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회악 캣맘

사회 2021. 1. 31. 08:5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다들 들어보셨을 그 소리


https://youtu.be/_I7ycWMqz0E?t=10




 나는 고양이를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애완 고양이는 평범하게 귀여워하는 편이고요. 밤의 발정기 길고양이는 조금 시끄럽긴 합니다만, 애기 울음소리 낸다고 소름끼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민폐가 될 만합니다.



 몇 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오던 캣맘은 점차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캣맘은 굉장히 심각한 사회적/생태적 문제를 저지르면서도 본인들은 잘못하고 있다는 자각이 전혀 없고, 속칭 개빠들과 마찬가지로 전혀 이성적인 대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답이 없습니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급여하는 남성은 캣대디라고 합니다만, 별로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캣맘이라고 통칭하겠습니다.



 고양이가 좋으면 집에 데려가 키우면 됩니다. 새끼고양이를 함부로 주워오는 게 아닌 이상 그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책임지고 키울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렇지만 실제 많은 경우 파양되고요. 야생동물인 길고양이에게 함부로 먹이를 급여 - 제대로 치우지 않으면 음식물 쓰레기 투기입니다. - 하고, 그들을 도시 한복판에 방목하면서 그들이 저지르는 문제는 전혀 관리하지도 못하고, 책임은 회피하면서 유사시 소유한 가축인 것처럼 권리를 행사하려 든다는 점에서 캣맘은 절대악입니다. 그야말로 체리피킹, 무책임, 자기중심적인 행동의 결정체인데, 많이 본 행태지요. K-페미니스트와 캣맘, 채식주의자, 신좌파는 꽤 큰 교집합을 형성하여 편의상 한 몸으로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방송업계에도 캣맘이 있기 때문에, 종종 방송에서도 캣맘을 좋은 것처럼 포장하곤 합니다만 무개념한 겁니다.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이, 우리나라의 길고양이는 야생화된 가축입니다. 들개와 마찬가지지요. 토종 야생종 고양이과 생물인 삵(살쾡이)과는 다른 동물입니다. 일제 이전 한반도 중남부 생태계에서 고양이는 딱히 상위포식자라 하기 어려웠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생물도 아니었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요. 일제와 전쟁과 산업화 거치면서 대다수의 대형 포식자들이 우리나라에서 멸종했고, 대략 90년대부터 고양이 애호가가 늘어나면서, 그리고 고양이보다 크고 위험한 포식자는 포획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길고양이는 우리나라 도시지역 최상위 포식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개체수를 조절하고 진짜 야생동물을 보호함이 올바른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캣맘을 비롯한 무개념한 고양이 애호가들 때문에 제대로 된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많은 나라에서 이미 고양이를 지속적으로 살처분하고 있고, 고양이를 야생에 방사하거나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흔히 고양이는 쥐를 잡기 때문에 이롭다는 인식이 있습니다만, 고양이가 딱히 쥐를 먹이로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고양이 체격에 잡기 쉬운 먹이 중 쥐가 있는 거고, 옛날에는 민가에 쥐가 많았기 때문에 고양이가 쥐를 많이 잡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먹을 게 없고 쥐가 많은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길고양이에게 캣맘이 먹이를 급여하면, 배가 부른 길고양이들은 굳이 쥐를 열심히 잡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도시에 옛날처럼 쥐가 많은 것도 아니고요. 물론 고양이는 배가 불러도 학살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쥐를 잡긴 합니다만, 절대 쥐만 잡는 건 아닙니다. 심지어 근래 캣맘들은 길고양이들이 피해를 입을까봐 쥐약살포도 못하게 합니다. 캣맘들이 도시에 쥐를 번식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고양이가 저지르는 주된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쓰레기를 뒤져서 엉망으로 만들어두는 게 하나. 자동차를 손상시키거나 추울 때 본네트 안에 들어가 있거나 한 게 둘. 그리고 진짜 보호해야 할 야생동물인 조류 등을 공격하는 게 셋입니다. 그리고 야간 소음 발생과 질병의 매개체가 되는 게 넷입니다. 다투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제대로 못 들어본 분들이 있을 텐데, 어떤 소리가 나는지 들어봐야 압니다. 다음 링크를 이용해주시길.


https://youtu.be/B2qbTbIqPbQ

https://youtu.be/Wrx_IlsdFMU




 종종 캣맘이 폭행을 당했다거나 고소를 당했다는 뉴스가 나오는데, 그럴 만합니다. 다른 해결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캣맘은 본인이 타인과 생태계에 큰 민폐를 끼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사유지에서 캣맘짓을 하거나 사유물에 피해가 있으면 소유주체가 응징을 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엔 집단민원 말고는 방법이 없고 그나마도 현행 룰상 공무원이 막무가내인 캣맘을 어쩌지도 못합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바꾸려면 룰을 바꿔야 합니다. 길고양이 개체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극적인 살처분을 통한 개체수 조절에 들어가야 합니다. 중성화수술은 비용이 많이 들고 효율적이지도 못합니다. 야생동물을 무작위로 포획해 중성화하는 것도 도덕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중성화는 애초에 고양이빠들이 없었으면 절대 없었을 이상한 행위입니다. 길고양이 중성화에 들어가는 돈은 보다 가치 있게 사용되어야 합니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급여하는 행위는 다른 야생동물에게 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금지시켜야 합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말과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말은 동일합니다. 동정심이 드는 걸로 치자면 추운 겨울날 열심히 뛰어다니며 먹이를 쪼아먹는 닭둘기들도 불쌍합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보통 닭둘기에게 먹이를 주지는 않지요.



 아돌프 히틀러가 동물 애호가였던 건 유명한 사실입니다. 캣맘들의 행위와 심리는 히틀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히틀러도 캣맘들만큼이나 상냥하고 싹싹한 면이 있는 사람이었지요.



 마지막으로 길고양이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에 대한 영상을 하나 링크합니다. 캣맘들의 무개념은 절대 도시지역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연구결과를 볼 때, 최소한 연간 13~40억 마리의 새들과 63~223억 마리의 포유류, 0.8~3.2억 마리의 양서류, 2~8억 마리의 파충류가 미국 내에서만 고양이에 의해 사망했다고 전해집니다.


https://youtu.be/DspIMrIgI-4


겨울천룡국

사회 2021. 1. 7. 18:04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6Dakd7EIgBE





 어제 저녁 하얗게 함박눈꽃송이가 퍼얼펄 내렸습니다. 우리 신성 네오 헤븐조선 좌천룡국은 겨울천룡국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모든 게 마비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늘어난 후륜차들은 순정 타이어가 썸머인 게 많고, 그걸 그냥 달고 다니다가 대설을 맞이하여 온갖 참사들이 일어났습니다. FF 사계절로도 힘든 노면을 후륜 썸머로 다니겠다는 건 무식 또는 크레이지입니다. 스프레이도 안 뿌리고 도로를 미끄러지는 도이칠란트제 렌트차량들은 곳곳에서 추돌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후륜차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일 텐데, 이번에 서울에는 보기 드문 호설(豪雪)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시장님이 장기집권하시다 남윤인순 명명 피해호소인의 급습으로 인해 원통하게 숙정문 인근에서 타계하신 후 리더가 없는 서울은 호설에 전혀 대응을 못했습니다. 좌천룡국의 수도는 오늘 아침이 되어서야 제설ㆍ한파 대책회의에 들어갔고, 아직도 서울에 붙어사는 가붕개들은 네오 헤븐조선이 얼마나 새로운지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날씨가 참으로 수령(囚囹)님처럼 멋져서, 어제부터 폭설 이후 폭풍이 불고 인천지역 기준, 새벽에 영하 16℃까지 떨어졌었습니다. 종일 추울 뿐만 아니라 내일은 1도 정도 더 떨어진다고 하네요. 실로 이불밖은 위험한 새해의 시작입니다. 라후 아크바르.



 좌천룡들께서 눈을 방치한다 해도 어차피 가붕개들이 알아서 치울 거고, 며칠 후엔 기온이 올라가서 눈이 녹겠지요. 그러니까 서울시는 이제 S-제설 홍보에 들어가야 마땅할 것입니다. K-방역도 그랬으니까요. 중국동포 여러분, 한족 여러분, 전 세계의 난민 여러분, 제설 잘 되는 서울특별시로 모두들 이사 오세요. IㆍSeoulㆍYou. 



 그런데 보궐선거가 머지않았습니다. 신성 네오 헤븐조선 좌천룡국의 정통성과 역사적 필연성에 저항하는 헬조선 부흥론자들이 안철수를 밀고 있는데요. 눈처럼 하얗게 아름다운 겨울천룡국을 반기는 가붕개 여러분들은 안철수의 유혹에 지지 말고, 삶은 소대가리가 깨져도 민주당을 찍으셔야 마땅하겠습니다. 가붕개는 가붕개다워야 가붕개입니다. 설마 이제 와서 가붕개도 사람 취급하던 헬조선 시절이 그립다고는 안 하겠지요. 박원순 시장님 3번이나 찍어준 서울 가붕개들인데요.

 


 가붕개는 현실의 엄혹함을 직시하고 싶지 않아하고, 보고 싶은 걸 보고 듣고 싶은 걸 듣습니다. 가붕개는 생각하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좌천룡들께서 시키는 대로 합니다. 그러니까 행복한 가붕개들입니다. 행복한 가붕개들은 서울에 사는 중국 동포들을 슬프게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높은 산봉우리 같은 나라의 기슭이라도 차지하려면 노오오력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숙조국미향의 이름으로 문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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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만든 바보수첩

사회 2020. 12. 20. 12:5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wAmk3nf11gs

 

 


 

 잡스가 살아있던 시절, 꽤나 흥미롭게 회자되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실제 사회적 공헌이나 하는 행동이나 빌 게이츠가 더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책임도 지는데, 성격 나쁜 잡스가 더 대중적 이미지가 좋고 빌 게이츠는 온갖 음해를 다 당한다는 것이었지요. 잡스가 아웃사이더 이상주의 예술가라면 빌 게이츠는 인싸 현실주의 사업가로 보였기에 대중들이 잡스를 더 사랑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20년 현재, 모두가 아시다시피 빌 게이츠는 COVID-19 백신 개발과 공급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예전부터 관련하여 준비와 사회공헌을 해 왔지요. 물론 WINDOWS가 그 동안 해 온 인류에 대한 공헌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대조적으로 잡스가 혁신하여 보급한 스마트폰은, 세상 모든 것을 바꿔놓았으나 그게 꼭 좋은 방향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스마트폰이 바꿔놓은 세상에 대해 회의감이 있습니다. 옛날엔 TV를 바보상자라 불렀는데, 사실 스마트폰이야말로 바보수첩이었습니다.


 

 아이폰이 최초의 스마트폰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아이폰이 그 기원입니다. 아이폰은 기존의 노키아 심비안이나 블랙베리를 몰아내고,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과 함께 스마트폰 천하를 양분하였습니다.


 

 이명박 정권 시절만 해도 스마트폰은 그다지 지배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시절 동안 스마트폰은 급격하게 발달하고, PC의 온라인 점유율을 크게 낮춰버립니다. 그리고 PC도 카페 같은 데 가져다닐 수 있는 노트북 점유율이 많이 높아졌고, 데스크탑은 점유율이 많이 낮아진 상황입니다.


 

 스마트폰은 유용합니다. 나 역시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시간이 꽤 됩니다. 바쁘거나 다른 할 일이 없을 때는 붙잡기 쉽고, 놓기 어려운 면이 있지요. 그러나 스마트폰이 생산적인 물건인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내 생각에는 스마트폰이야말로 인스턴트의 극치이자 문명의 파괴자입니다.


 

 스마트폰이 가져다준 단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단편적인 정보를 양적으로는 많이 제공합니다. 보던 것만 보기 쉽게 합니다. 더 많은 걸 보기 어렵게 하고, 다양한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채널을 줄입니다. 사용하는 데 있어 무의식적 피로가 있습니다. 정서나 신경계 등이 쉬기 어렵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활용하기 나름이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사람은 그렇게 24시간 내내 의식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손이 가기 쉬운 것에 더 손을 대고, 하기 쉬운 걸 더 하고, 습관적으로 행동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시간동안 데스크탑과 스마트폰을 쥐고 있다고 할 때, 비슷한 기능과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데스크탑을 쓸 때 더 다양한 정보를 보기 쉽습니다. 그러나 자리에 앉아서, 자세를 잡고 사용해야 하는 데스크탑에 비해 누워서 아무 데서나 하기 쉬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스마트폰이 늘어난 결과, 대중교통에서 광고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것은 대중교통비의 인상과 관련 회사 및 지자체의 적자로 드러나고 있지요. 바꿔서 이야기하면 광고를 걸기 어렵다는 건 사업자들이 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아이폰의 등장 이후 선진국 전반에 걸쳐 전통적인 산업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도 있었지만 SNS를 중심으로 한, ‘사진을 찍어 올리기 좋은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만 발달했지요.


 

 개인 카페에 오는 젊은 여성 손님들 중 적잖은 수가 커피를 시켜서, 따스할 때 마시기보다는 세팅하고 사진을 찍는 데 일단 시간을 소비합니다. 그 여자들에게 커피를 마시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생을 꾸며서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이지요. 그런 손님들에게는 좋은 커피보다는 그럴싸한 라떼아트를 해 주는 게 좋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스페셜티 커피의 큐그레이딩과 로스팅, 풍미를 중시한 브루잉보다는 라떼아트가 더 발달했다고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PC(:퍼스널 컴퓨터)는 아날로그를 없애지는 못했었습니다. 사람들은 PC라는 물건 앞에 앉아있을 때만 디지털 세상을 가까이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우리는 노무현 시대까지는 아날로그 시대였다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 시대가 교체기였고요.


 

 노무현 시대엔 조중동을 중심으로 한 활자신문이 아직 강했습니다. 컴퓨터에 앉아 기사를 찾아보는 사람은 소수였습니다. 모두들 종이신문을 많이 봤습니다. 무료로 배포하는 무가지도 인기가 있었지요.


 

 양방향 소통이 되는 디지털 시대가 오면 사람들이 좀 더 민주적으로 소통하고, 더 나은 컨텐츠를 골라볼 수 있게 될 거라는 기대를 품은 이들이 많았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다지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자극적이고 편향적인 정보 속에 스스로 갇히게 되었습니다. PC를 사용할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게, PC를 사용하면 보다 큰 화면과 입력 인터페이스로 인한 검색접근의 용이성 때문인지 보다 다양한 정보 채널을 활용하기 쉬워집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그렇지 않습니다. 작은 화면에 입력 기능이 제한된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보던 것만 계속 보기 쉬운 면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가진 화면 크기 제약으로 인한 불충분한 가시성과 제한적인 입력 기능은 실제 양방향 소통은 커녕, 정보를 줄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입력을 잘 하는 사람들은 별다른 문제를 못 자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숙련된 한글타자 평균은 직접 말로 하는 것만은 못해도 꽤나 자유로운 입력이 가능한 반면, 스마트폰은 어떻게 해도 그 정도가 될 수는 없습니다.


 

 컴퓨터를 예전부터 사용해온 분들은 알겠지만,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키보드라는 물건에 대해 사람들이 꽤나 회의감이 있었습니다. 말하는 것에 비해 키보드로 입력하는 속도가 너무 느렸으니까요. 두벌식 키보드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많았고요. 보다 타수가 나오기 쉬운 세벌식 연습하는 분들도 많았고요. 그런데 결국 사람들이 두벌식을 워낙 치다보니 다들 빠르게 치게 되어서 불편을 못 느끼게 되었습니다. 두벌식만 해도 한글은 다른 문자보다 빠르게 입력하기 쉬운 편이고요.


 

 결국 변화한 사용환경은 내용이 적은 SNS와 동영상 위주로 웹을 재편성하였고, 그에 각종 텍스트들의 업데이트 총량이 줄어들었습니다. 실질적 데이터의 양과 질이 쇠퇴중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유튜브에 좋은 내용의 컨텐츠들도 있지만, 동영상은 그 특성상 시청하는 데 텍스트를 읽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정치사회 이슈에서만큼은 양질의 컨텐츠보다는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채널이 구독자를 많이 확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PC는 스마트폰 대비 마이너한 기기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PC 중에서도 데스크탑보다는 아무 데서나 사용 가능한 노트북이 대세가 되어버렸고요. 데스크탑은 보다 강력한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만 주로 사용하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그에 데스크탑 부품들은 상업성을 가지기 위해 컴퓨터 게임용으로 발전하였고, 젊은 남성 위주인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춰 화려한 LED가 도배된 물건이 되었지요. 나는 보석은 좋아하지만 LED는 전등으로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나의 취향은 백열등입니다.) 데스크탑 LED는 가능한 끄고, 끌 수 없는 부품은 갈아버리고 있는데 종종 LED가 나오지 않는 부품의 평가를 보면 LED가 나오지 않는 걸 아쉬워하는 사람이 꽤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서 고개를 가로젓게 됩니다.


 

 한편으로 근 몇 년 사이 데스크탑 하드웨어는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예전과는 달리 너무 많은 프로그래머가 스마트폰에 투입되고 있고, 데스크탑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의 질과 양은 감소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로그래머 인력 자체가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능한 스마트폰의 사용을 줄이고, 데스크탑을 많이 사용하시길 권장합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보다, 그리고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보다 데스크탑을 사용하는 게 눈에도 낫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도 쉬우며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쉽습니다.


 

 오래간만에 새로 데스크탑을 맞출 분들은, 과거와 데스크탑이 달라진 부분이 꽤 있으므로 생각을 좀 하셔야 합니다. 데스크탑의 성능은 예전에 비해 정말 많이 올라갔는데, 동시에 발열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사양을 조금 높이면 CPU쿨링은 물론 케이스 쿨링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요새 나오는 케이스들은 휘황찬란하며 키치한 LED팬(Fan)들로 도배되어 있거나, 아니면 폐쇄적이라 쿨링 성능이 부족한 케이스가 대부분입니다. 적잖은 경우 케이스에 번들로 포함된 팬들은 LED를 오프할 수 없고, 심지어 회전속도조차 조절하기 어렵고 지나치게 시끄러운 것도 많습니다. 팬을 LED가 나오지 않는 좋은 걸로 바꾸면 해결됩니다만, 좋은 팬을 몇 개 달면 팬값만 해도 제법 나옵니다. 본체를 데스크 위가 아니라 내려두거나 하면 본체의 LED가 잘 안보일 수 있고 체감소음도 줄 수 있습니다만, 폐쇄적인 장소에 본체를 둘수록 쿨링은 당연히 나빠집니다.


 

 그리고 근래 나온 엔비디아 30시리즈는 혁신적인 성능입니다만, 전력소모는 좀 심각합니다. 관련하여 시소닉 파워 셧다운 이슈가 있었는데, 엔비디아에서 주장하는 전력소모를 신뢰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고성능인 만큼 전력도 엄청나게 먹고, 열도 굉장히 뿜어내므로 사용하려면 여러 모로 신경을 써야 합니다. 전성비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면 다소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AMD 라데온 빅나비를 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데스크탑에서 USB-C 디스플레이 출력을 원하시는 분들은 신경을 좀 쓰셔야 합니다. 보통 메인보드는 USB-C 출력기능이 있습니다만, 그걸 사용하려면 그래픽 카드가 아닌 온보드 디스플레이 출력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그나마 성능이 나오는 AMD APU 르누아르 같은 것도 가성비가 영 좋지 못합니다. 절대적인 그래픽카드 성능도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그런데 엔비디아 30시리즈 그래픽카드에서 USB-C 출력이 빠졌습니다. 20시리즈는 USB-C 출력이 되는데, 30시리즈는 안 됩니다. 대조적으로 AMD는 이번 빅나비에 USB-C 출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데스크탑에서 USB-C 디스플레이 출력을 원하신다면 APU로 시스템을 구성하시거나, 빅나비를 사셔야 합니다. 20시리즈보다는 빅나비가 낫지요.


 

 그리고 https://oceanrose.tistory.com/1227 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아직 윈도우10은 고해상도 환경에서의 텍스트 가독 문제가 있습니다. 모니터를 구매하시거나 시스템을 구성할 때 고려해야 할 사안인데, 고딕(돋움)체 계열은 문제가 적지만 바탕(명조)체 계열은 대체로 문제가 있는 편입니다. 관련하여 사용하기 좋은 바탕체를 소개하자면,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제작하여 무료배포한 KoPubWorld 바탕체가 좋은 것 같습니다. 전자책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 그런지 확대축소에 매우 강합니다.


 해당 폰트는 http://www.kopus.org/Biz/electronic/Font.aspx 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새는 SSD만 사용하고 HDD는 사용하지 않는 분들도 많은데, 근래 양산되어 공급되기 시작한 QLC SSD는 기대수명이 짧은 편이고, 플래시메모리 기반인 만큼 수명을 다했을 때 자료가 완전히 사라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M-DISC같은 아카이브 특화 미디어가 상업적으로 망한 이상 몇 년에 한 번 정도는 HDD를 새로 구매하여 중요 자료를 백업하는 게 최선이며, 그렇게 하기 어렵다면 보안을 장담할 수 없더라도 구글 등 큰 기업의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게 자료를 잃어버리지 않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천국에 가까운 2020년 네오 헤븐의 도로

사회 2020. 12. 14. 20:2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IVOoZCCAZpk

 

 


 

 1) 올해 초에 자동차보험료가 많이 올랐습니다. 매우 복합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는데, 근본적으로 자동차보험은 손해보험사가 폭리를 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실제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지급액이 작년 기준으로 꽤 늘었고, 운용이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원인이 될 만한 요인으로 꼽을 만한 것은 다양합니다만, 가장 먼저 꼽아야 할 건 한의원/한방병원입니다. 자동차 사고 시 한의원에 드러누워 치료받는 사람이 많은데요. 응급인 경우를 제외하면 진짜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면 보통은 정형외과에 가게 됩니다만... 보통 사고 후유증은 미묘한 데가 있고, 정형외과는 그리 친절하지 않은 곳이 많은 반면 한의원은 친절한 편이고 각종 편의도 많이 봐 줘서 인기가 좋습니다.

 

 당연지정제에 의한 심평원의 온갖 후려치기에 적응한 정형외과와 반쯤 건강관리 서비스로 접근하는 한의원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피해자 측이 한의원에 드러눕는 게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료가 더 많이 나갑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 환자의 95%가 경상자고, 경상자 중 60% 이상은 한방 진료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1인당 보험사가 지출하는 한방진료비는 정형외과 등 일반 병의원을 이용할 때에 비해 2.7배입니다. 결과적으로 차량을 보유한 모두가 한의원을 먹여살리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2) 요새 야간운전을 하려면 동지가 가까워서 오후 5시경 일몰입니다. - 과거에 비해 몇 가지 위화감이나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운전할 때의 불편이 매우 큰데, 요새 나오는 차들에는 고휘도 LED램프가 적용된 게 너무 많습니다. 관련하여 단속 기준 자체가 너무 높기도 하고, 불법 튜닝카도 많고, 단속을 잘 안 하기도 합니다. 소위 눈뽕이 심하지요. 나는 눈이 빛에 민감한 편이라 야간 운전용 청색광 차단 안경을 따로 쓰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운전하기 꽤나 불편합니다. 동절기에는 앞유리에 어느 정도 김이 서릴 때가 많다보니 더욱 시야가 나빠집니다.


 더구나 요 몇년 사이 차고가 높은 SUV가 증가하였고, 시대가 흐를수록 미숙한 운전자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향등을 무분별하게 킨 차들도 종종 보이는데, 고휘도 LEDSUV가 상향등을 켜고 다니면 그 자체로 광학 테러입니다. 썬팅 진하게 하고 전조등 밝게 다는 답 없는 차들이 너무 많습니다. 섬광탄 맞은 기분으로 잠깐 운전한다거나, 광학병기 공격을 피해 차로변경을 한다거나 하는 건 근래 그리 드문 일이 아닙니다. 이번 달부터 인천광역시는 하등 쓸데 없이 과속기준만 낮춰 5030으로 변경하고 있는데, 비효율적이며 쓸데없고 과태료를 뜯지 못해 안달인 것 같은 그런 이상한 독재는 롤백하고 차량 등기구 및 이륜차 단속이나 제대로 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애초에 상향등 조작에 대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는 운전자들이 너무 많기도 하고요.

 



 

3) 상기한 5030 정책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도로교통의 효용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통행하는 차량에 과도한 브레이크 사용 및 급가속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의 증가 및 에너지 사용량의 증가가 예상됩니다. 쓸데없는 스트레스로 인해 운전이 거칠어지는 건 덤입니다.

 

 원래 70~80km/h로 다니게 설계되고 깔린 도로가 60km/h를 거쳐, 몇 년 사이에 50km/h제한이 걸렸습니다. 50km/h도로가 30km/h으로 바뀌고 카메라가 수백미터 간격으로 달린 곳이 많아 거의 달팽이처럼 주행해야 하고요. 옛날에 비해 차량의 안전도는 올라갔고 속도는 올라갔는데, 완벽한 시대 역행입니다. 그야 사고가 났을 때는 속도제한이 있는 편이 인명피해가 줄고, 사고율도 다소 낮아질 수 있겠습니다만 얻는 것 대비 피해가 너무 큽니다. 아예 자동차가 없다면 차량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도 없겠지요. 효용이 있으니까 사람이 죽어도 자동차를 타는 겁니다. 국가가 국민을 감시하고 권리를 일방적으로 억압하는 디스토피아가 이런 것입니다.

 

 덤으로 도로교통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경찰이 임의단속을 하거나, 심지어 자료조작을 해서 과태료를 물리는 경우까지 보고가 되고 있는데, 국정이 문란(文亂)하여 나라가 돈이 없고, 도덕과 윤리는 땅을 파고 들어가 맨틀을 침범할 기세다보니 참으로 별 일이 다 있습니다. 이곳이 헤븐입니다. 달이 뜨는 시각 헤븐조선의 도로는 진짜 천국에 제법 가깝습니다.

 


 

4) 올해 배달대행의 급증으로 도로 뿐 아니라 인도도 폭주하는 이륜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는데, 관련하여 어처구니없는 불편을 겪기도 하고 있습니다. 전조등을 너무 밝은 걸로 교체한 오토바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근래 들어 그런 게 단지 내건 인도건 맞은 편에서 전조등을 켜고 달려온다는 점에서 참으로 지상의 헤븐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년까지만 해도 배달 바이크는 거의 시티백 또는 스쿠터 125cc짜리들이었는데요. 요새는 워낙 다들 배달업에 뛰어들다 보니 빅 스쿠터나 미들급, 심지어 리터급 매뉴얼 바이크들도 배달 바이크가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게 인도에까지, 또는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지역까지 올라온다는 겁니다. 옆에 지나가는데 갑자기 시동 걸면 보행자가 놀라기 충분한 소음을 자랑합니다. 미들급이나 리터급은 시티백 따위와는 말 그대로 급이 다른 폭발적인 소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할리 같은 투어러야 딱 봐도 시끄러울 것 같지만 빅 스쿠터나 네이키드 같은 건 얼핏 보면 티가 잘 안 납니다.

 

 이미 바이크 단속 좀 해달라는 요청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정부는 손 놓고 있고요. 우리나라 교통 카메라는 전방만 촬영 가능하므로 후방에만 번호판이 있는 바이크는 그것으로 단속이 불가합니다.

 




5) 시대가 흐를수록 운전이 미숙한 차량이 늘어나는 기분인데, SUV를 선호하는 여성 운전자들이 늘어난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수동변속차량이 거의 사라진 것도 주요한 한 원인이라 생각하고요.

 

 여자들이 남자보다 보통 운전 못 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테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애티튜드에 있는 것 같습니다. 남성 운전자에 비해 여성 운전자는 운전을 잘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늘지 않습니다. 많은 남자들은 자기가 남들보다 운전 잘 해야한다고/잘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여자들은 그런 마음가짐으로 운전을 익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여성 운전자가 남성 운전자보다 운전을 할 때 집중을 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공간지각능력이나 시야각, 운동신경, 체력, 위기대처능력 등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뒤떨어지기도 합니다. 물론 개인차도 큽니다만, 평균적인 성차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제대로 하려면 평균적인 여성은 평균적인 남성보다 운전을 더 잘하려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하고, 더 많이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많은 경우에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남자들이 재능도 더 있는데, 노력도 더 합니다. 여자들도 그나마 어릴 때 운전 배우기 시작하면 많은 경우 곧잘 하는데, 나이 들어서 중년여성이 운전 시작하면 답이 잘 안나오는 경우가 좀 있습니다. 청소년 키우는 분들, 딸한테는 운전 일찍 - 가능한 직접 - 가르치세요. 아드님들은 어지간해서는 알아서 잘 하는데 따님들은 아닐 수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남자라고 운전 잘 한다는 것도 아니고, 여자라고 꼭 못 한다는 건 아닙니다. 남성 운전자라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운전하는 사람은 그리 높은 비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남자들은 운전 잘 못 해도 어지간해선 김여사같진 않을 뿐이지요. 딱 봐도 김여사처럼 운전하는 사람은 대체 누가 저렇게 운전하나 확인해보면 거의 예외 없이 여자고요. 운전 잘 하는 여성 운전자야, 굳이 보지 않는 이상 여성 운전자인지 남성 운전자인지 알게 뭡니까. 컨버터블이라도 타야 티가 나지요.



 

 

6) 수동변속차량이 줄어들면서, 더 나아가 전자식 악셀(전자식 스로틀 컨트롤러)을 채택한 차량들이 늘어나면서 느껴지는 주관적인 가장 큰 문제는 악셀링을 못 하는 운전자가 늘어났다는 겁니다. 기계식 악셀을 가진 가솔린 차량의 경우, 악셀을 밟는 만큼 정확히 스로틀이 열립니다. 그리고 수동변속에 기계식 악셀을 가진 가솔린 차량은 악셀링 조절이 안 되면 운전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그런 수동변속 차량도 없고, 전자식 악셀은 기계식만큼 민감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운전자들이 악셀링을 못 익힙니다.

 

 악셀링이 안 된다는 건 각각의 상황에서 적절한 만큼 악셀을 밟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단적인 경우 풀악셀에 가까운 악셀링만을 하는 운전자도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보다는 적당한 정도보다 더 낮은 수준의 악셀링을 하는 운전자를 쉽게 볼 수 있고요. 그 경우 차가 별로 나가질 않지요.

 

 관련하여 가장 골치 아픈 문제라면 브레이크를 상시로 밟는 운전자가 많아졌다는 겁니다. 엔진브레이크 위주의 감속을 (악셀도 브레이크도 밟지 않으면 내리막이 아닌 이상 차량은 당연히 감속합니다.) 하지 않고, 감속이 필요하면 일단 브레이크등이 들어오도록 살짝 밟는 운전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브레이크등이 들어오면 뒷차는 당연히 감속을 하기 때문에 교통체증이 유발됩니다. 브레이크등 점멸이 잦은 차는 뒷차가 피해가려 하니까 차로변경이 많아지고 그 또한 교통체증 및 사고유발의 원인이 되고요. 습관적으로 브레이크 위에 발을 올려두는 운전자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양발 운전자들도 좀 있고요. 브레이크는 아주 살짝만 밟아도 등이 들어옵니다.

 



 

7) 전기차가 도로에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나는 전기차의 구매를 어지간해서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전기차들의 가속력은 대체로 스포츠카 수준입니다. 전기모터는 내연기관과 달리 저회전에서도 강한 토크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속력을 일반 운전자가 다룰 때 그다지 아름다운 도로가 되지 않습니다. 사고 시 위험하고요. 게다가 전기차에 화재가 나면, 그건 일반 차량과는 달리 금속화재가 되기 때문에 답이 없습니다. ABC형 소화기로도 안 꺼지고요. 사고 시 물과 접촉하면 최악의 경우 리튬이 반응해서 폭발합니다. 며칠 전 윤석열의 친인이 주차장에서 사고가 나서 유감스럽게도 사망했지요. 사고난 차량이 전기차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죽진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8) 근래 이슈가 있던 전동킥보드는 꽤나 위험한 교통수단입니다. 주행능력에 비해 브레이크의 제동력이 약하고, 휠은 너무 작고, 차세를 라이더가 제어하기가 어렵습니다. 실질적으로 스쿠터나 125cc급 바이크보다 위험한 교통수단이라고 잠정 판단하며, 자동차 트렁크 등에 실을 수 있는 휴대성을 제외하면 별 장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9) 운전 중 흡연은 심각한 배드매너입니다만, 법률적으로는 아직 문제가 없는 행위입니다. 관련하여 개념을 갖추지 못한 운전자가 많은데, 창밖으로 담뱃재를 터는 행위는 뒷차 방향으로 담뱃재가 날아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대단히 위험합니다. 최악의 경우 화재나 화상, 기타 사고 등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주행 중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버리는 건 불법입니다만, 그 또한 잘 단속되고 있지 않고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부디 최소한의 개념을 갖춘 운전자라면, 주행중 흡연은 전자담배를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

 



 

10) 속칭 양카는 예전에 비해 요새 별로 없습니다. 청년 자체가 줄어들기도 했고, 요새 스포츠카는 빠르기만 하지 스포티하지 않고요, 저렴한 스포츠카가 줄어들기도 했고, 배달대행 때문인지 바이크를 고르는 비율이 높아지기도 한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보다 쿠페 보기 현저히 힘들어졌습니다. 요새 인천지역에서 제일 많이 보이는 2도어 차량이 박스터일 정도입니다.

 

 그리고 경기가 워낙 나빠서인지 예전에 참 심각한 문제다 싶던 1톤 트럭들도 어째 줄어들었고, 무슨 이유인지 요새는 택시들도 예전보다는 얌전한 택시 비율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음주운전도 예전보다는 많이 줄은 걸로 생각합니다.

 

 근래 도로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느끼는 건 상기한 속칭 눈뽕과 김여사입니다. 여성 운전자가 매해 늘고 있는데, 그 말은 운전을 지금까지 안 하다가 이제 와서 하는 여자들이 많다는 겁니다. 예측 불가능한 창조적인 동선을 뽐내며, 끼어들기 양보에는 무슨 성녀가 따로 없고, 눈부시도록 찬란하게 상향 헤드라이트를 빛내는 아줌마들의 운전을 보고 있자면 절로 더 비싼 자동차보험 및 운전자보험에 가입하게 됩니다. 통계적으로 남성 운전자들의 차량 사고건은 2014년 대비 2018년에 4.8%감소했지만, 여성 운전자는 동기간 11.4%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2009년 연구에서 같은 거리를 운전할 때, 여성 운전자는 남자에 비해 1.486배 사고빈도가 높았습니다. 아마 올해 같은 방식의 연구를 한다면 1.486배보다 현저하게 높을 겁니다.

 

 경험적으로 어떤 시험에서건, 평균적으로 여자들은 남자보다 잘 외우고, 많이 외우고, 외워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운전면허도 외워서 따는 경향이 있고요. 그렇게 외워서 면허 딴 후 도로에 나오니까 답이 안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려면 코스 외워서 면허 딸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1) 김여사/김기사 안 되는 팁을 알려드리자면.

 

 김여사가 되는 요인 중 운전에 대한 자신없음과 두려움이 주된 원인일 때가 있습니다. 그건 자동차라는 물건이 몸에 덜 익어서 그럴 확률이 높은데, 운전하는 시간 자체를 늘려줘야 개선됩니다. 차량 거의 없는 외지를 찾아 운전시간을 늘리시길 바랍니다. 운전 경험치를 쌓다 보면 능력치 상승폭에 개인차는 있어도 어쨌든 레벨업은 됩니다.


 

 운전자세를 바르게 잡아야 합니다. 운전할 때는 기본적으로 등을 뒷좌석에 적당히 편안하게 기댄 자세여야 합니다. 그렇다고 눕듯이 앉아 팔 쭉 뻗으라는 건 아니고요. 일단은 몸이 앞으로 나오면 안 됩니다. 몸이 앞으로 나오면 시야가 좁아집니다. 여자들은 대체로 남자보다 시야가 좁기 때문에, 핸들을 짧게 잡고 몸이 앞으로 나온 상태에서는 답이 없습니다.


 

 신발 똑바로 신으셔야 합니다. 힐 같은 거 신고 운전하는 거 아닙니다. 굽 없는 운동화 신으세요. 그리고 시골오지 야간운전하는 거 아닌 이상 상향등은 키는 거 아닙니다. 상향등 키고 끄는 법부터 배우세요.

 

 고속도로나 고속화도로에서 1차로 운전하지 마세요. 거긴 추월차로입니다. 달리다가도 뒷차가 내차보다 빠르면 비켜줘야 하는 차로입니다. 뒷차가 과속이고 내가 제한속도 내 최고속도라도 비켜주는 게 우선적인 도로교통법입니다.

 

 도로교통법을 숙지하세요. 보통 김여사들은 암묵적인 룰에 대한 이해나 도로교통 흐름을 판단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모자랍니다. 그런 건 타고나는 면이나 살면서 형성된 면이 있으니까, 경험을 쌓는 것 외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룰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도로교통법이라도 숙지하세요.


 

 주변 차들에 갑질하지 마세요. 김여사가 김여사가 되는 본질적 이유 중 핵심은, 언제나 주변이 자신에게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도덕함에 있습니다. 마이바흐를 몰건 벤틀리를 몰건 비싼 차 몰고 있어도 갑 아닙니다. 도로에서 자동차는 법률적 최약체입니다. 보행자가 갑, 이륜차가 을, 사륜차는 병입니다.

 

 그리고 양발운전 금지입니다. 카트나 포뮬러카를 비롯한 스포츠 드라이빙에는 왼발브레이킹 테크닉이 있긴 한데요. 서킷 같은 데서 제대로 익힐 거 아니면 왼발로 브레이킹하는 건 금지입니다. 요샌 다들 클러치 페달 없는 차를 모니까 왼발 브레이킹 같은 걸 함부로 하는 것 같은데요. 일반 차량에서 브레이크는 오른발로 밟는 겁니다. 굳이 브레이크와 악셀을 같이 사용할 일이 있을 때는 힐앤토나 토앤토를 하시고, 아니면 사이드브레이크를 활용하세요.


 

 그래도 꼭 양발운전 하고 싶으시면, 서킷에서 제대로 익히시고요. 그리고 페달 개조하고, 시트 레이싱 버킷시트로 바꾸고, 안전벨트 4점식으로 바꾸고 그 다음 하세요. 양발운전하면 일반 시트에 3점식 벨트로 몸 고정 안 됩니다.




 

 12) 작년까지는 세월호 리본을 단 차를 발견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보지 못했습니다. 올해가 작년보다 나은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인천 지역 소개 - 5. 동구

사회 2020. 12. 12. 23:15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인천 동구 출신 싱어송라이터 김광진의 곡 배다리입니다. 마법의성으로 유명한 그 김광진 맞습니다.

 

https://youtu.be/SgiN3ygUJmc

 



 이전 화

 

1. 계양구 - 1) 계산, 작전동 일대

https://oceanrose.tistory.com/808

1. 계양구 - 2) 외곽 및 산악지대

https://oceanrose.tistory.com/811


2. 부평구

https://oceanrose.tistory.com/816


3. 남동구 - 1) 구월, 간석, 만수동 일대

https://oceanrose.tistory.com/819

3. 남동구 - 2) 남촌도림동, 장수서창동, 논현동 및 고잔동

https://oceanrose.tistory.com/1045


4. 서구 - 1) 옛 서구 지역

https://oceanrose.tistory.com/1182

4. 서구 - 2) 청라국제도시와 루원시티, 검암/경서동 및 경인아라뱃길과 정서진

https://oceanrose.tistory.com/1190

4. 서구 - 3) 검단

https://oceanrose.tistory.com/1208

 

 


 ‘원인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략적으로 중구 본토와 동구를 부르는 말이지요. 가끔은 미추홀구 일대를 포함하기도 하고, 좀 더 광의의 의미로 쓰일 때는 옛 인천도호부 중 현재의 인천광역시 영역에 남아있는 전역(100년 전에도 육지였던 부분만)을 의미할 때도 있습니다만, 보통은 원도심과 유의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원도심은 좀 더 분명하게 중구 본토와 동구만을 부르는 말입니다.


 

 현재의 인천광역시는 역사적으로 보면 옛 인천도호부 중심지 및 해안 일대에 부평도호부의 요지와 김포 검단, 그리고 강화군과 서해 5도를 포함한 옹진군이 합쳐진 행정구역입니다. 조선 당시 인천도호부는 현재의 시흥시 북부 전반에 해당하는 옛 소래읍 일대와 부천 남부, 광명시 일부까지 그 권역에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개항과정에서 중심지가 문학동ㆍ 관교동 일대에서 인천항 쪽으로 바뀌었는데, 일제가 1914년에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현재의 중구 본토와 동구를 제외한 인천과 부평을 합쳐서 한 글자씩 따 부천을 만들어버립니다. 현재 중구인 영종도와 용유도까지도 그 땐 부천이었고, 1914년부터 1936년까지는 중구 본토와 동구만 인천이었습니다.


 

 이후 시대가 지나 1936년과 1940, 두 차례에 걸쳐 인천부 권역이 다소 회복됩니다. 1936년에는 미추홀구와 연수구 일대 및 현 남동구 일부가, 1940년에는 부평 일대(옛 북구 권역)가 편입되지요. 그래서 이 과정에서 원인천이라는 말이 등장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인천은 개항 이후에 급격하게 발달한 도시라서, 역사적 중심지였던 현 미추홀구 문학동ㆍ관교동이 아닌 인천항 쪽이 중심으로 인지되었었고 그래서 1914~1936년 인천부였던 지역을 원인천으로 부르게 된 것입니다. 동구 및 동인천이라는 지명은 당시의 유산입니다.


 

 이후에도 한참동안 원인천은 인천의 중심지였고, 1980년대 초 동인천 지역은 전국적으로 부유하고 번영한 곳으로 손꼽혔지만, 그 영화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이어집니다.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번영하던 원인천과 미추홀구 일대가 몰락하고, 도시 중심지가 관교동 인근 구월동으로 옮겨가게 되지요. 관점에 따라서는 원인천은 개항으로 인해 100년 정도 일시적인 부흥기가 있었던 것이고, 본래 인천도호부의 중심이었던 문학동ㆍ관교동과 인근 구월동이 다시 중심지가 된 걸로 볼 수도 있습니다.


 

 원인천 중 먼저 이야기할 곳은 동구입니다. 이름이 동구인 이유는 원인천 기준으로는 동쪽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1936년에 이미 인천 동쪽이 아니게 되었지요. 그래서 이름 바꾸자는 이야기가 매일같이 나오는 곳인데, 개명에 성공한 미추홀구(옛 이름 남구)와는 달리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꾸려는 이름은 화도진구인데, 개명에 실패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고 중구 본토와 합치려는 움직임이 계속 있는 상태여서 그렇습니다.


 

 인천에 오래 산 사람들도 인근 지역 출신이 아니면 동구 권역이 어디인지를 잘 모릅니다. 실제 경계가 어처구니없기도 한데, 경인선에 의해 나뉘는 남쪽 경계는 명백합니다만 동쪽 경계가 터무니없습니다. 누가 봐도 이상한 돌출지가 있는데, 동구뿐만 아니라 인천광역시 주안산단(옛 주안염전) 일대 권역 배분이 원래 좀 이상합니다. 옛날엔 이쪽이 땅이 아니라 염전이었다가 간척하면서 육지가 된 건데, 간척 이후 권역이 이상하게 배분된 걸로 추정합니다.


 

 동구 권역에 대한 존재감이 별로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워낙 구 영역이 작은데다, 주거 지역은 외지인이 별로 가볼 만한 위치도 아니어서 그렇습니다. 예전부터 유명했던 화평동이나 배다리 일대는 동구라기보다는 그냥 원인천으로 인지되는 경향도 있고, 이름 기준이 아닌 진짜 인천 동쪽이나 신도시에서는 굳이 별로 가보지 않게 된 상태이기도 합니다. 미추홀구와의 경계 쪽은 어디서부터 동구인지도 알기 어렵고요. 그나마 돌출지에 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인천의료원은 존재감이 있긴 합니다만, 거기가 돌출지라서 그런지 동구라는 인식이 별로 없습니다.

 

 동구 권역의 넓이는 7.19입니다. 정사각형으로 만들면 대략 가로세로 2.7km가 조금 안 되는 넓이입니다. 바로 북쪽에 있는 청라국제도시와 비교하면, 골프장과 미개발지를 포함한 청라국제도시의 권역이 17.8입니다. 현재의 청라 주거지역 넓이만 해도 동구 전체만합니다. 송도국제도시와 비교하면, 대략 689공구와 국제여객터미널쪽 넓이만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현대 인천광역시 기준으로 동구는 자치구 사이즈라기보다는 대략 동네라거나 구역 하나 사이즈입니다. 원체 인천광역시 자치구들이 대체로 넓기도 합니다만. 그런데다 근래 기준 외지기까지 하니까 존재감이 없지요. 게다가 동구는 그 좁은 권역에 넓은 산업 지대를 포함하고 있기도 합니다. 공장과 항만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원인천의 중심지는 인천역 일대를 포함한 경인선 남쪽 중구였습니다. 상대적으로 북쪽의 동구는 피난민이나 이촌향도로 상경한 사람들이 많은 서민 동네였지요. 00년대에 유명했던 작품,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동구입니다. 동구를 소개하는 겸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첫 부분을 인용해 보지요. 여기에 모두 인용할 수는 없으나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앞부분은 원인천의 역사를 잘 요약하고 있는 면이 있기에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내용 전개나 개연성은 좋게 평가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만.

 

 ‘괭이부리말은 인천에서도 가장 오래된 빈민 지역이다. 지금 괭이부리말이 있는 자리는 원래 땅보다 갯벌이 더 많은 바닷가였다. 그 바닷가에 고양이 섬이라는 작은 섬이 있었다. 호랑이까지 살 만큼 숲이 우거진 곳이었다던 고양이 섬은 바다가 메워지면서 흔적도 없어졌고,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그곳은 소나무 숲 대신 공장 굴뚝과 판잣집들만 빼곡히 들어찬 공장 지대가 되었다. 그리고 고양이 섬 때문에 생긴 괭이부리말이라는 이름만 남게 되었다.’


 

 괭이부리말은 현재의 만석부두 쪽입니다. 고양이 섬은 현재의 중구 북성포구 쪽이고요. 화도진로 168번길에 괭이부리마을보금자리아파트가 있고, 거기서 북쪽 부두로 가는 길에 눈에 확 들어오는 익스테리어를 가진 괭이부리카페가 있습니다. 부두 안쪽으로 들어가면 참 흔하게 보기 힘든 공단 항만의 생얼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흔한 오해와는 달리 동인천 일대는 경인선 남쪽 중구 쪽이 더 번화하고, 동구 쪽 배다리와 화평동 일대는 옛날에는 사람이 많았지만 근래에는 쇠락을 피하지 못한 지역입니다. 동인천역 자체는 중구에 속해 있고요. 몇 년 전에 조성된 동구쪽 동인천역 북광장은 인천에서 매우 보기 힘든 노숙자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인천엔 노숙자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근래의 동구 주거지역에는 제법 현대화된 베드타운도 많습니다. 20세기 들어 재개발로 지어진 고층아파트들이 많거든요. 신도시 지역을 제외하면 동구는 인천 내 다른 주거지역 대비 고층아파트 거주 비율이 꽤 높은 편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동구 전반이 워낙 달동네였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주택부터 재개발하면서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된 것인데요. 대조적으로 상권은 건드리기 어려웠기 때문에 낙후를 면하기 어려웠고, 결과적으로 베드타운화가 진행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산지에 오래 된 달동네 가옥이 타 지역보다 많긴 합니다만, 주거밀집도로 보면 고층아파트 거주인이 더 많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동구에는 현재 주민등록인구 기준 약 63,00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전성기였던 1960년대에는 동구에 17만명 정도가 살았다고 전해집니다. 당시 가옥의 건축양식과 동구 권역을 고려해볼 때, 엄청난 인구밀도였지요.)



 좁고 총인구가 많지 않다 보니 근래의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동구 대접은 별로 좋지 못합니다. 1988년부터 중구와 한 선거구였고, 옹진군이 편입되고 인천직할시가 광역시가 된 후에는 중구 및 옹진군과, 그리고 2016년에는 중구, 동구, 강화군, 옹진군이 한 선거구였습니다. 그러다가 영종도에 사람이 많아지면서 동구가 떨어져 나가 미추홀구 갑과 한 선거구가 됩니다. 인천 전체가 인구수에 비해 의석수가 적은 홀대상태이긴 한데, 동구는 특히 작은 자치구라 선거구가 옮겨 다니고 있지요. 그나마 옛날 강화-계양이나 강화-서구보다는 바로 인접한 중구나 미추홀갑과 묶이는 동구가 낫긴 합니다만.


 

 동구의 오래된 상권과 재래시장 일대는 오래 터를 잡은 상인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별로 뉴타운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상권은 망한 지역에서 실거주하고 있는 분들도 있고요. 제 때 재개발이 되는 게 모두에게 최선이라 생각하는데, 현실적인 문제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90년대만 해도 동네에서 사지 못할 물건을 산다거나, 좀 떨어져 사는 친인들과 어울려 논다거나 하려면 많은 경우 가까운 중심지로 나갔습니다. 당시의 인천 중심지는 서쪽부터 동인천, 주안, 부평 세 곳이었지요. 번화한 순서도 마찬가지였고요. 동인천에는 오래 된 가게들이 많았고, 항구도 가까워서인지 인천항에서 수입된 물품도 구하기 쉬운 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금세기 들어 디지털 세상이 되고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소비행태가 너무 달라졌습니다. 21세기 SF세상은 동인천에는 말 그대로의 디스토피아가 되어버렸지요. 돌아보면 여러 모로 아날로그 세상도 좋은 면이 많았습니다.


 

 2010년대 들어 사람들의 가장 큰 변화는 담배와 술이 줄었다는 겁니다. 2000년대만 해도 사람들은 모여서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는 걸 낙으로 삼았었지요. 그런데 2010년대의 어느 날부터, 사람들은 모여서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비흡연자를 넘어 혐연이고 술자리도 싫어하는 편이라 술자리 흡연 애호가들의 고통을 잘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것이 상권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준 것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여가 방식에 적응했고, 오래 된 상권에 그것은 매우 큰 타격이 되었습니다.


 

 동구는 인천 소재 대기업 공장들이 위치한 곳이기도 합니다. 현대제철과 두산인프라코어, 동국제강 공장이 동구에 있습니다. 관련 노동자들이 동구에 살기 때문에, 동구가 오래 된 이미지처럼 가난한 동네는 아닙니다. 그럭저럭 잘 사는 편이지요. 다만 근래 두산인프라코어 상태가 워낙 나쁘고 현대제철 및 동국제강도 상태가 영 별로라, 동구 컨디션이 좋다고 보긴 어렵고 인천 전반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천은 공업이 주요 산업인 도시입니다.


 

 우리나라가 선진화되기 이전, 원인천 지역에서는 공업과 항만물류와 상권, 주거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분리되어있지는 않았습니다. 바닷가에 부두가 있고, 근처에 공장이 있고, 거기에 사람이 많고,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니까 상권이 발달하고, 멀지 않은 곳에 주거를 했지요. 자동차를 가진 사람이 적었던 시대의 생활상은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그렇지만 대중교통이 좋아지고, 자가용 승용차가 보급되면서 항만산업 단지 직주근접성 위주로 발달했던 동구 일대는 쇠퇴를 피하기 어렵게 됩니다. 지금도 화수부두에 가면 공장지대 한가운데서 해산물을 사먹을 수 있습니다만, 그게 원래 익숙했던 사람이 아닌 이상 일반적인 취향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좀 독특한 경험 하고 싶은 분, 인더스트리얼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할 만 합니다. 인천지역 바닷가 공장지대는 그야말로 이게 임해산업단지다싶은 분위기를 십분 느낄 수 있거든요. 화수부두는 그런 곳에서 생선까지 먹을 수 있지요. 물론 공장폐수 나오는 앞바다에서 바로 잡은 게 아니고, 배 타고 좀 나가서 잡은 것들입니다.


 

 주안산단 가운데의 돌출지에 위치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현재 동구에서 외지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장소일 겁니다. 인천에 창고형 할인매장은 동구의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역 인근의 코스트코가 있는데, 연수구와 남동구를 제외하면 트레이더스 쪽이 인천 본토 내 지리적인 접근성이 좋고 회원제도 아니다보니 항상 붐빕니다. 주차공간 자체는 많지만 때때로 차들이 뒤엉키고 밀리는 게 문제인데, 붐빌 때 가면 주차장에서 나가는 데 시간이 20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그럴 땐 전투적인 들이밀기가 필요한 곳이라 초보 운전자 또는 송도 운전족(송도국제도시에서만 주로 운전하는 기혼 여성들)에게는 주말 자가운전 방문을 추천할 수 없습니다. 일요일엔 닫고요.



 산업단지가 해운을 직접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걸 제외하면, 동구의 간선교통은 아주 좋지는 않습니다. 대중교통은 낡은 경인선 의존도가 높고, 권역 내에서 이용 가능한 고속도로 또는 고속화도로가 없습니다. 몇 년 전 생긴 제2외곽순환도로의 인천김포고속도로 구간이 동구를 통과하지만 권역 안에 나들목이 없고 지하도로로 통과해 버리기도 합니다. 동구에서 인천김포고속도로를 이용하려면 인천항으로 가거나 청라로 가야 하는데, 어느 쪽이나 거리가 제법 됩니다. 그리고 인천김포고속도로 공사 관련하여 지상부 건물의 균열, 지반침하, 대심도에 대한 구분지상권등의 트러블이 2020년 현재 몇 년째 진행형입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사업시행자가 현재 보상하겠다는 금액은 평당 1만원입니다. 김현미 장관님이 이끄시던 국토교통부는 공적인 도로사업진행자 편이고요. 그러니까 토지공개념이 정말 무서운 겁니다. 관련 기사도 두엇 링크해 두지요.

 

  "무너질까 무섭다"4년째 공포에 떠는 인천 삼두 아파트 주민들

  인천-김포고속도로 구분지상권주민불만 폭주...“재산권 침해



 

 그나마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있는 돌출지가 구 경인고속도로 가좌IC와 가깝고, 중봉대로와 트레이더스 앞을 지나는 봉수대로를 통한 서구에의 접근성이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서구 쪽으로, 구 이름과는 무관하게 북쪽으로 향하는 간선도로망은 좋은데 동쪽이나 남쪽으로의 도로망이 별로 안 좋습니다. 1외곽, 2경인쪽으로의 접근성이 나빠서 이용하려면 제법 한참 달려야 합니다. 인천항쪽 해안을 달리는 서해대로는 정체가 많이 심하고요. 내 생각에 인천 원도심의 낙후에는 교통문제가 있습니다.



 동구 자체의 상권 인프라가 단시일 내 회복이 어려운 상태고, 근래의 동구는 청라와 루원 및 옛 서구 지역과의 연담화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낡은 경인선을 이용하지 않으면 상기한 것처럼 도로교통은 청라/루원이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라의 발달이 동구 거주자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상황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평이 좋았던 시절에는 그나마 경인선을 통한 부평과의 연담화에 기대할 것도 있었지만, 근래 인천은 구월/부평 2대 도심권 구도에서 구월/송도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부평이 서서히 쇠퇴하고, 설계부터 독립성을 가진  송도국제도시가 묘하게도 인천광역시 전반의 중심지화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동구에서 구월동은 제법 멀고, 송도국제도시는 더 멉니다. 단순한 직선거리는 그렇게까지 멀지 않지만, 길이 안 좋습니다.


 

 동구의 지형은 전반적으로 구릉지입니다. 남쪽은 바로 낮은 산맥이고요. 주안산단 간척지 쪽은 평지지만, 공업 지역이고요. 중구 본토와 동구 전반은 언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나는 이 지형이 원도심의 쇠퇴를 가속화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평지가 많은 인천광역시 권역에서 유독 원도심과 구 송도 일대, 그리고 검단만 산지거든요.


 

 이는 기술과 생활상이 달라진 것과도 관련이 있는데, 옛날에 서해안 사람들은 주로 산자락에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저지대에는 어지간해서는 살지 않았어요. 침수와 담수라는 두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천 일대는 연중 강우량은 많은 편이 아닌데, 집중호우가 곧잘 내립니다. 게다가 저지대가 많아서 현대에도 비 많이 오면 저지대 주택들은 곧잘 침수됩니다. 부평 일대의 침수는 전통적으로 워낙 심각해서 아라뱃길까지 공사하게 된 하나의 주요 원인이 되었지요.


 

 그리고 인천지역에서는 담수를 구하는 것도 큰 문제였습니다. 이는 인천도호부가 근대 이전에 별로 발달하지 못했던 주요 원인이기도 한데, 사람은 담수가 없으면 살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살기엔 강가나 강의 지류라 할 수 있는 큰 하천가가 좋습니다. 그런데 인천은 대도시치고는 강가가 아닙니다. 원래 오래 된 대도시는 모두 강가에 있습니다. 한양, 충주, 청주, 대전, 전주, 나주, 경주, 상주, 대구 등 오래 된 큰 도시들은 예외 없이 그렇지요. 그렇지만 원인천 일대에는 강은 커녕 이름과는 달리 하천다운 하천조차 없습니다. 염해도 있었고요. 그러니까 그런 지역에서는 산자락에 살아야 그나마 담수확보가 됩니다. 대조적으로 부평도호부는 하천도 있고 염해도 없는 평야여서 인천도호부보다 더 발전했었습니다.


 

 동구 달동네는 상기한 조건에서 발달했습니다. 개항 이후 사람은 모였는데, 물이 부족했지요. 우물로는 답도 없었고요. 그래서 1900년대에 수도 시설을 만드는데, 그 땐 지금처럼 수도가 발달하지 못해서 산꼭대기에 배수지를 만들었고, 거기서 물을 구해 쓰게 됩니다. 그래도 완전히 현대화되기 전에는 오랜 기간 공동수도를 쓰는 집이 많았지요.


 

 그렇지만 산업화가 되고 현대화가 진행된 다음에는 도시 전반에 배수 시설과 수도 시설이 갖춰지게 됩니다. 이후 사람들이 굳이 올라가기 힘든 산자락에 거주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반듯하게 계획도시화할 수 있는 저지대 평지가 압도적으로 좋은 주거환경이 된 것입니다. 현대적인 배수 시설과 상수도의 보급은 그렇게 오래 된 일이 아닙니다. 2020년 현재에도 시골 지역은 상수도를 쓰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쇠퇴한 구도시가 구릉지일 경우, 할 수 있는 게 어느 정도 제한됩니다. 재개발해서 아파트를 짓는 게 최선입니다. 신축아파트는 언덕에 있어도 사람들이 곧잘 삽니다. 주차 공간만 충분하면 자차로 얼마든지 다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상권이나 산업 지역으로 만들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에 동구는 결과적으로 해안에 공단과 산업용 항만을 낀 베드타운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도 살짝 이야기했지만 재개발이 되지 못한 지역들의 현실은 참담합니다. 화수시장 같은 경우 현실적으로 죽은 시장이고, 상인들은 실거주를 주로 하고 있는데요. 작년 태풍 링링 때 지붕이 파손되어 확인해보니까 석면 슬레이트였습니다. 동구 달동네에는 아직도 석면 슬레이트 같은 위험물질이 많이 있는데, 화수시장 문제만 해도 1년 넘게 해결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슬레이트 보이는 동구 달동네에는 가급적 가지 않는 게 좋고, 가볼 거면 가급적 비오는 날 KF94등급 마스크 쓰고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관련 기사를 둘 링크하겠습니다.

 

 석면 지붕 밑, 반평생 산 노인들

 바람 불면 발암물질동구 시장상인 울상

 

 참고로 화수시장은 안상수 시장이 부임하던 2007년에 재개발이 계획되었었습니다만, 글로벌금융위기를 맞고 재개발이 지체되다가 민주당 송영길로 시장이 넘어간 후 2013년에 존치관리구역이 되었습니다. 재개발이 엎어진 이후 기본적인 관리도 안 되고 있었지요. 좌파들은 재개발에 반대하고 엎기만 할 뿐, 그 후 제대로 된 사후관리를 제 때 해내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재개발이 엎어진 후의 결과는 대체로 참혹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동구에 화도진이 있었습니다. 북쪽의 연희진과 함께 개항 이후 현 인천지역 해안을 방어하는 목적의 진지였지요. 연희진은 거의 보존되어있지 않고, 포대의 흔적이 연희공원에 남아있을 뿐입니다만 화도진은 상대적으로 보존이 잘 되어 있습니다. 개항 이후 일제 이전까지 화도진 인근에는 다수의 화포가 설치되어 있었고, 화도진은 지휘통제를 담당하였습니다. 화도진공원에 방문해 보시면 당시의 유물과 기록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화도진공원과 함께 동구의 대표적인 공원으로 송현근린공원을 꼽을 수 있습니다. 둘 다 산지에 있는 공원이고, 잘 조성해 뒀습니다. 송현근린공원에는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과 하늘생태정원 등이 있는데요. 달동네박물관 입장은 유료지만 그리 비싸지는 않고 돈을 낼 가치가 있습니다.


 

 미추홀구와 동구의 경계는 매우 애매해서 정확한 경계를 기억하기가 어렵습니다. 대략 숭의아레나 바로 앞쪽에 있는 도원역은 동구 권역에 속한 유일한 역입니다. 그런데 숭의아레나는 중구 및 미추홀구지요. (자세한 건 중구 이야기에서) 도원역만 동구일 뿐, 도원동은 중구에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인천대 제물포캠퍼스가 있는 옛 선인학원재단이 가졌던 도화동 일대 학교들 중에는 재능대, 재능고, 재능중 및 도봉산 트리오의 일원인 옛 운봉공고(현 하이텍고등학교, 내년부터 인천대중문화예술고등학교)는 동구에 속해 있고, 나머지는 미추홀구에 속해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인재단과 도화동 일대 이야기는 나중에 미추홀구 이야기 때 하지요.


 

 동구는 워낙 면적이 좁은데다,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중구 본토와 크게 다른 지역이 아니기도 하고 - 해당 지역 토박이들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만 - , 중구 본토도 마찬가지로 좁기 때문에 통합론이 곧잘 나오고 있습니다. 향후 이야기할 것이지만 현재의 중구는 본토는 좁고 영종도가 큰데, 중구청은 본토에 있고 교각은 중구본토와 영종도가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어서 분리 움직임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상기하였듯 몇 년 전 개명한 동쪽의 미추홀구(옛 이름 남구)와는 달리 화도진구로의 개명이 실패 중입니다. 화도진은 동구를 대표할 수는 있는 이름이지만, 중구 본토와 합쳐질 경우 화도진이라는 이름으로 합병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중구 이야기할 때 설명하겠지만 중구는 이름을 제물포구로 개명하려고 계획 중이며, 중구 본토와 동구가 합쳐지더라도 제물포라는 이름이 통합 자치구를 대표하기에 보다 적합한 이름이 될 것입니다.


 

 동구와 중구 본토를 비교하면, 중구 본토가 동구보다 2배는 넓지만 인구수는 동구가 많습니다. 중구 본토 인구는 주민등록상 46,000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베드타운 성격이 있는 동구에 비해 중구 본토 권역에는 주거지역이 별로 없고, 많은 부분을 항만과 공단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중구 본토와 동구가 합쳐질 때는, 동구가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동구는 그다지 상태가 좋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인접한 중구는 관광지로나마 명맥을 이어가는 느낌입니다만, 동구에 속한 배다리나 화평동 일대는 상대적으로 좀 낙후되어 있습니다. 화수부두가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요. 영종도 수입이 중구 본토에 들어가서 그럴 수는 있을 것 같은데, 현재의 동구는 이대로는 어렵습니다. 물론 산업단지가 크니까 재정 자체가 아예 나쁘지는 않을 테지만, 상업지구나 외부 접근성을 보면 전반적으로 상태가 좋다고는 못 하겠습니다. 향후 중구 본토와 합치거나 한다면 보다 나은 미래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실거주지로는 나쁘지 않은 자치구라고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의 동구가 어떻게든 개선되고 르네상스를 맞이하였으면 합니다.

 

 브금

 

https://youtu.be/VWpu826HA6E

 




 

 일단 현 시점의 현실부터 보지요. 이게 우리 신성 네오 헤븐조선 인구 피라미드입니다.


 

 출산율은 지금도 한 해 한 해 곤두박질 치고 있고, 앞으로 인구피라미드의 밑쪽은 점점 가늘어질 겁니다. 인구피라미드는 실제의 건물과 비슷한 거라서, 위에 비해 밑이 가늘면 부러지기 쉽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인구피라미드가 부러진다는 건 나라가 망한다는 겁니다.


 

 평균수명은 증가중이기 때문에 현재 50~60세 정도에 해당하는 인구수 많은 베이비붐 세대는 장수할 겁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우리나라의 인구 피라미드는, 역삼각형 위에 모스크 첨탑이 올라간 것 같은 형태가 될 겁니다.


 

 그런데 적어도 앞으로 일정 기간은 - 아마도 꽤 오랜 세월 - 출산율의 추세적인 반등이 불가합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10년 사이에 충분한 숫자의 이민자를 받지 못하면, 그 이후엔 이민도 받기 힘들어질 겁니다. 우리나라 이민자는 주로 제조업 종사자들인데, 우리나라 제조업이 급속도로 몰락중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민자도 받기 힘들어집니다. 문제는 향후 10년 사이에 획기적으로 많은 이민자가 들어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없어 보인다는 겁니다.


 

 신성 네오 헤븐조선의 출산율이 세계에 유례없는 수준으로 낮아진 건, 극단적이고 기형적인 페미니즘이 주원인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페미니즘이 원래 꽤 그렇지만, 헤븐조선의 페미니즘은 절대 남녀평등이 아닙니다. 여성의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이익과 그로 인한 반사이익을 위한, 반사회적 사이비 무한이기주의 및 피해망상이 현실적인 헤븐조선의 페미니즘이고, 그 역사는 꽤 오래 되었습니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인정은 하지 않는 출산율 문제의 본질을 짚어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21세기에 접어든 이후, 결혼을 하려면 남자 쪽에서 집을 해 가거나 최소한 전세라도 해 가는 게 통념이 되었습니다. 대조적으로 여성은 혼수와 예단을 하는데, 집값과의 비용 차이는 좀 많이 큽니다. 그래서 혼인적령기 여성이 시집갈 때 남자가 2억짜리 집을 해 오길 원하면서 본인은 2~3천만원 정도의 혼수를 해 가려고 하는 게 통념의 범주 안에 들어가게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실제로 결혼할 때 남녀가 들이는 돈이 통계적으로 10배 차이가 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남성만 군대를 의무적으로 다녀온다는 것과 여성의 평균취업연령이 현저히 더 낮다는 걸 고려해볼 때, 혼인적령기에는 여성 쪽의 그 동안 번 돈의 평균적 총액이 현저하게 높음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억대의 돈을 지출해야만 현실적으로 혼인이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대다수의 혼인적령기 여성은 남자의 높은 월수익을 기대하는데, 평균 월수익과는 거리가 먼, 상위 20% 수준의 수익을 당연한 것처럼 기대하는 게 21세기 헤븐조선 혼인적령기 여성의 현실입니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남성은 집안의 도움을 몰아 받지 않으면 적령기에 혼인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져왔고, 여성은 현실을 외면하고 비현실적 눈높이를 유지하는 가운데 해외여행 등을 남성보다 적극적으로 다니다가 나이가 좀 차면 결혼하는 게 대략 외환위기 이후 ~ 2015년 정도까지의 일반적인 패턴이었습니다. 이 시기에 합계출산율이 1.2~1.5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이 정도만 해도 세계 최하위권 수준입니다.



 그런데 세상엔 공짜가 없는 거라서, 남자 집안에서 이것저것을 해 주고 장가를 보내면 당연히 며느리나 아내에게 원하는 것도 많아집니다. 대략 82년생 김지영 세대 여성들은 이전 세대보다, 또는 남성보다 현저하게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리면서도 그 이상을 줄곧 추구하였으나, 대다수는 혼인 이후 혼전에 꿈꾸던 황금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획득할 수는 없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이런 상황부터 페미니즘의 악영향입니다. 나는 이전 시대의 페미니즘이 장남에게 시집간여성조차 시부모를 모시지 않는 것을, 장자조차 혼인 시 분가하는 걸 당연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본격적인 페미니즘은 근래의 짹짹 쿵쾅 래디컬로 시작된 게 아닙니다. 62년생 김영희는 장남한테 시집가면 남편 집에 들어가서 시부모 모시며 사는 게 당연했는데, 82년생 김지영은 장남한테 시집가면서 2억짜리 아파트 남편 집에서 해줘서 신혼부터 분가한 후 시부모는 1년에 몇 번 보는 게 헤븐조선 페미니즘의 시작입니다. 전자에서 후자로 사회 양상이 페미니스틱하게 변화하면서 출산율이 급락하게 된 것입니다. 초창기에 국제 결혼한 남자들 중 다수는 부모님 모시려고 국제 결혼했지요. 한국 여성들은 시부모와 살고 싶지 않아했으니까요.


 

 남자가 집 해오고 여자가 혼수 해오는 게 처음에는 아주 큰 격차는 아니었을 겁니다. 옛날에도 소득 대비 집값은 비싸긴 했습니다만, 집값은 평당가가 기준입니다. 그런데 옛날 집은 지금 기준에서는 많이 작았습니다. 90년대만 해도 10평정도 되는 집에서 3~4인 가족이 사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옛날에 남자가 해 가던 집은 10평 미만이 많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주택 단가는 상대적으로 쌌지요. 대조적으로 가전제품은 옛날에는 소득 대비 비쌌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싸졌지요. 그러다가 90년대 이후 큰 집이 많이 보급되었고, 신혼부부도 예전보다 넓은 집에서 출발하는 게 일반화되었고, 혼수는 싸졌고, 신부의 평균 연령대는 현저히 높아졌기에 남자들 입장에서는 견적 안 나오는 방향으로 사회상이 변이한 겁니다.


 

 2000년대 들어 여성의 초혼 연령대가 현저하게 높아지게 된 건 출산율에 꽤나 치명적이었다고 봅니다. IMF이후 우리나라 청년 여성 문화는 미드 등이 유행하면서 급속도로 변화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20대 미혼 시절을 즐기는 게 일반화됩니다. 20대에 결혼하면 인생이 아깝다는 게 통념이 되었지요.


 

 1990년대만 해도 20대 중반인데 결혼을 안 한 여자는 노처녀라 했습니다. 외환위기가 터지던 1997년의 여성 초혼 연령 평균은 25.71세였습니다. 그리고 2005년에는 27.72세였지요. 불과 10~15년 정도 전인 2000년대 중후반만 해도 30세 여성이 시집을 안 간 상태면 노처녀라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2015년이 되자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이 30세가 넘어버립니다. 2019년 기준 30.6세지요.



 

 20세기 한국인에 비해 2020년의 헤븐조선인의 외모는 잘 늙지 않습니다만, 생식능력의 감퇴는 결코 이전 세대보다 느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류 여성의 생물학적 초산 적령기는 10대 중반에서 후반 정도이며, 20대에 출산하는 건 결코 빠르지 않습니다.



 여자가 나이 들면 임신이 잘 안 되기도 하고, 노산은 아동의 유전적 결함 확률을 현저하게 높입니다. 산모가 만 15세일 때 아이가 다운증후군일 확률은 1/1578입니다. 그렇지만 30세일 때는 1/940, 35세일 때는 1/353, 40세일 때는 1/85, 50세일 때는 1/25입니다. 그리고 육아는 신체적으로 꽤 힘들기 때문에, 노산은 여러 모로 힘듭니다. 그러니까 여성의 바람직한 초산 연령대는 늦게까지 잡아도 20대까지입니다. 30대에 초산하는 건 정말 권장할 만한 게 못 됩니다.


 

 페미니즘은 혼인적령기 여성에게 시집가라는 사회적 압박과 싸워왔고, 혼인에 있어 어린 여자를 우대하는 인류 수천 년 전통과 싸워왔습니다. 대페미니즘 시대임에도 지구촌 대다수 구역에서 이 분야에서만큼은 페미들이 패배해 왔지만, 헤븐조선에서는 래디컬 페미니즘이 승리하였습니다. 이젠 우리 헤븐조선은 20대 여성이 시집을 가지 않아도 압박이 그다지 강하지 않은 사회가 되어버렸지요.



 그리고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대가 30세를 초과함과 동시에 메갈리아가 폭발하여 위아더 대메갈시대가 되었고, 출산율은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는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젊은 여성은 일하기 쉽습니다. 페이는 둘째 치고 일자리만 보면 여성 일자리가 더 많지요. 서비스업에서 여성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중년이 되면, 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만 합니다. 모아둔 돈으로 개인 사업을 해서 계속 살아가기 용이한 사회면 좋을 텐데, 비혼주의 청년 여성들이 마치 자살행위라도 하듯 개인 사업자에게 대단히 적대적인 정권에 계속 표를 던지고 있지요. 헤븐조선에 널린 비혼주의 청년 여성이 40대 중후반에 퇴직한 후 가게 차렸다가 모아둔 재산을 다 날리고 나면, 그 후의 여생은 어째야 할까요? 그 때가 되면 세금 내 줄 후대도 없을 텐데요. 평균 수명 길어져서 대략 100살까지는 살 텐데요.


 페미에 오염된 문화가 문제의 핵심이자 본질입니다. 원래 대다수의 청년은 나이 든 이후를 예상하지 못합니다. 계속 젊을 줄 아는 게 정상입니다. 그러니까 추석 명절에 일가친척 모여서 아직 시집 안 간 20대 여성한테 얼른 시집가라 쪼는 게 당연한 겁니다. 쪼이는 사람이야 듣기 싫겠지만, 비혼주의 여성 중 중년 이후에도 골드미스로 살 수 있는 건 정말 일부뿐입니다.


 

 메갈시대를 지나 신성 네오 헤븐조선이 건국되면서 이 나라의 청년 남성들은 진지하게 헤븐조선 여성을 혐오하기 시작했고, - 메갈 이전에는 성차별은 해도 진짜 여성혐오는 거의 없었습니다. - 혼인을 포기하였습니다. 그 와중에 국제결혼은 현저하게 증가하여 혼인건수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조선남성의 국제결혼건수는 증가했지요. 이젠 너무 많이 와서 못 돌이킵니다.


 

 이 문화적 오염이 개선되려면 한 세대는 지나야 합니다. 비혼주의 여성들이 늙어서 고생하는 걸 모두가 똑똑히 봐야 개선의 여지가 있단 말입니다. 사이비 짹짹 쿵쾅교에 빠진 멍청한 여자들이 스스로 제 때 개선될 확률은 0%입니다. 물론 그걸 이용하고 박수치는 늙은 남자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만, 어차피 그 늙은이들은 페미 응원한다고 인생을 망칠 일은 없습니다. 인생 망쳐도 멍청한 비혼주의 어린 여자들이 망치는 거지요.



 우리는 이제 문제에 현실적으로 접근해야합니다. 출산율은 곧 미래의 GDP성장률입니다. 향후의 헤븐조선은 디스인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을 거고, 준기축통화 지위를 확보 불가능한 원화는 위험한 통화가 될 것이며, 국가재정은 단계적으로 파토와 위기를 맞을 겁니다. 아마 어느 시점이 되면 체제(Democracy)가 무너지거나 국체(ROK)가 무너질 텐데, 그러한 위기를 각자 어찌 헤치고 커다란 불행을 피하고 중국화 또는 영속적 지상락원화를 피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볼 일입니다.

 

인천 지역 소개 - 4. 서구 - 3) 검단

사회 2020. 9. 17. 03:3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vmsNFLHmF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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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양구 - 1) 계산, 작전동 일대

1. 계양구 - 2) 외곽 및 산악지대

2. 부평구

3. 남동구 - 1) 구월, 간석, 만수동 일대

3. 남동구 - 2) 남촌도림동, 장수서창동, 논현동 및 고잔동

4. 서구 - 1) 옛 서구 지역

4. 서구 - 2) 청라국제도시와 루원시티, 검암/경서동 및 경인아라뱃길과 정서진


 

 

 

 옛 서구 지역은 부평도호부였으나 북쪽의 검단은 역사적으로 부평도호부에 속한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늦어도 고려 시대부터는 김포에 속했었지요. 종종 농담처럼 나오는 이야기인데, 건담이 아니라 검단입니다. 검단 인지도가 낮았던 시절엔 검단으로 검색하면 건담이 나오던 때도 있었다는 민담이 있습니다.


 

 그러다 1995, 인천직할시가 광역시가 되면서 검단 지역은 강화군과 함께 인천광역시에 편입됩니다. 당시 중앙 정부와 인천시는 김포 전역을 인천으로 합치려 했으나, 김포에서 반발이 꽤 있었고 결국 주민투표를 통해 당시의 검단면 일대만 인천에 편입되게 되었었습니다. 현 시점에서 되짚어보면 역시나 당시의 김포 전역을 인천에 통합시키려는 시도는 올바른 것이었다 생각하며, 인천은 검단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아직까지는 검단 토박이나 현지인들이 만족할 정도는 못 된다고 판단합니다.


 

 한편으로 2009년부터 경인아라뱃길이 착공되고 2012년에 준공되면서 경인아라뱃길 남쪽 지역과 북쪽 지역은 분화가 일어났습니다. 그에 본래는 검단면이 아니었지만 경인아라뱃길 북쪽인 서구 백석동과 시천동 일부 지역 또한 현재는 검단 지역으로 분류됩니다.



 경인아라뱃길 북쪽이라도 계양구에 속한 지역은 검단으로 취급되지 않습니다만, 향후 현재의 검단 지역이 분구되어 검단구가 탄생할 경우 아라뱃길 북쪽 전역이 검단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은 검단오류동 앞바다에 있는 세어도입니다.)

 

 검단은 한자로 黔丹입니다. 검고 붉다는 뜻인데요. 검은 개펄에 붉은 해초(아마도 칠면초)가 많이 있던 곳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바로 남쪽의 검암과 지역명 혼동이 드물지 않았는데, 검암은 검은 바위라는 뜻이라 이름 뜻도 비슷하지요. 검암은 동 이름이고 검단은 지역 이름이라 검암을 검단으로 혼동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요새는 검암역이 유명해져서 혼동이 적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검단의 지형은 전반적으로 구릉지로, 검단 북단의 가현산에서 인천 본토 최고봉인 계양산으로 이어지는 산맥인 한남정맥 일대에 해당합니다. 서쪽 해안가로는 간척이 이루어져 공단과 대규모 쓰레기매립지가 있고요. 낮은 산지라는 검단의 지형적 특성은 개발의 어려움과 함께 다난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면적만 해도 자치구 하나만큼 넓은 지역이기도 하고요. 인천 편입 당시에는 거의 개발이 안 된 지역이었습니다.


 

 현재의 인천광역시는 대체로 서해안 저지대 및 대규모 간척지와 부평평야에 형성된 도시입니다. 그래서 타 도시에 비해 평지가 매우 넓고, 반듯하게 계획이 잘 된 지역의 비율이 높습니다.


 

 인천의 원도심이 쇠락하고 부평 일대와 구월동, 연수지구 및 송도가 발달하게 된 것에도 지형의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부평은 거의 완전 평야지대고 송도국제도시 역시 전체가 매립지라 완전한 평지입니다. 구월동과 연수지구 일대 또한 대체로 저지대라, 언덕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구릉지라 할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그런데 대조적으로 원도심 쪽은 구릉지입니다. 인천에서 구릉지라 할 만한 곳은 원도심 쪽과 그 근방, 구송도 일대, 그리고 검단뿐입니다. 즉 구릉지의 쇠퇴가 빨랐다고 할 수 있는데, 전국적으로 번영하던 원도심 동인천까지 쇠락하는 상황에 외진 산골짝 구릉지인 검단을 개발해 부흥시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현재 검단의 많은 지역을 개발 중에 있으며, 시간이 지나 자리 잡히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본래 검단 지역이 아니었던 행정동 검암경서동 일대를 제외하면, 검단 지역의 행정동은 20186월까지 검단 1~5동으로 지정되어 있었습니다. 현지인은 몰라도 외부에서 볼 때는 아주 거대한 지역이 검단n동인 상황이었지요. 20187월부터는 개편되어 검단 1동은 검단동이 되고, 나머지 2~5동은 해당 구역의 법정동 이름을 따서 불로대곡동(구 검단2), 원당동(구 검단3), 당하동(구 검단4), 오류왕길동(구 검단5)으로 개명되었는데요. 이게 보긴 좋은데 마전동 및 당하동 쪽에서는 법정동 경계하고 꽤 차이가 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본래 검단 지명은 법정동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행정동명 개명하고 나니 행정동 이름하고 실 지역명이 어긋나는 곳이 좀 생기게 된 겁니다. 그러므로 후술할 검단 지역명은 법정동명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행정동 검암경서동에 속하는 시천동은 대부분의 권역이 아라뱃길 서구 경계에 속합니다. 아라뱃길을 건너는 주요 다리인 시천교가 아라뱃길 다리 중 가장 이용자가 많은 편입니다만, 현지인들도 시천이 동명인 걸 잘 모릅니다.


 

 본래 시천동은 계양산 북쪽으로 시내가 흐르는 곳을 따라 자리 잡은 마을이었습니다. 현재의 검암 2지구 동쪽에 있는 마을부터 북쪽으로 이어졌었지요. 지금은 아라뱃길로 완전히 갈려버렸습니다만, 여전히 가옥들이 남아있긴 하고 주민등록 인구 자체는 2019년 기준 46천 명 정도나 남아 있습니다. 실거주 인구가 그 정도 남아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요.


 

 시천동 서북쪽으로는 본래 부평과 검단의 경계였던 백석동이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도 상당히 외진 곳입니다만, 백석중학교와 백석고등학교, 한국주얼리고등학교가 있어 예전부터 학생들은 이 지역을 다녔고요. 서쪽으로는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중 이미 매립이 끝난 구역을 공원화한 드림파크 야생화단지가 있습니다. 매립지와 드림파크에 대해서는 이후 추가 서술하겠습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남쪽에서부터 검암역을 지나 고가로 아라뱃길을 넘어, 백석동에서 다시 지하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백석동 북쪽 끝에 있는 독정역으로 이어지지요. 독정역이라는 역명은 1호선 동수역 못지 않게 뜬금없는 이름인데, 이 일대는 다들 백석으로 불렀고 독정이라는 이름은 그다지 사용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원래 공사 당시에도 독정역의 가칭은 백석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고양시 일산에도 백석역이 있다 보니 혼동된다 하여 백석역으로 명명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실제 백석고등학교 설립 당시에도 일산 백석고와 혼동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있긴 합니다만, 이미 가좌동에 있는 역명을 인천가좌역으로 지어놓았고 수인선에도 인천논현역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백석이라는 지역명을 피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백석 대신 붙이려 했던 이름은 옛 지명 중 하나인 한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들도 잘 안 쓰는 이름이라고 하여 붙인 이름이 인근 사거리 이름에서 딴 독정입니다. 문제는 독정사거리에는 백석고가차도가 지나가는데, 해당 사거리 이름은 사람들이 잘 몰랐고 백석고가차도 있는 쪽이라고 알던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원체 백석동 자체가 오지기도 하고요. 게다가 근래 백석동 일대 개발하면서 붙인 이름이 한들지구, 독정이라는 이름은 앞으로도 한동안 살짝 어색할 것 같습니다.


 

 독정역 인근에는 이마트가 있어 번화하기 쉬운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역을 이용하는 사람 수는 현재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독정역 위치는 독정사거리에 걸쳐 있는 게 아니고 사거리에서 살짝 남쪽에 있는데, 근처의 거주지는 대체로 독정사거리 북쪽에 있습니다. 게다가 독정사거리는 동서로 드림로를 지나는 백석고가교가 있다 보니 연담화가 덜 된 상태입니다. 주변에서 많이 이용하기에는 독정역 위치가 좀 애매한 것이지요. 독정역 바로 인근에도 아파트 단지가 있긴 합니다만. 대신 북쪽의 완정역 이용객이 좀 많습니다. 그리고 향후 한들지구가 개발되면 이용객이 많이 늘 걸로 기대됩니다.


 

 독정역 북쪽 및 동쪽부터는 본격적인 검단 지역입니다. 법정동으로는 당하동에 해당하지요. 행정동 당하동은 좁지만 법정동 당하동은 동서로 꽤 넓은 동입니다. 독정역 북쪽에서부터 완정역 일대에 이르는 당하지구 및 완정역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원당지구의 남쪽이 당하동에 속합니다.


 

 완정역을 중심으로 한 당하지구는, 예전에는 검단신도시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던 곳입니다. 지금은 검단신도시라 하면 원당지구 동, , 남쪽의 개발 중인 지역을 의미하는 느낌이지만요. 독정역에서 북쪽으로 800m 정도 떨어진 완정역은 현 시점에서 검단 지역의 제2 중심지로, 검단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어서 단체로 모여야 할 때는 보통 이 완정역 일대를 이용합니다. 완정역 일대가 구릉지인 검단에서 현재 가장 넓은 곳이고, 작게나마 공원도 있거든요.


 

 언덕이 계속 이어지는 검단은 골짜기를 따라 길이 뚫리고, 그 주변에 건물이 자리 잡은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산 쪽으로는 작은 근린공원이 많은데, 매립지의 드림파크를 제외하면 평지에 큰 공원이나 광장이 있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완정역에 있는 공원은 크지는 않지만, 그나마 가장 중심지에 가까운 것이지요.


 

 완정역 일대는 제법 번화합니다. 완정역 근처에는 검단에서 가장 큰 종합병원인 검단탑병원이 있는데, 아라뱃길 남쪽 검암에서도 이용하는 병원입니다. 수도권에서 역세권 종합병원은 매우 드문데, 검단탑병원은 꽤나 예외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역 주변에는 차량통행이 많기 때문에, 구급차가 다녀야 하는 종합병원은 역세권을 피합니다. 검단탑병원의 경우 역보다 먼저 병원이 있었기도 하고, 역에서 가깝긴 한데 병원 근처는 차량이 많지 않기도 하고, 완정역 일대는 도로도 넓고 차량통행이 아주 많지는 않아서 예외적인 역세권 병원이 된 것 같습니다.


 

 한편 완정역이 있는 완정사거리의 도로 구조는 좀 특이합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도로 설계인데, 완정사거리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서곶로는 곧 좁아지며 도로가 끝나고, 격지인 마전지구로 이어지는 좁은 마전로로 직결됩니다. 대조적으로 도시가 북쪽으로 쭉 이어지는 도로는 마전역을 향하는 완정로인데, 완정로는 완정사거리에 직결된 게 아니고, 완정사거리에서 불과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완정사거리에서 완정로를 다니는 차량들은 꽤나 비효율적인 동선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애초에 오거리나 로터리로 만들었어야 할 교차로를 이상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완정로에서 완정사거리 남쪽으로 향하는 차들은 완정로에서 원당대로로 우회전해서 나간 후, 곧바로 왼쪽 차로로 이동해 유턴을 해서 돌아 이동하고 있습니다. 당하지구 개발 이전에는 완정로와 서곶로는 직결되는 하나의 도로였는데, 어째 이런 어처구니없는 도로구조가 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검단의 현 중심 주거지는 완정사거리 인근에서 완정로를 따라 마전역 일대로 이어집니다. 마전역은 골짜기 가운데의 밀도 높은 주거지 한가운데 있는데, 마전역 일대와 마전지구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마전역도 마전지구도 마전동 영역이기는 한데, 마전역과 마전지구 사이엔 산이 있어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마전지구에서는 검단사거리역이나 완정역이 더 가깝습니다.


 

 마전역 서북쪽의 검단사거리역은 검단이 김포군 검단면이던 시절부터 검단의 중심지였습니다. 지금도 번화한 곳이고요. 다만 검단사거리 일대는 오래 된 지역이라 비교적 좁은 도로가 교차하는 곳이고, 그래서 번화한 지역도 그리 넓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검단의 중심지고 지리적인 특성이 있어 역의 이용객 숫자는 많습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역 중에는 주안역과 근소한 차이로, 두 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역입니다.


 

 검단사거리역의 이용자가 많은 이유는 동북쪽의 마전지구 및 불로동과 김포시 이용객이 모이는 역이라 그렇습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검단사거리에서 방향을 틀어 서쪽으로 두 역 더 이어지지만, 검단사거리역이 가장 북쪽에 위치한 역이고 김포 구도시에서도 가장 가깝습니다. 또한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거리가 가장 가까운 역은 왕길역이긴 합니다만, 한강신도시에서 버스를 타고 검단으로 향하면 아직 주변 개발이 미진한 왕길역이 아닌 검단사거리 쪽으로 버스 노선이 이어집니다.


 

 검단 지역은 대체로 건물들이 지어진 지 오래 되지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상기하였듯 김포군 검단면 시절에는 거의 도시화가 안 된 산골 오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예외적으로 검단사거리 일대에는 어느 정도 오래 된 건물들이 있습니다. 검단사거리가 검단면의 중심지였기에 비교적 일찍 도시화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검단의 전통적인 중심지는 검단사거리고, 새로운 중심지는 완정사거리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검단신도시가 완공되고, 인천도시철도 1호선 및 2호선 연장이 되고 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검단사거리를 동서 방향로 가로지르는 검단로를 따라 북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상기하였던 마전지구의 입구가 있습니다. 마전지구는 토당산과 큰짝산-작은짝산, 세자봉 사이 골짜기에 위치한 격지로 인천광역시 본토 도시지역 중 가장 외진 곳 중 하나입니다. 검단사거리 일대와 완전히 떨어진 것은 아니고 거리도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인천의 외진 도시들은 지역 중심지에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경서지구도 그렇고 남촌마을도, 도림동 일대도 그렇지요.


 

 마전지구는 중심로인 마전로를 따라 좁고 길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북쪽 가현산에서 내려오는 가현천이 흐르고요. 지형 특색 때문에 추운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름엔 시원하지만 겨울엔 많이 춥다고들 하지요. 인천 도시지역의 실질적인 북쪽 끝이기도 합니다. 이 곳을 기점으로 하는 버스도 몇 종류 있습니다.


 

 마전지구에서 동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인천 동북쪽 최외곽 도시지역인 불로동이 있습니다. 불로동은 한자로 不老동인데, 김포군 시절에는 두음법칙을 더 적용해서 불노리로 불렀습니다. 해당 지역의 옛 자료를 찾으려면 불로리가 아닌 불노리로 찾아야 합니다.


 

 불로동은 마전지구와는 연담화 되어있지 않지만, 북동쪽 김포 감정동과는 연담화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인천 생활권이라기보다는 김포 생활권입니다.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도 감정동의 홈플러스 김포점이고요. 일산대교에서도 먼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인천 안쪽보다 일산을 더 오고가기도 합니다. 김포도시철도 개통 이후에는 인천 2호선 검단사거리역과 김포 검단북변역의 거의 정 중간 위치에 있기도 합니다. 향후 완정역에서 동쪽으로 2호선 지선을 뽑아 불로동을 통과해 김포 및 일산으로 이어지게끔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입니다.


 

 한편 완정사거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대로는 원당대로입니다. 서쪽으로는 상기한 검단산업단지 쪽으로 이어지지요. 그리고 동쪽으로는 만수산 언덕을 넘어 현재는 격지인 원당지구로 이어집니다. 원당지구는 원당대로 북쪽은 원당동이고 남쪽은 당하동인데, 당하동인 쪽도 지역명은 원당을 씁니다.


 

 원당지구에는 인천시립박물관 중 하나인 검단선사박물관이 있습니다. 검단 개발 과정에서 구석기 유물이 출토되어 박물관을 조성한 것인데요. 베드타운인 검단에서 후술할 드림파크와 함께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인천 지역과 검단은 해안가 구릉지로,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습니다. 전근대 시대에는 사람들이 의외로 해안가 구릉지에 거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해안에서 먹거리를 찾기 쉬운 동시에 약간 지대가 높은 쪽이 홍수위험이 적고, 담수도 구하기 쉬웠기 때문으로 추정합니다. 심지어 부평평야 쪽에서도 거주지는 약간 고지대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현대적인 배수시설이 없었던 시절 침수는 매우 무서운 문제였었나 봅니다.


 

 원당지구 북쪽으로는 불로동, 동쪽으로는 계양구 및 김포시와의 경계라 할 수 있는 유현사거리가 있습니다. 현재 원당지구의 동, , 남쪽은 모두 개발 중으로, 현재 이 개발 중인 지역을 검단신도시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검단신도시 지역으로 인천도시철도 1호선이 연장 공사를 시작한 상황입니다. 검단신도시 입주가 끝나고 나면 서구는 분구가 불가피할 정도로 인구가 증가할 걸로 생각합니다.


 

 현재 검단신도시로 불리는 이 지역의 개발은 그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유정복 시장 당시에는 중동 자본을 끌어들여 스마트시티를 개발하려다 좌초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었지요. 미분양의 무덤이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요새는 가볍게 완판되고 프리미엄까지 붙는 걸 보면 무언가 풀리긴 하는 것 같습니다.



 검단사거리에서 서북쪽으로는 금곡동이 있습니다. 동구에도 금곡동이 있어서 명칭이 겹치는데, 서구 금곡동 영내에는 주택이 많지 않아 많이 쓰는 지명은 아닙니다. 검단사거리 일대 외곽에 금곡초등학교가 있어 그나마 존재감이 있고, 검단사거리 일대를 벗어나면 주로 교외의 공업지대라 할 수 있습니다. 검단에서 김포 한강신도시로 통하는 길 중 제법 넓은 영역이 금곡동 영역이긴 합니다.


 

 마전지구와 불로지구 사이의 북쪽으로는 인천광역시 본토 최북단인 대곡동이 있습니다. 이 대곡동은 전체가 시골오지로, 공장과 자연촌락 및 경작지가 뒤섞인 형태입니다. 대곡동 북동쪽 경계는 김포한강신도시 장기동에서 대단히 가까운데, 뉴고려병원 및 김포시장 애인복지관 뒤쪽 언덕을 넘으면 바로 인천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인천광역시 본토 최북단에서 김포골드라인 마산역까지의 직선거리는 채 750m도 되지 않습니다. 만일 향후 언젠가 대곡동이 개발된다면, 김포한강신도시와 거의 연담화될 겁니다.


 

 금곡동, 마전동의 북쪽 및 대곡동 서쪽으로는 검단지역 최고봉인 가현산이 있습니다. 가현산의 높이는 214.9m, 문학산(217.1m)이나 인천과 부천 경계에 있는 성주산(216.5m)과 거의 같은 높이입니다. 도시 근처 교외 느낌이 나는 산으로 산세가 제법 있고, 정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정상 봉우리는 인천 권역입니다만, 등산객 비율로는 김포 산에 더 가깝습니다. 지리적으로는 김포한강신도시 장기지구와 구래지구를 가현산 북쪽 산세가 나누고 있기도 합니다. 가현산은 봄철 진달래가 아름다운 산으로, 매년 봄 진달래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한편 상기하였듯 검단사거리에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두 역 더 이어집니다. 검단사거리와 왕길역 사이에서 지하에서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 고가철이 되고요. 고가역인 왕길역이 있는 왕길동은 백석동의 바로 북서쪽에 있는 법정동으로, 왕길역 인근의 봉수대로는 남쪽으로 드림파크 입구 및 아라뱃길 백석대교와 직결됩니다. 인천 동구 및 서구에서 김포 한강신도시로 오고갈 때의 주요간선도로지요.


 

 왕길역 일대는 아직까지는 충분히 개발되지 못했지만, 아파트 단지가 몇 단지 있고 개발 중에 있기도 합니다. 검암로 인근의 아파트들은 고가철과 상당히 인접해 있는데, 검암-검바위 일대 고가는 주변에 아파트들은 피해 있다 보니 인천에서 논현동 일대와 함께 유이하게 고가철이 아파트 근방을 지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현 종점인 검단오류역은 검단산업단지에 인접합니다. 그래서 원래 역명으로 검단산업단지가 검토되었었습니다만, 해당 이름은 부역명이 되었습니다. 산업단지 안쪽으로 들어가지는 않기 때문에, 실제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걸어서 역을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류동이라는 동명은 유감스럽게도 동일 동명이 계양구에도 있습니다. 심지어 멀지도 않습니다. 계양구 오류동도 아라뱃길 북쪽, 김포와 인접하는 최북단에 있거든요. 그러나 계양구 오류동은 거의 오지에 가까워서 많이 쓰는 동명이 아니기 때문에, 딱히 혼동을 일으키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향후 아라뱃길 북쪽 전역이 검단구가 되거나 하면, 같은 구 내에 오류동이 둘이 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구분이 필요할 걸로 생각합니다.


 

 검단산업단지는 제법 큰 규모의 산업단지입니다만, 워낙 외곽에 있다 보니 인천시민들에게 존재감이 있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김포 학운리 및 양촌 산업단지와 이어져 있다시피 하고 하나의 산업단지로 본다면 꽤 넓은 산업단지입니다.


 

 아라뱃길에 있는 인천터미널 물류단지와 컨테이너부두 등은 오류동에 속합니다. 그런데 웃프게도 검단산업단지의 물류는 아라뱃길 부두가 아니라, 근래 생긴 제2외곽을 타고 남쪽 인천항 및 인천신항 쪽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아라뱃길 근처는 화물선보다는 트럭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왕길동 남쪽, 왕길고가 서쪽에는 인천 최악의 문제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사월마을이 있습니다. 시사문제 관심 있게 보는 분들은 사월마을을 많이들 알고 계실 테지만, 사월마을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월마을의 위치는 독정역과 왕길역에서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개통 이후로는 역세권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위치지요.


 

 사월마을 남쪽으로는, 현재는 매립완료 이후 드림파크 야생화단지가 된 수도권매립지 제1매립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야생화단지 북쪽으로는 공장과 폐기물처리업체들이 있고요. 수도권 시골 지역에서 흔한 모습이긴 한데, 사월마을 내부에도 주택과 함께 공장이 난립해 있습니다.


 

 사월마을은 쇳가루 마을로 악명이 높습니다. 실제 자석으로 쇳가루를 모아보면, 사람이 살기 부적합할 만큼 쇳가루가 많다고 합니다. 사실 사월마을이 유명해서 그렇지, 김포에 쇳가루 문제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지역이 꽤 있습니다. 검단 및 김포 서부 일대에서 도시화가 충분히 되지 못한 시골 지역은 주택과 공장이 심하게 난립된 곳이 많습니다. 시골이라고 공기 좋을 거라 생각하면 절대 안 됩니다. 실제 공장과 주택이 섞인 동네를 모르는 사람들이 도시설계 및 뉴타운/재개발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지요. 관련한 이야기는 차후 김포 이야기할 때 더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오류동에는 상기한, 세계 최대 규모라는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있습니다. 이 매립지는 인천 최악의 골칫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천의 플러스 요소로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있다면, 현재 인천의 최대 마이너스 요소는 이 매립지입니다.

 


 오류동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골치 아픈 문제인 것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쓰레기매립지는 인천 서구 오류동 권역 내입니다만, 매립지 자체의 소유권 및 관리권한은 환경부와 서울특별시에 있습니다. 인천광역시 입장에서는 기가 막힌 일인데, 이게 기원이 지방자치 이전부터고 원래는 이쪽이 김포군이었기 때문에 그리 되었습니다. 여담으로 지금도 제4매립장 부지 중 김포시 권역에 속한 곳이 있긴 한데, 현재로서는 제4매립장이 쓰레기매립지로 이용될 확률은 낮아 보입니다만, 만일 나중에 쓰레기매립지로 활용될 경우 김포시의 입장이 매우 난처해질 확률이 높긴 합니다.


 

 1992년까지 매립지로 악명 높던 곳은 서울 난지도였습니다. 현재의 상암 월드컵공원이 난지도 매립을 마치고 조성한 곳이지요. 난지도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대체로 조성한 매립지가 인천 서구 오류동의 수도권매립지인데, 당시에는 김포군 오지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골치 아픈 문제로 발전할 걸로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후 검단이 인천에 편입되었고, 청라와 검단 일대가 신도시로 개발되었다는 겁니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는 인천광역시의 쓰레기만 매립하는 곳이 아닙니다. 서울특별시 및 경기도 일대의 쓰레기를 주로 매립하지요. 이 매립지에 투기되는 쓰레기 중 인천에서 나오는 쓰레기 비율은 불과 20%도 안 됩니다. 그런데 대미지는 인천이 입지요. 인천이 사이즈건 권력이건 중앙정부와 서울과 경기도에 밀리기 때문에, 관련하여 인천의 고독하고 힘겨운 투쟁이 아주 오랜 세월 이어져 왔습니다. 더구나 역대 인천시장 중 인천에 진짜 애정이 있었던 인물은 안상수 뿐인 것 같기도 하고요.



 쓰레기매립지의 매립장 부지는 제1~4부지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중 제1매립장은 이미 예전에 다 사용해서 지금은 골프장과 공원으로 조성해놓은 상황이고요. 원래 제2매립장은 2016년에 매립이 완료되고 사용이 종료될 계획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맞춰 매립면허도 기간이 끝났었고요. 그런데 90년대 이후 분리수거 및 재활용이 활성화되고 소각 비율이 늘어나는 등 매립량이 감소하여 2016년에 제2매립장이 포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서울과 경기 지자체 어디도 대체매립지를 조성하려는 노력을 진지하게 하지 않았지요. 각지의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2016년에 계획대로 종료되었다면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매립기간 연장이 추진되었고, 인천광역시와 서구 거주자들 측에서 이에 반발하여 큰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천이 가진 힘으로 중앙정부 및 서울특별시와 경기도를 이길 수는 없었고, 2015 유정복 인천광역시 정부와 박원순의 서울특별시, 윤성규의 환경부, 남경필의 경기도는 협상 끝에 2025년까지 매립지 사용을 연장하고, 3부지 중 일부인 1공구를 추가로 사용하기로 합니다.


 

 대신 인천광역시에서 따 온 여러 가지 권리가 있었는데, 대략적으로 이야기하면 매립면허권과 소유권을 인천시가 가져오는 것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관할권 이관, 주변지역 개발 및 경제 활성화 조치, 반입수수료 가산 징수 및 인천광역시 지원, 매립량 감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게 많습니다. 일단 인천광역시가 현재 가져온 매립장 소유권은 1,2부지에 한할 뿐더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관할권 이관은 지지부진하고, 주변지역 개발 및 경제 활성화 조치는 제대로 이행된 게 없습니다. 매립량 감축은 아예 되지도 않았고요. 비닐류가 재활용이 안 되는 경향이 생기는 등의 문제로 오히려 예상보다 매립량이 많은 상황입니다. 더구나 고 박원순의 서울과 이재명이 가져간 경기도는 아직도 쓰레기를 자체적으로 처리할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천 자체도 수도권매립지에 매립을 못 하게 되면 자체적인 쓰레기 처리를 당장 못 하고요.


 

 기존 협상대로 2025년에 매립지 사용을 마치려면 이미 서울과 경기도 쪽에 대체매립부지 선정이 완료되고 공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럴 기미가 없지요. 이대로 가면 서울은 2025년이 지나도 우격다짐으로 쓰레기를 인천에 투기하려 들 거고, 인천은 죽어도 막으려고 들면서 충돌이 벌어질 상황입니다. 경기도야 그나마 부지가 많으니까 어찌 처리가 가능하겠지만, 지역이기주의와 위선의 끝판왕이면서 빈 땅도 없는 서울은 지금도 저러고 있으면 답이 없습니다.


 

 한편으로 상기하였던, 매립이 끝난 제1부지에 조성한 드림파크 야생화단지는... 하절기만 개방되는 공원인데요. 기술과 자본의 대단함을 십분 깨달을 수 있는 공원이라고 할까요. 수도권매립지와 인근의 모든 문제를 제하고 공원만 보면 참으로 근사한 공원입니다. 사견으로는 인천 북부에서 가장 방문과 관광을 추천할 만한 공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라뱃길에 인접해있고 시천공원/시천나루 일대와 거리도 가까워서, 아라뱃길까지 동시에 관광하는 것도 좋습니다. 조금 더 동선을 길게 계획하면 청라호수공원에서 정서진, 아라마루까지 일일 관광 코스로 편성할 수 있고요.


 

 이상 검단 지역 소개글이었습니다. 현재의 검단 주거지역 대부분은 2000년대에 주로 조성된 신도시로, 구릉지에 발달한 지리적 특색 때문에 각각의 지역이 독립적인 생태계를 형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근린상가가 발달한 편이고, 실거주하기에 나쁘지 않은 분위기가 있습니다. 향후 검단신도시가 발달하고 인천도시철도 1호선이 연장되고 2호선 지선이 생기면 도시 분위기가 더 개선될 수 있을 걸로 기대합니다.

 

 

구도시에 트램 설치는 확인사살이 될 겁니다.

사회 2020. 8. 1. 15:4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M_ZSC6U5DBY

 



 

 나는 자차를 가지고 있지만 대중교통도 많이 타는 스타일입니다. 운전은 가급적 즐겁게 하고 싶은 성격이라, 예정지까지 다니기 싫은 길이 있거나 시간대가 좀 그렇거나 하면 가능한 차를 가지고 나가지 않아요. 그래서 나는 언제 자차가 필요한지, 대중교통은 어떨 때 타는 게 좋은지 이해하고 있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전임 시장인 유정복 때부터 인천에도 트램 설치에 대한 말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송도, 영종, 청라 등 길이 넓은 국제도시쪽이나 일부 대로를 제외하면, 구도시 쪽에 트램을 설치하면 안 됩니다. 특히 슬럼화가 진행중인 구도시 쪽에 트램을 설치하는 건 확인사살이 될 겁니다. 도로교통 정책을 짜는 사람들은 수송량을 우선 생각하지만, 트램과 같은 대중교통은 다수를 효율적으로 수송할 수 있는 반면 역할은 제한적이라는 걸 생각해야 합니다.


 

 대중교통은 짐을 많이 가지지 않은 성인이 특정 목적지로, 다른 사람들도 많이 이동하는 시간대에 이동할 때 그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 비효율적이 됩니다. 예를 들어 짐이 많다거나, 특정한 단일 목적지로 이동하는 게 아니고 들러야 할 목적지가 여럿이라거나, 일행에 아동이 있다거나 하면 효율성이 많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트램같은 걸 만들어서 구도시 도로를 좁혀버리면, 구도시는 완전히 망해버리기 쉽습니다. 성인의 출퇴근에는 대중교통이 좋습니다만, 아이를 키우고 쇼핑하고 돌아다니는 데는 자차가 수월하게 다니는 도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요새 아이를 안 키워 본 분들은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요새는 아이들을 차에 태울 때 모두 카시트에 태웁니다. 태어난 지 반 년 정도 지나면 차를 타고 다닐 수 있는데, 그 때부터 카시트를 써서 초등학교 졸업할 때쯤까지 씁니다. 요새 대중교통 탄 유아나 어린이 많이 못 보셨을 겁니다. 다 이유가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이젠 10세 이하의 어린이는 대중교통을 거의 타지 않습니다. 즉 아이 키우는 집은 완전 못 살지 않는 이상 당연히 차가 있어야 하는 거고, 자차가 다닐 만한 도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자차 없으면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등에서 운행하는 노란 버스, 노란 승합차에 의존해야 합니다. 요새 괜히 구도시에 아이가 없는 게 아닙니다. 아이엄마들은 어지간해선 최소한 도로정비가 제대로 된 곳에 살려고 합니다.


 

 게다가 트램은 구성이 잘 되지 않는 이상 버스에 비해 그렇게까지 수송량이 높지가 않습니다. 실제 부천버스 88번 같은 걸 보면, 경인선 옆으로 나란히 달리는 구간이 무척이나 긴데도 어마어마한 일일 수송량을 자랑합니다. 88초에 한대씩 온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배차가 잦으니까 사람들이 편하게 많이 탑니다. 그냥 버스 배차를 많이 늘리는 방식은 사람도 많이 고용하고, 도로를 막지도 않습니다.



 

 트램 까느니 고가경전철이 천배 낫습니다. 고가철이 시끄럽다고는 해도 막상 수인선 고가 근처건 검암역 일대건 사람들 잘 삽니다. 검암에서 고가철 근처 아파트가 제일 비싸요. 역 가까워서. 검암역이 보통 역이 아니라서 그렇긴 합니다만. 고가경전철도 지상을 차지하는 게 있지만 수송능력은 트램과 비교불가고, 기둥 쪽 빼면 주차장으로 활용도 가능하니까요.

전기버스 이야기

사회 2020. 7. 26. 14:5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rquClRH24jU

 



  

 최근 경기도 버스에 전기버스가 많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근처 살던 자주 보던 친구가 재작년 쯤 경기도로 이사를 갔는데, 차 몰고 가기 길이 좋지 않은 곳으로 이사 가는 바람에 나도 경기버스를 종종 타고 있는데요. 요새 도입된 전기버스를 타보면서 고개를 가로젓고 있습니다. 타 본 버스가 너무 안 좋아서 브랜드를 살펴보니 처음 보는 브랜드더라고요. 중국 회사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나는 근래의 전기버스 도입 트랜드에 회의감을 가지게 되었는데, 일단 전기버스 자체의 효용이 애매합니다. 버스 자체가 승용차에 비해 많이 친환경적인데, CNG버스는 그나마 환경을 많이 오염시키지도 않거든요. 그런데 전기버스는 CNG보다 훨씬 비싸고, 단점이 많습니다. 도심에 미세먼지를 덜 뿌릴지는 몰라도, 전체적인 오염원 배출량은 CNG버스보다 낮다고 할 수도 없는 게 전기버스입니다. 그러니까 굳이 비싼 전기버스를 도입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거기에 더해 무언가 사연이 있을 법한 브랜드 전기버스를 들여오는 걸 보면 수상쩍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멘트를 하자면 이런저런 할 말이 있겠지만 일단 기사들만 링크해 둘 테니 한 번씩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VK 신화 '이철상'...전기차 시장 두 번째 도전장


운동권 출신 벤처 신화가 라임관련 버스회사에 나타난 까닭


저가 전기버스 '놀이터' 된 한국



 

 전기버스가 승차감이라도 좋으면 말을 안 하겠는데, 내가 타 본 JJ모터스 VBUS105 저상전기버스는 주관적으로 승차감이 많이 안 좋습니다. 앞자리는 좌석 방향이 역방향이고, 의자는 딱딱하고 좁고, 서스펜션 느낌은 엉망입니다. 내가 대체로 저상버스의 승차감을 좋아하진 않지만, 근래 종종 타던 저상버스인 현대차의 뉴슈퍼에어로시티 CNG 저상형과 비교해도 많이 안 좋습니다. 나는 청라에 도입된 우진산전의 바이모달트램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는데, 그건 과히 비싸긴 하지만 승차감이라도 좋았습니다.


 

 전기버스의 승차감 문제엔 가속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전기모터의 특성 상 초반토크가 좋고, 내연기관과 같은 미션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클러치나 기어노브 같은 조작은 필요 없지만, 악셀링이 섬세하지 않으면 출발 시 급가속이 쉽게 일어난단 말이지요. 실제 몇 번 타본 결과 다수의 기사들이 전기버스를 급발진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악셀링이 그냥 익혀지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주관적으로는 매뉴얼 가솔린 승용차를 몰아봤거나 몰고 있는 드라이버, 또는 스포츠 드라이빙을 익힌 사람이 아니고는 악셀링이 섬세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버스기사 정도면 이미 운전을 못 하는 게 아니고 운전경력도 있는 사람들인데, 악셀링이 안 된다는 건 앞으로도 개선여지가 많지 않다는 겁니다. 대다수의 기사들에겐 승객들을 좋은 승차감으로 모셔야 하는 동기도 별로 없고요.


 

 나는 근래의 전기버스 사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 결과가 쾌적한 버스승차라도 된다면 그런가보다 할 수도 있겠는데, 실제 타게 되는 버스는 승차감 나쁘고 급가속하는 버스입니다. 이 쯤 되면 아무 말도 안 할 수는 없지요.

 브금


https://youtu.be/puQEcN_iI9o




 이전 화


1. 계양구 - 1) 계산, 작전동 일대

1. 계양구 - 2) 외곽 및 산악지대

2. 부평구

3. 남동구 - 1) 구월, 간석, 만수동 일대

3. 남동구 - 2) 남촌도림동, 장수서창동, 논현동 및 고잔동



(본문에서 축소된 사진은 클릭하면 본래의 사이즈로 볼 수 있습니다.)


 

 청라국제도시는 인천의 세 경제자유구역 중 하나이며, 사견으로 인천광역시의 미래에 있어 무척이나 중요한 지역입니다. 또한 동시에 출범부터 많은 난항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2020년 현재 인천 내에서의 위상은 송도국제도시 다음 정도로 올라오긴 했습니다.


 

 지난 서구 소개에서도 이야기했습니다만, 본래 서구 지역은 동쪽의 산지와 그 아래 일부만 육지였고, 그 앞은 바로 바다였습니다. 그러니까 현 청라국제도시는 전체가 매립지입니다.


 

 청라라는 이름은 현 청라국제도시에 있던 섬인 청라도에서 따왔습니다. 한자로는 菁蘿, 우거질 청에 쑥 라자입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한자를 바꾸었는데, 바꾼 이름은 靑羅입니다. 푸를 청에 벌일/그물 라입니다. 청라도의 위치는 현재의 심곡천 끝쪽이며, 버스정류장 청라도가 있습니다.


 

 이 지역은 1960년대부터 제방 공사가 이루어졌고, 90년대에만 해도 김포매립지로 불렸습니다. 80년대까진 청라도가 김포 권역이었고, 90년대까지도 이 지역이 인천이라기보다는 김포 느낌이었거든요. 지금은 아라뱃길 남쪽은 완전히 인천 느낌입니다만. 공식적으로 간척사업을 벌인 회사가 동아건설이라 동아매립지로 불리기도 했지요.



 실제로는 전국에서 모인 노동자들이 60~70년대에 땀을 흘려가면서 매립공사를 했었는데, 그 노동의 결실은 동아그룹과 농어촌공사, LH공사가 착취해간 곳이기도 합니다.


 

 IMF이후엔 이 지역을 마이클 잭슨이 구매하여 테마파크로 만든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하였습니다. 김대중 때 마이클 잭슨 내한한 거 아직도 기억하시는 분 많을 겁니다. 그 때만 해도 마이클 잭슨은 세계 최고의 스타였지요. 그 때 마이클 잭슨이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과 이 곳을 찾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후 마이클 잭슨은 온갖 음해를 견디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걸었고, 청라국제도시는 좀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다만 당시 테마파크 이야기 나왔던 건 현재의 청라에도 계속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보는 현재의 청라는 테마파크스럽다가 만도시거든요. 좀 더 테마파크스러워져야 할도시고요.


 

 청라국제도시의 특징 중 하나는 개발주체가 LH공사라는 겁니다. 청라를 보면 LH공사의 온갖 문제를 다 알 수가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청라국제도시 입주민들의 교통분담금을 LH공사가 먹튀한 후 장기간 오리발을 내밀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직도 청라국제도시 권역 내에는 도시철도가 없습니다. 북쪽 공항철도에 청라국제도시역이 있긴 합니다만, 실제 청라국제도시 내부를 지나가는 것은 아니고, 중간에 골프장을 끼고 청라국제도시 거주지에서 직선거리 1.5km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해야합니다. 일단 지금은 청라국제도시역에서 가정(루원시티)역까지 운행하는 GRT에 바이모달 트램이 일부 투입되어 운행 중이긴 한데, 수소연료전지 굴절버스라 승차감이 매우 좋은 걸 빼면 같은 노선에 평범한 저상버스도 투입중이고, 그냥 고급진 마을버스 느낌에 가깝습니다.


 

 현재의 청라국제도시는 도시 전반에 상가가 즐비한 수변공원이 지나가는, 테마파크스럽고 아기자기한 신도시입니다. 전체적으로 도시설계가 예쁘고, 매립지인 만큼 자유롭게 붙인 길 이름도 팬시 스타일입니다. ‘청라루비로’ ‘청라에메랄드로’ ‘청라사파이어로’ ‘청라라임로’ ‘크리스탈로같은 이름의 길들이 있지요. 수변공원을 중심으로 여러 모로 입체적으로 설계되어 있기도 하고, 건물들도 예쁜 게 제법 많습니다. 완전한 평지인 것도 장점이고요.



 문제는 유동인구인데, 청라국제도시 설계는 반드시 아주 많은 유동인구가 있어야만 하는 설계입니다. 그런데 여러 모로 장기적으로 꼬이면서 충분한 유동인구가 청라에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온갖 문제를 청라에서 다 볼 수 있지요. 청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밝을 겁니다.


 

 일단 청라의 입지 자체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입지입니다. 영종도가 바로 앞인 게 청라 위치라, 연륙교만 있으면 인천공항의 관광객이 바로 청라로 갈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청라와 영종을 잇는 제3연륙교 착공을 아직도 못 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영종대교만 해도 청라에서 절대 멀지가 않습니다.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부터가 영종대교로 바로 이어지는 위치입니다. 3연륙교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데, 현행 도로로도 거리상으로는청라에서 영종도를 오고가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인천 내 관광지 위상에서도 후순위인 것도 좀 문제입니다. 지금은 어떻게 해도 원인천, 소래, 송도국제도시에 밀립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와 비교하면 전국적 인지도가 많이 모자란데, 거주지로는 송도보다 청라를 선호할 사람도 많지만 외지인 관광지로는 현재 청라가 송도 대비 장점이 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현 시점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앞으로는 청라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겠지요.


 

 청라에 많은 유동인구가 필요한 이유는, 도시설계가 상업형 테마파크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물길을 파고 수변 테마상가를 아주 많이 조성해뒀습니다. 문제는 보기엔 좋은데 점포가 너무 많습니다. 엄청나게 번화해져야만 소화가 가능해질 정도로 많거든요.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유동인구가 서울 번화가 수준이 되어야 한단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현재 청라의 번화도는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구월동 로데오는 물론 부평, 송도현대아울렛(송현아) 일대에 비해서도 많이 모자랍니다.


(위 자료는 작년 초 자료입니다.) 


 이름은 국제도시임에도 현재까지의 청라는 공원 좋고 서울접근성 나쁘지 않은 베드타운에 가깝습니다. 기업유치나 외국인 투자 유치가 잘 안 되고 있기 때문인데, 그래도 더디게나마 개선되고는 있어서 하나금융그룹이 본사부터 대규모로 청라에 들어서기로 확정되었고, 스타필드가 착공을 앞두고는 있으며, 청라호수공원에는 448m의 청라시티타워가 착공을 시작하였습니다. 청라시티타워는 2024년 준공 예정이며, 준공되면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대한민국에서 2번째로 높은 마천루가 됩니다.


 

 수변공원도시로의 청라국제도시는 북쪽으로 공촌천, 동쪽과 남쪽으로 심곡천이 흐르고 도시 내부엔 커낼웨이라는 수변공원이 자 모양으로 흐르며, 서쪽에 남북으로 긴 청라호수공원이 있는 모습입니다. 호수공원을 통과하는 도로는 모두 호수 밑쪽을 지나는 지하차도로 되어 있어서, 남북으로 2km에 이르는 긴 공원을 차도 같은 것 건너지 않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직 완성된 공원이라 하긴 어렵습니다만, 현 시점에서도 꽤 좋은 공원입니다.


 

 인천엔 좋은 공원이 많습니다. 서구 일대엔 특히 좋은 공원이 많습니다. 청라의 호수공원+커낼웨이부터 정서진+아라뱃길, 그리고 아라뱃길 북쪽 백석동 드림파크까지 아주 좋습니다. 근처에 골프장도 많기 때문에, 청라는 골프나 공원을 즐기는 분들이 거주하기 매우 좋은 도시입니다.


 

 청라국제도시의 산업 테마중 하나는 로봇입니다. (다른 하나는 금융이고요.) 그래서 심곡천 끝 부분, 청라국제도시 남서쪽에 로봇랜드 산업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잘 추진이 안 되어서 현재는 로봇타워 하나 정도만 있습니다. 여기서 로봇산업을 육성하고 그걸 홍보하는 테마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었는데, 잘 안 풀려서 드론 산업으로 바꾼다는 말도 나왔지만 여전히 여러 모로 지지부진합니다. 꼬이니까 그냥 주택 부지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왔지만 이것도 반대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사실 넓은 시각에서 보면 우리나라 차세대 산업발전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지요. 테마파크라는 것을 만들어 운영하기에도 점차 조건이 나빠지고 있고요.


 

 나는 청라의 설계를 고려할 때 좀 더 축제를 일상적으로 즐기는 분위기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이 발달하고 퍼레이드가 잦은, 그런 느낌으로요. 그러기 좋은 기본적인 공간은 갖춰져 있습니다.



 한편으로 서구는 향후 분구가 확정적인데, 아마 아라뱃길 남쪽과 북쪽으로 나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때 남쪽은 청라구로 명명될 확률이 높습니다. 아라뱃길 남쪽 서구를 대표할 전통적인 이름이 딱히 없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사용하던 이름들은 연희, 경서, 가정 같은 것들인데 인지도가 높지 않습니다.


 

 청라국제도시의 동쪽은 가정동인데,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듯 현재 이 지역을 루원시티라는 뉴타운으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이제 루원시티도 개발이 많이 되어서, 현 시점에서는 루원시티에 거주하는 사람도 많고 상권도 생겨있습니다.


 

 루원시티의 초기 계획은 굉장히 으리으리한 입체복합도시였습니다. 안상수 시장이 추진하던 근사한 계획이었는데, 생각대로 안 됐지요. 막 하려던 시기에 글로벌금융위기 맞고, 지역 전체가 유령도시화되어서 몇 년을 보냈었습니다. 꽤 보신 분들이 많을 2NE1 Ugly 뮤비가 촬영된 게 당시의 가정동입니다. 그런 뮤비 찍을 정도로 완전히 슬럼이었지요.


 

 지금은 많이 개발되었고, 현 시점에서 외부인이 보면 사실 루원시티와 청라국제도시는 구분이 잘 안 갑니다. 바로 이어져 있는 신도시로 보이거든요. 구분을 하자면 동쪽에서 청라쪽으로 갈 때 심곡천 또는 가정사거리 또는 봉수지하차도를 지나야 청라입니다.


 

 외부에서 보면 그냥 하나의 신도시로 보입니다만, 내부적으로 보면 청라 사람들과 루원시티 사람들은 갈등이 좀 있습니다. 외부에서 신경 쓸 건 아니긴 한데, 사이가 좋진 않습니다. 원래 개발 중인 인접지끼리는 다툼이 잦긴 합니다. 세워진 과정부터가 청라는 매립지고 가정은 구도시 뉴타운이라 다르기도 하고요.


 

 청라쪽으로는 현재 7호선 연장이 확정되었습니다. 일단 지금은 부평구청 석남 구간을 공사중이고, 그 다음엔 청라쪽으로 연장될 겁니다. 지금은 청라국제도시 내부를 지나가는 철도는 없는 상황이라, 7호선이 연장되어야 청라 내부를 지나가는 철도가 생기게 됩니다.


 

 청라국제도시 남쪽은 항구와 공단이고, 서쪽 바닷가에는 작은 공단과 소각장이 있습니다. 이 소각장과 공단은 혐오시설이다보니 계속 갈등이 있는데요. 쓰레기 처리시설은 서울과 그 주변 도시의 주요 갈등 요인 중 하나로, 특히 서울과 인천 사이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그리고 인천에서도 쓰레기 처리 문제로 제일 골치 아픈 지역이 서구인데요. 아직까지는 첨예한 갈등 중에 있습니다.


 

 청라국제도시 북쪽에는 골프장이 있고, 그 골프장을 건너면 인천서부일반산업단지라는 공단이 또 하나 있습니다. 산업단지와 소각장에 둘러싸여 있는 게 청라의 큰 단점 중 하나인데, 그 때문인지 청라의 공기 질은 나쁜 정도는 아니라도 아주 좋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많이 나쁘지는 않은데, 녹지도 많고 서해안에 있는 도시다보니 서풍이 주로 불어서 나쁜 공기 유입이 제한적입니다. 인천 본토지역 중엔 중간보다 조금 더 좋은 정도는 되는 공기 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서부일반산업단지 북동쪽으로는 경서지구라는, 농지/골프장과 공단 사이에 있는 독립된 소규모 주거지역이 있습니다. 이 지역은 현재 인천 본토에서 가장 외떨어진 동네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남촌동, 도림동보다 더 외져서 경서지구라고 하면 인천 현지인들도 대체로 어딘지 잘 모릅니다. 경서지구 말고 딱히 다르게 부를 이름도 없습니다.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줘도 그런 데도 주거지역이 있었느냐고 할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간선대로만 다니면 보이지도 않는 동네거든요. 다만 현재 현 경서지구 남쪽, 경명대로 맞은편을 주거지역으로 개발하고 있으므로 시일이 좀 지나면 경서동 거주지도 좀 더 인지도가 생길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경서지구는 자차족이 골프치고 놀러 다니면서 살기엔 참 괜찮은 동네입니다. 근처에 공단이 있다지만 워낙 외져서 공기질도 괜찮고, 조용하고, 자차 간선교통은 좋은 동네입니다. 일단 집값이 싸고요. 그런데 대중교통은 정말 나쁩니다. 버스 배차간격이 완전 시골 수준이고 검바위역이나 아시아드경기장역까지는 2.5km정도, 공항철도를 바로 탈 수 있는 검암역까지는 애매하게 3km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배달음식도 좀 포기하고 살아야 할 정도로 외집니다. 외식 하려고 해도 꽤 나가야 합니다.


 

 경서지구 동쪽, 연희동 서구청 일대 북쪽은 검암동입니다. 이름 때문에 아라뱃길 건너 검단과 자주 혼동되고, 서구 현지민이 아닌 인천 사람들 다수는 아직도 이 동네 이름을 잘 몰라서 서인천고 쪽이라 해야 좀 더 쉽게 이해하기도 하는 동네인데, 검암동 일대에도 주거지역이 있습니다. 완전히 연담화되어있지는 않지만, 검암동은 대략 서구청 일대의 연장선상에 있는 주거지역입니다.


 

 검암이라는 이름은 서인천고에 있는 검은 바위에서 이름 지어졌다고 합니다. 실제 서인천고 앞 역 이름은 검바위지요. 현재는 평준화되었지만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서인천고는 근처 지역 최고 명문고였는데, 그 땐 서인천고 주변은 다 농지였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야 주변이 거주지로 개발되고, 2010년대 들어 검암역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발달하게 되지요.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된 후 검암역은 공항철도와 인천2호선이 교차하는 철도교통의 요지입니다. 유정복 시장 시절엔 KTX도 잠시 다녔는데, 승객이 얼마 없어서 유감스럽게도 사라졌습니다.


 

 검암동 주거지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지나가는 서곶로를 중심으로 서쪽은 1지구, 동쪽은 2지구라 합니다. 1지구는 평야 지대고 2지구는 동남쪽으로 계양산 자락인데, 그래서 2지구가 좀 외지긴 합니다만 아라뱃길과 계양산 사이에 낀 배산임수 고립지라 공기질이 많이 좋습니다. 도시지역 치고 좋다 정도가 아니고 그냥 시골 수준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서곶로를 지나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서구아시아드역과 검바위역 사이에서 지상으로 올라갑니다. 아라뱃길을 지나가기 위해서인데요. 이 경사가 롤러코스터 소리를 들을 정도로 꽤 고각입니다. 대한민국 철도 중 최고 경사 구간이라고 합니다.


 

 아라뱃길을 지나가는 다리는 모두 고각입니다. 폭이 100미터도 안 되는 수로를 지나가야 하는데 그냥 물길이 아니라 뱃길이라 배가 다녀야 하다 보니 반드시 높이 올라갔다 내려가는 형태로 다리를 설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검암동 일대에서 인천 2호선은 고가철입니다. 여담인데 다리가 고각이다보니 계양역과 검암역 일대는 도로교통이 별로 좋지 않은데, 고각이고 진입로가 수변과 동떨어진 다리를 건넌 다음에 역전으로 진입하는 루트가 안 좋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양역을 지나가는 버스들은 바로 근처의 계양대교를 못 건너고 그 옆의 작은 다리인 다남교를 건너고 있습니다. 버스가 지나기엔 다남교는 너무 좁은 다리고, 그 주변 도로도 많이 좁습니다. 도시 설계가 잘못된 겁니다. 검암역 쪽은 그나마 고각인 시천교 위에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이 정류장 이용을 위해서는 지상에서 엘리베이터 또는 계단을 타고 다리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검암역 일대 경인아라뱃길은 수변공원화가 잘 된 편입니다. 대조적으로 계양역 주변은 한적한데, 검암역 주변은 경치도 좋고 놀기도 참 좋습니다. 계절이 좋을 때는 인파도 꽤 모입니다. 주변에 서해5도 수산물복합문화센터라는, 주로 서해5도 쪽에서 잡아온 자연산 회를 파는 수산센터도 있는데 괜찮습니다. 수변을 즐기면서 인천앞바다 회를 먹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경인아라뱃길은 대한민국 최초의 현대적 운하입니다. 서울 강서구 개화동 한강에서 인천 서구 오류동 해안을 잇지요. 이 운하에 나란히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공항철도가 지나갑니다. 폭은 대략 80M, 중간에 계양산 북쪽 자락을 지나가기 때문에 꽤 볼만한 경치를 자아냅니다. 아라뱃길의 아라라는 이름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이 아라뱃길을 파는 대공사를 하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습니다. 일전에 계양구/부평구 설명할 때, 원래 부평평야 일대는 상습 침수지였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부평 일대에 비가 많이 오면 굴포천으로 물을 뺀 다음, 아라뱃길로 빼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발상은 내가 알기론 무려 고려 시대에 나온 겁니다. 최소 수백 년 전에도 부평은 상습 침수지였고, 운하라도 뚫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되는 난감한 지역이었단 말이지요



 그리고 한강 하구 문제가 좀 있습니다. 한강은 다들 아시다시피 동작대교 쯤부터는 북서쪽으로 이어져 김포와 고양시 사이를 지나 파주까지 올라가 임진강과 만나고 강화도 북쪽 바다로 나가는데, 이 한강 하구는 군사분계선이라 대략 일산서구만 지나가도 군사지대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한강 하구는 민간 이용 불가고, 서울은 강이 흐르는데도 민간함선이 바다로 못 드나드는 도시가 되어버렸지요. 게다가 원체 강화도 주변은 물살이 세서 배가 다니기 영 좋지가 않습니다. 괜히 고려 대몽항쟁때 강화도 천도해서 버틴 게 아닙니다. 바로 육지 앞이지만 배로 거기 건너는 건 쉽지 않아요.


 

 그런데 막상 운하를 뚫어놓으니 쓸만한가 하면... 별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운하 자체로는 별로 못 쓰고 있어요. 물류기능이 거의 없는 운하입니다. 대신 수변공원 및 자전거길로는 AAA수준이라 근처 현지에선 불만의 목소리는 의외로 아예 없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비싼 자전거도로니 어쩌니 같은 소리를 들어도... 자전거도로도 돈 많이 들이니까 진짜 좋더라 같은 말이 나온다고나 할까요.


 

 여하튼 경인아라뱃길의 실질적인 기능은 수변&자전거 공원입니다. 정말 최고로 돈 많이 들인 수변&자전거 공원이니까, 관광객들 많이많이 이용해 주시기를. 낙조 때 특별히 경관이 예쁘다는 평도 있는데, 그냥 맑고 화창한 날에도 예쁩니다.


 

 경인아라뱃길은 서구와 계양구 일대에 걸쳐있긴 합니다만, 둘 중 어느 쪽 관할에 가까우냐를 묻는다면 서구 쪽입니다. 여객터미널과 정서진, 인천터미널 물류단지가 서구 오류동에 있고, 실제 아라뱃길 이용자도 서구 쪽에 더 많습니다.


 

 정서진이라는 이름은 정동진의 반대입니다. 그런데 실제 정동진은 정서진보다 꽤 북쪽입니다. 이는 정동진이라는 이름이 붙여질 때는 측량기술이 부족했던 게 일단 주된 이유입니다. 그러니까 정동진이라는 지명을 가진 강릉시 정동진리는 광화문의 정동쪽이라는 의미에서 정동진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만, 실제로는 서울 최북단인 도봉산역 정도의 위도입니다. 그에 비해 정서진은 숭례문 정도의 위도라서 본래의 의미에 훨씬 부합합니다. 실제 측량상 정동진은 강릉시 정동진리가 아니라 동해시 대진동입니다. 이 때문에 강릉시랑 동해시가 티격태격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물론 정남진도 있습니다. 전라남도 장흥군에 있지요.



 정서진에는 전망대와 광장 및 공원, 여객터미널, 보트를 타고 놀 수 있는 호수, 그리고 커다란 풍력발전기가 있습니다. 관광을 권할 만한 곳이라 생각합니다. 풍력 발전기는 적어도 비주얼에서는 태양광보다 훨씬 낫습니다.


 

 아라뱃길-한강 하류-남한강-문경새재-낙동강을 잇는 인천-부산 자전거길의 시작점이자 끝점이 아라뱃길 정서진에 있습니다. 4대강 자전거길 투어는 곳곳에 도장 찍는 데가 있는데, 한강-낙동강 코스는 아라뱃길 정서진이 시작()이고 을숙도 낙동강하구둑이 끝(시작)입니다.

 

 아라뱃길을 건너는 다리도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하류부터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청운교 : 가장 하류에 있는 다리로 인천터미널 물류단지를 이어줍니다. 정서진에서 자전거로 남/북쪽 자전거도로를 오고갈 때 건너게 되는 다리입니다. 거더교로 다리 선형이 꽤나 곡선입니다. 사진의 위 오른쪽 짧은 다리처럼 보이는 건 다리가 아니고 서해갑문입니다.

 


2) 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 다리 : 청운교 바로 동쪽에 있으며 딱히 다리 이름은 없습니다. 근처에 있는 북청라 IC를 통해 이 다리를 이용 가능합니다. 물론 자동차 전용이고 거더교입니다. 근래 지어진 다리라 위의 청운교 사진에는 이 다리가 아직 공사중인 상태입니다.


 

3) 백석대교 : 공항고속도로로 진출입하는 청라TG 부근의 다리로, 남쪽으로는 아시아드경기장 사거리가 있고 북쪽으로는 드림파크로 들어갈 수 있는 백석교차로가 있습니다. 근사한 사장교로 자전거 및 도보로 건널 수 있습니다. 야경이 아름다운 다리로 이름나 있습니다.

 


4) 인천2호선 다리 : 딱히 다리 이름은 없고, 인천2호선이 지나가는 다리입니다. 경전철이 지나가는 다리라 그런지 철교는 아니고 거더형입니다.


 

5) 시천교 : 인천2호선 다리 바로 동쪽에 있는, 검암역 인근의 다리입니다. 엑스트라도즈교로 자전거나 도보로 다니는 사람도 많고, 남쪽 다리 구간엔 버스정류장도 있습니다. 도보 및 자전거 기준으로는 아라뱃길에서 이용자가 가장 많은 다리입니다. 남쪽 경사구간엔 옆으로 주택가가 있어서 소음방지용 커버가 지상부근에서 100미터 정도 씌워져 있습니다.


 

6) 목상교 : 계양산 북쪽 산자락 목상동에 있는 콘크리트 아치교입니다. 소형 교량으로 왕복2차로이며, 도보로 통행은 가능하지만 아라뱃길 자전거도로/산책로 쪽에서 목상교 쪽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나 길은 없습니다. 이 쪽 구간은 아라뱃길 자전거도로/산책로와 그 옆 도로인 정서진로/아라로 사이의 고저차가 상당히 나고 둘 사이의 경사는 절벽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통행이 제한됩니다. 이 주변 일대는 완전히 시골오지라 통행이 많지는 않으나, 검암쪽에서 계양1동쪽으로 갈 때는 이 다리를 이용하는 게 가깝습니다. 한편으로 이 목상교는 아라뱃길 다리 중 예외적으로, 바로 아라뱃길 남쪽을 지나는 정서진로에서 직접 이어집니다. 이 지역에서 정서진로의 고도 자체가 높이 올라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목상교를 제외한 아라뱃길 다리들은 수로의 폭에 비해 다리 길이가 길기 때문에 아라뱃길 인근의 정서진로나 아라로에서는 직접 이어지지 않습니다. 상술하였듯 아라뱃길 다리들은 함선이 통과할 수 있는 높이를 확보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7) 다남교 : 계양역 서쪽 인근의 거더형 다리입니다. 본래는 농기계가 다닐 목적으로 만들 소형 교량으로, 딱히 인도도 없고 아라뱃길 자전거도로/산책로와 연결되어있지도 않습니다만... 상기한 계양역 일대 교통의 문제로, 주로 계양역을 통과하는 버스가 다니는 다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 계양역-장기동 일대를 오고가는 버스를 타 보시면 곡예와 같은 커브 운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만원버스일 경우 이래도 괜찮나 싶을 정도로 차체가 기우는 구간이 있습니다.


 

8) 계양대교 : 교량 스타일은 거더형입니다만, 사장교나 현수교의 주탑 대신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는 유리-금속 재질 기둥이 장식적으로 있습니다. 이 기둥 상부는 전망대입니다. 귤현동 쪽에서 장기동 쪽으로, 또는 그 역방향으로 장제로를 통해 이동할 때 이용하게 되는 대교입니다만, 계양역과 루트가 달라 버스나 대형차량은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낮보다는 야경이 아름다운 다리로 차량이 통과하는 상부 외에, 도보 이동 가능한 측하부 보행로가 따로 있는데 이 길이 제법 다녀볼 만 합니다. 다리 자체로는 아라뱃길 다리 중 가장 관광해볼만 한 다리입니다.


 

9) 귤현대교 : 외곽순환도로 아라뱃길 다리 구간입니다. 스타일은 거더형인데, 금속으로 보강한 구조입니다.


 

10) 벌말교 : 롤러코스터 다리라는 악명이 있는 거더형 교량입니다. 벌말지역은 김포공항 활주로 때문에 좀 많이 시골지역이고 벌말교는 왕복 2차로의 좁은 다리인데, 저지대 평야에서 아라뱃길을 횡단하는 높이를 확보하기 위해 꽤 먼 거리에서부터 고각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아라뱃길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와의 연결은 없습니다. 한편으로 벌말교는 인천광역시에 속한 마지막 다리입니다. 벌말교부터 한강 방향으로 아라뱃길을 300m정도 더 가면 인천광역시 경계가 됩니다.


 

 여담으로 이명박 정권 시절 오마이뉴스 등에서 이 벌말교 사진을 조작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각도의 다리면 일반적인 차량은 다닐 수 없습니다. 이 조작사진을 후술할 하나교로 보도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제 벌말교 모습은 이렇습니다. 이 정도도 실제로는 꽤 고각입니다.

 


11) 백운교 : 이 다리부터는 경기도 김포시입니다. 간선도로인 드림로를 통과하는 다리인데, 일반 통행차량이 많지는 않은 도로고 드림로라는 이름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쓰레기도로라고 하면 주변 일대 토박이들은 다 압니다. 이 길 옛날 이름이 통칭 쓰레기도로였거든요. 정식 명칭은 수도권 매립지 연결도로. 지금은 매립이 끝난 매립지를 드림파크라는 공원으로 정비하면서 도로 이름도 드림로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이 도로는 쓰레기를 수송하고 있긴 합니다만. 대형차량이 지나다녀야 하는 간선도로다 보니 백운교는 왕복 4차로로 되어있습니다. 형식은 거더형. 아라뱃길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와의 연결은 없습니다.

 


12) 김포아라대교 : 김포대로가 지나가는 대교입니다. 이 일대의 도로는 다수의 IC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외곽순환도로와 김포한강로-올림픽대로, 그리고 행주대교가 연결되어 있는 지역이라 그러합니다. 노선 상 김포도시철도도 이 아라대교 쪽을 통과하게 되지만, 김포도시철도는 다리가 아닌 지하로 아라뱃길을 통과합니다. 형식은 아치교. 아라뱃길 자전도로 및 산책로와의 연결은 없습니다.


 

13) 하나교 : 아라대교로부터 불과 100m정도 떨어진 거더형 교량입니다. 바로 옆에 교량이 또 하나 있는 건, 김포대로를 잇는 간선도로교통을 담당하는 김포아라대교와는 달리 하나교는 아라뱃길에 연계된 김포터미널물류단지 일대 및 아라마리나 일대를 연결하는, 아라육로를 잇는 지선도로교통을 담당하는 다리이기 때문입니다. 여담인데 김포터미널물류단지는 본래 아라뱃길 수운과 연계될 계획이었으나, 아라뱃길 수운이 실패한 현재 주로 육로 수송용 물류단지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이 하나교 일대에서 아라뱃길 자전거전용도로는 끝나고, 이후 자전거는 아라육로를 통해 이용해야 합니다. 꽤나 고각인 다리로, 도보로 건널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14) 전호교 : 일반도로 기준 아라뱃길의 마지막 다리이며, 자전거 이용 시 많이 이용하게 되는 거더형 교량입니다. 아라뱃길 자전거길의 동단은 이 전호교를 통해 남북이 오고가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전호로가 잇는 금포로를 통하면 아라마리나 쪽에서 개화동 및 김포공항 방향으로는 빠르게 진입 가능합니다. 그 반대로는 길이 안 좋지만요. 전호교와 아라한강갑문인증센터를 이용하는 자전거 트래킹 코스는 제법 재미있는 코스라 생각합니다.


 

15) 전호대교 : 전호교의 바로 동쪽에 나란히 있는 엑스트라도즈교입니다. 아라한강갑문에 인접한 아라뱃길의 마지막 다리로, 고속화도로인 김포한강로의 교량입니다. 김포한강로는 전호대교 인근 개화IC에서 올림픽대로와 직결됩니다. 대략 경기도 김포시와 서울특별시 강서의 경계이기도 합니다. 전호대교 및 금포로 동쪽은 서울특별시입니다. 그래서 아라한강갑문은 대부분 서울특별시 경계 안쪽입니다.


 

 아라한강갑문 인근의 아라마리나는 수도권 최대 규모의 마리나 시설입니다. 마리나라 함은 요트를 위한 항구 및 정박지를 의미합니다. 아라마리나에서 딩기요트나 크루즈요트, 카약, 수상자전거, 모터보트 등을 즐길 수도 있고 세일요트 관련 교육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 청라/루원시티, 검암 경서동 일대는 교통이 매우 좋은 곳입니다. 검암은 공항철도와 인천2호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라 할 수 있고, 간선도로로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와 경인고속도로 및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이용 가능합니다. 그리고 청라에서 원인천 쪽으로 갈 때는 중봉대로를 이용하면 좋은데, 시속제한은 일반도로입니다만 지하차도와 고가도로를 이용하여 동구 일대까지 빠른 이동이 가능합니다. 구 경인고속도로의 서인천IC-가좌IC구간을 이용하는 것과 큰 차이 없는 속력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해 원인천에 접근할 경우엔 청라IC에서 나와 중봉대로를 이용하는 게 좋을 겁니다. 실제 달려보면 과속하기 쉬운 도로니까 카메라를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가정동 루원시티와 청라국제도시, 검암경서동 일대 및 경인아라뱃길에 대한 소개글이었습니다. 해외출국이 잦고, 자차운행이 많으며, 자전거/골프/요트 등을 즐기신다면 이보다 거주하기 좋은 지역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향후 발전의 여지도 많은 지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