유들 때문에 근육 크기와 근력은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각자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입장에 따라선 근육이 무조건 큰 게 유리한 경우도 있다. 바디빌더거나, 종목에 따라 무제한급으로 대회에 나간다거나 등등이 그렇다. 그러나 근육 크기는 작고 근력은 센 게 유리한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체급 경기라거나 체중이 가벼운 게 유리한 종목이라거나 할 때, 또는 대부분의 다이어트를 추구하는 여성들의 경우가 그렇다.


 많은 여성들이 탄력 있는 몸을 원하지만, 그렇다고 근육 크기를 너무 키우고 싶지는 않아한다. 그런데 이따금 원하는 것과는 달리 최대한 근육이 커지는 방식으로 운동하는 여성들이 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젊은 여성이 일정 이상 근육이 커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굳이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이 아닌 쪽으로 힘들게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이런 불상사가 생기는 이유는 대부분의 상업적 웨이트 트레이닝 방식이 바디빌더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웨이트를 하라는 권장사항과 실제 여성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웨이트 사이엔 꽤 폭이 넓은 강이 흐르는 셈이다. 그런데 정말로 웨이트 머신으로 적당히 무거운 무게 깔짝깔짝 여러 번 하면 쓸데없이 근육만 커지기 쉽다. 그건 근육 크기를 키우려는 사람들의 방식이다.


 애초에 운동 머신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재활 치료. 다른 하나는 바디빌드다. 이 두 가지 목적이 아니라면 머신을 할 이유는 없다. 머신은 일종의 제한된 운동방향을 가지는데, 이게 인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는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웨이트 기기만 그런 게 아니고 헬스장에 있는 트레드밀(런닝머신)이나 자전거 머신 등도 마찬가지다. 실제 뛰는 거나 실제 자전거를 타는 것과는 꽤 다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동해야할까? 만약 목적이 최소 근육 크기에 최대 힘이라면 이 답은 간단하다. ‘머신 없이 최대 강도.’ 예를 들면 딱 한 번 들고 더는 못들 수준의 바벨을 들거나 하는 게 가장 힘만 많이 세지고 근육 크기는 덜 굵어진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운동을 하면 주 근육이 커지기보다는 연동되는 근육이 많이 사용됨으로 인해 잔근육이 발달하는 경향이 있다.


 근력은 모든 운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근력이 없으면 효율적인 운동을 할 수 없다. 또한 근력의 감퇴는 인간의 노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편으로 한국에서는 체력을 검증할 때 지구력 위주로 테스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근력의 중요함을 무시한 결과다.


 또한 강한 근력을 가지는 것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근력 강화를 위해서는 보다 강한 힘을 내는 게 필요한데,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몸은 그에 맞춰서 적응한다. 그리고 이런 적응은 기본적인 근육의 에너지 소모량을 높인다. 모세혈관이나 미토콘드리아 등이 더 발달하고, 언제든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낼 수 있도록 대기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지으려면 소위 유산소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해야 할 것 같다. 운동을 흔히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으로 나누지만, 사실 이 분류는 정확하지 않다. 흔히 근력운동으로 분류되는 고강도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도 숨이 차고 심장이 빠르게 뛴다. 또한 보통 달리기는 유산소라 하지만, 100M 달리기 선수들을 보면 상당히 근육이 발달된 몸이다. 결국 실제로는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이라는 이분법은 옳지 못하다. 즉 운동은 고강도냐 저강도냐, 아니면 지속 시간이 어떠하냐에 의해 분류하는 게 더 정확하다.


 흔히 유산소운동이라 부르는 강도가 낮고 오래 지속되는 운동이 신체에서 소모하는 에너지나 사용하는 근육, 그 외의 각종 매커니즘은 고강도 운동과는 꽤 다르다. 사람 몸은 상당히 다양한 형태로 몸 속에 에너지를 저장하는데, 운동 형태에 따라 꺼내 쓰는 에너지가 다르다.


 저강도의 지속적인 운동이 다이어트용으로 각광을 받았던 것은 운동 시 체지방을 가져다 쓰는 매커니즘 때문이다. 체지방은 몸 입장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에너지 저장 방식이지만, 막상 고강도로 운동을 할 때는 가져다 쓰기가 어렵다. 포도당 같은 탄수화물이 바로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유형인 반면, 지방은 보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에너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방을 에너지로 쓰는 데는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다. 쉽게 비유하자면 체지방은 열량은 높지만 불이 잘 붙지 않는 연료와도 같다.


 반대로 저강도 운동이 이어지면 사람 몸은 체지방을 직접 연료로 쓰기 시작한다. 에너지 공급이 약간 느려도 무방하고, 고강도 운동에 비해 다른 기관에서 쓰는 산소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물론 몸에 저장할 수 있는 탄수화물 양은 지방에 비해 훨씬 제한적이다. 에너지 소모가 많다면 몸은 체지방을 바로 꺼내 쓸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알려진 대로 살을 빼려면 저강도 운동을 오래 해야 하는 걸까? 물론 그게 아니니까 이렇게 글을 쓰는 거다.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장시간 운동이 이어지면 몸은 체지방만 가져다 쓰는 게 아니다. 체근육도 가져다 분해해서 쓰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 운동하면서 체지방을 본격적으로 태울 때 쯤 되면, 우리 몸은 이미 체내 탄수화물 고갈을 걱정하여 지방이건 근육이건 가릴 것 없이 태워버리려는 단계에 접어든다는 것이다. 위에 말했듯 체지방을 바로 가져다 쓰는 건 쉬운 게 아니다보니 근육도 같이 가져다쓴다.


 사람 몸은 어떤 순간에든 포도당과 글리코겐을 남기고 강한 근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유지하려 드는 경향이 있다. 사냥감을 추격한 후 따라붙으면 그 다음 창을 힘껏 던지고, 격투를 하고, 그걸 어떻게든 들고 와야 하는 긴 세월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근손실을 막거나 줄이려면 한 번에 너무 길게 운동하지 말고, 길게 운동한다면 운동 전후는 물론 운동 중에도 충분한 에너지 공급을 해줘야 한다. 물론 운동 후의 휴식도 중요하다. 근육이 회복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 체지방은 어떻게 줄이는 게 바람직할지 궁금해할 분들도 있을 거라 본다. 그런데 사실 이건 그리 어렵지 않다. 체지방은 숨쉬기 운동만 해도 분해된다. 분해 자체가 힘들다보니 전력 질주를 할 때보다는 가만히 있을 때 잘 분해되는 게 체지방이다. 다만 우리 몸이 이것을 도로 채워 넣을 뿐이다.


 만약 고강도 운동을 해서 우리가 몸 안의 탄수화물을 고갈시키고 체근육에 자극을 받고 손상이 있다면, 우리 몸은 이 고갈된 탄수화물을 채우고 근육을 복구하고 더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쉽게 말해 에너지와 단백질이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체지방은 결국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운동 후 몸이 이것을 충분히 가져다 쓰면 저절로 체지방은 줄어든다. 음식 섭취를 같이 잘 조절할 필요가 있다. 방법은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요점을 정리해보려 한다. 이 글은 바디빌드를 원하는 사람보다는 일반인이나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을 위해 작성되었다. 또한 그 중에서도 운동으로 다이어트 좀 제대로 해보려는 여성들을 위해 신경 쓴 것이 많다. 그러니까 단도직입적로 이야기해서, 살을 빼려는 여성에게 가장 어울리는 운동은 (무리하지 않는 가운데)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도 높은 운동이다. 그게 가장 시간도 덜 걸리고 몸도 안 우락부락해지고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


 ‘난 힘든 운동은 싫어!’ 라고 거부부터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을 안다. 그러나 사실 그게 가장 힘들고 멀리 돌아가는 길이다. 예를 들어 공부할 때를 생각해보자. 잠깐이라도 제대로 공부하는 게 남는 게 있지, 건성으로 한참 들여다본다고 학력이 신장되는 게 아니다. 운동도 다이어트도 사실 그거랑 크게 다르지 않다.


 

운동해도 살이 안 빠진다는 사람들을 위하여

운동 2013. 6. 8. 14:53 Posted by 해양장미

 개인적으로도 살을 못 빼서 고생하는 비만인들을 몇 알고 있다. 사실 감량이라는 게 쉬운 건 아니라서 방법을 알아도 실패하는 경우가 흔한 거라, 방법을 모르면 정말 안빠지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본인 스스로 살이 많이 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살을 빼기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은 한다. 다만 그 노력이 요령이 없거나 잘못된 방식이거나, 노력 자체가 너무 부족해서 결국 살을 빼기에는 부족할 뿐이다. 본문에서는 왜 운동을 해도 살이 안 빠지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선적으로 꼭 이야기해야 할 게 있는데, 원래 적당히 운동으로 살을 빼려 해도 살은 잘 안 빠진다. 이게 뭔 소리냐 할 지 모르지만 정확히 대사량만을 소모시키는 걸 보면 그렇다. 운동을 어지간히 해도 몸이 태우는 에너지는 그리 많지가 않다. 인체는 비만으로 고생하는 현대인에게는 화딱지가 날 만큼 과도하게 효율이 좋은 운동 장치다. 인간이 개발한 어떤 기관도 에너지 대비 효율이라는 면에서는 인체의 효율성을 따라올 수 없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순수하게 강도 낮은 유산소운동을 통해 감량하려는 건 좀 바보짓이라는 거다. 예를 들어 ‘살을 빼기 위해 걸었다.’라고 한다면 그건 별 의미가 없다. 걸어봐야 살 안 빠진다. 물론 걷는 건 건강에 좋다. 양 다리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건강을 위해 좀 걸어야 한다. 그러나 살을 빼기 위해선 걷는 건 거의 무의미하다. 어지간히 걸어도 체근육이 적은 여성의 경우 오렌지주스 한 컵의 칼로리도 소모하기 힘들다. 특히 일정 이하 속도로 걷거나 런닝머신에서 걸으면 정말 살 빼는 데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개인적으로 보기엔 살을 못 빼는 사람도 걷는 건 잘 한다. 오히려 살을 빼야겠다는 의지 덕인지 평균보다 잘 걷는 사람도 많이 봤다. 문제는 어지간히 걸어봐야 살이 안 빠진다는 데 있다. 걸어서 살 쉽게 뺄 수 있으면 세상에 과체중은 있어도 고도비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이어트란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그렇지만 운동으로 살을 뺄 수 없냐 하면 그건 당연히 아니다. 내 말은 걷기 같은 순수한 유산소운동으로 칼로리를 태우는 식으로는 살이 안 빠진다는 거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적당한 속도로 걷는 건 워밍업 또는 움직임이지 진짜 ‘운동’이 아니다. 운동은 무산소계를 사용해 근손실이 일어나거나, 유산소의 경우 심박수가 일정 이상 올라가야 운동으로의 가치가 있다.

 

 그런데 왜 강도가 낮은 유산소운동이 체지방을 태워서 다이어트에 좋다는 이야기가 나왔을까? 이는 아마도 스포츠 의학을 잘못 해석한 결과인 것 같다. 실제 낮은 강도의 운동이 20~30분 이상 지속될 경우, 인체는 체지방을 직접 태워 에너지로 보급하는 경향이 있다.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할 때나, 운동시간이 짧을 경우 체지방을 직접 태우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에 충분한 근거가 있는 건 아니다. 우선 체지방에 들어있는 칼로리부터 보자. 체지방 1Kg가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품고 있을 것 같은가? 무려 7200kcal다. 그에 비해 체지방을 태우는 운동이 직접 소모하는 칼로리는 얼마 안 된다. 제법 빨리 걸어봐야 1시간 내내 걸어서 300Kcal쯤 쓴다. 천천히 걸으면 훨씬 덜 쓴다. 쉽게 이야기해 그냥 저강도 유산소운동으로도 칼로리 태우는 효과가 전혀 없는 건 아닌데, 매우 미약하다. 그냥 걸어서 체지방을 태우는 거라면, 단순계산으로는 빨리 24시간 내내 걸어야 체지방 1킬로 빠진다. 혹시 24시간 힘들게 걷고 1킬로 빼서 만족하실 분?


 더구나 유산소운동으로 살을 빼겠다면서 안 먹고 운동하고, 운동하고 나서도 제대로 안 먹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운동을 하면 지방만 타는 게 아니다. 체근육도 탄다. 특히 안 먹고 운동하면 체근육이 더 잘 타버린다. 그런데 운동하고 나서도 제대로 단백질 등을 안 먹으면 소모된 체근육이 제대로 복구되지도 않는다.


 근육은 지방보다 10~20% 무겁기 때문에 체근육을 없애버리면 일단 감량이 빠르긴 하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잘못된 사진처럼 그렇게 엄청난 무게대비 부피차가 나는 건 아니다.) 그런데 당연히 중장기적으로는 체근육이 없어지면 살이 더 찐다. 체근육은 기초대사량(=기본 숨쉬기 운동)에만 관여하는 게 아니고, 몸을 움직이는 모든 동작에 관여를 한다. 복리의 마법처럼 체근육을 늘려나가면서 꾸준히 운동을 하면 살이 잘 빠지는 몸이 된다.


 또 하나 정말 중요한 것. 체지방을 직접 태워봐야 별다를 것도 없다. 체지방은 어차피 저장 창고고, 만약 몸에 잉여에너지가 충분하다면 우리 몸은 거의 쓴 체지방만큼 동일하게 도로 채워 넣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기대보다 우리의 에너지 저장 효율은 정말 뛰어나다. (그렇기에 순수한 열량부족으로 한국에서 굶어 죽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결국 이 면에서 중요한 건 운동을 해서 쓴 에너지의 총량이지, 에너지원으로 혈당을 썼건 글리코겐을 썼건 체지방을 썼건 결과적으로 별 차이는 없다.


 물론 체지방을 에너지로 가져오는 작업이나 체지방을 채워 넣는 과정 또한 에너지가 필요하긴 하다. 그러나 어차피 우리 몸은 허구한 날 체지방을 부수고 다시 채워 넣는다. 이 글을 보는 당신 몸의 군살들은 반년 전 그 때 그 세포가 아니다. 우리 몸은 뇌세포 같은 일부를 제외하면 낡은 세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운동을 해서 살을 뺄 수 있을까?


 운동이 취미여서 대회에 나가고 싶다거나, 특별히 연예인급 몸짱이 되고 싶거나 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일반인 기준으로 살 좀 빼고 싶다 정도라면 이야기는 훨씬 간단해진다. 시간보다는 운동 강도가 중요하다. 위에 이야기했듯 강도 낮은 운동만을 지속해 봐야 그 효과는 미미한 반면, 몸에 부담을 줄 정도의 강도 높은 운동은 좀 다른 효과를 낸다.


 이것은 몸의 프로그래밍이나 각종 특성들과 관련이 있다. 좀 딴소리 같지만 우리 몸에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우리 조상들이 과거 수십만 년에서 수백만 년 동안 살아온 방식을 생각해 보자.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만약 아프리카 초원 한가운데 갑자기 홀로 떨어졌다 치자. 가진 거라곤 아주 기본적인 도구 (나이프, 물통 등) 뿐이다. 그럴 때 다음의 사진과 같은 친구들을 사냥해 먹을 수 있을까? 현대인이?






 답은 ‘건강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다. 물론 저런 영양은 사람보다 훨씬 빠르다. 그러나 우리 인류는 더운 지역에서의 오래달리기라면 어떠한 동물보다도 뛰어나다. 체모가 거의 없는 데다 전신에 땀샘이 발달하고, 물통을 들고 달릴 수도 있어서 달리면서도 물을 마실 수 있다. 게다가 머리가 좋아서 시야에서 놓치더라도 어디로 도망쳤는지 발자국 등을 보고 추론할 수 있고, 유사시 대단히 집요해질 수 있다.


 힘들더라도 인간이 집요하게 물을 마시면서 계속 추격하면 저런 생물들은 잡힐 수밖에 없다. 어떤 대형동물도 사람만큼 효율적으로 열을 몸 밖으로 빼내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달리고 또 달려서, 마지막에 저런 사냥감이 지친 것 같을 때 스퍼트를 하고 (인간의 몸은 스퍼트를 위해 달리다보면 글리코겐을 아끼면서 체지방을 사용한다. 그래서 사람 몸은 스퍼트가 가능한 것이다. 체내 글리코겐을 다 쓰려면 마라톤수준의 장시간-고강도 운동이 필요하다.) 나무 깎아 만든 창을 던져서 사냥감을 잡았다 치자.


 그런데 저런 녀석들, 무거우면 체중이 200kg도 넘는다. 이 정도는 혼자 못 드니 여러 명이 나눠 들어야 한다. 이번엔 그 정도까진 아니라도 70kg짜리 중형 영양을 잡았다 치자. 그럼 어찌해야할까? 당연히 들고 머나먼 집으로 가야한다. 근데 사람 몸은 상당히 지쳤어도, 일단 잡은 사냥감 피라도 좀 빼 먹고 좀 쉬면 다시 사냥감을 들 수 있는 힘이 난다.


 여기서 또 언급해야 할 문제. 사람 몸은 생각보다 훨씬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다. 그러나 평소엔 적당한 무게만 들어도 정말 힘들다. 이것은 우리 몸이 엄청나게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다. 우리 몸은 어지간해선 항상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소모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서 들어야 할 물체의 무게가 20kg다 싶으면 무의식중에 20kg를 들 수 있는 만큼의 근섬유만 사용해서 물체를 들려고 한다. 더 무거운 물체면 그 무거운 물체에 필요한 만큼 맞춘다.


 그런데 20kg짜리만 맨날 들다 보면 20kg를 들 수 있는 근섬유 외엔 잠들어서 결국 20kg 이상은 들기 힘들어진다. 물론 잠들었을 뿐이다. 무거운 걸 들려고 잠시만 노력하면 금방 깨어나 정상 크기로 성장한다. 사냥의 계절이 와 사냥에 성공했는데 무거워서 못 들고 가는 불상사는 없어야 하니까.


 그럼 여기까지 설명한 이런 것들이 뭘 의미하는 걸까?


 인간의 몸은 본래 ‘잘 먹을 수’ 있는 상태에서는 ‘고강도의’ 운동이 익숙하다는 거다. 성공적인 사냥감은 정말 무겁다. 죽어라 몇 시간이고 뛰어서 사냥감 잡으면 그런 걸 들고 정말 정말 오래 걸어서 집에 가야 한다. 우리 DNA는 저런 걸 지속적으로 해낼 수 있는 DNA에서 별로 많이 변한 게 아니다. 우리도 좀만 노력하면 할 수 있다. 오히려 가급적 안하려니 문제다.


 그렇다면 ‘강도 높은’ 운동이 없을 때 우리 몸은 어떻게 반응할까? 위에 말한 거랑 반대다. ‘뛸 일도, 무거운 걸 들 일도 없다’ 는 건 옛 조상님들 기준에선 ‘먹을 게 없다.’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럴 때 우리 몸은 정말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고 (대사량을 낮추고 체근육을 줄이고), 비축하는 (체지방을 늘리는) 식으로 변해버린다. 특히 운동 강도가 낮은 상황에서 제대로 안 먹으면 이건 더하다. 정말로 먹을 게 없는 비상상황으로 우리 몸이 인식해버리기 쉽다.


 천천히 걷는 건 물리학적으로는 운동이지만 우리 몸 기준에서는 운동이 아닐 수 있다. 특히 천천히 걷는 건 위의 기준에서 ‘사냥감 탐색’ 정도지 ‘사냥’은 아니다. 물론 열매 채집 등을 위해 거의 안 뛰고 걷기만 할 수도 있지만, 이럴 때라도 좀 경사가 있어서 근육과 심폐에 부하가 있거나 (등산) 성공적인 채집을 했다면 무게가 좀 있거나 해야 한다. 평지를 좀 걷기만 했는데 드는 게 없으면, 우리 몸은 이걸 ‘망했다. 사냥이고 채집이고 다 허탕이다.’ 정도로 인식하기 딱 알맞다. 그나마 제때 잘, 조금씩 챙겨 먹으면 ‘그래도 쌓아놓은 식량이 충분한 것 같음’ 이라고 우리 몸이 위안을 삼을 수 있지만, 제대로 제 때 안 챙겨먹거나 영양가 부족한 칼로리만 먹으면 ‘정말 망했다.’ 라고 비상 신호를 내리기에 적합한 상태가 된다.


 우리 몸은 사냥감과 열매가 충분하다고 느낄 때는 투자를 한다. 더 잘 달릴 수 있게 심폐 능력을 키우고, 근육에 부하가 있어 손상이 있으면 더 크게 키우고, 무거운 걸 들어서 잠들어 있던 근섬유가 자극받았을 경우 깨어나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이럴 땐 굳이 에너지를 체지방으로 열심히 저장해야 할 필요성도 없다. 그러나 먹을 게 없다고 판단한다면 이 반대다.


 두개의 심장같은 심폐 능력이건 힘세고 오래가는 근육이건 사냥감이나 열매가 없다면 괜한 잉여노동력일 뿐이다. 고객님들이 죄다 망해서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도 사줄 데가 없으면 일 잘하는 노동자도 해고할 수밖에 없듯, 우리 몸도 근육이고 심폐능력이고 먹을 게 없다 싶으면 대폭 정리해버린다. 그리고는 위기에 대비한 비상금 (체지방) 을 쌓기 시작한다.


 쉽게 이야기해 우리 몸이 ‘운동을 했다’고 인식하려면 좀 심장 박동수도 올라가고, 숨도 가쁘고, 근육도 뻐근하게 운동을 해야 한다. 뛰고 무거운 걸 들어야 한다는 거다. 걷기 운동이 우리 사회에서 장려되는 건 노년층을 위한 거지, 뛰어도 멀쩡한 젊은이들을 위한 게 아니다.


 의외로 시간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잠시 동안만 질주를 하고 무거운 걸 들어도 우리 몸은 ‘사냥을 했거나, 최소한 사냥감이 있다.’ 라고 느낀다. 이러고 나서 양질의 음식을 제 때, 조금만 먹어줘도 우리 몸은 ‘사냥 성공’ 이라고 만족스러워한다.


 실제로 운동을 한 후 ‘그 다음날 피곤하지 않으면’ 그건 제대로 운동한 게 아니다. (이미 운동능력이 동네 대회라도 나갈 수준이 아닌 이상) 제대로 운동하면 그 다음날 막 힘들고 정상이 아니어야 그게 정상이다. 특히 살이 쪘거나, 운동에 충분히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조건 그래야한다. 안그러면 운동한 게 아니다.


 유산소운동 중 연소되는 칼로리는 위에 이야기했듯 반쯤 무시해도 무방하다. 중요한 건 강도가 있는 운동이 만들어내는 부수적인 효과에 있다. 우리 몸이 ‘이제 투자해야지 = 몸을 만들어야겠다.’라고 느끼면, 우리 몸은 열심히 아미노산을 단백질 블럭으로 합성해서 근육을 늘리고 심폐 지구력을 향상시키기 시작한다. 필요없다고 판단된 체지방은 줄이기도 한다. (위에 이야기했듯 유산소로 체지방 좀 태워봐야 사람 몸은 도로 채워 넣는다. 체지방이 필요 없다고 몸이 인정해야 그제야 진짜로 줄어드는 게 체지방이다.) 이 과정에서 저절로 칼로리 소모가 늘어나는데, 이를 추가 소모 칼로리라고 애프터번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런 과정은 몸에 당연히 부담을 준다. 체조직이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날 안 힘들게 강도가 낮은 유산소운동을 해봐야 당연히 살이 잘 안 빠진다. (이러고 잘 안 먹으면 당연히 체중은 줄어들지만, 체근육도 같이 많이 빠진다 보면 된다.) 그러니까 운동 해도 살 안빠진다고 불평할 거 없다. 물론 운동을 해도 과식하면 몸에 들어오는 칼로리가 너무 많아서 살이 안 빠지기도 하고, 제 때 안 먹으면 위에 이야기한 원리로 살이 안 빠지는 것도 맞다.


 추가 참고. 일조량 및 비타민 D도 살이 찌는 것과 관련이 있다. 우리 몸은 햇빛을 받으면 비타민 D를 합성하는데, 이 비타민 D는 몸에 여러 가지 이로운 작용을 한다. 그런데 비타민 D가 부족하면 골다공증이나 충치 위험이 높아지고, 살이 잘 찌며 자연분만도 어려워진다 한다. 살과의 연관은 비타민 D가 지용성 비타민이라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체내 프로그램 문제도 있지 않을까 추정한다. 사람 기준에서 햇빛을 못 본다는 건 악천후라는 거고, 식량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알맞은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실내운동 위주로만 할 경우 살이 빠지는 효율이 낮을 수 있다. 특히 런닝머신은 최악이다. 살 빼고 싶으면 런닝머신은 비오는 날이나 너무 더울 때, 너무 추울 때에만 한정해서 하길 권장한다. 햇빛도 못 받는데다 바닥이 움직이는 거라 운동 정말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