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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도이칠란트전 감상

운동 2018. 6. 28. 02:01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공식 월드컵 송입니다.

 

https://youtu.be/kFMZUxX6K6o




 

 선발이 누군지 안 보고 있다가 킥오프 후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파악 후부터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지요.

 

 우리나라 선수들은 축구를 못 하는 게 결코 아닙니다. 선수들의 전력만으로 보면 적어도 대표팀 레벨이라면, 세계 그 어떤 팀을 상대로건 승리를 노릴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어차피 대표팀은 어느 나라건 그리 수준이 완벽하지 않고요. 우리나라에도 축구를 잘 하는 선수는 많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제대로 된 팀이 된 적은 거의 없었다는 데 있지요. 이에 대해서는 하고픈 말은 예전부터 많았습니다만, 프로 스포츠 이야기 같은 건 웬만하면 안 하려는 블로그라 안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선발은 아주 좋았는데, 일단 기성용을 쓸 수 없게 된 것과 아마도 신태용이 고집을 꺾은 게 이유라 생각합니다. 일단 나는 기성용 개인의 기량과는 무관하게, 대표팀에서 기성용을 주전으로 쓰는 데는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입니다. 기성용을 쓸 때 발생하는 단점들이 워낙 많기 때문인데, 이번 경기는 기성용을 안 쓸 때 어떤 식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는지가 증명된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황희찬을 기용하지 않은 것도 좋은 선발이었습니다. 나는 황희찬이 대표팀의 주전이 될 만한 기량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자철을 살리려면 황희찬이나 기성용을 같이 쓰면 안 됩니다.

 

 장현수를 미드필드에 둔 것도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나는 그는 수비수에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볼을 잘 다루는 선수인데, 수비력이 너무 나쁘거든요. 롱킥도 못 차고요.

 

 또한 이러한 선발에선 풀백 부담이 적기 때문에, 이용과 홍철 두 풀백이 본래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풀백은 얼마나 부하를 주느냐에 따라 카메라에서 보이는 기량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직관을 하면 풀백의 부하를 쉽게 볼 수 있지만, TV로 보면 잘 보이지 않아서 전술적인, 그리고 선수들 특성을 조합할 때 나오는 결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집니다.

 

 충분히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경기를 방해한 건 주심이었습니다. 이번 경기의 주심은 최악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비리 그 자체였는데 피파랭킹 1위인 도이칠란트가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피파 묵인 하에 조작질을 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기 충분했습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의 더러운 면은 익히 보아왔지만, 이번의 더러운 정도는 무척 심각했습니다. 내가 월드컵을 그다지 사랑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지요.

 

 위기가 여러 번 찾아왔습니다. 좀 심각해질 수 있었던 건 전반에 이재성의 다리 근육이 경련한 순간이었습니다. 그가 쓰러졌다면 경기가 아주 어려웠겠지요. 다행히 그는 이겨냈고요.

 

 과부하가 걸린 구자철이 55분에 아웃된 건 분명히 좋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황희찬이 들어왔을 때, 정말 좋지 못한 교체라고 생각했지요. 신태용의 부족함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잘못된 교체는 재교체로 확실하게 증명됩니다. 구자철이 쓰러진 순간 고요한을 넣었어야지요. 신태용의 역량을 생각할 때, 선발이건 전술이건 그의 주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치가 해낸 것이겠지요.

 

 조현우 키퍼는 막은 건 전혀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훌륭한 선방을 이어나갔지요. 다만 골킥은 좀 심하게 문제였는데, 킥할 때 정성룡이 여러 번 그리워지다가도 선방 볼 때마다 정성룡이라면 먹혔겠다 싶었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한국 국가대표엔 조현우 같은 타입이 좋습니다.

 

 김영권은... 그가 어렸을 때 나는 그에게 큰 기대를 했었습니다. 참 좋은 재능이라고 생각했고, 실제 서울을 꺾고 광저우를 우승시킬 때만 해도 유럽에도 통할 선수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이후 중국화 되더니 중앙수비조무사 소리 들을 정도로 형편없어졌었습니다. 그랬다가 갑자기 월드컵 시작하면서 장점을 되찾았고, 이번 경기에선 걸렸던 저주라도 풀린 것처럼 본래의 기량으로 돌아왔습니다. 유럽으로 이적하고 싶어진 걸까요. 여하튼 그가 이번 경기 MOM이라 생각합니다.

 

 장현수는 여전히 심각하게 부족한 수비능력에 더해, 그가 피보테나 BTB로는 꽤 쓸 만한 선수라는 걸 증명했습니다. 그의 수비력으로도 중국리그나 J리그에서는 통하니까 수비수를 하고 있긴 할 건데, 그에게 어울리는 자리는 그 자리는 아닐 겁니다. 차두리도 처음부터 풀백으로 뛰었다면 더 높은 수준의 선수가 될 수 있었을건데요.

 

 그 외 전반적인 선수들이 다 잘하는 가운데,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나 이런 경기에서 잘 활약할 법한 이승기, 김승대 같은 선수들을 뽑지 않은 걸 떠올렸습니다. 이겼으니 됐습니다만. 황희찬 투입 후 재교체는 백번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만약 도이치 선수들이 제 기량이었다면 힘들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고메즈건 뮐러건 내가 예전에 봤던 그 선수들은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결국 골을 넣었을 때도 주심은 편파판정했지만, VAR가 살렸습니다. 거기서 경기는 실질적으로 끝났고, 추가 쐐기골은 더 잃을 게 없는 노이어가 자리를 이탈하면서 발생했지요. 다이렉트 골이 되나 싶었는데 좀 어긋나서 손흥민이 마무리했고, 손흥민은 94년 홍명보, 2002년 안정환 이후 오래간만에 한 월드컵에서 2골을 넣은 한국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러고도 16강은 못 갔지만요. 스웨덴이고 메히꼬고 못 이길 팀은 결코 아니었기 때문에, 아쉽긴 합니다만, 국가대표팀이 좀 제대로 하는 경기 본 건 최강희 감독의 데뷔 경기 이후 처음이라 기쁘네요. 지난 아시안컵은 준우승하긴 했지만 경기 내용은 별로 좋지 못했거든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나라 선수들 축구 못하지 않습니다. 제대로만 짜 맞춰 돌리면 본선 진출 정도는 쉽게 할 수 있는 실력들입니다. 히딩크 이후 그걸 해낸 감독이 없을 뿐입니다. 허정무 때도 감독이 잘 해서 16강 간 건 아니었어요.

 

 우리나라 선수들 잘했습니다. 그렇지만 신태용 유임은 반대입니다. 그는 적당히 박수 받으며 떠나면 됩니다. 물론 암울 그 자체였던 홍명보와 슈틸리케보다는, 그는 명백히 나은 감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