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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22.11.30 2022년 12월 게시판 & 방명록 195
  2. 2022.11.14 관측과 판단 33
  3. 2022.11.06 디스토피아의 한켠에서 자유를. 27
  4. 2022.11.03 2022년 11월 게시판 & 방명록 185

2022년 12월 게시판 & 방명록

게시판 & 방명록 2022. 11. 30. 22:32 Posted by 해양장미

연말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해서 선거 두 번에 토사구팽, 이태원 참사 등이 겹친 다사다난한 한해였습니다.

 

모두들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그래도 작년보다는 신나는 연말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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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과 판단

경제 2022. 11. 14. 16:2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CoZ0v04JHw

 

 

 

 

 

 

1) 환율은 달러인덱스도 약간 떨어지고 주요국 통화 대비 원화가치는 더 올랐는데, 달러인덱스의 하락은 결국 미국 물가가 잡히는 모습이 보여서겠고, 원화가치가 더 오른 건 위안보다 원이 더 오르는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보입니다. 본래 원과 위안은 동조가 강했는데, 일단 현 시점에서는 시진핑 3연임이 원과 위안의 탈동조화 현상을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런데 이러면 딱히 좋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는게, 근래 우리나라가 무역수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역수지 적자 극복에는 원화가 약한 게 좋은데, 근래 원화가 주요국 통화 대비 강세라서 이러면 무역수지 적자가 더 심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만일 원과 위안의 탈동조화가 장기적인 현상이라면, 그건 우리나라의 산업에 큰 위기가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걸 여러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2) 차이메리카 시대가 끝나고 미국이 제조업을 다시 살리려 한다는 건, 장기적으로 달러가 오른다는 걸 의미합니다. 달러가 해외로 덜 풀린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그리고 근래 미국의 금리인상을 주요국이 추종하는 걸 포기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러면 단적인 경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양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를 쉽게 이야기하면 장기적으로 달러는 귀해지는데 유로나 엔은 흔해지고, 달러는 점점 더 귀한 대접을 받으면서 달러가 기축통화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경우 아마 다른 통화가 제2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을텐데, 각자 어떤 통화를 지지하는지는 입장에 따라 다를 겁니다.

 

 이는 앞으로 미국이 어떠한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너무나도 많은 달러를 풀어놨습니다. 날리면 대통령처럼 주류의 시각을 가진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은 어떻게든 과도하게 풀린 달러를 회수하고 싶어하지요. 그런데 그렇게 풀린 달러를 회수하면 회수할수록, 그리고 미국이 부채를 줄이려 하면 줄이려 할수록 달러는 귀해지게 되어있습니다. 미국달러는 미국채권의 액면가와 1:1로 대응합니다. 그러니까 시중의 미국달러는 Fed의 부채입니다. 미국이 부채를 줄이려 하면, 달러는 귀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3) 닉슨 쇼크 이후의 미국달러 기축통화 시스템은 트리핀 딜레마 때문에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가 없는 체제입니다. 트리핀 딜레마는 쉽게 이야기하면, 미국이 달러를 계속 풀다 보면 달러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달러가 기축통화가 될 만큼의 신뢰를 유지할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미국이 신용등급이 떨어지던 2011년에 현실화되었었지요. 비트코인 신드롬 중 일부는 이와 같은 딜레마에서 비롯되었고, JP모건이 세계 최대의 현물은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법인/자연인 통틀어)인 것도 관련이 있을 겁니다. 현재 JP모건은 세계의 현물은 중 5~17%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마다 달러, , 은 및 달러기반 자산, 금이나 은과 밀접한 자산의 보유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달러 시스템의 붕괴는 두 가지 경우에 모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이 미국달러의 가치를 보증할 수 없을 만큼 무너지는 경우입니다. 앞으로 수십년 후 초강대국에서 내려오게 될 경우의 수가 아예 없지는 않단 말이지요. 현재 미국 정치는 불안합니다. 공화당은 완전히 망가졌고 수시로 선을 넘고 있으며, 민주당도 주류는 그나마 멀쩡하지만 좌파들은 답이 안나오고, 주류가 좌파들에 대해 확고하고 여유있는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은 못 됩니다. 민주당 주류가 미국을 겨우 지탱하고 있는 게 금융위기 이후의 미국 상황이고, 이 상황은 근본적인 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불안은 미국이 트리핀 딜레마를 해결하기 어렵게 합니다. 미국은 앞으로도 독보적으로 강한 국가일 수 있는데, 아예 다른 국가와 티어가 달라지면서 내부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자국중심주의 정책을 계속 쓸 경우, 미국달러는 기축통화를 하기엔 지나치게 양화가 될 수 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리샴의 법칙을 극복하려면 미국달러는 적당히 악화여야 하는데, (실제 미국달러 자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로, 파운드, 엔에 비해 살짝 악화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양화가 되는 순간 달러기축은 흔들리게 됩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달러가치는 아예 치솟게 됩니다. 귀하니까 달러는 모셔두고 함부로 못쓰게 됩니다. 실제로 이 포지션인 건 현 시점에서는 황금이지요.

 

 

 

 

 

 

4) 원래 인류는 금화를 사용했다... 고 생각들 하시겠지만 실제 금화는 과거에도 거의 쓰이지 않았습니다. 금이 실제로 화폐로 사용할 만큼 그리 흔할 리가 있습니까? 금화는 1트로이온스짜리 1개가 현재 우리나라 돈으로 275만원쯤 합니다. 그런데 현대는 금이 싼 시대입니다. 달러의 유동성 증가만큼 금값이 올랐다면 지금 금값은 훨씬 비싸져야 하는데, 이론적으로는 결국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고증무시를 일삼는 대다수의 판타지에서는 금화 취급을 동전처럼 합니다만, 원래 금화는 고액 수표 같은 거였고요. 보다 일반적으로 쓰는 건 은화와 동화였습니다. 물론 은화도 예전에는 현대보다 훨씬 값어치가 나갔는데, 그런 고증이 잘 되어있는 작품은 늑대와 향신료 정도 봤네요.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작품은 몇 더 봤지만 보통 환율이 비현실적입니다.

 

 실제 인류가 주로 통화로 사용해온 건 은입니다. 은은 금만큼 귀하지 않고, 적당히 귀했기 때문에 주요 통화로 사용하기 좋았지요. 금은 모셔두다 큰 거래때 사용하거나, 아예 담보로 수표 발행하는 용도에 가까웠고요.

 

 인류가 통화량의 증가로 인한 문제를 본격적으로 처음 체감한 건 아메리카의 은이 에스파냐에 흘러들어간 시점입니다. 아메리카에 은이 많기도 했는데, 은이 많으니까 연구하다가 아예 수은을 쓰는 새로운 은 제련법을 개발해서 전에 없던 은을 유럽에 들여오게 되지요.

 

 그 때 에스파냐는 세계의 부를 다 얻은 것처럼 기뻐했습니다만... 사실 그 시대에 은은 본질적으로는 그저 색이 예쁜 금속에 불과했습니다. 현대에야 최고의 전기전도도를 가진 금속이기도 합니다만, 그 시절엔 용도가 더 없었어요. 열전도율도 아주 좋으니까 프라이팬 만들면 고성능이긴 합니다만, 은으로 프라이팬 만들어 쓰는 사람은 현대에도 거의 없고요. 그러니까 은이 많이 들어온 건 그 자체로 좋긴 했지만, 실제로는 통화량이 늘어난 거라 은화의 가치가 폭락하게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고대-중세와 근대 이후 은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마침 연은분리법을 통한 일본산 은도 이 무렵부터 풀리게 되고요.

 

 이후 청(나라)이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유럽의 은이 온통 청으로 흘러들어가게 되고, 이는 아편전쟁의 단초가 되기도 하는데요. 중요한 걸 하나 이야기하자면 닉슨쇼크 이전에는 돈이라는 게 함부로 찍어낼 수 없는것이었다는 겁니다. 물론 은화에서 은 비율을 낮춘다거나, 황동으로 가짜 금화를 만든다거나, 백금으로 가짜 은화를 만든다거나 (전근대 시절에는 백금이 은보다 쌌습니다. 백금이 귀하게 대접받는 판타지는 기본적으로 고증오류.), 액면가가 높은 동화를 마구 찍어낸다거나 하긴 했습니다만... 금화가 진정한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하던 시절에는 결국 금 가격에 모든 통화가 연동되었기 때문에 MoneyCredit이 거의 같은 의미일 수 있었습니다.

 

 이후 미국에서 복본위제가 금본위제로 넘어가고 오즈의 마법사와 최초의 포퓰리즘(현대의 포퓰리즘과는 이름만 같은)이 등장하는 큰 사건도 있었지만 생략하고요.

 

 닉슨쇼크는 모든 걸 바꿔놨는데, 사실 신용화폐라는 게 제국에 등장하는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예외 없이 망조였다는 건데요. 나는 미국은 국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달러의 가치는 앞으로도 미국이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달러는 점차 금화를 닮아갈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면 달러도 지게 되겠지요. 금은 영원하고.

 

 훗날 미국이 전성기에서 내려오게 된다면 나는 린든 B. 존슨과 리처드 닉슨, 그리고 아들 부시와 도널드 트럼프를 지금까지의 주범으로 꼽겠습니다.

 

 

 

 

 

5) 끝나는 건 차이메리카뿐만이 아닙니다. 페트로 달러 시스템도 끝나려고 하고 있지요.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가는 자살행위를 시도한 이후 날리면의 미국이 셰일을 캔다 안캔다 말이 많았습니다만, 그 배경은 복잡합니다. 미국의 오일 채굴량은 오일쇼크 이후 금융위기까지 계속 줄어들었었는데, 금융위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 이젠 세계 제일 산유국인 상황입니다. 미국이 오일 생산량을 줄일 때 미국은 국제 경찰이 되었고, 세계 전체에 개입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젠 미국이 석유를 많이 수입할 이유가 없지요.

 

 셰일오일은 채굴비용이 높기 때문에 유가가 너무 낮으면 채산성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셰일오일을 본격적으로 캐기 시작한 시점에서, 미국은 일정 이상 가격으로 유가를 유지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날리면 대통령과 미국 정치 주류는 국제 오일 가격을 일정 이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동을 견제해야 하고, 동맹국에 오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며, 미국의 원유 자원이 너무 빠르게 소모되는 걸 제어해야 하며, 온난화 문제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날리면 대통령과 미국 주류는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서 행동하고 있습니다.

 

 아마 근래의 유가는 날리면 대통령이 그럭저럭 좋아할 만한 유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6) 미국은 기술적 우위를 가진 나라입니다. 사실 그것 말고는 없습니다. 제조업이 죽은 나라니까요. 미국이 패권국이려면 기술적 우위를 계속 지켜야 합니다. 아마 중국이 미국에 핵심기술로 싸움을 걸지 않았다면 미국은 중국이 뭘 하건 지금보다는 훨씬 많이 용인해줬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가 결코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미국이 우위에 있지만 근래의 중국은 과거의 전성기 일본이 연상될 정도로 기술에 진심이고, 1970~90년대의 일본과 달리 미국에 적대적입니다. 그리고 공교육이 망가지고 반지성주의가 주류 정치계를 흔드는 국가인 미국에 비해 중국은 교육이 살아있고, 청년 숫자가 더 많습니다. 미국이 진지하게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입니다.

 

 미국은 아시아계와 유대인 빼면 백인이고 흑인이고 평균적으로 공부를 못한다고 보면 됩니다. 소수의 유능한 학생들이 있을 뿐이고요. 그 아시아계에서 숫자 제일 많은 게 중국계입니다. 물론 미국에는 천재적인 유학생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미국인들의 저학력 반지성주의는 미국의 불안요소입니다.

 

 물론 중국은 독재국가라서 아주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진핑의 3연임은 미국에게는 장기적으로 축복이나 다름없습니다. 만일 중국이 민주국가였다면 전성기 일본과 비슷한 느낌에, 인구는 훨씬 많은 그런 국가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요새 연령대가 낮은 분들은 전성기 일본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버블시대 일본은 1인당 GDP가 미국보다 훨씬 더 높았습니다.

 

 

 

 

 

 

7) 미국이 느끼는 위협과 시진핑의 폭주는, 지금은 중국이 성장하면서 미국을 위협하는 걸로 보이지만 진짜 리스크는 중국의 붕괴 위험에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시진핑의 독재는 그 동안 공산당이 중국을 지배하던 시스템을 전복했습니다. 공산당원들은 그동안의 공산당 체제에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제는 회의감을 가져야 합니다. 1인독재 체제는 근본적으로 취약합니다. 물론 그 배경에는 후진타오 시대의 혼란과 원로들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겠지만, 지나친 질서정연함을 추구하는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인구구조는 매우 심각합니다.

 

 중국은 아마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겁니다. 출산율은 도시보다 시골에서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향은 어디서나 꽤 일관적으로 관측됩니다. 도시화가 많이 되어있을수록, 특정 지역의 인구밀도가 빽빽해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게 유일한 변수가 아닐 뿐입니다.

 

 비교적 출산율 문제가 덜한 미국은 단독주택 비율이 높고, 교외에 사람이 많이 삽니다. 도시라고 해도 대체로 밀도가 낮고요. 평생 자신이 태어난 카운티 밖으로 나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좀 있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대조적으로 최악의 출산율인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도시화 국가입니다. 도시에서도 고층아파트에 사람이 모여 사는 경향이 강하지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이 현저하게 높은데,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단독주택 문화가 발달해 있고 지방에서 사는 사람 비율도 높습니다. 그리고 일본이나 미국이나 직장을 잘 잡으면 자본이 없어도 대출로 단독주택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보다 출산율을 높이기에 유리합니다. 물론 일본도 도쿄의 출산율은 다른 지역보다 낮고, 도쿄가 늙어가서 걱정하고 있긴 한데요.

 

 중국은 대도시 쏠림 현상이 매우 강한 국가입니다. 그리고 소도시 및 시골 지역과의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큽니다. 그런 환경에서 중국의 출산율은 쉽게 높아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미국과 달리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다는 것도 우리나라와 중국의 출산율 저하에 한 주요 원인일 겁니다. 미국의 망가진 공교육은 다른 건 몰라도 출산율에는 긍정적입니다.

 

 

 

 

 

 

8) 한편으로 중국의 인건비가 오르고, 공산당이 타국 기업들을 견제하고, 유가 등 물가가 오르면서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지난 몇 년 사이에 중국을 떠났습니다. 동유럽이나 멕시코 같은 데 공장이 많이 늘었지요. 동유럽은 서유럽에, 멕시코는 미국에 훨씬 가깝고 물류비가 덜 듭니다. 중국의 제조업 기술은 많이 발전했지만, 산업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진 게 아닙니다.

 

 문제는 중국이 쇠락하면, 적어도 현 상태로는 우리나라도 쇠락할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경제적으로 정말 많이 얽혀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중진국함정을 쉽게 뚫고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중국의 고도성장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나는 현재 우리나라가 일종의 버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부풀려진 성장 위에 타고 있다고 본단 말이지요. 그 내부는 썩고 곪고 지지부진한 면이 많은데, 껍데기는 단단하고 잘 자랐습니다. 익스테리어는 거대하고 근사한데 속은 의외로 볼 거 없는 그런 건축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만약 중국이 무너진다면 그것은 우리나라에 있어 바닥이 무너지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근래 보이는 원과 위안의 탈동조화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겁니다. 시진핑은 중국이 고도성장을 멈추게 되면 권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테니 더 힘으로 통치를 하려 들 확률이 높다고 보고, 우리나라는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근래의 우리나라를 보면 정신못차리는 사람이 높은 곳에 너무 많습니다.

 

디스토피아의 한켠에서 자유를.

사회 2022. 11. 6. 23:2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bxw7ZNDAQ6k

 

 

 

 

 

 

1) 우리나라에서 잘 지켜지지는 않지만, 책임은 곧 권리입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가진다면, 그것은 바꿔 말하자면 국가가 국민의 생명에 대해 무한한 권리를 가진다는 뜻도 됩니다.

 

 자유롭다는 건 다치고 죽을 위험의 증가를 의미하는 면이 있습니다. 자유롭게 사는 야생동물은 가축에 비해 다치거나 죽을 위험이 있습니다. 가축은 상대적으로 보호받지요.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처럼 외치는 사람들은, 단적으로 이야기해 사람들이 가축처럼 살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세상은 통제될수록 가시적으로 안전해집니다. 물론 완벽하게 그렇게 된 사회는 디스토피아입니다.

 

 운이 없으면 비참하게 죽을 수 있는 게 자유입니다. 안전을 원해 울타리를 높이 칠수록 자유는 사라집니다. 우리들은 바위산의 산양처럼 살고 싶은지, 목장의 면양처럼 살고 싶은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가축은 언제나 주인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2) 행복도가 높고, 남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타인에 별로 신경을 안 쓴다는 겁니다. 마이페이스로 산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언어부터 고맥락언어를 쓰고, 눈치보는 관습이 강하고, 타인에게 간섭하는 걸 일상적으로 하다 보니 타인에게 신경을 안 쓰는 성격으로 자라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한국인은 불행하고, 정신적으로 병이 들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믿을 때,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느낄 때, 그리고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을 때, 주어지는 것에 만족하고 감사함을 느낄 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불행한 사람들은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내적 만족감이 없으니까 타인을 공격하고 다닙니다. 유감스럽게도 스마트폰의 보급과 초연결 사회의 도래는 그러한 공격적인 대중을 양산하였습니다. 특히 어떠한 정당성이 부여될 때, 공격적인 대중은 거리낌없이 폭력적인 모습을 표출하곤 합니다.

 

 

 

 

 

 

 

3) 이태원 압사 사고를 예방해서 막았어야 했다. 정권의 책임이다. 라고 주장하는 부류를 많이 봅니다. 대체로는 정치에 뇌가 오염되어서, 또는 정신적으로 취약해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데요.

 

 사고가 난 쪽 골목은 경찰이 인파를 통제하고 뭘 어쩔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진짜로 길이 좁음에도 잘 나가는 가게가 많은 핫플레이스인데,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난 압사사고일 뿐입니다. 그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적어도 자유국가에서는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이태원에서 인파 통제를 하고 싶다면 공식적인 행사가 치러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인파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경우 입점 상인들의 심각한 반대를 뚫어야 합니다. 이태원 상권의 임대료를 고려할 때 헬로윈 같은 날의 매출은 사업의 생사를 좌우하는 일입니다. 지성과 교양이 있는 시민이라면 경찰이 함부로 어쩔 수 있는 건이 아니라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4) 세월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시끄러운 사람들이 진짜로 관심이 있는 쪽은 진실이나 피해자를 더 만들지 않는 게 아닙니다. 대체로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거나, 정서적 만족을 위해 누군가를 악당으로 지목하고 싶어하고 그런 게 진짜 목적입니다. 물론 본인들은 스스로가 어떤 언행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인식도 못합니다. 자기 정당화에 능한 사람들이거든요.

 

 나는 현 정권을 옹호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대응이 영 좋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정말 불난 데 부채질하는 데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권을 끌어내리는 수단으로 세월호 때 그러하였듯 이태원 트라우마 팬데믹을 전국민적으로 부채질하려 드는 부류에게는 악의와 권력욕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세상을 음침하고 우울한 곳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살아가는 시간은 가까운 사람을 잃는 일이 반복되는 시간입니다. 일가 친척이 많을수록, 나이가 들어갈수록 장례는 일상적인 일이 되고, 부모와 형제자매를, 그리고 때로는 자식의 죽음을 겪고 받아들이는 일도 보통 언젠가는 겪게 됩니다. 그 또한 삶의 일부이며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지요.

 

 가까운 피붙이가 사망했을 경우, 어쨌든 빨리 그것을 받아들이고 정서의 회복을 도모해야 합니다. 죽은 사람은 떠나보내고, 살아있는 사람은 계속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세월호 때 선동꾼들은 그러한 자연스럽고 건강한 흐름을 방해하였고, 전 국민에게 트라우마를 떠안겼습니다. 대다수의 유가족들이 자연스럽게 감정을 정리할 수 없게 만든 건 덤입니다.

 

 2014년에 나는 악마를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한 번 준동하고 있습니다.

 

 

 

 

5) 장자는 아내가 죽었을 때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아내를 싫어했던 게 아니고, 삶과 죽음이 자연적인 것이기에 마냥 슬퍼할 이유가 없다고 자연법칙을 받아들인 것이었지요. 장자는 자신이 죽을 때 제자들이 성대하게 장사를 지내려는 것도 마다하였습니다.

 

 현대 우리나라는 장자와 같은 사상을 공격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장자가 틀린 게 아니지요. 디스토피아는 사회 전체의 구조와 기반이 지나치게 인공적이면서, 그것에 균형이 없고 누군가의 권력이 과하게 우선시될 때 발생한다 할 수 있습니다. 고도로 발전한 문명화된 사회라 할지라도 결국 인류도 자연의 일부고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자연적인 것은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데, 여전히 마음은 동화 속 공주인 여자들과 칼싸움 한 번 해본 적 없는 피터팬들이 현실을 부정하고 세상을 디스토피아로 물들여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 와중에 시위를 하려던 한국 페미니즘 연대가 유가족들의 요청으로 시위를 취소했다 하니 현재진행형 디스토피아 중 그나마 다행입니다.

 

 

 

 

 

 

6)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한 올해는 음침한 연말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음침함을, 불행을, 슬픔을 강요할지언정 즐겁고 따스한 한 해의 마무리로 남은 시간을 가꿔나가시길 바랍니다.

2022년 11월 게시판 & 방명록

게시판 & 방명록 2022. 11. 3. 20:43 Posted by 해양장미

 11월 게시판 & 방명록을 만드는 게 늦었습니다. 

 

 다사다난한 10월을 지나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이 되었습니다.

 

 가급적 올 겨울은 포근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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