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시위대의 태극기 소각에 대하여

사회 2015. 4. 21. 21:28 Posted by 해양장미

 세월호 시위대가 지난 주말, 태극기를 소각하였습니다.




 

 저는 내국인이 (아마도 한국인이겠지요?) 퍼포먼스로 태극기를 태우는 광경을 처음 보았으며, 그와 동시에 본 행위를 옹호하는 온갖 광적인 언어들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전 그에 대한 감정과 생각을 며칠간 정리하였고, 결과적인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태극기에 대해 그다지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디자인도 마음에 들지 않고, 그것이 표현하는 상징 - 건곤과 팔괘 - 역시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던 선조들의 감성과 제 감성 사이엔 상당한 거리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모국의 국명과 국기 및 국가, 그리고 지폐 디자인과 모델을 좀 바꿔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저는 결코 다른 나라와 국기와 태극기에 동일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태극기를 단순한 천조각으로 여기지도 않습니다. 저는 이 나라의 국민으로 다소나마 공동체 의식과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있고, 어느 정도의 애증을 가지고 있으며 태극기가 우리나라를 상징한다는 데 반대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태극기 소각은 정신 나간 얼간이의 분별없는 행위라 생각합니다. 그 행위 자체는 제가 속한 국가 공동체에 대한 공격행위라 느끼긴 합니다만, 중대한 위협은 아니기에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딱히 애국자도 아니고요. 국가주의자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다지 믿어주고 싶지는 않지만, 일단 본인은 국가에 대한 공격의도로 태운 건 아니라고 하기도 하고요.


 한편으로 저는 유가족들이 소각행위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 처음 이 글을 올릴 때는 그것을 몰랐었기 때문에, 본문은 수정되었습니다. - 저는 그것이 좀 더 잘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도 광신적인 깨시스트들은 그것을 강조하기보다는 소각 자체가 별것 아니라는 식의 옹호를 앞세우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본 사건에 대한 맹목적 옹호에 다소의 우려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옹호꾼들 중 대다수는 만약 그들이 지지하는 정치인 - 대체로 노무현이나 문재인 등 - 의 치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태도를 180도 바꿔 소각한 사람을 이미 죽일 놈으로 만들었겠지만, 한편으로 저는 깨시즘의 밑바탕에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기에 그런 옹호가 나타난다는 생각도 합니다.

 

 이를 조금 풀어서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깨시스트들이 보기에 한국은 그 시작부터 잘못되었고, 정통성도 부족한 국가로 아직 민주주의는 완성되지 않았고, 부도덕하고 부패한 자들이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이러한 규범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지지하는 정치 지도자가 권력을 차지해야 하며, 그래야만 한국은 정통성이 있고 정상적인 국가로 거듭나게 됩니다. , 그들의 인식 속에서 현재 박근혜가 통치하고 있는 한국은 정통성이 없기에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니며, 존중받을 필요도 없기에 국가에 대한 모욕은 별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난감하긴 하지만 사실 그들이 그런 부류인 건 어쩔 수 없습니. 다만 전 우리 사회가 그들을 잘 제어하지 못하고, 그들의 과격한 폭력성에 좀 좌지우지되는 면이 있지 않나 우려합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이러한 과격함과 극단성에 대해 좀 더 잘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들이 그런 행위를 거부한다는 것 역시 좀 더 잘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행위자에 대한 인터뷰 기사 링크를 첨부합니다. (클릭)


 보궐 좀 재미있네요.

 

 개인적으로 둘을 딱히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정동영은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에게 지도자의 자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천정배에 대해서는 아예 별 생각도 감정도 없습니다.

 

 다만 저는 그들이 이 나라의 답답한 양당제 고착을 흔들어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후안무치하고 사악한 달레반 파시스트들에게 일침을 가할 수도 있다고 일말의 기대를 가집니다. 그렇기에 그들을 딱히 지지하지는 않지만, 미적지근하게나마 응원은 합니다.

 

 그들이 당선되어도 좋고,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돼도 좋습니다. 그들이 새민련 후보보다만 많은 표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진정성 없이 권력만을 탐하는 달레반들이 약간이나마 데미지를 입습니다.

 

 이미 동교동계는 새민련을 지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 동안 친노 및 486들이 해온 패악질이 또 한 번 결과가 나오는 것이지요. 겉으로 보기엔 문재인이 지지율 높고 대세가 되어가는 것 같아도, 그 이면은 곪아터진 지 오래인 게 새민련입니다. 괜히 정동영, 천정배가 뛰쳐 나간 게 아닙니다.

 

 문재인은 지저분한 룰변경에 힘입어, 당원들의 지지가 아닌 여론조사를 토대로 당권을 잡았습니다. 이번은 그 첫 번째 검증무대입니다. 깨시스트들은 역시나 정동영과 천정배를 가혹하게 비난하고 있던데, 파시즘의 확산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동영과 천정배는 애 좀 써줘야 합니다.

 

 많은 대중들이 달레반 깨시스트들의 상징조작과 언론 플레이에 속고 있습니다. 그 상징조작을 일부라도 파하려면, 일단은 친노세력이 야권의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걸 좀 더 잘 증명해야 합니다. 지금껏 그 선택지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것은 손학규와 안철수였습니다만, 그들은 각자 대실수를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지요. 정동영이나 천정배가 그들과 같은 대안적 위치까지 자리매김하긴 어렵겠습니다만, 그들이 유시민식 몽니를 부릴 수 있는 정도의 위치만 올라가도 전반적인 정국엔 영향은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젠 치킨런이 남았습니다. 사실 저한테 가장 재미있는 시나리오는 관악을에서 새누리 오신환이 당선되고, 정동영이 2위를 하고, 새민련 정태호가 3위를 하는 동시에 변희재가 통진당 이상규한테도 밀려 꼴지를 하는 겁니다. 관악 주민들은 한번쯤 진지하게 지역을 위한 의원을 고를 필요가 있겠습니다. 순천 사람들이 그랬듯이요.

 

 전부터 이야기해온 건데, 박원순은 진정한 사고뭉치입니다. 그가 사고치고 다니는 걸 보면 광역자치단체장으로는 할 수 있는 거진 최대치의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저기 홍준표도 박원순에 비하면 제 보기엔 밀립니다.

 

 그는 이번 달 초 양천구에 쓰레기 500톤을 쌓아놓는 만행을 저지르더니, 도로교통 혐오자답게 결국 9호선 대란을 발생시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깨시민 파시스트들이 박원순 변호하는 걸 보면 정말 기가 막힙니다만, 이미지뿐인 정치인을 뽑은 대가는 결국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9호선은 이미 예~전부터 콩나물 시루였습니다. 계획보다 운임이 낮았기 때문에 사람이 더 몰려들었지요. 공항철도 운임일원화 시점부터는 대한민국 공식 넘버원 지옥철이 되었고요. 그런데 박원순은 그렇게 낮은 운임을 강제하고 맥쿼리와 싸우면서도 9호선 증차에는 제대로 열의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실질적으로 서울시민에 큰 손해를 가져다주는 재구조화만 했지, 시민을 위한 준비에는 진지한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뻔히 이런 사태가 빚어질 건 예상되었는데 말입니다. 지금 서울시가 대응이라고 하는 것 중 하나가, 5대 혼잡 역에 구급차를 가져다두는 겁니다. 정말 멋진 해결책이죠. 증차는 내년 9월에나 된답니다.

 

 박원순의 이런 어이없는 행태는 한두 군데에서 발견되는 게 아닙니다. 근래엔 서울역 고가, 광화문 앞 도로도 없애버린다고 밀어붙이고 있지요. 작년엔 지하철 사고 났고, 안전에 쓰는 예산 줄인 것도 드러났고요. 그와 같은 정치인을 뽑으면 시민이 고생합니다. 심지어 그는 서울시내 도로 폭을 좁히자고까지 주장했었지요. , 그리고 맥쿼리랑 싸우면서 운임 가지고 온갖 착한 척은 다하더니만 이젠 또 운임 대폭 올리겠다네요? 깨시민 파시스트들은 평소엔 운임 조금만 올려도 입에 버블보블 물더니, 박원순이 올리니 착한 요금인상이라는 식으로 변호를 해주고 있고요. 정말 웃기지도 않아요.

 

 시민들도 바보는 아닙니다. 이런 짓이 누적되니 한때 1위 달리던 박원순 차기 대통령 지지율은 뚜렷한 하향세입니다. 사실 서울시장도 되지 않아야 했던 인물이지요.

 

 그러니 이 모든 게 오세훈, 정몽준 탓입니다. 오세훈이 그 바보짓만 안 했어도, 안철수가 양보만 안했어도, 정몽준과 그의 아들이 그런 멍청한 짓만 안 했어도 이런 사단은 안 났습니다.

 

 물론 9호선은 당연히 서울시민만 타는 게 아닙니다. 주변 다른 도시민들에게까지 민폐인거죠. 그리고 아직 9호선의 진짜 헬게이트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20173단계 개통되고, 마곡지구가 개발되고, 2018년에 김포도시철도가 완공되면 정말 끝내줄 겁니다. 과연 박원순이 그때를 위해 제대로 준비하고 있을까요?

 

 박원순의 후임 시장은 아마 적잖은 고생을 해야 할 겁니다. 박원순이 해온 정치쇼 같은 거 말고, 진짜 고생을 해야 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