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접어드는 현재의 국면

정치 2023. 6. 4. 14:2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WDH_nJM3djc

 

 

 

 

 

 

1) 해돈성왕 전하 즉위 1년에 맞춘 위대한 수령동지 찬양 영화는 실패했습니다. 미미함으로 마무리될 것 같은 그 영화의 실패는 어쩌면 꽤 중요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그 영화가 성공한다면 수령동지께서 정치를 재개할 확률이 높다고 추정했었거든요.

 

 그렇지만 더 이상 대중은 수령동지께 열광하지 않습니다. 수령동지는 이번에 그것을 확인했을 것입니다. 퇴임한 대통령이 정치를 재개한다는 리스키한 행동을 하려면 그럴 만한 근거가 필요할 것인데, 수령동지께서는 그 근거를 확보하는 데 실패하였습니다.

 

 이 사태의 근간에는 진성 대깨문들이 수령동지 찬양 영화를 거부하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수령께서 직접 찍고 인정한 영화를 자칭 문재인 진성 지지자들이 리재명 두목 파벌의 작품이라고 거부하는 웃기지도 않는 사태가 현실이 된 것이지요.

 

 수령동지는 광적인 지지층으로 절대권력을 손에 넣었었지만, 결국 찢어져서 폭주하는 자신의 광신도들을 통제할 수 없었고, 그 광신도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야심이 좌초되고 말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수령동지를 결코 좋아하지 않으나 그런 나조차 다소의 동정심이 생길 정도로 수령동지께서는 자신의 광신도들에 의해 좌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격언이 떠오릅니다.

 

 

 

 

 

 

2) 그래서 국힘의 총선 전망이 다소 좋아졌습니다. 수령동지께서 귀환하시어 총선을 진두지휘할 경우 국힘은 대패를 면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망했고, 이제 수령께서 귀환하시려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국힘에게 있어 규격 외의 재앙이 강림할 확률이 낮아진 것이지요. 우리 허니가 히키화된 이후 국힘계는 박시장님이 진짜 천국으로 가시기 전까지는 수령동지를 이겨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렇지만 리재명 두목은 중앙정치에 진출한 이후 명백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지요. 대선패배와 지선패배는 리재명 두목의 책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재명 두목은 여전히 민주당의 대표직을 유지 중이고, 개딸들의 TearLeetale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깨윤과 개딸의 시대다보니, 리락연 동지께서 3당을 창당할거라는 이야기도 조금씩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사실 리락연 동지당의 포지션은 과거 기미소견이 차렸던 국민의당의 후예격이 될 것입니다. 어쩌면 구도가 묘하게 2016년 총선과 비슷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해돈성왕 전하가 2015년의 우리 허니를 연상시키는 면도 있고요.

 

 

 

 

 

 

3)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강남 어니언게이트 이전까지 세상 거의 모든 아젠다는 진보좌파개혁세력이 주도했습니다. 자칭 보수우파들은 언제나 끌려다닐 뿐이었고, 광범위한 공감대가 있는 사회적 가치를 주도하는 건 진보적인 사람들이었지요.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 겉보기만 좋은 아젠다들의 비현실성과 거짓됨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수령님의 집권을 막는 걸 목표로 블로그를 해왔던 세월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수령님이 집권한 다음에는 수령님 일당으로 인한 대미지를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왔지요.

 

 수령님 초창기에는 공개적으로 수령님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많은 사람들이 수령님 정권의 문제를 알게 되었고, 그 흐름은 결국 정권교체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재 대통령직을 차지한 건 혼군이자 암군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계신 해돈성왕 전하이십니다.

 

 예전에는 어쨌든 담론이 있었고, 정치가 세상을 더 좋게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적어도 그런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젠 중도층의 마음 속에서 꿈은 부서졌고, 현 권력은 아무런 희망도 주지 않습니다.

 

 20년 전의 청년들이 노무현에게 열광했던 이유는 그가 가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지요. 그의 비극은 집권한 후 헤매며 길을 찾았던 것에서 비롯됩니다만, 평가가 갈리는 노무현 정권과는 다르게 노무현 대통령 자체는 최고의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적어도 노무현은 자신의 자리에 대한 두려움과 국민에 대한 존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이준석에게 희망을 보는 이유도 그가 권력보다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입니다. 괜히 그에게서 옛날의 노무현을 보고 있는 게 아니지요.

 

 

 

 

4) 헤엄치는 종말 해돈성왕 전하는 다 가진 분이십니다. 03이 가졌던 무모함과 공격성, DJ가 가졌던 지나친 낭만주의, 아내를 버려야 했던 노짱이 가졌던 경박함, 2MB가 가졌던 쪼잔함, 우리 허니가 가졌던 음침함과 배타성, 그리고 위대한 수령동지께서 가졌던 음험함까지 다 가지셨습니다. 그야말로 민주화 이후 모든 대통령들의 단점을 토탈 패키지로 모아둔 것 같은 분이십니다.

 

 유감스러운 것은 역대 대통령들의 장점은 닮지 못하셨다는 거고요.

 

 전하는 리재명 두목을 꺾고 용궁에 입궁은 하셨으나, 그의 부덕함과 아줌마스러움을 파악하고 질려버린 대다수의 사회생활을 하는사람들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서버린지 오래입니다. 그의 지지층은 이미 주로 무직, 주부, 고령 은퇴층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그를 지지할 수 없게 된 지 오래인 것이지요.

 

 현재 해돈성왕 전하를 지지하는 부류는 크게 두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어떻게든 잘 될거라는 희망을 놓을 수 없어서 현실을 보지 않는 맹목적인 쿠크다스 멘탈들. 다른 하나는 본인이 정치인이 아님에도 정치에 과몰입해서 본인의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정치인에 감정이입하는 광신도 부류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쪽이건 정상적인 정치인 지지라기보다는 무지성 팬덤에 가까운 모습이 관측되는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 전반이 정상적인 양상에서 멀어졌고 광신도들이 장악해서 우리나라 정치판이 이모양이라고 생각하네요.

 

 

 

 

 

 

5) 구 경인고속도로, 현 인천대로 종점(인하대병원 사거리) - 도화 IC 구간의 일반도로화 및 차로축소에 대한 안은 예전부터 있었으나, 현 유정복 정권이 지난달 25일부터 그 공사를 강행해 버렸습니다. 망상의 현실화로 인해 결국 인천 도로가 강아지판이 되어버렸는데, 대체도로인 북항터널도 공사중에 송도 방향으로 이어지는 아암대로도 공사중이라 총체적 난국입니다. 이미 과거 경인고속도로의 일반도로화를 강행했던 게 유정복 정권었다는 점에서 유정복이 정권 되찾으니까 미뤄뒀던 일반도로화를 계속 강행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인천IC가 구 경인고속도로 종점인 인하대병원 사거리이고, 동쪽으로 이어지는 큰길이 현 인천대로이자 구 경인고속도로입니다.

 본래 왕복 6차로 고속도로였던 경인고속도로의 중앙 왕복 2차로를 녹지공간으로 바꾸고, 50km 왕복 4차로 도로로 바꾸는 걸 강행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게 애초에 말도 안 되는 게 경인고속도로는 인천항으로 이어지는 물류도로일 뿐만 아니라 인하대병원으로 달려오는 구급차까지 이용하는 길이라 대체불가능한 고속간선도로였습니다.

 

 게다가 인천 북쪽 지역에서 송도로 향하는 도로는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거리상 우회하는 길이라도 도화 IC를 이용해 문학산터널을 지나가는 대신 인하대병원 사거리를 지나쳐 아암대로나 서해대로를 이용하는 차량도 많았던 상황입니다.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가 생기는 원인에는 용현동, 숭의동쪽 이권문제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핵심적인 원인은 국힘계 전반이 가진 비현실적 꼰대기질에 있다고 봅니다. 인천대로 문제도 나는 본질적으로는 세종시나 2기신도시의 도로망을 망가뜨린 한국형 뉴어바니즘에 있다고 믿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운전하게 불편하게 만들고, 대중교통 타고 걸어다니게 한다.’ 말입니다.

 

 본래 이러한 뉴어바니즘은 보수적인 것도 자유주의적인 것도 아닙니다. 꽤나 신좌파스러운 방식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의힘은 원체 근본과 철학이 없고, 트렌드에 뒤쳐지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은 있기 때문에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수용하고 일단 믿은 후에는 꼰대질을 하는 게 일상입니다. 말도 안 되는 해돈성왕 맹종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이유도 그래서라고 해야 하고요.

 

 

 

 

 

6) 뉴어바니즘 꼰대 문제는 비단 인천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닙니다. 청주에서는 김영환 충북지사가 취임 이후 충북도청을 문화와 휴식 공간으로 도민에게 돌려주겠다면서 차없는 도청이라는 컨셉을 강요한 적이 있습니다. 주차장을 못 쓰게 갑자기 막아버렸었지요.

 

 그에 실질적으로 민원인들의 주차공간조차 크게 줄어들면서 아주 큰 반발이 있었고, 결국 김영환측이 한발짝 물러서기는 했는데 여전히 주차공간이 정상화되지 못했습니다. 본래 주차난을 겪던 충북도청은 김영환 부임 이후 헬게이트 열린 상황이라고 알고 있고, 그 와중에 김영환은 지난 37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 같은 발언까지 바이든해 당장 내년 총선 충북지역 결과가 어떨까 싶은 상황입니다.

 

 작년에 당선된 해돈성왕 정권이건, 유정복이건 오세훈이건 김영환이건 하는 행동을 보면 전혀 우파같지도 않고 보수적이지도 않습니다. 극단주의, 쫄보, 꼰대, 판단력 없는 노답들의 향연이 이어지고 있을 뿐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조차 바이든 당한 국민의힘은 철학과 가치가 존재하는 정당이 아닙니다. 그저 권력을 탐하는 정치질러들의 일당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준석이 대표일 때는 국힘 이미지가 이렇지 않았는데, 원래 조직은 리더 하기 나름이라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이 하는 정치가 상남자의 정치라면 해돈성왕 일당의 정치는 아줌마 정치라고 해야겠지요.

 

 

 

 

 

 

 

7) 이 와중에 서울시에서는 개고기 식용 금지를 조례로 발의했다고 합니다. 대표발의자는 무려 국민의힘 기획경제위원회 김지향 의원의라고 합니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합니다. 국힘은 우파도 보수도 아닙니다. 자유주의 정당은 더더욱 아니고요. 그저 극우정당일 뿐이지요.

 

 일단 나는 개를 먹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개를 먹지 못하게 금지시켜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식용견을 키우고 도축하고 유통하는 것을 양성화시키고 체계화시켜야 합니다.

 

 개고기 식용을 국가적으로 쉬쉬하고 꺼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유입니다. 하나는 유럽 현대 문화가 개고기 식용을 부정적으로 봐서고, 다른 하나는 개빠들 때문입니다. 이 개빠에는 해돈성왕, 명신왕후 전하 내외도 포함되지요.

 

 참고로 조례에는 고양이 고기 금지도 포함되었습니다. 물론 알려진 대로 명신왕후 전하는 캣맘입니다.

 

 

 

 

8) 이준석 공천 문제로 이상하게 말이 많이 나오는데, 나는 내년에 이준석이 공천 못받는게 낫다고 생각하네요.

 

 그러니까 내가 이준석이라면 성왕 전하의 심기를 더 긁어댈 겁니다. 절대 공천 못 받도록 말이지요. 물론 성왕 전하께서 공천에 개입할 확률은 99.999999%라고 생각합니다. 전하께서는 우리 허니가 가졌던 음침함과 배타성을 마찬가지로 가지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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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금

 

https://youtu.be/mxJmvbaC104

 

 

 

 

 

 

1) 이번 설 연휴에 거리에 나가 사람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패딩 공화국이네.’ 평소에도 우리나라가 패딩 공화국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요. 명절에도 이 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마지막 날 빼면 1월 설 치고 그렇게 추운 설은 아니었거든요.

 

 사람들의 복장이 캐주얼해진 건 하루이틀 일은 아닙니다만, 이젠 설에도 갖춰입은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나의 느낌입니다. 1990년대를 생각해보면 그때만 해도 설에는 한복을 갖춰입은 사람이 많았고, 정장은 더 흔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복장으로 다닙니다. 명절에조차 빼입지를 않는것이지요.

 

 

 

 

 

 

최근에 넥타이로 가장 화제가 된 인물

2) 최근에 관측되는 모습 중 하나가 넥타이의 사멸입니다. 출근한 직장인 중에도 넥타이를 매지 않은 사람을 보기 쉬워졌지요. 블레이저를 입더라도 구두가 아닌 운동화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들도 흔해졌고요. 퇴근하는 전철을 보면 거의 다 패딩에 운동화지요.

 

 여성들의 경우 몇 번 이야기했듯 메갈리아의 출현 이후 복식과 미용에 소비하는 금액이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그리고 혼인율과 출산율이 급감했지요. 대신 여성들은 소형 SUV와 떡볶이에 돈을 썼고, 그건 떡볶이 가격의 가파른 인플레이션과 소형 세단 및 해치백의 사멸로 이어졌습니다.

 

 한편으로 나는 이 현상이 페미니즘 외에도 많은 부분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초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예전에는 주변과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다녔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제법 다수가, 특히 여성들은 더더욱 걸을 때도 스마트폰을 봅니다. 주변을 보지 않아요. 주변 사람은 더더욱 안 보고.

 

 단적으로 이야기해 나는 사람들이 아싸화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세대가 내려갈수록 집단적인 아싸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흔히 이야기되는 청년층의 문해력 저하라거나, 청년층의 사회성 부족같은 식으로 문제가 드러나는 중이라 생각하고요. 그나마 현 20대는 아동기나 성장기 때 스마트폰을 쥐고 자라지 않은 사람들이 다수일 텐데, 아동기부터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자란 세대가 사회에 나왔을 때 어떤 모습이 될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3) 한편으로 나는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를 지켜보면서 쭉 받는 느낌이, 근본적으로 예의가 없고 제멋대로인 타입이라는 겁니다.

 

화이트 코드가 완벽했던 수령님

 단적으로 이야기해 나는 해돈성왕 전하가 취임 후 드레스 코드를 격식에 맞춰 입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화이트 코드는 물론이고 블랙 코드도 본 적이 없고요. 대조적으로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푼 건 봤단 말이지요. 쩍벌이라거나 후보 당시 논란이 있었던 열차 맞은편 의자에 발을 올리는 등의 무례에 일상적인 막말은 덤입니다. 단언컨대 나는 해돈성왕 전하같은 자유 세계 국가수반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특정한 포멀함을 굳이 아무 데서나 강요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행의 강요라거나 지나친 스타일의 강요에 대해서도 부정적입니다. 부두노인(腐頭老人) 류시민의 다른 모든 건 내가 부정하더라도 빽바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지요. 국회에 참석하는 의원의 코디는 묵시적인 룰이지 규정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제적인 행사를 다니는 국가수반이 해돈성왕 전하처럼 하고 다니는 건 문제의 여지가 있어요.

 

 한편으로 2021년에 맛서인은 텐노 즉위식에 참가하면서 드레스 코트(연미복 중 석례복)차림을 한 리락연 동지에게 연미복은 일본 제복이라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시비를 걸어 이슈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맛서인이 리재명 두목의 측근이라는 건 다들 아실테고. 연미복이 일본 제복이라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일본에서는 연미복도 거의 모닝 코트만 입는다는 점에서 더더욱 무식함을 드러내는 발언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일본 대신들은 모두 모닝 코트를 입은 사진이 있는데, 입헌군주제인 일본은 내각이 출범할 때 대신들이 모두 텐노에게 임명장을 받습니다. 그 때 모닝 코트를 입고 밝은 회색 넥타이를 매는 게 예의라서 모두 모닝 코트가 있고, 격식이 필요한 행사에서 그것을 종종 입습니다.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는 공화국이다보니 복식이 좀 더 간소해지기 쉬운 편입니다.

 

 

 

 

 

 

 

 

4) 정장의 쇠퇴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스마트폰 시대는 전 세계에 평등하게 각 분야의 종말을 초래하고 있지요. 금세기 들어 일어난 이공계의 약진과 인문계의 쇠퇴도 우리나라에만 일어난 일은 아니고, 본문에서 언급하는 모든 것은 거대한 시대변화의 일부일 겁니다.

 

 이 시대의 비즈니스 룩에 제법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이 현용 스마트폰의 창조주, 스티브 잡스입니다. 잡스가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입었던 스웨터와 리바이스 진, 뉴발란스 운동화가 많은 영향을 줬지요. 저커버그도 티셔츠와 진을 주로 입습니다. 잡스와 저커버그가 그러니까, 불편한 정장보다 캐주얼하고 편한 차림이 창조적인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 일반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복식은 이제 신분을 증명하지 않게 되었고, 격식을 얼마나 차리느냐의 문제가 되었을 뿐이지만 이젠 굳이 격식을 차릴 일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생각이 보편화된 것 같습니다.

 

 문제는 사회 전반적으로 아예 예의와 격식과 정중함이 없어졌다는 느낌이 있다는 것입니다. 국가의 개인에 대한 간섭과 감시가 증가했다는 사회변화가 그런 변화에 일조하고 있을 것입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199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는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웠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공권력이 개입하기에 앞서 사적인 해결이 지금보다 쉬웠고, 그게 일반적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로 인한 문제도 많았지만 어쨌든 그런 사회에서는 상호간에 더 조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촉법소년 같은 문제는 거의 없었고요. 즉 지금보다는 법보다 도덕이 중요한 사회였다는 것입니다.

 

 법률은 본질적으로 권력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습니다.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강조되는 건 전통적으로 덕치였지 법치가 아니었습니다. 도덕이 붕괴하고 법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타락한 권력자들이 날뛰는 디스토피아에서 살며 돌아보면 왜 선인(先人)들이 덕치를 중시했는지 알법합니다.

 

 

 

 

 

 

 

5) 복식을 갖추는 건 일종의 예의이고, 비언어적 소통 수단입니다. 과거에는 옷차림을 보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계급인지 알 수 있었지요. 그 의미는 시대가 지날수록 축소되었습니다만, 그래도 최근까지는 꽤 남아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페미니즘이 퍼지는 2010년대를 지나면서 빠르게 축소되다가 COVID-19로 언택트 시대가 열리면서 포멀함이 크게 쇠락한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포멀하게 입지 않더라도 멋지고 아름답게 차려입은 사람을 보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현상조차 많이 사라졌습니다.

 

 나는 오버핏과 래시가드의 유행을 단순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00년대에 스키니진과 노출패션이 유행할 때, 나는 그것이 모더니티라 생각했습니다.

 

 인체를 본질적으로 부정한 것으로 보고 숨겨야 할 것으로 보며, 현세보다 내세를 중시하는 것을 하나의 고전적 관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인본주의가 싹트고 성장하면서 인체는 아름다운 것이고, 긍정받아 마땅하다는 관점이 부흥합니다. 그래서 문화가 발달할 때 패션은 노출과 몸매를 드러내는 것을 긍정하게 됩니다. 세계대전 이후 오랜 세월동안 여성복의 노출도가 점점 올라갔다는 걸 복합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문명을 파괴했고, 스마트폰 시대는 타인을 바라보는 것을 중단시켰습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소녀시대가 입던 스키니진은 청년들 사이에서는 엄마 바지라거나 아줌마 청바지 취급받게 되었고, 노출도가 높은 옷을 입은 여성들은 페미니스트들에게 공격받게 되었습니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던 문화는 문명의 파괴자들에 의해 서로 혐오하고, 외면하고, 공격하는 것으로 변질되었습니다. 도덕과 규범과 정중함은 쇠락하였습니다. 멍청함이 직업병인 판사들과 잘못된 신념을 가진 법조인들, 원하는 모든 것을 가르는 권력자, 위선적인 기득권 단체들, 그리고 그것을 추종하는 다수가 그 주체입니다.

 

 

 

 

 

 

상의만 19세기 스타일입니다

6) 한편으로 남성 복식의 장기적인 변화 방향은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아졌다는 걸 일관적으로 의미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고전 만화 캔디캔디 원작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캔디스 화이트가 아치볼드(아치볼트)를 처음 만날 때 아치는 화려한 블라우스를 입은 걸로 묘사됩니다. 캔디캔디의 시대적 배경은 1차 세계대전 시기인데, 실제로 1차 세계대전 당시만 해도 남성이 레이스로 장식된 블라우스를 입는 건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남성도 화려하게 입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었다는 말이지요.

 

 남성복이 간소화되고 장식이 빠지게 제약된 건 주로 세계대전과 미국의 영향이라 생각합니다. 세계대전은 정말 많은 걸 바꿔놓았는데, 세계대전 이전에는 각국의 군복이 화려했었습니다. 당시의 정장인 프록 코트를 그대로 화려한 군 정복으로 쓰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군사기술이 발달하면서 은폐가 중요해졌고, 각국이 진심으로 싸우는 대전을 거치면서 군복이 보호색으로 변해버립니다. 질병을 방지하고 부상을 입었을 경우, 또는 화학무기에 노출되었을 경우 치유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머리도 짧게 자르는 게 일반화되고, 수염도 면도해버리게 되지요. 이런 변화를 겪으면서 복식도 간소화되었고, 장식이 최소화된 복식과 차림에 신경을 크게 쓰지 않는 것이 남성다운 것으로 간주되게 됩니다. 남자아이가 스커트를 입지 않게 된 것도 의외로 2차 세계대전 시기부터입니다. 그나마 장식적인 부분이 남아있던 게 넥타이였는데, 최근에는 그것조차 사라지는 중이지요.

 

19세기 말의 남자아이는 이런 식으로 입는 게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전후 복식에서의 미적인 부분을 거의 여성복이 독식하게 되었고, 나는 이것이 여성의 사회적인 계급을 끝없이 올리고 남성의 사회적인 계급을 추락시키는 한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복식에 의한 사회적인 지위가 갈렸던 예시

 복식은 그 자체로 계급을 상징하고, 잘 갖춰입은 옷은 나름대로의 사회적인 지위를 부여합니다. 남성복의 경우 단적으로 말하면 여성복보다 대충 만드는 경향이 짙어졌고, 여성복의 다양성과 발전 정도, 시장의 크기 등등이 남성복과 큰 격차가 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의복에 신경을 쓴다는 건 곧 사교성과도 직결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가진 돈을 옷에 쓰면 그 옷을 입고 나가봐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인싸에 가까워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점점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인싸화되었고, 남성들은 아싸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 세월이 누적되면서 사회상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봅니다.

 

 다만 근래 유행이 된 페미니즘과 탈코로 인한 여성의 패션 지출 감소, 그리고 여성 중에도 아싸가 늘어나는 현상, 대조적이라 할 만한 그루밍족의 증가를 보면 앞날은 또 모르겠다 싶기도 합니다.

 

 

 

 

 

노무현은 캐주얼이 정말 잘 어울리는 대통령이었습니다

7) 데모크라시가 퍼진 이후, 대중이 명사의 캐주얼한 복식에 친근함과 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예를 들어 날리면 대통령 취임식에서 샌더스는 수트나 코트가 아닌 점퍼에 벙어리장갑 차림이었는데, 그에 샌더스를 좋게 보고 응원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나는 대통령 취임식에 점퍼를 입은 것을 굳이 좋게 볼 건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샌더스 지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또한 전쟁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수트를 입지 않습니다. 언제나 티셔츠나 점퍼 같은 복장을 하고, 옷을 갖춰입을 시간도 없이 전쟁 중에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크이우는 그래도 젤렌스키가 옷을 갖춰입을 정도는 될텐데 싶은데, 캐주얼한 복장을 보이는 게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권위 없는 권위주의자

정치 2022. 10. 10. 01:4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크름 대교의 폭파를 기념하며.

 

https://youtu.be/awIV87DBxrw

 

 

 

 

 

1) 유신 이전 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함은 구체적인 업적보다도 국민의식을 바꾼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우린 안될 거야였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을,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로 바꿔놓는 데 성공했지요. 이후 우리나라는 결과적으로 최빈국에서 주요 열강 수준까지 성장하게 되는데, 박정희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랬던 박정희의 마지막이 독재 끝에 김재규에게 총 맞아 죽은 것이었으니, 역사적 유감스러움이라 아니할 수 없었지요.

 

 박정희는 어리석게도 물러나야 할 때를 몰랐습니다. 이후 그의 딸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지요. 그러나 이젠 시간이 흘러 박씨부녀를 뛰어넘는 존재가 등장하였습니다. 제 무덤 파기의 그랜드마스터, 권력과 갑질의 집착에 무쌍한 자, 물돼지 전하가.

 

 

 

 

 

2) 박정희가 올바른 인간이었냐고 한다면, 나는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나는 박정희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는 여깁니다. 대조적으로 박근혜는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지 않았지요.

 

 물돼지 전하는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이 아직 어렵습니다. 분명한 건 그가 굉장히 권위주의적이라는 것입니다. 나는 권위주의적인 사람을 대하는 게 좋았던 기억이 없고, 경험적으로 권위주의적인 윗사람은 그렇다 쳐도 권위주의적인 아랫사람은 정말로 나를 피곤하게 만들 때가 많았습니다. 내가 상대를 권위주의적으로 대하고 싶지 않아도 상대가 나를 권위주의적으로 대하면 답이 잘 안 나옵니다.

 

 권위주의는 무언가를 실행하는 효율이 좋습니다. 그러나 권위주의는 소통을 방해하고, 아랫사람을 무능하게 만듭니다. 권위주의적인 조직에서 각자는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거나 개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리더는 충분한 정보를 획득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러니까 권위주의적인 조직과 체계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권위와 권위주의는 좀 다릅니다. 권위는 카리스마나 능력 및 업적에 기반한 지배력을 의미하고, 권위주의는 계급 또는 직위에 대한 순종성의 추구 및 그러한 가치관입니다. 권위있는 리더를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적 체계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런 방식으로 성장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권위주의가 사회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는 더 이상 권위주의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이게 권위주의적인 대통령이 자꾸만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권위주의적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권위주의적이니까 그런 리더가 허용되는 것입니다.

 

 

3) 노짱은 권위주의를 타파하려다가 본인의 권위까지 잃어버렸었습니다. 권위와 권위주의를 잘 구분하지 못하면서 생긴 문제였지요. 그래서 생전 노짱은 안 해도 될 고생을 쓸데없이 많이 했었습니다.

 

 2MB는 권위주의적이었으나 권위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2MB는 임기 내내 인정받기 어려웠습니다. 사람들은 2MB에게 노짱과 같은 탈권위를 기대했었으나, 2MB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MB는 아주 무능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의 권위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퀸 허니는 2MB 이상으로 권위주의적이었으나 혈통 외에는 권위가 부족했고, 권위주의를 통해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도 부족했고, 권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부족했습니다. 2MB와는 달리 히키였고 섭정까지 뒀기 때문에 그 말년이 좋을 수 없었습니다.

 

 문수령께서는 실제로는 권위주의적이었으나 아닌 척을 했고, 권위를 생성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령님은 최고존엄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였으나, 그 권위를 주변에 나눠주는 데는 실패하였습니다. 나눌 수 있는 참된 권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돼지 전하는 누구보다 권위주의적이지만 더 이상 권위 따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미미한 권위를 이준석에게 던져 이준석을 바이든 해버렸고, 더 이상 권위를 입지 못해 벌거벗은 님이 되어버렸습니다.

 

 

 

 

 

 

4) 권위주의는 근대적인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서 조선시대만 해도 그 통치이념이 그리 권위주의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붕당정치 시절 죽어가면서도 사대부들은 할 말은 곧잘 했지요.

 

 때때로 권위주의에 대한 추구는 붕당정치의 비효율 및 허례허식을 비판하는 가운데 이루어지곤 합니다. 권위주의는 효율성이 있고 합리화가 쉽다는 점에서 옹호받기 쉽고, 그렇기에 잘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말 많은 문제가 권위주의에서 비롯됩니다. 정치학적인 권위주의는 자유주의보다는 전체주의에 가까운, 어쩌면 세미 전체주의 정도로 간주되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민주적인 것과 권위주의적인 것은 대조적인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권위주의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 자체는 이미 3김 시절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권위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도전자였던 노짱이 사후 일관적으로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는 것입니다. 노짱이 잘했건 못했건, 권위주의는 노짱 사후 10년 이상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고 노짱만큼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상징적인 인물은 그 이후에 다시 없습니다.

 

 노짱과 수령님은 친구이긴 합니다만, 근본이 매우 다릅니다. 노짱은 본인의 권위까지 내던져가며 권위주의에 대항하였으나, 수령님은 권위주의적이기 위해 거짓 권위를 창조해냈습니다. 수령님의 권위주의는 컬트와 같고, 대단히 위험하다는 걸 여러 번 이야기해왔습니다.

 

 

 

 

 

 

5) 권위주의는 유기체적 국가관 또는 조직론과 유사합니다. 수뇌부가 머리고, 아랫사람은 장기나 손발인 겁니다.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아랫사람이 무언가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식으로 무언가 돌아갈 리가 없지요.

 

 현재 우리나라는 권위주의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가 올라온 티어는 더 이상 권위주의가 통하는 티어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 다수는 스스로 생각하는, 그러나 권위주의에 도전하지 않는 고성능 손발이 되기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따끈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것입니다만, ‘일시적으로는따끈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존재할 수 있듯 권위주의에 도전하지 않는 고성능 손발 같은 노동자도 사람 갈아대면 일시적으로는됩니다. 그렇게 하다가 이제 너무 사람 갈아대서 문제가 펑펑 터지고 있는 게 현재의 대한민국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출산율 급락도 어떤 면에서 보자면 균형을 맞추려는 본능적인 행동일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람이 귀하지 않았고, 사람을 갈아넣는 게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인력의 공급 > 인력의 수요라고 판단하면 인력공급을 줄여야 사람 대접이 귀해지긴 할거거든요. 저출산이 권위주의 타파라는 목적 달성에는 장기적으로 유효할 수는 있을 겁니다. 지금 추세는 부작용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라 답이 없지만.

 

 한편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묘한 점은 K-방역을 겪으면서 투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다수는 정부가 위헌적이고 불법적으로 일방적인 영업제한을 강제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해버리는 가운데도 그다지 반발하지 않았습니다. 집단적인 반발이 일어난 건 백신 접종 때였는데, 그건 대체로 백신음모론에 의한 것이었지요.

 

 권위주의와 집단주의, 그리고 전체주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편적인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돼지 전하 같은 생물이 대통령이 되고, 이준석이 바이든 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유승민은 쿼터가디스에 반기 한 번 들었다가 지금도 배신자로 찍혀있고요.

 

 

 

 

 

6) 현재 우리나라에 중요한 건 정권교체라거나, 좌우파라거나, 분배냐 성장이냐 같은 게 아닙니다. 그냥 뭐가 옳은지를 판단하고 옳음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사람들이 상실했고, 논리적인 상황 파악과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는 방식 자체를 사람들이 수행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 때, 충분한 압력이 없다면 그 상황은 그냥 변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람은 하던 대로 행동합니다. 즉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해온 방식대로도 잘 성장해 왔으니까,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추락과 몰락을 맛봐야만 진짜 변화가 있겠지요.

 

 한편으로 나는 이준석을 정치적으로 응원하지만, 이준석이 하는 말이 대중적 소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 이준석은 민중보다 너무 앞서나가고, 어떤 면에서 이준석은 우리나라 민중의 보편적인 취향에 맞지 않습니다.

 

 이준석의 진짜 문제는 건방지고 되바라진 데 있지 않습니다. 이준석이 이야기하는 게 보편적인 민중의 입맛에 충분히 맞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일반적인 상업활동을 한다면 이준석처럼 해도 되지만, 정치인은 보다 더 보편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과반의 표를 노려야 하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기 때문입니다.

 

 이준석은 공정한 경쟁을 이야기하는데,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이 경쟁에서 승리해서 위너가 될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이준석은 하버드 나온 엘리트고, 주변에도 똑똑한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정치를 하려면 아래쪽을 보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의 능력에 자신 없는 사람들이, 경쟁에 허덕여서 지쳐 있는 사람들이 이준석에게 선뜻 표를 줄 수 있을까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7) 나는 이 상황이 아이러니한 결과로 치달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마 결국 더 권위 있는 지도자를 모시고자 할 겁니다. 권위주의적 마인드는 진짜 권위로 합리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아이돌을 필요로 하고,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현 시점에서 수령님과 김어준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물돼지 전하에게 나름대로의 판타지를 투영하였었습니다. 그러나 실체가 드러난 물돼지 전하는 자질이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는 생물입니다. 그러니까 불안하고 지친 민중은 의지할 수 있는 새로운 우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준석은 그 보편적 대상으로 부적합합니다. 이준석은 진짜 스타지만, 현 시점에서 패러다임을 쥐고 있지 못합니다.

 

 나는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정치인은 이준석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이준석은 보다 더 매력적인 정치인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시련을 겪고, 더 단련되어야 합니다. 나는 김대중 대통령이 좋은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김대중이 1970년에 집권했다면 그만큼 좋은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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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희극

정치 2022. 10. 2. 14:1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N1PELyEnJfE

 

 

 

 

 

 

 

1) 푸틴은 젤렌스키를 웃기는 X이라고 생각해왔을 겁니다. 그러나 결국 둘이 맞붙자 푸틴 쪽이 우스운 사람이 되어버렸지요. 젤렌스키는 자유 세계의 영웅이 되었고요.

 

 군왕의 위엄은 예로부터 군사력에서 나왔습니다. 군사력을 가지지 않은 왕은 왕이라 할 수 없었지요. 푸틴은 대통령을 자처하긴 하지만 실제로 그게 차르지, 무슨 대통령입니까. 그런데 그가 가진 군사력의 보잘것없음이 드러났으므로 그는 우스워졌습니다. 칼집에 칼이 들어있을 때, 푸틴이 가진 칼은 길고 예리한 보검일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뽑힌 후 드러난 칼은 칠면조도 못 잡을 것 같은 무딘 칼이었지요.

 

 근래 러시아를 보고 있으면 일본제국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남의 나라 같지 않지요. 우리나라 돌아가는 것도 러시아와 비슷한 면이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징병이라는 면에서만 봐도, 현재의 우리나라는 올해 전쟁 전 러시아보다 무개념하고 무리하며 강압적입니다. 그리고 다수의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을 외면했듯, 다수의 한국인들도 우리나라 징병 문제의 실상을 외면하고 있지요.

 

 

 

 

 

 

 

2) 꼴이 우습다는 면에서 보면 ㅇㅅㅇ도 결코 푸틴에 뒤지지 않습니다. 타협 없고 정의로운 검사 이미지는 사라진 지 오래고, 이제는 제 무덤 파기 분야의 GOAT(The Greatest Of All Time)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가 파는 무덤은 그 물짐승 혼자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데 있지요. 내가 경선 때부터 우려해왔듯 이준석이 우파를 이끌고 탄핵의 강을 건넜더니, 물돼지 전하는 모두를 탄핵의 망망대해로 이끌어 수장시킬 것 같습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이준석과 ㅇㅅㅇ이 적대하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ㅇㅅㅇ이 끌려내려오더라도 이준석은 그 책임을 별로 나누어 짊어지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한편으로 ㅇㅅㅇ이 내려오게 된다면, 대통령제 자체에 대한 불신이 다시 한 번 확산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왕이 없기 때문에 내각제를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왕 없는데 내각제 하는 주요국은 독일 정도인데, 독일은 신성로마제국 시절부터 선제후가 황제를 뽑는 전통이 있었고, 히틀러 총통의 흑역사가 짙게 남아있어 그런 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권이 거의 없는 대통령이 내각제를 훼손하려 들지 않는단 이야기지요.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걸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3) 메리 엘리자베스(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대형 사고 치더니 결국 조만간 쫓겨날 위기인가봅니다. 보리스 존슨이 복귀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들려올 정도라 웃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영국 걱정할 입장은 아닌데... 그나마 잘못하면 신속하게 내쫓을 수 있는 영국식 체계가 나은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테레사 메이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쫓겨났었다고 생각하고요.

 

 현재 영국 여론조사 결과가 어느 정도냐면, 지금 바로 선거하면 노동당 550, 스코틀랜드 국민당 51, 자유민주당 13, 집권여당 보수당 12(...), 기타 24석입니다. 어째 이리 되었냐면, 대책없는 트러스 감세안 때문에 영국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영국 연기금이 원화 기준 조단위로 마진콜을 냈어요. (...) 그래서 이것저것 가릴 상황이 아니게 된 영란은행이 100조 단위의 국채매입을 하겠다고 하는 대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시장자유를 주장하면서 매운맛 대처처럼 감세안 질러버린 트러스는 시장에 참교육당하고 있습니다. 시장 알지도 못하면서 시장자유 주장하는 부류들은 진짜 자제해야 합니다.

 

 

 

 

 

 

4) 인천광역시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이 이 시대의 절대악, 캣맘과 싸워 승기를 잡고 있다고 합니다. 전국 어디서도 악의 축 캣맘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청라 주민들이 대첩에 성공 중인 것 같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생태계의 인천상륙작전에 빗댈 수 있을 것입니다.

 

 청라는 위치상 철새도래지로 길고양이 같은 게 일정 수 이상 있으면 절대 안 되는 곳입니다. 캣맘이 이번에 만행을 저지른 청라호수공원은 공식적인 철새도래지로 환경부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길고양이는 쥐를 주로 사냥한다는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로 쥐(rat)는 거의 사냥하지 않고, 주로 조류나 곤충, 개구리를 사냥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특히 도래하는 철새들은 고양이가 있으면 번식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쥐는 고양이가 침입할 수 없는 으슥한 곳에서 새끼를 낳고 기르지만, 다수의 조류는 고양이가 접근가능한 곳에 알을 낳습니다.

 

 부산에서도 마찬가지로 철새도래지인 을숙도에 캣맘들이 침입해서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야생 생태계가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캣맘에 대한 현실적인 규제안이 제정되고, 지나치게 늘어난 길고양이 개체수를 통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 또한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 번 망가진 야생 생태계는 복원이 지극히 어렵습니다.

 

 한편으로 지난달에는 캣대디 활동을 하는 한 고양이 유튜버가 고양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에 돌을 던지는 내용을 자신의 방송에 공개했다가 (...) 뉴스까지 타는 참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 유튜버가 한 말이 참으로 걸작인데, ‘공원에 수리부엉이가 있으면 안 되잖아요?’라는 말을 했습니다. 물론 실제 공원에 있으면 안 되는 건 캣맘/캣대디입니다.

 

 

 

 

 

 

5) 안개와 미세먼지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사둔 94, 80 마스크를 소비할 때입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풍향이 북풍이나 서풍이라는 거고요. 다른 하나는 바람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중국쪽에서 바람이 불어는 오는데, 바람이 쌩쌩 불어 먼지가 날아가는 게 아니고 천천히 와서 흘러가지 않고 정체되면 먼지농도가 높아지는 거지요.

 

 COVID-19 이후 한동안 미세먼지 농도가 높지 않았는데, 다시 이렇게 공기가 더러운 걸 보니 코로나 종식이 실감납니다.

 

 이제 머지않아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게 되겠지요.

 

 

 

 

 

 

 

6) 우리나라에서 요새 마약이 퍼지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버닝썬 때부터 이미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었지요.

 

 2022년의 우리나라는 위헌적인 인터넷 검열 및 감청으로 인해 텔레그램, 토르가 일반화되어있고, 비트코인도 많이 퍼져있으니까 마약거래가 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악화는 다분히 비가역적일거고, 머잖아 마약은 우리 사회에서 일상적인 것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사견으로 마약 중에는 해도 되는 게 있고, 하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굳이 보자면 카페인, 알콜, 니코틴도 마약류로 봐야 하니까 그런 거 포함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마약은 단속과 금지가 능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나는 친인척과 지인들이 알콜, 니코틴, 아편(양귀비)으로 일찍 죽는 걸 보고 소식을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게 어느 정도 그런 법이지요. 대마초나 코카(코카인이 아닌 천연 코카), 빈랑, 까트 정도를 사용하는 것도 그런가보다 합니다.

 

 그렇지만 히로뽕이나 헤로인, 펜타닐 같은 건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런 건 인생을 아예 망가뜨립니다. 손대는 순간 살아도 산 게 아니게 됩니다. 획기적인 기술적 혁명이 없는 한, 자연체 인간은 계속 살아가려면 그런 걸 멀리해야 합니다.

 

 사람은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채워가면서 살아갑니다. 지치고 피곤하면 자야 회복되고, 배고프면 먹어야 포만감을 느낍니다. 정서적이나 감정적인 것들도 그러합니다. 휴식, 힐링, 감상, 성취, 행운, 교감 같은 게 필요하지요. 사람 정신 구조의 기본 설계는 몇만 년 전 사바나에 살던 시절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히로뽕이나 펜타닐 같은 건 신경계에 너무 큰 영향을 줘서 체계를 망가뜨려 버립니다. 정상적으로 살면 미래에 느낄 수 있는 쾌락을 빚내서 끌어와서 일시적으로 느끼게 하고는, 끝없는 불행으로 떨어뜨립니다. 빚내서 과소비하면 파산이나 회생이라도 할 수 있지만, 약에 뇌가 당해버리면 그런 식의 답도 없습니다.

 

 히로뽕같은 하드 드러그에 뇌가 당하면 기본적인 욕구와 충족 시스템 자체가 망가져 버립니다. 예를 들어 원래 사람은 배가 고프면 힘들고, 먹으면 즐거운 것 같은 체계가 있습니다. 그런 체계가 있으니까 자연적으로 생존이 되고, 그런 것을 충족하기 위해 이런저런 것들을 하고 살아가게 되는데요. 히로뽕에 뇌가 당하고 나면 먹어도 기쁘지가 않게 됩니다. 그러니까 끝없이 불행하고 생존 자체가 힘들어지지요.

 

 

 

 

 

 

7) 예전에는 우리나라 정치에도 어쨌든 담론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담론은 주로 소위 진보좌파에서 만들어왔지요.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 시기를 지나면서도 그런 기본 구도는 변하지 않았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민주당계 정권이긴 하지만 좌파와 다소 거리를 뒀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구도는 대략 박근혜 정권 때부터 부서지기 시작합니다.

 

 박근혜 정권 시절 민주당은 꽤 심한 내분을 겪었습니다. 지금은 ㅇㅅㅇ 정권에 속해있는 김한길, 안철수 그룹이 그 땐 민주당에 있었지요. 그리고 문재인 수령은, 그때는 대선 나가 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권위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치열한 내부다툼이 일어납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2012년 대선 부정선거론의 불길이 계속 타올랐습니다. 이런 배경 위에서 점차 담론은 사라지고 정쟁과 맹목적인 팬덤정치가 득세하게 됩니다.

 

 수령께서 집권하게 된 시점에서 이미 민주당은 더 이상 담론을 생산하고 주도할 수 있는 그룹이 아닌 상태였습니다. 나는 수령님 정권을 일종의 컬트 집단으로 생각하는데, 현실을 보고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습니다. 여느 컬트 집단이 그렇듯 현실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부터 담론이 형성되는 패러다임이 변하게 됩니다.

 

 아직은 미미한 레벨입니다만, 이젠 담론의 중심에 이준석이 있지요. 그러니까 내가 이준석을 스스로 빛나는 별이라 하는 것입니다. ㅇㅅㅇ에 대한 지지세는 혐오감과 복수심의 결과물이었을 뿐, 미래를 개선하려는 담론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마신 술이 깰 시간이 없는 건지, 항상 입만 열면 저렴한 술자리 막말 같은 걸 일삼는 부류가 무슨 생산적 담론을 이야기하겠습니까.

 

 

 

 

 

8) 집값이 드디어 빠지는 게 눈에 보이네요. 이렇게 되면 바닥이 어디일지 모릅니다.

 

 동학개미들도 전멸로 보입니다. 서학개미들도 대미지는 꽤 입었겠지만, 그나마 환율 덕에 버틸 만한 구간인 사람들이 많을 거고요.

 

 주가는 PER와 배당이 있습니다. 빠질 때는 결국 그걸 보게 되지요. 그럼 부동산은? 그것도 결국 월세를 봐야합니다. 세 대비 비싼 집값은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경매 현황을 보니 슬슬 때가 왔구나 싶은 기분입니다. 폭락의 때가. 임대차 3법 때문에 2020년 말부터 1년 정도 엄청난 버블이 생기면서 이런 상황이 되었지요. 원래대로라면 2021년부터 완만한 하락세였어야 합니다.

디스토피아의 이니셜 ㅇㅅㅇ

정치 2022. 8. 20. 14:5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dw06ZJ1zfPY

 

 

 

 

 

1) 이니셜 ㅇㅅㅇ을 가진 유명인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물돼지고, 하나는 만교익입니다. 둘은 패밀리 네임과(동일 ) 이니셜이 같은 것 외에 사상의 스타일과 수준이 유사합니다. 취향에도 유사성이 있어 보이고요. 아마 이 이야기를 들으면 둘 중 누군가는 불쾌해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누군가는 유쾌하게 여길 수도 있다고 감히 추측하는 바입니다.

 

 

 

 

 

2) 이니셜 ㅇㅅㅇ와는 4명이 엮여있습니다. 물돼지, 만교익, 맛서인, 그리고 맛서인과 이름이 비슷한 황교안입니다. 황교안은 이름이 비슷한 것 외에는 얽힐 이유가 없지만,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얽혀있는데... ㅇㅅㅇ과 황교안이 공통점은 많지만 그래도 황교안이 상위호환이라 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외모는.

 

 

 

 

 

3) 유담아빠 이니셜 ㅇㅅㅁ는 다행히 마지막 이니셜에 각이 져서 같이 묶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내가 그동안 ㅇㅅㅁ에 대해 좋게 생각한 적이 없었으나, 근래 여당 내 야당의 대표격으로 슬금슬금 나오는 건 ㅇㅅㅁ답지 않게 좋은 행동이라, 진짜로 앞에 나서서 이준석의 옆에서 싸운다면 다시 봐 줄 용의도 있습니다.

 

 사실 유담아빠는 정치생명이 끝나 마땅했습니다. 그 정도로 잘못된 행보를 많이 걸었고요. 그러나 ㅇㅅㅇ의 집권 후 어처구니없는 제 무덤 파기로 인해 유담아빠가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4) 사람의 뇌는 계층화되고 순차적인 인지구조를 통한 패턴인식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글씨를 인식한 때 정자체는 물론 어지간히 날려 쓴 글씨라거나 새로운 폰트, 심지어는 일부 획이 누락된 글씨도 문제없이 독해가 가능합니다. 컴퓨터로는 이런 걸 아직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사람은 20년 만에 만난 사람도 외모가 좀 변해도 누군지 알아볼 수 있고, 미미하고 불확실한 감을 토대로 문제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언가 쌔-하면? 무슨 문제가 있는지 찾아봐야 합니다. 뇌 안의 패턴인식기가 작동한 거거든요. 의식하지는 못해도 예전에 새된 경험이 있는 패턴의 일부를 뇌가 인식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ㅇㅅㅇ는 이제 끝났습니다. 사람들은 사실 대통령이 되는 순간에도 ㅇㅅㅇ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ㅇㅅㅇ이 왜 리재명 두목과 0.7% 차이밖에 안 났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ㅇㅅㅇ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ㅇㅅㅇ는 정치초보가 대통령이 된 유일한 사례입니다. 사람들은 정치초보에 잘 표를 안 줍니다. 리재명 두목이 너무 아니니까, 그리고 이준석이 보증하니까 사람들이 ㅇㅅㅇ를 뽑은 건데요. 이준석을 팽했으니 보증인이 날아감은 물론 배신자 낙인까지 찍혔고, 그렇다고 무슨 정책이나 말이나 행동을 잘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서. ‘매우부정여론이 과반을 넘은 지 오래인데요. 사실 이건 첫인상이 대다수에게 나쁘게 박힌 거랑 별 차이가 없습니다.

 

 사람은 첫인상을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람 뇌구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람은 계층화되고 순차적인 뇌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전에 쓰던 카세트 테이프나 비디오 테이프를 거꾸로 재생하는 것처럼 기억을 끄집어낼 수 없고, 어떤 것에 대한 정보는 계층화되어 덧붙여집니다. 무언가에 대해 첫인상이 기본 정보고, 추가정보는 그 위에 덧씌어지며, 그 무언가를 떠올리면 정보는 웬만해서는 순차적으로 재생된단 말이지요.

 

 그러니까 앞으로 60% 이상의 사람들은 ㅇㅅㅇ가 뭘 하건 웬만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볼 겁니다. 이미 해석 방향이 그렇게 정해져 버렸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건 정말 바꾸기 어렵습니다. 나쁜 첫인상 바꾸려면 몇 배 노력해야 하는 건 다들 아시잖아요? 그런 겁니다.

 

 

 

 

 

 

5) 내가 보는 이준석은 서사와 신화의 주인공이 되어 있는데, 이준석이 당대표 후보로 각광받기 이전 나는 이준석의 정치적 성공 가능성에 대해 꽤나 회의적이었습니다. 이준석의 성격이나 스타일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싸가지 없다고 받아들여지기 쉬운 것이었거든요. 난 사적으로는 그런 성격을 딱히 싫어하지 않는 편인데, 그래서 성장기 때 주변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그런 몇몇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곤 했었습니다.

 

 나는 이준석과 같은 부류를 싫어하는 게 우리나라의 문화적 결함이라 생각합니다. 되바라짐을 지나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인데, 그것은 이 나라의 지독한 권위주의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준석이 개혁 그 자체가 되어 있습니다. 노무현의 탈권위를 직접적으로 계승하는 게 이준석이 되어버렸단 말이지요.

 

 노무현의 석연찮은 죽음 이후 우리나라 정치는 교주를 모시는 종교처럼 돌아갔습니다. 쿼터가디스 퀸 허니라거나, K-아사하라 쇼코 킴이라거나, 위대한 수령 동지라거나, 어니언 조라거나. 황교안-전광훈 콤비라거나. 최근의 개딸 두목이라거나.

 

 종교는 신성한 권위이며, 종교를 쫓는 건 권위에 기대 마음을 안식하고 싶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치의 종교화가 멀쩡한 결론을 낼 수 있을 리 없지요. 차라리 왕정복고를 주장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ㅇㅅㅇ도 권위에 도전하는 것처럼 보였었습니다. 그게 정치초보이자 호감을 끌 만한 요소가 별로 없는 ㅇㅅㅇ을 대통령까지 만든 이유였지요. 물론 정치 시작한 후의 ㅇㅅㅇ는 대다수의 국민을 크게 실망시켰고, 악습에 도전하는 모습 따위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이제 시대정신은 이준석에게 있습니다. 그것을 인정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노무현이 미처 이루지 못했던 탈권위와 도전정신을 어쩌다 보니 이준석이 이어받았습니다. 이런 게 운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대한 수령께서 본인의 행보를 운명이라 표현합니다만, 그게 어딜 봐서 운명입니까. 그건 다 사람이 의도적으로 한 일이겠지요.

 

 

 

 

 

 

6) 오래 전부터 이곳을 봐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부동산 영끌하지 말고 달러자산 모아두라고 했어요.

 

 지난 1년 동안 USD/KRW 환율이 급격하게 올라갔습니다. 나는 지난 금융위기 때 환율을 1달러/1400원 정도로 기억해서, 1400원이 넘으면 환위기라는 인상이 있는데요. 지금 1336원입니다. USD가 유독 비싼 상황이긴 합니다만, 해외주식 장기보유중이신 분들은 환차익으로 15% 정도는 주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이지요.

 

 그래서 현재 코스피 지수는 USD 기준으로 보면 15% 이상 빼고 봐야 합니다. 달러 기준으로 보면 지금 지수는 2500이 아니라 2100쯤 된단 말이지요.

 

 

 

 

 

 

7) 무언가 큰 걸 바라볼 때는 적절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숲 안에 들어가면 나무는 볼 수 있지만 숲은 볼 수 없습니다. 숲을 보고 싶으면 헬기나 드론을 쓰는 게 좋지요. 근처의 높은 산으로 올라가거나요.

 

 정치는 정치만 봐서는 정치를 알 수 없는 특성이 있습니다. 정치는 숲보다 거대하고 복잡합니다. 물론 숲에 들어가서 실제 연구를 해야 알 수 있는 게 있듯,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안에서만 헤매더라도 알 수 있는 건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정치를 안다는 건 어렵습니다. 정치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정치를 알게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관심이 적어서 이 디스토피아가 도래하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8) 나는 사회주의 트렌드가 그 빈약한 실체를 드러내고, 민생을 망침으로 흘러가버렸고 그것이 ㅇㅅㅇ의 당선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ㅇㅅㅇ의 체험은 좌파에 질려 돌아섰던 사람들을 다시 U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스함이나 탁월함 따위 찾아볼 수 없는 ㅇㅅㅇ 정권은 차라리 정치쇼라도 하던 수령님 시절을 그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과거는 미화되는 법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나는 유담아빠가 유리한 면이 있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하나 문제는 이준석이 사실 유담아빠와 경제적 마인드가 다르다는 겁니다. 4차 산업혁명, 앞으로 점점 약함을 드러낼 우리나라 경제 등을 생각하면 경제적 자유주의는 트렌드가 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포퓰리스트가 유리할 것이고, 국민들을 달래주면서 포퓰리즘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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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대가

정치 2022. 8. 6. 15:39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aUnJG6OR9XA

 

 

 

 

 

1) 사람이 살다가 지나친 행운을 만나는 건 꼭 좋은 경험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 그런 건 사람을 망가뜨리거든요.

 

 우연히 해본 도박이라거나 처음 시작한 주식, 코인 등에서 대박이 났다. 그러면 많은 경우 인생이 망가집니다. 행운은 반복되지 않습니다. 장기적인 결과값은 평균에 수렴합니다. 그러나 행운을 맛본 초보자들은 그 도취를 잊지 못합니다.

 

 2020~2021년에 많은 사람들이 주식, 코인, 부동산으로 보유한 자산의 장부가격이 높아지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자산상승기에 올라간 계좌의 금액을 진짜 자신의 재산으로 바꾸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빠르게 복직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잠시의 열병으로 끝나지만, 아예 망가진 사람들은 복직도 못합니다.

 

 그렇다면 물돼지는 어떨까요? 물돼지가 만난 행운은 보통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게 아닌데요.

 

 

 

 

 

 

 

2) 돌고래 논란이 빚어질 당시, 나는 물돼지가 본질적으로 교만한 생물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국민의힘이라는 정당과 다른 경쟁 후보에 대한 그 어떤 존중도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는 이미 승전한 자처럼 행동했고, 기존 국힘 구성원들과 다른 후보들을 피지배자처럼 대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자발적인 복종을 선택한 국힘 구성원들을 보며, 나는 이 정당이 참으로 근본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은 패전 이후 어처구니없이 맥아더를 환영했지만, 그래도 그건 싸울 만큼 싸우다 핵공격까지 두 번 당한 이후였습니다.

 

 국가가 국가인 이상 지켜야 할 게 있듯, 정당은 정당인 이상 지켜야 할 게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2021년 보궐선거에서 이준석은 마땅히 오세훈의 편을 들어야했고, 안철수의 편을 든 것들은 해당행위자였습니다. 돌고래 논란 당시 윤석열에 붙은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들은 유사시 가장 먼저 나라를 배신할 부류들이었지요.

 

 물론 정당이야 뜻과 가치로 하는 거니까 뜻이 다르면 당적을 옮길 수도 있고, 분당할 수도 있고, 이자스민처럼 타의적으로 당적을 옮기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만 국민의힘 구성원들은 정당이라는 게 민주정에서 어떤 것인지에 대해 기본개념이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3) 교만한 남자가 과분한 행운을 만나면 쉽게 망가집니다. 스스로를 하늘에게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식으로, 나는 행운의 남자라고 생각하게 되기 쉽지요. 물돼지의 경우 김건희같은 연하의 미인과 결혼하고 10년 만에 얼떨결에 쉽게 대통령까지 되었으니 스스로의 운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뻔합니다. 나는 뭘해도 되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확률이 높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물돼지만 뭐라고 할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 자체가 과분한 행운 위에 선진국이 된 나라라 봐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 과로할 정도로 열심히 살고 있긴 한데요. 그렇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노동생산성이 아주 좋냐고 하면 그건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문제가 없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70년대에 당시 기준으로는 위험할 만큼 무리했던 중공업 투자가 운 좋게 대박나서, 그리고 냉전종식으로 인한 중공의 성장과 함께하며, 일본이 플라자합의와 평균연령 증가로 추락해서, 삼성의 전략이 대성공하면서 여기까지 커온 나라인데요. 여러 행운이 겹친 것으로 큰 거라 교만하고, 이 위상을 지속할 만한 밑바탕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물돼지는 우리나라 대통령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수준이 비슷하게 맞아요.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3연속 대통령이 이렇다는 건, 이게 우리 현실이라는 겁니다. 거기다 우리나라는 피해의식도 많고, 주변 국가에 사정봐달라, 뭐 해달라, 간보겠다. 할 때가 많고 그렇지요.

 

 

 

 

 

4) 회사에서 일 잘 하는 직원과 일 못 하는 직원은 여러 차이가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일 못 하는 직원의 가장 큰 특징은 본인한테 누가 지시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게 여럿이 하고 있는 커다란 업무 프로세스에서 어떤 위치이고 어떤 역할인지, 주변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떻게 해야 주변에 도움을 주고 다른 사람들의 일을 줄여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격이 착하고 그나마 시키는 일이라도 열심히 잘 하려고 하면 나쁜 직원은 아니지만, 주어지는 일만 하면 결국 일 욕심이 없는 겁니다.

 

 주변의 프로세스를 파악하려는 욕구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스스로의 행위와 위치에 대한 의문이고요. 무언가 행동을 하면서 스스로 잘 하고 있는지, 뭘 하고 있는지 의식하지 않는 사람은 타율적이고 수동적인 겁니다. 아니면 자기밖에 모르거나.

 

 그런데 나는 우리나라 문화와 교육이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이고, 타율적으로 말 잘 듣는 사람을 양산함으로 결과적으로 좋은 직원을 뽑기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문화에서 추구하는 인간 성향은 주변에도 잘 맞추고, 예의 바르지만 압박이 있어도 굴복하지 않고, 자율적인 사람인데요. 기질 자체가 원체 주도적이고 주변을 파악하려는 욕구가 충만한 사람들은 어떻게 교육받더라도, 어떤 환경에서 자라더라도 결국 그렇게 되지만 대다수는 아닙니다. 게다가 요새 청년들은 이전 세대보다 더 내향적인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치 외교 문제에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 중 대다수는 일 못 하는 직원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전체에서, 서방 자유 세계에서, 서플라이 체인에서 어떤 위치이고 어떤 역할인지, 우리나라의 행동이 주변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떻게 주변국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이해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고, 고위층조차 평균적인 이해 수준이 바닥입니다. 행운으로 올라간 나라고, 교만하고, 피해의식은 강하다보니 주변파악 하나도 못하고 콧대는 높고 매사에 피해자인 척 하는 여자처럼 다른 나라들에 굴고 있단 말이지요.

 

 우리나라가 페미니즘 디스토피아인 건 그냥 내부적으로만 그런 게 아닙니다. 대외적으로 우리나라가 구는 모습 자체가 K-페미니스트와 비슷합니다. 그나마 아직은 우리나라가 생산 경쟁력도 있고 기술력도 있고 군사력도 있지요. 여자가 피곤하게 굴더라도 어리고 예쁘면 주변에서 그럭저럭 넘어가기도 합니다만, 콧대높은 것도 어디까지나 어리고 예쁠 때 허용되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평균연령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지요. 현장 업무들은 매뉴얼화 안 되어 있어서, 후대에 승계 안 되면 로스트 테크놀로지화될 게 널렸고요.

 

 남페미가 많은 이유도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게, 남페미가 과학이긴 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남페미들도 사고방식이 사실 여페미와 크게 차이가 없어서 그럴 수가 있어요.

 

 

 

 

 

5) 근래 물돼지 정권의 행보를 보면 동북아 균형자론의 스멜이 느껴집니다. 이 망상이 공식화되었던 건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땐 온통 운동권 천지였으나 대통령 노무현 개인이라도 막판에 국익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는 감각과 결단력이 있었지요. 그래서 노무현은 운동권에게 미움받았었는데요.

 

 스타플레이어였던 노무현이 가졌던 능력 같은 건, 물돼지에게서는 그 비슷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뭍에 올라와 만취한 물돼지의 비틀거림이 국가의 행보에 그대로 반영될 것 같습니다. 걸어다니는 재앙을 겨우 넘기니 이번에는 헤엄치는 종말이 찾아왔습니다.

 

 내 생각에 우리나라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가진 사람은 소수입니다. 문제가 있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는 사람들은 그보다 다수지만, 그 해결을 위해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결정하는 사람이 소수라는 이야기입니다. 문제 해결의 솔루션을 잘 모르고, 매사에 주먹구구인 사람이 많다고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는 결국 문화와 교육의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현 시점 우리나라 교육에는 답이 있을까요? 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6) 나는 우리나라가 어떻게 길을 잘못들게 되었는지 시간을 들여 지켜봐 왔습니다. 원천적인 문제는 담론을 주도했던 게 이미 90년대부터 운동권 좌파들이었고, 그에 대응하는 담론이 성장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것을 우리나라 자칭 보수들은 안티질만 해 왔다로 정리합니다. 이명박근혜는 명백한 담론 없이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박정희 향수로 당선되었는데, 그 끝은 박근혜의 탄핵이었습니다. 박근혜는 박정희가 아니었고, 박정희가 설령 살아돌아온다 해도 그 방식을 21세기에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었지요. 이미 사회는 박정희의 유산을 승계하고 단점을 고쳐나가야 했는데, 그래서 그나마 무언가 개혁의 담론을 내세우던 문주석님과 운동권이 필연적으로 권력을 쥐게 되었습니다. 시대적인 대항마라면 안철수였겠으나, 안철수 본인의 절망적인 정치적 자질과 인간적으로 도저히 가까이하기 어려운 성격으로 인해 또 다른 대안은 좌초되었지요.

 

 문제는 운동권 좌파식 담론은 현실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었고, 이미 그 비현실성과 수명의 다함을 알아챈 구성원들이 극단적인 도덕적 붕괴로 치달으며 공적인 모든 것들이 무너지고, 사적인 전용(轉用)이 일상화되면서 디스토피아가 도래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대안적 담론을 내세운 유일한 인물은 이준석이었으나, 이준석은 장유유서와 겉치례가 도그마인 이 나라에서 바로 권력을 쥘 수 없었고, 오로지 안티테제 그 자체였던 물돼지가 대통령이 되는 비극이 일어나고 맙니다. 물돼지가 최후에 경쟁했던 인물이 그 리재명 두목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참 비극적인 한 해를 겪고 있습니다.

 

 

 

 

 

 

7) 4 제안과 항공모함을 대동한 펠로시의 대만방문은 신냉전의 첨예화를 의미합니다. 바보가 아니라면 이 사태를 가볍게 봐서는 아니 되나, 이 나라에 정치는 실종되어 있습니다.

 

 내 생각에 이 나라는 하부구조가 더 이상 체급을 지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종합적인 수준보다 나라가 행운에 의해 위상이 너무 높아져서, 지탱이 안 된다는 겁니다. 교육 수준, 학문의 수준, 시민들의 교양과 행복도, 삶의 방식과 철학, 시민적 권리와 의무, 법률과 규칙 체계 같은 것들이 이 위치와 급변하는 세상을 못 따라갑니다. 상황이 좋아졌으면 빨리 따라가면 될 일일 텐데, 이렇게 못 따라가면 결국 나라의 위상이 내려오는 게 순리입니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만.

 

 오늘도 우리나라 사람들 다수는 행운을 바라고 있을 겁니다. 그것 외에는 답이 없으니까요. 계속 행운이 따라줬고. 이는 마치 기술주 투자와 같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오르고, 오른 가격이 오래 유지되거든요. 그러나 성장성이 끝나고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기술주는 결국 더 이상 쳐다보지 말아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8) 복합적인 문제들이 충돌하고 있지만 아직 어느 특정한 방향으로 기울지 않은 게 많아 보이는데, 그래서 많은 부분에서 미래가 예상이 안 됩니다.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 자체가 신뢰할 만한 팩트고, 확률적으로는 좋은 미래가 없다는 것도 팩트가 되겠습니다.

 

 작년에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대선이 이낙연 vs 홍준표가 될 수 있었어요. 그랬다면 분명 지금보다는 나은 오늘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1.6 따봉 이후에는 물돼지가 개선되었을 거라 믿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다른 방법도 없었고. 리재명은 7공주와 손잡고 젤렌스키를 모독했고. 이준석을 응원하지 않을 수도 없었지요. 그러니까 결국 무지성 대깨윤들에 의해 경선이 망가지고 우파정당의 근본이 붕괴한 이후, 지금은 필연적인 비극인 것이겠네요.

 

 이 나라가 이러다 언젠가 망하게 된다면, 그 마지막 모습은 고구려나 송 같이 장렬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보다는 조선처럼 그렇게 망하게 되겠지요. 어쩌면 발해처럼 망할수도 있겠고요.

 

 우리 각자는 최악의 경우 나라를 잃어도 행복하게 잘 살 생각을 하고, 그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할 수 있는 노력을 다방면으로 해봐야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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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 만의 군주

정치 2022. 7. 30. 23:3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CRHQUN6JjiM

 

 

 

 

 

1) 현 시점의 우리나라 정치 상황은 1.6 따봉 이후로는 높은 가능성으로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한다는 점에서 물돼지 전하는 문주석님의 훌륭한 후계자입니다. 물론 정치질 레벨에서 신계에 올라 있는 문주석님에 비하면, 물돼지 전하는 말할 가치도 없는 레벨이지요.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낮았던 건 이게 물돼지 전하에게는 죽음의 길이고, 지난 12월을 겪었다면 학습이 되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인데 이정도면 그냥 멍청한 정도를 넘어 인간수준의 뇌가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히키퀸 허니도 참 멍청했지만 임기 초부터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요.

 

 물돼지 정권의 행보를 보면 총체적 난국입니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서, 기존 어떤 정권보다도 낮은 곳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주석 정권은 적어도 임기초 정치쇼는 프로급이라 국민들을 고조시키고 지지층을 만족시키는 데는 탁월하였었습니다.

 

 노무현 정권이나 이명박 정권이 집권 후 교만한 내부다툼으로 지지율을 빠르게 잃은 전례가 있기는 하나, 노무현은 절망적인 사람 보는 눈과 영 무던하지 못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천재적인 개인 능력과 국가를 위한 선량함과 특유의 매력이 있었고, 이명박 또한 부덕하나 개인 능력은 좋았고 주변에도 인재가 없지 않았으며 국민을 단합시키려는 노력은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물돼지 전하는 김한길, 안철수, 강기훈 등과 함께하면서 스스로가 좌부터 우까지 아우르는 통합의 정치를 한다고 착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생각한다면 개념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겁니다. 대통령이라는 업무를 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개념이 없다는 겁니다.

 

 

 

 

 

 

2) 물돼지 전하가 리재명 두목보다 덜 위험했던 점 중 하나는 코어지지층의 부재에 있습니다. 경선 당시 물돼지 전하는 맹목적인 노년층 표와 조직표를 받았지만, 그건 한시적인 코어였다고 판단합니다. 지난 금요일 물돼지 정권의 지지율은 28% 이하로 떨어졌는데, 아직 너무 높습니다.

 

 문주석님의 지지층은 문주석께 기이하고 열광적인 부채의식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민주국가의 정치인에게 국민이 가져서는 안 되는 종류였으나, 현실은 현실이고 결과는 결과입니다.

 

 대조적으로 물돼지 전하에게 투표했던 이들은, 그동안의 투자를 돌려받아야겠다는 심리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문주석님은 노무현의 승계자로 인지되었으나, 물돼지 전하는 족보가 없습니다. 이준석이라는 신성(新星)과 리재명 두목에 대한 두려움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지요. 그런데 물돼지 전하는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빚을 갚으려 드는 게 아니고, 자신의 주변에 지극히 주관적이며 비합리적인 논공행상을 강행하는 중입니다.

 

 문주석님은 아마 모든 정치적인 목표를 달성하셨을 겁니다.

 

 

 

 

 

 

 

3) 우려대로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가 나왔습니다. 예고가 되어 있었기에 가 나온 것 자체는 이상할 게 없는데, 가 나와야 했는지는 아직 잘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나의 추정으로는 현재 미국은 COVID-19 이전의 노동생산성을 회복하지 못한 것 같은데, 고용지표가 꽤 괜찮은데도 이 상황이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COVID-19를 거치면서 이직하였고, 그 과정에서 인수인계가 잘 안 되거나 노동숙련도가 전반적으로 하락하여 질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나마 미국은 모든 일에 있어 매뉴얼화가 잘 된 나라고, 시간이 지나면 빠르게 문제를 개선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인데요. 우리나라는 모든 업무가 매뉴얼화가 안 되어있고, 모든 업무 현장이 숙련된 노동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한번 경기침체를 얻어맞으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답이 더 안 나올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2분기는 어닝서프라이즈였는데, 경상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많아 GDP가 오르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소비가 많으니까 당연히 수지는 적자가 난 거고요. GDP는 일단 올라간 건데, 이런 성장은 지속성이 없습니다.

 

 이번 2분기에는 물가가 오르니까 그게 아이러니하게 소비를 촉진했을 수 있습니다. 물건가격이 계속 오르니까, 사고 싶은 건 빨리 사버리는 게 그나마 싸게 살 수 있다는 심리가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4) 우크라이나 전쟁은 역시나 우크라이나가 점점 우세해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는 공세를 서두르지 않았는데, 헤르손에서의 대치에서 러시아는 너무 많은 것들을 소모하였고, 워낙 보급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보니 대치만 하고 있어도 우크라이나가 유리해지는 양상입니다.

 

 또한 러시아군은 쓸데없이 잔혹한 짓을 하면서 전쟁범죄를 많이 일으키고 있는데, 그건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의지를 북돋고 사기를 높입니다. 서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게 적당히 종전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어도 지속되는 러시아의 전쟁범죄 때문에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전쟁범죄가 자꾸 일어난다는 건 현재 러시아가 관리가 안 되는 상황이고,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제국처럼 심각한 내부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가 폴란드에 무기를 대량으로 팔게 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서방에게는 우크라이나의 아군으로 비춰지게 되어 다행입니다. 다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전향적이지 않습니다. 지금 같아선 기회주의적이고 돈만 벌려 드는 걸로 인식되기 쉽고, 그런 입장은 비호감을 사기 쉽습니다.

 

 

 

 

 

5) 예전부터 이야기했듯 우리나라의 하락세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연착륙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물돼지 정권 하는 거 보니까 연착륙은 이제 불가할 것 같습니다. 이제 경착륙이냐 추락이냐가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랜딩을 하는 데 성공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장담이 안 됩니다.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지금껏 다른 선진국들이 겪었던 쇠퇴 사이클을 겪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라가 쇠퇴한다는 게 어떤 건지 감을 잘 못 잡을 수 있고요. 그 과정에서 개선되거나 해결되는 것들이 신속하고 많아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가 가진 온갖 문제들과 쇠퇴속도를 감안하면 영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다난함이 있을 것이지만 상황을 인지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한다면 각자가 겪는 어려움은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6) 중국이 7나노를 만들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아직 신뢰할 수는 없지만 사실이라면 대만을 통해 기술을 빼돌렸을 겁니다. 대만은 차이잉원 정부와 무관하게 민간기업이 중국과 너무 가까워서 문제가 생길 여지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와중에 물돼지 정권은 미국이 제안한 칩4에 동의하는 것을 머뭇거리고 있는데요. 최태원 때문에 미적거리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안 좋습니다.

 

 중국이 진지한 위협으로 떠오르면서 미국은 점차 중국에 문제 있어 여유를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우리가 양다리 걸치는 걸 미국이 점점 봐주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건 신냉전 구도에서 손해를 볼 거고, 더 이상 중국을 통해 얻던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거나 아니면 미국에 의해 응징당해 대미지를 입게 될 것입니다.

 

 최태원은 미국에 투자를 많이 한다고는 하는데, 그걸로 칩4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7) 물돼지 전하는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가?’ 라는 명제에 대한 답이 원천적으로 약했습니다. 본래 정치인이 아니고, 너무 쉽게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 구태들은 조종하기 쉬워보이고 인기도 좋은 당외인사 윤석열을 대선후보로 밀었고, 그것을 위해 민심에 어긋나는 조직표 동원을 서슴잖았습니다. 지금은 그 대가를 치르는 중입니다.

 

 아직도 물돼지 정권은 방향성이 명료하지 않습니다. 표를 준 국민에 대한 배신은 일상적이고, 철학이 없는 건 원래 알았지만 컨셉조차 불명확합니다. 정책의 통일성이나 탁월함 따위 존재하지 않고, 해서는 안 되는 걸 너무 많이 시도합니다. 리더가 리더의 자격이 없으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8) 물돼지 탄핵하자는 말이 언제 나올지 생각해보는 중입니다. 탄핵 소리가 나오면 박근혜 탄핵 PTSD 때문에 보수결집이 일어날 위험이 있으니까 민주당이 섣부르게 나서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워낙 지지율이 낮으니까 또 모르는 겁니다.

 

 노무현 시절엔 국민들이 노무현에 대해 복잡성이 있는 감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당시 국민들 중 다수는 노무현을 우리 무능한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무능한에만 포인트를 맞추면 안 됩니다. ‘우리도 포인트였습니다. 박근혜가 탄핵된 이유는? 그녀가 대통령의 자격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은 그걸 잃어버린 적은 없었습니다.

 

 물돼지 전하는 탄핵소추에서 부활했던 노무현보다는 탄핵을 당해버린 박근혜에 훨씬 가깝고, 사실 박근혜보다 거의 모든 면에서 아래입니다. 물돼지 전하의 앞날은 대단히 어둡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감정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그럴 가치가 없습니다. 집권하자마자 이렇게 제 무덤 파는 군주는 고대 이집트 파라오 이후 수천 년만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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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시프트

정치 2022. 1. 26. 20:19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8tnAlPBWr0Q

 

 

 

 

 

 

 

1) 노태우 정권 당시, 김영삼의 3당 합당은 당시의 청년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줬습니다. 당시 많은 청년들이 3당 합당에 반대했고, 그로 인해 당시 제법 다수의 청년들은 양김 중 김영삼은 변절자로, 김대중은 그나마 순수한 인물로 간주하게 됩니다.

 

 이후 김영삼은 하나회를 해체하고 전두환과 노태우를 구속하는 등 재평가받을 만한 행동을 합니다만, 김현철 비리와 IMF 외환위기로 정권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추락해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정치적 기반이 약한 김대중이 운동권을 포섭하면서, 당시의 청년들은 완전히 민주당 편이 됩니다.

 

 

 

 

 

2) 노무현은 3당 합당 반대가 정치적인 큰 자산이었습니다. 3당 합당으로 생긴 군사정권의 영남 기득권 대 민주화 세력의 구도가 00년대 이후 펼쳐집니다. 이 와중에 한나라당도 이회창이 실각하고 이명박과 박근혜가 권력을 잡으면서 이 대립구도가 강해집니다. 이명박의 경우 본인은 민주화 운동에도 참여했던 인물이었지만, 정치는 친형인 이상득의 지원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계파는 민정계였습니다. 김영삼의 추락과 이회창의 실패가 한나라당을 군사정권의 후예로 역행시켜놨었지요.

 

 그래서 2017년 대선까지도 이 구도가 이어집니다. 민주화 투사 VS 군사정권의 후예라는 구도 말이지요. 그리고 이 구도를 체화(體化)하고 있는 게 현재의 4050 세대입니다. 여전히 관성대로 정치를 민주 VS 반민주의 구도로 보고 있단 말이지요.

 

 

 

 

 

3) 현재의 40대와 50대도 좀 성격이 다릅니다. 50대는 86세대의 바로 밑으로, 김영삼의 민주화 운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고, 김영삼 시대도 잘 기억합니다. 그런데 40대 초중반의 경우, 김영삼 정권 당시엔 아직 10대였습니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40대가 처음으로 뽑은 대통령은 김대중 아니면 노무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민주화 이후, 청년들의 정치적 관심이 별로 높던 시절이 아닙니다.

 

 90년대는 신문에 아직 국한문혼용체와 세로쓰기를 쓰던 시절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40대는 어릴 때부터 한글과 가로쓰기만을 사용한 세대라서, 국한문혼용체와 세로쓰기에 그리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신문 정치면에 대한 접근성이 그리 좋지 않았고, 인터넷 보급도 김대중 정권 중반부터 되었기 때문에 그때는 정치에 대해 정말 관심이 없는 청년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노무현이 죽지요. 그게 비극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당시의 2030 세대 중 다수는 자신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노무현이 죽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치를 벼락치기로 학습하게 되는데, 유감스럽게도 당시 2030 세대가 가장 접하기 쉬운 교재는 나는 꼼수다였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나 박근혜 정권 때나 한나라-새누리당의 대응은 최악이었습니다. 일단 선거에서 계속 이겼기 때문에, 보수우파 진영은 바닥이 무너지고 있다는 걸 제 때 깨닫지 못했습니다.

 

 

 

 

 

 

 

4) 이후 시간이 지나 박근혜 탄핵 사태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생깁니다. 이게 현재의 청년세대지요. 이 세대의 특징은 꽤 다수가 처음에는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다가, 나중에 완전히 돌아섰다는 겁니다.

 

 이 세대의 특징은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는 걸 일찍 경험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문재인이 박근혜보다 훨씬 반민주적으로굴면서도 무한정 옹호받고, 동일하지 않은 기준이 적용되는 것을 체감하였습니다.

 

 현재의 40, 민주당 코어 지지층이 많은 세대 중 다수는 애초에 선악을 미리 결정해놓고 사건을 봅니다. 그렇게 봐온 시간이 있고, 그냥 계속 그렇게 보는 게 편하니까 계속 그렇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20대는 그럴 이유가 없지요. 40대 민주당 콘크리트에게는 민주주의는 민주당의 것입니다만, 그건 그들만의 신화에 불과합니다.

 

 크리스찬들은 크리스트교의 신화들을 그리스ㆍ로마 신화와 동일한 수준에서 볼 수 없어합니다. 그렇지만 야훼나 제우스나 동일한 수준에서 볼 수 있는 게 종교적 중립성입니다. 민주당 콘크리트에 갇혀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크리스찬들이 크리스트교의 신화를 대하는 것처럼, 그렇게 민주당을 특별취급합니다.

 

 

 

 

 

 

5) 현재의 청년세대 중 다수가 윗세대보다 정치적으로 나은 면이 있다면, 그들이 정치의 종교화를 답습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우파를 지지했던 것이 아닙니다. 박근혜 탄핵에 동참했던 사람들이 다수였지요.

 

 그러니까 그들은 돌아섬으로 정치적 의식이 싹텄습니다. 윗세대의 정치의식 기반이 부채의식이라면, 현재의 청년세대는 기반이 배신감입니다. 윗세대는 부채의식을 상환하려 하다보니 정치적 도그마를 받아들이고 종교화된 반면, 청년세대는 정치인을 믿지 않습니다. 이런 특성은 40대를 강성 콘크리트로, 20대를 민첩한 부동(浮動)층으로 만듭니다.

 

 

 

 

 

 

6) 문재인 정권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후퇴시켰습니다. 문제는 이 객관적 사실을 대깨문 민주당 콘크리트들이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악화에서 남성은 법적ㆍ제도적으로 여성에 비해 평등한 시민권을 누리지 못하게 되어 실질적으로 계급이 분화된 신분사회가 되었는데, 나이든 남성이 이러한 악화를 신속하고 민감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청년들은 어릴수록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법과 제도는 여성과 남성에게 다르게 적용됩니다. 여성이 귀족이라면 남성은 천민입니다.

 

 그러니까 현재 청년남성들은 계급 투쟁을 하고 있는 거고, 이 관점에서 보면 청년남성들이 진보적인겁니다. 시민적 평등을 위해 투쟁 중이니까요. 청년이 보수화된 게 아닙니다. 청년은 여전히 진보적인 거고, 중년은 상황파악을 못하고 현실을 인정 못해서 보수화된 겁니다. 현재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투쟁 중인 건 청년들입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현재의 청년남성 다수는 페미니스트들의 기만전술에 질려버린 나머지 시민적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 전반을 적대하고 있으며, 좋은 표현법을 찾지 못하고 극우화된 (아마도 개신교에서 퍼뜨렸을) 언어 및 관점을 가져다 쓰거나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편적이고 시민적인 평등을 지향하고 그것을 요구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건데요.

 

 중요한 건 20대가 이야기하는 건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냥 어려서 학습능력이 좋고, 선입견도 적고, 제도적인 문제에 많이 노출되어있기 때문에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있을 뿐이지요. 만약 20대 다수에게 더 나은 어휘능력과 개념, 효율적인 소통채널이 있었다면 상황을 좀 더 잘 알릴 수 있었을테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20대의 몫으로 돌릴 수 없습니다. 20대는 탄광의 카나리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건데, 중년 중 다수는 카나리아가 그저 울기만 한다고 그걸 무시하고 있지요.

 

 

 

 

 

 

7) 패러다임은 변했습니다. 민주당에는 민주주의가 없고, 진보적이지도 않습니다. 이 시대에 시민적 기본권과 평등을 가장 필요로 하고 투쟁중인 건 다름아닌 여성부 해체를 외치는 청년남성입니다.

 

 온갖 좌파적 신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좌파적 망상들은 이번 정권에서 과감하게 강행되었고, 거의 예외 없이 비참한 결과들만을 낳았습니다. 그러한 비극으로 인해 다수가 돌아섰고, 그보다는 적지만 아직 그래도 절대적인 숫자는 많은 갈라치기의 수혜자들과 무비판적 콘크리트들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본문에서 이야기한 모든 세대론은 평균적 경향성을 의미할 뿐으로, 편의상 각자의 판단과 이해와 개성을 무시한 것입니다. 누구나 어떤 세대에 속한다는 이유로 꼭 어떠한 판단을 하게 되지는 않으며, 어떠한 세대이기에 불이익, 혐오, 무시 등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해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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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 윤석열?

정치 2022. 1. 24. 19:5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Ciu6_C1dGF4

 

 

 

 

 

 

1) 대선이 45일 남았습니다. 사전투표를 감안하면 40일 정도. 설 연휴가 지나면 대선레이스로 들어갈거고, 그때부터는 선거국면에서의 변수가 생깁니다만 일단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윤석열의 승리입니다.

 

 현재의 윤석열은 본인의 모자란 자질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위한 많은 것들을 가진 후보가 되었습니다. 문재인의 진정한 충신이었다는 것에 대한 재조명, 여성부 폐지라는 절대반지급 이슈의 점유, 노무현 이후 첫 등장한 진정한 슈퍼스타 이준석과의 공조, 그리고 김건희 녹취록을 통해 얻은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라는 포지션까지.

 

 왜 윤석열이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가 되었느냐고요? 본문은 그걸 설명합니다.

 

 

 

 

 

 

 

2) 그 스타성과 연설 능력, 토론 능력 등을 감안하면 노무현의 진정한 후대는 아마 이준석일 겁니다. 그렇지만 이준석과 노무현의 정치적 자질은 크게 다릅니다. 노무현은 이준석만큼의 정치적 재능을 가지진 못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대신 노무현에게는 이준석이 가질 수 없는 게 있었지요. 이준석은 너무나도 빼어나고 잘났기 때문에, 보통 사람이 이준석에게 공감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노무현은 상대적으로 공감하기 쉬운 면이 많았습니다.

 

 노무현에게는 고뇌하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파격적으로 협상을 제의한다거나 통큰 결단을 내리는 면이 있었습니다. 이런 스타일은 근래의 정치인 중에는 하태경이 좀 닮았습니다. 하태경은 정치적 자질이 뛰어나지 않지만, 오판을 수정하고 더 나은 방향을 잡는 능력이 있지요. 그런데 올해 윤석열도 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는 윤석열의 변하려는 노력, 잘하려는 노력을 보면서 노무현을 떠올렸습니다. 노무현도 그렇게 했었지요. 노무현은 항상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도 않았고 진정으로 탁월한 리더도 못 되었었습니다만, 적어도 자신의 선택에 대한 깊은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고, 번민과 고뇌를 아끼지 않았었습니다.

 

 

 

 

 

 

3) 40대가 민주당 콘크리트가 된 원인 중 하나로 반드시 꼽아야 할 게, 노무현 정권 당시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의 태도입니다. 노무현을 비판한다거나, 정치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거야 당연한거고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한나라당은 노무현을 낮춰보고, 아예 대통령으로 인정을 안 했었습니다.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의 패배를 심리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했고, 수준낮게도 사시패스한 노무현의 고졸 학력을 책잡았었습니다.

 

 당시의 청년들은 그 때 한나라당의 모습을 정적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국가질서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였었습니다. 그 정도로 당시 한나라당은 선을 지키지 아니하였고, 국가원수 노무현의 정당한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었습니다. 그건 노무현이 뭘 잘못하고, 뭐가 모자라고, 그런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현재 이준석이 당대표지만 어리다고 무시하는 당내 인사들이 많은 것과 유사합니다.

 

 그 와중에 노무현은 한나라당에 무조건 적대하지 않았습니다. 불쌍해 보일 만큼 인정받으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인수위 때는 박근혜의 포섭에 대한 검토도 했었고, 집권 후에는 대북송금특검부터 시작해서 대연정이라거나, 한미 FTA라거나.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한나라당은 지금보다 더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노무현을 끝까지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 나는 노무현을 좌파가 되기에는 너무 똑똑했고, 그렇다고 우파를 하기에는 지나치게 반골정신과 고집이 셌던 인물로 생각합니다. 노무현은 잘해보려는 진심은 강했지만 철학적 깊이는 없었고,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이었는데, 또 완전히 감성적이기에는 너무 영리했습니다. 그런 복잡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노무현을 이해하기 어려워했고, 감정적으로는 그럭저럭 좋아해도 판단은 부정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고민하고, 주변엔 온통 운동권임에도 대연정, 한미 FTA, 제주해군기지 건설 같은 결론을 내는 노무현을 참 좋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 건 결코 쉬운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5) 퇴임 후에 노무현은 너무 빨리 죽었습니다. 나는 당시에는 노무현이 자살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노무현의 무책임한 자살에 분노했었고, 또한 동시에 끝까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대우하지 않았던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에도 분노하였었습니다.

 

 그렇지만 고통을 겪었을 노무현도, 글로벌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어떻게든 잘해보려 노력했던 이명박 정권도 시간이 지나면서 용서할 수 있었고요.

 

 시간이 흐르면서 진심으로 용서할 수 없게 된 건 이후 등장한 매노들이었습니다. 속칭 친노. 이들을 지지하던 자들는 깨시민을 거쳐 대깨문이 되지요.

 

 이들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지도 않았고, 노무현의 과오를 딛고 더 나은 길로 나아가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을 고뇌하게 만들었던 운동권이 그저 노무현의 이름을 팔아먹고 있을 뿐이었지요.

 

 

 

 

 

 

 

6) 나는 오로지 안희정만을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로 보았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한미 FTA, 제주해군기지를 결정하고 대연정까지 주장하였던 노무현과 가장 닮은 건 안희정이었지요.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은 복수와 심판을, 안희정은 용서와 화해를, 이재명은 혁명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복수자가 이겼으니 나라꼴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노무현에게는 주변에 운동권이 붙어있어도 고뇌하고 번민하며 대한민국의 앞날을 생각하는 진심과 합리성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문재인은 그 때에도 운동권 세력의 보스였지요.

 

 

 

 

 

 

7) 김건희 녹취록에 안희정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요. 그건 나름대로 의미가 큽니다. 내가 보기엔 안희정은 노무현 정신의 진정한 계승자인데, 그만 말도 안 되게 정치생명이 끝나버렸습니다. 민주당에는 그의 후계자가 없었고요.

 

 그런데 생겼습니다. 김건희 녹취록 때문에 어떤 의미로는 윤석열이 안희정의 계승자가 되어버렸어요. 안희정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정치권에서 철저히 버려진 인물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안희정의 복권은 불가능해 보였지요.

 

 그렇지만 김건희 녹취록이 터지면서 안희정을 지지하고 동정하는 입장을 드러낸 유력 대통령 후보가 생겨버린 겁니다. 게다가 그 주인공, 윤석열은 마침 고뇌하고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요. 노무현처럼.

 

 

 

 

 

 

 

8) 여기에 더해 이재명은 본래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었던 정동영을 복당시켰습니다. 이에 계보가 꽤 재미있게 되었습니다.

 

 노무현 정권 말기 당시 정동영은 노무현과 꽤 갈등을 빚었었습니다. 그런 정동영을 이재명이 복당시킨 시점에서, 이재명은 노무현의 계보도 아니고 문재인의 계보도 아니게 된 것입니다.

 

 대조적으로 윤석열은 관점에 따라 안희정의 계승자로 볼 수도 있고, 문재인의 계승자로 볼 수도 있는 인물입니다. 적통으로 볼 수 없고 계승권이 강하다고 볼 수도 없지만, 어쨌든 이 시대에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더해 윤석열의 옆에는 옛날 노무현을 연상시키는 이준석도 있고요.

 

 대통령은 하늘이 낸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그런 느낌입니다. 여전히 윤석열에게 탁월함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만, 따스함을 기대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누굴 찍을까 고민중인 분들, 특히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해온 분들이 있다면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누가 진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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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의존성과 프레임

정치 2021. 12. 8. 21:14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Xjfwi-fQ_Ag

 

 

 

 

 

1) 드립커피를 추출할 때 보통 물줄기를 돌려가면서 붓지요. 그렇게 하는 이유는 드리퍼에 담긴 원두에 물을 골고루 부어주기 위함인데, 드립을 잘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지는 처음에 원두를 적셔줄 때 잘 적셔주는 겁니다. 원두에 특정한 물줄기가 생기면 안 되거든요. 물줄기가 생기면, 그 물줄기를 따라서만 물이 흘러내려갑니다. 그러면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추출을 할 수가 없어요.

 

 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는 바스켓에 원두를 담고 탬핑하는 작업이 고르게 되어야 합니다. 실패하면 물이 주로 통과하는 경로가 생기지요. 자연은 한 번 생긴 경로에 일정 이상 의존적으로 흘러갑니다.

 

 

 

 

 

2) 우리는 모르는 걸 처음 공부하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아는 분야가 되고, 편해집니다. 그렇게 안다고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 소위 프레임이 생긴 순간입니다. 그때부터는 이해하고 생각하는 길이 뚫린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 경로를 통해 효율적이고 쉽게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되는데, 문제는 경로의존성도 동시에 생긴다는 것입니다.

 

 본능적으로 사람은 경로의존성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처음 무언가를 공부할 때처럼,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할 때처럼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그런 고통을 회피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이건 살빼기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은 선입견을 잘 바꾸지 못합니다.

 

 

 

 

 

3) 가진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면 고통을 겪으면 됩니다. 외부적 요인으로 프레임이 부서질 만한 고통이 발생한다면, 그 때부터는 프레임을 벗어나는 고통을 당분간 다시 체험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보통 프레임이 부서질 만한 고통은 재산, 권력, 신분, 가치관 등에 대한 실질적 대미지를 수반하기 때문에 가능한 미리미리 사고(思考)의 경로의존성을 의심하고 그것에서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어쩌면 도그마란 프레임을 수호하려는 심리의 발현일지도 모릅니다. 아마 종교와 철학의 분화는 믿음에 대한 태도에서 비롯될 겁니다. 종교는 믿음에 대한 양(+)의 피드백 과정이 많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철학은, 믿음에 대한 의심과 창조적 파괴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의 피드백이 걸려야 한단 말이지요.

 

 아주 오래 전에는 종교와 철학을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이런 분화가 생겼습니다. 철학은 오랜 기간동안 도그마를 벗어던지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나오게 된 게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에는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믿음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종교의 도그마는 신이, 예언자가, 선지자가 가져다준 진리의 말씀입니다만 과학이라는 건 영원히 닿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진리를 향한 여정과 진리로 간주되는 합의의 공유와 의심이지요.

 

 

 

 

 

5) 세계의 비밀을 알아내고 진리에 도달하는 올바른 방향은 과학입니다. 현대인은 옛 사람들이 도달하고자 다양한 방향으로 노력하였던 진리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 있습니다.

 

 문제는 사람의 본능은 과학적 방법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효율적으로 프레임을 형성하고, 그 프레임에 따라 최대한 위험을 회피하고 빠른 결론을 내리는 방향으로 진화하였습니다. 야생은 위험한 것 투성이고, 그런 위험을 일단 피할수록 후손을 남기기 유리하였기 때문입니다.

 

 아동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기본적으로 사람 아동은 부모 말을 듣지 않는 것은 물론,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위험 등에 본능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좋지 못합니까. 대신 프레임을 빠르게 형성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을텐데요.

 

 현대 사회는 야생보다 훨씬 안전해진 대신 복잡한 이해와 판단이 필요한 게 많아졌고, 생존 자체보다는 삶의 질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이런 본능이 문제가 됩니다. 현대 사회가 과체중/비만 인구를 많이 만드는 문제가 있듯, 잘못된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6) 현실적으로 현대 민주정은 프레임 전쟁입니다. 절대다수의 유권자들은 한정적인 정보로 프레임 내에서 판단을 합니다. 정치 고관심층이건 저관심층이건, 극소수만을 제외하고는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판단을 하지 못합니다. 대다수의 정치 고관심층은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이유로 고관심층이 되어있는데, 사건이 터지기 전에 프레임을 벗어나는 건 기본적으로 이성적이고 고통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장기적인 면과 단기적인 면이 있는데, 장기적인 면은 소속감을 형성하고 프레임에 젖어들게 하는 과정입니다. 단기전은 거의 선거철에 생기고요. 선거철에는 정치 관심도가 올라가니까 평소와는 다른 조건이 되는 겁니다. 정치 저관심층에 대한 공략을 시도해볼 수 있게 되지요. 그러니까 선거철이 아닐 때는 기본적으로 프레임 싸움인데요.

 

 우파는 지난 20년동안 프레임 전쟁을 정말 못해왔습니다. 그러다가 근래 우파 유튜브의 대두로 인해 절망적인 프레임 오류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현재 여당이 어느 정도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그리고 문재인 정권이 최소한의 수준이라도 된다면, 그리고 이준석이 없다면 우파는 이미 말살당할 위기였을 겁니다.

 

 

 

 

7)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프레임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국민의힘계가 우파정당이라는 프레임입니다. 그런데 국민의힘계는 딱히 우파정당이 아니었습니다. 이 프레임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면이 있습니다. 실제 객관적으로 좌우파 구분을 해보자면 대략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이명박은 중도실용. 박근혜는 중도좌파. 오세훈은 중도우파. 김종인은 좌파. 홍준표는 보수우파. 이준석은 자유우파입니다. 노무현은? 좌우 색만 보면 이명박과 별 차이 없습니다. 실제 정책방향 등을 보면 박근혜가 더 좌파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 시절 한나라당은 노무현을 좌파라 공격했습니다. 그런데 노무현은 좌측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했지요. 그리고 이후 이명박, 박근혜는 그렇게 노무현을 좌파라 공격했음에도 딱히 우파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좌파들한테 프레임 공격은 계속 당했어요. 박근혜정권의 경우 실제로는 중도좌파 수준의 정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박근혜가 우파정권이고 더 왼쪽으로 간 정부를 탄생시켜야 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게 문재인 정권이라는 재앙이 탄생한 한 이유입니다.

 

 유감스럽게도 국민의힘 정치인들이나 지지자나 그다지 우파쪽 철학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내가 이준석 대표를 진심으로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우리나라에서는 극도로 희소한 자유우파 정치인이고 그런 자유우파 정치인 중 일정 위치 이상에 오른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자유주의자인 내게는 이데올로기적 대안이 없다는 거지요. 정치철학적으로, 국민의힘에서 이준석보다 자유우파적으로 더 오른쪽에 있는 인물은 없습니다. 그러나 유튜브에 뇌가 침식된 속칭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준석을 좌파같다고 보고, 실제 객관적으로 좌파적인 물돼지 전하를 대깨 모드로 지지하고 있지요.

 

 

 

 

 

8) 또 한 가지 프레임. 대깨윤들은 물돼지 전하 윤석열과 조국 장관이 매우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실제 문제행적으로 보면 조국 장관과 물돼지 전하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경심, 조민에 대한 의혹이나 김건희, 최은순에 대한 의혹이나... 문재인 주석이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인사를 임명강행했던 것도 같습니다.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본래 가졌던 스타성과 외모에 있습니다. 조국 장관은 차기 대통령 후보로 보였었고, 그에 반기를 든 윤석열 총장이 소위 정의구현을 하는 과정은 흥미롭게 볼 만 했지요. 2019년 여름에만 해도 극일을 외치던 문재인 정권은 정치적으로 난공불락이나 다름없었고, 황교안이 전광훈과 태극기를 휘두르며 날뛰던 시절 야권 지지층이 기대를 품고 바라볼 대상은 윤석열의 반역 또는 큰그림 뿐이었으니까요. 그러나 그 윤석열 본인이 조국과 크게 달랐느냐 하면. 엄밀히 말해 결정적으로 크게 다른 건 외모뿐이었습니다. 조국 장관이 방탄족이라면 물돼지 전하는 싸이족이지요. 이준석 대표는 진화 테크의 갈림길에 있는 것 같고.

 

 

 

 

 

9) 정치 저관심층이나 민주당 지지층이 흔히 가지는 프레임 중 이명박근혜 프레임이 있습니다. 우파 지지층은 김대중과 노무현을 비슷하게 보는 경향이 있고, 좌파 지지층은 이명박과 박근혜를 비슷하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요. 일단 김대중과 노무현도 꽤 다르긴 합니다만, 그래도 노무현은 김대중에 의해 선택되고 지지받아 대통령이 된 인물이긴 했습니다. 김대중은 이인제보다는 노무현이 그래도 낫다고 생각했거든요. 노무현은 집권 이후 그런 김대중의 뒤통수를 후려 갈깁니다만.

 

 그런데 이명박과 박근혜는 서로의 진정한 정적이었습니다. 어차피 전성기의 둘에겐 다른 라이벌이 없었고요. 이명박 정권 시절의 박근혜는 훗날의 히키퀸과는 달리 진짜로 선거의 여왕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민주당에서는 박근혜가 나서는 선거는 절대 못 이기니까 그냥 얼른 청와대 보내버리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지요. 그 판단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의외로 완전 옳은 판단이었고.

 

 2008년의 공천학살부터 시작해서 박근혜가 부활하고 당을 장악해 새누리당을 만들고 대통령까지 되는 과정은 꽤나 대단한 면이 있었습니다. 험난한 과정이었고, 박근혜는 여러 번 자신의 영향력을 증명해야 했지요.

 

 근래 이준석 대표를 보면서 박근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준석이 만약 물돼지 전하를 대통령으로 만들면, 그의 입장은 2008년의 박근혜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될 겁니다. 문제는 박근혜는 비록 박정희의 반사체일지언정 쿼터가디스이자 퀸이었단 말입니다. 천막당사로 노무현 탄핵소추의 위기를 돌파했던 리더 박근혜의 위상에 아직 이준석은 미치지 못합니다. 이준석은 스스로 빛나는 별이자 뛰어난 승부사이고 많은 청년들의 희망이긴 합니다만, 아직 리더는 아닙니다.

 

 어쨌든 앞으로 이준석은 고난을 이겨내야만 진짜 리더가 될 겁니다. 그의 가능성을 믿고 물돼지 전하가 자행할 보복 앞으로 그를 내밀어도 괜찮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10) 본문에서 이야기할 마지막 프레임은 문재인 주석에 대한 보복에 대한 프레임입니다. 흔히 대깨윤들은 물돼지 전하가 문재인 주석을 감옥에 보내줄 거라는 신앙을 가지고 있는데요. 아마 객관적으로 보면 리재명 두목 대비 물돼지 전하가 문재인 주석을 감옥에 보낼 확률이 딱히 높지 않을 겁니다.

 

 물돼지 전하는 원래 조국, 추미애와 다퉜지 문재인 주석과 드러내놓고 다툰 적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검찰총장 시절에는 언제나 자신이야말로 문재인 주석의 진정한 충신임을 어필했지요. 실제 그가 문재인 주석 본인에게 나쁜 감정이 있거나, 문재인 주석 본인을 수사대상으로 본다거나 하는 근거를 나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리재명 두목은 모두가 알다시피 문재인 주석과 좋은 사이가 아닙니다. 청와대는 안희정을 보낼 때 리재명 두목도 같이 보내려 했지요. 둘 중 안희정은 감옥갔고 리재명 두목은 살아남았기 때문에 리재명 두목이 대선에 나왔습니다. 오히려 정치보복 가능성은 리재명 두목 쪽이 물돼지 전하보다 높을 수도 있습니다. 근래 보면 민주당이 리재명 두목을 별로 돕지 않는 것 같은 모양새이기도 한데, 괜히 그러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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