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심장을 찌른 메리 바라

경제 2018. 11. 28. 13:56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RurThAiey3Y

 



 도널드 트럼프는 중간선거에서는 선방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재 그의 입지는 매우 나쁩니다. 그가 우습게보던 아베 신조는 선거 얼마 전 그에게 크리티컬 히트를 날렸는데, 그건 사실 우리나라에도 치명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가 불어넣어준 거품과 함께 승천하던 FAANG은 위태롭고, 예견처럼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그의 퇴로를 막고 있는 상황이 되어 있었지. 여기에 더해 이번엔 메리 바라가 그의 심장을 찌른 것 같습니다. 그러게 교만하게 나서서 적을 너무 많이 만들면 안 된다니까요.



 메리 바라는 현직 GM 회장입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에선 욕 많이 먹고 있는 여자인데, 내가 보기엔 좀 심하다싶을 정도로 미래지향적인 성향입니다. 멀리 보고, 가까이 있는 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강하게 돌격하는 스타일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유형의 경영자는 남들이 절대 못 하는 것도 합니다.

 

 그녀가 뭘 했는지는 다음 기사에서 일단 보세요.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25&aid=0002866599

 



 군산 GM공장 닫은 건 서막이었습니다. 메리 바라는 기존과는 아예 다른 방식으로 자동차 산업에 접근하고 싶어 합니다. 선제적으로 변화해서 미래를 주도하고 싶어 하지요. 나는 그녀가 우리나라에서 추가적으로 발을 뺄 거라 예상합니다.


 

 이러한 메리 바라의 행보는 트럼프에겐 치명적입니다. 트럼프는 러스트 벨트 백인 노동자의 표를 얻어 대통령이 된 인물이고,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은 그가 가장 오래 공들여 온 패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건 심장을 찔린 것이지요. 현재의 트럼프에겐 그런 공격에 대응할 만한 카드가 별로 없고, 이미 많이 당해서 격을 더 허용할 만한 입장도 아닌데 추가적인 치명상을 입은 것입니다

 

 나는 메리 바라로 인해 세계 경제의 단기적인 흐름 전반에 나비효과가 생길 걸로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워낙 무리하게 무역전쟁을 이끌어왔고, 그러면서 보기보단 점차 수세에 몰려왔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어요. 트럼프의 잘못된 경제정책이 메리 바라가 과감한 선택을 하게끔 부추긴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는 다음과 같이 반격에 나섰지만, 그가 마음대로 보조금을 삭감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습니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112806415967126



 그리고 나에게는 잘 나갈 때 경영자가 공장을 닫고 노동자를 15천명이나 감축한다고 선언할 수 있는, 미국의 경영환경과 문화가 정말로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야말로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지요. 문재인 정권 들어 우리나라는 그 쌍용차 노조가 복직했는데요. 사업가라면 어느 나라에서 사업하고 싶을까요? 글로벌 기업은 어느 나라에건 공장을 세울 수 있고, 투자자본은 국적이 없습니다.

래디컬 페미니즘 시대와 산업

사회 2018. 5. 8. 14:43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oecQhnSj_sw

 

 

1)

 

 해외여행객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2030 여성의 해외여행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2030 여성은 남성들에 비해 해외여행의 빈도나 소비성향이 높고, 남성들에 비해 비즈니스로 출국하는 빈도는 낮습니다. 관련기사를 하나 링크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9&aid=0004142285

 

 해외여행 자체를 문제 삼을 생각은 없습니다만 이런 트랜드에는 비용이 있습니다. 일단 해외여행은 비싼데, 해외여행가서 쓰는 돈은 국내 관점에서 보면 유출되어 소모되는 것입니다. 국내에서 쓴 돈은 증식되면서 돌지만 유출되면 그런 게 없단 말이지요. 물론 항공사나 여행사, 면세점 등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만 제한적입니다. 돈을 모으고 모아 여행에 쓰는 청년 여성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건 내수경제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청년 여성의 해외여행 증가는 성별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해외여행은 비싸고 소비적이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 많이 다니면 재산이 모이지 않습니다. 미혼 여성이 해외여행을 다닐수록 혼인할 땐 남성이 더 많은 경제적 부담을 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그리고 그게 여성에게 좋은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만일 남편 쪽의 결혼 자금을 시부모가 공급했다면, 그 시부모는 높은 확률로 투자한 돈 만큼의 보상을 요구하게 되어 있습니다.

 

 한편으로 청년 여성들 중 비혼주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데, 그런 비혼주의자들의 소비성향이 딱히 덜하지 않다는 것도 경계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대체로 청년 여성들은 청년 남성보다 재산을 잘 모으지 못하는데, 수입도 더 나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

 

 대조적으로 청년 남성이 좋아하던 스포츠카 산업은 크게 쇠퇴했습니다. 국산차를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투스카니 같은 차량이 제법 많이 팔렸고, 그 이후엔 포르테 쿱이나 1세대 제네시스 쿠페가 꽤 팔렸지요. 비교적 렴하게 즐길 만한 스포츠 모델이 그래도 좀 팔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제네시스 쿠페도 아반떼 쿠페도 K3쿱도 모두 단종이고 아반떼 스포츠 모델이 나왔지만 4도어이며, 그나마 벨로스터 정도가 스포츠 모델입니다만 예나 지금이나 잘 팔리는 차는 못됩니다. 물론 같은 시기에 흔히 SUV라 부르지만 실제 SUV라 할 수는 없는, 모노코크 구조의 도시형(?) SUV차량 - SUVSport Utility Vehicle의 약어로 본래 오프로드를 달리기 적합한 레저 캠핑용 차량을 뜻합니다. 국내에서 현재 시판중인 전통적인 SUV는 모하비, 렉스턴을 꼽을 수 있습니다. - 의 판매는 크게 늘었고 이는 보다 가족적인 (청년 남성의 평균초혼연령은 전보다 많이 늦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구매라 할 수 있습니다.


 

 여성 운전자들은 높이가 높고 크지 않은, 소형 SUV를 좋아합니다. 높이가 있는 게 시야가 좋다고 생각하고, 스커트를 입고 타고내리기도 좀 더 쉽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여성들이 좋아할 만 하게 디자인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팔릴 것 같습니다. 티볼리 같은 경우 현재 남성보다 여성 구매가 많은 차량이기도 합니다.

 

 

3)

 

 도서정가제의 극단적인 개악 이후 전반적인 도서시장은 크게 위축되었고, 그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많은 매출을 올린 걸로 페미니즘 서적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청년 여성들의 피해의식을 자극하고 붐을 일으킨 셈인데, 상업적인 성공이야 축하할 일이지만 대체로 그렇게 팔린 페미니즘 서적들의 사회적인 가치는 겨울철 땔감으로 최적입니다. 아무리 읽어도 삶의 질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것들이지요.




 

4)

 

 주택 공급의 경우, 정치권력은 1인 가구의 증가와 서민 신혼부부의 수요에 대해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대주택 같은 거 공급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문제의 본질은 넓이입니다. 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 중 전용면적이 30~40제곱미터인 집들이 많습니다. 이게 서민 신혼부부나 1인 가구가 선호하는 넓이지요. 실제 그런 아파트단지 보면 아이 키우는 신혼부부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신축아파트들은 대체로 작아봐야 전용면적이 70제곱미터 정도입니다. 70제곱미터는 1인 가구가 살기엔 과하게 넓고, 사실 신혼부부가 살기에도 너무 넓습니다. 그리고 비싸지요. 구조로 보면 30~40제곱미터는 대략 방 하나 거실 하나고, 70제곱미터는 방 3개에 화장실 2개짜리 집입니다.


 


 신축 소형주택을 원할 경우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빌라를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주거형태로 볼 때 단지규모가 있는 아파트만 못한 면이 많지요. 아이 키우기도 나쁘고, 각종 서비스가 필요한 1인 가구가 살기에도 별로고, 투자하기도 수익형부동산에 해당되기 때문에 좋지 않고요. 즉 이는 국가가 서민이 구매해서 시드머니를 불려갈 수 있는 소형평수 신축아파트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민간이 힘들면 LH공사라도 신축해서 분양을 해야 할 텐데 말이지요.

 

 비혼주의자의 증가와 주택수요, 공급 문제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돈이 정말 많다면 모를까, 근래의 주택공급 상황에서 1인 가구는 좋은 집에 살면서 재산을 불려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5)

 

 출산율과 혼인율이 급감하고 장기적으로 경기가 나쁨에 따라, 같은 도시, 심지어 같은 구 같은 동이라도 지역별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너 명 이상의 가족들이 사는 지역과 1~2인 가구가 많은 곳이 분리되고 있어요. 그리고 1~2인 가구가 많은 지역은 쇠퇴하고, 가족단위가 많은 지역은 발전합니다. 가구 당 인구가 많은 쪽은 상권이 유지되고, 가구 당 인구가 적은 쪽은 상권이 쇠퇴합니다. 가구 당 인구가 적은 쪽은 평균연령이 빠르게 증가중인데, 현실을 보지 않는 현 정권 권력자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인식은 하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6)

 

 개인적으로는 청년 남성들이 혼인율 급락의 직접적 원인이고, 래디컬 페미니즘은 트리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혼인을 주도해야 할 건 결국 남성인데, 남성들이 더 이상은 혼인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미국, 유럽 등지에선 이미 지나온 과정이지요.

 

 결혼 적령기 남성의 혼인 감소세가 여성보다 가파릅니다. 그 정도는 메갈 사건 이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해석하면 여자들이 혐오스럽게 굴었고, 남자들은 그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동시에 남성들은 PC, 콘솔, 스마트폰 게임 등에 대한 소비를 늘리고 있는데, 향후 VR AR이 많이 발달할 걸 감안한다면, 앞으로는 다수의 남성들이 현실 여성을 만나는 대신 VR, AR 상품을 소비하는 빈도가 높아질 걸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 되면 여성단체를 앞세운 정치권력 쪽에서 VR, AR에 대한 규제 등을 강화할 수 있겠고, 이게 정치적인 갈등의 소재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VR, AR에 대한 수요와 발전은 어떻게 해도 막을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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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문제점과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하여

사회 2015. 10. 19. 07:56 Posted by 해양장미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과 배기가스에 관련된 규제 및 관리 또한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전기차가 보다 각광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는데요. 본문에서는 전기차의 각종 문제점과 실제 친환경 교통수단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전기차는 그 장점만 보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훌륭합니다. 전기모터는 내연기관에 비해 거의 소음과 진동이 없고, 회전하는 순간 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내연기관 슈퍼카 못지않은 가속력을 낼 수 있을 뿐더러 변속기도 필요가 없거든요. 모터가 전기에너지를 쓰는 효율은 내연기관에 비해 한참 높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인류는 지금껏 전기차가 아닌 내연기관 자동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전동차는 철도에나 썼지요. 그 주된 이유는 저장이 안 되고 흘러 다니는 전기의 태생적 특성 때문입니다. 이 특성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게 화학적으로 전기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인데, 전기자동차의 문제 중 80%는 배터리에서 비롯됩니다.



 

 일단 전기자동차는 상당한 전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니까 매우 커다란 배터리가 들어가야 하지요. 예를 들어 현재 판매하는 쉐보레 스파크 EV모델은 무려 360V 60Ah규격의 245kg짜리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스파크처럼 작은 차도 중량급 모터사이클 한 대 무게정도의 배터리는 실어야 달릴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 정도 무게의 배터리를 실으면, 스파크 EV는 추가 충전 없이 신차일 때 120km 정도를 달릴 수 있습니다. 물론 배터리의 특성 상 충, 방전을 반복하면 배터리 최대 용량이 줄어듭니다.

 

 그러니까 현재 판매되는 전기차는 소형차 크기를 벗어나기 어렵고, 집에서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편도 50km 정도만 운행이 가능합니다. 돌아 와서 충전 다시 해야 하니까요. 그러면서 가격은 스파크EV가 그랜저보다 비싸니, 통상적인 기준에서는 도무지 탈 만한 물건이 아닙니다.

 

 물론 앞으로 배터리가 지금보다 저렴해질 수도 있고, 시내 곳곳에 충전소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다음에도 많습니다. 충전은 아무리 빨리 해도 주유만큼 빠르지는 않습니다. 주유소도 이따금 바글댈 때는 주유에 오래 걸리기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충전이 밀리면 어떤 난국이 벌어질지는 상상하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더구나 전기는 유지되는 게 아니고 사라져버립니다. 배터리는 오래 두면 자연적으로 방전되어 전력이 줄어듭니다. 오래간만에 차 시동 걸려고 하면 안 걸리기도 하잖아요? 충전해 둔 전기차는 그게 더 스펙터클하게 그런다는 말이지요. 또 전력은 송전 과정에서도 꽤 손실되고, 발전소에서 발전하는 걸 제 때 써주지 않으면 사라져 버립니다. 뽑아서 통에 담으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보존되는 오일하고는 아예 다른 에너지라는 것이지요. (물론 휘발유의 장기보존은 좀 어렵긴 합니다만.)

 

 그렇다면 전기차의 친환경성이나 에너지 효율은 어떨까요? 일단 전기차는 주행중에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습니다. 즉 전기차가 다니는 공간은 내연기관 자동차가 다니는 공간에 비해 청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꽤 장점이지요. 그런데 지구단위로 보면 조금 이야기가 다릅니다. 발전-송전-충방전에는 에너지가 소모되고, 어쨌든 발전에는 환경오염이 수반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용 내연기관의 효율은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증기 터빈을 사용하는 화력 발전소의 에너지 효율은 내연기관보다 훨씬 높긴 합니다. 그렇지만 위에 이야기했듯 전기는 생산되는 순간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얼른 송전해서 바로 쓰거나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저장을 해야 하는데, 일단 이 과정에서 손실이 상당합니다. 그리고 전기차가 충전 후 또 모터를 돌릴 때 에너지 손실이 일어나지요. 이걸 다 합치면? 일차적인 에너지 효율은 대략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거의 비슷한데 조금 나은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추가적으로 고려할 때 전기 에너지의 특성 상 만일 전기차가 많이 보급되어 야간에 일제히 충전을 한다면, 야간에 더욱 많은 발전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발전소에서 순간적으로 발전량을 늘리는 방식은 다분히 비효율적이며, 또한 애초에 넉넉하게 발전소를 건설, 운영하는 것 역시 비효율적입니다. 즉 전기 에너지의 특성 상 비효율과 손실이 쉽게 발생하기에 내연기관보다 딱히 우위일 게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어디까지나 날씨가 좋을 때에 한합니다. 차를 타고 다니면 계절변화에 따라 에어컨도 틀고 히터도 트는데 순수한 전기차는 냉난방 효율, 특히 난방 효율이 극악입니다. 에어컨을 틀면 내연기관 자동차도 기름을 많이 소모하게 되는데, 전기차는 주행가능거리 자체가 대폭 줄어들어 버립니다. 배터리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그나마 냉방은 낫습니다. 난방이라는 문제에 있어 전기차는 정말 비효율적인 게 되어버립니다. 내연기관차는 엔진을 돌리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고열이 발생하고, 그걸 난방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보통 자동차 히터는 틀어도 에어컨과는 달리 그리 큰 추가적 오일 소모가 없습니다. 그런데 전기차는 순수하게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 난방을 해야 합니다. 즉 겨울엔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한국처럼 추운 날이 꽤 지속되는 지역에서 전기차는 비효율적입니다. 물론 배터리라는 게 애초에 추우면 문제가 잦기도 하고요. 내연기관 자동차의 배터리도 겨울에는 곧잘 문제를 일으키곤 하지요.

 

 또 환경오염 문제에 있어, 같은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사용할 때 화력발전소의 배기 처리가 자동차보다 환경적으로 나을 수 있긴 합니다. 다만 전기차의 경우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게, 고용량의 배터리가 일으키는 환경오염입니다. 현재까지 개발된 고품질의 전기차용 배터리는 리튬과 흑연을 사용하는데, 이것들을 채굴하고 가공하는 데 적잖은 환경부담이 있습니다. 수명이 다 된 대형 배터리를 잘 회수해 재가공하는 것 역시 적잖은 자원이 소모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순수 전기차는 적어도 현행 인프라에서는 크게 의미 있는 대안이 아닙니다.

 

 다만 전기차의 단점은 주로 배터리에서 비롯되며, 전기 모터는 내연기관이 가지지 못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많이 운행되는 하이브리드 쪽이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지요. 내연기관은 낮은 RPM에서 토크가 제대로 안 나오고, 정지 -> 출발 과정에서 많은 배기가스를 배출하는데 전기 모터는 처음부터 토크가 나오니 둘을 결합하면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성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전기차에 비해 작은 모터를 쓴다 해도 일반 내연기관차에 비하면 큰 배터리가 들어가고, 전기차정도는 아니라도 배터리 특유의 단점을 감수해야 하긴 합니다. 내연기관에 큰 배터리가 같이 들어가니 차량 중량이 늘어나는 단점도 있고요. 무거운 차는 당연히 가벼운 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낮습니다. 결과적으로 하이브리드 가솔린 차량의 실연비는 근래의 디젤터보차만 못했지요.

 

 그렇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승용차로의 정숙성이나 주행성능, 그리고 배기가스 문제 등에서 디젤보다 우수합니다. 전반적으로 차의 성능이나 친환경성 등에서는 낫다는 거지요. 대신 아무래도 사용자 입장에선 비싸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연비가 조금 좋더라도 차 가격이 비싸다보니 손익분기를 넘기려면 상당히 많이 타야 합니다. 그런데 하이브리드는 그 특성상 시내, 근거리 주행에서 주된 연비 이익이 있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득보기 애매한 면이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환경에는 하이브리드가 이익이고, 스포츠카로 만들면 상당한 성능을 낼 수는 있지만 비싸고 무겁기 때문에 소비자에겐 별 이익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하이브리드가 대세가 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도시환경 개선을 위해 하이브리드를 더 보급하려면, 그만큼의 제도적 혜택을 줘야 합니다.

 

 그럼 진짜 괜찮은 대안은 없을까요?

 

 저는 친환경 교통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을 개선하는 데 꼭 그리 획기적인 게 필요한 건 아니거든요.

 

 사실 단순하게 도로에 다니는 차량의 평균 무게를 줄이기만 해도 친환경적이 됩니다. 근래 시판되는 자동차의 평균 크기는 많이 커졌고, 중량도 과거에 비하면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크고 무거운 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지요. 당연하지만 이런 경향이 환경에 좋진 않습니다.

 

 가벼운 차는 무거운 차에 비해 여러 이점이 있습니다. 연비가 좋고, 운동성능이 뛰어나며 대인사고시에도 사람을 덜 다치게 하고, 도로에 주는 부담도 적습니다. 그렇지만 근래 들어 자동차는 점차 무거워져왔지요.

 

 가벼운 차를 만들려면 작고 단순하며 부가기능이 적은 차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요즘 나오는 자동차는 대체로 크고 복잡하며 기능이 많습니다. 이는 마케팅 및 소비자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물입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가급적 많은 최신 기술이 적용되고 스펙이 뛰어난, 그리고 편안함과 안락함이 있는 차를 출시하고 광고합니다. 소비자들도 차의 크기를 중시하고, 현실적으로 경차 같은 건 도로 등에서 험한 취급을 받기 일쑤이기도 합니다.

 

 어떤 기술도 중력이라는 자연법칙상의 한계를 거스르기는 어렵습니다. 어쨌든 작고 가벼운 차가 환경에 좋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제도적으로도 작고 가벼운 차를 지원하는 게 맞습니다. 물론 이미 경차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있긴 한데요. 사견으로는 이 기준에 좀 이의가 있습니다.

 

 현재의 경차기준은 차량의 크기와 엔진의 cc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 기준은 몇 년 전에 완화되어, 요즘 한국 경차는 옛날 경차보다 크기가 큽니다. 그런데 문제는 근래 나오는 경차 중량에 비해 1000cc라는 경차의 엔진 배기량 한계가 너무 작다는 데 있습니다.

 

 이걸 조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배기량이 낮다고 무조건 연비나 친환경성이 좋은 게 아닙니다. 차량의 중량에 어울리는 엔진이 들어가야 효율이 좋아요. 엔진의 힘에 비해 차가 무거우면 엔진을 무리하게 돌려야 할 때가 많아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더 큰 엔진을 넣는 것만 못한 결과를 낳게 됩니다.

 

 그래서 사실 요즘 나오는 경차의 연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경차를 구매했다가 기대보다 나쁜 연비로 인해 실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실연비만 보면 경차와 준중형차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이런 건 엔진배기량을 제약하는 현재의 경차 기준을 바꿈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엔진배기량 대신 공차중량을 제약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 말입니다. 이렇게 하면 보다 친환경성도 있고 효율적인 경차기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차량을 덜 서게 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더 좋은 도로 시스템을 만들면 그게 친환경적이라는 것이지요. 자동차는 멈췄다 출발할 때 많은 연료를 소모하고 배기가스를 내뿜습니다. 그러니까 길이 막힐수록, 신호가 많이 걸릴수록 환경에도 안 좋다는 것입니다. 실제 운전을 하다 보면 설계가 좋지 못한 도로 시스템을 곧잘 만나볼 수 있는데, 그런 것들만 잘 개선해도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이야기를 더 전개할 수 있습니다. 도로 시스템의 개선과 전기차의 한계 극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 것입니다. 위에 이야기했듯, 전기차의 문제는 주로 배터리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니까 배터리에 의존하지 않으면 전기차는 좋은 교통수단이 됩니다

 

 결국 전기모터는 도로를 자유 주행하는 것보다는 레일을 타는 데 적합합니다. 그렇지만 레일만 타는 전동차는 이미 운행되는 전철일 뿐이니, 하이브리드 형태가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도로를 달리던 각각의 전기차가 레일에 와서 레일을 타고 전기를 공급받으면서 달리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건 기술적으로는 이미 그리 멀지 않습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건 PRT라는 교통수단의 한 타입입니다. 현재 운행되는 PRT는 아직 자차량이 레일에 도킹하는 형태는 아니고, 레일을 달리는 차량을 탑승자가 타는 타입일 뿐이지만 도킹 타입 역시 개발되고 있습니다. PRT라는 게 생소하신 분들이 대다수일 테니, 현재 운행되는 순천만 PRT 스카이큐브 사진을 참조 삼아 올려보겠습니다. 생긴 건 사실 전혀 큐브를 닮지 않았고, 실제 별명은 삼각김밥입니다.






 현재의 기술들을 모두 종합하면 소형 내연기관과 그리 크지 않은 배터리를 장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타입의, 자차량이 레일에 도킹하는 타입의 경형 PRT 인프라를 구축하고 차량을 보급하는 게 가장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 교통수단을 묘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새로운 차종은 작은 차량으로, 기본적으로는 소형 전기 모터로 운행되지만 작은 가솔린 엔진도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짧은 거리는 일반 전기차처럼 달릴 수도 있지만, 여의치 않을 때는 가솔린 엔진을 돌려 다닐 수도 있습니다. 선택은 자유입니다. 배터리도 엔진도 크지 않기 때문에 차량의 중량은 가볍고, 연비가 좋습니다.

 

 그리고 이 차는 원거리를 이동할 때는 PRT 레일을 이용하게 됩니다. 도킹 시스템을 이용해 전력이 공급되는 레일에 올라타면, 지정한 목적지로 레일을 타고 자동 주행을 시작합니다. 레일을 타는 도중엔 직행열차처럼 전혀 교통체증을 겪지 않고 고속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PRT 레일은 입체적인 네트워크 형태로 운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과정에 배터리 역시 충전됩니다. 매일 레일을 타고 출퇴근 등을 하는 사람은 이 덕에 따로 충전하거나 주유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시스템은 인프라 구축에 돈이 많이 든다는 걸 제외하면 사람위주의 수송에는 거의 단점이 없습니다. 시민들은 훨씬 빠르고 편한 교통수단을 가지게 될 것이고, 도시 공기도 청결해질 테고 전체적으로 친환경적입니다. 또한 시민들은 자가용 PRT를 구매하지 않아도 대중교통이나 렌트카 형태 등의 PRT를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기차를 충전하는 인프라로도 훌륭합니다. 레일엔 고압전기를 그대로 공급할 수 있어서 송전효율도 높고요.

 

 다만 워낙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계획대로 잘 안 될 수 있는 위험도 있기 때문에 이런 미래형 시스템의 도입에는 과감하면서도 신중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긴 합니다. 무엇보다도 PRT 도킹 시스템은 현재의 기술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아직 대중교통 인프라로 본격 활용하는 지역은 없기도 합니다. 조금 더 검증이 필요할 수 있지요.

 

 한편으로 이미 상용화가 되어있는 수소연료전지 이야기도 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수소연료전지는 기존의 화학전지와는 달리, 충전된 수소를 대기 중의 산소와 화합하여 전력을 발생시키는 전지입니다. 내연기관에 가스 충전하듯 수소만 충전해주면 전기모터를 구동시킬 수 있는 것이지요. 연료전지에서 전기가 발생할 때는 배기가스 같은 게 나올 리가 없고요.

 

 이미 수소차는 시장에 출시되어 시판되고 있습니다. 차량 자체는 기술적으로 거의 완성단계에 있다는 것이지요. 다만 일차적인 문제는 수소에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수소차의 연료는 수소인데, 이 수소 확보가 어렵다는 겁니다. 수소 자체야 우주 전체에서 가장 흔한 원자로 물만 해도 수소원자가 2/3지만, 현실적으로 순수한 수소를 얻으려면 에너지가 드는데 적어도 현재 기술로는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큽니다. 수소 분리할 에너지로 그냥 자동차 굴리는 게 훨씬 낫단 말이지요. 게다가 수소라는 물질 자체의 문제도 있습니다. 일단 수소는 분자가 너무 작아요. 그러니까 통에 수소 채워놓으면 아무리 잘 밀봉해놔도 알아서 점점 수소가 탈출합니다. 고무튜브나 풍선에 공기 채워 넣고 가만 두면 알아서 공기 빠지잖아요? 그거랑 비슷합니다. 폭발위험도 없지 않고요.

 

 또 수소전료전지 촉매 문제도 있는데, 현재 기술로는 백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일단 비싸요. 또 백금은 그 자체로 워낙 귀한 물질이라서, 백금을 쓰는 방식을 크게 개량하지 않는 한 수소차를 대중화시키는 건 불가능합니다. 백금 공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들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충분히 완성되지 못한 미래지향적 기술은 대부분 미완성으로 남습니다. 수소연료전지의 미래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우리는 바이크, 즉 모터사이클과 자전거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역시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모터사이클의 친환경성과 에너지 효율은 사륜 자동차가 따라가기 힘듭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제도적으로 바이크에 대한 제약과 차별이 심한 편이지요. 사회적 인식도 나쁘고요.

 

 몇 개월 전에 합법적인 국도주행을 하던 자전거가 버스의 위협운전으로 인해 위험한 일을 겪는 영상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다수의 운전자들은 위협운전을 한 버스가 아닌, 국도주행을 하는 자전거 라이더를 비난하는 무개념하며 도로교통법을 준수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한국인들이 가진 심각한 문화적 병폐에 의한 것이기도 합니다만, 동시에 제도적인 문제에 의한 것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도로교통체계 및 관리체계는 바이크를 타기 매우 좋지 못하며, 사륜차량이라도 경차를 타면 위협을 당하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큰 차를 타고자 하는 욕구를 강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제도, 체계, 인프라를 보완함으로 서둘러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자전거 도로라고 만든 것들도 실제 자전거를 타기엔 적합하지 않은 게 너무 많기도 합니다.

 

 바이크는 기술개발도 많이 되는 분야고, 근래 개발 중인 전동 벨로모빌 같은 건 페달 밟아 시속 160km 정도를 낼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인프라가 구축되어있지 않으면 첨단 바이크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벨로모빌이 생소하실 분들을 위해 사진을 하나 올리겠습니다. 벨로모빌은 누워서 타는 자전거인 리컴번트의 일종입니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자면,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게 꼭 대단한 첨단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모든 기술과 해결방안을 알고 있음에도 안 하는 게 많습니다. 현실을 개선할 충분한 의지와 추진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 문제보다는 거대담론이나 편가르기, 또는 마케팅 이미지에 심취하는 탓도 있겠지요.


 사람들이 진짜로 주변 공간에 대해 보다 중요하게 인식하고, 그에 대한 정치사회적 압력이 행사될 때 교통수단 역시 보다 친환경적이고 쾌적하게 바뀔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일단은 친환경은 커녕 주차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게 현실이긴 할테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