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2022/12'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22.12.31 해양장미 선정 2022년 10대 뉴스 12
  2. 2022.12.25 신화와 모델 35
  3. 2022.12.10 같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9
  4. 2022.12.04 질서 악의 사회 46

해양장미 선정 2022년 10대 뉴스

사회 2022. 12. 31. 23:55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본문에서 언급되지 않은 누군가를 생각하며 선정

 

https://youtu.be/3a-Im2axhIw

 

 

 

 다사다난했던 2022년도 이렇게 끝나갑니다. 지구가 멸망하지 않아서, 또는 핵전쟁이 터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연말을 맞이하여 올해의 그 많고 많았던 뉴스들 중 10개를 추려 보겠습니다. 가장 큰 뉴스를 가장 나중에 이야기하겠습니다.

 

 

 

 

 

 

10) 미국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 로 대 웨이드를 전복시킨 미국 극우파, 또 한 번의 패배

 

: 2016년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극우파는 미국 공화당을 장악했고, 그 위험한 권력은 트럼프의 낙선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올해 미국은 낙태 관련 판례인 로 대 웨이드의 전복이라는 큰 사건을 맞이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2년 전에 그러하였듯, 미국인들은 다시 한 번 극우파의 공세를 막아냈습니다. 하원을 공화당에 넘겨주기는 했으나 그것까지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실질적으로 민주당이 이겼습니다.

 

 이는 현재 세계의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겁니다. 극우성향을 가진 이들은 트럼프 집권 당시 무슨 일이 일어났고, 그것이 미국의 현재에 어떤 악영향을 주고 있는지 거의 이해하지 못합니다만, 그것은 좌우를 막론하고 극단주의의 본질이 반지성주의이기에 그러합니다. 현재 미국 민주당은 극단주의자들을 주류가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으나, 공화당은 그러하지 못하기에 공화당의 집권은 지극히 위험합니다.

 

 

 

 

 

9) 아베 신조와 엘리자베스 2, 그리고 펠레의 죽음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는다

 

: 아베 신조의 피살은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일본이 미국처럼 총기가 흔한 나라도 아니고, 쇼군 아베는 실질적으로 현 총리 기시다보다 더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었으니까요. 통일교의 원한으로 사제 총기로 그 아베가 살해되다니 무슨 여기가 지구4인가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이후 일본은 아베의 꿈을 어느 정도 이뤄가는 것 같네요.

 

 영원히 살 것 같던 엘리자베스 2세의 죽음도 유감스러운 사건이었습니다. 카밀라는 결국 왕비가 되었으며, 수십 년 동안, 황금이 기축통화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와중에도 꾸준히 영연방의 불리언에 들어가던 엘리자베스의 초상도 찰스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펠레는 유감스럽게도 말년에 브라질의 우승을 보지 못했고, 메시가 자신을 넘어서는 것을 본인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보고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현역 시절의 대단했던 축구실력 외에도 저주로도 유명했던 펠레지만, 결국 죽음을 이기지는 못했습니다.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기 마련입니다.

 

 

 

 

 

 

8) 끝없는 시위와 사회혼란과 외교참사 의무를 다하지 않는 국가와 날리면 패싱

 

: 서울 4호선을 타고 출퇴근하시는 분들에게 올해는 참으로 지긋지긋한 한해였을 것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일찌기 전장연의 만행을 막으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이준석 정치인들이 모두 한통속이 되어 전장연 편을 들었고, 그에 올해의 참사가 일어났지요.

 

 전장연이 끼친 심각한 사회 혼란에 비해, 전장연의 대표 박경석의 아내 배복주가 현직 정의당 부대표라는 건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장연이 주장하는 탈시설은 참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중증 장애인을 죽음으로 몰아붙이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만인에게 피해를 끼쳐온 게 올해 전장연의 만행이라고 나는 감히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폭력을 나서서 막아야 할 현 정권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행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사회혼란 와중에 현 정권이 저지른 외교참사도 여기서 함께 이야기하겠습니다. 펠로시 패싱과 날리면 대통령의 명명은 전에 없던 외교참사였습니다. 펠로시를 그나마 우리나라 민주당이 환대해줘서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7) 실질적인 팬데믹 종식 축제는 다시 시작되었으나...

 

: 지긋지긋한 팬데믹이 실질적으로 종식단계에 있습니다. 엔데믹에 이르고 있단 말이지요. 물론 여전히 코로나19에 많이 걸리고 있지만, 이 괴질에는 안걸리고 끝날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 걸리고 이겨내면서 강한 면역을 획득하고, 바이러스가 약화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올 하절기부터 실외마스크 의무착용이 해제되고, 곳곳에서 다시 축제가 벌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오래간만의 엔데믹을 즐겼고, 사회의 멈췄던 부분이 조금씩 다시 돌아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정상화에는 복합적인 고통도 따르고 있지요. 변화라는 것은 그런 법입니다.

 

 

 

 

 

 

 

6) 헬러윈의 이태원 압사 사고 핫플레이스의 참극

 

: 최고의 핫플레이스였던 이태원은 몇 년 전부터 젠트리피케이션과 코로나가 터지면서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다가 엔데믹 이후의 헬러윈을 맞이하면서, 이태원에 엄청난 인파가 몰리게 됩니다. 어려움을 겪던 이태원 상인들은 그 기회를 포기할 수 없었지요.

 

 그 결과 유감스럽게도 인파가 너무 많아졌고, 번화가 치고는 지형이 경사가 지고 너무나도 좁은 이태원 일대의 특성상 그렇게까지 몰린 인파는 수습 불가능한 위험으로 발달하였습니다. 강남, 명동보다 이태원은 길이 훨씬 좁고 경사가 져있습니다. 홍대는 경사는 있지만 이태원보다는 훨씬 넓고, 역 근처는 또 경사가 별로 없습니다. 경찰이 왜 통제를 하지 않았느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태원은 지역 특성상 일방통행 통제를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불가합니다. 무정차 통과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녹사평역과 이태원역은 매우 가까운 편이라 전혀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녹사평역에서 이태원으로 걸어가는 거리는 체감상 영 좋지 못한 환승역에서 환승하는 거리보다 가깝습니다. 게다가 그랬다가 차량으로 이태원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문제가 더 꼬입니다.

 

 결과적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이 불행한 사고를 이용하려는 부류와 불난 데 부채질하는 정권 때문에 더더욱 끔찍한 사건이 되어버렸습니다. 부디 이태원이 이 사고를 이겨내고 핫플레이스로 유지되기를 바랍니다.

 

 

 

 

 

 

5) 아르헨티나, 카타르 월드컵 우승 스포츠 GOAT의 대관식

 

: 리오넬 메시가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건 그의 전성기 플레이를 실제로 챙겨보고, 그 내용을 알아볼 수 있던 사람들은 거의 모두 인정하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메시는 역대 그 어떤 선수와도 완전히 다른 레벨에 있습니다. 사견으로는 보고 있으면 진짜 잘한다고 감탄이 나오는 정도가 아니고, 물리법칙이 무언가 왜곡이 되고 현실세계에 버그가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되는 플레이지요.

 

 그렇지만 메시는 천외천의 실력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약하다는 단점과 평범한 페널티킥 실력, 그리고 다소 섬세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점 때문에 마라도나와 같은 남성미 넘치는 그런 리더로 아르헨티나에 영웅적 우승을 가져다주지 못한 세월이 길어졌습니다. 플레이의 퀄리티 자체는 그 세기의 축구천재 마라도나조차 훨씬 넘어서는 게 메시지만, 그걸 알아보는 사람 비율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메시는 초인적이었던 속도를 잃어버린 대신 원숙함과 심적 여유, 그리고 강한 킥력을 얻게 되었고, 부드러운 인격과 성실함, 그리고 그동안 쌓아올린 업적과 실력으로 절대적으로 그를 따르는 대표팀도 구성되었습니다. 코파 아메리카 우승과 컨페드컵의 실질적 후신 피날리시마의 승리 이후 대관식은 준비되어 있었고, 픽션보다 더한 현실 드라마가 펼쳐지며 결국 메시는 사상 최고의 스포츠 선수가 됩니다.

 

 최고의 축구선수가 최고의 스포츠 선수입니다. 축구가 세계 최고의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4)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의 즉위와 배신 요리만 좀 하는 줄 알았더니 연기천재였다

 

: 올해 우리나라는 어쨌든 정권교체가 되었습니다. 물돼지 전하도 이제 즉위하신 지 반년이 넘었으니 좀 더 그럴싸한 호칭을 지어줄까 합니다. 해돈성왕(海豚腥王)으로요. 전임인 위수문동(僞囚紊哃)과 규격을 맞춰 드렸습니다.

 

 리재명 두목을 상대로 신승하고 그를 계양으로 쫓아보내는 데 성공하신 해돈성왕(海豚腥王) 전하는 이후 자신이 연기천재였음을 세상에 유감없이 드러냈습니다. 이준석 대표와 그 지지자들은 배신당했고, 이후 대한민국은 아마도 전하와 정법과 극우 유튜버들이 지배하는 중입니다. 이후 전하에게 표를 던졌던 청년남성층도 급격하게 극우화되는 걸 보고 있자면, 그들이 승리중인 것 같아 기분이 더럽습니다.

 

 

 

 

 

3) 예견되어 있던 버블붕괴와 경제위기 역사를 잊은 투기꾼에게 미래는 없다

 

: COVID19 이후 작년까지 전세계의 모든 자산에 역사에 남을 버블이 형성됩니다. 그에 나를 포함한 소수는 폭락 위험을 계속 경고하였습니다만, 언제나 그렇듯 다수는 그런 경고를 듣지 않습니다.

 

 그리고 올해 필연적인 버블붕괴가 일어나지요. 역사를 잊은 투기꾼에게 미래는 없는 법입니다. 그나마 진정한 밸류가 있는 자산은 하락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원자재 같은 섹터는 오르기도 하였으나 상승기에 많은 사람들은 버블을 사랑하고 그 사랑에 눈이 멀기 마련입니다.

 

 부동산 같은 경우 문제가 심각한데, 장기적으로 아주 많은 가구가 망할 겁니다. 앞으로 오래 지속될 혼란을 어찌 수습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위대한 수령동지께서 남긴 상흔은 나을 수 없을 겁니다.

 

 

 

 

 

 

2) AI의 발달 일러스트 세계에 던져진, 거대하고 멈추지 않는 파문

 

: 올해 가을, 그림 그리는 AI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카메라, 그리고 타블렛(펜마우스)의 등장 이후 가장 충격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AI가 사람이 하는 일을 하나하나 잠식한다는 게 아주 가시적으로 잘 보이는 사건이었지요.

 

 이 파문으로 인해 전세계의 수많은 일러레들이 그림을 포기하거나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내년에는 또 다른 분야에 AI가 지각변동을 일으킬 거라 생각합니다. 2022년이라는 년도는 역시나 SF 세상에 어울립니다.

 

 

 

 

 

 

1) 우크라이나 전쟁 광대는 영웅이 되고, 차르는 몰락을 앞두다

 

: 올해 가장 큰 사건을 하나만 꼽자면 단언컨대 우크라이나 전쟁을 꼽아야 합니다. 세계대전 이후 인접한 규모있는 국가가 전면전을 벌인 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이 처음이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은 일방적이고 참혹한 폭력으로 마무리될 것 같았습니다. 광대였던 젤렌스키가 진짜 영웅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 그렇게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젤렌스키와 우크라이나는 진정한 강인함을 보여줬고, 러시아는 독재국가의 내실이라는 게 얼마나 부실하고 취약한지를 세계에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였습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이 전쟁은 너무나도 많은 교훈을 남기고 있고, 현명한 자가 누구고 어리석은 자가 누구인지를 모두에게 투명하게 드러내기도 하였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영광스러운 승자가 되기를. 그리고 내년은 평온하고 좋은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마라도나와 메시와 프란치스코의 이름으로 아멘.

신화와 모델

운동 2022. 12. 25. 00:4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lONcHpO2MEw

 

 

 

 

 

 

 

1) 2014년에 메시가 눈앞에서 월드컵을 놓치는 걸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8년은 긴 세월이었고, 여느 신화가 그러하듯 운명이 메시에게 과도한 시련을 부여한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최고의 경기를 통해 이 신화가 완결되었습니다.

 

 축구실력 자체로 보면 이미 10년도 더 전에 메시는 역대 다른 그 어떤 선수와도 다른 레벨에 있었습니다. 대표팀을 제외하면 이미 10년쯤 전에 모든 걸 이룬 선수였고요. 그러나 대표팀에서는 잘 풀리지 않았었지요.

 

 바르셀로나에서 최고가 되었던 메시는 꽤나 높은 위치에서 플레이하는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서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에게 마라도나같은 플레이를 요구했지만, 메시는 마라도나와는 많이 다른 유형의 플레이어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마라도나와 같은 플레이를 해줄 필요가 있었고, 아르헨티나에서 그걸 가장 잘 할 수 있는 선수는 메시였기에 메시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어야 했지요.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이 문제는 조금씩 해결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메시는 어릴 때 가지고 있던 초현실적인 속도를 잃어버렸고, 대신 킥력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팀동료들의 성향 및 소속 클럽팀의 상황이 변하면서 점차 더 아래로 내려오는 플레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위치는 대표팀에서 본래 메시가 뛰었던 위치와 같았기에 점차 그 플레이에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절대적인 기량 자체가 전성기에 비하면 많이 내려오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축구를 잘 하는 선수는 메시고, 그것은 메시 외의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2) 축구팬들은 다 알고 계시겠지만, 지난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프랑스는 16강에서 만났었습니다. 그 때도 4:3의 치열한 난타전 끝에 프랑스가 올라갔고, 결국 프랑스가 우승하지요. 프랑스가 우승하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상대가 아르헨티나였습니다.

 

 그렇기에 아르헨티나의 이번 우승은 더더욱 특별했습니다. 결승이 4년 전의 리벤지 매치이기도 했거든요. 준결승 상대는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크로아티아였고요.

 

 음바페는 결승에서 무척이나 인상적인 활약을 했습니다. 페널티킥으로 두 골을 넣긴 했지만 어쨌든 해트트릭이고, 필드골 득점이 레벨이 높았지요. 월드컵 결승임에도 두려움이 없는 것 같은 투지가 인상깊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결승이 메시의 대관식이 아니라 음바페의 대관식이라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메시는 이제 승천했잖아요? 다만 나는 음바페가 아직 왕관을 쓸 정도의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 루니가 지금의 음바페보다 더 잘했어요. 음바페가 루니보다 성실해 보이긴 합니다만. 재능은 루니가 더 뛰어났습니다.

 

 

 

 

 

 

 

3) 이번 월드컵 이전 나는 본 블로그에서 우리나라 성적은 별로 좋지 못할 것 같다. 우승팀은 잘 모르겠지만, 메시가 월드컵을 들었으면 좋겠다.’ 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예상보다 성적이 좋았고, 메시가 월드컵을 들었으니까 기쁜 결과입니다.

 

 우리나라가 예상보다 성적이 좋았던 건, 전술적인 면은 물론이고 선수 기용에 있어서도 무척이나 고집스럽던 벤투가 마지막에 고집을 좀 꺾어줬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호날두의 노쇼 손해배상이 있었고요. 2010년엔 야쿠부의 자비로 우리나라가 16강에 갔었는데, 이번에는 호날두의 배상으로 16강에 갔습니다.

 

 다만 나는 우리나라가 16강과 이 스타일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브라질에게 대패한 것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크로아티아는 브라질을 승부차기로 꺾고 올라가 3위를 했는데, 일본도 크로아티아와 비겼고 승부차기에서 떨어졌습니다. 일본이 브라질과 경기했다면 우리처럼 대패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월드컵에서도 멋진 팀이었지만, 이번에도 그러하였습니다. 크로아티아 대 모로코의 34위전은 마치 그 스타일이 과거의 이탈리아 대 브라질과 같았는데, 그러한 경기 양상은 약간 변형된 형태로 결승에서도 전개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 사이에 스타일상의 공통점이 있었지요. 프랑스는 모로코와 유사성이 있었고요.

 

 나를 감탄하게 만든 건 크로아티아와 아르헨티나 쪽이었습니다. 결승전의 아르헨티나는 일방적인 경기를 하다가 한순간의 실수와 음바페의 대활약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칠 뻔하긴 했습니다만. 우리가 본받아야 할 쪽이 어딘지는 명백합니다.

 

 

 

 

 

 

4) 나는 축구 전략전술을 지공이냐 속공이냐, 경기장을 넓게 쓰느냐 좁게 쓰느냐를 관건으로 봅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이 핵심을 잘 모르면 엉뚱한 전략전술이 채택되고 축구 팀이 비효율적인 플레이를 펼치게 됩니다. 문제는 이에 대해 개념을 잘못 잡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아스날에서 뛰던 시절, 벵거의 아스날과 펩의 바르셀로나가 비슷한 스타일의 축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만, 두 팀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하는 팀이었습니다. 벵스날은 이상적인 속공을 추구하는 팀이었고 펩바르싸는 극단적인 지공을 하는 팀이었지요. 특히 역대 최강팀으로 꼽히는 2010-2011시즌의 펩바르싸는 더더욱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후 속공에 특화된 세스크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면서 바르셀로나의 팀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하지요. 세스크한테도 영 좋지 못한 이적이 되었고요.

 

 어떤 팀에 지공이 어울리느냐, 속공이 어울리느냐는 일차적으로는 팀 선수들의 평균 신장이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조건이 같다고 가정할 때, 단신 선수는 정지상태에서부터 가속이 빠르고 장신 선수는 상대적으로 가속은 느리지만 탑스피드가 빠릅니다. 몸을 돌리는 선회력이나 기술을 컴팩트하게 쓰는 것도 단신 선수가 유리합니다. 대조적으로 장신 선수는 당연히 제공권이 좋고요.

 

 그래서 팀에 키가 작은 선수가 많을수록 공격을 루즈하게, 길게 끌면서 볼소유시간을 늘리고 최대한 서로 정지된 상태에서 플레이를 하는 상황을 만드는 게 좋습니다. 단신 선수가 장신 선수보다 가속이 빠르기 때문에, 서로 정지한 상태에서 달리기 시작하면 단신 선수가 유리합니다. 방향전환이 많아도 단신 선수가 유리합니다. 이 원리를 극단적으로 잘 살렸던 게 10-11 시즌의 펩바르싸였습니다. 어렸던 메시가 걷는 수준의 속도에서 볼을 소유하고, 가속을 붙일 때 그 속도를 잡을 수 있는 선수는 세상에 아무도 없기도 했지요. 어린 시절의 메시는 탑클래스 단거리 육상선수 수준의 가속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축구선수가 따라갈 수준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양팀이 경기장을 종적으로 넓게 쓰면서 서로 치고받는 경기가 되면 장신 팀이 단신 팀보다 매우 유리해집니다. 탑스피드는 장신 선수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계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경기장에서 직관을 하면 장신의 수비수들이 달리기가 매우 빠른 걸 볼 수 있기도 하고, 볼을 치고달리는 유형의 엄청나게 빠른 선수들은 대체로 180cm이상의 장신입니다. 음바페 같은 경우 예외적으로 180cm가 안되는데도 이 시대에 가장 탑스피드가 빠른 선수 중 한 명인데, 그래서 현재의 음바페는 가속과 탑스피드가 모두 빠른 선수지만 롱런은 상대적으로 어려울 거라 봅니다. 근력이 좋아서 빠른 거라서요. 그런 선수는 나이 들면 확 느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펩바르싸가 일으켰던 속칭 티키타카의 유행이었습니다. 펩 과르디올라 본인도 주장하는 거지만, 티키타카는 전술이 아닙니다. 극단적인 지공을 하다 보면 경기 모양새가 그렇게 되는 거지요. 전성기의 챠비, 이니에스타, 메시가 뛸 때는 자연스럽게 그런 경기 모양새가 되는 거였고요. 일본 대표팀이 소위 스시타카를 곧잘 하는 이유도 일본 대표팀의 신체조건과 사용하는 기술 스타일이 그에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2018년 월드컵 참가팀의 평균신장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우리나라는 지공을 하면 할수록 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키가 제법 크기 때문입니다. 한국인 자체가 키가 크기보다는 20세기에 우리나라 스포츠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키가 큰 선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었기에 그렇게 되었습니다. 신체조건이 작으면 상대적으로 신체조건이 우월한 다른 나라 선수들을 이기기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이 뒤늦게 된 나라라서, 베이비붐 세대는 평균키가 그렇게 크지가 않습니다. 경제력이 올라오고 잘 먹게 된 86세대 정도부터 키가 커졌지요.

 

 더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종이 아시안이라 백인이나 흑인에 비해 근력이 약합니다. 그러니까 평균적인 가속도가 극단적으로 떨어집니다. 대신 키가 큰 편이라 탑스피드는 괜찮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지공하려고 하면 망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선수들이 쓰는 평균적인 기술 체계도 지공에 전혀 안맞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대체로 속공에 익숙합니다.

 

 

 

 

 

 

5) 그래서 기성용이 뛰던 시대에 우리나라 대표팀 성적이 계속 안 좋았습니다. 기성용은 수비력도 제공권도 나쁜데 공격시에도 지공밖에 못하는 선수거든요. 실력 자체는 대표팀 승선에 어울리는 선수였지만, 기성용을 써서는 성적이 나올 수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용이 최강희 감독 당시 파벌을 만들고 대표팀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의혹은 넘어가더라도, 카잔의 기적은 기성용이 빠진 가운데 일어났었지요.

 

 이번 대표팀은 그 면에서는 과거보다 많이 나아진 상태였습니다. 정우영, 황인범, 이재성은 기성용보다 훨씬 동적이고 속공 전개가 되는 선수들입니다. 그러나 벤투는 속공을 선호하는 감독이 전혀 아니고, 지공에 집착하는 면이 있는 감독이기에 우리나라 성적이 영 좋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과거보다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속공 능력이 좋아진 상태였고, 이강인이 들어간 경우 확실히 더더욱 그렇게 되어 (+호날두가 활약하여)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볼을 길게 소유하고 지공을 하는 방식의 축구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러려면 선수 구성을 보다 단신 위주로 바꿔야 그나마 어울립니다. (이번 대표팀 멤버들의 평균신장은 지난 대회보다 살짝 작아졌고 2010년부터 쳐도 가장 평균시장이 작긴 했습니다만,) 그렇게 하더라도 우리나라 선수들은 인종적인 문제로 인해 브라질리언이나 프랑스, 북아프리카계 선수들처럼 폭발적인 가속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체의 근력이 차이나기 때문입니다. 브라질, 프랑스, 모로코같은 팀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하체의 강한 근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선수들 중 그렇게 폭발적인 가속과 좁은 공간에서의 테크니컬한 플레이가 가능하던 선수는 박지성 정도입니다.

 

 나는 우리가 이번 월드컵의 크로아티아와 (최근의 월드컵 성적은 영 좋지 못하지만) 이탈리아를 롤모델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메시의 존재를 논외로 한다면 근래의 아르헨티나도 좋은 참조 대상이고요. 이번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의 플레이는 참으로 예술적이었는데,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신체적인 강인함이나 기술적인 완성도는 3위를 할 정도의 구성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축구 지능이 돋보이는 축구를 했습니다. 매 순간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고, 위험을 줄이고 창조성을 발휘하는 축구를 했단 이야기지요.

 

 축구는 머리로 하는 거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탈리아가 월드컵 4회 우승을 했던 건 머리를 잘 썼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선수들에게는 북유럽 선수들 같은 신체조건도, 브라질리언같은 기술도, 메시도 마라도나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막고) 더 생각하고 상상하고 창조해내면서 4회 우승을 할 수 있었지요. 사실 우리나라도 인종적 특성을 생각해보면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어울립니다. 아시안의 강점은 추위에 강하다는 거랑 머리가 좋다는 거지요.

 

 문제는 축구 플레이에서 생각하는 플레이가 구현되더라도 그걸 알아볼 수 있는 관중은 소수라는 겁니다. 인기가 별로 좋은 타입이 아니라는 거지요. 예를 들어 라울이 축구를 얼마나 잘하는건지 제대로 알아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기술 축구에 대한 판타지가 강해도 너무 강합니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축구를 브라질처럼 하고 싶어하지요. 그게 문제의 근원입니다.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지공하는 팀인데, 역사에 남은 브라질 선수들이 대체로 얼마나 초인적인 발목힘을 가졌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시안은 어지간해서는 그렇게 폭발적인 가속을 할 수 없어요.

 

 

 

 

 

 

 

 

6) 우리나라 선수들은 생각하는 축구를 할 때, 그리고 동적인 플레이일 때 좋은 성적을 냅니다. 그리고 전진해 있을 때보다는 경기장을 종적으로 넓게 쓸 때 강합니다. 내가 벤투 감독에 대해 별로 좋지 않게 생각했던 이유입니다.

 

 물론 벤투는 좋은 선수 관리와 존중을 보여줬습니다. 결과적으로도 16강에 갔으니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습니다. 그러나 16강에 만족해버리면 안 됩니다. 브라질에 대패한 걸 분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일본은 16강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리그와 달리 토너먼트 컵 대회는 전력이 높은 팀이 우승하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매번 본선에 나가고, 16강 이상도 종종 가고 4강도 가본 나라가 우승을 노리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갈길은 멀지만. 꿈꾸고 도전하지 않는다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대체로 누구나 입고 싶은 옷과 실제 어울리는 옷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게 꽤 큰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지요. 우리나라 축구도 비슷한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7) 최고의 월드컵은 막을 내렸습니다. 실질적으로 미국 월드컵인 다음 월드컵은 4년이 아니고, 3년 반 남았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를 바랍니다.

 

같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사회 2022. 12. 10. 22:0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Mx96NLBAahk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

.

.

.

.

.

.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 지역 소개 - 6. 중구 본토  (26) 2023.01.15
해양장미 선정 2022년 10대 뉴스  (12) 2022.12.31
질서 악의 사회  (46) 2022.12.04
디스토피아의 한켠에서 자유를.  (27) 2022.11.06
불운한 참극  (77) 2022.10.30

질서 악의 사회

사회 2022. 12. 4. 16:35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L1L7KQdtR8o

 

 

 

 

 

1) TRPG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는 캐릭터의 성격과 철학을 반영하는 성향을 9가지로 나눕니다. 그 중 한 척도는 선함, 중립, 악함이고 다른 한 척도는 질서, 중립, 혼돈입니다. 그래서 질서 선, 질서 중립, 질서 악, 중립 선, 진정한 중립, 중립 악, 혼돈 선, 혼돈 중립, 혼돈 악의 9가지 성향이 있습니다.

 

 나는 이 게임 룰이 근래 우리나라의 문제를 설명하는 데 있어 좋은 툴이 된다고 제안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중립에 해당하는 성향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이 유형에는 대략 소시민, 기회주의자, 방관자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각자 어떤 신념을 가지기보다는 눈치를 많이 보고, 주변에 따라가거나 묻어가는 식으로 처신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 그런 것이 암묵적으로 권장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다른 사회보다 이 유형이 많을 걸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양상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는 공감대 또한 꽤 있고,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많이 질서지향적입니다. 문제는 질서를 지향하는 게 선은 아니라는 겁니다. 나는 근래 우리나라가 질서 악의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설명방식이 근래 우리나라 문제를 진단하는 데 있어 간단하고 쉽다고 이야기하겠습니다.

 

 

 

 

 

 

2) 우리나라의 질서지향성은 무조건적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권위주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특정한 룰을 강요하는 무도(無道), 검열과 감청과 금기의 일상화, 그리고 잘못된 신념을 가진 자기합리화의 달인들로 주로 드러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근래의 정치적 문제도 결국 이러한 권위주의와 무도함으로 인해 여기까지 치달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의 고결함과 되바라짐은 누군가에게는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인식되었을 것입니다. 그 결과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바이든이었고, 이후 우리나라의 정치권력은 등대와 나침반과 육분의가 모두 없는 상태로 보입니다.

 

 

 

 

 

 

 

3) 어린이에게는 질서를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니까 아동을 교육하고 교육받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은 질서을 혼동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숙과 자유는 질서와 선을 구분하고, 정당하지 못한 권위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유의 전통이 없는 이유는 선보다는 질서를, 정당함보다는 권위를 중시해온 세월이 지나치게 길고, 진정한 선과 정의를 끊임없이 성찰하며 추구하는 사람이 부족했기에 그리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문제를 정말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선량함이 부족합니다. 그냥 그런 상태입니다. 과거의 일본제국이나 근래의 중화인민공화국을 보면 질서와 권위는 있으나 정의와 선함은 없는데, 우리나라도 그와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헤븐조선은 일본제국의 정신적 후계자이며, 중화인민공화국과 사상적 공감대가 강한 나라입니다.

 

 

 

 

 

 

4) 이러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충분히 행복하고 정서적으로 건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결과 나쁜 피드백이 계속 발생합니다.

 

 상황이 나쁜 걸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지표는 극단적으로 낮은 출산율, 극단적으로 낮은 청년 연애 비율, 그리고 대깨윤과 개딸의 시대입니다.

 

 출산율이 극단적으로 낮아진 배경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데, 청년남성들 다수는 일정 연령대 이하의 한국 여성들이 대체로 표독스럽고 사악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청년남성들은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페미니즘의 사악함을 보고 겪어왔고, 인생을 함께 할만한 참한 여자를 찾는 게 대단히 어렵다고 생각하며 느낍니다.

 

 지난 대선이 윤석열 대 이재명이 된 것 또한 많은 이들이 성찰없는 질서를 추구한 결과입니다. 권력은 질서와 매우 가까운 사이입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에서도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질서를 추구하였고, 그 결과 극단적으로 많은 피해자를 만들었습니다.

 

 

 

 

 

 

5) 동아시아 국가들은 성장 과정에서 서구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서구 사회는 매우 질서정연하고 깔끔한 사회일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지요. 그러나 실제의 서구 사회는 그렇게까지 빡빡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동아시아가 훨씬 디스토피아틱한 사회가 되어버렸지요. 세상에서 가장 디스토피아스러운 국가는 중화인민공화국이고, 그 다음은 대한민국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같은 곳은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그냥 미개발 전체주의 종교국가라 해야 하고요.

 

 중국 사람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굉장히 세속적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교가 있더라도 기복신앙 형태의 종교를 가지는 경우가 많고, 중국이나 일본도 기복신앙이 강한 나라에 속합니다.

 

 대조적으로 서구의 유신론적 세계관은 자유주의의 발달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아브라함계 종교에서 사람은 야훼 앞에 본질적으로 평등하며 자유롭다는 인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유럽의 기독교도들은 야훼를 Lord, Rex 등으로 불렀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크리스찬들도 주님이나 천주와 같은 역어를 쓰는 것에 남아있습니다. 그렇기에 유럽 문화권에서 왕중의 왕, 군주 중 최고의 대군주는 야훼로 인식되었고 신앙이 깊은 이들에 의해 왕권신수설은 부정되었습니다. 교파 간 교리와 믿음의 차이로 인해 30년 전쟁이 일어나거나 민주국가 미국이 건국되기도 했지요.

 

 그런데 유교문화는 크리스트교 문화권에 비해 세속적이었던 만큼, 어떠한 유신론적 대상을 통한 평등의식이나 자유의식이 그다지 싹트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세속적이었던 서구에서는 올바름이 더욱 강조되는 면이 있었는데, 동아시아에서는 질서와 평화가 더욱 강조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동아시안이 백인에 비해 질서와 권력을 더 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오래 고립된 세계였기 때문에, 더더욱 높은 수준의 질서와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고 그런 상태를 자연스럽고 편하게 느끼는 면이 강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선량함 없는 질서는 권위주의적이며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발생하는 사회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너무나 오랜 기간 그런 식으로 발전해왔고, 희생에 익숙합니다. 미안하다. 고맙다. 라거나, 청년남성들의 독박병역 같은 걸 예로 들 수 있겠지요.

 

 또한 매우 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거주형태는 필연적으로 높은 수준의 질서를 추구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수도권 대도시의 밀도에서는 무질서하고 이기적인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게 당연합니다.

 

 한편으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첨언하자면, 나는 확고한 무신론자이며 세속주의자이며 자유주의자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자유주의가 발생하는 데 있어 유신론적 세계관이 유리했었다고 할 수 있으나,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이 시대에는 유신론적 세계관과 자유주의는 충돌하고 있습니다.

 

 

 

 

 

 

6) 세속적이고 질서와 권력을 추구하였기에 동아시아는 후발주자임에도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본질적 선량함의 부족으로 한계를 맞이하고 있지요. 현재의 일본은 그나마 타인에게 간섭을 덜 하는, 덜 디스토피아적인 사회이기에 문제가 덜하다고는 생각합니다. 물론 일본도 지독한 경직성과 복잡한 이권구조, 혁신없음, 블랙기업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만. 우리나라가 일본 걱정할 입장은 못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작금의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형태의 반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두드러지는 양상은 청년들이 혼인은 물론 연애도 하지 않는 겁니다. 올해 나온 통계에 의하면 만 19~34세 청년들 중 2/3 정도는 연애를 하지 않고 있으며, 그 중 70% 이상이 자발적으로 연애를 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비연애 청년 중 불만족 비율은 15%에 지나지 않으며, 향후 연애를 할 생각을 가진 청년이 절반이 안 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출산율과 출생아 숫자가 회복될 확률은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0%입니다. 이는 우리 민족국가 대한민국은 확정적으로 망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국체 자체는 지킬지 몰라도 우리 민족이 주류에서 밀리게 되거나, 나라의 규모, 위상, 티어가 크게 축소되고 하락하는 게 상수라고 생각해야합니다. 인구가 없어지기 때문에 국체를 못 지킬 확률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우리나라의 질서지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양상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겁니다. 청년 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나이가 어릴수록 기존 질서에 대해 저항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특정 사회의 평균연령은 해당 사회의 혁신성이나 역동성과 상관이 있는데, 201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평균연령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사회 분위기가 경색되고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신 아마 질서 자체에 대한 반발은 점차 많이 보이게 될 겁니다. 질서 악은 중립 악이나 혼돈 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데, 페미니스트들이 워마드를 이용하는 걸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중에도 백신음모론자와 같은 혼돈 성향이 많이 관측됩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들과 관련하여 나는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몸은 두더라도 재산은 일정 비율 해외로 피신시키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각자 부당한 권위주의를 과히 수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부당함을 인내하는 것이 미덕처럼 취급되기 쉬운 사회지만, 그것이 과도하면 심신의 건강에 영 좋지 않고 결국 사회에도 피해를 끼치게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