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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17 복날 개고기 이야기 47

복날 개고기 이야기

식이 2016. 7. 17. 17:17 Posted by 해양장미

 복날이라 개고기 이야기가 좀 나오는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식재료를 가리진 않는 편입니다.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으려는 편이긴 한데, 육상무척추동물에는 약하기 때문에 그 계열은 달팽이와 번데기를 제외하면 먹지 않습니다. 혐오해서 못 먹는 쪽이지요.

 

 그 외에 개고기도 먹지는 않는데... 아무래도 자라면서 개고기 먹는 걸 꺼려하는 쪽의 문화적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성인이 된 후 먹으려는 시도를 해본 적은 있는데, 막상 개 도축해 놓은 걸 보니 식욕이 사라졌고 너무 비싸서 포기했습니다.

 

 그렇지만 개를 먹어본 적은 있는데, 요리가 아니라 개소주로 먹어봤습니다. 어릴 때 유독 맛있는 한약을 여러 차례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크고 나서 그게 개소주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붕어탕이나 잉어탕 같은 것보다 훨씬 더 맛있었기 때문에, 개고기는 맛있는 고기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나는 무언가를 잡아먹는 걸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게 멸종위기종이 아니라면 말이지요. 내가 꺼려하는 걸 남에게 강요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메뚜기볶음을 못 먹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먹는 사람을 싫어하거나 못 먹게 하진 않습니다. 그게 영양학적으로 훌륭하다는 것도 알고, 맛이 있을 거란 것도 압니다. 그저 근거 없는 혐오감 때문에 못 먹을 뿐이지요. 다른 먹을 게 없고, 배가 매우 고프다면 먹게 될 거란 것도 알고요.

 

 나는 개고기의 도축과 유통을 국가가 관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지 않고 있는 정부를 직무유기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한국 사람들은 개를 많이 먹습니다만, 개보다 덜 먹는 다른 동물들보다도 관리가 안 됩니다. 이는 개인적으로 개를 먹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만 개는 사실 대량사육하기가 힘든 가축입니다. 대규모로 키워 식육용으로 쓰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다른 동물과 달리, 개는 모아서 가둬 놓으면 시끄럽게 짖습니다. 개 농장은 이만저만 시끄러운 게 아닙니다. 밤에도 자극을 받으면 짖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이 살기 어렵습니다. 개들 수십 마리 이상이 짖으면 밤엔 그 소리가 정말 멀리까지 울려 퍼집니다.

 

 옛날처럼 집집마다 마당에 개가 있고, 그 개들이 동네를 뛰어다니다 다시 집으로 들어가던 시절에는 종종 개를 먹을 만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는 번식력이 좋고 튼튼하며 성장속도도 빠릅니다. 그렇지만 대량 사육해 유통하기엔 어려운 면이 있는 거랄까요. 쉽게 이야기해 공장식 축산이 어렵습니다. 개의 약한 피부와 활동적이고 예민한 성격은, 가둬 키우는 개를 쉽게 병들게 합니다. 딱히 식육용으로 개가 육종된 적이 없는 것 역시 문제를 일으킵니다.

 

 여기에 더해 생각이 짧은 많은 애견인들과 자문화 혐오자들과 오지라퍼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합니다. 개고기 식육이 제도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개들이 쓸데없이 고통 받고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위생적이지 못한 고기를 먹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개고기 먹는 것을 야만적으로 취급하는 서구인들의 오만과 폭력, 그리고 어리석은 망각에 대해 저항하고, 그들의 잘못된 시각을 고쳐 줄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개를 먹는 것보다 서구의 개 육종이 훨씬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행위입니다. 그리고 자칭 애견인들 중 대부분은 키우던 개를 버리지요. 그러고는 개고기 먹는 것을 반대하는 모순을 저지릅니다. 개고기를 먹는 것은 논쟁거리가 되어야 할 일이 아닙니다. 국가의 직무유기를 지적하고, 문제를 개선해야 할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