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브금

 

https://youtu.be/oTLmXyjOobw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민주/개혁/진보 계열이 문화권력을 계속 쥐고 있었습니다. 김영삼의 3당 합당은 실리적이었으나 명분이 없었고, 너무 많은 (당시의) 청년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했으며, 집권한 김영삼 정권은 외환위기로 무너진 데다 이회창하고까지 대립하면서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줬고, 집권한 김대중은 전향적인 문화정책을 펼쳤으니까요.


 

 노무현 시절이 지나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집권할 수는 있었지만, 문화적인 열세를 만회하지는 못했습니다. 국정원 동원해서 인터넷 공작하고, 공중파 장악하고 그런 식으로는 했습니다만, 문화권력을 전혀 못 가져오고 역효과만 잔뜩 났지요.


 

 그 때부터 이야기는 많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한나라당은 노년층이 주로 지지하는 정당이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청년층이 성장하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을 거라고요. 이후 박근혜가 집권을 이었음에도 이름 바꾼 새누리당은 아무 것도 제대로 안 했습니다. 뭘 똑바로 하기는커녕 문화계 블랙리스트 만들고 세월호 대응도 엉망으로 하고 진박공천하면서 미래를 없애 버렸지요.


 

 현재의 20대는 30대와 40대가 일반적으로 가지는 정치적 포지션을 이해하기 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겪어온 세월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꽤 많은 30/40대가 느끼기에, 문재인 당선 이전의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은 청년이었던 그들이 느끼던 구시대적 권위주의와 억압의 상징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외환위기의 주범이었고, 그럼에도 남탓과 책임회피만을 반복한 군사정권의 잔재였습니다.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들의 디테일이나 정확성의 문제를 지적할 수는 있겠지만, 한나라당이건 새누리당이건 청년들이 그렇게 느끼는 문제요소들을 제공하였고 미래를 버렸습니다. 이미 이명박 정권 말기부터 이명박 지지층 중 다수가 한나라당에 대한 청년층의 부정적 정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박근혜의 당선으로 새누리당은 정권을 이어나갈 수는 있었지만, 이미지는 더 망가져버리고 말았고요.


 

 현재의 3040은 어릴 때 각인된 기억들이 있는 것입니다. 정치 고관심층이거나 그럴 만한 계기가 있지 않고서는 한 번 가진 정치적 성향이 잘 변하지 않습니다. 특히 맘카페의 정치적 편향성이 심각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들이 대체로 사실 정치에 대해 알아보거나 관심가질 시간이 애초에 별로 없고 정치 고관심층도 거의 없다는 데 있습니다. 평균적인 20대 남성과 평균적인 아이엄마를 놓고 대조해보면, 정치에 대해 알아볼 시간이건 에너지건 관심이건 엄청나게 차이 납니다. 애엄마들끼리 모여서 정치 이야기를 별로 하지도 않고, 하게 되더라도 반론이 오고가고 다투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체로 최소한의 관심만 두는 맘들이 맘카페를 통해 편향된 정치적 시각을 가지고 유지하게 되는 건 그리 어려운 원리에 의한 게 아닙니다.

 

 그러나 조금씩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이겁니다. 민주당 PC좌파들이 장악한 세상, 빡빡하고 재미없잖아요. 문화적으로 발전하고 있나요? 자유가 늘어나고 있나요? 나오는 픽션, 예능은 예전보다 재미있나요? 세상에 자애가 가득하기라도 한가요?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요?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나라라도 도래하였나요? 오직 주식시장만 파랗지요.


 

 지금 정치에 처음 관심을 가지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람들한테는요. 민주당은 도덕과 정의와 올바름을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능욕하는 권력자들입니다. 위선이야말로 선에 대한 가장 기만적이고도 모독적인 행위지요. 정유라는 문제 터지니까 사과라도 제대로 했었는데, 조민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조국은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합니다. 멀끔한 얼굴로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하니까 속는 사람도 많지요. 이걸 지켜보는 청년들은 속이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이 집권해서 좋아진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문화, 경제, 재정, 금융, 행정, 치안, 외교 등등 모든 분야에서 단언컨대 역대 최악의 정권입니다. 대깨문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광신집단이고요.


 

 커다란 정치적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문재인이 집권하기까지, 정치에 대해 관심을 처음 가지는 청년들은 대체로 자연스럽게 민주당 지지층이 되었었습니다. 한나라-새누리당 지지층이 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소수였습니다. 그러나 이젠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의 10~20, 특히 남성들은 민주당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부류는 상대적으로 소수입니다.



 민주당은 그들이 붙잡고 있던 문화 전반 및 각종 사회적 구성요소들과 함께 천천히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이 붕괴는 너무 광범위하고 끔찍하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는 영 정서적으로 좋지 않긴 합니다만, 이젠 그렇게 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문재인이, 친문이, 민주당이 나쁘다는 것은 차츰 상식이 되어갈 것입니다. 물론 정치에 대해 관심이 있고, 정상적인 지능과 감각을 가진 사람들은 이미 갖춰야 할 상식을 갖추고 있을 것입니다.

 추천 브금

 

https://youtu.be/dcmj2TmkWeQ



 

 역사가 오늘을 올바르게 기록한다면, 오늘은 문재인 좌파 포퓰리즘 정권이 소주성을 마지못해 폐기한 날로 기록해야 할 것입니다. 내년 최저임금은 240원 오른 8590원으로 결정되었는데요. 인상률은 2.9%입니다.




 나는 최저임금의 동결 또는 인하를 바랐다는 것을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만, 현실적으로 그럴 확률은 높지 않았습니다. 이번 2.9% 인상은 협상과 표결 끝에 사용자 측 안이 통과된 것이며, 역대 3번째로 낮은 인상률입니다.


 

 이번보다 인상률이 낮았던 과거의 두 번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낮았던 해는 1999년입니다. IMF외환위기를 한참 겪던 그 해 최저임금은 2.7% 올랐습니다. 그 다음으로 낮았던 해는 2010년의 2.8%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인상폭이 낮았습니다. 그러니까 2020년의 2.9%IMF나 리먼사태급 인상폭이라는 겁니다.



 

 실제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IMF나 리먼때만큼 안 좋습니다. 그러니까 그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나오는 거고요. 웃프게도 지금 세계경제가 IMF나 리먼때만큼 나쁘진 않은데, 우리나라 경제가 이 정도로 나쁜 데는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을 너무 많이 올린 탓이 꽤 있습니다.


 

 이 사태가 얼마나 웃기지도 않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더 필요합니다. 말만 우파지 실제로는 좌클릭을 많이 했던 박근혜 4년 동안의 최저임금 인상폭을 볼까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7.2%, 7.1%, 8.1%, 7.3% 올렸습니다. 4년간 총 인상률 약 33.13% 입니다.


 

 문재인 정권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6.4%, 10.9%, 2.9%를 올렸습니다. 3년 동안의 총 인상률은 32.77% 입니다. 3년 동안 박근혜 4년 비슷하게 올린 셈이지요. 그런데 1년 후에 최저임금을 많이 올릴 수 있을까요? 올해와 비슷하게 올리게 되지 않을까요? 그럼 박근혜 4년하고 별 차이 없는 총 인상률이 됩니다. 사람 여럿 피눈물 나게 만들고, 온갖 사회적 갈등 초래하고,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 그러면서 박근혜 4년과 별 차이 없는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초반에 말도 안 되게 최저임금 올린 탓에요.


 

 이 와중에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 모두가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던 장하성은 중국대사 가있습니다. 김수현은 사회수석에서 정책실장으로 승진하더니, 그 후임은 김상조입니다. 정책은 계속 실패하는데, 최악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되긴 합니다. 문재인 지지율이 굳건하니까요.


 

 사실 우리나라는 지금 내년 최저임금 2.9% 인상도 감당하기 힘든 현실입니다. 이번에 세계 3대 신평사 중 하나인 S&P가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2%로 하향했습니다. 그런데 이 수치에는 일본과의 분쟁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월 전년대비 0.7%을 기록했고요. 전월대비로는 -0.2%를 기록했습니다. 지금 상황은 디플레이션 또는 준디플레이션이란 말입니다. 전월대비 물가상승률이 -로 가기 시작한 시기는 작년 10월이었고요. 그에 전년대비 1%를 하회하는 저물가상승이 관측된 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쭉~ 입니다. 무슨 물가가 그렇게 안 올랐냐고 하실 분들을 위해 이야기하자면, 물가가 많이 오른 게 아닙니다. 경제가 나빠서 돈이 없는 거지요.

 


 내가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이 나쁘다는 걸 본 블로그에서 처음 설명한 시기가 박근혜 집권 초기인 2013년이었을 겁니다. 그 때는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는 게 옳다는, 사회주의 프로파간다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한 프로파간다를 누가 퍼뜨렸었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세월이 지난 이제 묻겠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졌습니까? 내수시장이 성장하고 근로자들이 부자가 되었나요? 아니지요? 현실은 명백합니다. 2013년 이후 우리나라 경제는 쇠퇴일로입니다. 시장은 전보다 못하고, 경제 성장률도 전보다 낮습니다. 청년 취업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상인들은 더 폐업을 많이 합니다. 경제 전반의 동력이 죽어 반도체 의존도가 너무 높아진 상태에서 반도체 경기가 꺾이니까 국가경제 전체가 내리막을 달리고 있습니다.


 

 항상 말하지만 사회주의자들은 현실을 보지 않습니다.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정직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사회주의자라는 걸 좀처럼 인정하지도 않습니다. 현실을 봐야 합니다. 그리고 현실에 문제가 있다면, 현실적 문제를 초래한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번의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은 어쩌면 문재인을 좋게 평가하게 할 겁니다. 소통은 하는 대통령이라거나, 그래도 현실을 보고 고집을 꺾는 대통령이라거나. 기본적으로 그에 대해 긍정한다면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이 올바른 판단방식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은 책임지는 자리입니다. 대통령은 숭배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게 데모크라시입니다.

경기는 언제 풀릴 것인가

경제 2013. 2. 13. 00:31 Posted by 해양장미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언제가 좋은 시기였는지 기억이 아득하다. 아마 한국 경제의 상대적 황금기는 1990년대 중반기였을 것이다. 그 땐 대체로 모두가 적당히 잘살았다. 지금보단 객관적으로 가진 게 없었지만, 체감 상으로는 잘 살게 되었다고 느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인들은 항상 불경기라 느끼고 있다. 큰 불경기냐 작은 불경기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박근혜 후보의 당선은 군사정권 당시의 성장에 대한 향수가 또 한 번 발휘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실제 경제 공약에 있어서도 객관적으로 문재인 후보보다 많이 낫기도 했다.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는 한국에 호황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과연 경기는 언제 풀릴까?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나는 지난 포스트, ‘한국은 잘나가는데 왜 한국인은 가난할까? 에서 외국인 투자자에 의한 국부 유출을 주된 문제로 든 적이 있다. 그 구체적인 사례로 2010년을 돌아보면, 당시엔 한국의 무역이 잘 되어서 예상을 상회한 최대 흑자를 기록하였다. 흑자 금액은 $417억 정도. 당시 환율로 대략 47.3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흑자였다. 그런데 문제는 같은 해에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익본 돈이 대략 62조원이라는 것이다.


 이건 간단히 말해 한국 안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밤새서 일해 번 외화, 약 47조원보다 15조원 많은 62조원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빨아먹었다는 뜻이다. (물론 이 계산엔 한국인 투자자들이 외국 증권에서 번 손익이 집계되지 않긴 한다. 그런데 그런 소득이 얼마나 있겠는가. 정보력에서 앞서는 홈그라운드에서도 탈탈 털리는데. 한편으로 채권 투자액에 관한 건 아예 언급도 안했다.) 당연한 건데, 이래서야 무역해서 이익을 얻어 봐야 별 소용이 없다. 한국 기업이 번 무역 흑자가 한국에서 좀 돌아야 내수 시장도 돌아갈 텐데 외국으로 죄다 빠져나가는 걸 넘어, 개미 투자자들이 그나마 있는 돈까지 더 가져다 바치니 나라꼴이 제대로 돌아갈 수가 있겠는가.


 근본적으로 한국의 경제가 진정으로 개선되려면 주식시장을 통한 국부의 유출을 제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를 막으라는 게 아니다. 매년 수십조씩 털려서는 곤란하다는 거다. 밤새서 폰만들고 차만들고 이것저것 만들어봐야 수익이라는 면에서는 사모, 헤지펀드들 클릭 좀 해대는 것만도 못한 현실이다. 그러나 소위 민주화 세력이건 자칭 보수세력이건 (이름들이 아깝게도) 아예 이런 문제 인식 자체를 제대로 못하는 게 현실이다 보니, 여기엔 당장은 별 기대가 없다. 얼른 시민 사회에서라도 사태 파악을 하는 게 먼저다.


(한편 근본적으로는 한국 특유의 문화적 결함들이 개선되어야 금융에서 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한다. 지금은 걸고는 맨날 잃는다. 그저 안습. 한국인 평균 성격을 보면 금융에서 절대로 절대로 죽었다 깨어나도 돈을 딸 수가 없다. 여하튼 깨시민부터 좀 재우자. 그들은 너무 오래 깨어있었다.)


 그보다 현실적으로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부터 보자면, 그리고 실제 박근혜가 손 댈 수 있는 문제를 보자면 소위 ‘돈맥경화’를 들 수 있겠다. 경기가 시원찮다는 건 쉽게 말해 화폐라는 경제의 혈액이 빠르게, 많이 흐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돈은 재화의 매개수단이고 돈이 타인의 손으로 빠르게 오고갈수록 경제는 활성화된다. 전체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내가 돈을 많이 쓸수록 내가 돈을 많이 벌게 된다. 물론 분배가 공평할 때의 이야기다. 물론 사회가 가진 총생산력 이상의 생산은 불가능하고, 화폐가 아무리 잘 흘러도 이 이상 부유해질 수는 없지만, 잠재 생산력 자체가 현실에서 최대한으로 돌아갈 때는 거의 없다. 전시에 군수품 만드는 거라면 모를까.


 문제는 이 흐름의 방향 제어와 심리에 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재화 흐름 중 많은 부분이 외부로 유출되게 되었다. 그나마 극심한 고통 없이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느꼈던 것은 재화 자체의 양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게 한계에 부딪친 이명박 정권에 들어서 고통이 가중되었다. 재화의 증식이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소위 진보좌파들의 가장 큰 착각 중 하나가 부동산에 대한 인지이다. 부동산은 재화의 주된 척도 중 하나이며, 부동산 가격 상승은 추가적인 화폐 흐름을 만들어낸다. 소비는 현재의 소득보다도 미래의 기대소득에 의해 좌우되는 면이 강하다. 다만 노무현 정권 때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너무나 가팔랐기에, 늘어난 재화가 부동산으로 재투자되는 경향을 가져와 실물경기에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한 면이 있었다.

 

 부동산 가격은 어느 정도 완만하게 상승하는 것이 실물 경제에 가장 좋다. 안전한 채권보다는 높은 수익률에, 투기용 채권보다는 덜한 리스크 정도면 이상적이다. 오늘날 적잖은 자칭 진보좌파들은 부동산이 투자자산이어서는 안 된다고 헛소리를 해대지만, 사유지는 인류의 긴 역사 속에서 언제나 투자자산이었고, 투자자산이 아닌 이상 비유동자산을 구매할 바보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문제는 근래 5년간 부동산, 그 중에서도 주택 가격이 실질적으로 떨어졌고 그로 인해 부동산 거래가 마비되어버렸다는 데 있다. 낮은 가격으로라도 거래가 되면 그나마 괜찮은데, 주택은 좀 특수한 시장이어서 가격이 회복될 때까지 세를 주고 대출을 돌려 막으면서 버틸 수가 있다. 이 때문에 주택을 가진 수많은 중산층의 지갑이 굳게 닫혔다.


 한국 수도권 중산층의 자산 중 가장 많은 부분이 부동산, 즉 자가 소유의 공동 주택에 들어가 있다. 이 막대한 자산이 지닌 유동성이 사라진데다 단기적으로 상승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소비의 감소는 곧 생산의 감소 및 시장의 불황으로 이어진다. 화폐의 흐름이 마비된 것이다. 한국은 이런 상황에 대응할 만한 시스템이 없다. 부동산 시장이 풀릴 때까지는 무한한 불황과 고통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문재인도 그랬다. 당연히 헛소리다. 나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그럴싸한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무엇보다도, 부동산 거래가 안 되는 이상 그런 말을 하는 당신의 주머니로 돈이 들어갈 일은 거의 없다. 돈이 돌아야 누군가가 창업을 하고, 창업을 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좀 있어야 노동자도 돈을 좀 쓰지 않겠는가. 이런 불경기에 창업을 하는 사람은 위인이거나 바보다.


 한편으로 도전적인 창업이 어려울수록 프랜차이즈가 흥하고, 프랜차이즈의 점주 등쳐먹기도 그만큼 심해진다. 상황이 이래서는 일자리가 생길 턱이 없다. 일자리가 없으니 영세 자영업이 늘어나고, 영세 자영업이 늘어나도 소비해줄 지갑 두꺼운 소비자가 없는데다 경쟁이 더 심해지니 다 같이 망한다. 부동산에 고여 있는 막대한 자금이 풀리고, 새로운 창업 붐이 일어날 정도가 되어야 이 극심한 불경기가 해결된다.


 전세값 오른다고 다들 난리다.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다. 물론 가끔 재산에 여유가 있어서, 여기에 더해 자비로운 마음으로 전세를 계속 싼 가격에 주는 집주인들도 있긴 있다. 그러나 전체 인구 중 돈에 여유있는 생불이 얼마나 되겠는가. 보통 집주인들도 그리 꼭 부자는 아니다. 또한 부자는 대체로 부자일 만 하니까 부자다. 돈 버는 센스가 없는 갑부는 거의 없다는 거다. 게다가 집주인이 있어야 세입자도 있는 게 아니겠는가.


 냉정하게 말해 부동산 가격이 안 오르면 전세는커녕 월세도 지금보다 훨씬 더 오른다. 그나마 지금은 아직 전세도 남아 있고, 미분양 아파트들도 있고, 부동산 시장 회복의 기대도 남아있기에 월세금액의 상승이 가파르지 않은 것이다. 만일 이런 상황이 더 지속되어 부동산 소유 모델이 본격적으로 수익형으로 변하게 되면, 월세는 크게 오르고 불경기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아직 임대인 입장에서 주택 임대차 수익은 채권 수익만도 못하다. (임대용 원룸형 주택 제외) 또한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현 주택 소유 중산층 가정이 늘어날수록, 다가구를 소유한 부동산 부자 수도 늘어나게 되어 있다. 어차피 서민은 본인 자본으로 집을 못산다. 그나마 가격이 오를 거라는 기대가 있어야 빚이라도 내서 사는 거다.


 박근혜가 취임 후 갑작스레 엄청난 세금을 거둬, 엄청난 공적 자금을 투입하여 경기를 살릴 거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런 식으로 경기를 회복시키려면 브라질이 하는 것처럼 기본소득이라도 줘야 할 거다. (한편으로 나는 소액 기본소득이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박근혜에게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박근혜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장기적인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을 개선하는 것 정도일 것이다.


 경기가 언제 풀릴까? 답은 간단하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끝났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거래가 활성화되고, 가격이 완만하게 상승하기 시작하면 적어도 현재의 극단적인 돈맥경화는 해결된다. 물론 너무 가파르게 가격이 오르면 오히려 비유동자산인 부동산으로 막대한 자금이 흘러가서 경기가 죽는다. 그리고 부동산 문제가 해결된다고 모든 경기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부동산에 모든 통화가 고여 있는 한, 불경기가 나아질 일은 없다. 아예 사회주의 정권이라도 들어서면 모를까. 여하튼 부동산 종말론자들에게 속지 말자.



 뱀발. 노무현 정부 때는 부동산 가격상승 외에도 사교육에 엄청난 자금이 흘러들어갔다. 정확히 말해 둘은 연합하여 통화를 빨아들였다. 그로 인해 총 경제 규모는 성장했지만, 실질적 통화 흐름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는 노무현 때와는 달리 인구수의 감소로 총 학생 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또한 사교육이 신분의 상승을 가져오는 효과 또한 가시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앞으로 사교육과 부동산의 가격 흐름은 기존과는 다른 양상이 될 것이라 전망할 수 있다. 한편으로 한국 부동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전망에 대한 글은 다음 기회에. 애초에 왜 노무현 때 부동산이 폭등했는지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한다. 알고 보면 정말 많은 게 IMF 탓이다.


(본문 업데이트 약 1시간 후 금액 부분 등의 오류를 발견하여 수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