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2022/03'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22.03.25 고전적 선악구도의 부활 48
  2. 2022.03.22 인천 각 자치구들의 대선 결과 및 이후의 전망 24
  3. 2022.03.18 History는 현재진행형 60
  4. 2022.03.17 인천시장 선거의 개요 34
  5. 2022.03.13 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7 28
  6. 2022.03.12 자유주의적 진보우파 67
  7. 2022.03.10 일출 103
  8. 2022.03.07 선거는 축제 312
  9. 2022.03.05 여명 75
  10. 2022.03.02 자유와 명예가 걸린 전쟁 72

고전적 선악구도의 부활

정치 2022. 3. 25. 19:5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GLqiQWAXQh8

 

 

 

 

 

 

1)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가능성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미 화생방 무기 외엔 가장 강력한 44tATBIP도 사용하고 있다보니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확률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러시아는 아마 사용한다면 1~10kt 정도의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어느 정도 위력인지 이야기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MOAB : 11t (미국이 가진 가장 강력한 재래식 폭탄)

신의 지팡이 : 11.5t (현실화하지 못한 위성병기.)

ATBIP : 44t (러시아가 가진 가장 강력한 재래식 폭탄이자 열압력탄)

리틀보이 : 15,000t (히로시마에 떨어진 우라늄탄)

팻 맨 : 21,000t (나카사키에 떨어진 플루토늄탄)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면 아마 1,000~10,000t 정도에서 고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전략전술 관점에서 핵무기는 사용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무기입니다. 얻는 것에 비해 대가가 너무 참혹하기 때문입니다.

 

 핵을 도시에 쏘면 대량살상이 가능하긴 하지요. 그런데 그뿐입니다. 민간인 수십만 학살한다고 얻는 게 뭐 있습니까. 미국이 일본에 원폭 터뜨린 건, 일본이 당연히 항복해야 하는 상태인데 끝까지 결사항전한다고 버텨가지고 상륙작전 하기 전에 써본겁니다. 나가사키에 떨어진 팻 맨이 2차대전의 마지막이 되었고, 그 이후 인류는 전쟁에 핵을 쓴 적이 없지요.

 

 여담인데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공격을 하지 않았다면 한반도는 소련에 의해 모두 점령되었을 겁니다. 일본제국의 항복이 며칠만 늦었어도 이 땅은 모두 공산권이 되고, 애치슨 라인대로 냉전이 시작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아마 중화민국은 아예 멸망했을 확률이 높지요.

 

 현재 러시아가 크이우건 하르키우건 마리우폴이건 전술핵무기 쏴서 불바다로 만든다고 쳐보지요. 그러면 러시아와 푸틴이 뭘 얻겠습니까? 마리우폴에 쏘면 함락시킬 수는 있겠네요. 그게 다입니다. 그 대가는 처참할 겁니다.

 

 

 

 

 

 

3) 고전적 선악구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선량한 자유민주주의 서방 세계가 있고, 사악한 독재 공산 동구권이 있습니다. 소련의 멸망과 중국의 개방, 베를린 장벽의 사라짐으로 모든 게 변한 것 같았지만 사악함과 자유에 대한 적대, 군사력을 우선시하는 폭력적 독재는 사라지지 않았지요.

 

 조 바이든,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에마뉘엘 마크롱, 보리스 존슨, 차이잉원, 기시다 후미오, 윤석열은 서방 자유 세계의 지도자들이며, 선량한 편에 서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블라디미르 푸틴, 시진핑,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니콜라스 마두로, 김정은, 문재인은 독재자들이며, 포퓰리스트이며, 서방 자유 세계의 적으로 사악한 자들입니다.

 

 이재명은 독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247,078표만 더 받았다면 말입니다. 심상정은 나라를 구했고, 우리나라는 러시아, 중공이 아닌 미국과 우크라이나 쪽에 줄을 서게 되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우리 주변에 선량함을 실행할 수 있는 현명함과 참된 마음을 가진 이웃이 채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악은 평범성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주변을 심각하게 잠식했습니다.

 

 

 

 

 

 

4) 정치학계는 포퓰리즘과 민주정의 관계에 대해 의견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포퓰리스트야말로 민주정의 파괴자라는 주장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어떤 학자들은 포퓰리즘의 특성상 포퓰리즘이야말로 데모크라시의 과잉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나는 포퓰리즘을 자유민주정의 적으로 규정하고 정리합니다. 포퓰리즘은 데모크라시의 과잉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포퓰리즘은 절대 자유주의적이지는 않지요. 데모크라시는 인민에 의한 지배, 그러니까 통치의 형식이자 방식을 의미합니다. 자유주의는 이념이자 가치의 추구고요.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누군가가 인민 과반을 최면술이나 약물 등으로 지배해서 권력을 휘두른다 하더라도, 그 형식이 민주정이면 민주정이긴 합니다. 자유주의가 아닐 뿐. 그리고 우리는 관용적으로 그런 걸 진정한 민주정이 아니다라고 표현하지요. 우리가 진정한 민주정이라 부르는 건 자유민주주의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소위 민주화 운동을 했다고 하는 학생운동권은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한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민중민주주의를 추구했지요. 그들의 지향점은 북조선, 중공, 소련, 쿠바, 베네수엘라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포퓰리스트로 진화하였습니다. 포퓰리스트의 본질은 권력만을 탐한다는 것입니다. 가치는 뒷전이지요. 자유, 올바름, 선량함, 도덕, 윤리, 번영, 평등 등등. 그들은 사실은 아무 가치도 추구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권력과 특권만을 추구합니다. 그것이 포퓰리스트의 본질이고, 좌파 상층부의 본질입니다.

 

 

 

 

 

 

 

5) 윤석열 정권 인수위는 몇 번 본 블로그에서 댓글 등으로 의견을 밝혀왔듯, 김한길 새시대 일당이 다시 기어나왔습니다. 이준석은 당대표고, 인수위와는 유리되어 있고, 지선이 우선이기 때문에 인수위에 일정 이상 간섭을 할 수 없습니다. 윤석열에게 이런저런 주장을 할 수는 있겠으나 윤석열은 주변 사람 다 품고 가고 싶어하는 타입입니다. 그러니까 이준석 말도 경청을 하긴 하겠지만, 김한길이나 윤핵관들 말도 동일하게 경청할 겁니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이상 하고 싶은 건 어느 정도 하게 됩니다. 그럴 권리는 있고요. 그리고 윤석열은 아직 정치에 대해 비현실적 낭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는 당원들이 이준석을 지키고, 윤석열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가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윤석열은 국힘 장기집권의 스타트 주자여야 합니다. 문재인이 무책임하게 오판을 반복하여 5년만에 정권을 내준 걸 윤석열은 반복하면 안 됩니다. 나는 윤석열을 선량한 사람으로 간주하지만, 그는 뭐가 옳은지 잘 모릅니다.

 

 일단 인수위만 보면 새민련의 부활입니다. 윤석열을 축으로 이준석의 국민의힘과 안철수ㆍ김한길의 새정치민주연합, 그리고 옛 친이세력이 한배를 탄 모양새입니다. 자유주의자들이 그들과 다시 싸워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지지는 일단 내려놓습니다. 본 블로그를 예전부터 들러주신 분들은 모두들 아시겠지만, 나는 돌핀스에 대한 참교육을 주저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선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지선은 이준석의 국민의힘이 하는 겁니다. 인수위가 아니고요. 지선지면 김한길이 날아가는 게 아니고, 이준석이 날아갑니다. 지선 이기고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지선 대승으로 이준석의 위상을 높이는 게 김한길과 새시대 좌파, 페미들을 견제할 방안입니다. 그러니까 제1목표는 지선이어야 합니다. 김한길은 나중에라도 날릴 수 있지만, 이준석이 지선 끝나고 퇴출되면 미래가 없습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지지는 거두더라도 이준석 대표가 있는 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는 유지해주시길 바랍니다.

 

 

 

 

 

 

 

 

6) 지구온난화는 어느 정도는 프로파간다입니다. 그러니까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온도를 올리고, 그게 앞으로 지구에 다난한 일들을 만들 수 있는 것 자체는 맞습니다. 인류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해서 온난화가 되고 있는 것도 맞고요.

 

 그런데 온난화가 되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 중 일부가 프로파간다입니다.

 

 장기적으로 지구 온도는 크게 변화합니다. 지구 역사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따뜻한 시기도 많았고, 훨씬 추운 시기도 많았습니다. 현생누대에도 지구온도는 크게 변해왔고, 생물은 대멸종을 이겨내면서 다시 번성하곤 했습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지구 온도 좀 올라간다고 인류 멸망 안 합니다. 망하는 나라야 있겠지만.

 

 문제는 온난화로 이익을 보는 국가들이 있다는 겁니다. 고위도 국가들이 그러합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는 지구가 온난해질수록 좋습니다. 원체 추운 나라니까 당연히 그러합니다. 그러니까 러시아를 견제해야하는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와 중동에 의존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지구온난화도 줄일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이용율을 높이려고 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셰일오일 채굴 문제는 군사외교적 복잡성이 있는 문제입니다. 미국이 오일을 적극적으로 채굴하면 그것을 미국의 동맹국들은 영 좋지 않게 봅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그동안 국제 경찰 역할을 한 건 오일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국가들은 국제 경찰이 사라지거나 일을 안하는 걸 결코 원하지 않습니다. 정상인들이 그러하듯.

 

 트럼프가 셰일오일을 채굴하고,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고, 중공에 관세를 매기던 시기 유럽과 중공은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심지어 일본조차도 중공과 손을 잡았었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푸틴과 시진핑은 2년 반 후에 트럼프가 이기길 바라고 있습니다.

 

 바이든이 셰일오일을 캐지 않고,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하겠다는 건 서방 세계의 리더로 함께 가자는 겁니다. 미국 중심의 질서를 유지해주겠다는 겁니다. 대신 자유세계의 중심이 미국임을 인정하고 따르라고 요구하는 거고요.

 

 이럴 때 일대일로연구원 이사장 같은 게, 국민 우민화정책의 필두가 윤석열 정부에 끼어들면 안되겠지요?

 

 

 

 

 

 

 

7) 대선경선 패배 이후 흑화가 심한 홍준표가 윤석열 당선인에게 전화를 하여 지선경선룰 재고 요청을 했다고 하는데요. 청와대가 당 공천에 개입하는 건 박근혜가 2016년 총선때 저지른 최악의 실수였다는 걸 윤석열이 이해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의 권력은 당청분리원칙을 부술 수 있을 정도로 강하긴 합니다만, 그렇게 권력을 휘두르는 건 대통령에게도 자살행위고 그렇게 하면 당은 완전히 망가집니다. 결국 홍준표가 선을 넘었다는건데요. 나는 더 이상 봐주지 말고 이준석 대표가 홍준표를 징계해야한다는 의견입니다. 당청분리원칙을 어겼잖아요? 6년 전 진박논란에 이어 진윤논란 만들고 싶은 건 아니겠지요? 윤석열도 3차 스톤런 겪고 싶진 않을 거라 믿습니다.

 

 

 

8) 젤렌스키가 항전을 시작한 이후, 나는 우크라이나가 이길 수 있다고 이야기해왔습니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영웅적인 투쟁을 계속하였고, 며칠 전부터는 반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마리우폴은 21세기의 레닌그라드가 되었습니다. 차이라면 1941년에는 서쪽에서 쳐들어왔다면, 2022년에는 동쪽에서 쳐들어왔다는 겁니다.

 

 서방은 푸틴이 궁지에 몰려 화생방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은 한심하게도 러시아에 의존적인 에너지 체계를 만들어뒀지요. 특히 독일의 슈뢰더 전 총리는 아예 친러를 넘어 가스프롬 이사입니다. 탈원전하고, 그러면서도 친환경에 앞장선다는 독일 좌파의 수뇌였던 슈뢰더의 정체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이사란 말입니다. 그게 유럽 좌파의 본질이었지요.

 

 서방은 젤렌스키의 호소에 좀 더 마음을 움직여야합니다. 그리고 두려움 없이 자유의 적에 맞서야 합니다. 악당은 상대의 두려움을 잘 감지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용감함이 없다면 거대한 악을 상대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크라이나에게 승전이, 자유의 적에게 파멸이 있기를 바랍니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크라이나 전쟁의 이면  (32) 2022.04.05
탄막 슈팅 게임  (41) 2022.04.02
인천 각 자치구들의 대선 결과 및 이후의 전망  (24) 2022.03.22
History는 현재진행형  (60) 2022.03.18
인천시장 선거의 개요  (34) 2022.03.17

인천 각 자치구들의 대선 결과 및 이후의 전망

정치 2022. 3. 22. 16:51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KM2_EOM0JJE

 

 

 

 

 

 본문에서는 각 인천광역시 자치구들의 이번 대선 결과와 최근의 추세, 향후의 전망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구 서술 순서는 인천 지역 소개와 같은 순서입니다.

 

 

 

 

 

*) 계양구

 

이재명 100,532 (52.31%)

윤석열  83,638 (43.52%)

 

 인천에서 민주당색이 가장 강한 자치구입니다. 송영길 전 대표의 본진이고요. 계양구는 꽤 장기적으로 민주당계가 집권하고 있고, 인구유출지역이라 앞으로도 한동안은 국민의힘에게 험지일 것입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자치구 내 모든 행정동에서 이재명이 이겼습니다.

 

 그나마 지역이 낙후되고 있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는 퍼지고 있고, 예전보다는 국민의힘을 찍어보는 사람들도 늘고는 있습니다만, 계양구 사람들은 딱히 번화함이나 높은 문화수준을 쫓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계양구 장기 거주자들은 이대로 앞으로도 쭉 살고 싶다는 타입이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계양구민들이 겪어온 과거는 민주당계가 장기집권한 과거입니다.

 

 

 

 

 

 

*) 부평구

 

이재명 159,280 (50.84%)

윤석열 141,072 (45.03%)

 

 부평은 80~90년대의 전성기에 비하면 생활수준이 많이 낙후되었고, 2대 도심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쇠락을 시작하였습니다. 예전에는 그나마 번화가를 포함한 부평구 갑에서는 국민의힘계가 선전하기도 하였으나, 근래에는 민주당색이 강해졌습니다.

 

 다른 지역은 모두 이재명이 이기는 가운데 산곡1, 산곡3, 갈산2, 십정2동에서는 윤석열이 이겼습니다. 산곡1동과 3동은 생활수준이 높은 편이고, 특히 과거 한 때 강남급 부촌이었던 산곡3동에서는 윤석열이 7.61% 차이로 이겼습니다. 그리고 갈산2동도 생활수준이 높은 편에 속합니다. 십정2동은 근처의 간석2동에서도 윤석열이 크게 이겨서, 생활권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부평구에서 집값도 비싸고 생활수준도 높은 삼산동은 이재명이 대승했습니다. 삼산동은 생활권이 부천 상동과 가장 가깝습니다. 바로 북쪽으로는 계양구 갑이고요. 부천이나 계양구나 민주당 텃밭이고, 삼산동도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부평을 국민의힘이 탈환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입니다. 생활수준이 높은 동네가 국민의힘을 찍는 경향은 있습니다만, 삼산동이 예외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남동구

 

이재명 162,476 (49.73%)

윤석열 150,877 (46.18%)

 

 

 인천의 도심이자, 현 박남춘 시장의 본진입니다. 유감스럽게도 2010년대 중반 이후 남동구에서는 계속 민주당이 다소 우세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재명이 3.55% 정도 차이로 이겼습니다.

 

 윤석열이 이긴 행정동은 구월2, 간석2, 만수4, 장수서창동입니다. 이 중 크게 이긴 동은 간석래미안자이와 금호어울림이 위치한 간석2동이 유일합니다. 5.81% 격차. 그리고 승리한 구월2동도 구월힐스테이트와 롯데캐슬이라는 거대 아파트 단지가 이어지는 곳이지요.

 

 2010년대 중반 이후 남동구에는 구월아시아드와 서창2지구가 들어섰는데, 유감스럽게도 이 지역들이 민주당 지지지역입니다. 특히 서창2지구가 있는 서창2동은 이재명이 무려 11.22% 차이로 대승했습니다. 계양구에도 서창2동보다 이재명 몰표가 더 나온 지역은 계양3동밖에 없습니다. 계양3동이라 그러면 현지인 아니면 모르니까 동양동과 귤현동이라고 설명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설명하자면 남동구는 도심 쪽 부촌은 국민의힘 지지성향인데, 외곽쪽 신도시들이 민주당 지지입니다. 그래서 전체 합치면 민주당이 약간 이기는 지역이 되어버렸습니다. 격차가 아주 크지는 않기 때문에 앞으로는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지금은 민주당이 유리합니다.

 

 

 

 

 

*) 서구

 

이재명 174,908 (50.94%)

윤석열 154,553 (45.01%)

 

 붉은 수돗물 사태를 제대로 겪은 지역임에도 이재명이 꽤 크게 이겼습니다. 행정동 중 윤석열이 이긴 지역이 가좌4동 뿐인데, 가좌4동은 주거지역 기준으로는 서구 최남단으로 십정1동과 인접하는 지역이고 생활권이 간석2동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실제 최남단에 속하는 행정구역은 가좌3동입니다만, 가좌4동보다 남쪽인 지역은 산업단지입니다.)

 

 청라는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을 선택했는데, 이는 청라가 현재 자체적인 생활권을 형성한 국제도시라기보다는 서울접근성이 좋아 서울이나 계양 등지 출신이 많이 사는 베드타운화된 영향이라 생각합니다. 검암경서동 같은 경우 무려 11.8% 차이로 이재명이 이겼는데, 검암역의 존재로 인해 검암동이 서울접근성이 매우 좋은 동인 걸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검단 아라동쪽에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될 것인데, 아라동에 유입될 인구의 예상되는 정치색은 민주당 지지입니다. 별 변수가 없는 이상, 앞으로도 서구는 한동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할 확률이 높겠습니다. 인천에서 대도시급 인구를 가진 자치구는 서구, 남동구, 부평구 3지역인데 이 지역에서 모두 민주당 우세인 건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 동구

 

이재명 19,195 (47.30%)

윤석열 19,661 (48.45%)

 

 인천에서 가장 작은 면적의 자치구, 동구에서는 윤석열이 466표 차이로 접전 끝에 이겼습니다. 승리한 동은 화수1ㆍ화평동, 화수2, 송현3, 송림1, 송림2, 송림35, 금창동입니다. %로 보면 대승한 지역이 꽤 있습니다만, 그 지역들 인구가 원체 적은 편이라 결과적으로는 접전이 되어버렸습니다.

 

 근래 동구는 특별한 정치색을 가지지 않은 걸로 생각됩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표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워낙 인구수가 적다보니 총선에서는 다른 구와 묶이고 있습니다.

 

 

 

 

 

 

 

*) 중구

 

이재명 43,942 (49.21%)

윤석열 41,805 (46.81%)

 

 중구에는 11개 행정동이 있는데,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은 중구 11개 행정동 중 무려 9개 행정동에서 이겼습니다. 그렇지만 나머지 2개 행정동의 몰표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이재명이 2.4% 차이로 이겼습니다. 윤석열이 패배한 행정동은 영종1동과 운서동입니다. 영종도 신도시에서 이재명 몰표가 나와서 결국 이재명이 이긴 겁니다.

 

 현재 중구는, 중구 본토는 인구가 얼마 없는데 본래 중구가 아니었던 영종도에는 인구가 많은 상황입니다. 서로 왕래할 다리도 없는 지역끼리 묶여서 사이가 영 좋지 않은 상태고, 정치적 견해도 달라서 향후 분구 가능성이 높은데요. 일단 이번에는 이재명 지지하는 영종도 신도시 사람들이 이겼습니다.

 

 

 

 

 

 

 

*) 미추홀구

 

이재명 119,287 (47.52%)

윤석열 121,122 (48.25%)

 

 미추홀 다이묘, 윤상현이 있는 미추홀구에서는 윤석열이 0.73% 차이로 신승하였습니다. 윤석열이 승리한 행정동은 숭의4, 용현14, 용현3, 용현5, 학익1, 학익2, 도화1, 주안2, 주안3, 주안4, 주안6, 주안7, 관교동입니다.

 

 이번 미추홀의 승리는 매우 희망적인 소식입니다. 미추홀구에게 승자에 어울리는 대접이 있기를, 다시 발전하고 번영하기를 바랍니다.

 

 

 

 

 

 

 

*) 연수구

 

이재명 111,446 (44.91%)

윤석열 127,768 (51.49%)

 

 인천에서 가장 부유한 자치구, 인천의 강남3구격인 연수구는 오래간만에 제정신을 차렸습니다. 황우여 시절이 떠오르는 결과입니다. 동춘2동을 제외한 전지역에서 윤석열 승리입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제법 큰 격차로 윤석열이 이겼습니다. 송도는 이번 대선에서 인천 내 타 지역과는 격이 다르다는 걸 스스로 증명했네요

 

 이상하게 동춘동쪽이 유독 연수구에서 이재명 표가 많이 나오고 윤석열 표가 덜 나온 편인데, 박남춘 홈그라운드인 논현동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 강화군

 

이재명 17,036 (35.48%)

윤석열 29,267 (60.96%)

 

 여유롭게 모든 지역에서 윤석열이 대승하였습니다. 주문도, 볼음도, 말도 등이 속한 섬 지역인 서도면에서는 51.55% 격차로 윤석열이 이겨 이번 대선 인천광역시 내 최대 % 격차를 기록하였습니다.

 

 안상수의 홈그라운드는 이번에도 안상수의 편이었습니다. 인구가 좀 더 많으면 좋을텐데요.

 

 

 

 

 

 

*) 옹진군

 

이재명 5,218 (35.58%)

윤석열 8,797 (59.99%)

 

 역시나 모든 지역에서 윤석열이 대승하였습니다. 북도면, 대청면, 자월면에서는 40% 이상의 큰 격차가 났습니다. 인구가 워낙 없는 도서지역이라 이리 대승해도 결국 3579표 차이긴 합니다만.

 

 

 

 인천에서 이번 지선은 양측 모두에게 험난한 싸움이 될 것입니다. 윤석열 정권은 인천광역시와 경기도에 정치적 투자를 아끼지 말고, 수도권 3광역단체를 모두 석권해야만 할 것입니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탄막 슈팅 게임  (41) 2022.04.02
고전적 선악구도의 부활  (48) 2022.03.25
History는 현재진행형  (60) 2022.03.18
인천시장 선거의 개요  (34) 2022.03.17
자유주의적 진보우파  (67) 2022.03.12

History는 현재진행형

정치 2022. 3. 18. 23:4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은 Two Steps From Hell의 Thomas Bergersen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작곡한 곡, Wings for Ukraine 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승전을 기원합니다.

 

 

 

 

 

 

1) 우크라이나 전쟁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닙니다. 그 전쟁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푸틴이 전쟁을 벌인 이유는,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우크라이나가 자유 세계의 일원이 되는 것을, 성장하는 민주국가가 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푸틴의 무도한 크름반도 침공 및 강제합병 이후, 미국은 셰일을 캐고 유럽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선언하였습니다. 푸틴의 권력은 석유와 천연가스, 그리고 군사력에서 나오는데 모든 것이 2014년 이후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크름반도를 잃고 돈바스 전쟁을 거치며 우크라이나는 무장을 갖춰가고 있었고, 민주적이며 개혁적인데다 유대인인 젤렌스키의 취임은 푸틴에게 큰 위협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말부터 유가가 폭등하기 시작합니다. 푸틴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었지요.

 

 푸틴의 실수는 젤렌스키를 얕잡아봤다는 것이었습니다. 레닌그라드를 지켰던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을 푸틴은, 젤렌스키를 영웅으로 만들고 자신은 21세기의 히틀러가 되어버렸습니다.

 

 

 

 

 

 

2) 기습 공격이 막히고 젤렌스키가 결사항전을 선택한 시점에서, 사실 러시아는 진 겁니다. 민족은 상상의 공동체이며, 근대국가는 같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자들의 단체입니다. 푸틴은 어쩌면 힘으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젤렌스키를 죽이고, 우크라이나인들을 학살할 수는 있습니다만 (물론 지금은 그마저도 매우 어려워 보입니다만).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젤렌스키가 전사하면 그를 영웅으로 영원히 기억할 것이고, 러시아인이 되는 것을 거부할 것입니다. 푸틴이 아무리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후 탄압한다 하여도, 푸틴은 영원히 살지 못하며 우크라이나는 언제고 부활할 기회가 옵니다.

 

 사람은 종교적 동물이며 각자의 아이덴티티 중 많은 부분은 신화적 이야기에 의해 구성됩니다. 푸틴은 좋은 스토리를 만들지 못했고, 자신이 제시한 이야기를 우크라이나인들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데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3) 우리나라의 분열과 위기도 본질적으로는 스토리 문제입니다. 국민의힘계가 계속 졌던 이유도 스토리 싸움에서의 패배가 그 본질입니다.

 

 박정희와 신군부, 그리고 운동권의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끼리는 근현대사의 스토리를 공유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주로 좌파에서 크게 발생하였는데, 나는 그 이면에 우리나라를 분열시키고 와해시켜 좌초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고 믿습니다.

 

 좀 뭉뚱그려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파는 한국의 역사를 아픔을 이겨낸 영광의 역사로 인지합니다. 이승만의 한미동맹, 유엔 다국적군과 손을 잡은 국군의 분투로 지켜낸 휴전선, 눈부신 산업화, 이후의 성공적인 민주화. 공과가 있지만 영광의 역사라는 데 우파는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문제는 좌파는 이승만의 한미동맹도, 박정희의 산업화의 공도 일단 부정하려 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들의 과오를 책잡는 걸 넘어, 공 자체를 말소시키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80년대 운동권은 명백하게 공산주의자였고, 민주당에 남은 자들은 이후 전향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주체사상 또는 마르크시즘에서 기원한 별개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그것은 본래 한국인들이 가지던 스토리와 호환성을 가지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스토리텔러로는 좌파가 우파보다 뛰어났고, 우파는 스토리의 중요함마저 인지하지 못한 채 김대중과 노무현 시대에 제대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4) 박근혜의 등장과 대두는 한나라당에게 있어 미래를 빌려다가 현재를 잡는, 그런 성격을 지닌 것이었습니다. 박근혜의 존재 때문에 당시의 청년들에게 한나라당은 군사독재의 후예로 인지되었고, 노무현의 열린우리당(민주당계)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인식되기 쉬운 조건이었거든요.

 

 당시 한나라당의 전략은 노무현 정권을 무능한 정권으로 몰아붙이고, 과거 일잘하고 유능했던 고도성장시기 박정희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제2의 박정희 이명박과 박정희의 딸 박근혜로 밀어붙이는 것이었습니다. 그 방식은 일단은 잘 통했지요. 9년간 이명박근혜 시대가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대신 한나라당은 미래를 잃었습니다.

 

 박근혜가 영민하고 말을 잘 하고 누가 봐도 탁월한 리더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사실 박정희의 딸이라는 게 그렇게까지 흠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박근혜는 박정희의 딸이라는 혈통이 가장 큰 정치적 능력이었고, 그런 박근혜를 떠받드는 친박계를 당시의 청년들은 민주주의자로 인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실제 집권한 후엔 히키짓에 어그로 끌기 쉬운 정책 남발하고 정윤회에 성완종에 펑펑 터지다가 불법 총선개입한 끝에 총선 말아먹고 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져 탄핵당함으로 적당히 물러나도 우파의 미래를 망가뜨렸을 판에 아예 전소(全燒)를 시켜버립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나는 사람들에게 자유한국당을, 미래통합당을 찍어달라고 말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문재인이나 민주당을 비판하는 건 쉬웠지요. 그러나 그게 자한당을, 미통당을 찍을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중정치는 어떤 신화를 믿게 만드는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거기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것. 종교적이고 문학적인 그런 작업이 가능해야만 정치적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파는 결국 2022년에 들어서야 윤석열과 이준석이라는 두 이야기가 합쳐짐으로 집권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5) 페미니즘은 본질적으로 종교입니다. 광신적인 모든 종교가 그렇듯, 페미니즘도 교도들에게 현실과 유리된 특정한 세계관을 제공합니다. 많은 종교가 이성을 내려놓고 도그마를 받아들이게끔 요구하는데, 페미니즘은 그 정도가 대단히 심각한 편입니다.

 

 페미니즘은 본질적으로 여성우월주의와 남성차별론을 포괄하는 신화입니다. 페미니즘 신화에서 여성은 평화이자 연대이며, 세련됨과 문명이며, 자연과의 조화이며 또한 지성입니다. 대조적으로 남성은 폭력과 갈등, 야만, 또한 동시에 자연을 망가뜨리는 제국주의적 근대성입니다. 페미니스트들은 History를 종식시키고, 그 기록을 지우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운 역사 위에 Herstory를 덧씌우고, Herstory의 시대를 만들고자 합니다. 물론 그런 믿음은 현실과 매우 유리되어 있습니다만, 모든 광신도들은 현실을 보지 않고, 여성은 남성보다 종교에 쉽게 빠지기 마련입니다.

 

 신좌파 도그마에서 페미니즘은 크리스트교의 삼위일체와 같습니다. 그 교리에서 자본주의는 근대적이고 남성적이며 생태적인 죽음을 불러오는 폭력입니다. 여성이 세계의 주도권을 쥐고, 냉혹한 자본주의를 이겨내고, 윤리적 생태주의를 생활화해야 삶과 평화가 온다는 식의 구원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주의와 생태주의와 채식주의는 삼위일체입니다.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과 여성주의, 그리고 박원순의 도시농업이 얼핏 보기에는 다른 사안같지만, 실제로는 신좌파라는 하나의 테두리 안에 있습니다.

 

 

 

 

 

 

 

6)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냉전이 사실은 끝난 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줍니다. 적어도 러시아, 중공, 북조선은 냉전이 동구권의 패배로 끝난 걸 받아들이고, 낮은 자세로 나토를 중심으로 한 자유 세계에 합류할 생각이 없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냉전은 끝났다는 서사적 조작 위에 출범하였습니다. 그 스토리를 믿게 하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무수한 밑작업들이 있었습니다. 스크린쿼터를 외치던 한국 영화에서 북조선 사람들은 오랜 기간 잘생기고, 고결한 인물로 묘사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천안함은 북의 소행이 아니라는 주장이 반복적으로 제기되었고, 전시작전권 환수는 민족주의적 숙원인 것처럼 홍보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편을 들고, 젤렌스키를 폄하하는 것들은 명백하게 저쪽편입니다. 군사적 갈등이 다시 시작된 세계에서, 양다리를 걸치는 나라는 저쪽편으로 인지된다는 걸 올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7) 나는 국민의힘이 박근혜 탄핵 이후 문재인 정권을 거치면서, 드디어 처음으로 국민의힘은 어떤 당인가라는 철학적 명제를 마주하였고, 어느 정도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그저 민주당이라는 악을 저지하기 위한 수단이어서는 안 됩니다. 가치를 지향하고, 서사와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정당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장기집권하는 정당이어야 합니다.

 

 앞으로 20년 정도는 저들에게 정권을 내줘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전적 선악구도의 부활  (48) 2022.03.25
인천 각 자치구들의 대선 결과 및 이후의 전망  (24) 2022.03.22
인천시장 선거의 개요  (34) 2022.03.17
자유주의적 진보우파  (67) 2022.03.12
일출  (103) 2022.03.10

인천시장 선거의 개요

정치 2022. 3. 17. 02:1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pmo1VW_wA_o

 

 

 

 오는 유월의 인천시장 선거는, 민주당에서는 현직 박남춘이 재출마할 것 같고 국민의힘에서는 유력 후보군이 대략 네 명입니다. 유정복 전 시장, 안상수 전 시장, 이학재 전 의원, 윤상현 의원인데요.

 

 윤상현이 다행히 지금 복당을 해서, 무소속 독자출마 같은 사고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윤상현은 지난달에 함바집 관련 1심 판결이 나왔는데, 벌금 80만원이 나와 당선무효형을 피했습니다. 그러니까 경선을 마치면 양자구도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고요. 위의 네 명 중 한 명이 박남춘과 겨루게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넷 다 약점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박남춘의 인기가 그다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일단 가장 유력한 후보는 유정복 전 시장입니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편이고요. 그런데 문제는 유정복 전 시장은 중심이 될만한 연고지가 없고, 재임당시의 버스개편 대실패나 경인고속도로의 60km/H일반도로화 강행, 송도땅 팔아먹기, 2020년 총선에서의 패배 등의 문제도 있습니다.

 

 유정복은 송림동 태생에 제물포고 출신이기는 하나, 관료로의 전성기는 김포군-김포시에서 보냈습니다. 국회의원으로도 김포시에서 다선을 했고요. 물론 인천과 김포는 인접지역이며 특수관계이긴 합니다만, 그래서 유정복의 인천 내에서의 입지는 애매합니다. 그러니까 유정복의 정치적 기반이 될 만한 지역은 서구, 그 중에서도 김포군에 속했던 검단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문제는 박근혜 정권이 얽혔던 검단 스마트시티 문제와 2015년 있었던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연장문제의 책임으로 검단 지역에서의 지지를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이후 총선 출마도 남동구에서 했었지요. 그런데 패배했고, 더구나 남동구는 현역 박남춘 시장의 연고지입니다. 현재 박남춘 시장의 거주지도 논현동입니다.

 

 그래서 유정복은 확실하게 지지받는 지역이 없고, 송도나 청라, 검단 등에서는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실정도 있었고요. 그러니까 박남춘을 상대로 만일 이기더라도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겁니다.

 

 유정복의 장점이라면 관료 출신에 안정적으로 일한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정치저관심 중도층에게는 이미지가 나쁘지 않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에 가까운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표를 줄 수 있긴 합니다. 인지도도 있는 편이고요.

 

 안상수 전 시장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인데, 워낙 이미지 양념을 많이 당해와서 불호가 더 많습니다. 구도시에서 싫어하는 편이고요. 정치적 지역거점은 강화군이고, 그 외 송도에서도 좀 지지를 받을 수 있는데요. 문제는 이 지역들이 인구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라는 겁니다. 또한 대선 경선에서 홍준표를 지지했었는데, 그래서 윤석열 정권의 서포트를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를 상황입니다. 같이 홍준표 지지했던 최재형은 잘 풀린 편인데요.

 

 일단 나는 경선에서 안상수 지지입니다. 인천의 발전을 위해 안상수는 노력해왔고, 결과를 내왔습니다. 안상수가 아니었다면 현재의 발전한 인천은 없었을 겁니다.

 

 이학재는 서구에서 다선을 하던 국회의원입니다. 청라를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청라 주민들과 싸우다가 퇴출되었고, 그 결과 지난 총선에서는 졌습니다. 그래서 현재 이학재는 지역기반이 없는 상황이라 봐야 합니다. 대선에서는 경선 때부터 인천지역 윤석열 캠프 선거위원장 격이었기 때문에 공을 세웠는데, 그걸로 시장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를 일입니다.

 

 다만 청라 주민들이 이학재 쫓아낸 후 민주당맛을 2년 정도 봐와서 이학재에 대한 악감정도 좀 줄어든 상황이긴 합니다. 그리고 이학재가 시장이 되면 그래도 이번엔 청라에 좀 잘하겠지라는 기대도 전혀 없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윤상현은 미추홀 다이묘로 지역관리에 강점을 보여왔는데, 이번 대선 과정에서는 나를 심각하게 실망시켰습니다. 그래도 유능은 하다는 이미지가 있는 게 장점입니다. 미추홀쪽 구도시에서 그나마 지지받기 쉬운 입장이고요.

 

 다만 윤상현의 유능함이 국회에서는 발휘되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지역의 부흥여부에서는 좀 의문점이 있습니다. 윤상현 지역구는 재개발구역을 빼면 심히 낙후된 지역이거든요. 윤상현은 국회에서는 외교통이었고요. 이번에는 문화체육관광위에 있긴 합니다만.

 

 인천광역시는 그동안 인천의 승자가 선거승자일 정도로 완벽한 스윙보터이자,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였습니다. 그러나 그 법칙은 이번에 깨졌습니다. 인천에서는 1.86% 차이로 이재명이 이겼지요. 전국 민심과의 괴리가 발생한 겁니다.

 

 근 몇 년 사이 호남 출신이 인천에 이사를 많이 왔습니다. 그리고 이재명은 경기지사 출신으로, 경기도에서 많은 표를 받았는데 경기도에 인접한 인천에도 그 영향이 좀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박남춘이 별로 인기가 있거나, 유능한 이미지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정의당은 한 변수가 될 겁니다. 현재 정의당의 중심지역이 인천입니다. 이정미가 출마해 어느 정도 득표를 해 줄 경우, 민주당의 득표를 잠식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 각 자치구들의 대선 결과 및 이후의 전망  (24) 2022.03.22
History는 현재진행형  (60) 2022.03.18
자유주의적 진보우파  (67) 2022.03.12
일출  (103) 2022.03.10
선거는 축제  (312) 2022.03.07

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7

식이 2022. 3. 13. 20:04 Posted by 해양장미

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1https://oceanrose.tistory.com/1330

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2https://oceanrose.tistory.com/1335

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3https://oceanrose.tistory.com/1342

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4https://oceanrose.tistory.com/1355

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5https://oceanrose.tistory.com/1363

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6https://oceanrose.tistory.com/1368

 

 

 

 

1) 직화구이를 할 때 가스는 그다지 좋지 못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가스에 섞이는 부취제이고, 다른 하나는 가스의 화학식에 있습니다. 메탄(천연가스)CH4, 부탄은 C4H10, 프로판은 C3H8입니다. 공통점으로 수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그렇기에 가스는 연소 과정에서 수소와 산소와 만나 H2O, 즉 물을 만들어냅니다. 가스가 연소하면 수증기가 생겨난단 말이지요. 그러니까 가스불 위에 직화로 음식물을 구울 때, 음식물은 가스불의 열기와 함께 수증기를 같이 쬐게 됩니다. 수증기 때문에 음식물은 촉촉해지고, 젖기 때문에 덜 구워집니다. 음식물은 표면이 건조해야 잘 구워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가스 화구에 음식물에서 기름이라도 떨어져서 오염되면 청소가 대단히 귀찮지요.

 

 대조적으로 숯은 탄소가 주성분입니다. 아무리 잘 건조된 숯도 자체적으로 수분을 약간 머금고 있긴 하지만, 주성분이 그냥 탄소고 수소 원자를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연소 시에 수증기를 많이 만들어내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가스불과 달리 숯불은 건조한 열기가 올라옵니다. 무연탄이 주성분인 연탄도 마찬가지로 건조한 열기가 올라오고요. 숯불구이나 연탄구이가 가스불 직화와 다른 건 부취제와 함께 수증기의 비율에 의한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가스불을 피우고, 그 위에 석쇠나 타공팬을 이용해서 충분히 마른 느낌으로 무언가를 굽는 건 숯불대비 어렵습니다. 잘못하면 부취제 냄새 배고요.

 

 그렇지만 숯이나 연탄 같은 고체 탄소연료는 가스에 비해 사용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일단 가정집 실내에서는 연기 때문에 사용이 어렵고, 원하는 만큼 착화시키고 소화시켜 재사용하기도 피곤하고, 재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도 수분이 적은 느낌으로, 직화로 구워진 걸 먹으려면 숯이나 연탄 같은 것에 굽는 게 더 좋습니다.

 

 

 

 

 

 

2) 현실적인 이유로 직화를 할 때 토치를 많이 쓰게 됩니다. 숯불을 쓰는 건 제약이 꽤 있으니까요. 토치는 위쪽에서 불꽃을 가져다댈 수 있기 때문에 가스의 단점인 수증기 생성으로 인한 문제는 현저하게 덜합니다. 수증기는 위로 날아가니까요. 물론 음식물 표면에서 증발하는 수분 또한 빠르게 날려보내기 유리합니다. 음식물의 상부를 직접 가열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토치 불꽃의 지나치게 높은 온도와 부취제 냄새인데요. 토치 겉불꽃 온도는 굉장히 높아서 무언가를 태우기 쉽고, 안쪽 화염을 가져다대면 부취제 냄새가 배기 쉽습니다.

 

 토치를 쓰는 데 익숙해지면 높은 온도의 겉불꽃으로도 그리 타지 않게 많은 것들을 익힐 수 있게 되긴 합니다. 다만 식재료의 수분함량이나 형상에 따라 좀 난감한 것들도 생기는데요. 어쨌든 토치 겉불꽃 온도는 1,300~1,500수준입니다. 요리엔 그런 온도가 필요없어요.

 

 개선책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시어잘(씨어잘)이라는 악세사리고, 다른 하나는 퍼지는 화염을 만들 수 있는 타입의 토치입니다.

 

 시어잘의 경우 원래는 미국에서 나온 상품명입니다. 오리지날 상품은 미국 상황에 맞춰 나온 거라 좀 사용에 성가신 제약이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품이 나와있지요. 구조 자체는 단순하기 때문에 나는 유사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직 일반명사가 없는 물건이라 유사품도 최초의 상품명인 시어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시어잘의 원리는 스크린망이 있는 구조물을 토치 앞에 장착하여, 본래 직진성이 강하고 화력이 집중되는 토치의 불꽃을 넓게 퍼뜨리는 겁니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불꽃의 위력이 많이 감소하고 퍼지게 되는데요. 토치 화력을 약하게 만드는 물건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원리상 토치에서 먼 쪽에서 불꽃을 흩뜨리기 때문에, 토치를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인 가스 부취제 냄새가 완화됩니다.

 

 단점은 시어잘의 가격과 무게, 불꽃이 퍼지는 모양, 그리고 철망의 연소인데요. 일단 시어잘의 가격은 토치보다 몇 배는 비쌉니다. 사용자가 많지 않으니까 단가가 높아져요. 그리고 시어잘 특성상 토치 앞쪽에 철제 구조체가 들어가기 때문에, 무게중심이 앞쪽에 집중되고 좀 무겁습니다. 토치질을 오래 해야 하는 상황이면 부담스러운 중량일 수 있고요.

 

철솜은 이렇게 탑니다

 시어잘을 사용하면 앞의 철망이 빨갛게 달아오르면서 타버립니다. 철은 덩어리 상태에서는 안 타지만, 망이나 솜 형태로 단면적을 넓혀놓으면 외부산소접촉량이 많아져 불에 탑니다. 철이 연소하면 검은 산화철이 되고 쉽게 부스러지는데요. 붉은 녹 정도는 아니지만 철망이나 철솜 같은 게 타버리면 겉면에서 철이 부서지며 가루가 잘 이탈합니다. 즉 시어잘의 철망에서도 철가루가 이탈하면서 망이 망가지게 되는데요.

 

 일단 철가루 자체는 좀 먹어도 별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실제 시리얼에는 철분섭취를 위해 소량 철가루를 넣기도 합니다. 그래도 시어잘을 사용할 때는 철가루를 털어주면서 쓰는 걸 일단 공식적으로 권장합니다. 그리고 철망이 너무 타버리면 교체해줘야 하고요. 잘 타기 때문에 덜 타는 합금 철망을 쓰기도 합니다. 덜 타도록 철망 대신 타공 철판을 쓰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시어잘에서 나오는 불꽃 모양이 섬세하게 사용하기 쉬운 타입은 아니라는 겁니다. 화력을 낮춰서 약한 화력을 쓸수록 컨트롤이 쉬운데, 이 경우 오븐 안의 열선처럼 정말로 약한 복사열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불꽃을 키우면 꽤 퍼지는 화염이 나오는데, 시어잘의 큰 화구와 무게 및 직진성이 약한 불꽃 특성은 사용하기 편하지는 않습니다.

 

 시어잘 대신 적용 가능한 방식이 불꽃 모양을 조절할 수 있는 토치입니다. 일부 토치에 그런 기능이 있는데요. 직진성이 약하고 약간 퍼뜨리는 불꽃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시어잘 쓰는 것처럼 많이 퍼지지는 않고요. 그래도 직진성이 약간 줄어들기 때문에 조금 덜 타긴 합니다. 화력이 덜 집중되고요.

 

 나는 수분이 일정 이상 있는 음식물을 조리할 때는 시어잘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타기 쉬운 걸 덜 태우고 시어링하고 싶을 때는 시어잘을 쓰는 게 좋습니다. 시어잘은 무겁고 불편한 점들이 있기 때문에, 좀 조심스럽게 요리를 할 때 쓰게 됩니다. 시어잘로도 답이 안 나올 정도로 잘 타는 거면, 광파오븐을 사용해서 굽습니다.

 

 토치로 음식물을 굽고 다양한 칼로 칼질을 하다 보면 요리라는 게 어릴 때 놀이의 연장선상에 있구나 싶습니다. 장난감 칼싸움, 불장난, 소꿉놀이가 합쳐지면 요리가 됩니다. 요새 애들은 그리 위험하게는 안 노는 것 같지만 말이지요.

 

 

 

 

 

 

 

3) 마이야르 반응은 175~180에서 가장 격렬하게 일어납니다. 단백질과 당이 반응해서 갈색으로 변하고, 맛있는 풍미가 생기는 현상이지요. 180보다 온도가 높아지면 마이야르 반응은 덜 일어나고, 대신 당이 캐러멜이 되는 캐러멜라이징 현상이 본격적으로 일어납니다. 그러다가 200보다 온도가 더 올라가면 탑니다.

 

 그런데 마이야르는 더 낮은 온도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냥 상온에서도 일어납니다. 그 결과물이 간장과 된장입니다. 발효될 때 느린 속도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지요.

 

 아시아인은 간장에 설탕, 물엿, 꿀 등을 섞어 고기 등에 바르고 구웠을 때 나는 향기에 강하게 반응합니다. 그게 단적인 마이야르와 캐러멜라이징의 냄새입니다.

 

 한편으로 중화요리의 불맛은 굳이 풀어 이야기하자면 마이야르 + 캐러멜라이징 + 탄화물의 풍미입니다. 불맛이 너무 강한 건 어찌 보자면 탄 풍미가 강해진 겁니다. 사견으로 이상적인 볶음은 그다지 불맛이 강하지는 않습니다. 불맛 말고 선명한 향이 살아있는 게 진짜지요. 내가 먹어본 최고의 중화 볶음 요리들은 불맛이 강하지 않았었습니다. 물론 이런 지론에는 각자 주관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불맛을 더 좋아할 수도 있지요. 커피도 더 볶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 풀시티 이상으로 볶은 커피는 탄화된 풍미가 들어갑니다.

 

 

 

 

 

 

 

4) 커피의 경우 볶는 온도와 시간에 따라 볶인 정도가 달라지고, 풍미도 많이 변합니다. 많은 커피 로스터들은 커피에 더 달콤한 풍미를 부여하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 캐러멜라이징이 잘 일어나는 구간의 온도에서 커피가 볶이는 시간을 늘리려고 하지요. 그런데 커피는 볶는 시간이 일정 시간 길어지면 본래의 풍미를 급격하게 잃기 때문에, 180~200에서 오랫동안 볶을 수는 없습니다.

 

 커피를 저온에서 장시간 볶게 되면 본래의 풍미를 많이 잃어버리고, 대신 자극이 적고 부드러운 커피가 됩니다. 어찌 보면 곡물차에 가까운 느낌이 되는데, 볶은 현미차나 메밀차 같은 것도 나름대로 인기가 있으니까 기호에 따라서는 그런 걸 좋아하기도 합니다. 다만 나는 그런 기호라면 그냥 현미녹차나 메밀차를 마시는 게 더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반대로 다수의 로스터들은 최대한 고온에 강한 열풍을 이용해 단시간에 커피를 볶는 게 커피 생두 본연의 풍미를 살리는 방식이라 생각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 방식에 꽤나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이, 실제 시도 시 결과가 기대보다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원인을 찾아본 결과 과학적인 결과물을 찾을 수 있었는데, 본래 커피에는 클로로겐산(페놀산)이라는 폴리페놀 성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로스팅이 시작되면 이 클로로겐산이 락톤이라는 쓴 맛 성분을 만들어냅니다. 락톤은 로스팅을 지속하다보면 일단 파괴되었다가, 더 로스팅을 지속하면 또 다른 타입의 쓴 물질인 페닐 인단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니까 커피를 너무 단시간에 볶으면 클로로겐산 락톤 때문에 맛이 없고, 너무 오래 볶으면 본래 생두가 가진 향이 사라지고 밋밋하며 쓸데없이 또 쓴맛이 나는 커피가 되는 것입니다.

 

 주관적으로 생두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는 너무 빠르지 않은 속도로 볶아 (소위 열풍식은 너무 빠르게 온도를 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식 기준 미디엄 후반 정도로 볶아낸 원두가 좋습니다. 하이 초반이 넘어가면 잃는 풍미가 생깁니다. 대신 미디엄 정도 로스트에서는 캐러멜라이징으로 생기는 달달함은 포기해야 합니다. 생두 품질이 떨어질수록 본래 생두가 가진 풍미가 별게 없기 때문에 더 볶아서 캐러멜라이징으로 풍미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저그런 생두는 시티 이상으로 볶아줘야 합니다. 일본식 명칭은 볶는 정도에 따라 라이트 -> 시나몬 -> 미디엄 -> 하이 -> 시티 -> 풀시티 > 프랜치 -> 이탈리안입니다.

 

 

 

 

 

5) 우리가 먹는 장어는 크게 네 종류가 있습니다. 붕장어(아나고/바다장어), 갯장어(하모), 뱀장어(우나기/민물장어), 꼼장어(먹장어).

 

 이 중 꼼장어는 실제로는 장어가 아닙니다. 캄브리아기에 등장한 원시적인 어류인 무악어류, 그러니까 턱이 없는 고대 원시 어류의 직계 후손입니다. 상어보다 더 오래된 원시적 진화 형태를 보존하고 아직도 살아남은 친구들이지요. 고생대 생물의 직계지만 잘 번식하고 있으니까 맛있게 먹어주면 됩니다.

 

 꼼장어는 워낙 비주얼이 파격적이고, 생선 본체도 그렇지만 알은 더더욱 못먹게 생겼기 때문에 (꼼장어 알 사진은 게시하지 않겠습니다. 찾아보지 않는 쪽을 권장.) 세계적으로 거의 먹는 나라가 없고, 거의 우리나라에서만 먹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잡는 양으로는 소비량 충당을 못 하고요. 우리가 먹는 꼼장어는 거의가 수입산입니다. 골뱅이처럼 지구촌에서 잡히는 걸 모두 수입해서 먹고 있지요.

 

 갯장어는 일본인이 좋아하고, 오랜 세월동안 우리나라에서 먹기엔 일본에서 비싸게 사줬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제법 잡힘에도 소비가 없던 생선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나라 경제력도 좋아지면서 이젠 갯장어도 먹는데요. 그래도 아직 비쌉니다.

 

 붕장어는 예전에는 흔한 생선이었습니다. 횟집에서 공짜 서비스로 붕장어 회를 줄 정도였고, 보통 회 입문하면 제일 먼저 먹어보는 생선이기도 했지요. 맛도 괜찮은 편이고요.

 

 장어는 피에 독이 있습니다. 그래서 붕장어를 회로 먹으려면 잘게 썰고 살을 완전히 빨아서 피를 확실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붕장어 회는 예쁘지 않고 뭉개진 모양인 겁니다. 구워 먹으면 괜찮기 때문에 구이용 장어는 비주얼이 멀쩡하고요.

 

 흔히 민물장어로 부르는 뱀장어는 피에 독성이 더 강해서, 아예 회로는 못 먹습니다. 빨아도 소용없어요. 다행히 장어 피 독은 익히면 효력이 사라집니다. 그러니까 뱀장어는 구워 먹는 겁니다. 구워 먹기엔 붕장어보다 뱀장어 구이가 맛있지요.

 

호네키리를 한 갯장어

 한편으로 일본인은 장어를 좋아하고 많이 먹어서인지 장어칼은 따로 종류가 있습니다. 갯장어용은 하모키리, 뱀장어용은 우나기사키라고 부릅니다. 갯장어는 뼈가 많아서 칼집을 잘게 내서 먹는데, 하모키리는 그 칼집 내는 작업인 호네키리를 할 때 쓰는 칼입니다. 그리고 우나기사키는 뱀장어나 붕장어를 잡고 살을 발라낼 때 씁니다. 갯장어도 하모키리를 할 때가 아니고 잡을 때는 우나기사키를 쓰곤 합니다.

 

 

 

 

 

6) 돼지고기 부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는 가브리살입니다. 가브리살은 쇠고기로 치면 대략 살치살에 해당하는 부위입니다. 가브리살의 풍미는 돼지마다 편차가 매우 큰데, 경험적으로는 한돈이 수입산 돈육에 비해 가브리살은 유독 맛있는 편입니다. 우리나라 돼지는 외국 돼지들과는 달리 삼겹살을 가능한 맛있게, 그리고 많이 얻는 방향으로 육종되고 사육되는데, 그게 가브리살에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가브리살 다음으로 좋아하는 부위는 꼬들살입니다. 꼬들살은 돼지머리 뒤쪽에 붙어 있는 뒷덜미살입니다. 그러니까 돼지머리에서 목살로 이어지는 부위란 말이지요. 사람으로 치면 머리에서 이어지는 뒷목 결릴 때 그 뒷목살. 가브리살은 대략 (아마도 하부)승모근이고요. 목살은 꼬들살과 가브리살 사이입니다. 꼬들살은 강한 화력으로 잘 구워 먹으면 맛있습니다. 직화구이가 어울립니다.

 

 돼지머리 뒤쪽에는 꼬들살 말고 옆 목근육 살도 있는데요. 사람으로 치면 뒷목 옆에서 내려오는 양쪽 목근육이 있지요. 그 쪽이 항정살입니다. 그런데 항정살은 돼지를 분할하면 돼지머리 쪽에도 붙어있고, 돼지 몸통쪽에도 붙어있어요. 비싸게 파는 항정살은 돼지 몸통쪽 항정입니다. 머리쪽은 피하지방이 많이 붙어있거든요.

 

 돼지머리는 취급하기 나름이라 사실 편육 먹어도 꼬들살, 볼살, 항정살 같은 고급부위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편육이 잘만든 거 좋은 부위 먹으면 참 맛있습니다. 잘만 걸리면 가성비 최고가 돼지머리 편육입니다. 맛없으면 대책없이 맛없습니다만. 그리고 순대국이나 돼지국밥에도 돼지머리 고기를 넣고, 어떤 순대국집에서는 삶은 돼지머리고기를 따로 주기도 하는데요. 운 좋으면 항정살이나 볼살 먹을 수 있습니다. 꼬들살은 구우면 맛있지만 삶아서 수분이 많은 상태로 먹으면 별로 특별하게 맛있진 않은 것 같고요. 볼살은 삶아도 맛있고 구워 먹어도 맛있습니다. 구우면 꼬들살 못지 않게 맛있어요.

 

 돼지고기 무한리필집 같은데 항정살 있는 경우가 꽤 있는데, 보면 피하지방이 많이 붙고 고기부분은 작은 항정을 주곤 합니다. 그게 돼지머리쪽의 항정, 소위 두항정입니다. 그것도 돼지 품질만 괜찮으면 맛있지요.

 

 삶은 소대가리만 맛있는 게 아닙니다. 돼지 대가리도 맛있습니다. 소위 뒷고기집에서 파는 고기들, 그거 거의 돼지머리 고기입니다. 그걸 삶아서 눌러 만든 편육을 사먹으면 싼데, 뒷고기집에서 발라낸 걸 구워먹으면 훨씬 비싼 게 현실입니다. 물론 돼지 머리를 발라내는 게 노동이긴 한데, 편육 만드는 것도 쉬운 건 아니지요.

 

 

 

 

 

7) 라면은 흔히 강한 불로 끓여야 한다는 게 속설이고, 실제로도 강한 불로 끓이는 게 더 맛있습니다. 그런데 물이 끓는점에 도달한 시점에서 강한 화력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충분히 물이 끓을 정도면 되고, 화력을 더 세게 해봐야 물이 빨리 증발할 뿐이지요. 물 안에서 삶아지는 음식물은 화력하고 상관없이 1기압에서 100에 매우 근접한 온도로 조리됩니다. 즉 강한 화력이 라면에 끼치는 영향은 대략 세 가지 정도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 면을 투입하면 면의 온도 때문에 끓던 라면 물의 온도가 내려가는데, 그 내려간 라면 물이 다시 끓기까지의 시간이 단축됨으로 생기는 변화

. 더 강한 화력을 사용할 경우 물의 대류가 격렬해지는데, 그로 인한 영향

. 최종적인 증발량의 차이. 즉 염도 등의 상승.

 

.은 아마 제법 영향을 줄 겁니다. 원래 어떤 면이건 면을 삶을 때는 충분한 양의 물에 삶는 게 정석입니다. 면을 넣으면 물온도가 떨어지는데, 물온도가 떨어질수록 맛없게 삶아진다는 게 통설입니다. 그런데 인스턴트 라면은 애초에 넣는 물 양이 정해져있고, 그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즉 강한 화력을 사용할수록 면 투입 이후 다시 금방 끓어오른다는 겁니다.

 

.은 아마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은 나름대로의 영향을 줄 겁니다. 물이 졸아드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8) 상기한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라면을 끓여봤습니다. 평소에 먹던 맛일수록 차이가 났을 때 이해가 쉬울 것 같아, 대량으로 사두고 평소에 많이 먹던 라면을 이용했습니다.

 

. 일반적으로 라면을 끓일 때보다 현저히 많은 양의 물에 면을 삶습니다. , ㄹ에서 소요되는 시간이 있으므로 본래 레시피보다 삶는 시간을 살짝 줄여줍니다.

. 면을 삶으면서 동시에 다른 냄비에 계량한 물에 건더기스프와 분말스프를 넣고 끓여둡니다.

. 면을 다 삶으면, 면을 냉수에 씻어 전분기를 제거합니다.

. 스프를 끓여둔 물에 삶은 면을 넣고 충분히 끓을 때까지 가열합니다.

. ㄷ의 과정에서 유분기가 줄어들었으므로 호두유를 약간 넣어줍니다.

 

 실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면이 평소보다 더 익습니다. 본래 면을 넣었을 때 온도가 떨어져서 익는 정도가 줄어드는데, 충분한 양의 물에 면을 익혔기에 면이 받은 열이 더 많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 익었음에도 불구하고 익은 정도에 비해 면의 탄성이나 맛은 현저하게 개선됩니다. 전분기를 제거한 영향이 크게 느껴지고, 어떤 면이건 삶을 때는 역시나 충분한 양의 물에 끓이는 게 정석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면과 스프를 따로 끓인데다 면을 씻었기 때문에 (면을 찬물에 헹구면 양념이 덜 뱁니다. 파스타를 삶고 헹구지 않는 이유) 스프에 양념이 밴 느낌은 확실히 줄어듭니다만, 짬뽕이나 일본식 라멘을 먹어도 어차피 면에 국물양념 맛이 밴 상태가 아닌데 그런 비슷한 느낌이라 딱히 부정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인스턴트 라면의 조리법은 기본적으로는 칼국수와 같습니다. 국물에 면을 넣고 끓여서 그대로 먹는 방식이지요. 칼국수는 의도적으로 국물의 점도를 올려서 먹는 요리입니다. 그러니까 Noodle Soup라는 표현도 씁니다. 그런데 인스턴트 라면은 대체로 그런 식의 레시피가 최적인 면 요리가 아니지요. 그냥 편의상 한 냄비에 넣고 끓일 뿐.

 

 한편으로 팜유 성분이 줄어들고 대신 호두유를 넣음으로 느껴지는 긍정적인 느낌도 있습니다. 호두유는 딱히 향미유는 아닙니다만, 팜유는 포화도가 높아서 덩이지고 달라붙는 기름인 반면 호두유는 포화도가 낮고 가벼운 느낌의 기름입니다. 그래서 풍미가 선명하고 산뜻해집니다.

 

 따로 끓이는 방식의 단점은 번거롭다는 겁니다. 설거지할 냄비도 하나 더 생깁니다. 인스턴트 라면에 굳이 더 수고를 들여 맛을 조금이라도 개선할 필요가 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9) 가정용 가스렌지에 알루미늄 팬이나 웍, 또는 대형 솥 등을 사용할 때 염두에 두면 좋은 게, 바닥 열평형의 문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판하는 가정용 가스렌지는 바닥을 고루 가열하지 않고, 불꽃이 나오는 부분이 한정적인데요. 실제로 그 때문에 불꽃이 닿는 부분과 닿지 않는 부분의 온도차가 꽤 나게 됩니다. 그 현상을 눈으로 직접 보려면 가정용 가스렌지를 이용해 지름이 넓고 얇은 알루미늄 프라이팬에 물을 담은 다음에 물을 끓여보면 알 수 있는데요. 불꽃이 나오는 부분만 우선적으로 동그랗게 물이 끓는 기포가 올라옵니다. 팬의 특정 부분만 계속 불꽃이 닿으니까 나오는 현상인데요. 팬 바닥이 균일한 온도가 아니라는 거지요.

 

  이 현상은 팬이 얇을수록 심하게 일어납니다. 바닥이 달궈진 부분의 열기가 그대로 위로 올라오는 경향이 더 강해지거든요. 대조적으로 팬이 두껍고 무거울수록 열기가 바닥을 구성하는 금속에 더 많이 전도됩니다.

 

 상대적으로 바닥을 전체적으로 가열하는 화구 모양을 가진 가스렌지나 인덕션, 하이라이트를 사용하면 이런 문제는 완화되거나 사라집니다. 문제는 2014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시판하는 가정용 가스렌지는 무조건 화구 가운데 안전장치가 들어가고, 불꽃은 사이드에서만 나온다는 겁니다.

 

 이 현상으로 인해 바닥이 얇은 솥, 냄비에 무언가를 장시간 끓일 때는 대류가 불균일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용 가스렌지에서 무언가를 가열할 때는 바닥 전체가 가열되면서 대류가 순환하는 게 아니고요. 불꽃이 닿는 부분부터 가열되면서 대류가 올라옵니다. 가스렌지 쓰다 보면 감이 적응을 합니다만, 가끔 이해가 잘 안 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요리가 의도대로 되지 않을 때, 화구 모양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10) 상기한 이유들로 인해, 우리나라 가정용 가스렌지에서 라면을 끓일 때는 지름이 좀 큰 알루미늄(양은) 냄비를 쓰는 게 맛있습니다. 면 따로 끓이는 건 일단 논외로 하고요. 1개를 끓이더라도 조금 큰 냄비가 낫습니다. 우리나라 가정용 가스렌지는 불꽃이 작은 냄비를 사용하면 냄비 바깥으로 나가버리기 때문에, 좀 큰 냄비를 사용해야 가스렌지 화력을 강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작은 라면냄비로 라면을 끓이고 싶다면, 인덕션이나 가운데에서도 불꽃이 나오는 구형 또는 캠핑용 고화력 가스렌지를 쓰는 게 낫고요.

 

 면을 먼저 넣느냐, 스프를 먼저 넣느냐로도 이야기가 곧잘 나오곤 하는데, 스프를 먼저 넣는 쪽이 끓는점을 올려서 스프를 넣고 면을 넣어야 더 잘 익는다는 통설도 있습니다만, 사실 라면스프는 물의 끓는점을 그다지 의미있게 올리지 못합니다. 그 정도 끓는점은 날씨나 고도에 의해서도 변합니다. 끓는점을 올리고 싶으면 뚜껑을 덮으세요. 그보다 중요한 건 면을 넣었을 때 떨어지는 물온도를 얼마나 빨리 다시 올릴 수 있느냐인데요. 이 때문에 스프를 먼저 넣어야 합니다.

 

 대체로 다들 경험해보셨을 텐데 강불에서 물이 펄펄 끓고 있을 때 라면스프를 넣으려 하면, 증기 때문에 뜨겁기도 하고 증기가 많이 올라와서 분말스프가 잘 안 넣어집니다. 수증기에 금방 젖어버리고, 깨끗하게 잘 넣어지지도 않지요. 그래서 라면을 좀 끓여보신 분들은 무의식적으로 불을 줄이고 스프를 넣곤 하는데요. 여기서 면을 먼저 넣고 스프를 털어넣으면 불을 줄인 상태이기 때문에, 면을 넣은 후 떨어진 온도가 회복되는 게 더 늦어집니다. 그러니까 불을 줄이고 스프를 넣고, 다시 불을 강하게 만들어서 펄펄 끓어오르면 그 때 면을 넣는 게 좋습니다.

 

 경험적으로 냄비 뚜껑을 덮고 끓였을 때보다 열고 끓이는 게 맛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냄비 뚜껑을 덮고 끓이면 내부 압력이 올라가서 끓는점이 높아지고, 수분은 덜 증발합니다. 그러니까 면이 더 익고, 염도는 낮아지는데요. 보통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면이 꼬들하고 염도가 좀 높은 라면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뚜껑을 덮는 게 손해가 될 수 있는 건데요. 일단 분명한 건 뚜껑을 덮는 쪽이 화력면에서는 이익이 있다는 겁니다.

 

 이 문제는 뚜껑을 제한적으로 사용함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즉 물이 끓을 때까지 뚜껑을 덮었다가, 스프와 면을 넣고 다시 뚜껑을 덮고, 30초 정도 후에 뚜껑을 여는 식으로 말이지요.

 

 그리고 라면을 끓이는 도중 면을 계속 건졌다가 다시 넣었다가 하면 맛있어진다는 설도 있는데, 그건 그렇게 하면 그냥 덜익으니까 꼬들해지는 겁니다. 삶아야 하는 면을 끓는 물 바깥으로 계속 꺼냈다가 다시 넣었다가 하면 당연히 잘 안 익지요.

 

 

 

 

 

 

 

11) 흔히 아로마 오일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천연재료에서 추출한 거고, 다른 하나는 합성향인데요. 전자를 보통 에센셜 오일, 후자를 보통 프래그런스 오일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방향제, 향초, 아로마 선향/죽향, 화장품 등에는 합성향인 프래그런스 오일이 사용됩니다.

 

 합성향은 음식에도 사용됩니다. 음료, 제과, 빙과류 등에 폭넓게 쓰이는데요. 제품 성분표에 보면 합성착향료같은 식으로 적혀 있습니다. 합성향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음료로 꼽을 만한 게 환타입니다. 예를 들어 환타 오렌지맛의 오렌지향은 진짜 오렌지향과 다르지요. 합성 오렌지향입니다. 오렌지를 닮은 향이지만 오렌지향이 아니지요. 또 많이 쓰는 합성향으로 바닐라향이 있습니다. 꽤 흔하게 팔고, 많이 씁니다. 예전에는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합성 바닐라향 파우더를 팔았습니다. 대조적으로 훨씬 비싼 바닐라 오일도 대형마트 가면 살 수 있는데요. 그건 에센셜 오일입니다.

 

 향재로 사용할 때는 원물과 에센셜 오일도 꽤 차이가 나긴 합니다. 예를 들어 진짜 침향(沈香)과 침향의 에센셜 오일은 특성이 매우 다릅니다. 나는 진짜 침향을 태우는 향은 매우X10 좋아합니다만, 침향 에센셜 오일은 아무리 좋은 침향에서 뽑아낸 거라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침향 조각을 태우지 않고 아로마 램프 등에서 직접 가열할 경우, 그 향은 에센셜 오일의 향에 가깝긴 합니다. 그렇지만 진짜 침향의 가치는 태워봐야 알 수 있지요.

 

 여담인데 침향은 태워서 향을 즐기는 거지, 먹는 거 아닙니다. 침향은 몇 년 전만 해도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태우는 향재로 인식되었는데, 어째 몇 년 사이에 인기 있는 약재가 되어가지고 사람들이 침향을 먹고, 우려마시고 있는데요. 제발 그러지 좀 마세요. 옛날 사람들은 용골이라고 공룡 화석을 용의 뼈로 생각하고 탕약으로 끓여 먹었다는데, 침향을 먹느니 차라리 그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바닐라의 경우에도 바닐라 오일과 진짜 바닐라 씨앗은 좀 차이가 있습니다. 나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좋아하는 편이지만, 원체 바닐라를 좋아함에도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좀 유감스럽습니다. 하겐다즈는 바닐라 오일을 쓰기 때문입니다. 진짜 고급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씨앗을 직접 쓰지요. 바닐라빈 가격은 같은 무게의 은과 비슷합니다. 그래도 침향보다야 한참 쌉니다만.

 

 

 

 

 

 

 

12) 최고(最高)의 차()를 만드는 나라가 어디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녹차는 중국이고 오룡차와 홍차는 대만이라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소위 육대다류 중 백, , 흑차는 거의 중국에서만 만드니까 따로 꼽을 의미가 없고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중공 사람들은 중국 본토 홍차가 어째 대만 홍차보다 못하냐고 발끈하실지도 모르겠는데, 그야 중국 본토 홍차가 대만홍차 빼면 전세계 다른 어떤 나라의 홍차보다도 압도적으로 좋은 건 맞는데요. 대만홍차는 중국 본토 홍차 이상으로 기술이 좋은 데다가, 나는 소록엽선(小绿叶蝉) 생긴 걸로 만든 걸 최고로 여긴다고 답해주고 싶습니다.

 

 소록엽선은 벌레입니다. 성충 몸길이가 3mm정도인 아주 작은 곤충으로, 대만에서는 저지대의 차밭에 주로 생깁니다. 이 벌레는 찻잎에 달라붙어서 대롱처럼 생긴 입으로 찻잎이나 찻잎 줄기의 즙을 빨아먹는데요. 그러니까 원래 충해를 입히는 벌레입니다. 우리나라 이름은 초록애매미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복숭아나 감귤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해충 취급받습니다.

 

 그런데 차나무는 소록엽선에 즙을 빨아먹히면 향기가 나는 물질을 매우 적극적으로 만들어냅니다. 사람들은 소록엽선같은 벌레를 포식할 수 있는 새 같은 걸 부르기 위해 향기를 만들어내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여하튼 소록엽선에 차나무가 심하게 당하면 당할수록 찻잎 향기가 근사해집니다. 다른 게 흉내낼 수 없는 향이 나는데, 설명을 하자면 꽃과 꿀, 또는 일종의 과일 비슷한 향이지만 실제 꽃, , 과일 중 어느 것도 정확히 그런 향이 나지는 않습니다.

 

동방미인

 소록엽선에 당한 잎으로는 주로 동방미인(東邦美人)이라는 차를 만듭니다. 일반적인 오룡차와는 꽤 거리가 있고, 오룡차와 홍차의 중간적인 차로 볼 수도 있지만 일단 오룡차로 분류하는데, 제대로 된 동방미인은 아주 많이 근사합니다. 그런데 소록엽선에 당한 잎으로 동방미인만 만드는 건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산화시켜서 홍차를 만들기도 하는데, 내 입에는 수습 불가능하게 심하게 소록엽선에 충해를 당한 잎으로 만든 홍차가 최고의 홍차입니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홍차의 풍미와는 꽤 다른 홍차입니다만. . 물론 동방미인이 더 좋긴 합니다. 어떤 홍차도 진짜 동방미인은 못 따라가요. 이름만 동방미인인 차는 논외.

 

 여담으로 초록애매미충에 의한 차수(茶樹)의 충해는 우리나라에도 보고가 있는데, 딱히 그걸 활용해서 차를 만든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소록엽선에 당한 차는 무농약이라는 게 보장된다는 면에서 인기가 있기도 합니다. 농약을 치면 소록엽선이 충분히 생길 리가 없잖습니까. 엄밀한 의미에서 유기농으로 뭘 재배한다는 건 벌레하고 친해진다는 겁니다.

 

 

 

 

 

 

 

13)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표준적인홍차 맛은 대략 스리랑카(실론)의 캔디(Kandy) 지역 BOP 급 차가 그나마 비슷할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랜 세월 동안 가장 접하기 쉬웠던 홍차는 그나마 립톤 옐로 라벨이었는데, 립톤 옐로 라벨은 다양한 지역의 홍차를 블렌드한 것이기는 합니다만, 그나마 단일 지역 차 중 립톤 옐로 라벨 맛과 비슷한 게 실론티, 그 중에서도 캔디 지역 차를 꼽을 수 있습니다.

 

 원래 립톤은 스코틀랜드 출신 토마스 립톤이라는 사람이 세운 회사로, 식료품점을 해서 돈을 많이 번 후 실론 캔디, 우바 지역의 다원 다수를 매입합니다. 그래서 립톤 옐로라벨도 기본적인 풍미는 캔디 및 우바 지역 차인데요. 고지대인 우바 지역 차가 캔디 지역 차보다 맛있음에도 굳이 추천하지 않는 건, 우바 지역 차는 크게 2가지 스타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관적으로 근사한 우바 차는 쥬시하면서도 장미 향에 가까운 좋은 플로럴함이 있습니다. 이 타입의 우바 홍차는 캔디 홍차 이상으로 클래시컬하고, 익숙하면서도 품질이 좋습니다. 그런데 어떤 우바 차는 대만의 홍옥품종 홍차 비슷한 풍미를 가집니다. 나는 그 품종향을 민티하다고 느끼는데, 나는 민트차도 민트 종류 안 가리고 잘 마시지만 홍옥 품종의 향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향을 일부의 우바 차도 가지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스리랑카 차는 유통 체계가 매우 안좋습니다. 좋은 가격에 좋은 걸 사는 게 쉽지가 않은 편입니다. 스리랑카 정치와 상업 발달 정도가 안좋아서 그렇습니다.

 

 

 

 

 

 

14) 최고의 홍차 이야기를 했으니 최고의 커피도 이야기해볼까요. 이건 표준적인 답이 정해져 있습니다. 최고의 커피를 만드는 나라는 파나마입니다. 파나마 운하 있는 파나마요.

 

 파나마의 일반적인 커피가 최고 품질은 아닙니다. 사실 스페셜티 레벨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사견으로는 아시엔다 라 에스메랄다의 다이아몬드 마운틴도 그저그런 스페셜티 커피라 생각하네요.) 그저 파나마의 고지대에서 나오는 게이샤 품종 커피만 아예 어나더 레벨입니다.

 

 파나마 보케테 지역에 위치한 아시엔다 라 에스메랄다, 우리나라 식으로 말하면 에스메랄다 농장은 1999년에 심각한 커피녹병이 돌아 대다수의 커피나무를 잃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 게이샤라는 한 품종만 병에 내성을 가진 걸 발견했고, 그래서 농장에 게이샤를 많이 심었습니다.

 

 원래 게이샤 품종은 1930년대에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되어 1963년에 이미 파나마에도 보급되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재배하기 까다롭고 수확량이 나빠서 딱히 인기있지는 않았지요. 그러다가 곰팡이병에 강해서 아시엔다 라 에스메랄다에 많이 심었는데요. 이후 나무가 자라서 2004년에 수확을 했고요.

 

전설의 시작

 그게 커피 역사상 적어도 열 손가락 안에는 꼽힐 만한 사건이 됩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커피와는 아예 다른 수준의 커피가 나와 버렸거든요. 이후에 밝혀진 것에 의하면, 게이샤 품종은 일반적인 고도에서 키우면 평범한 수준의 커피가 됩니다. 수확량만 적고요. 그런데 고지대에서 키울수록 엄청나게 좋은 커피가 됩니다. 에스메랄다는 고지대에 걸쳐 있는 농장이었고, 기존 커피나무가 워낙 다 죽어서 게이샤를 많이 심었기에 대발견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참고로 위에 이야기한 다이아몬드 마운틴은 카투아이라는 품종입니다. 그 품종은 평범해요.

 

 이후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무럭무럭 성장합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파나마 게이샤는 어나더 레벨에 있고요.

 

에티오피아 게이샤

 게이샤 품종이 좋다는 게 알려져서 이후 원 게이샤 품종이 있던 에티오피아에서도 게이샤를 다시 찾아 번식시켰고, 다른 나라에도 심고 그랬는데요. 그렇게 나온 결과물들도 충분히 좋긴 한데, 파나마 게이샤와는 뭔가 다릅니다. 게이샤 품종은 에티오피아 -> 탄자니아 -> 코스타리카 -> 파나마로 퍼졌는데요. 이 과정에서 유전자가 뭔가 변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실제 각 나라에서 키워 파는 게이샤는 다 특성이 좀 다릅니다. 다 좋긴 한데요. 각 지역마다 변이가 일어난 건 아닌가 추정합니다. , 물론 이름만 게이샤고 수준은 게이샤로 볼 수 없는 것도 있긴 합니다. 진짜 게이샤는 어느 나라 것이나 좋은데, 이름은 같아도 사실 완전 동일한 품종으로 보긴 힘들 정도로 특성이 다릅니다. 파나마 게이샤라고 부르는 품종도 지역마다, 농장마다, 같은 농장 안에서도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 게이샤 외의 질이 좋은 품종이 발굴되고, 육종되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주관적으로는 원래 있던 부르봉(버번)과 티피카가 얼마나 좋은 품종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라는 인상이네요.

 

 한편으로 에스메랄다 게이샤의 충격이 가져온 큰 변화가 있는데요. 이후 커피를 볶는 정도가 약해졌다는 겁니다. 새콤한 맛이 남아있게 볶은 커피를 드셔보신 분들이 많을테고, 왜 커피를 그렇게 볶아먹는지 의아함을 가져보신 분들도 많을텐데요. 고급 커피는 생두에 가진 향기 성분이 풍부하고 다양한데, 많이 볶아버리면 그런 향이 많이 사라지고 평범한 볶은 커피향이 주가 됩니다. 생선은 찜쪄먹거나 조려 먹어도 맛있지만, 고급 생선 물 좋은 게 있으면 회로 먹잖아요? 비유하자면 그런 거지요. 참다랑어 익혀드셔본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회로 먹으면 최고존엄인 참다랑어도 익히면 평범한 익힌 참치가 됩니다.

 

 

 

 

 

 

15) 에스메랄다 게이샤가 가져온 혁명 이전, 세계 최고의 커피로 꼽히던 건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입니다. 그 다음 정도로 꼽히던 게 하와이의 코나였지요. 여기에 예멘의 모카 마타리를 더해 3대 커피 같은 식으로 부르기도 했었는데요.

 

 게이샤의 등장 이후 커피 월드가 참 많이 변하긴 했습니다만, 지금 기준으로 봐도 블루마운틴은 좋은 커피긴 합니다. 아직도 명성이 높다보니 가성비가 전혀 안 나오긴 합니다만.

 

 블루마운틴이 왜 좋은 커피냐 하면, 일단 품종이 본래의 티피카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좋은 자연환경에서, 고지대에서, 정성껏 잘 키우는 커피입니다. 그러니까 품질이 좋습니다.

 

 아라비카 커피는 에티오피아가 원산지입니다. 에티오피아에는 다양한 커피 품종이 자연적으로 자라고 있는데, 대체로 품질이 좋습니다. 그러니까 에티오피아 커피는 특별한데요. 비유하자면 에티오피아 커피는 자연산 생선에 가깝고, 다른 대부분의 나라 커피는 양식 생선에 가깝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는 커피 품종들을 원종이라 합니다. 그리고 이 원종들 중 이른 시기에, 세계에 널리 퍼져나간 두 품종이 있습니다. 티피카와 부르봉(버번)이 그것이지요.

 

 이 두 품종은 원종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결과물이 좋고 맛있습니다. 문제는 두 품종 다 병충해에 취약하고 수확량이 별로 없는 편이라는 겁니다. 특히 티피카는 부르봉보다도 더 약하고 수확량도 더 적습니다. 두 품종 중에는 티피카가 먼저 세계적으로 보급되었는데,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르봉으로 교체되고, 이후 부르봉도 너무 약하고 수확량이 적으니까 더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도 많고 수확도 쉬운 개량종으로 점차 바꿔나갑니다. 부르봉 계열의 유명한 개량종으로 카투라와 카투아이가 있는데, 품질은 대략 부르봉 > 카투라 > 카투아이고, 병충해에 강한 정도나 키우고 수확하기 쉬운 정도, 수확량 등은 그 반대입니다.

 

커피 품종 진화 트리, 티피카

 그러니까 지금까지도 본래의 티피카에 가까운 걸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에서 키우는 티피카 계열 품종명 또한 블루마운틴입니다. 대략 티피카 원종에 가까운 변종 취급받습니다.) 키우고 있는 블루마운틴, 코나는 좋은 커피입니다. 그냥 키우는 것도 아니고 잘 키우고 있고요.

 

커피 품종 진화 트리, 부르봉

 부르봉 같은 경우 그나마 티피카보다는 많이 키우는데, 부르봉도 좀 게이샤처럼 고지대에서 품질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고도의 부르봉은 평범한 커피인데, 아예 고지대에서 잘키운 부르봉은 게이샤가 살짝 연상되는 정도로 품질이 좋아집니다. 특히 부르봉은 평범한 건 색깔이 레드 또는 옐로우인데, 좀 특이하게 둘 사이의 교배종으로 추정되는 핑크나 오렌지도 있고, 그런 건 더 맛있습니다.

 

 

 

 

 

 

16) 명절에 지내는 제사를 차례라고 하지요. 차례는 한자로 茶禮입니다. 그러니까 원래는 술이 아니라 차를 올리는 거였어요. 그러다가 우리나라에서 차를 마시지 않게 되면서 속칭 곡차, 즉 술을 올리게 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근대 시기에 차는 사치스러운 기호품 취급이었습니다. 실제로 차라는 게 좋은 걸로 챙겨 마시다 보면 쉽게 사치스러워지고, 수공으로 만들면 제다에 노동력이 많이 들어갑니다. 우리나라는 고려 시대에는 차를 많이 마셨고, 차례나 다반사(茶飯事)같은 말이 여전히 남아있을 정도로 일상적이었지만 조선시대에는 검약을 중시하는 문화였던데다 조선 후기 들어 경제적 어려움도 겪으면서 차문화가 사라졌었습니다. 대신 우리나라에서는 숭늉을 끓여 먹는다거나, 무궁화로 차를 끓여먹거나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키우는 무궁화도 히비스커스의 친척이기 때문에, 일제 이전에는 곧잘 차로 마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조선반도가 일본제국령이 되면서부터는 다시 우리나라에서도 차를 많이 재배했습니다. 일본인은 조선인에게 차 만드는 기술을 잘 가르쳐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보고 배운 사람도 있었지요. 그리고 광복 이후에도 한동안은 차가 인기가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가짜 차가 유통되다가, 점차 우리나라는 커피 문화로 넘어가게 됩니다. 노무현 시기쯤에는 마지막 붐이 있었지만, 이명박 정권 초기에 농약보이차 파동이 터지고, 스타벅스같은 에스프레소 기반의 카페가 널리 보급되면서 완전히 커피 문화로 넘어가고 맙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커피문화가 된 이유 중 하나로 차갑게 마실 때 커피가 차보다 맛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꼽습니다. 따뜻한 커피가 따뜻한 차보다 맛있다고 할 수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차가운 것끼리 비교하면 아이스커피가 더 맛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겠다는 사람들이 꽤 있지요.

 

 우리나라 사람들 중 차가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과 일맥상통하는 게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냉면 등 차가운 면 요리가 세계적으로 발달한 나라이기도 하지요.

 

 나의 경우 주로 동절기에는 차를, 하절기에는 커피를 소비합니다. 따스한 커피는 봄과 가을에 주로 마시고, 여름에는 아이스커피를 마시게 되니까 마시는 커피의 종류도 좀 달라집니다.

 

 

 

 

 

17) 새우를 좋아하는 분이 많은데, 새우는 상태에 따른 맛 차이가 심한 편입니다. 냉동한 적 없는 신선한 새우는 대체로 맛있습니다만, 삶아서 껍질을 벗겨 냉동한 것들은 거의 맛이 남아있지 않지요.

 

 새우를 먹는 일반적인 요리법 중 하나가 소금을 깔고 굽는 소금구이인데, 그 조리방식은 일단 테플론코팅팬 같은 데 하면 팬을 망치기 쉽다는 걸 염두에 둬야하고요. 그냥 팬에 굽는 것에 비해 새우가 잘 구워지긴 하는데, 삼투현상으로 새우 내부의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절여지는 효과가 있어 수분이 줄어들어 온도가 쉽게 올라가고, 달궈진 소금 알갱이가 둥그스름한 새우 표면을 감싸면서 보다 접촉면적이 많아지기도 하여 그렇습니다.

 

 그런데 새우를 익히는 데 그리 고온이 필요한 건 아니고, 딱히 새우 겉껍질에 마이야르 만들 일도 없기 때문에 굳이 소금을 많이 소비하고 팬에 부담을 줘가면서 소금구이를 하지 않아도 새우를 맛있게 익힐 수 있습니다.

 

 나는 새우는 머리 뒤쪽 내장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머리를 제거한 새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요. 새우가 물이 나빠지면 내장이 먼저 썩기 때문에, 신선한 새우를 먹어야 그나마 내장을 먹을 수 있고요.

 

 새우를 취급할 때 주의할 건 새우 머리와 꼬리는 매우 뾰족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날것일때는 새우 표면에 비브리오균이 있어요. 비브리오균은 수온이 높을 때 잘 번식하기 때문에 6~10월이 위험합니다. 그래서 하절기에 새우를 다듬다가 뾰족한 새우 머리에 찔리거나 하면, 비브리오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비브리오균이 만들어내는 독성은 간에서 해독합니다. 그래서 간이 건강한 사람은 큰 질환이 안 생기는데, 간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은 패혈증까지 걸려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생새우를 다듬을 때는 고무장갑이건 니트릴장갑이건 비닐장갑이건 일단 방어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장갑을 끼고 작업하고, 찔릴 경우 잘 씻고 소독하고 몸에 문제가 있으면 지체없이 병원에 가야 합니다. 비브리오균은 85이상에서 사멸하니 익혀 먹으면 괜찮습니다.

 

 

 

 

 

 

18) 시판 간장에는 TN 수치라는 게 있습니다. 총질소함량을 의미하는데요. TN 수치가 높을수록 고급간장입니다. 샘표에서 양조간장 701501을 시판하여 이 수치가 대중적으로 알려졌는데, 701TN 1.7%5011.5%입니다.

 

 KS규격으로 TN 수치는 1.0%이상은 표준, 1.3% 이상은 고급, 1.5% 이상은 특급입니다.

 

 시판 간장들의 TN 수치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표기 수치 % 이상이라는 의미입니다.

 

1.7% 샘표 양조간장 701, 청정원 햇살담은 씨간장숙성 양조간장 골드

1.5% 샘표 양조간장 501, 샘표 다시마간장, 샘표 맛있게 염도낮은 양조간장, 샘표 국산콩 양조간장, 샘표 유기농 자연콩 양조간장, 샘표 계란이 맛있어지는 간장, 샘표 회간장, 청정원 햇살담은 씨간장숙성 양조간장, 신앙촌상회 양조 생명물간장, 사조대림 해표 양조간장, 삼화 진간장 플러스

1.3% 샘표 진간장 금F3, 샘표 조림간장, 청정원 햇살담은 두번달여 더 진한 진간장골드, 신앙촌상회 양조1급 진간장, 사조대림 해표 조림간장, 삼화 양조진간장, 삼화 맛간장

1.2% 샘표 맑은조선간장, 샘표 국간장

1.1% 샘표 진간장 금S, 청정원 햇살담은 두번달여 더 진한 진간장

1.02% CJ 이츠웰 참진한 진간장

1.0% 샘표 진간장 S, 몽고간장 순, 몽고간장 1, 몽고간장 송표, 몽고간장 진골드, 몽고간장 국, 오복 향이좋은 덕용국간장, 신앙촌상회 양조 깔끔한 국간장, 신앙촌상회 양조 골드간장, 하회마을 순간장, 사조대림 해표 진간장S, 사조대림 해표 국간장, 삼화 진간장, CJ 이츠웰 참진한 국간장, 신송 진간장, 신송 진간장 프리미엄

0.95% 오복간장 금표

0.9% 오복간장 청표, 하회마을 진간장, 하회마을 국간장, 하회마을 불간장, CJ 이츠웰 참진한 진간장 S

0.88% 삼화 맑은 국간장, 삼화 순간장, 삼화 불고기간장

0.85% 오복간장 진간장, 삼양식품 다참 삼양진간장

0.83% 오복 맛이좋은 덕용진간장, 오복 향이좋은 덕용진간장

0.82% 큐원 참진간장

0.81% 몽고간장 진

0.8% 샘표 맛간장 국ㆍ찌개용, 샘표 맛간장 조림ㆍ볶음용, 삼화 척척척 만능간장, 삼화 알뜰간장

 

몽고식품, 오복식품, 신송식품의 간장은 양조간장의 경우 TN표기가 없고, 혼합간장만 TN표기를 합니다.

청정원의 간장은 일부 간장에만 TN표기가 있습니다.

 

 보통 간장의 TN수치는 양조간장이 높고, 혼합간장은 낮습니다. TN 수치가 낮은 간장들은 산분해간장의 비율이 높고, 양조간장은 혼합간장이라 표기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 수준으로 들어간 게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순수 산분해간장 성분만 있는 상품은 시판되는 게 없는 걸로 압니다.

 

 일반적으로 진간장이라고 표기하는 건 혼합간장입니다. 예외적으로 청정원과 신앙촌상회의 진간장만 양조간장입니다. 이 두 회사는 산분해간장을 생산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혼합간장이라고 TN이 꼭 낮은 건 아닙니다. 삼화식품의 진간장 플러스는 혼합간장임에도 TN 1.5%입니다. 많은 분들이 사용하는 샘표 진간장 금F31.3% 수준의 TN수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산분해간장이 양조간장보다 꼭 맛없는 간장은 아닙니다. 높은 TN의 산분해간장은 장점이 있는 풍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간장을 조리거나 하지 않고 그대로 먹을수록 고급 간장을 쓰는 게 좋습니다. 전이나 튀김 등을 찍어 먹는 용도의 간장으로는 TN 1.3%이상을 권장합니다. 그리고 밥을 비비거나 할 때는 가능한 좋은 걸, 가급적 TN 1.5% 이상을 사용하는 게 맛있습니다.

 

 

 

 

 

19) 우리나라 마켓에서 공장제 조미료는 세대를 나눕니다.

 

 1세대 조미료는 미원이나 미풍, 다미 같은 MSG입니다. 2세대 조미료는 다시다, 감치미같은 핵산계 위주 조미료고요.

 

 3세대 조미료는 화학조미료가 해롭거나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에서 나온 자연재료 위주의 분말형 조미료입니다. 산들애, 맛선생 등이 있지요. 그리고 이후 등장한 4세대는 첨가물을 최소화한 액상발효조미료입니다. 연두, 다시다 요리수 등이 있습니다.

 

 이밖에 근래 많이 사용하는 육수 만드는 코인이라거나, 서양 요리에 많이 쓰는 스톡. 실질적으로 조미료 역할을 하는 굴소스 등도 많이 쓰는 조미료라 할 수 있는데요.

 

 실사용을 할 때는 어떤 성분이 들어가있는지를 보는 게 좋습니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있을수록 다양한 맛이 나긴 하는데, 대신 컨트롤이 안 되고 난잡한 맛이 나기 쉽습니다. 특히 천연물을 많이 넣은 타입일수록 그러합니다. 그리고 MSG가 들어가있는 건 확 티가 납니다. MSG는 입에 오래 달라붙는맛을 냅니다. 조금만 들어가있어도 천연 글루탐산에 비해 농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완성된 요리 스타일에 큰 영향을 줍니다.

 

 시판 조미료를 사용하는 건 여러 모로 요리를 편하게 만들어주긴 합니다. 예를 들어 직접 병아리뼈 육수를 만들어보면, 육수 자체는 굉장히 맛있게 나오긴 하는데요. 문제는 만드는 데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고, 잘 졸여놔도 보존성이 나쁘고, 꽤 농축한 것 같은 걸 요리에 사용해도 그리 강한 맛이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실제 원재료부터 소스를 만들고 식재료를 조미해서 음식을 만들면 맛있긴 한데, 시간과 노동력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일상적으로 먹긴 어렵습니다. 그리고 맛의 요소들이 여리고 섬세한 게 많아지기도 해서, 어쨌든 풍미의 강도가 시판 조미료를 사용한 것 수준으로 올라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나는 글루탐산 농도가 너무 높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요리할 때 시판 조미료를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20) 말고기는 제법 맛있는 고기입니다. 원래 소보다 말이 비싸고, 소처럼 살이 잘 찌지도 않고, 힘줄이나 근막이 소보다 훨씬 질겨서 다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말고기는 원래 소고기보다 비싼 고기인데요. 한우가 워낙 비싸지다보니 웃프게도 이제 제주산 말고기가 한우보다 쌉니다. 가격은 미국산 프라임등급 쇠고기나 호주산 와규보다는 조금 비싼 정도입니다.

 

 말고기는 지방이 적고, 냄새가 없는 편이고, 육회나 블루, 레어 정도로 익힌 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고기입니다. 일본에서는 육회로는 소보다 말이 좋다는 개념이 자리잡혀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 주장에는 동의하지도 반대하지도 않습니다.

 

 말고기는 맛 자체는 소고기하고 많이 비슷합니다. 말고기인지 말 안 하고 사람들에게 시식을 시키면 소고기로 생각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제주에서는 육용 말을 사육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대중화에는 실패하고 있습니다. 여러 문제가 있지만 말고기 식용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도 꽤 됩니다.

 

 한우는 마블링이 아직 많이 생기지 않은 어린 개체를 도축하면 횟감으로도 맛있고 스테이크용으로도 맛있습니다. 그렇지만 요새는 그런 한우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마블링을 많이 만드는 쪽이 가격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고기는 블루 스테이크나 육회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육용 말의 사육, 도축, 유통 체계는 쇠고기에 비하면 완성도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입니다.

자유주의적 진보우파

정치 2022. 3. 12. 04:3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5t1uSleaSu8

 

 

 

 

 

 

 

1) 윤석열이 이기고 나니까 정치글 쓰기 조금 싫어졌어요.

 

 이제부터 앞으로 내가 쓰는 글은, 민주당 구성원이나 지지층이 잘 보고 이해한다면 (내 생각엔, 어쩌면) 그들에게 유리한 무언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별로 쓰기 싫다는 마음이 있는데요.

 

 어차피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봐야 돌을 던지는 것과 다를 게 없을테니 안심하고 써도 될 거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2) 이번 대선은요.

 

 자유주의자들의 권위주의 및 전체주의자들에 대한 승리입니다. 그리고 신냉전 구도에서 자유진영의 신공산주의 진영에 대한 승리고요. 좌파에 대한 우파의 승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보수가 진보를 상대로 이겼다고 할 수는 없어요. 나는 꼬인 정치적 용어들을 풀어서 제대로 정리하고 싶습니다. 보수와 우파, 진보와 좌파를 등치시키거나 반드시 결합시키는 표현은 더 이상 옳지 않습니다.

 

 간단히 이야기해서 예전 정권들을 난 이렇게 정리해볼까 하네요.

 

 박정희 정권 : 권위주의적 진보 우파 정권

 김대중 정권 : 자유주의적 진보 우파 정권

 노무현 정권 : 자유주의적 진보 좌파 정권

 박근혜 정권 : 권위주의적 보수 좌파 정권

 문재인 정권 : 전체주의적 진보 좌파 정권

 

 김영삼, 이명박 정권은 박정희 정권보다는 덜하지만 분류하자면 권위주의적인 진보 우파 정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은 엄밀히 대한민국 역사상 유일한 보수정권이었을 겁니다. 동시에 좌파정권이었고요.

 

 진보냐 보수냐는 대략 개혁성향의 유무를 의미합니다. 진보적이라는 건 무언가 나아가고 개혁하려는 것이지요. 좌우파는 대략 과격성 및 온건성과 결과적 평등에 대한 애티튜트 문제로 정리해 둡니다. 그리고 자유주의냐, 권위주의냐는 스타일과 가치의 문제입니다. 권위주의가 극단화되면 전체주의입니다.

 

 

 

 

 

 

3) 이야기를 조금 풀어보자면 우파라는 말 자체는 어느 정도 보수적인 뉘앙스가 있긴 합니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강한 어감은 온건함입니다. 몇 번 본 블로그에서 설명했지만,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16세와 앙투아네트를 죽이자는 쪽이 좌파였고, 죽이지 말자는 쪽이 우파였습니다. 원래 그런 차이입니다.

 

 이후 좌파는 시대가 흐름에 따라 공산주의자를, 또는 신좌파를 의미하는 것으로 언어가 변화해 갔습니다만 본질은 사고방식과 수단의 과격성, 특정한 믿음을 정치현실에 반영하려는 강경함입니다.

 

 우파가 보수우파라는 표현이 어울리게 된 건 각 시대마다 등장하는 좌파에 대항하는 포지션이 우파였는데, 좌파들의 강경한 사회변혁에 맞서는 기존 질서의 수호자를 추구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우파는 반공에 기원하였고, 직접적인 주적은 북조선이었기에 북측에 대항하는 포지션이 기본이 되었고, 그래서 오랜 기간 좌우파 구분은 친북이냐 반북이냐를 기준으로 갈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대가 흐르면서 다난한 변화가 있어, 더 이상 보수우파’, ‘진보좌파라는 표현을 일반화하는 것은 부적절하게 되었습니다. 보수좌파, 진보우파가 자주 등장하고 있단 말이지요.

 

 

 

 

 

 

4) 윤석열 정권은 성공한다면 자유주의적 진보 우파 정권이 될 겁니다. 실패한다면 권위주의적인 진보 우파 정권이 되겠지요. 관건은 윤석열 정권이 자유주의적인 가치와 스타일을 지킬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윤석열 본인은 그리 권위주의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렇다 해서 자유주의적인 정권을 꼭 꾸려나갈 수 있다는 보장까지는 없습니다.

 

 청년은 보수화되었을까요?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시대에나 청년은 진보적입니다. 이재명이 만일 집권하였다면, 전체주의적인 보수 좌파 정권이 되었을 겁니다. 이재명과 문재인의 지향은 같고, 이미 문재인 정권이 해놓은 게 있기 때문에 이재명은 딱히 무언가를 크게 바꾸거나 갈아엎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문재인이 해놓은 걸 보수하려 들었겠지요.

 

 박근혜 정권이 보수정권이었던 건? 박근혜는 역대 대통령 중 유별나게 게을렀지요. 의욕도 없고.

 

 

 

 

 

 

 

5) 그러니까 나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의힘 계열 정당과 그 세력을 보수라고 칭하는 게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좌파들도 더 이상 진보라 부를 수 없지요. 그건 백년 전에나 그럴싸했던 매칭입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 실제 보수주의자가 많은 건 사실이고, 실제로는 보수주의자가 아닌데도 보수 타이틀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적어도 지금이나 역사적으로나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이라 하기 어렵고, 윤석열 정권도 보수정권이 아닐 것입니다.

 

 

 

 

 

 

 

6) 좌파와 우파의 결정적인 차이 중 하나는 현실을 얼마나 수용하려고 하느냐에 있습니다. 보통 사람은 현실을 많이 수용할수록 현실에 체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복잡하고 다차원적인 스펙트럼을 만듭니다만, 일단은 현실 수용성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 이유로 강남좌파라는 부류도 생겨납니다.

 

 보통 좋은 집안에서 자란 아이들은 부모의 보호에 의해 현실의 잔혹성에서 보다 오랜 기간 격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아동은 순진무구한데, 아동이 본래 순진무구한 존재는 아닙니다. 그런 아동은 기질적인 이유도 있지만, 어쨌든 부모가 그렇게 키운 것이지요. 그런 단계를 길고 강하게 거칠수록, 현실의 잔혹성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성향이 됩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다는 이데올로기가 정치적으로 강화되면 보통 좌파가 되지요.

 

 물론 좋은 집안에서 자란 아이들은 정서가 안정적인 편이고, 머리가 좋은 경향도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우파가 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는 이번 대선에서도 잘 사는 지역에서 윤석열을 뽑는 경향으로 다시 한 번 증명되었습니다.

 

 여담인데 극우파는 말만 우파라 좌파처럼 현실을 잘 수용하지 못합니다. 차이라면 좌파들이 현실의 잔혹성을 부정하고 타파하려는 정서를 가진 반면, 극우파는 현실의 잔혹성 자체는 인정하되 그것이 자신이 속한 그룹을 향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합니다. 기본적인 성향차이가 별로 크게 나지 아니하기 때문에, 좌파가 극우화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좌파나 극우파가 정치권력을 잡으면 그 위험성이 우파보다 훨씬 높습니다. 불편한 현실을 보려는 경향이 현저히 낮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좌파들은 잔혹하고 불편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들이 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답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7) 상기하였듯 좌파는 현실에 대한 낮은 수용성에 기인하기 때문에, 자신이 일상을 살고 있는 현실에서 멀고 잘 모르는 것에 판타지를 가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유럽, 제주도, (남성의 경우) 여성, (도시 출신인 경우) 농촌, 산업 혁명 이전의 전근대 시대, (냉전 시대) 공산권.

 

 현 시대 들어 청년들이 우경화되는 건 상기한 판타지들이 존재할 공간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의 발달과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정보의 양 자체가 늘고, 접근이 쉬워졌지요. (보수화와 우경화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상기한 내용들을 참조해주시길.)

 

 예를 들어 산업화 이후, 상대적으로 젊은 좌파들은 시골 생활 경험이 별로 없었고, 농촌 생활에 판타지를 가지곤 했었습니다. 시골 생활을 어릴 때 해본 사람들도 미화된 추억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 영향으로 박원순은 도시농업에 앞장섰었고, 박근혜 정권 초중반만 해도 귀농과 주말농장이 유행했었습니다. 주말농장하고 귀농하는 사람들 중 신좌파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지요.

 

 그런데 지금은? 주말농장은 유행이 지났고, 귀농귀촌은 더욱 그러합니다. 제주도도 한동안 유행했지만 마찬가지로 유행이 지났고요. 현 시대의 청년들은 이전 시대의 청년들보다 귀농의 리스크를 잘 이해하고, 판타지를 덜 가지고 있습니다. 박원순의 도시농업은 당연히 실패했고요.

 

 그런데 이런 특성들이 진보적이냐 하면 아닙니다. 정 반대지요. 굉장히 보수적입니다.

 

 무언가 개발하려고 할 때마다 반대하는 좌파들이 진보적일까요? 아니지요. 단적으로 보수적인 거지요. 좌파들은 자연주의, 유기농 식품 같은 걸 선호하는 경향도 강한데, 그 또한 보통 진보적인 건 아닙니다. 사적으로 나는 (사용자 입장에서)농약을 싫어해서, 내가 나의 친족들식물 키울 때는 유기농업으로만 키우게 됩니다만, 상업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작물에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말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8) 여러 번 반복해서 이야기합니다만 좌파와 극우파는 유사합니다. 우리나라 좌파는 특히나 서구의 좌파에 비해서도 많이 극우적인데요. 서구에서는 극우파들이 푸틴 좋아하고 트럼프 좋아하고 미국 주류 싫어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좌파들이 러시아 좋아하고, 트럼프와 주장이 같고, 미국 주류 싫어하지요.

 

 미국 주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 바이든은 러시아, 중공에 매우 적대적입니다. 그리고 그는 대한민국이 자유국가의 일원으로 의무를 다하길 바라는 동시에, 한국인들이 더 많은 자유와 올바른 풍요를 누리길 바라기도 합니다.

 

 친중, 친북, 친러, 투기꾼은 바이든을 싫어합니다. 윤석열의 당선을 미국, 일본, 그리고 전 세계의 자유주의자들이 좋아합니다. 그러나 중공, 러시아, 서구와 일본의 극우파(자민당은 극우가 아닙니다), 권위주의자, 전체주의자들은 싫어합니다.

 

 

 

 

 

 

9) 왜 여조와 출구조사 및 선거결과가 그렇게 달랐는지 여러 모로 생각을 해봤는데요. 현 시점에서 나의 견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선거행위가 이루어지는 시기의 아주 짧은 기간은, 투표는 하는 정치 저관심층이 예외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기간이라 가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거기간에 막말 같은 거 절대 하지 말라는 건데요. 이 저관심층은 거의 여조에 응답하지 않을 겁니다.

 

 안철수는 사전선거 전날, 33일에 사퇴했습니다. 그러니까 그 이슈는 사전선거일인 34일에 가장 크게 반영되고, 그 다음날인 35일까지도 꽤 반영되었을 것입니다. 그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슈의 위력은 줄어들었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사전선거는 압도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많이 나왔고, 실제 엄청난 격차로 민주당 지지층이 압승한 걸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내 추론은 이렇습니다. 안철수 사퇴 및 윤석열 지지가 사전선거일 이틀 동안 민주당 지지층을 엄청나게 결집시켰는데, 그 이틀동안 국민의힘 지지층은 별로 투표를 안 했다는 겁니다. 부정선거 음모론도 있었고, 실제 부정선거 정황도 많았고.

 

 그리고 이후 국민의힘이 여론조사에서 여유롭게 이기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안철수와의 단일화로 인한 컨벤션 효과라고 할 만한 걸 국민의힘 지지층은 거의 누리지 못했고, 부정선거 의혹이 강해지면서 일부 국민의힘 지지층은 투표를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주요 변수는 화학적 결합이 없는 안철수의 말바꾸기식 갑작스러운 사퇴, 그리고 부정선거 음모론과 그에 대한 두려움, 그 이슈화, 그리고 승리에 대한 낙관이었습니다.

 

 이준석의 10% 승리 발언은 심상정의 득표와 그로 인한 결과적 승리에 기여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로 인해 국민의힘 지지층의 결집이 약해지는 부정적 효과도 있었을 거라 추론 가능하므로, 결과적으로 이익이 되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적 분석을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준석은 앞으로도 계속 우파를 승리로 이끌어야 할 역사적 사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안철수는 도와준 공이 있는 것이고, 승전의 보상을 나눠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꼬이게 된 가장 큰 문제는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에게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번 대선을 명백한 부정선거라 생각합니다만, 선관위가 저지른 부정보다 청와대와 내각이 선거에 여러 수단으로 개입하여 현행법을 어긴 것과 노골적 금권선거가 훨씬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관위의 부정은 그들이 직접적으로 움직인 표보다, 그들이 정치 혐오와 회의를 불러일으켜 국민의힘 지지층이 투표를 하지 않게끔 만든 표가 더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History는 현재진행형  (60) 2022.03.18
인천시장 선거의 개요  (34) 2022.03.17
일출  (103) 2022.03.10
선거는 축제  (312) 2022.03.07
여명  (75) 2022.03.05

일출

정치 2022. 3. 10. 06:59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ay3EwNGM5yw

 

 

 

 

 

1) 이겼어요.

 

 10년 걸렸네요. 이기는데.

 

  달밤은 끝났고, 마왕은 쓰러졌으며, 이제 해가 떠오릅니다.

 

  그저 좋은 일만 있을 리야 없겠고, 괴로운 일도 힘든 일도 있겠지요. 그러나 이젠 드디어 무언가를 해볼 수가 있겠어요.

 

 대한민국은 아직 망할 때가 아니었고,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했습니다.

 

 

 

 

 

 

2) 이 승리가 얼마나 힘든 것이었는지, 얼마나 기적적인 승리인지 설명하고 기록해두고 싶습니다. 윤석열과 이준석을 지지하였던 우리가 싸웠던 상대는 그저 이재명이라는 한 개인이 아닙니다.

 

 우리는 박정희 유신의 업보, 전두환 신군부의 업보, 김영삼 IMF의 업보, 박근혜의 업보를 짊어지고 절벽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편파적인 선관위의 부정선거를 이겨내며 싸웠습니다.

 

 상대는 1980년대부터 만들어져온 운동권 종교 조직이고, 오랜 기간 문화권력을 장악하여 장기적인 가스라이팅과 세뇌로 질 수 없는 콘크리트를 만들어둔 상황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원하는 모든 것을 가르는 문재인은 역사에 남을 갈라치기를 통해 임기말에도 유래없는 지지를 확보하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후보는 정치초보, 돌고래 시절을 겪은 윤석열입니다. 집단탈당에 이재명 찍겠다는 단체 블러핑, 2차 스톤런까지 거치면서 겨우 사람 되고 유능한 후보로 거듭나게 되었지만, 아직 그에게 나쁜 기억을 가진 유권자가 많지요.

 

 또한 우리 정당은 2012년에 마지막으로 이겨보고, 2014년에 비겨본 다음에 2016, 2017, 2018, 2020년에 4번 연속으로 지고, 당 조직이고 뭐고 다 망가진 가망없는 정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긴 겁니다.

 

 

 

 

 

 

3) 개표가 끝났습니다. 표차는 247,077표입니다. 그야말로 간발의 승부였는데요. 이건 간단히 이야기해서, 이준석이 호남표를 평소보다 더 얻어내지 못했다면 졌다는 겁니다. 이재명은 2012년의 박근혜보다 더 많은 표를 받았습니다.

 

 소위 이대남이 충분히 결집하지 못했다고, 압도적인 표를 행사하지 못했다고 실망하는 목소리가 들리는데요. 나는 본래 세대론을 부정하였고, 세대론이 과도하게 주목받는 걸 우려해 왔습니다. 어느 세대나 특정 성별이 드러내는 평균적 경향이라는 건 존재하지만, 그 내부는 결코 균질한 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청년은 본래 정치에 관심이 없는 편이고, 좌파의 사탕발림에 넘어가기 쉽습니다. 그런 태생적 경향 자체는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최근의 20대 남성은 예전 세대보다 약간 더 자유주의적이고, 약간 더 합리적이고, 약간 더 정치에 관심이 있긴 합니다만 어쩔 수 없이 약간 차이입니다. 인류는 갑자기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치 고관심층 청년의 존재는 그들이 가진 표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이준석의 세대포위론이 유효했던 것입니다. 사실 나는 세대포위론은 일종의 레토릭이고, 중요한 포인트는 청년들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이미지, 그리고 활동적인 청년들이 만들어내는 것들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것은 주요하였고, 망해가던 국민의힘이 강대하고 광신적인 민주당을, 절벽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편파적인 선관위를 끼고도 이길 수 있게 해줬습니다.

 

 승리를 위해 진정으로 노력한 모든 분들,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우리는 강대한 적을 상대로, 너무나도 불리한 전장에서 나라를 지켜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후대에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4) 윤석열의 승리는 당연하게도 시작입니다. 정쟁도, 당 개혁도, 국가재건도 이제 시작입니다. 방심이라거나 편안한 정치무관심 같은 게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겨우 추락사를 면했을 뿐, 심한 부상을 입고 죽어가는 중입니다. 우리 사회는 치유되어야 합니다. 일단 지선을 위해 계속 달려주셔야 합니다. 지선도 정말 중요합니다. 지선에서 국민의힘이 대승해야만 저들의 지역 조직과 자금줄이 갈려나가고, 우리의 지역 조직과 자금줄이 생겨납니다. 그런 결과를 거두고 나야 진짜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게 됩니다.

 

 윤석열은 선거 과정에서 이준석에게 따봉을 날린 시점부터는 기대보다 정말 잘 해줬습니다만, 앞으로도 잘 할거라 믿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어쨌든 정치초보니까요. 대통령 하기엔 너무 착한 것도 같고. 당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잘못된 길로 가는 것 같으면 어떻게든 바른 길로 다시 끌고오고 그래야 합니다. 과거 박근혜가 잘못된 길로 갈 때 어떻게든 바로잡을 수 있었다면 지난 암흑기는 없었을 겁니다. 윤석열은 적어도 박근혜보다는 좋은 대통령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5) 그동안 말을 안 하고 있었던 것들을 하자면.

 

 윤석열의 선거운동 방식은 굳이 보자면 정권교체 열망을 결집시키는 것이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였습니다. 대통령이 될 사람은 보다 포지티브한 떡밥을 던져대야 합니다. 그건 이재명 쪽이 윤석열보다 잘했습니다. 뻥카라고 할 만한 거라도 던져댔는데, 남자가 여자 꼬실 때 해주지도 못할 거 해준다고 사탕발림을 해대는 것처럼, 정치인도 국민에게 그렇게 하는 게 원래 정석입니다. 윤석열은 정치인 하기에는 사람이 너무 착하고 정직한 편이어서인지 그렇게는 잘 못한 것 같은데, 정치인은 그렇게 하면 이기기 힘듭니다. 앞으로 윤석열이 선거할 일 없을테니 이준석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으면 합니다.

 

 안티페미니즘을 앞세운 선명야당 전략은 태생적으로 적을 결집시키는 리스키한 전략입니다. 그건 윤석열의 돌고래 시절과 역량부족으로 인한 약점을 커버하기 위한, 어쩔 수 없이 택한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원래는 그런 식으로 정치하면 안 됩니다. 정석을 수행해서 이길 수 없는 선거였기 때문에 변칙으로 덤빈 건데, 굉장히 힘든 선거를 이준석과 윤석열의 개인 역량으로 뚫어낸 부분이 꽤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다시 선거 치르지 않아야 합니다.

 

 홍준표가 경선에서 진 시점에서, 윤석열이 이재명에게 이길 확률은 결코 높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경선 직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이 대승하는 걸로 한동안 나왔다는 겁니다. 그건 심각한 독이 되었었지요. 민주당이 막판에 결집할 것 자체는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만, 당시 윤핵관은 그런 걸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2020년 총선을 망쳤듯 대선도 망칠 기세였지요. 돌핀스 시절의 마이너스가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확률낮은 전쟁을 치르지는 않아도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승리는 총알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착검돌격으로 덤볐는데 우리 편에 소드마스터가 있어서 이긴 것과 같은 승리입니다.

 

 안철수의 몽니 이후 사퇴식 단일화는 결과적으로 마이너스였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과 안철수는 화학적인 (캐미 맞는) 결합을 이루어낼 수 없었고, 안철수의 사퇴로 인해 이재명의 잠재적인 지지층은 강하게 결집했습니다. 앞으로 거간꾼들에 대한 심판이 필요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재명 반대파에게 이재명을 극혐하고 경계하게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재명에게 이익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지지층의 결집이 먼저 이루어진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전쟁을 이해하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자들은 윤석열 지지층보다는 이재명의 잠재적인 지지층에 더 많았고, 이재명의 평화 사탕발림에 어느 정도 넘어갔다고 봅니다.

 

 

 

 

6) 이렇게까지 힘든 격전을 벌여야 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오랜 세월 민주당이 만들어온 소위 민주당교에 있습니다. 우파는 너무 오랜 세월동안 민주당교세의 성장을 방치해 왔습니다. 이제 국민의힘은 그 도그마를 파괴하고, 꽃밭으로 이루어진 망상 세계관에서 유권자들을 끄집어내 현실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약쟁이가 약을 빨면 행복하다지만 계속 약을 빨고 있게 두면 안 되잖습니까.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시장 선거의 개요  (34) 2022.03.17
자유주의적 진보우파  (67) 2022.03.12
선거는 축제  (312) 2022.03.07
여명  (75) 2022.03.05
자유와 명예가 걸린 전쟁  (72) 2022.03.02

선거는 축제

정치 2022. 3. 7. 18:0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V61cXXQiEXE

 

 

 

 

 

 

2) 명백한 부실ㆍ부정선거, 생태탕을 연상시키는 어거지 녹취록, 눈치도 안 보는 해킹,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X메웜의 일원에 작정하고 영업.

 

 이것이 발악이고 추한 몸부림입니다. 거대한 악이 죽기 전에 그 추악하고 피둥피둥한 군체를 비틀어대며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장면을 즐겨야 합니다. 이 몸부림은 그들의 고통이며, 목이 찢어져라 부르짖는 선동은 절규이자 비명입니다.

 

 선거는 축제입니다.

 

 

 

 

2) 이런 선거에서 이겨야 할 쪽이 지면?

 

 민주정에서 선거는 굳이 피흘려 안 싸우고 권력을 얻기 위해 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룰을 지켜야지요. 선은 한참 넘었고. 아직 평화로운 건 투표일이 남아서고.

 

 개표 다 해봤는데 선거 결과가 말도 안 된다? 그럴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다들 잘 알잖아요? 2004년의 우크라이나가 남의 일이 아니지요.

 

 두려워하지 말고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자고요. 이기면 무난하게 순리대로 가는 거고, 지면 혁명 가는 거지요.

 

 

 

 

 

 

2) 우리는 이 역사의 단면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기록하고, 후대와 주변에 전달해야 합니다. 민주정은 거저 지켜지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장기간 가스라이팅을 당한 국민들이 여러 모로 문제가 많고 의심스러운 친북친중 운동권 정당에 표를 지나치게 몰아준 게 결정적인 의미입니다. 만일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우리나라의 국운이 다한다면, 왜 망했는지라도 올바르게 기록하여 후대에 물려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건 잘못에서 배우는 겁니다.

 

 일단은 역사적 순간에 함께합시다. 영광은 대가 없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2) 도덕적 올바름과 논리적 올바름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집단이 올바른 결론을 도출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올바르게 움직일 수 있느냐. 이것이 성공한 집단과 실패한 집단을 만들기 마련인데요. 집권당과 지도자들이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선거를 치르면 잘 보이게 됩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을 관측해보면, 집권할 때 어떻게 할지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이익을 보는 사회가 좋은 사회입니다. 윤리적 기준을 결정할 수 있는 권력자가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일 때, 그리고 그런 권력자를 용인하는 민중이 있을 때 그 국가와 사회는 망가집니다.

 

 허물어져가는 나라에 결정타를 먹여 붕괴시키느냐, 아니면 재건하느냐가 달린 선거입니다. 9일이 결전의 날입니다.

 

 

 

 

 

2) 이번 선거는 절대로 클린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예상했던 일이고, 이준석 대표 체제와 윤석열 캠프도 이런 선거를 예측했을 걸로 봅니다.

 

 아마 선거가 끝나고 나면 저들은 패배할 경우 선거를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적반하장으로 나올 겁니다. 그리고 국민의힘에서는 황교안과 가세연이 날뛸텐데, 그건 민주당이 원하는 방향이겠지요.

 

 선관위의 부정으로 영향받는 표가 1표도 없을 거라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감시체계를 고려할 때, 선관위가 움직일 수 있는 표는 그리 많은 수가 아닙니다. 2012년에 박근혜와 문재인 사이의 표 격차는 108496표였습니다. 이번 선관위는 496표 정도는 부정하게 움직일 수도 있을까요? 어쩌면 1만 표 정도를 부정하게 갈아치울 수도 있을까요? 어쨌든 부정을 저지른 대가는 그 몇 배로 받게 될 것입니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유주의적 진보우파  (67) 2022.03.12
일출  (103) 2022.03.10
여명  (75) 2022.03.05
자유와 명예가 걸린 전쟁  (72) 2022.03.02
사전투표 이전의 마지막 주말  (92) 2022.02.26

여명

정치 2022. 3. 5. 05:25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JPXSBWQygGU

 

 

 

 

 

 

윤석열 후보도 사전투표를 했습니다

2) 나는 금요일 아침에 투표를 마쳤습니다. 실제 투표일에 투표장에 너무 늦어서 투표를 못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사전투표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면 투표일이 여유롭습니다.

 

 

 

 

 

2) 이번에 윤석열 후보를 찍기 싫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중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준석은 괜찮아보이지만 윤석열은 아니라고요. 윤핵관에 놀아났던 윤석열을 믿을 수 없다고요. 이준석은 팽당할지도 모르고.

 

 그런데 정치는 하루아침에 개선되지 않습니다. 현재 국민의힘은 이준석의 개혁의지가 지지받느냐, 꺾이느냐의 기로에 있습니다.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다면 이준석의 개혁이 이어질 것이지만,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진다면 국민의힘은 다시 나경원 일파가 득세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나경원이 비대위원장이나 당대표가 된다면, 그 주변에는 윤핵관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진다면, 6월에 서울은 민주당의 것으로 넘어갈 것이고, 다시 박원순 때처럼 각종 시민단체에 서울시를 통한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습니다.

 

 

 

 

 

2) 권력자들이 민주정을 파괴한다는 건 명백합니다. 선관위가 공정한지에 대해, 대선 이후 검증할 기회가 올 거라 기대합니다.

 

 민주정을,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합니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통령은 숭배를 받을 대상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게 올바른 민주적인 태도입니다. 대통령을 숭배하는 자들을, XXX씨라고만 해도 발끈하는 자들과, 그렇게 날뛰는 자들을 이용하는 권력자를 민주주의자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2)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우크라이나가 이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가 진 것은 거의 분명합니다. 러시아는 이미 당초의 목적을 달성하는 게 불가해졌습니다. 젤렌스키가 변심하지 않는 이상 러시아는 이길 방법이 없습니다. 젤렌스키를 죽이고 전투에서 승리를 거듭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한다 해도, 우크라이나는 계속 저항할 것이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진정한 의미에서 편입시킬 수 없을 겁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하고 인종청소를 단행한다면, 서방은 러시아를 계속 제재할 것이고 이미 기울어가는 러시아는 거대한 또 하나의 북조선으로 몰락할 겁니다. 현재 러시아가 걷고 있는 길은 독재의 전형적 말로라 할 수 있습니다.

 

 

 

 

 

2) 러시아는 옐친 시절에 자본주의를 잘못 도입하다가 대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도 자본주의를 도입하였으나 망하고 있지요. 이 국가들에서 자본주의가 실패하는 건, 자본주의를 표방했을 뿐 실제로는 시장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주의가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굳이 보면 중상주의에 가까운 게 중국이고, 러시아는 그보다도 못합니다.

 

 러시아의 몰락은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가 겪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정치권력의 부패, 공권력의 부패, 낮은 출산율, 자유의 부재 등에서 기원합니다. 이번 정권 들어 일어난 악화 방향은 러시아가 겪는 문제와 동일합니다. 출산율은 이미 우리나라가 러시아보다 한참 심각한 상태이기도 하지요.

 

 

 

 

 

 

2) 선거권이 있는 대한민국 시민이면 투표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정치에 대한 이해는 각자 많이 다릅니다. 한 가지 문제는 정치에 대해 잘 모르면서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특히 정치 관련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등을 많이 보면 그렇게 착각하기 쉬운데요. 정치 그렇게 이해하기 쉬운 거 아닙니다.

 

 원천적으로 정치 이슈나 정치인에 과몰입해서는 정치를 잘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정치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모든 총체의 단면이자, 세상이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에 큰 영향을 주는 그런 겁니다. 그러니까 정치를 잘 이해하려면 세상 모든 것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물론 전반적인 유권자들이 충분한 예측과 이해를 바탕으로 투표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보통선거 민주정은 그런 식으로 동작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잘못된 투표가 교만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뭐든 잘 알지 못하면서 세상 일에 대해 섣부르게 결론을 내고, 그렇게 도출한 결론에 마음을 의지하여 심적으로 편해지려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우리 모두는 세상 일들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는 게 불가능하며, 그래서 무언가를 잘못 이해하는 건 일상다반사이긴 합니다만 가진 정보에 비해 결론을 쉽게 도출하고, 그것으로 마음이 편해지려 하는 건 잘못입니다.

 

 불편함을 수용할수록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것입니다. 민주적인 것은 합리적인 것입니다. 독재정권이 문제를 저지르는 이유는 합리적 의사결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며, 비합리적 의사결정을 밀어붙이기 위해 상대를 탄압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독재를 지지하는 자들은 대체로 본인의 심적 이익을 철저하게 추구하는 이기주의자들입니다.

 

 

 

 

 

 

 

2) 미국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VOA에 이번 대선에 대한 글이 추가적으로 기재되었습니다. 한번씩 봐주시고, 홍보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3편까지는 지난 글에 링크를 올렸습니다.

 

 

4. 한국 차기 정부에 전하는 미 의원들 기대중국·북한에 맞서고 일본과 관계 개선

 

5. 김성한 국민의힘 선대본부 외교안보정책본부장 인터뷰

 

6. 서방 인권 전문가들 새 대통령, 북한 인권정책 리셋 필요유엔 관여, 북한인권법 이행 시급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출  (103) 2022.03.10
선거는 축제  (312) 2022.03.07
자유와 명예가 걸린 전쟁  (72) 2022.03.02
사전투표 이전의 마지막 주말  (92) 2022.02.26
여명을 기다리며  (59) 2022.02.24

자유와 명예가 걸린 전쟁

정치 2022. 3. 2. 19:0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B7xai5u_tnk

 

 

 

 

 

2) 이번 선거 윤석열 공보물이 좋네요. 세련되고 친절합니다.

 

 대조적으로 이재명 공보물은 안철수 공보물만도 못합니다.

 

 

 

 

 

 

2) 누군가의 우크라이나 발언 때문에 이번 대선은 세계의 냉엄한 평가를 받게 될 겁니다.

 

 풍채 좋은 후보가 당선될 경우 우리는 세계에 별로 이런저런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상한 후보가 출마하는 일이야 어느 나라건 있지요. 그러나 눈이 찢어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우리는 수치스러움을 견디며 세계인들에게 이런저런 해명을 해야 하게 될 겁니다.

 

 

 

 

 

 

2) 미국은 이번 선거를 주시하고 있고, VOA를 통해 간접적 의사표명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보시지요.

 

1.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평가..."무기기술 진전 방치"

2. 한국 차기 정부에 전하는 워싱턴 전문가 제언한국, 포괄적 동맹 역할 담당해야

3.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실용외교위원장 인터뷰

 

 

 

 

 

2) 국민들은 사실 정치를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대체로 선거에서 한 가지는 잘 합니다. 질 만한 쪽을 지게 만드는 것.

 

 사람은 권력을 가지고 권위주의적인 분위기가 되면 말도 안 되는 결정을 합니다. 민주정이냐, 군주정이냐는 여기서 중요한 게 아닙니다. 민주정은 절차적 정통성을, 군주정은 혈통적 정통성을 강조하여 권력자가 권위주의적으로 굴지 않아도 권력을 보장받게끔 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우리는 권위주의적으로 구는 권력자를 독재자나 폭군이라고 부릅니다.

 

 민주정이 군주정보다 나은 면 중 하나는, 민중은 권위주의적으로 타락하여 이상한 모습을 보이는 집단을 선거에서 심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겁니다. 선거는 2년에 한 번씩은 하기 때문에, 역사적 관점에서는 권력집단이 타락하여 무능해졌을 때 꽤 빠른 속도로 심판할 수 있게 됩니다.

 

 20203월에 우리는 황교안과 함께 선거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낙연 체제를 응원하던 분들도 계셨겠지요. 그때는 황교안이 질 만한 쪽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이낙연을 지지하던 사람들과 황교안을 응원하던 사람들이 손을 잡고 있네요.

 

 

 

 

 

 

2) 대통령이 지지율만 높이는 건 왕정에서 왕이 왕권강화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왕권만 강화하는 왕이 좋은 왕은 아니듯, 지지율만 높이는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것은 합리적 의사판단을 할 수 있느냐입니다. 리더가 탁월한 의사결정을 한다는 신뢰가 있다면, 리더는 불필요하게 권위주의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권위주의는 리더가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없을 때 강화됩니다. 뛰어난 지도자는 명분을 중시하고, 탁월함을 보여주며, 국가와 사회 조직에 충성심이 있는 자들의 고언을 수용하지만, 독재자나 폭군은 정 반대로 행동합니다.

 

 그렇기에 절차적 정당성과 명분을 가볍게 여기는 자들에게는 미래가 없는 것입니다. 윤핵관들이 윤석열을 돌고래로 만들었을 때, 윤석열의 정당성과 명분은 크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윤석열이 윤핵관을 멀리하고 이준석과 한 차()를 탄 날, 윤석열은 이준석의 능력뿐만이 아니라 이준석이 가졌던 정당성과 명분도 함께 얻어 그것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대장동에 떨어진 살찐 남자(Fat Man)’와 같았던 여성가족부 폐지는 이준석이라는 담보가 있었기에 유권자들이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2) 우크라이나전으로 인해 바이든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습니다. 그가 이제야 조금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게 되어 다행입니다.

 

러시아는 뱅크런이 현재진행중입니다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만, 미국에는 시장을 안정화시킬 다양한 수단이 있습니다. 독재자 푸틴은 오판으로 러시아를 불명예와 고난의 늪에 빠뜨렸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전장이 되었으나, 명예와 영광만큼은 챙기고 있지요.

 

 전쟁은 우크라이나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이번 대선도 총성 없는 전쟁입니다. 어떤 후보는 존재 자체가 불명예고, 어떤 후보는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수치를 적출해야합니다. 다행히도 아직은 그 시술에 메스도 성스러운 창(javelin)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합니다.

 

 

 

 

 

 

 

2) 최근 일본에서 쇼군 아베와 총리대신 기시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아베가 미국이 일본에 나토식 핵공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인데, 그에 기시다가 발끈하고 반대하며 나선 것입니다.

 

 이 와중에 스가는 자체적인 파벌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기시다는 지지율이 높지 않아 기시다 정권이 오래 가지 않을 확률도 높아보입니다. 스가가 다시 총리 자리를 노린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나는 결국 코로나가 끝나면 쇼군이 본래의 자리를 되찾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쇼군이 미국의 방해를 뚫고 다시 자리를 찾기는 어려울 수 있으므로, 쇼군이 본래의 자리를 되찾는다면 그건 미국이 기시다보다 아베의 의견을 우선시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야겠지요.

 

 나는 명예를 아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아베와 술 한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원래 지한파였던 아베와 괜히 불편하게 지낼 필요가 없었지요. 야스쿠니야, 도조 히데키나 나가노 오사미처럼 조선독립을 위해 애쓴 양반들도 있는 곳이니까 참배를 하는 걸 내가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내가 일본 식물이라면 반대를 하겠지만, 나는 일본 식물이 아니지요.

 

 한편으로 나는 많은 경우에 일본제국이 어떻게 망했는지를 참조합니다. 그리고 나는 현재의 여당을 일본제국의 정신적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제국은 한 때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광활한 정복지를 보유했던, 권역이 엄청나게 넓었던 열강이었습니다. 그건 글로리 K-180에 비유할 수 있겠지요. 일본제국의 육군과 해군이 대립한 건 현재 여당의 분열에 비유할 수 있겠네요.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거는 축제  (312) 2022.03.07
여명  (75) 2022.03.05
사전투표 이전의 마지막 주말  (92) 2022.02.26
여명을 기다리며  (59) 2022.02.24
열렬(裂悅) 대선  (47) 2022.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