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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만든 바보수첩

사회 2020. 12. 20. 12:5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wAmk3nf11gs

 

 


 

 잡스가 살아있던 시절, 꽤나 흥미롭게 회자되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실제 사회적 공헌이나 하는 행동이나 빌 게이츠가 더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책임도 지는데, 성격 나쁜 잡스가 더 대중적 이미지가 좋고 빌 게이츠는 온갖 음해를 다 당한다는 것이었지요. 잡스가 아웃사이더 이상주의 예술가라면 빌 게이츠는 인싸 현실주의 사업가로 보였기에 대중들이 잡스를 더 사랑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20년 현재, 모두가 아시다시피 빌 게이츠는 COVID-19 백신 개발과 공급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예전부터 관련하여 준비와 사회공헌을 해 왔지요. 물론 WINDOWS가 그 동안 해 온 인류에 대한 공헌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대조적으로 잡스가 혁신하여 보급한 스마트폰은, 세상 모든 것을 바꿔놓았으나 그게 꼭 좋은 방향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스마트폰이 바꿔놓은 세상에 대해 회의감이 있습니다. 옛날엔 TV를 바보상자라 불렀는데, 사실 스마트폰이야말로 바보수첩이었습니다.


 

 아이폰이 최초의 스마트폰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아이폰이 그 기원입니다. 아이폰은 기존의 노키아 심비안이나 블랙베리를 몰아내고,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과 함께 스마트폰 천하를 양분하였습니다.


 

 이명박 정권 시절만 해도 스마트폰은 그다지 지배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시절 동안 스마트폰은 급격하게 발달하고, PC의 온라인 점유율을 크게 낮춰버립니다. 그리고 PC도 카페 같은 데 가져다닐 수 있는 노트북 점유율이 많이 높아졌고, 데스크탑은 점유율이 많이 낮아진 상황입니다.


 

 스마트폰은 유용합니다. 나 역시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시간이 꽤 됩니다. 바쁘거나 다른 할 일이 없을 때는 붙잡기 쉽고, 놓기 어려운 면이 있지요. 그러나 스마트폰이 생산적인 물건인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내 생각에는 스마트폰이야말로 인스턴트의 극치이자 문명의 파괴자입니다.


 

 스마트폰이 가져다준 단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단편적인 정보를 양적으로는 많이 제공합니다. 보던 것만 보기 쉽게 합니다. 더 많은 걸 보기 어렵게 하고, 다양한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채널을 줄입니다. 사용하는 데 있어 무의식적 피로가 있습니다. 정서나 신경계 등이 쉬기 어렵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활용하기 나름이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사람은 그렇게 24시간 내내 의식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손이 가기 쉬운 것에 더 손을 대고, 하기 쉬운 걸 더 하고, 습관적으로 행동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시간동안 데스크탑과 스마트폰을 쥐고 있다고 할 때, 비슷한 기능과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데스크탑을 쓸 때 더 다양한 정보를 보기 쉽습니다. 그러나 자리에 앉아서, 자세를 잡고 사용해야 하는 데스크탑에 비해 누워서 아무 데서나 하기 쉬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스마트폰이 늘어난 결과, 대중교통에서 광고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것은 대중교통비의 인상과 관련 회사 및 지자체의 적자로 드러나고 있지요. 바꿔서 이야기하면 광고를 걸기 어렵다는 건 사업자들이 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아이폰의 등장 이후 선진국 전반에 걸쳐 전통적인 산업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도 있었지만 SNS를 중심으로 한, ‘사진을 찍어 올리기 좋은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만 발달했지요.


 

 개인 카페에 오는 젊은 여성 손님들 중 적잖은 수가 커피를 시켜서, 따스할 때 마시기보다는 세팅하고 사진을 찍는 데 일단 시간을 소비합니다. 그 여자들에게 커피를 마시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생을 꾸며서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이지요. 그런 손님들에게는 좋은 커피보다는 그럴싸한 라떼아트를 해 주는 게 좋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스페셜티 커피의 큐그레이딩과 로스팅, 풍미를 중시한 브루잉보다는 라떼아트가 더 발달했다고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PC(:퍼스널 컴퓨터)는 아날로그를 없애지는 못했었습니다. 사람들은 PC라는 물건 앞에 앉아있을 때만 디지털 세상을 가까이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우리는 노무현 시대까지는 아날로그 시대였다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 시대가 교체기였고요.


 

 노무현 시대엔 조중동을 중심으로 한 활자신문이 아직 강했습니다. 컴퓨터에 앉아 기사를 찾아보는 사람은 소수였습니다. 모두들 종이신문을 많이 봤습니다. 무료로 배포하는 무가지도 인기가 있었지요.


 

 양방향 소통이 되는 디지털 시대가 오면 사람들이 좀 더 민주적으로 소통하고, 더 나은 컨텐츠를 골라볼 수 있게 될 거라는 기대를 품은 이들이 많았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다지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자극적이고 편향적인 정보 속에 스스로 갇히게 되었습니다. PC를 사용할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게, PC를 사용하면 보다 큰 화면과 입력 인터페이스로 인한 검색접근의 용이성 때문인지 보다 다양한 정보 채널을 활용하기 쉬워집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그렇지 않습니다. 작은 화면에 입력 기능이 제한된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보던 것만 계속 보기 쉬운 면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가진 화면 크기 제약으로 인한 불충분한 가시성과 제한적인 입력 기능은 실제 양방향 소통은 커녕, 정보를 줄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입력을 잘 하는 사람들은 별다른 문제를 못 자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숙련된 한글타자 평균은 직접 말로 하는 것만은 못해도 꽤나 자유로운 입력이 가능한 반면, 스마트폰은 어떻게 해도 그 정도가 될 수는 없습니다.


 

 컴퓨터를 예전부터 사용해온 분들은 알겠지만,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키보드라는 물건에 대해 사람들이 꽤나 회의감이 있었습니다. 말하는 것에 비해 키보드로 입력하는 속도가 너무 느렸으니까요. 두벌식 키보드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많았고요. 보다 타수가 나오기 쉬운 세벌식 연습하는 분들도 많았고요. 그런데 결국 사람들이 두벌식을 워낙 치다보니 다들 빠르게 치게 되어서 불편을 못 느끼게 되었습니다. 두벌식만 해도 한글은 다른 문자보다 빠르게 입력하기 쉬운 편이고요.


 

 결국 변화한 사용환경은 내용이 적은 SNS와 동영상 위주로 웹을 재편성하였고, 그에 각종 텍스트들의 업데이트 총량이 줄어들었습니다. 실질적 데이터의 양과 질이 쇠퇴중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유튜브에 좋은 내용의 컨텐츠들도 있지만, 동영상은 그 특성상 시청하는 데 텍스트를 읽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정치사회 이슈에서만큼은 양질의 컨텐츠보다는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채널이 구독자를 많이 확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PC는 스마트폰 대비 마이너한 기기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PC 중에서도 데스크탑보다는 아무 데서나 사용 가능한 노트북이 대세가 되어버렸고요. 데스크탑은 보다 강력한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만 주로 사용하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그에 데스크탑 부품들은 상업성을 가지기 위해 컴퓨터 게임용으로 발전하였고, 젊은 남성 위주인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춰 화려한 LED가 도배된 물건이 되었지요. 나는 보석은 좋아하지만 LED는 전등으로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나의 취향은 백열등입니다.) 데스크탑 LED는 가능한 끄고, 끌 수 없는 부품은 갈아버리고 있는데 종종 LED가 나오지 않는 부품의 평가를 보면 LED가 나오지 않는 걸 아쉬워하는 사람이 꽤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서 고개를 가로젓게 됩니다.


 

 한편으로 근 몇 년 사이 데스크탑 하드웨어는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예전과는 달리 너무 많은 프로그래머가 스마트폰에 투입되고 있고, 데스크탑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의 질과 양은 감소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로그래머 인력 자체가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능한 스마트폰의 사용을 줄이고, 데스크탑을 많이 사용하시길 권장합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보다, 그리고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보다 데스크탑을 사용하는 게 눈에도 낫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도 쉬우며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쉽습니다.


 

 오래간만에 새로 데스크탑을 맞출 분들은, 과거와 데스크탑이 달라진 부분이 꽤 있으므로 생각을 좀 하셔야 합니다. 데스크탑의 성능은 예전에 비해 정말 많이 올라갔는데, 동시에 발열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사양을 조금 높이면 CPU쿨링은 물론 케이스 쿨링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요새 나오는 케이스들은 휘황찬란하며 키치한 LED팬(Fan)들로 도배되어 있거나, 아니면 폐쇄적이라 쿨링 성능이 부족한 케이스가 대부분입니다. 적잖은 경우 케이스에 번들로 포함된 팬들은 LED를 오프할 수 없고, 심지어 회전속도조차 조절하기 어렵고 지나치게 시끄러운 것도 많습니다. 팬을 LED가 나오지 않는 좋은 걸로 바꾸면 해결됩니다만, 좋은 팬을 몇 개 달면 팬값만 해도 제법 나옵니다. 본체를 데스크 위가 아니라 내려두거나 하면 본체의 LED가 잘 안보일 수 있고 체감소음도 줄 수 있습니다만, 폐쇄적인 장소에 본체를 둘수록 쿨링은 당연히 나빠집니다.


 

 그리고 근래 나온 엔비디아 30시리즈는 혁신적인 성능입니다만, 전력소모는 좀 심각합니다. 관련하여 시소닉 파워 셧다운 이슈가 있었는데, 엔비디아에서 주장하는 전력소모를 신뢰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고성능인 만큼 전력도 엄청나게 먹고, 열도 굉장히 뿜어내므로 사용하려면 여러 모로 신경을 써야 합니다. 전성비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면 다소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AMD 라데온 빅나비를 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데스크탑에서 USB-C 디스플레이 출력을 원하시는 분들은 신경을 좀 쓰셔야 합니다. 보통 메인보드는 USB-C 출력기능이 있습니다만, 그걸 사용하려면 그래픽 카드가 아닌 온보드 디스플레이 출력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그나마 성능이 나오는 AMD APU 르누아르 같은 것도 가성비가 영 좋지 못합니다. 절대적인 그래픽카드 성능도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그런데 엔비디아 30시리즈 그래픽카드에서 USB-C 출력이 빠졌습니다. 20시리즈는 USB-C 출력이 되는데, 30시리즈는 안 됩니다. 대조적으로 AMD는 이번 빅나비에 USB-C 출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데스크탑에서 USB-C 디스플레이 출력을 원하신다면 APU로 시스템을 구성하시거나, 빅나비를 사셔야 합니다. 20시리즈보다는 빅나비가 낫지요.


 

 그리고 https://oceanrose.tistory.com/1227 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아직 윈도우10은 고해상도 환경에서의 텍스트 가독 문제가 있습니다. 모니터를 구매하시거나 시스템을 구성할 때 고려해야 할 사안인데, 고딕(돋움)체 계열은 문제가 적지만 바탕(명조)체 계열은 대체로 문제가 있는 편입니다. 관련하여 사용하기 좋은 바탕체를 소개하자면,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제작하여 무료배포한 KoPubWorld 바탕체가 좋은 것 같습니다. 전자책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 그런지 확대축소에 매우 강합니다.


 해당 폰트는 http://www.kopus.org/Biz/electronic/Font.aspx 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새는 SSD만 사용하고 HDD는 사용하지 않는 분들도 많은데, 근래 양산되어 공급되기 시작한 QLC SSD는 기대수명이 짧은 편이고, 플래시메모리 기반인 만큼 수명을 다했을 때 자료가 완전히 사라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M-DISC같은 아카이브 특화 미디어가 상업적으로 망한 이상 몇 년에 한 번 정도는 HDD를 새로 구매하여 중요 자료를 백업하는 게 최선이며, 그렇게 하기 어렵다면 보안을 장담할 수 없더라도 구글 등 큰 기업의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게 자료를 잃어버리지 않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