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게 오네요. 심재철이 원내대표라니.

정치 2019. 12. 9. 18:21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X3QhdOEhjQs

 

 


 

 세상일이라는 게 나의 마음대로 돌아가지는 않는 법입니다만, 근래 자유한국당의 행보는 내가 가장 우려하던 방향입니다. 자유주의적인 방향이 아니라 극단적인 우익 원리주의, 우파 포퓰리즘으로 흐르고 있는 걸로 보인단 말이지요.


 

 내가 그 동안 봐 온 심재철은 전형적으로 우익이 좋아하는 극단적인 발언을 날려대는 정치인입니다. 딱히 그럴싸한 철학이 보인다거나, 협치에 앞장선다거나 하지 않았고요. 그의 종친이자 같이 서울대를 다녔던 심상정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서울대에 여학생회가 생겨나게 된 주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관련 내용은 링크 클릭.


 

 황교안 대표부터 최근의 자유한국당이 보이는 흐름을 보면, 나의 추정으로 현재 자유한국당이 처한 주 문제는 자금인 것 같습니다. 즉 우익 개신교 세력의 자금과 인력이 현재 자유한국당을 돌리는 동력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정치자금이 매우 부족하고, 충당할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재철은 가톨릭 교도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그는 우익 개신교인들과 손을 잡는 계열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문제를 바라보는 나의 견해를 조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나라 정치는 노무현이 집권하는 시기까지만 해도 재벌들의 정치자금을 받아 돌아가는 구조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트러블이 생겼던 게 차떼기 사건이었지요. 이후 이명박은 그 집권 과정에 있어 불법정치자금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명박 본인이 돈이 많았던 데다 그 때는 아직 다양한 자금줄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같은 발언은 정치자금 맥락에서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2010년대 들어 문제가 복합적으로 터졌습니다. 참여연대 등 소위 진보 시민단체들은 90년대부터 재벌들을 집요하게 공격해 왔는데, 나는 그게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재벌들을 공격하는 건 재벌발 정치자금을 공격하는 거였고, 좌파 정치인들은 우파에 대한 재벌발 정치자금을 끊는 동시에 재벌을 해체시켜 그들이 가입한 펀드와 준국가기관, 그리고 그들의 뒤에 있는 후원자들이 재벌을 사유하게끔 오랜 작업을 해 왔습니다. 그 작업은 이건희의 식물화와 박근혜 탄핵 사건을 거쳐 현 문재인 정권에 들어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가고 있지요. 우리가 알던 우리나라의 국부는 현재 아주 빠른 속도로 좌파 정치인들에 의해 수확되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후원하는 정치자금은, 오랜 세월동안 문화적인 우위를 가져온 민주당이 우세합니다. 그나마 우파에 대한 정치자금은 친박에 집중되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은 친박도 청산하지 못했고, 우익 교회 세력은 더더욱 청산할 수가 없는 입장입니다. 정치는 현실이고, 현실은 돈이고, 우파 자금줄은 현재 친박과 교회이기 때문에 그걸 끊어낼 수가 없는 겁니다.


 

 중국 돈도 조금 언급하고 넘어갈까요. 중국은 적어도 이명박 시절부터는 박근혜 파벌과 민주진보 파벌에 모두 줄을 댄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지금 중국쪽 자금이 이어지고 있는 건 우리공화당 파벌인 것 같고, 현재의 자유한국당에는 중국 자금줄이 별로 이어져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이 면에서도 자유한국당은 돈줄이 부족합니다.


 

 검은 정치자금에 있어서도 민주당이 현저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파악합니다. 아마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좀 더 투명하게 알려지게 될 거고요. 결국 재벌이 정치자금을 충분히 낼 수 없게 되고, 박근혜가 몰락하면서 자유한국당의 교회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라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나의 견해는 이제 다음과 같습니다. 다당제로 가야 합니다. 나는 한동안 대통령제 지지자였습니다만, 이제 대통령제도 포기할 수 있으면 포기하는 게 낫겠습니다. 정치권력을 최대한 쪼개고 각종 사회적 다양성을 제도권 정치에 진입시키지 못할 경우, 거대정당에 의한 포퓰리즘이 점점 강해지다가 그 반작용으로 인해 결국 민주정이 붕괴하게 될 가능성이 내가 보기엔 너무 높습니다.


 

 가급적 대중은 각각의 사안에 대해 정치참여를 해야 합니다. 정치인은 대화하고 타협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방향성은 대중이 특정 세력에 맹목적인 팬질을 하는 쪽입니다. 정치인은 타협하지 않고 대립하고 싸우고, 대중의 증오와 갈등을 초래하고 그것에 기생하여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일단 자유한국당을 포기합니다. 안되겠거든요. 변혁 신당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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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총선 변수? - 인천 적수 현상

정치 2019. 6. 16. 15:18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RCZXZrpozsA

 



 지난 3일에 인천 적수 현상에 대한 포스트를 올렸었지요. 당시 포스트는 다음 링크에.

 

https://oceanrose.tistory.com/1023

 

 그런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이해가 잘 안갑니다. 나의 우려대로 공촌정수장에서 물을 공급받는 영종도와 강화도에도 적수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환경부는 괜찮다고 합니다. 박남춘 시장도 괜찮다고 합니다.



 그래서 문제 지역에서 박남춘에 대한 원성이 엄청난데요. 이 정도면 내년 총선에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인천지역에서는 민주당의 승률이 좀 낮아졌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귀납적으로 인천에서 이기거나 지는 건 그냥 한 도시에서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87체제 역대 모든 대선은 인천의 승자가 선거의 승자였습니다. 인천에서 지고 대선에서 이기는 건 귀납적으로 불가능합니다. 18대 대선에서의 인천 득표율과 전국 득표율은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같을 정도였습니다. 총선이나 지선 또한 인천의 승자가 거의 최종 승자가 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인천의 선거결과가 전국 선거의 결과와 유사한 건 우연이 아닙니다. 인천은 그럴 만한 조건 위에 있는 도시입니다. 일단 인천은 외부 출신 비율이 높은데, 토박이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비율의 인구가 충청도 출신입니다. 그래서인지 인천의 민심은 충청의 민심과 일정 정도 유사성이 있습니다. 충청에서 선거를 진 쪽은 그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건 거의 다 알고 계실 겁니다.


 

 한편으로 인천은 호남 출신도 제법 있고, 젊은 부부도 꽤 있습니다. 인접한 서울의 합계출산율이 현재 0.78인데요. 인천은 1.05입니다. 서울보다는 많이 높습니다. 호남 출신과 신혼부부들은 민주당을 많이 찍습니다.


 

 또한 인천은 공업 도시고, 현재 정의당의 최대 계파인 인천연합의 본진입니다. 예전부터 인천은 노동운동과 학생운동으로 유명했습니다. 거기서 이어진 노동계 출신 정치인들이 현 정치계에 꽤 있고, 일정 정도 지지도 얻습니다.




 그런데 인천은 기독교도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입니다. 개신교도와 천주교도의 비율을 합친 총 기독교 인구 비율이요. 그리고 그만큼 불교도는 매우 적습니다. 전국에서 천주교도 비율이 불교도 비율보다 높은 유일한 지역이 인천입니다. 이렇게 높은 기독교도 비율은 어느 정도 자유한국당 계열의 고정 표 비율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천 시민 중 제법 다수가 서울로 장거리 출퇴근을 합니다. 그래서 서울 문화에 영향도 많이 받고, 지역보다는 국가 단위의 정책에 집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천에 거주하면서 인천 시민이라는 자의식은 거의 없거나, 지역 현안에 거의 관심이 없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지역에 관심을 가지더라도 본인이 거주하는 동네에만 관심이 있고, 인천이라는 범주에는 별 관심이 없거나 아예 지긋지긋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인천은 매우 복합적이고, 합쳐 놓으면 상당히 중립적인 정치색이 나옵니다. 그래서 인천 선거의 승자가 전국 선거의 승자가 되어 온 것입니다.


 

 물론 이번 적수 사태는 인천 지역에 국한된 문제입니다. 이게 주 원인이 되어 내년 총선에서 인천지역 민주당 후보가 전멸한다면, 그것만 연역적으로 보면 인천이 더 이상 전국 선거민심의 바로미터가 되지 못해야 할 겁니다.



 그러나 실제 선거 결과는 보다 복합적인 인과관계의 결과물입니다. 현재의 인천 적수 사태는 단순하게 박남춘 시장과 민주당 인천 정치인들의 문제라 할 수는 없습니다. 민주당 전반이, 이 정권 전반이 유사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나는 앞으로도 인천이 전국 선거결과를 그대로 반영하는 지역일거라 생각합니다.


 

예수는 왜 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인류 2017. 9. 20. 12:25 Posted by 해양장미


 나자렛 예수는 크리스트교에서는 동정녀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한 신의 아들이자, 메시아이자, 성부와 같은 페르소나라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현대인들이 들으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지요. 만약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했다 가정한다면, 남신+여인이니까 잘 봐줘도 반쪽짜리 신 아니냐고요.

 

 본문에선 옛 사람들이 왜 예수의 신성을 인정하기 쉬웠는지, 과학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여권을 성장시킬 수 있었는지, 사람들의 인식이 과학의 발전으로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많은 것이 하나의 오해에서 비롯됩니다.실 옛 사람들은 정액 속에 이미 완성된 작은 사람이 들어있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작아서 안보인다고, 그런 식으로 생각했지요.

 

 이 작은 사람을 부르는 라틴어가 연금술과 창작물에서 많이 언급하는 호문쿨루스입니다. 다만 옛 사람들은 이 호문쿨루스가 성장하려면 모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여성의 역할은 호문쿨루스를 몸 속에서 키워 낳고 젖을 먹여 성장시키는 거라 생각했지요. 현미경으로 처음 정자를 발견했던 사람들은 호문쿨루스를 드디어 관측했다고 기뻐했었다고도 합니다.

 

 말 그대로 남성은 씨를 만드는 존재요, 여성은 그 씨를 키우는 밭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창작물에서 연금술사들이 유리병 속에서 호문쿨루스를 키우는 건, 별다른 게 아닙니다. 기술이 발달하면 정액 속의 호문쿨루스를 여자 몸이 아니라 유리병 속에서도 키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지요. 요즘 기준으로 생각하면 시험관 아기를 대리모가 아닌 인큐베이터에서 키우려는 것이니, 별로 황당한 발상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런 오해는 과학적, 의학적으로는 별로 심한 오해는 아니었습니다. 현미경이 발견되고, 난자를 관측하고, 수정과 착상을 이해하게 되기 전까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지요. 다만 이 오해는 문화에는 당연하리만큼 큰 영향을 줬고, 오해가 풀린 후에도 큰 영향을 줬습니다.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동정녀 마리아는 성령에 의해 잉태했다고 합니다. 그 경우, 옛 사람들의 사고방식으로는 예수는 반쪽짜리 신이 아니고 온전하게 신성을 가진 겁니다. 마리아의 역할이 현대인이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거랄까요. 생모가 아니라 대리모인 겁니다. 그래서인지 성모공경은 성모의 신성을 인정하지 않고, 성모의 원죄 없음만을 인정합니다. 물론 과학적으로 보면 만약 동정녀가 아이를 낳으면 자신의 클론, 그러니까 연령차 나는 일란성 쌍둥이가 나올 뿐입니다만.

 

 그리고 이런 인식체계에서 가부장제는 당연한 겁니다. 생모라 해봐야 현대인들 마인드로는 대리모 같은 거고, 자식들의 씨는 온전히 아버지의 것이니까요. 현대인들이 보기엔 좀 웃긴 이야기지만, 중세 세계관에선 여자는 번식능력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기술이 발달하고 과학이 발전하고, 사람이 어떻게 생겨나는지가 밝혀졌지요. 이후 어머니는 기존과 다른 위상이 되었습니다. 현대 페미니즘은 모성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가 많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여권의 상승은 진짜 모성의 발견으로 이루어진 면이 큽니다.

 

 자녀의 씨가 온전히 아버지의 것이 아닌 것이 알려진 이상, 호문쿨루스가 고환이 아닌 자궁에서 생성된다는 게 알려진 이상 가부장제는 금이 가기 쉬운 것이 되었습니다. 중세적 세계관에선 여성이 혈족의 이름을 주도할 수 없었지만, 현대 세계관에선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도 되니까요. 자녀의 생모는 보다 중요한 것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세계관의 큰 변화가 온갖 가치관과 사고방식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 인식의 전환이 아동양육에 준 영향이 클 거라 생각합니다. 전근대적 세계관에서, 어머니는 자녀들을 남자의 아이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전근대엔 흔했던 원하지 않는 임신일수록 자녀를 보는 눈이 나빴겠지요. 그런데 과학의 발달 이후 그게 어쨌든 내 아이가 된 것입니다. 물론 모성은 자연스러운 것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인식이 달라진 건 영향을 줬을 것입니다.

 

 그 영향일까요. 실제 현대에 들어 자녀를 키우는 방식이 바뀌고, 아동보호라는 개념이 생겼습니다. 사실 전근대엔 현대처럼 아동이 보호받거나 귀히 대접받지 못했거든요. 현대인들은 인류사에 전례 없을 정도로 너무 귀하게들 커서 문제인 것 같기도 합니다만.



 나는 한국 사회의 보수성은 전근대성과 근현대적 단점이 뒤섞인 광기로 점철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가 얼마나 보수적인지를 설명할 때 나는 다음과 같은 어휘를 사용하는데, 아마 어느 나라 사람에게 사용해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톨릭과 성공회가 진보주의 취급을 받는다. 세상에 상식적인 범주에서 이런 나라는 없다. 가톨릭과 성공회도 엄연히 아브라함 계열 종교고,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국가에서 아브라함 계열 종교의 교리는 보수의 아이콘이다.


 물론 군사독재 국가나 과두정 국가에서는 아브라함 계열 종교가 진보 취급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한국은 24년 전만 해도 군사독재 국가였다. 이런 과정에서 가톨릭과 성공회는 사회의 민주화를 담당했다. 그런데 이것은 결코 그 종교들이 민주주의적인 속성이 있어서는 아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군부의 비인간적 폭력성과 한국 개신교회의 광기, 그리고 가톨릭의 경우 바티칸과 한국 천주교 사이의 거리가 있었다. 문제는 그 후 24년이 지난 지금도 가톨릭과 성공회는 한국 사회에서 진보적인 위치라는데 있다. 


 사실 가톨릭/성공회는 현대에 어느 정도 진보주의와 일치하는 자세도 있다. 친환경주의라거나 로컬한 공동체주의, 박애주의 같은 모습을 보이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그 구체적인 부분은 상당히 다르다.


 우선 가톨릭/성공회는 민주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않다. 가톨릭 내부에서 어떠한 문제에서 옳고 그름을 가리고, 협의를 해서 풀어나가려는 태도는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가톨릭의 근엄한 평화 뒤에는 수직적 위계관계가 있다. 평화로운 위계관계 속에서 아랫사람은 모든 문제를 내 탓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크다. 그리고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와 이성적 접근태도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고 윗사람은 그야말로 자신의 역량에 의해 문제를 접근하게 된다.


 게다가 성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개신교회보다도 전근대적이다. 이런 문제들에서 가톨릭은 이슬람에 버금갈 정도로 답이 없다. 예를 들어 현재의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아프리카의 에이즈 문제는 콘돔을 사용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문제를 키웠다고 발언해서 화제가 되었었다. 사실 황당하게도 가톨릭은 콘돔 사용을 반대한다. 게다가 어떠한 경우에도 임신 중절에 반대한다. 심지어 그들은 성범죄로 생긴 태아조차도 중절하지 말라고 하는 입장이다. 가톨릭 입김이 강한 중/남아메리카 국가들에선 이런 게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여성 차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일부 개신교 교파가 여성 목회자까지 배출하는 반면, 가톨릭에서 여성은 결코 수녀 이상이 될 수 없다. 가톨릭의 제의인 미사에서 여성은 미사보라는 것을 쓰는데, 미사보는 강제 의무는 아니며 그 미적인 디자인 탓에 용서받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여성 차별의 의미가 있다. 거기에 성소수자에 대한 태도는 말할 것도 없다. 비록 사제나 복사, 수녀들의 공공연한 동성애 행위의 의혹은 곳곳에 있더라도 말이다. 또한 사제나 수녀의 혼인은 여전히 금지되어있다.


 비록 한국 가톨릭은 교황청의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서, 이 정도로 과격한 돌머리들은 아니다. 그렇지만 본래 아브라함 계열 종교는 근본적인 교리에 강한 배타성이 있고, 또한 비이성적이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으며 언제든 더욱 많은 문제점을 만들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이 정치적 스펙트럼에서의 진보적인 열망을 진지하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국민들은 진보적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혼란과 손해를 성숙한 자세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현재 한국 국민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상식이나 성숙한 보수에 가까우며, 그렇기에 사회주의자와 자유주의자, 페미니스트와 가톨릭이 동맹을 맺은 상황에 가깝다.


 이명박 시대가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 만일 박근혜가 차기 대통령이 된다 해도, 그 5년 후의 한국 정치지형도는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운이 좋아서 언젠가 한국이 글로벌한 상식의 기준에 부합하는 국가가 된다면, 그 때 가톨릭과 성공회는 한국에서 어떤 위치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