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 스웨덴전 패배 감상

운동 2018. 6. 18. 23:58 Posted by 해양장미


 4년 전 브라질에서 답 없는 졸전을 벌인 후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같은 감독이었던 슈틸리케로 허송세월한 기간이 너무 길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이 정책은 엉망이라도 인기는 좋듯, 슈틸리케도 감독으로는 바닥 수준의 능력이었지만 초반 승률은 좋았고 언론 플레이에 능했지요.

 

 신태용은 홍명보나 슈틸리케보다는 명백하게 나은 감독입니다만, 우리나라 대표팀을 맡기에 적합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스럽습니다. 그 의문이 이번 경기에서 결과로 드러났는데, 역시나 최악은 아니지만 약간만 기준을 높이고 봐도 미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습니다.

 

 스웨덴전의 기본적인 포진은 일단 신태용이 하던 게 아닙니다. 전북 현대 모터스의 축구 비슷한 걸 했지요. 그런데 그렇게 하기엔 사이드가 부실했고, 황희찬과 구자철을 동시기용하는 건 내 생각엔 어떻게 봐도 균형이 좋지 않으며, 이런 방식의 축구를 할 거면 이동국을 뽑지 않은 걸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신태용이 한 축구는 이동국이 아주 활약하기 좋은 축구입니다.

 

 김신욱은 좋은 포워드지만, 원톱으로는 좋지 않습니다. 김신욱은 활용하기 쉬운 선수가 아닌데, 신태용도 김신욱을 잘 활용하지 못합니다. 김신욱이 오늘 아무 것도 하지 못한 건, 그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구성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구자철은 제주 시절에는 아주 좋은 선수였습니다. 박경훈 감독은 구자철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알고 있었고,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 했지요. 그렇지만 그가 유럽에 간 이후에는 공을 끌고 다니는 돌격대장 같은 스타일이 되어버렸고, 볼을 간결하게 처리하는 법을 잊어버렸지요. 그의 성향을 이해하고 잘 사용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신태용은 구자철을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습니다.

 

 황희찬은 그런 유형의 포워드를 우리나라 축구인들이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나는 그의 탁월한 저돌성에도 불구하고 그에게서 저돌성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좀 더 스마트하게 뛸 필요가 있고, 슈팅을 개선해야 합니다.


 역시나 내 생각에 이번 선발의 문제는 구자철, 황희찬, 손흥민 세 명이 모두 돌격하는 스타일이라는 겁니다. 스마트하게 패스를 하면서 잘라 들어가는 타입이 아니라, 에이스 놀이를 하려는 스타일들이기도 한데, 자꾸 이 셋을 동시에 출전시키는 이유를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결과는 0유효슈팅이었지요.

 

 수비는, 김영권이 모처럼 수비수답게 수비하면서 중앙수비조무사 같은 오명을 벗은 데다 조현우 키퍼가 최고의 활약을 펼쳐 1골밖에 실점하지 않았습니다. 키퍼가 4년 전 퐈이야~~~~였다면 더 실점했을 것 같긴 한데, 정성룡이 나쁜 키퍼는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수비가 습자지마냥 약한 한국 대표팀 특성을 고려하면 조현우 같은 키퍼가 어울리는 것 같긴 합니다.

 

 그러나 장현수의 대활약은 이번 경기의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는데, 어이없는 패스미스를 남발했지요. 박주호를 부상 입혀 월드컵에서 퇴출시키고, 실점 장면에서도 어이없이 공격권을 헌납하여 박주호와 교체되어 들어온 김민우가 PK를 허용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장현수가 가장 심각하긴 했지만, 전반적인 빌드업이 너무 나빴습니다. 내 생각엔 선수 구성이 빌드업을 하기에 좋지 않습니다. 신태용이 의도하는 걸 잘 모르겠습니다. 패스 & 무브를 잘 할 줄 아는 선수가 이재성과 기성용뿐입니다. 돌격대장이 셋 있으니, 어느 쪽 돌격대장으로 볼이 가건 거기서 끝납니다. 기본 포메이션상 풀백 부하가 너무 커서 풀백이 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무난하게 졌습니다. 그래도 4년 전보단 좀 나았네요. 4년 전엔 훨씬 더 못했던 것 같거든요.

 잘 안하는 개인적 이야기입니다만, 내가 다녔던 어린이 시절 학교는 축구 인기가 매우 좋던 곳이었습니다. 유명한 프로축구선수도 나올 정도였어요.

 

 그러다보니 남학생들 뿐만 아니라 여학생들도 축구를 좀 하긴 했습니다. 자주는 안 했고, 가끔입니다만... 옛 이야기가 되었지만 한국에서 여학생들이 축구하는 건 아직도 드물겠지요. 한국에서 운동장 전체를 쓰는 운동 중 대중적인 건 축구뿐이지요?

 

 일반화시킬 수는 없습니다만, 나의 경험으로 여학생들한테 축구를 시켜 놓으면, 축구사적으로 대략 19세기 식 축구가 재현됩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 포지션의 개념이 사라집니다. 진지하면 진지할수록 키퍼 제외 전원이 공을 향해 달립니다. 경험도 코치도 지식도 없으니 일어나는 일이겠습니다만, 나는 남아들은 이런 문제에선 본능적으로 역할을 나누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여아들은 잘 그러지 않는다고 추정합니다. 이는 사냥 유전자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넌 좀 수비보라고 해도 바로 수행이 안 된단 말이지요.

 

 그리고 어쩌다 그런 일이 벌어진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어쨌든 한 번은 여학생 대 남학생으로 교사가 심판을 보는 가운데 성대결 축구를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2차 성징 전이니 신체능력이 큰 차이까지는 아니었습니다만... 40분간 경기한 스코어는 대략 2:21 정도였던 것 같고 두 골은 처음에 남학생들이 일부러 봐주느라 실점한 것이었으며 10골 정도 넣은 후에 남학생들은 전혀 축구를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축구는 성대결을 벌이기 적합한 종목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원래 여학생들이 좋아하는 건 고무줄놀이와 공기였지 축구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미국에선 축구가 여자 운동이라지만 한국에선 그렇게는 잘 안되나 봅니다. 고무줄은 여학생 전용 놀이였지만 공기는 아니었는데 여학생들이 잘했었습니다. 고무줄은 운동량이 있고 고난이도가 되면 살짝 아크로바틱에 가까워집니다만 공간을 많이 안 쓰기 때문에, 운동장은 남학생들이 주로 썼지만 거기에 불만 가진 사람은 없었고, 그보단 고무줄하기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걸 중요하게 여겼었습니다. 반그늘에 공이 날아들지 않는 곳이 좋은 자리입니다. 소녀들은 전우의 시체를 넘고 고무줄을 넘었었지요.



 한편으로 위례별초 페미 교사를 옹호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권미혁, 금태섭 두 의원. 전교조. 그리고 성폭력 무고죄를 폐지하려 나서는 대표적인 단체 한국여성의전화. 또한 게구리 게이머를 괴롭히다 결국 공개 사과했으며 동춘동여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활동했다고 알려진 전디협 등이 나섰습니다. 정말 잘 어울립니다. 위례별초 교사는 아들을 임신했다는 것에 혐오감을 드러내며 한탄을 했었다고도 알려졌지요. 그것이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교사였다면, 남들을 불쾌하게 만들 시간에 소녀들에게 뛰어 노는 법을 알려주려 노력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옛날엔 뛰어노는 여아를 보는 게 어렵지 않았거든요.


 소녀들의 운동을 위해 필요한 건 페미니즘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