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하는 개인적 이야기입니다만, 내가 다녔던 어린이 시절 학교는 축구 인기가 매우 좋던 곳이었습니다. 유명한 프로축구선수도 나올 정도였어요.

 

 그러다보니 남학생들 뿐만 아니라 여학생들도 축구를 좀 하긴 했습니다. 자주는 안 했고, 가끔입니다만... 옛 이야기가 되었지만 한국에서 여학생들이 축구하는 건 아직도 드물겠지요. 한국에서 운동장 전체를 쓰는 운동 중 대중적인 건 축구뿐이지요?

 

 일반화시킬 수는 없습니다만, 나의 경험으로 여학생들한테 축구를 시켜 놓으면, 축구사적으로 대략 19세기 식 축구가 재현됩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 포지션의 개념이 사라집니다. 진지하면 진지할수록 키퍼 제외 전원이 공을 향해 달립니다. 경험도 코치도 지식도 없으니 일어나는 일이겠습니다만, 나는 남아들은 이런 문제에선 본능적으로 역할을 나누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여아들은 잘 그러지 않는다고 추정합니다. 이는 사냥 유전자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넌 좀 수비보라고 해도 바로 수행이 안 된단 말이지요.

 

 그리고 어쩌다 그런 일이 벌어진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어쨌든 한 번은 여학생 대 남학생으로 교사가 심판을 보는 가운데 성대결 축구를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2차 성징 전이니 신체능력이 큰 차이까지는 아니었습니다만... 40분간 경기한 스코어는 대략 2:21 정도였던 것 같고 두 골은 처음에 남학생들이 일부러 봐주느라 실점한 것이었으며 10골 정도 넣은 후에 남학생들은 전혀 축구를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축구는 성대결을 벌이기 적합한 종목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원래 여학생들이 좋아하는 건 고무줄놀이와 공기였지 축구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미국에선 축구가 여자 운동이라지만 한국에선 그렇게는 잘 안되나 봅니다. 고무줄은 여학생 전용 놀이였지만 공기는 아니었는데 여학생들이 잘했었습니다. 고무줄은 운동량이 있고 고난이도가 되면 살짝 아크로바틱에 가까워집니다만 공간을 많이 안 쓰기 때문에, 운동장은 남학생들이 주로 썼지만 거기에 불만 가진 사람은 없었고, 그보단 고무줄하기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걸 중요하게 여겼었습니다. 반그늘에 공이 날아들지 않는 곳이 좋은 자리입니다. 소녀들은 전우의 시체를 넘고 고무줄을 넘었었지요.



 한편으로 위례별초 페미 교사를 옹호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권미혁, 금태섭 두 의원. 전교조. 그리고 성폭력 무고죄를 폐지하려 나서는 대표적인 단체 한국여성의전화. 또한 게구리 게이머를 괴롭히다 결국 공개 사과했으며 동춘동여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활동했다고 알려진 전디협 등이 나섰습니다. 정말 잘 어울립니다. 위례별초 교사는 아들을 임신했다는 것에 혐오감을 드러내며 한탄을 했었다고도 알려졌지요. 그것이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교사였다면, 남들을 불쾌하게 만들 시간에 소녀들에게 뛰어 노는 법을 알려주려 노력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옛날엔 뛰어노는 여아를 보는 게 어렵지 않았거든요.


 소녀들의 운동을 위해 필요한 건 페미니즘이 아닙니다.

저강도(유산소)운동의 필요성

운동 2013. 9. 28. 01:29 Posted by 해양장미

 개인적으로 흔히 말하는 유산소운동, 즉 저강도의 운동을 하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평소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라고 권장하는 편이다. 운동 강도의 중요함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포스트, ‘어떻게 운동할 것인가?’ 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그러나 저강도운동이 유용성이 없는 건 아니다. 몇 가지 면에서 저강도운동은 실제로 필요하고 챙겨서 해주면 좋다. 다만 내가 고강도운동을 강조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너무 저강도로 운동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저강도의 고반복 운동은 기본적으로 운동량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미가 없는 편이다. 때때로 과도한 반복과 긴 시간으로 인해 관절이나 인대, 체근육 등에 악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그것은 실행 후의 문제다. 예를 들어서 과체중인 사람이 매일 2시간씩 걸어 다닌다면 분명히 그 행동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다만 우선적인 문제는 그걸 성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누구도 의미 없이 매일 2시간씩 걷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실제로 사람 몸이 휴식과 고강도 운동이라는 두 극단적인 형태의 운동만을 하도록 만들어져있지는 않다. 물론 운동 강도는 중요하다. 아무리 강조를 해도 모자라다. 특히 한국 여성들은 문화적으로 고강도운동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니까 한국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꾸준한 운동에 쉽게 실패한다. 실제로는 강하게 운동을 해야 안 지겹고 재미있고 성과도 좋은 법이다.


 그런데 강한 운동은 반드시 몸에 부담을 준다. 이 부담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은 더 강해지고 건강해지며 군살이 빠지고 탄력이 생기지만, 동시에 부상 위험과 통증, 피로를 동반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 통증과 피로는 좀 곤혹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회복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저강도운동이 필요해진다.


 운동을 조금이라도 해 보신 분이라면 근육통이 심한 날 산책을 했더니 오히려 근육통이 더 잘 풀린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소위 능동적 회복에 해당한다. 잠을 잘 때와 쉴 때, 그리고 저강도로 움직일 때 몸의 회복 매커니즘은 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신경계의 피로를 회복시키는 데는 잠이 최고다. 그렇지만 근육의 회복만 놓고 보면 좀 움직이는 게 나을 때도 있다. 그 편이 혈액순환이 더 잘 되고, 피로 물질을 더 잘 처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저강도운동을 통한 능동적 회복은 고강도운동 후의 회복 외에도 다양한 컨디션 조절에 유용하다.


 이런 능동적 회복은 운동 직후의 쿨다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해 정리운동의 개념이다. 본운동 후 정리운동으로 저강도운동과 동적 스트레칭을 하게 되면 피로 물질이 더 빨리 사라지고, 근육통이 덜하며 유연성에도 도움이 된다. 사람 몸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더욱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 흔히 말하는 ‘다이어트-즉 감량’자체에 저강도 고반복 운동이 어느 정도 유용한 것은 사실이다. 고강도의 운동은 실제 할 수 있는 양이 심히 한정되어있는 반면, 저강도의 운동은 더 오랜 시간 반복할 수 있고 그만큼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저강도 운동을 장시간 반복할 경우 근육이 소실되고 관절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지난 포스트 ‘대단히 어려운 목표’를 우선 참조하시길 바란다. 


 전형적인 다이어터의 경우, 체근육이 일부 감소하더라도 체중을 줄이는 게 우선시되곤 한다. 이 경우엔 고강도운동을 통해 체근육의 손실을 ‘줄이고’, 체형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추가적인 저강도운동으로 칼로리소모를 최대화시켜 체중을 비교적 빠르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포스트에서 말했듯 이런 방식이 계속 지속될 경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고강도운동과 저강도운동 각각의 기능을 잘 이해하고, 둘 모두를 각자의 목표에 맞춰 잘 활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체로는 저강도운동은 고강도운동을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되는 게 좋다. 순수한 저강도운동은 대단히 비효율적이며 결과가 좋지 못하다. 물론 그마저도 안하는 것보다야 낫지만.

 

 다만 저강도운동의 기준은 각자 다르다. 둘이 똑같이 운동하는데 한 사람은 지쳐서 힘들어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워밍업 같이 느끼곤 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프로 수준의 선수들이라도 도핑을 하는 게 아닌 이상 절대 매일 힘들게 운동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반인이 보기엔 프로 선수들의 몸 푸는 운동이 힘든 운동으로 보일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약쟁이는 자연인이 소화 불가능한 운동 프로그램도 소화할 수 있긴 하다. 대신 큰 대가를 지불하긴 하지만.


 아, 그리고 쿨다운이나 능동적 회복은 사실 남자들에게 더 필요하다. 운동 후 근육통은 남자들이 평균적으로 더 심하다. 여자들은 근지구력이 약한 대신 회복력은 대체로 좋은 편이다. 근육이 뭉치고 경직되는 것 또한 남자들이 더 심하므로 스트레칭도 더 필요하다. 그러니까 여자들은 남자들보단 평소엔 더 고강도 운동에 집중해도 된다. 



 식이에 대해서는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으니 이번에는 운동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우선 운동을 할 때는 자신의 목표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바디빌더 스타일의 운동은 최대한 근육 크기(근매스)를 크게 하려는 게 주목적이다. 그래서 사실 이런 방식은 슬림한 근육이나 마른 몸을 추구하는 대다수의 여성들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의외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근육 크기와 근력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물론 근력과 근육 크기가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 상관관계는 대략 30~50%정도는 어긋날 수 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서이다.


1) 폭발적인 근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근섬유 내의 아주 가는 근절인데, 실제 근육 부피를 크게 차지하는 것은 근절을 둘러싸고 있는 근형질이다. 근절이 근형질보다 발달한 근육을 속근(백근)이라 부르며, 이 근육은 낼 수 있는 힘에 비해 가늘다. 상대적으로 근절보다 근형질이 발달한 근육은 지근(적근, 자세유지근)이라 부르며 크기가 크지만 상대적으로 폭발적인 힘은 약하다. 대신 근형질이 발달하면 상대적으로 근지구력 등이 좋아진다.


2) 실제 근력을 사용할 때는 하나의 근육만 고립되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많은 수의 근육이 연계되어 움직이게 된다. 여기엔 근육과 근육을 있는 근막과 힘줄의 발달 및 소프트웨어 역할을 하는 신경계의 발달이 중요하다. 근막이나 힘줄, 신경계의 발달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힘에는 큰 역할을 하지만 겉보기엔 두드러지게 드러나지 않는다.


3) 실제 근력을 사용할 때는 2번에서 설명한 것처럼 여러 근육이 사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뼈와 근육이 붙은 위치에 따라 힘이 달라진다. 이것은 일종의 지렛대의 원리와 같다. 즉 근육이나 근막, 신경 등의 힘이 동일하더라도 뼈와 근육이 붙은 각도가 다르면 낼 수 있는 힘은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실제 근력 등과는 무관하게 특정 동작에서 낼 수 있는 힘이 유독 센 사람도 있다. 물론 그 반대도 있고.



 이 외에도 복잡한 여러 이유들 때문에 근육 크기와 근력은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각자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입장에 따라선 근육이 무조건 큰 게 유리한 경우도 있다. 바디빌더거나, 종목에 따라 무제한급으로 대회에 나간다거나 등등이 그렇다. 그러나 근육 크기는 작고 근력은 센 게 유리한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체급 경기라거나 체중이 가벼운 게 유리한 종목이라거나 할 때, 또는 대부분의 다이어트를 추구하는 여성들의 경우가 그렇다.


 많은 여성들이 탄력 있는 몸을 원하지만, 그렇다고 근육 크기를 너무 키우고 싶지는 않아한다. 그런데 이따금 원하는 것과는 달리 최대한 근육이 커지는 방식으로 운동하는 여성들이 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젊은 여성이 일정 이상 근육이 커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굳이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이 아닌 쪽으로 힘들게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이런 불상사가 생기는 이유는 대부분의 상업적 웨이트 트레이닝 방식이 바디빌더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웨이트를 하라는 권장사항과 실제 여성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웨이트 사이엔 꽤 폭이 넓은 강이 흐르는 셈이다. 그런데 정말로 웨이트 머신으로 적당히 무거운 무게 깔짝깔짝 여러 번 하면 쓸데없이 근육만 커지기 쉽다. 그건 근육 크기를 키우려는 사람들의 방식이다.


 애초에 운동 머신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재활 치료. 다른 하나는 바디빌드다. 이 두 가지 목적이 아니라면 머신을 할 이유는 없다. 머신은 일종의 제한된 운동방향을 가지는데, 이게 인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는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웨이트 기기만 그런 게 아니고 헬스장에 있는 트레드밀(런닝머신)이나 자전거 머신 등도 마찬가지다. 실제 뛰는 거나 실제 자전거를 타는 것과는 꽤 다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동해야할까? 만약 목적이 최소 근육 크기에 최대 힘이라면 이 답은 간단하다. ‘머신 없이 최대 강도.’ 예를 들면 딱 한 번 들고 더는 못들 수준의 바벨을 들거나 하는 게 가장 힘만 많이 세지고 근육 크기는 덜 굵어진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운동을 하면 주 근육이 커지기보다는 연동되는 근육이 많이 사용됨으로 인해 잔근육이 발달하는 경향이 있다.


 근력은 모든 운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근력이 없으면 효율적인 운동을 할 수 없다. 또한 근력의 감퇴는 인간의 노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편으로 한국에서는 체력을 검증할 때 지구력 위주로 테스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근력의 중요함을 무시한 결과다.


 또한 강한 근력을 가지는 것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근력 강화를 위해서는 보다 강한 힘을 내는 게 필요한데,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몸은 그에 맞춰서 적응한다. 그리고 이런 적응은 기본적인 근육의 에너지 소모량을 높인다. 모세혈관이나 미토콘드리아 등이 더 발달하고, 언제든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낼 수 있도록 대기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지으려면 소위 유산소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해야 할 것 같다. 운동을 흔히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으로 나누지만, 사실 이 분류는 정확하지 않다. 흔히 근력운동으로 분류되는 고강도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도 숨이 차고 심장이 빠르게 뛴다. 또한 보통 달리기는 유산소라 하지만, 100M 달리기 선수들을 보면 상당히 근육이 발달된 몸이다. 결국 실제로는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이라는 이분법은 옳지 못하다. 즉 운동은 고강도냐 저강도냐, 아니면 지속 시간이 어떠하냐에 의해 분류하는 게 더 정확하다.


 흔히 유산소운동이라 부르는 강도가 낮고 오래 지속되는 운동이 신체에서 소모하는 에너지나 사용하는 근육, 그 외의 각종 매커니즘은 고강도 운동과는 꽤 다르다. 사람 몸은 상당히 다양한 형태로 몸 속에 에너지를 저장하는데, 운동 형태에 따라 꺼내 쓰는 에너지가 다르다.


 저강도의 지속적인 운동이 다이어트용으로 각광을 받았던 것은 운동 시 체지방을 가져다 쓰는 매커니즘 때문이다. 체지방은 몸 입장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에너지 저장 방식이지만, 막상 고강도로 운동을 할 때는 가져다 쓰기가 어렵다. 포도당 같은 탄수화물이 바로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유형인 반면, 지방은 보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에너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방을 에너지로 쓰는 데는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다. 쉽게 비유하자면 체지방은 열량은 높지만 불이 잘 붙지 않는 연료와도 같다.


 반대로 저강도 운동이 이어지면 사람 몸은 체지방을 직접 연료로 쓰기 시작한다. 에너지 공급이 약간 느려도 무방하고, 고강도 운동에 비해 다른 기관에서 쓰는 산소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물론 몸에 저장할 수 있는 탄수화물 양은 지방에 비해 훨씬 제한적이다. 에너지 소모가 많다면 몸은 체지방을 바로 꺼내 쓸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알려진 대로 살을 빼려면 저강도 운동을 오래 해야 하는 걸까? 물론 그게 아니니까 이렇게 글을 쓰는 거다.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장시간 운동이 이어지면 몸은 체지방만 가져다 쓰는 게 아니다. 체근육도 가져다 분해해서 쓰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 운동하면서 체지방을 본격적으로 태울 때 쯤 되면, 우리 몸은 이미 체내 탄수화물 고갈을 걱정하여 지방이건 근육이건 가릴 것 없이 태워버리려는 단계에 접어든다는 것이다. 위에 말했듯 체지방을 바로 가져다 쓰는 건 쉬운 게 아니다보니 근육도 같이 가져다쓴다.


 사람 몸은 어떤 순간에든 포도당과 글리코겐을 남기고 강한 근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유지하려 드는 경향이 있다. 사냥감을 추격한 후 따라붙으면 그 다음 창을 힘껏 던지고, 격투를 하고, 그걸 어떻게든 들고 와야 하는 긴 세월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근손실을 막거나 줄이려면 한 번에 너무 길게 운동하지 말고, 길게 운동한다면 운동 전후는 물론 운동 중에도 충분한 에너지 공급을 해줘야 한다. 물론 운동 후의 휴식도 중요하다. 근육이 회복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 체지방은 어떻게 줄이는 게 바람직할지 궁금해할 분들도 있을 거라 본다. 그런데 사실 이건 그리 어렵지 않다. 체지방은 숨쉬기 운동만 해도 분해된다. 분해 자체가 힘들다보니 전력 질주를 할 때보다는 가만히 있을 때 잘 분해되는 게 체지방이다. 다만 우리 몸이 이것을 도로 채워 넣을 뿐이다.


 만약 고강도 운동을 해서 우리가 몸 안의 탄수화물을 고갈시키고 체근육에 자극을 받고 손상이 있다면, 우리 몸은 이 고갈된 탄수화물을 채우고 근육을 복구하고 더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쉽게 말해 에너지와 단백질이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체지방은 결국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운동 후 몸이 이것을 충분히 가져다 쓰면 저절로 체지방은 줄어든다. 음식 섭취를 같이 잘 조절할 필요가 있다. 방법은 본 블로그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요점을 정리해보려 한다. 이 글은 바디빌드를 원하는 사람보다는 일반인이나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을 위해 작성되었다. 또한 그 중에서도 운동으로 다이어트 좀 제대로 해보려는 여성들을 위해 신경 쓴 것이 많다. 그러니까 단도직입적로 이야기해서, 살을 빼려는 여성에게 가장 어울리는 운동은 (무리하지 않는 가운데)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도 높은 운동이다. 그게 가장 시간도 덜 걸리고 몸도 안 우락부락해지고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


 ‘난 힘든 운동은 싫어!’ 라고 거부부터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을 안다. 그러나 사실 그게 가장 힘들고 멀리 돌아가는 길이다. 예를 들어 공부할 때를 생각해보자. 잠깐이라도 제대로 공부하는 게 남는 게 있지, 건성으로 한참 들여다본다고 학력이 신장되는 게 아니다. 운동도 다이어트도 사실 그거랑 크게 다르지 않다.


 

운동해도 살이 안 빠진다는 사람들을 위하여

운동 2013. 6. 8. 14:53 Posted by 해양장미

 개인적으로도 살을 못 빼서 고생하는 비만인들을 몇 알고 있다. 사실 감량이라는 게 쉬운 건 아니라서 방법을 알아도 실패하는 경우가 흔한 거라, 방법을 모르면 정말 안빠지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본인 스스로 살이 많이 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살을 빼기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은 한다. 다만 그 노력이 요령이 없거나 잘못된 방식이거나, 노력 자체가 너무 부족해서 결국 살을 빼기에는 부족할 뿐이다. 본문에서는 왜 운동을 해도 살이 안 빠지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선적으로 꼭 이야기해야 할 게 있는데, 원래 적당히 운동으로 살을 빼려 해도 살은 잘 안 빠진다. 이게 뭔 소리냐 할 지 모르지만 정확히 대사량만을 소모시키는 걸 보면 그렇다. 운동을 어지간히 해도 몸이 태우는 에너지는 그리 많지가 않다. 인체는 비만으로 고생하는 현대인에게는 화딱지가 날 만큼 과도하게 효율이 좋은 운동 장치다. 인간이 개발한 어떤 기관도 에너지 대비 효율이라는 면에서는 인체의 효율성을 따라올 수 없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순수하게 강도 낮은 유산소운동을 통해 감량하려는 건 좀 바보짓이라는 거다. 예를 들어 ‘살을 빼기 위해 걸었다.’라고 한다면 그건 별 의미가 없다. 걸어봐야 살 안 빠진다. 물론 걷는 건 건강에 좋다. 양 다리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건강을 위해 좀 걸어야 한다. 그러나 살을 빼기 위해선 걷는 건 거의 무의미하다. 어지간히 걸어도 체근육이 적은 여성의 경우 오렌지주스 한 컵의 칼로리도 소모하기 힘들다. 특히 일정 이하 속도로 걷거나 런닝머신에서 걸으면 정말 살 빼는 데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개인적으로 보기엔 살을 못 빼는 사람도 걷는 건 잘 한다. 오히려 살을 빼야겠다는 의지 덕인지 평균보다 잘 걷는 사람도 많이 봤다. 문제는 어지간히 걸어봐야 살이 안 빠진다는 데 있다. 걸어서 살 쉽게 뺄 수 있으면 세상에 과체중은 있어도 고도비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이어트란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그렇지만 운동으로 살을 뺄 수 없냐 하면 그건 당연히 아니다. 내 말은 걷기 같은 순수한 유산소운동으로 칼로리를 태우는 식으로는 살이 안 빠진다는 거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적당한 속도로 걷는 건 워밍업 또는 움직임이지 진짜 ‘운동’이 아니다. 운동은 무산소계를 사용해 근손실이 일어나거나, 유산소의 경우 심박수가 일정 이상 올라가야 운동으로의 가치가 있다.

 

 그런데 왜 강도가 낮은 유산소운동이 체지방을 태워서 다이어트에 좋다는 이야기가 나왔을까? 이는 아마도 스포츠 의학을 잘못 해석한 결과인 것 같다. 실제 낮은 강도의 운동이 20~30분 이상 지속될 경우, 인체는 체지방을 직접 태워 에너지로 보급하는 경향이 있다.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할 때나, 운동시간이 짧을 경우 체지방을 직접 태우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에 충분한 근거가 있는 건 아니다. 우선 체지방에 들어있는 칼로리부터 보자. 체지방 1Kg가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품고 있을 것 같은가? 무려 7200kcal다. 그에 비해 체지방을 태우는 운동이 직접 소모하는 칼로리는 얼마 안 된다. 제법 빨리 걸어봐야 1시간 내내 걸어서 300Kcal쯤 쓴다. 천천히 걸으면 훨씬 덜 쓴다. 쉽게 이야기해 그냥 저강도 유산소운동으로도 칼로리 태우는 효과가 전혀 없는 건 아닌데, 매우 미약하다. 그냥 걸어서 체지방을 태우는 거라면, 단순계산으로는 빨리 24시간 내내 걸어야 체지방 1킬로 빠진다. 혹시 24시간 힘들게 걷고 1킬로 빼서 만족하실 분?


 더구나 유산소운동으로 살을 빼겠다면서 안 먹고 운동하고, 운동하고 나서도 제대로 안 먹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운동을 하면 지방만 타는 게 아니다. 체근육도 탄다. 특히 안 먹고 운동하면 체근육이 더 잘 타버린다. 그런데 운동하고 나서도 제대로 단백질 등을 안 먹으면 소모된 체근육이 제대로 복구되지도 않는다.


 근육은 지방보다 10~20% 무겁기 때문에 체근육을 없애버리면 일단 감량이 빠르긴 하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잘못된 사진처럼 그렇게 엄청난 무게대비 부피차가 나는 건 아니다.) 그런데 당연히 중장기적으로는 체근육이 없어지면 살이 더 찐다. 체근육은 기초대사량(=기본 숨쉬기 운동)에만 관여하는 게 아니고, 몸을 움직이는 모든 동작에 관여를 한다. 복리의 마법처럼 체근육을 늘려나가면서 꾸준히 운동을 하면 살이 잘 빠지는 몸이 된다.


 또 하나 정말 중요한 것. 체지방을 직접 태워봐야 별다를 것도 없다. 체지방은 어차피 저장 창고고, 만약 몸에 잉여에너지가 충분하다면 우리 몸은 거의 쓴 체지방만큼 동일하게 도로 채워 넣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기대보다 우리의 에너지 저장 효율은 정말 뛰어나다. (그렇기에 순수한 열량부족으로 한국에서 굶어 죽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결국 이 면에서 중요한 건 운동을 해서 쓴 에너지의 총량이지, 에너지원으로 혈당을 썼건 글리코겐을 썼건 체지방을 썼건 결과적으로 별 차이는 없다.


 물론 체지방을 에너지로 가져오는 작업이나 체지방을 채워 넣는 과정 또한 에너지가 필요하긴 하다. 그러나 어차피 우리 몸은 허구한 날 체지방을 부수고 다시 채워 넣는다. 이 글을 보는 당신 몸의 군살들은 반년 전 그 때 그 세포가 아니다. 우리 몸은 뇌세포 같은 일부를 제외하면 낡은 세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운동을 해서 살을 뺄 수 있을까?


 운동이 취미여서 대회에 나가고 싶다거나, 특별히 연예인급 몸짱이 되고 싶거나 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일반인 기준으로 살 좀 빼고 싶다 정도라면 이야기는 훨씬 간단해진다. 시간보다는 운동 강도가 중요하다. 위에 이야기했듯 강도 낮은 운동만을 지속해 봐야 그 효과는 미미한 반면, 몸에 부담을 줄 정도의 강도 높은 운동은 좀 다른 효과를 낸다.


 이것은 몸의 프로그래밍이나 각종 특성들과 관련이 있다. 좀 딴소리 같지만 우리 몸에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우리 조상들이 과거 수십만 년에서 수백만 년 동안 살아온 방식을 생각해 보자.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만약 아프리카 초원 한가운데 갑자기 홀로 떨어졌다 치자. 가진 거라곤 아주 기본적인 도구 (나이프, 물통 등) 뿐이다. 그럴 때 다음의 사진과 같은 친구들을 사냥해 먹을 수 있을까? 현대인이?






 답은 ‘건강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다. 물론 저런 영양은 사람보다 훨씬 빠르다. 그러나 우리 인류는 더운 지역에서의 오래달리기라면 어떠한 동물보다도 뛰어나다. 체모가 거의 없는 데다 전신에 땀샘이 발달하고, 물통을 들고 달릴 수도 있어서 달리면서도 물을 마실 수 있다. 게다가 머리가 좋아서 시야에서 놓치더라도 어디로 도망쳤는지 발자국 등을 보고 추론할 수 있고, 유사시 대단히 집요해질 수 있다.


 힘들더라도 인간이 집요하게 물을 마시면서 계속 추격하면 저런 생물들은 잡힐 수밖에 없다. 어떤 대형동물도 사람만큼 효율적으로 열을 몸 밖으로 빼내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달리고 또 달려서, 마지막에 저런 사냥감이 지친 것 같을 때 스퍼트를 하고 (인간의 몸은 스퍼트를 위해 달리다보면 글리코겐을 아끼면서 체지방을 사용한다. 그래서 사람 몸은 스퍼트가 가능한 것이다. 체내 글리코겐을 다 쓰려면 마라톤수준의 장시간-고강도 운동이 필요하다.) 나무 깎아 만든 창을 던져서 사냥감을 잡았다 치자.


 그런데 저런 녀석들, 무거우면 체중이 200kg도 넘는다. 이 정도는 혼자 못 드니 여러 명이 나눠 들어야 한다. 이번엔 그 정도까진 아니라도 70kg짜리 중형 영양을 잡았다 치자. 그럼 어찌해야할까? 당연히 들고 머나먼 집으로 가야한다. 근데 사람 몸은 상당히 지쳤어도, 일단 잡은 사냥감 피라도 좀 빼 먹고 좀 쉬면 다시 사냥감을 들 수 있는 힘이 난다.


 여기서 또 언급해야 할 문제. 사람 몸은 생각보다 훨씬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다. 그러나 평소엔 적당한 무게만 들어도 정말 힘들다. 이것은 우리 몸이 엄청나게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다. 우리 몸은 어지간해선 항상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소모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서 들어야 할 물체의 무게가 20kg다 싶으면 무의식중에 20kg를 들 수 있는 만큼의 근섬유만 사용해서 물체를 들려고 한다. 더 무거운 물체면 그 무거운 물체에 필요한 만큼 맞춘다.


 그런데 20kg짜리만 맨날 들다 보면 20kg를 들 수 있는 근섬유 외엔 잠들어서 결국 20kg 이상은 들기 힘들어진다. 물론 잠들었을 뿐이다. 무거운 걸 들려고 잠시만 노력하면 금방 깨어나 정상 크기로 성장한다. 사냥의 계절이 와 사냥에 성공했는데 무거워서 못 들고 가는 불상사는 없어야 하니까.


 그럼 여기까지 설명한 이런 것들이 뭘 의미하는 걸까?


 인간의 몸은 본래 ‘잘 먹을 수’ 있는 상태에서는 ‘고강도의’ 운동이 익숙하다는 거다. 성공적인 사냥감은 정말 무겁다. 죽어라 몇 시간이고 뛰어서 사냥감 잡으면 그런 걸 들고 정말 정말 오래 걸어서 집에 가야 한다. 우리 DNA는 저런 걸 지속적으로 해낼 수 있는 DNA에서 별로 많이 변한 게 아니다. 우리도 좀만 노력하면 할 수 있다. 오히려 가급적 안하려니 문제다.


 그렇다면 ‘강도 높은’ 운동이 없을 때 우리 몸은 어떻게 반응할까? 위에 말한 거랑 반대다. ‘뛸 일도, 무거운 걸 들 일도 없다’ 는 건 옛 조상님들 기준에선 ‘먹을 게 없다.’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럴 때 우리 몸은 정말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고 (대사량을 낮추고 체근육을 줄이고), 비축하는 (체지방을 늘리는) 식으로 변해버린다. 특히 운동 강도가 낮은 상황에서 제대로 안 먹으면 이건 더하다. 정말로 먹을 게 없는 비상상황으로 우리 몸이 인식해버리기 쉽다.


 천천히 걷는 건 물리학적으로는 운동이지만 우리 몸 기준에서는 운동이 아닐 수 있다. 특히 천천히 걷는 건 위의 기준에서 ‘사냥감 탐색’ 정도지 ‘사냥’은 아니다. 물론 열매 채집 등을 위해 거의 안 뛰고 걷기만 할 수도 있지만, 이럴 때라도 좀 경사가 있어서 근육과 심폐에 부하가 있거나 (등산) 성공적인 채집을 했다면 무게가 좀 있거나 해야 한다. 평지를 좀 걷기만 했는데 드는 게 없으면, 우리 몸은 이걸 ‘망했다. 사냥이고 채집이고 다 허탕이다.’ 정도로 인식하기 딱 알맞다. 그나마 제때 잘, 조금씩 챙겨 먹으면 ‘그래도 쌓아놓은 식량이 충분한 것 같음’ 이라고 우리 몸이 위안을 삼을 수 있지만, 제대로 제 때 안 챙겨먹거나 영양가 부족한 칼로리만 먹으면 ‘정말 망했다.’ 라고 비상 신호를 내리기에 적합한 상태가 된다.


 우리 몸은 사냥감과 열매가 충분하다고 느낄 때는 투자를 한다. 더 잘 달릴 수 있게 심폐 능력을 키우고, 근육에 부하가 있어 손상이 있으면 더 크게 키우고, 무거운 걸 들어서 잠들어 있던 근섬유가 자극받았을 경우 깨어나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이럴 땐 굳이 에너지를 체지방으로 열심히 저장해야 할 필요성도 없다. 그러나 먹을 게 없다고 판단한다면 이 반대다.


 두개의 심장같은 심폐 능력이건 힘세고 오래가는 근육이건 사냥감이나 열매가 없다면 괜한 잉여노동력일 뿐이다. 고객님들이 죄다 망해서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도 사줄 데가 없으면 일 잘하는 노동자도 해고할 수밖에 없듯, 우리 몸도 근육이고 심폐능력이고 먹을 게 없다 싶으면 대폭 정리해버린다. 그리고는 위기에 대비한 비상금 (체지방) 을 쌓기 시작한다.


 쉽게 이야기해 우리 몸이 ‘운동을 했다’고 인식하려면 좀 심장 박동수도 올라가고, 숨도 가쁘고, 근육도 뻐근하게 운동을 해야 한다. 뛰고 무거운 걸 들어야 한다는 거다. 걷기 운동이 우리 사회에서 장려되는 건 노년층을 위한 거지, 뛰어도 멀쩡한 젊은이들을 위한 게 아니다.


 의외로 시간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잠시 동안만 질주를 하고 무거운 걸 들어도 우리 몸은 ‘사냥을 했거나, 최소한 사냥감이 있다.’ 라고 느낀다. 이러고 나서 양질의 음식을 제 때, 조금만 먹어줘도 우리 몸은 ‘사냥 성공’ 이라고 만족스러워한다.


 실제로 운동을 한 후 ‘그 다음날 피곤하지 않으면’ 그건 제대로 운동한 게 아니다. (이미 운동능력이 동네 대회라도 나갈 수준이 아닌 이상) 제대로 운동하면 그 다음날 막 힘들고 정상이 아니어야 그게 정상이다. 특히 살이 쪘거나, 운동에 충분히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조건 그래야한다. 안그러면 운동한 게 아니다.


 유산소운동 중 연소되는 칼로리는 위에 이야기했듯 반쯤 무시해도 무방하다. 중요한 건 강도가 있는 운동이 만들어내는 부수적인 효과에 있다. 우리 몸이 ‘이제 투자해야지 = 몸을 만들어야겠다.’라고 느끼면, 우리 몸은 열심히 아미노산을 단백질 블럭으로 합성해서 근육을 늘리고 심폐 지구력을 향상시키기 시작한다. 필요없다고 판단된 체지방은 줄이기도 한다. (위에 이야기했듯 유산소로 체지방 좀 태워봐야 사람 몸은 도로 채워 넣는다. 체지방이 필요 없다고 몸이 인정해야 그제야 진짜로 줄어드는 게 체지방이다.) 이 과정에서 저절로 칼로리 소모가 늘어나는데, 이를 추가 소모 칼로리라고 애프터번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런 과정은 몸에 당연히 부담을 준다. 체조직이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날 안 힘들게 강도가 낮은 유산소운동을 해봐야 당연히 살이 잘 안 빠진다. (이러고 잘 안 먹으면 당연히 체중은 줄어들지만, 체근육도 같이 많이 빠진다 보면 된다.) 그러니까 운동 해도 살 안빠진다고 불평할 거 없다. 물론 운동을 해도 과식하면 몸에 들어오는 칼로리가 너무 많아서 살이 안 빠지기도 하고, 제 때 안 먹으면 위에 이야기한 원리로 살이 안 빠지는 것도 맞다.


 추가 참고. 일조량 및 비타민 D도 살이 찌는 것과 관련이 있다. 우리 몸은 햇빛을 받으면 비타민 D를 합성하는데, 이 비타민 D는 몸에 여러 가지 이로운 작용을 한다. 그런데 비타민 D가 부족하면 골다공증이나 충치 위험이 높아지고, 살이 잘 찌며 자연분만도 어려워진다 한다. 살과의 연관은 비타민 D가 지용성 비타민이라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체내 프로그램 문제도 있지 않을까 추정한다. 사람 기준에서 햇빛을 못 본다는 건 악천후라는 거고, 식량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알맞은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실내운동 위주로만 할 경우 살이 빠지는 효율이 낮을 수 있다. 특히 런닝머신은 최악이다. 살 빼고 싶으면 런닝머신은 비오는 날이나 너무 더울 때, 너무 추울 때에만 한정해서 하길 권장한다. 햇빛도 못 받는데다 바닥이 움직이는 거라 운동 정말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