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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Holiday

정치 2021. 12. 24. 13:2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6pVWqWVrK-o

 

 

 

 

 

1) 동지도 지나고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Happy Holiday~!

 

 

 

 

 

2) 신계

 

 

 

 

 

 

3) 표적항암제가 우리나라의 운명을 바꾼 모양입니다.

 

 김한길은 폐암 4기였습니다. 거의 죽어가고 있었지요. 그런데 표적항암제가 잘 들어서 살았습니다. 참고로 표적항암제는 엄청나게 비싸고 건보 보장 안되니까 표적항암 관련, 또는 그 이후 세대 암치료 관련 사보험 드세요. 표적항암 사보험 없는데 암걸리면 1세대 항암제 먹다 약이 독해서 죽거나 몸이 망가집니다.

 

 윤석열은 김한길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지금은 김한길이 윤석열 캠프의 최고 실세로 보입니다. 죽음에서 돌아온 남자, 김한길이 결국 민자당계를 접수하기 직전같기도 합니다.

 

 

 

 

4) 문재인 주석께서 박근혜 카드를 드디어 꺼내들었습니다. 이낙연의 발언이 나온 시점에서 박근혜 사면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생각해야합니다. 이명박이 사면 안 된 건 역시나 문주석께서 이명박만큼은 원수라고 여기기 때문일 거고요. 사실 문주석은 박근혜한테는 악감정 없겠지요. 미안하다. 고맙다. 이게 문주석께서 박근혜에 가진 감정이 아닐까요.

 

 그리고 박근혜 사면은 언제든 윤석열을 흔들 수 있는 카드였습니다. 여러 번 말하지만 윤석열이 후보가 된 순간 대선판은 답이 없는 판이 된 겁니다. 머리가 돌아가는 국민의힘 지지층이라면 적어도 9월부터는 윤석열을 지지하면 안 됐습니다.

 

 

 

 

 

5) 이상하게 양당 후보 모두의 뒤에 정동영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정동영이 발이 넓은 건지.

 

 

 

 

 

6)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동의여부를 떠나 바꿔서 말하면 이건 죄인은 용서할지언정 죄는 미워하라.’는 말이 됩니다. 내 생각에 이 시대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사람과 죄를 분리해서 보려는 시도가 없다는 겁니다. 죄가 미우면 죄를 저지른 사람도 미워하는 건 그럴 수 있습니다. 위의 격언은 죄인을 너무 미워하지 말고, 뉘우치고 개선될 기회를 주라는 말이겠지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사람을 보호하고자 죄를 부정하는 겁니다. 설령 사람은 용서할지언정 죄는 죕니다. 죄가 죄가 되지 않는 사회는 도덕과 윤리와 법이 망가진 사회입니다. 죄인은 용서하고 눈감아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죄악 그 자체는 미워해 마땅합니다.

 

 

 

 

 

7) 이재명은 전과 4범입니다. 이재명은 그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재명은 본인의 드러난 죄악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꺼내면 변명도 하고 머쓱해도 하고, 별로 믿음은 안 가지만 다시 안 그러겠다고도 하고. . 전형적인 나쁜 사람이지요. 그러나 더 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용서할 수도 있습니다. 과연 전과 4범으로 끝인지 믿음은 안 가지만.

 

 윤석열은 전과가 없습니다. 그러나 윤석열은 포괄적 뇌물죄라거나, 묵시적 청탁이라거나, 경제 공동체라거나. 그런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하여 유죄를 창조해낸 법치주의의 대죄인인 동시에, 본인의 처와 장모와 기타 등등에게는 이중잣대를 들이댄 포괄적이고 공동체적인 죄인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는 죄를 뉘우치지 않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대깨윤들은 이 사실에 대해 눈을 감고, 그가 죄인이 아니라고 우깁니다.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고 심판받지 않은 죄인은 용서할 수 없는 대상입니다. 윤석열은 전형성을 벗어난, 희소하며 위험한 유형의 나쁜 사람입니다.

 

 

 

 

 

8) 윤석열 정부를 상상해 봅니다.

 

대통령 윤석열
국모 김건희
민정수석 권성동
비서실장 장제원
여당대표 김한길
국무총리 심상정
법무부장관 이수정
경제부총리/기재부장관 이혜훈
여성부장관 신지예
보건복지부장관 신의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손인춘
서울시장 안철수

 

 

 

 

 

9) 동지가 지나면 새해가 뜨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미 천문학적인 새해입니다. 우리는 세 번 새해를 맞이합니다. 천문학적인 새해. 그레고리력 새해. 시헌력(음력) 새해.

 

 새해에는 대깨윤들의 좌절과 눈물로 축제를 벌이게 되길 바랍니다. 행복한 그레고리력 연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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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디엠

정치 2021. 12. 20. 13:34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lkoq2SdDm3k

 

 

 

 

1) 신지예 영입이 핫한데,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신지예는 이수정만큼 윤석열에 가깝지도 않고, 신의진만큼 대형사고친 경력도 없습니다. 내용이야. 사실 신지예는 래디컬 중에는 그나마 순한맛이긴 하고요. 마치 아바네로(하바네로)와 트리니다드 스코피언, 캐롤라이나 리퍼를 비교하면 그나마 아바네로가 순한맛이듯.

 

 어차피 원래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신지예가 영입되더라도 완전 이상하지는 않았단 말이지요. 다만 신지예가 가진 상징적인 지위가 있다보니 그런 인물이 윤석열 캠프에 편입될 수 있다는 상상을 못해봤을 뿐.

 

 일단 나한테는 참으로 재미있는 뉴스입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요?

 

 윤석열은 또 하나의 기적입니다.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을 합니다. 마치 문재인 주석님처럼.

 

 

 

 

 

 

2) 요새 김건희로도 많이 시끄러운데요. 본부장 (윤석열 본인, 부인 김건희, 장모 최은순) 리스크는 원래 매머드급도 아니고 아르겐티노사우루스급은 되는 크기로 있었습니다. 그걸 무시하고 윤석열을 어거지로 후보 자리에 올린 사람들이 많이 비정상인거고요. 그렇게 기어코 밀어올려놨으면, 그리고 최은순 구속되는 거 봤으면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준비를 좀 했었어야 하는데. 지금 보면 이것도 상상초월입니다. 나는 지난 여름부터 윤석열을 문재인이 보낸 트로이목마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었고, 그 의심을 거둔 적이 없는데 요며칠 들어 그 의심이 더 짙어지고 있어요. 완전 일부러 지려고 하는 수준이라.

 

 

 

 

 

 

3) 어차피 홍준표가 경선에서 진 시점에서 망한 겁니다. 그 이후엔 뭐가 크게 본질적으로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나에게 변한거라면 이준석을 미리 위험에서 떨어뜨려놓는게 좋다고 생각했었다가, 울산회동 이후 그래도 이준석 뜻대로 해보게 도와주고 싶어진 것 정도일까요. 이미 망한 정치판, 지지하는 이준석이라도 잘해보라고 기원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아. 그리고 이재명도 못해도 너무 못해서 나름대로 어이가 없습니다.

 

 

 

 

 

 

4) 그러니까 우리나라 정치는 일단 망했고요. 답이 없고요. 미국 정치 보자면 저쪽도 제정신이 아니에요. 만약 2024년에 트럼프가 되면 진짜로 꿈도 희망도 없고요. 중공은 환호성을 지를 겁니다. 중공이 미국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경우의 수는 2024년 트럼프 재선이고요. 우리나라가 진짜로 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쪽 알트라이트나 태평양 건너 알트라이트나 상상을 초월하게 멍청한 걸 넘어 세상을 말아먹을 만큼 제정신이 아닙니다.

 

 

 

 

 

 

5) 오늘 아침 출근길에 휠체어 탄 장애인들이 시위한답시고 고의적으로 휠체어 바퀴를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끼우는 등 5호선 출발지연을 시켜 다수의 직장인들이 지각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이미 배려해주고 있는데 더 배려해달라고 민폐를 끼치면 줬던 걸 빼앗는 게 맞겠지요. 사람들은 거저 주어지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돼지에게 진주를 던지지 말라는 격언이 있지요. 바보들한테는 줬던 걸 빼앗아야 고마운 걸 알게 됩니다.

 

 가뜩이나 무쓸모 저상버스가 많은 현실을 나는 매우 부정적으로 봅니다. 아주 이 기회에 저상버스를 완전히 퇴출시키면 좋겠습니다. 저상버스 문제 많습니다.

 

 참고로 오늘 사고친 장애인들은 모든 버스를 저상버스로 바꾸라는 요구를 합니다. 사람들이 장애인들이 아무리 막무가내로 나가도 말랑하게 보고, 그저 불쌍하게 여기니까 점점 더 막나가고 있습니다.

 

 피해본 사람들이 저 장애인 단체에 대한 피해보상 집단소송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6) 이번 장애인 시위에서 장애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런 사람들의 특징이 좌파라는 거고, 좌파의 특징은 질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인내하고 질서를 만드는 사람보다 떼쓰는 사람들이 권리를 챙겨가는 게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국민국가로의 자유민주정이 성공하려면 떼쓰는 사람들에게 특권을 주지 말고, 공적 자원이 정의롭고 평등하게 분배되도록 해야합니다. 그러나 좌파들은 떼쓰기 경진대회를 용인합니다.

 

 이 시대에 떼쓰기로 최고로 성공한 집단이라면 페미가 있겠네요. 더 나아가 좌파 시민단체들이 다 그렇고요.

 

 윤석열 캠프는 좌파식 떼쓰기를 포용하겠다고 오늘 천명하였습니다. 이 와중에 극우 백신 음모론자들이 준동하고 있으니, 참으로 자유우파의 앞날에 뚫린 길 따위 없고 그저 험난하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래디컬 페미가 여성들에게 이익이 될 수 없듯, 과격한 장애인 단체 또한 장애인들에게 이익이 될 수 없습니다. 민중당 NL 손잡은 과격단체로 인해 괜히 이미지 나빠진, 평범한 장애인들은 참으로 유감입니다.

 

 

 

 

 

7) 그래도 어쨌든 아직은 안 망했고 살만하니까 오늘을 즐기세요. 앞으로는 망할지도 모르는데, 망하고 나면 지금처럼 좋은 시기가 언제 다시 올 지 모르거든요.

 

 사회의 모든 게 붕괴해가고 있으니까, 이 상황이 반전되기 전에는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는 대략 정해져 있다고 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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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 - 2021년 12월

게시판 & 방명록 2021. 12. 17. 10:44 Posted by 해양장미

 2021년 12월 방명록입니다.

 

 앞으로 방명록은 본 게시판 댓글로 작성해주시기 바랍니다.

 

 방명록 검색과 열람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서 이런 방식으로의 변화를 시도합니다.

 

 달리는 글수를 보고 월마다, 또는 분기마다 갱신하겠습니다.

 

 카테고리 이름은 기존 방명록과 구분하기 위해 일단 '새 방명록'으로 해두겠습니다.

 

 더 좋은 이름이 생각나면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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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3

식이 2021. 12. 16. 04:03 Posted by 해양장미

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1

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2

 

 

 

 

 

1) 우리가 먹는 신 맛의 종류는 대략 다음과 같은 산입니다. 사과산(=말릭산=말산), 구연산(=시트르산), 유산(=젖산=락틱산), 초산(=아세트산). 이 산은 서로 다른 풍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해해두면 좋습니다.

 

 사과산은 새콤한 사과나 딸기, 복숭아, 자두, 포도 등에 들어있습니다. 대다수 과일의 새콤함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커피 생두에도 좀 들어가 있지요. 사과산의 맛은 나의 경험으로는 홍옥이나 황옥 사과를 먹을 때나 상파뉴를 마실 때 두드러집니다. 신 걸 못 먹는 사람은 홍옥 같은 사과는 먹기 힘들어하지요. 사과산은 신 맛이 강합니다. 그렇지만 나는 사과산 맛을 좋아합니다.

 

 구연산은 시트르(Citric)산입니다. 시트러스에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레몬, 라임, 영귤, 청귤. 그리고 사과산을 가지고 있는 과일들은 구연산도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커피 생두에도 있고요. 커피 원두를 볶을 때 미디엄 정도에서는 사과산과 구연산에서 비롯된 풍미가 두드러지곤 합니다. 하이까지도 어느 정도 그렇고요. 그런데 시티부터는 확 줄어들고, 볶은 향기가 강해지지요.

 

 우리가 먹는 유산은 대략 유산균에 의해 생깁니다. 요거트, 잘 익은 김치, 레드 와인의 산미는 유산에서 비롯됩니다. 본래 포도에 들어있는 신 맛은 사과산이나 주석산이 주성분인데요. 레드 와인을 양조할 때는 말로락틱 발효를 통해 사과산을 유산으로 바꿔줍니다. 화이트 와인 중 샤르도네 품종은 말로락틱 발효를 하기도 합니다. 다른 신맛보다는 부드러운 산미입니다. 그런데 이 유산은 우리 구강 내에서도 뮤턴스균에 의해 생기는데, 그 때는 치아우식의 원인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아세트산은 식초의 신 맛입니다. 자극적인 향과 강한 신맛이 있지요. 화학적으로 만든 순도 높은 아세트산은 어는점이 낮아서 빙초산이라 부릅니다. 빙초산은 희석해서 먹어야 하고요. 식초는 보통 초산균에 의해 생깁니다. 김치가 시면 산도가 높아져 유산균이 죽고 초산균이 번식한 거고요. 술도 시어버리면 식초가 됩니다.

 

 요리할 때 식초 대신 레몬즙이나 라임즙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식초도 종류가 많고요. 요리에 따라 잘 골라서 써야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2) 흔히 광어(넙치)는 큰 광어가 맛있다는 게 상식입니다. 그런데 나는 이 상식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습니다. 큰 광어가 확률적으로 맛있긴 한데 장점만 있는 건 아니기도 하고, 꼭 큰 광어가 작은 광어보다 맛있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광어 맛은 계절차가 가장 큽니다. 광어는 동절기에 맛있고, 하절기에는 맛이 떨어집니다. 가을이 되면 맛이 좋아지다가 봄이 오면 맛이 떨어지지요. 그리고 개체차도 큰 편이라 그냥 맛있는 광어가 맛있습니다. 맛있는 광어가 걸리는 건 운입니다. 개체차는 다른 모든 조건보다 우선합니다. 다만 여름에 최고의 광어를 먹는 건 아무리 맛있는 개체가 걸려도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큰 대광어의 경우 확률적으로 작은 광어보다 맛은 맛있습니다. 그런데 대광어 특유의 단점도 있습니다. 일단 광어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회로 먹는데, 광어 살은 조금 질긴 편입니다. 그 저작감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지만, 나는 저작감은 돌돔(줄돔)이나 조피볼락(우럭)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요. 광어의 경우 작은 광어는 괜찮은데, 큰 광어는 좀 진짜로 질겨집니다. 그렇다고 먹기 힘들 정도는 아닌데, 씹을 때 유쾌함이 살짝 떨어지는 정도고, 나보다 치아나 잇몸이 안 좋은 분들은 더 먹기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차돌박이와 우삼겹은 비슷한 부위로 취급되며, 실제 같은 양지 부위이긴 합니다. 그런데 굳이 보자면 차돌박이와 우삼겹은 좀 다릅니다.

 

 일단 우삼겹이라 부르는 부위는 업진살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등급이 높으면 업진살이라 부르고, 등급이 낮은 건 우삼겹이라 부르면서 정형을 좀 다르게 하는 걸로 보이는데요. 업진살은 한우 같은 경우 등급이 높아지면 근내지방이 많아져서 마블링이 많이 낍니다. 이 경우에는 근육 바깥의 지방을 줄이고, 근육 위주로 정형을 해서 채식주의자도 좋아하는 살살 녹는 업진살로 팔고요. 등급이 낮은 업진살은 근육 바깥쪽 지방을 좀 더 붙여서 정형해 우삼겹으로 파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사진은 돼지삼겹입니다.

 소고기의 지방 부위는 크게 피하지방, 근간지방, 근내지방이 있습니다. 근간지방은 근육과 근육 사이의 지방이고, 근내지방은 근육 안쪽의 지방입니다. 하나의 근육 바깥에는 근막이 있고, 근막 바깥쪽에는 근간지방이 있고, 근간지방을 넘어 다른 근육이 있는 게 쇠고기의 구조입니다. 다른 동물도 다리가 있는 동물이라면 대체로 이런 구조일 것입니다만, 소는 체격도 크고 근내지방도 생기게끔 비육하기 때문에 이 특성이 두드러집니다.

 

 그런데 근막은 질깁니다. 그리고 근간지방은 단단하고 잘 녹지 않습니다. 대조적으로 근내지방은 부드럽고 잘 녹습니다. 그래서 큰 근육 덩어리에 근내지방 마블링이 잘 형성된 고기는 부드러운데, 작은 근육끼리 붙어있으면서 근간지방이 발달한 고기는 질기고 단단합니다. 이런 차이는 소등심에서 두드러지는데, 얼핏 보기에는 윗등심이 훨씬 마블링이 발달해 있지만 실제로 부드러운 건 마블링이 적은 아랫등심이지요. 윗등심은 작은 근육이 여럿 붙은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차돌박이는 쉽게 이야기하면 근간지방에 해당합니다. 근간지방을 포함하여 주변에 살이 붙게 정형합니다. 근간지방이기 때문에 단단한 지방이라, 얇게 정형해서 먹어야 합니다. 두꺼우면 단단하고 질겨서 먹기가 힘들어지는 부위입니다. 대조적으로 업진살은 등급이 높으면 근육 바깥의 지방을 떼어내고 근내지방 위주로, 좀 더 두껍게 정형해서 먹지요.

 

 

 

 

 

4) 소 등심을 세 부위로 나누면 윗등심, 꽃등심, 아랫등심입니다. 소 머리쪽부터 두 부위로 나누면 윗등심과 아랫등심이고요. 윗등심과 아랫등심은 같이 등심으로 부르기는 하지만 다른 부위라 생각해도 됩니다. 꽃등심은 윗등심 중 아래쪽, 아랫등심 중 위쪽이라 할 수 있고요.

 

 윗등심은 목심과 가깝고 다양한 근육으로 되어있고, 마블링이 많고, 살치살과 떡심이 붙어있습니다. 떡심은 떼어놓는 경우도 있고요. 아랫등심은 상대적으로 마블링이 적고, 새우살과 알등심으로만 되어있습니다. 아랫등심에서 꼬리쪽으로 더 내려가면 채끝이 됩니다. 채끝 아래에 있는 몸 안쪽 살은 안심이고요.

 

 영어로는 윗등심은 척아이롤이고, 꽃등심과 아랫등심은 립아이입니다. 흔히 등심으로 알려진 서로인은 채끝이고요. 립아이는 실제로 소갈비의 윗부분이기도 합니다. 립아이에 갈비뼈까지 붙여서 정형한 걸 토마호크라고 하지요. 뼈가 있다는 점에서 종종 포터하우스/티본/엘본과 혼동되곤 합니다만, 토마호크는 등심 + 갈비 + 갈비뼈, 포터하우스/티본/엘본은 채끝 + 안심 + 등뼈입니다. 엘본과 티본의 차이는 엘본이 티본보다 안심이 작게 붙은 부위고요. 포터하우스는 티본보다 안심이 큽니다.

 

 소 등심은 화려한 마블링으로 눈길을 끄는데, 그렇게 진한 기름 풍미나 육향을 가진 부위는 아닙니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소고기를 많이 안 드신 분들은, 비싼 등심을 먹어보고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스테이크로 주로 먹는 등심, 안심, 채끝은 비교적 담백하고 살덩이가 크고 부드러운 부위입니다. 강렬한 쇠기름 풍미에 진한 육향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른 부위를 드시는 게 좋고요. 소를 많이 먹다 보면 등심이 맛있습니다.

 

 

 

 

 

5) 소갈비 중 꽃갈비는 가장 비싸며 생으로 구워먹기 적합합니다. 화려한 마블링, 강렬한 지방 풍미와 강한 육향, 진한 맛을 가지고 있지요. 매우 좋아하는 부위입니다. 단점은 원체 생긴 게 맛있게 생겨서, 생긴 것만으로는 품질을 알아보기 어렵다는 점이 있겠네요. 앞에서부터 6~8번 갈비뼈입니다.

 

 본갈비는 생으로 구워먹어도 손색은 없는 부위인데, 양념갈비구이를 해 먹기 가장 적합한 부위입니다. 1~5번 갈비뼈입니다. 가격은 꽃갈비와 참갈비의 중간.

 

 마지막으로 참갈비는 저렴한 갈비 부위로, 찜이나 탕을 주로 해먹습니다. 꽃갈비나 본갈비에 비해 살도 적고 마블링도 적은 편입니다. 그런데 찌거나 탕을 하면, 기름이 너무 많은 건 별로 좋지 않지요. 그래도 참갈비도 LA갈비로는 유통됩니다. 저렴하니까 부담 적게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한우 갈비를 구매할 땐 소매업자들이 이 이름을 그대로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업적인 이름을 복잡하게 붙여두곤 하니까 잘 보고 사야합니다.

 

 

 

 

 

6) 요리를 할 때 생각해야 할 것중 하나로, 고체로 된 음식물 내부에는 열이 잘 전도되지 않는다는 걸 꼽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겉은 타고 속은 안 익기 쉽다는 건데요. 그래서 실제로 요리를 할 때는 순수하게 굽는 요리를 제외하면 대체로 대류열을 이용하게 됩니다. 유체로는 물, 기름, 공기를 쓰지요.

 

 가정 요리를 할 때 기름을 아끼는 사람이 많은데, 어떤 요리는 기름을 아끼면 제대로 요리가 되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볶음밥이나 부각 같은 요리입니다.

 

 볶음밥은 크게 나누면 수분이 많은 볶음밥과 유분이 많은 볶음밥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 다 부족한 상태로 밥을 볶으면 수분이 그냥 날아가서 딱딱하게 굳어버립니다. 그러니까 Fried Rice를 만들려면 밥을 어느 정도 충분한 기름에 튀겨준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고온의 대류열을 전달할 수 있어 밥 안에 있는 수분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쌀이 부드럽게 익습니다. 미미하게 뻥튀기스럽게 익어야 잘 볶은 밥도 딱딱하지 않단 말이지요. 아니면 대부분의 한국식 볶음밥처럼 쌀의 수분을 날리지 않은 상태로 볶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수분이 날아가지 않으면 밥이 딱딱해지지 않지요.

 

 

 

 

 

7) 흔히 녹차를 불()발효차, 홍차는 발효차, 우롱차는 반발효차 같은 식으로 이야기합니다만. 엄밀한 의미로 발효를 하는 차는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를 하는 흑차 계열이나 보이차 중 숙차뿐입니다. 홍차나 우롱차는 찻잎에 있는 산화효소를 이용해 제조한 차입니다. 산화효소가 촉매가 되어 찻잎에 있는 폴리페놀을 산화시키지요. 폴리페놀이 산화됨에 따라 차탕의 색은 녹색에서 홍색을 지나 흑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생찻잎의 산화효소는 찻잎이 물리적으로 파괴되면 활성화되는데, 열이 가해지면 파괴되고, 건조해져도 불활성화됩니다. 그래서 갓 완성된 차의 산화 정도는 찻잎에 얼마나 물리적인 대미지가 가해졌는가, 열을 가했다면(살청=殺靑) 언제 가했는가, 건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가, 건조 이후 민황(悶黄/闷黄)같은 작업을 했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녹차는 흔히 불발효차라 하지만 엄밀하게 보면 적잖은 경우 틀린 표현입니다. 상기하였듯 발효라는 표현도 틀렸지만 산화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차도 아닙니다. 실제 녹차를 수확하면 수확과정에서 무조건 물리적인 대미지가 생기기 때문에 느리게나마 산화가 시작되고요. 실제로는 녹차를 제조할 때 열을 가해 효소를 죽이기 전에 잎을 시들리는 위조, 녹차의 경우 약하게 위조하기 때문에 탄방이라 구분해 부르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생찻잎을 그냥 채엽해 말리면 채엽해서 담고 운반하고 너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대미지가 생기고, 건조되면 또 건조되는 과정에서 대미지가 생겨서 느린 속도로 산화가 일어납니다. 그렇게 생찻잎을 그냥 말려서 만들면 백차가 됩니다. 녹차는 조금 위조하다가 열을 가해서 산화를 막는 방식이고요.

 

 물론 탄방/위조는 녹차의 제다법으로 필수가 아닙니다. 일본 녹차는 탄방/위조를 하는 비율이 낮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나 중국에서는 더 향긋한 녹차를 만들기 위해 많이들 합니다.

 

 

 

 

 

8) 요새 파키스탄산 식용 핑크솔트가 많이 유통되고 있는데요. 보기에 좋으니까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엄밀히 보면 핑크색은 이물질입니다. 아마 붉은 산화철이 주성분인 흙이 섞여서 핑크색을 띠는 걸로 보입니다.

 

 사람은 어차피 적혈구에 산화철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가임기 여성은 월경으로 혈액을 잃기도 해서 철을 좀 먹어도 괜찮습니다. 모자라면 문제가 되지요. 너무 먹어도 문제가 되긴 합니다만, 먹어서 철분과잉이 되는 경우는 철분 영양제를 과도하게 먹지 않는 이상 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핑크솔트가 흰 암염보다 더 맛있을 거라거나, 먹어서 몸에 좋다거나 그런 기대는 안 하시는 쪽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어디서나 내륙 지역은 옛날부터 암염을 먹어왔는데, 전통적으로는 불순물 없는 흰 소금을 고급품으로 쳐왔습니다. 예외적으로 핑크솔트는 색이 예쁘니까 고급품으로 팔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주얼이 괜찮으니까 식용 말고도 핑크솔트 플레이트 같은 것도 팝니다.

 

 

 

 

 

 

9) 떡국용의 썰린 가래떡을 사먹다 보면 어떤 떡은 딱딱하고 질기고, 어떤 떡은 부드럽게 녹아버리는데요. 이 차이는 주로 함수율에 의한 것입니다. 딱딱하고 질긴 떡은 수분이 적은 떡이고, 너무 퍼지는 떡은 수분이 많은 떡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딱딱한 떡은 불리거나 익히는 시간이 더 길어야 조금 부드러워집니다.

 

 이러한 수분 차이는 처음 떡을 반죽할 때의 가수율과, 가래떡을 뽑은 후의 건조도 차이로 생길 것입니다. 가래떡은 뽑은 후 건조시키지 않으면 슬라이스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말려서 써는데, 어느 정도 말리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집니다. 냉동고가 없던 옛날에는 완전히 건조시켜서 보존성을 확보했었지만, 현대에는 보통 적당히 말린 후 냉동보관하고 있지요.

 

 

 

 

 

10) 쇠고기를 익힐 때 온도에 따라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은 쇠고기를 구워 먹을 때 신경써야 할 일이고, 쇠고기 부위 중 적잖은 부위가 구워 먹거나 스테이크로 먹는 데 적합하지 않습니다. 구워 먹기엔 너무 질긴 부위가 많거든요. 근막이 많은 부위도 있고요. 1등급 이상의 한우 수준으로 근내지방이 많이 나오게 비육하면 좀 더 구워먹을 수 있는 부위가 많아지긴 합니다만. 대신 한우는 스테이크를 하기에는 기름이 너무 많고 근육 크기가 작아 부적합한 편입니다.

 

 일단 근육을 구성하는 액틴은 66도 이상에서 변성되어 질겨집니다. 그게 웰던이지요. 그런데 웰던으로 익어서 질겨진 이후에도 계속 물이나 수분이 많은 소스에 넣어 끓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점차 수용성 단백질 성분을 잃으면서 근섬유가 풀어져서 연해지다가 나중에는 잘게 부서져 버리지요.

 

 고깃국, , 스튜 등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물을 쓰지 않으면 이 정도로 익히는 건 어렵습니다. 그냥 가열하면 쇠고기가 수분을 다 잃고 나면 타버리거나 말라비틀어지니까요.

 

 쇠고기 찜이나 스튜는 숙성해가면서 시간을 두고 만들면 매우 맛있어집니다. 대중적으로는 쇠고기를 넣어 끓이고 숙성해가면서 먹는 카레가 있겠네요.

 

 

 

 

11) 미국산 쇠고기와 호주산 쇠고기는 매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호주산 쇠고기의 경우 와규로 수입되는 건 미국산 프라임급에 견줄 만큼 마블링이 많지만, 실제 특성은 전혀 다릅니다. 맛있는 쇠고기 요리를 만들고 싶으면 서로의 특성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호주산 쇠고기는 미국산 쇠고기에 비해 반추동물 특유의 풍미가 강합니다. 다른 고기와 비교하면, 쇠고기와 육질이 비슷한 고기 중 말고기는 냄새가 거의 없고, 양고기는 소고기보다 냄새가 강한데요. 국내산 쇠고기는 말고기처럼 냄새가 별로 없는 편인데, 대조적으로 호주산은 양고기처럼 냄새가 있는 편이고, 미국산은 그 중간쯤 됩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주로 뭘 먹이느냐에 의해 결정되는데요. 호주산 쇠고기는 상대적으로 생풀을 많이 먹습니다. 쇠고기는 생풀을 먹을수록 냄새가 강하고 풍미가 진해집니다. 그리고 쇠고기에 근내지방을 만들려면 영양가 있는 곡물 등을 먹이고 베타카로틴을 덜 먹게 해야하는데요. 호주에서는 소의 성장기에는 방목을 하고, 비육을 할 때는 울타리를 치고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생풀과 함께 보리나 밀을 주로 먹게 합니다. 대조적으로 미국에서는 비육을 할 때 옥수수, 콩 사료를 주로 먹게 되고요.

 

 그러니까 한우고기와 미국산 쇠고기, 호주산 쇠고기를 비교하면 내 생각에는 현재 대략 다음과 같은 특성입니다.

 

 호주산 쇠고기는 긍정적인 풍미와 부정적인 풍미가 모두 강한 편이고, 질긴 정도도 가장 질깁니다. 허브, 과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레시피에 어울립니다. 소금과 후추만 쓰는 심플한 스테이크에는 보통 미국산이 낫습니다. 카레처럼 향료가 많이 들어가는 요리에 쓰면 맛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레시피가 복잡해질수록 결과물이 좋은 편입니다. 살의 자체는 셋 중 제일 맛있습니다. 주관적으로 1:1:1 비교평가할 때는 호주산이 제일 맛있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많은 경우 부정적인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뿐. 풍미가 좀 있고 야생적인 맛을 좋아할 때는 우선적으로 선택할만합니다.

 

 한우는 부정적인 풍미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고, 동시에 살의 긍정적인 맛도 약합니다. 가장 연하고 기름이 많습니다. 근 몇년 사이 한우는 좀 심각할 정도로 저며굽는요리에 특화되고 있는데, 기름이 너무 많고 근육이 작아서 스테이크에도 안 어울리고 끓이는 요리 하기엔 기름이 너무 많고 비쌉니다. 예외적으로 한우조차 기름이 안 붙는 우둔, 목심쪽 부위만 이리저리 활용할 만 하고요. 전각같이 그나마 저렴하고 그나마 기름적은 부위는 불고기하긴 좋습니다. 저며구워 먹을때는 수입산 쇠고기보다 맛있습니다. 그리고 나쁜 냄새가 없는 편이라 내 생각에는 흑후추 사용이 강제되지 않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는 둘의 중간이라 할 수 있는데, 실제 요리에 전천후로 쓰기엔 가장 좋고 특히 스테이크에는 별로 대안이 없습니다. 소금과 후추만으로 스테이크를 만들 때, 어지간해서는 미국산 프라임 등급이 제일 낫습니다. 한우에 비하면 부정적인 풍미가 더 있을수는 있는데, 그 이상의 긍정적인 풍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주산보다 연하고요. 다만 살 자체가 가진 맛의 선명함이나 깊이는 대체로 호주산만은 못합니다. 근내지방을 논외로 하고 붉은살만 이야기하면 그렇다는 겁니다. 레시피는 한우와 비슷하게 적용 가능합니다.

 

 

 

 

 

12) 우리나라에서 구매할 수 있는 쇠고기 부위 중 가격 대 성능비가 가장 좋은 부위는 척아이롤과 부채살이라 생각합니다. 수입육 기준입니다. 한우는 논외. 한우는 곰거리 제외하면 몇 년 전부터는 어떻게 해도 가성비가 안 나옵니다. 국내산 쇠고기 가성비는 이제 육우에서 찾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이 부위들이 가성비가 좋은 건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척아이롤은 목심과 윗등심을 의미하는데, 목심 부위는 국거리고 구워먹기엔 너무 질깁니다. 윗등심 부위는 보기에는 마블링이 많이 생기지만 살치살 부위는 결도 다르고 구워보면 구워지는 것도 늦게 구워지고, 등심쪽에는 서로 다른 작은 근육이 많이 붙어서 근막이 많습니다. 먹으면 근막은 씹히지 않고 입 안에 남지요.

 

 척아이롤은 가급적 마블링이 많은 높은 등급을 사는 게 좋고, 목심과 등심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살치살이 붙은 쪽이 등심인데요. 위 사진에서 결이 사선인 부위가 살치살입니다. 살치살은 결도 다르고 특성도 다르고 좀 질기니까 떼어서 따로 취급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지방과 근막이 많은 부위는 먹을 때 신경써서 먹거나, 아니면 아예 제거해주면 더 먹기 좋긴 합니다.

 

 부채살은 살코기 자체의 품질은 일품입니다. 아랫등심이나 채끝 못지 않지요. 그 이상인 경우도 있고. 그런데 문제는 이 부위는 일반적인 정형을 하면 가운데 길게 힘줄같은 근막이 들어간다는 겁니다. 덩어리째로 사면 아예 부위 전체를 감싸고 있는 바깥쪽 근간지방과 근막부터 난적이고요.

 

 고기 정형 좀 할 줄 아는 분은 부채살을 다듬으면서 중앙 부분 근막까지 다 제거해주면 되긴 합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이 그렇게 먹긴 어렵지요. 문제는 부채살의 특징입니다. 부채살의 살 부위는 안심이나 채끝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이 익히면 맛이 없고, 미국산 프라임등급이라도 지방이 많지 않은 부위라 일단 봐서 지방이 아예 없으면 블루에서 레어 정도로 먹을 때 맛있습니다. 그런데 블루/레어로 익히면 중앙 부분 근막은 먹을 수 없습니다. 대조적으로 중앙부분 근막은 웰던 이상으로 오래 익히면 부드러워져서 약간 오도독한 느낌으로 먹을 수 있게 되는데, 부채살을 그렇게 웰던으로 익히면 고기 부위는 진짜로 맛이 없습니다. 이게 부채살이 평가를 못 받는 이유인데요.

 

 권장하는 방식은 구워먹을 때는 가위로 중앙 근막과 살코기를 분리해서 살코기는 블루에서 미디엄레어 정도로 먹고, 근막 부위만 바싹 익혀서 먹거나 하는 겁니다.

 

 물론 부채살은 전천후로 많이 쓰이는 부위고, 수분이 많은 요리를 할 때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부채살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미디엄레어 이하로 구워먹는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한우처럼 부채살까지 근내지방이 많이 끼는 경우는 논외. 그러면 익히는 정도를 더 익혀야 하지요.

 

 

 

 

 

13) 고기를 구울 때 원칙적으로는 생고기를 잡은 집게로 익은 고기를 잡으면 안 됩니다. 생고기 표면은 오염된 상태일 수 있는데, 고기를 굽게 되면 오염원이 소독됩니다만 생고기를 집었던 집게를 통해 구운 고기에도 오염이 번질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집게를 구분해서 쓰지 않게 되는 면이 있으니까, 오염 가능성이 낮은 고기를 쓰는 게 당연히 좋고요. 나는 좀 찜찜할 때는 생고기를 쥔 집게 머리 부분을 불로 굽습니다. 그러면 소독이 되지요.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게, 집게의 세트인 가위는 불로 구우면 안 된다는 겁니다. 칼이나 가위같은 날붙이에는 불을 대면 안 됩니다.

 

 보통 스테인리스 집게는 오스테나이트계 스틸로 만들고, 칼이나 가위같은 날붙이에는 마르텐사이트계를 씁니다. 오스테나이트계는 부식에 강한 대신 연합니다. 그러니까 강도나 경도가 보기보다 낮습니다. 오스테나이트계 스틸은 취급할 때 단단하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대조적으로 마르텐사이트계 스틸은 열처리를 해서 경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날붙이를 만들기에 적합한데요. 이렇게 열처리해서 경도를 확보한 날붙이는 스테인리스건 탄소강이건 불을 대면 열처리가 풀려버립니다. 즉 경도가 현저하게 떨어져버린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날을 유지할 수 없고, 쉽게 날이 나가게 되지요.

 

 열처리가 풀리는 온도는 대략 150도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칼날은 워낙 얇아서 불꽃을 대면 순식간에 온도가 올라가서 열처리가 풀려버립니다. 그러니까 칼이나 가위는 뜨거운 물에 씻거나 하는 건 상관없지만, 끓는 기름에 빠뜨리거나 해도 안 됩니다.

 

 

 

14) 내가 어렸을 때는 설탕에 식소다를 첨가한 건 뽑기라고 했고, 포도당을 사용한 걸 달고나라고 했습니다. 요새는 뽑기를 달고나라고 통칭하는 것 같은데, 이 명칭 변화에 의아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다만 지역마다 이름이 달랐다고는 합니다.

 

 요새는 뽑기 키트도 나오던데 사실 뽑기를 해먹는 데 키트같은 게 굳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눌러서 모양을 찍으려면 그런 게 필요하긴 합니다만, 원래 꼭 그런 식으로 먹던 건 아닙니다. 사실 맛으로 치면 눌러서 모양찍은 건 완전히 굳어서 맛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뽑기는 다 굳기 전에 먹는 게 맛있습니다.

 

 뽑기를 만들 때 필요한 건 큰 스테인리스 국자, 백설탕, 식소다, 중앙부에서 불꽃이 나오는 쿡탑입니다. 원래 80년대에는 연탄불에 아이들도 직접 해먹던 게 뽑기입니다. 연탄불을 쓰면 애들도 만들 수 있을 만큼 만들기가 쉽고요. 요새는 가정용 가스렌지는 중앙부에서 불이 안 나오니까, 나오는 부루스타나 캠핑용 버너를 쓰는 쪽이 쉽습니다. 그래도 근성으로 해드시는 분들은 어떻게든 인덕션에서 황설탕으로도 해드시던데 사람이 궁하면 어떻게든 다 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플라스틱 국자에 시도하면 안 됩니다

 뽑기는 그냥 설탕을 약불에 녹이면 되는 요리입니다. 다만 태우지 않는 게 포인트입니다. 생각보다 잘 안 녹기 때문에 불을 좀 크게 하거나 불에 너무 가까이 대면 탑니다. 타면 실패고요. 설탕이 타서 국자에 붙으면 잘 벗겨지지도 않습니다. 백설탕이 잘 되고 황설탕으로도 안 되는 건 아닌데, 백설탕보다는 잘 안 됩니다. 완전히 녹으면 소다를 넣어주면 됩니다.

 

 뽑기 놀이를 하려면 누른 다음 모양을 찍고 핀셋으로 모양을 파냅니다만, 원래 꼭 그렇게 먹었던 건 아닙니다. 80년대에는 국자에 소다를 넣은 후 부풀어 오르면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그대로 떠 먹곤 했습니다. 사실 그렇게 먹는 게 더 맛있습니다. 긴 디저트용 소형 스푼 같은 걸 이용해 먹으면 됩니다. 그밖에 또 한 방식은 소다를 좀 많이 넣어 충분히 부풀린 후 설탕이 충분히 담긴 통에 뽑기 덩어리를 던져넣고 굴려가면서 겉면만 굳힌 다음 먹는 건데요. 이 형태는 원래 빵이라고 불렀습니다. 뽑기는 다 굳으면 맛이 없는데, 빵은 덩어리가 져있기 때문에 겉은 좀 굳더라도 속은 여전히 굳지 않은 상태라, 그 상태로 먹으면 맛있습니다. 다만 소다가 더 들어가기 때문에 쓴맛이 좀 있는 편이라, 그 맛이 싫다면 덜 부풀더라도 소다를 덜 넣어야 합니다.

 

 

 

 

15) 인천에서 기원한 요리가 여럿 있습니다. 대략 자장면, 쫄면, 아구를 말리지 않은 생아구찜, 그리고 계란빵이 있는데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계란빵은 인천이 기원입니다. 인하대 후문 쪽에서 발명된 풀빵이라고 하지요. 예전에는 동절기 인천에 계란빵 파는 곳이 많았는데, 노점이 줄어들면서 이젠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계란빵은 원래 팥소가 들어가던 풀빵에 팥소 대신 계란을 넣고 구운 겁니다. 그런 식으로 탄생했기 때문에 모양은 평범한 풀빵 모양입니다. 아마 작정하고 개발하려고 한 레시피였다면 틀 자체가 평범한 풀빵 모양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16) 팥소가 들어간 풀빵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국화빵 계열보다 붕어빵이 인기가 좋습니다. 내가 먹기에도 붕어빵이 더 맛있는데요. 적당히 잘 구운 붕어빵은 표면적을 늘려서 생긴 마이야르와 속의 촉촉함이 잘 공존된 편입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적당히 잘 구운 붕어빵이 국화빵보다 맛있는 이유는 같은 부피 대비 표면적이 더 넓어서 그렇다는 게 나의 견해입니다.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는 면적이 넓다는 겁니다.

 

 한편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겉면에 마이야르가 많이 일어난 프랑스 빵 계열을 대중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바게뜨.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하지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곡물이 구워진 구수한 풍미 자체는 좋아합니다만, 딱딱하고 수분이 적은 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체질적인 이유도 있고 문화적인 이유도 있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느 정도 수분이 많은 음식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붕어빵 같은 건 그야말로 적당히, 수분이 많이 남게 구우면서 마이야르도 많이 만든 빵이라 봐야 할 것입니다. 물론 굳이 보자면 빵보다는 과자류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요.

 

 

 

17) 무게감이 가벼운 케잌류를 좋아합니다. 시폰케잌과 마들렌을 좋아하는데요. 시폰으로 만든 쇼트케잌도 좋아하고요. 케잌의 무게감에 대한 선호는 각자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파운드처럼 좀 묵직한 걸 좋아하는 분들도 있지요.

 

 그런데 시폰케잌은 구울 때 전용 틀이 필요합니다. 시폰케잌은 가운데 구멍이 난 모양이지요. 폭신하고 밀도가 낮은 케잌이라서 구울 때 가운데에도 열공급을 하기 위한 구멍입니다. 도넛에 구멍을 뚫어 튀기는 것과 같은 원리인데요.

 

 어떤 이유에선지 근래 종이로 된 1회용 시폰케잌틀에 시폰케잌을 구워서 종이틀째 판매하는 게 곧잘 보입니다. 문제는 내 생각에는 종이틀에 구운 시폰케잌은 맛도 떨어지고 먹기도 불편하다는 건데요. 시폰케잌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인건비가 비싸져서 이렇게 된 건지. 종이틀에 구워놓은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건지.

 

 

 

 

18) ‘맵다는 감각이 통증이라는 건 대체로 들어서 알고 계실 겁니다. 사람의 몸은 모든 자극이 특정 역치 이상이면 통증을 느끼게 되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렬한 빛을 보면 눈에 통증이 느껴지지요. 너무 크고 날카로운 소리를 들으면 귀가 아프고요. 어떤 감각이건 사람은 통증을 느낍니다.

 

 캡사이신은 뜨거움을 느끼는 역치를 낮춥니다. 그러니까 원래 일정 이상의 온도에서만 우리 몸은 뜨겁다라고 느끼는데, 캡사이신은 그보다 더 낮은 온도. 즉 우리의 체온 정도에도 뜨겁다라는 감각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는 이 캡사이신의 느낌을 맵다고 인지하게 학습되어 있습니다.

 

 물론 캡사이신만 매운 게 아닙니다. 겨자나 와사비, 마늘도 맵지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모두 뜨거운매움에 속합니다. 반대로 차가운매움도 있지요. 민트에 많이 들어있는 멘톨이 그것입니다.

 

 멘톨은 반대로 차가움을 느끼는 역치를 높입니다. 원래 일정 온도보다 낮은 것에만 차갑다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감각을, 그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차갑게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도 맵다는 감각에 속합니다.

 

 멘톨은 피부에 적용 시 냉찜질을 하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에 파스에도 많이 쓰이고, 기호성 문제인지 치약에도 쓰입니다. 음식에도 쓰이는데 역시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민트 레시피는 민트초코겠지요. 나는 민트초코와 파인애플이 들어간 피자도 잘 먹습니다. 최애는 아니지만.

 

 

 

 

 

19) 통칭 슈크림은 정식 명칭이 커스터드입니다. 원래 우리나라에서 흔히 슈크림볼이나 베이비슈’, 그냥 라고 부르는 그것의 이름이 슈 아라크렘(chou à la crème)입니다. 여기에 원래는 커스터드가 들어가다보니, 커스터드를 일본에서 슈크림으로도 부르게 되었다고 추정하며 그 말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온 것 같습니다. 프랑스어로 chou는 양배추라는 뜻인데, 슈 아라크렘의 모양이 양배추 모양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고요. 커스터드를 만들 때 양배추는 안 들어갑니다. ‘커스터드라는 말은 대체로 롯데나 오리온에서 만드는 카스타드에서 들어보셨을 겁니다. 거기 커스터드가 들어가지요. 그런데 근래엔 슈 아라크렘에 커스터드가 아닌 휘핑크림을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커스터드를 만드는 게 더 손이 많이 가거든요.

 

 커스터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나는 샛노란 거고, 하나는 거의 흰 겁니다. 커스터드는 계란 노른자와 버터, 우유, 설탕, 약간의 밀가루, 바닐라 등으로 만드는데 유지방이 많이 들어갈수록 더 흰색을 띠고, 더 생크림에 가까운 맛이 난다고 알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슈크림빵을 사면 거의 샛노란 커스터드가 들어있었는데, 요새는 그런 것보다는 흰색에 가까운 게 많지요. 노란 건 델리만주 같은 데 들어있고요.

 

 커스터드는 디저트에서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타르트지 등에 넣어 구운 건 에그타르트. 용기에 담고 위에 설탕을 담고 직화로 설탕을 구워 녹인 건 크렘 브륄레입니다.

 

 

 

 

 

20) 세상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는 사프란입니다. 사프란을 키워보면 사프란이 왜 비싼지 알 수 있는데, 사프란은 크로커스의 한 종류에서 나오는 암술로 꽃 하나에 암술이 3개씩 달리는데, 그 암술을 모은 게 사프란이라 요리에 쓸만큼 수확하려면 꽃을 어마어마하게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걸 다 손으로 따야 하고요. 꽃 자체는 볼만한 편이고 키우기 어렵진 않아서 땅이 남아도는 분한테는 추천합니다.

 

 사프란 다음으로 비싼 향료는 바닐라입니다. 바닐라는 친숙하기 때문에 그리 비싼 향료라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진짜 바닐라는 맛있고 비쌉니다. 나는 특히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데, 잘 만든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비싸지만 매우 맛있습니다. 처음 가보는 마카롱 집에서도 나는 바닐라 마카롱을 꼭 먹어보는 편입니다. 잘 하는 마카롱 집은 바닐라 마카롱을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의 본질과 작금의 현실

정치 2021. 12. 11. 13:5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Ph2wuYA3EVw

 

 

 

 

 

1) 우리 모두는 원천적으로 자유로운 존재입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자유에서 우리 각자의 내부적인 요인에 의한 자유의 제한은 제외합니다. 신체적, 정신적 능력의 문제로 자유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건 논외로 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면 자유롭게하늘을 날고 싶다고 해도, 사람이 맨몸으로 하늘을 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허경영처럼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있긴 합니다만,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질병, 타인의 가해에 의하지 않은 부상 등도 내적인 요인으로 간주해 논외로 합니다.

 

 외부에 대한 우리의 원천적인 자유를 제한하는 건 힘입니다. 본질적으로는 가장 원천적인 힘, 무력(武力)이 우리의 모든 자유를 제한하거나 허용합니다. 만일 드래곤볼의 손오공이나 바키월드의 한마 유지로처럼 미국의 군사력을 능가하는 무력을 가진 개인이 있다면, 그 개인은 외부적인 자유의 제한이 없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지요.

 

 역사 속에서 무력은 권력으로 환산될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재화에 대한 권력을 환산할 수 있는 수단도 등장합니다. 통화, 즉 돈이 그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각자가 가진 자유는 우리 각자가 가진 무력과 권력과 재산의 총합만큼입니다. 이 셋은 통틀어 이라 부를 수 있고, 동일한 것의 다른 페르소나나 다름없고, 부동산과 지폐와 금괴가 모두 재화인 것과 비슷한 관계입니다.

 

 

 

 

 

 

2) 그렇다면 자유 국가란 무엇일까요? 나는 개개인에게 더 많은 무력, 권력, 재산권을 보장해주는 국가일수록 자유로운 국가라 설명하겠습니다. 여기서 이야기할 수 있는 개인이 가진 권력이란 곧 시민적 기본권, 법과 법관과 행정력과 정치권력 앞에 자유로울 권리입니다. 국가는 본질적으로 자유를 억압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국가마다 국민 개개인에게 허하는 자유의 정도는 다릅니다.

 

 그러니까 자유로운 국가는 다음과 같은 속성을 가집니다. 국민의 무장을 더 허용합니다. 국민의 자유로운 투쟁과 신체적 자기결정, 정당방위 등을 허용합니다. 기본권을 잘 보장합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간섭해서 무언가를 금지하거나 무언가를 시키는 게 덜합니다. 세율이 낮고, 이런저런 명목으로 국민의 재산을 갈취하지 않으며, 누구나 재산을 모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자유로운 국가입니다. 우리나라는 아니고요.

 

 

 

 

3) 그런데 상기하였듯 국가는 본질적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의 본질을 이야기하자면, 국가가 국민을 향해 너는 죽어라라고 이야기할 때 국민은 죽거나 도망쳐야 합니다. 이 본질은 군주정 시절에 형성되었습니다. 군주가 신하 또는 백성에게 전쟁에 나가 싸우라고 명령하면, 그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게 신하와 백성의 의무였고, 그럴 권리를 가진 게 군주였습니다. 그리고 이 본질은 군주가 사라진 이후에도 유지되었는데, 모든 국가는 배타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고, 국민국가는 국민이 그 배타적 권리를 나눠가진 형태이며, 권리가 있는 만큼 권리를 지킬 힘이 필요하고, 그 권리를 침해하고자 하는 외적이 있을 경우 국민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무력을 동원해 싸워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자유주의자와 아나키스트가 나뉩니다. 아나키스트가 아닌 자유주의자는 국가를 필요악으로 판단합니다. 우리는 가진 힘만큼 자유로울 수 있는데, 뭉칠수록 더 많은 힘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더 강한 힘을 위해 자유로운 개인들이 뭉쳐서 만든 게 국민국가입니다. 더 자유로워지기 위해 자유국가가 필요하단 말이지요.

 

 그런데 아나키스트는 억압하는 속성을 가진 국가를 부정합니다. 아나키스트의 다른 말은 무정부주의자입니다. 역사적으로 아나키스트들은 국가보다 더 작은 단위의 공동체 위주로 살아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습니다. 아나키스트들의 공동체는 국민국가 수준의 힘을 가질 수 없고, 우리는 가진 힘만큼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아나키스트들은 좌파적인 성향이 있었습니다. 좌파 아나키스트들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대조적으로 우파적인 아나키스트들도 있었는데, 오로지 한 군데에서만 우파적인 아나키스트들이 일정 이상 세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자유로운 국가, 미국입니다. 그들을 우리는 리버테리언이라고 합니다. 자유지상주의자들로 번역하지요. 미국은 자유가 강한 국가임과 동시에 매카시즘과 강경한 프로테스탄티즘이 있던 나라여서 이러한 부류가 많아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4) 나는 제한적으로나마 리버테리어니즘과 아나키즘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나는 분류를 하자면 자유주의자지, 자유지상주의자가 아닙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대체로 자칭 자유지상주의자들은 자유지상주의가 현실화될 때의 상황에 대해 거의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애초에 왜 국가가 생겼을까요?

 

 국가는 폭력의 독점자 또는 과점자입니다. 국가가 폭력을 점유할수록 국내 민간 사이에는 폭력이 줄어듭니다. 일차적으로 국가는 치안 담당이고 중재 담당입니다. 싸움을 줄이고 질서를 만들기 위해 있는 게 국가란 말입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자유로운 국민국가는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공정하며 관대한 지배자입니다.

 

 문제는 알트라이트들의 등장입니다. 알트라이트는 리버테리어니즘을 편한 대로 취사선택하여, 페미니스트들처럼 기존 사회에 대해 체리피킹을 시도합니다. 이기적인데, 이기적인 걸 자유로 포장하고, 그렇게 할 경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충돌과 갈등에 대해 타인에게는 관대함을 요구한단 말이지요.

 

 

 

 

 

 

5) 근래 리버테리언들은 백신음모론에 빠져서 백신을 거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면서 그것을 자유로 이야기하지요. 나 또한 부분적으로는 그들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강제로 그들을 잡아 묶고 백신을 투여하는 건 나 또한 반대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자유는 다른 다수에게 피해를 끼칩니다. 자유 국가는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자유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헤로인이나 펜타닐을 함부로 투약한다거나, 아무 데나 용변을 보거나, 불법주차를 하거나, 포장하지 않은 청국장을 들고 만원 전철을 타는 걸, 또는 징병을 거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지요.

 

 나는 현재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건 전시에 징병되는 것을 거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민국가가 허용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란 말이지요.

 

 

 

 

 

6) 나는 전방위적인 백신패스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특정 가게만 백신패스를 하는 게 아니고, 방역을 위해 백신을 접종하지도 않고 COVID-19에 걸리지도 않은 사람들이 아무데나 무분별하게 돌아다니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없게 하자는 겁니다. 백신 접종자들은 이런 요구를 할 자유가 있습니다. 위험한 숙주 및 숙주 후보군들이 마구 돌아다니게 두면 코로나 종식은 먼 미래의 일이 될 겁니다.

 

 다들 좀비물 좀 보셨을 겁니다. 보면 말랑하고 안일한 사고를 해서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사람 꼭 있고, 하드트롤러들도 꼭 있지요. 안티백서들은 현실 속의 좀비물 하드트롤러입니다. 내 주장을 너무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말랑하고 안일한 거고요. 안티백서들의 방종을 방관하다가는 진짜로 안 죽어도 될 사람들 다 죽습니다. 우리는 누구를 살릴지 결정해야 합니다.

 

 변이가 나오면서 COVID-19의 전염력이 예상보다 더 높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이 질병을 잡기 위해 필요한 집단면역 수위는 당초의 예상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러니까 그에 맞춰 작전을 변경해야합니다. 모두가 의무적으로 백신을 맞는 게 지금까지 도출된 최선의 대응책입니다. 그러나 절대로 맞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강제로 백신을 주사하는 것에는 나도 반대하니, 그런 자들의 행동을 제약하자는 게 나의 주장입니다. 일단 그들이 대중교통을 타는 것부터 제약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총력전시에 징병을 거부하는 자들과 같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안티백서들의 방종을 방관할수록 대다수 국민들의 COVID-19를 종식하고 획득할 수 있는 풍요는 멀어집니다. 권리를 둘러싼 갈등과 투쟁이 생기는 상황인 것입니다.

 

 

 

 

 

 

7) 현실적인 이야기 좀 해보지요.

 

 백신 정책에 불만을 가진 분들도 대다수는 접종을 받았을 겁니다. 그런 분들 중 부작용을 앓은 분들도 있을거고요. 나도 내 주변에서는 부작용을 앓은 편입니다. 백신은 나를 힘들고 쇠약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현 정책을 감안할 때, 나는 이 COVID-19가 종식될 때까지 6개월에 한번씩은 추가접종을 받아야 할 겁니다. 그럴 때마다 몸이 쇠약해짐에 따라 나는 온갖 질병 등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겁니다.

 

 나도 백신 맞는 게 좋은 건 아니란 말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COVID-19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6개월마다 백신을 맞게 될 겁니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대체로는 6개월마다 백신을 맞게 될 겁니다.

 

 문제는 안티백서들의 방종을 방관하는 한 COVID-19 종식까지는 한참 남았을거란 말이지요. 단적으로 말해 앞으로 이 판데믹이 영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COVID-19는 백신을 모두가 맞거나, COVID-19에 걸려야 끝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하루에 감염자가 만명 정도 된다고 가정할 때 안티백서들이 다 걸리려면 앞으로 3년 정도 걸립니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3년간 COVID-19에 시달리는 걸 견딜 수 있습니까? 아니오. 그러다간 다 죽습니다. 망할 겁니다. 안티백서들 때문에.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차기 정권이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느냐가 문제겠지요.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좀비물에서는 말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립니다. 하드트롤러는 그냥 말할 가치도 없고.

 

 

 

 

 

8) 유감스럽게도 현재 윤석열 지지층이 백신음모론에 푹 빠져 있는 걸로 보입니다. 아무리 봐도 대깨트 대깨윤이고, 알트라이트 성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유튜브와 교회 영향이 크겠지요.

 

 대체로 극성맞은 교회는 리버테리어니즘 성향을 가진 편입니다. 국민국가 위주로 세상이 돌아가는 걸 인정할 수 없는 게 종교 근본주의거든요. 모든 종교는 극성맞을수록, 사이비 성향이 강할수록 국가와 적대하게 됩니다. 또는 국가 자체를 종교국가로 만들거나.

 

 아직 집권도 안했는데 대깨윤들은 과거 한나라당 시절, 우파 강성 지지층이 보이던 혐오스러움을 옛 모습 이상으로 회복하였습니다. 그들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이 이기더라도 아마 우파정당의 승리는 지속될 수 없을 겁니다. 커먼센스가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 대깨윤들은 혐오스러움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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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의존성과 프레임

정치 2021. 12. 8. 21:14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Xjfwi-fQ_Ag

 

 

 

 

 

1) 드립커피를 추출할 때 보통 물줄기를 돌려가면서 붓지요. 그렇게 하는 이유는 드리퍼에 담긴 원두에 물을 골고루 부어주기 위함인데, 드립을 잘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지는 처음에 원두를 적셔줄 때 잘 적셔주는 겁니다. 원두에 특정한 물줄기가 생기면 안 되거든요. 물줄기가 생기면, 그 물줄기를 따라서만 물이 흘러내려갑니다. 그러면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추출을 할 수가 없어요.

 

 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는 바스켓에 원두를 담고 탬핑하는 작업이 고르게 되어야 합니다. 실패하면 물이 주로 통과하는 경로가 생기지요. 자연은 한 번 생긴 경로에 일정 이상 의존적으로 흘러갑니다.

 

 

 

 

 

2) 우리는 모르는 걸 처음 공부하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아는 분야가 되고, 편해집니다. 그렇게 안다고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 소위 프레임이 생긴 순간입니다. 그때부터는 이해하고 생각하는 길이 뚫린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 경로를 통해 효율적이고 쉽게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되는데, 문제는 경로의존성도 동시에 생긴다는 것입니다.

 

 본능적으로 사람은 경로의존성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처음 무언가를 공부할 때처럼,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할 때처럼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그런 고통을 회피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이건 살빼기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은 선입견을 잘 바꾸지 못합니다.

 

 

 

 

 

3) 가진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면 고통을 겪으면 됩니다. 외부적 요인으로 프레임이 부서질 만한 고통이 발생한다면, 그 때부터는 프레임을 벗어나는 고통을 당분간 다시 체험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보통 프레임이 부서질 만한 고통은 재산, 권력, 신분, 가치관 등에 대한 실질적 대미지를 수반하기 때문에 가능한 미리미리 사고(思考)의 경로의존성을 의심하고 그것에서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어쩌면 도그마란 프레임을 수호하려는 심리의 발현일지도 모릅니다. 아마 종교와 철학의 분화는 믿음에 대한 태도에서 비롯될 겁니다. 종교는 믿음에 대한 양(+)의 피드백 과정이 많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철학은, 믿음에 대한 의심과 창조적 파괴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의 피드백이 걸려야 한단 말이지요.

 

 아주 오래 전에는 종교와 철학을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이런 분화가 생겼습니다. 철학은 오랜 기간동안 도그마를 벗어던지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나오게 된 게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에는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믿음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종교의 도그마는 신이, 예언자가, 선지자가 가져다준 진리의 말씀입니다만 과학이라는 건 영원히 닿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진리를 향한 여정과 진리로 간주되는 합의의 공유와 의심이지요.

 

 

 

 

 

5) 세계의 비밀을 알아내고 진리에 도달하는 올바른 방향은 과학입니다. 현대인은 옛 사람들이 도달하고자 다양한 방향으로 노력하였던 진리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 있습니다.

 

 문제는 사람의 본능은 과학적 방법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효율적으로 프레임을 형성하고, 그 프레임에 따라 최대한 위험을 회피하고 빠른 결론을 내리는 방향으로 진화하였습니다. 야생은 위험한 것 투성이고, 그런 위험을 일단 피할수록 후손을 남기기 유리하였기 때문입니다.

 

 아동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기본적으로 사람 아동은 부모 말을 듣지 않는 것은 물론,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위험 등에 본능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좋지 못합니까. 대신 프레임을 빠르게 형성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을텐데요.

 

 현대 사회는 야생보다 훨씬 안전해진 대신 복잡한 이해와 판단이 필요한 게 많아졌고, 생존 자체보다는 삶의 질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이런 본능이 문제가 됩니다. 현대 사회가 과체중/비만 인구를 많이 만드는 문제가 있듯, 잘못된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6) 현실적으로 현대 민주정은 프레임 전쟁입니다. 절대다수의 유권자들은 한정적인 정보로 프레임 내에서 판단을 합니다. 정치 고관심층이건 저관심층이건, 극소수만을 제외하고는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판단을 하지 못합니다. 대다수의 정치 고관심층은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이유로 고관심층이 되어있는데, 사건이 터지기 전에 프레임을 벗어나는 건 기본적으로 이성적이고 고통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장기적인 면과 단기적인 면이 있는데, 장기적인 면은 소속감을 형성하고 프레임에 젖어들게 하는 과정입니다. 단기전은 거의 선거철에 생기고요. 선거철에는 정치 관심도가 올라가니까 평소와는 다른 조건이 되는 겁니다. 정치 저관심층에 대한 공략을 시도해볼 수 있게 되지요. 그러니까 선거철이 아닐 때는 기본적으로 프레임 싸움인데요.

 

 우파는 지난 20년동안 프레임 전쟁을 정말 못해왔습니다. 그러다가 근래 우파 유튜브의 대두로 인해 절망적인 프레임 오류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현재 여당이 어느 정도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그리고 문재인 정권이 최소한의 수준이라도 된다면, 그리고 이준석이 없다면 우파는 이미 말살당할 위기였을 겁니다.

 

 

 

 

7)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프레임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국민의힘계가 우파정당이라는 프레임입니다. 그런데 국민의힘계는 딱히 우파정당이 아니었습니다. 이 프레임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면이 있습니다. 실제 객관적으로 좌우파 구분을 해보자면 대략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이명박은 중도실용. 박근혜는 중도좌파. 오세훈은 중도우파. 김종인은 좌파. 홍준표는 보수우파. 이준석은 자유우파입니다. 노무현은? 좌우 색만 보면 이명박과 별 차이 없습니다. 실제 정책방향 등을 보면 박근혜가 더 좌파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 시절 한나라당은 노무현을 좌파라 공격했습니다. 그런데 노무현은 좌측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했지요. 그리고 이후 이명박, 박근혜는 그렇게 노무현을 좌파라 공격했음에도 딱히 우파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좌파들한테 프레임 공격은 계속 당했어요. 박근혜정권의 경우 실제로는 중도좌파 수준의 정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박근혜가 우파정권이고 더 왼쪽으로 간 정부를 탄생시켜야 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게 문재인 정권이라는 재앙이 탄생한 한 이유입니다.

 

 유감스럽게도 국민의힘 정치인들이나 지지자나 그다지 우파쪽 철학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내가 이준석 대표를 진심으로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우리나라에서는 극도로 희소한 자유우파 정치인이고 그런 자유우파 정치인 중 일정 위치 이상에 오른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자유주의자인 내게는 이데올로기적 대안이 없다는 거지요. 정치철학적으로, 국민의힘에서 이준석보다 자유우파적으로 더 오른쪽에 있는 인물은 없습니다. 그러나 유튜브에 뇌가 침식된 속칭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준석을 좌파같다고 보고, 실제 객관적으로 좌파적인 물돼지 전하를 대깨 모드로 지지하고 있지요.

 

 

 

 

 

8) 또 한 가지 프레임. 대깨윤들은 물돼지 전하 윤석열과 조국 장관이 매우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실제 문제행적으로 보면 조국 장관과 물돼지 전하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경심, 조민에 대한 의혹이나 김건희, 최은순에 대한 의혹이나... 문재인 주석이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인사를 임명강행했던 것도 같습니다.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본래 가졌던 스타성과 외모에 있습니다. 조국 장관은 차기 대통령 후보로 보였었고, 그에 반기를 든 윤석열 총장이 소위 정의구현을 하는 과정은 흥미롭게 볼 만 했지요. 2019년 여름에만 해도 극일을 외치던 문재인 정권은 정치적으로 난공불락이나 다름없었고, 황교안이 전광훈과 태극기를 휘두르며 날뛰던 시절 야권 지지층이 기대를 품고 바라볼 대상은 윤석열의 반역 또는 큰그림 뿐이었으니까요. 그러나 그 윤석열 본인이 조국과 크게 달랐느냐 하면. 엄밀히 말해 결정적으로 크게 다른 건 외모뿐이었습니다. 조국 장관이 방탄족이라면 물돼지 전하는 싸이족이지요. 이준석 대표는 진화 테크의 갈림길에 있는 것 같고.

 

 

 

 

 

9) 정치 저관심층이나 민주당 지지층이 흔히 가지는 프레임 중 이명박근혜 프레임이 있습니다. 우파 지지층은 김대중과 노무현을 비슷하게 보는 경향이 있고, 좌파 지지층은 이명박과 박근혜를 비슷하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요. 일단 김대중과 노무현도 꽤 다르긴 합니다만, 그래도 노무현은 김대중에 의해 선택되고 지지받아 대통령이 된 인물이긴 했습니다. 김대중은 이인제보다는 노무현이 그래도 낫다고 생각했거든요. 노무현은 집권 이후 그런 김대중의 뒤통수를 후려 갈깁니다만.

 

 그런데 이명박과 박근혜는 서로의 진정한 정적이었습니다. 어차피 전성기의 둘에겐 다른 라이벌이 없었고요. 이명박 정권 시절의 박근혜는 훗날의 히키퀸과는 달리 진짜로 선거의 여왕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민주당에서는 박근혜가 나서는 선거는 절대 못 이기니까 그냥 얼른 청와대 보내버리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지요. 그 판단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의외로 완전 옳은 판단이었고.

 

 2008년의 공천학살부터 시작해서 박근혜가 부활하고 당을 장악해 새누리당을 만들고 대통령까지 되는 과정은 꽤나 대단한 면이 있었습니다. 험난한 과정이었고, 박근혜는 여러 번 자신의 영향력을 증명해야 했지요.

 

 근래 이준석 대표를 보면서 박근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준석이 만약 물돼지 전하를 대통령으로 만들면, 그의 입장은 2008년의 박근혜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될 겁니다. 문제는 박근혜는 비록 박정희의 반사체일지언정 쿼터가디스이자 퀸이었단 말입니다. 천막당사로 노무현 탄핵소추의 위기를 돌파했던 리더 박근혜의 위상에 아직 이준석은 미치지 못합니다. 이준석은 스스로 빛나는 별이자 뛰어난 승부사이고 많은 청년들의 희망이긴 합니다만, 아직 리더는 아닙니다.

 

 어쨌든 앞으로 이준석은 고난을 이겨내야만 진짜 리더가 될 겁니다. 그의 가능성을 믿고 물돼지 전하가 자행할 보복 앞으로 그를 내밀어도 괜찮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10) 본문에서 이야기할 마지막 프레임은 문재인 주석에 대한 보복에 대한 프레임입니다. 흔히 대깨윤들은 물돼지 전하가 문재인 주석을 감옥에 보내줄 거라는 신앙을 가지고 있는데요. 아마 객관적으로 보면 리재명 두목 대비 물돼지 전하가 문재인 주석을 감옥에 보낼 확률이 딱히 높지 않을 겁니다.

 

 물돼지 전하는 원래 조국, 추미애와 다퉜지 문재인 주석과 드러내놓고 다툰 적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검찰총장 시절에는 언제나 자신이야말로 문재인 주석의 진정한 충신임을 어필했지요. 실제 그가 문재인 주석 본인에게 나쁜 감정이 있거나, 문재인 주석 본인을 수사대상으로 본다거나 하는 근거를 나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리재명 두목은 모두가 알다시피 문재인 주석과 좋은 사이가 아닙니다. 청와대는 안희정을 보낼 때 리재명 두목도 같이 보내려 했지요. 둘 중 안희정은 감옥갔고 리재명 두목은 살아남았기 때문에 리재명 두목이 대선에 나왔습니다. 오히려 정치보복 가능성은 리재명 두목 쪽이 물돼지 전하보다 높을 수도 있습니다. 근래 보면 민주당이 리재명 두목을 별로 돕지 않는 것 같은 모양새이기도 한데, 괜히 그러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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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정치 2021. 12. 4. 14:4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88lTopK49C0

 

 

 

 

 

 

1) 내가 이준석을 잘못 봤네요. 스스로 빛나는 별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적색왜성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무슨 메시 어릴 때 보는 거 같네요.

 

 

 

 

 

2) 물돼지 전하의 절망적인 자질을 감안할 때, 그래도 현재 국힘이 만들어낸 구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리재명 두목은 아마 노무현 이후 대선에 나온 모든 후보 중 정치적 자질이 가장 뛰어난 후보일 겁니다. 물돼지 전하로는 상대가 되기 어렵다는 게 지난 2주간 증명되었다고 보고요. 김종인, 이준석이 전면에 나설 수 있어야 돌핀스의 트롤링을 이겨내고 리재명 두목을 상대할 수 있을 겁니다.

 

 

 

 

3) 물론 내 표심은 아직 리재명 두목을 향해 있습니다. 대통령 후보는 물돼지 전하지 슈퍼스타 이준석이 아니니까요. 물돼지 전하가 지금은 아쉬우니까 이준석을 상대로 저자세를 보일 수 있었다고 하지만, 그의 마음이 어떨지는 모를 일입니다. 정치라는 건 이명박이 정두언을 팽하는 것 같은 일도 얼마든지 일어나는 바닥입니다. 하물며 이명박과 정두언의 사이는 좋았었습니다. 지금 물돼지 전하와 이준석의 사이가 좋다고 할 수 없지요.

 

 내가 손이 썩는 기분으로 물돼지 전하에 투표할 경우의 수는 단 하나입니다. 이준석의 입지가 반석 위에 올라간 걸로 판단하는 경우. 그래서 대선 이후 지선에서 당대표 이준석의 뜻대로 할 수 있게 되는 경우뿐입니다.

 

 아. 그 전에 지방부음을 받은 자예수정과 게임중독/주치의신의진 어떻게 정리하는지 보고요.

 

 

 

 

 

 

4) 만약 내가 물돼지 전하를 찍게 된다면, 물돼지 전하의 당선이 우파 유튜버들을 박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게 한 이유가 될 겁니다. 우파 유튜버는 사회악 그 자체인데, 그들은 물돼지 전하가 대통령이 되면 세가 꺾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문재인 주석 5년에 젖과 꿀이 흐르는 시대였지요. 그러니까 그것들은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물돼지 전하는 그것들을 통해 정치를 잘못 배워가지고 저렇게 참극만 일으키는 일면이 있습니다.

 

 

 

 

 

5) 나는 당연히물돼지 전하를 믿지 않습니다. 그건 언제든 이준석의 뒤통수를 후려칠 겁니다. 이준석도 바보가 아닌데 당연히 물돼지 전하에 대한 대비를 할 겁니다. 이번에 이겼다고 완전히 이긴 거 아닙니다. 물돼지 전하는 신뢰가 불가능한 대상입니다.

 

 

 

 

 

6) 물돼지 전하가 경선에서 이기게 된 조직표 11만표는 이례적입니다. 당협에서 조직표 11만표를 긁어모을 수야 있다고 쳐도, 11만표가 진짜로 한 후보에게 투표를 실행하는 건 그게 정상적으로 가능하긴 한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거든요. 그냥 페이퍼 당원하고, 실제로 특정 후보를 경선에서 찍는 페이퍼 당원은 엄청난 차이입니다.

 

 만약 물돼지 전하가 진짜로 이준석의 편을 드는 일이 생긴다면, 아마 물돼지 전하 본인이 그 11만 페이퍼에 두려움과 부담을 느껴서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1만 페이퍼는 물돼지 전하에게 무조건 갚아야 하는 빚이긴 합니다만, 원래 물돼지 전하는 문주석에게는 배신자 아닙니까? 아니면 진정한 충신, 트로이 목마거나.

 

 

 

 

 

7) 별로 그럴 수 있는 자질을 가졌다고는 보지 않으나, 물돼지 전하가 돌핀스 다이묘들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준석과 손을 잡고, 이준석으로 다이묘를 견제하면서 양측 사이에서 본인의 활동공간을 확보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물돼지 전하에게 그럴 능력은 없겠지요. 그래도 일단 이준석과 함께 가려는 생각을 하는 거 보면, 역시나 경선 막바지에도 그렇고 돌핀스한테 좀 질린 것 같긴 합니다. 아무렴 물돼지 전하도 생물인데 돌핀스한테 안 질릴 수는 없겠지요.

 

 

 

 

 

8)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리재명 두목은 이기려면 큰 기술 좀 걸어야 할 겁니다. 무난하게 가면 못 이깁니다. 리재명 두목의 정치적 재능이라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겠지요.

 

 화끈하게 이선옥 영입하고 승부수 거는 게 리재명 두목에게는 최선의 수일겁니다. 누가 이겨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상황이 되는 게 좋습니다. 그런 정치판이 깔리는 게 국민의 승리입니다.

 

 

 

 

 

9) 상황이 이렇게 정리되면 입장 꼬이는 건 기미소견과 그의 추종자들입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국민의힘 분열의 주역은 돌핀스와 기미소견 간첩(Tasting-Spy), 그리고 우파 유튜버였다고 생각합니다. 기미소견의 공작은 이준석의 전국맛집투어와 물돼지 전하의 묵직한 림으로 무너졌습니다.

 

 이제 기미소견은 덴마크 심과 손잡는 다음 수를 두면 됩니다. 물돼지 전하와 단일화하는 대신 덴마크 심과 단일화하면 되는 것이지요. 국민의당과 정의당 단일화도 가능하겠습니다. 그런데 기미소견은 현실적으로 보궐이나 지선 나갈 준비하는 게 나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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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정권교체가 아니고, 정치판 갈기.

정치 2021. 12. 2. 16:2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9wCbIG9VSWU

 

 

 

 

1) 오늘이 있기 전에는 어제가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미래에 영향을 주겠지요. 나는 불안이 현실이 되는 경험을 여러 번, 오랜 세월 겪어 왔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걸 반복하는 일을 줄이고 싶습니다.

 

 

 

 

 

2) 이명박근혜 시절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요. 9년 정권쥐고 있던 이명박근혜 시대가 민주화 이후, 우파에게 영광의 시대였습니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대는 그저 권력을 쥐고 있을 뿐, 우파의 발밑이 무너져 내리고 사회적 영토를 상실해가던 시대였습니다. 계속 빼앗기고 잃어버리다가 마지막 남은 권력을 빼앗긴 게 박근혜 탄핵이었지요.

 

 

 

 

 

3) 이후 바른정당으로 갈라져 나온 그룹은, 새누리당에 문제가 많았다는 공감대정도는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것밖에 없었지요. 내가 생각하기에 아마 우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한 우파 정당이 바른정당일 겁니다. 처음부터 잘 될 리 없었지요. 등따습고 배부르던 시절이 먼 과거가 아니었는데.

 

 

 

 

 

4) 많은 분들이 이회창을 고평가합니다만, 그건 이명박근혜가 평가가 낮아서 그런 면이 많고. 이회창은 대통령 되기엔 부족함이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래도 됐으면 잘 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만.

 

 일단 97년엔 IMF의 주범인 한나라당이 정권을 이어나가면 안 되었습니다. 그리고 02년엔, 이회창은 시대에 너무 뒤쳐진 인물로 보였습니다. 노무현은 그 시대엔 당연히 대통령이 되어야 했던 인물인데, 되고 나서 그리 기대만큼 잘하지는 못했을 뿐입니다.

 

 홍준표와 이준석을 지지하는 청년들 중 다수는 이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조금 설명을 해보겠지만, 이 이야기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당연한 게 예전에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단 2002년은 21세기가 된 직후입니다.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려 하고 있었지요. 지금은 이미 새로운 시대가 된 이후기 때문에 앞으로 무언가 크게 달라질 거라는 기대가 별로 없는 편입니다. 실제로는 몇년 후 상상하지도 못한 미래가 펼쳐질 수도 있지만, 여하튼 그랬던 시대였고 아직 아날로그적인 많은 것이 남아있기도 했습니다. 2002년에는 아직 카세트 테이프를 쓰는 사람도 많았지요. 그리고 그 땐 우리나라가 아직 개발도상국이었습니다.

 

 노무현은 그랬던 시대에 차세대 리더로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이회창은 구시대의 인물로 느껴졌었고요. 더 이상은 하던 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특히 청년들 사이에 있었습니다. 해치워야 할 적폐도 많았고.

 

 삼성그룹과 노무현은 좋은 관계였었습니다. 참여정부라는 이름은 삼성에서 비롯되었었고, 노무현의 시대에 삼성은 비약적으로 성장합니다. 2002년에 삼성전자는 일본 IT 대기업들보다 아래에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노무현의 시대를 지나면서 뛰어넘게 되지요. 김대중과 노무현은 IT에 대한 이해가 좋았습니다.

 

 

 

 

 

5) 이명박은 여러 모로 독특한 캐릭터였습니다. 그는 굳이 보자면 레트로의 유행을 만들어 시대를 잡았습니다. 자신을 제2의 박정희처럼 이미지 메이킹을 했지요. 그런데 실제의 그는 박정희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습니다.

 

 박정희는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이었던 인물입니다. 그런 그에게 보수라는 이름이 붙어서,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지요. 이명박은 미래지향과는 거리가 있었고, 민족주의라는 종교의 교주나 다름없었던 박정희와는 대조적으로 좀 극단적인 크리스찬이자 역대 모든 대통령 중 민족주의와 거리가 먼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클린하지도 않고, 예의바르지도 않고, 겸손하지도 않았지요. 그는 지지세를 빠르게 잃고 국민적 비호감을 샀습니다. 여기에 더해 노무현이 죽지요.

 

 이후 진지하게 미래에 뜻을 품은 이들 중 한나라당에 문을 두드리고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은 급속도로 줄어듭니다. 한나라당이 빌드업해야 할 문화적 위치, 사회적 입지 같은 건 아래에서부터 부서져 나갑니다. 그러나 그런 것에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중도적인 시민들이 보기에 한나라당은 미래에 대한 생각도, 품위도 도덕도, 철학도 사상도 없는 정당이었습니다. 이명박은 그래도 일은 잘 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평가가 개선되긴 했습니다만. 그거 빼면 장점이 없었지요.

 

 

 

 

 

6) 만약 유시민이 정치적 실패를 계속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정의당을 비롯한 한국 좌파들이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인간들이었다면 이미 우파는 우리나라에서 멸망했을 겁니다. 우리나라 우파는 상대가 못해서 살아남았습니다.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정의당, 더불어민주당은 시대를 거치며 청년들의 지지를 얻었었고, 세력과 사람도 어느 정도 흡수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정치에 뜻을 품은 이들은 운동권/시민단체 카르텔과 좌파 도그마를 뚫을 수 없었지요. 더불어민주당이 답없는 함정임을 나는 일찍부터 알고 있었으나, 유감스럽게도 너무 많은 이들이 그 함정에 빠져 죽었습니다.

 

 그 와중에 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계보는 한 게 없습니다. 미래가 있는 젊은 당원들을 모으지도 못했고, 어떤 앞날을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철학도 없는. 오로지 좌파에 대한 안티질로만 존재하는 영남 다이묘 정당으로 찌그러지고 있었지요.

 

 

 

 

 

7) 그러니까 이준석이 대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준석 말고 몇 명이나 우파정당이 어떤 정당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까? 미래에 대한 청사진과 앞길을 제시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앞으로 수십년 동안 함께할 수 있는 청년 당원을 전국적으로 모을 수 있는 리더가 이준석 말고 있습니까? 우파가 잃어버린 사회적 위상, 가치, 이미지를 누가 회복시켜줄 수 있습니까?

 

 어쩌다 선거 이겨서 정치권력 쥔다고 회복되는 거 아닙니다. 한나라당 때, 새누리당 때, 여러 번 이기면서도 우파 진영은 계속 무너져 내렸습니다. 간교하게 거짓말을 하며 권력만을 탐했기 때문입니다. 우파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던 운동장이 왜 좌파 쪽으로 기울어지게 되었는지, 그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습니다.

 

 

 

 

 

8) 존중은 지혜 또는 두려움에서 나옵니다. 이번에 돌핀스는 이준석 대표를 존중하지 않았지요. 그러니까 이준석 대표가 존중을 얻고자 한다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입니다. 두려움을 사는 것.

 

 어차피 내가 보기에 진정한 트롤러는 물돼지 전하와 돌핀스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저러는 건 트롤링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맞서는 것일 뿐. 그리고 원래 이준석은 아무 것도 없던 시절에도 신세졌던 쿼터가디스(Quartergoddess)한테 들이받던 애라고요? 하물며 지금은 감투도 썼는데 빚진 것도 없는 물돼지 전하 따위야.

 

 

 

 

 

9) 물돼지 전하하고 돌핀스 다이묘 집권하면 그것들이 좋지 내가 좋을 거 없습니다. 그것들은 어차피 우리나라의 앞날과 자유우파의 앞날 같은 거에는 관심도 생각도 없고, 나를 포함한 국민에 대한 존중도 두려움도 없는 것들입니다.

 

 최소한 리재명 두목은 국민에 대한 존중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게 다른 점입니다. 그를 보면 어쨌든 국민을 보면서 고민도 하고 번뇌도 하고 후회도 합니다. 그런 게 정치인이 당연히 가져야 하는 태도입니다.

 

 물돼지 전하는? 표 누구한테 맡겨두셨나요? 그런 게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는 어차피 망한 나라입니다. 적어도 민주국가라고 할 수는 없지요.

 

 

 

 

 

10) 지난 보궐 당시 숨결 고민정 여사는 전설이 되기 충분한 활약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광진전설 고민정의 이름을 오래오래 전해도 될 거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보다 더한 게 나왔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익숙하네요. 하루종일 망언하다가 비판받으니까 예수처럼 십자가에 못박히는 심정이라는 이수정 여사. 물돼지 전하의 존재감을 사흘만에 지우는 그 기적에 경외하여 앞으로 지방부음을 받은 자예수정이라 불러드릴까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기적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11) 이준석 대표는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일단 정계은퇴하고 정치평론가로 직업을 바꿔보는 쪽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썰 풀 거 많을텐데. 물돼지 전하가 대통령이 되면 물론 이 나라엔 있을 수 없게 되겠지만, 그 땐 유학가면 되는 거고. 어차피 별로 그럴 확률이 높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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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고 위드 코로나

자연 2021. 12. 1. 18:49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QAJUtmA-1pY

 

 

* 본문은 백신과 면역 등에 대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다만 내가 이해한 수준에서 작성하였기 때문에, 내용에 틀린 부분이나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런 걸 발견하신 분들은 수정 정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미리 이야기하지만 음모론적 댓글을 작성하신 분들은 글작성 못하게 조치 들어가니까 관련 전문지식 없으면 아무 데서나 주워들은 수준낮은 이야기 무책임하게 퍼뜨리고 다니지 마십시오.

 

 

 

 항체는 항원에 달라붙는 단백질입니다. 달라붙는 힘은 분산력에 의한 것으로, 이는 분자 사이에 상호작용하는 반데르발스 힘 중 무작위적인 전자 분포로 인한 순간적인 쌍극자에 의한 힘입니다. 분산력은 접촉면적이 넓어질수록 커지는데, 항체는 이 힘을 이용해서 항원에 달라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원과 항체의 모양이 정확하게 일치할수록 잘 달라붙게 되는데, 모양이 같은 블럭을 끼우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모양이 일치해야 붙는단 말이지요. 항원에 붙은 항체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 게임에 비유하면 움직임을 멈추게 하거나, 독 공격을 하거나, 아군을 부르거나 하는 등의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항체마다 하는 역할이 다릅니다.

 

 COVID-19에서 항원은 COVID-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입니다. 항체들이 항원인 바이러스에 달라붙게 되면 바이러스는 제 구실을 못 하게 되고, 쉽게 제거됩니다. 그리고 모든 백신은 특정 항원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접종자의 몸에 투여한 백신이 기대대로 효력을 발휘할 경우 접종자의 몸에서 항체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는 후술할 항체의약품과의 차이입니다.

 

 항체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체외에서 만들어낸 항체를 투여해도 항체는 효력을 발휘합니다. 현대 의학은 유전자공학을 이용해 사람 몸 밖에서 항체를 직접 만들어 그걸 사람에게 투여하는 방법을 개발해냈지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나 트럼프가 감염되었을 때 사용했던 리제네론의 REGEN-COVCOVID-19에 대한 항체치료제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모두들 알고있다시피 렉키로나주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없었지요. 둘 다 항체를 공급하긴 합니다만, 백신과 항체치료제는 다릅니다.

 

 이번에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하게 된 AZ, 화이자, 모더나 모두 신기술을 사용한 백신들입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은 물론, AZ의 바이러스 벡터 방식 또한 이번이 사람 대상으로는 최초로 대규모 상용화된 것입니다. 일단 mRNA는 단백질 설계도 그 자체입니다.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은 쉽게 이야기하면 SARS-CoV-2 바이러스 스파이크의 설계도를 주사해서, 그걸 우리 몸에서 만들게끔 하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 몸은 일단 바이러스 스파이크를 만들고, 그 스파이크에 대한 항체를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AZ는 아데노바이러스라는 다른 바이러스에 SARS-CoV-2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DNA를 장착해 주입하는 겁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사람한테는 병원성이 없는 바이러스라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요. mRNA백신 대비 장점은 생산성이 좋은 것. 그리고 보존과 운송이 쉽다는 것입니다만 단점은 사람이 아데노바이러스도 항원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아데노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항체 또한 형성하게 된다는 겁니다. 즉 추가접종이 어려운 편입니다.

 

 이렇게 백신으로 항체를 보유하게 되면 우리 몸은 항원에 대한 정보를 기억합니다. 즉 해당 항원에 대해서는 이 항체가 듣는다는 식의 지식을 얻게 되고, 다음에 동일한 항원이 들어오면 동일한 항체를 신속하게 대량생산해서 대항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항원이 변이하는 경우에 대한 저항성도 얻게 되는데, 바이러스 같은 건 원래 변이가 심하니까 우리 몸은 그렇게 변이하는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면역계는 항원이 들어오면 아주 다양한 모양의 항체를 만들어서 붙여봅니다. 그래서 붙는 모양을 발견하면 그 모양의 항체를 대량생산하게 되는데요. 우리가 특정한 항원에 대해 가지는 항체 면역은 단일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항원에는 다양한 항체가 붙을 수 있게 생겼단 말이지요. 그러니까 이런저런 모양의 항체가 붙게 되고요. 항원이 나중에 좀 모습을 바꿔서 들어와도 가지고 있던 항체 중 일부는 보통 붙는단 말이지요. 좀 모자라도 일단 어느 정도 붙여놓은 다음 추가적으로 붙는 항체를 만들면 됩니다.

 

 원래 우리 몸은 대충 아무 데나 그럭저럭 달라붙는 항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IgM라는 항체입니다. 이 항체를 대략 자연 항체라 부릅니다. 항원이 들어오면 일단 IgM부터 붙여놓고 맞춤항체를 찾아 양산합니다. 소위 면역력이 좋다는 사람들은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IgM도 많을 걸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젊으면 아무래도 많은 편이고, 나이가 들면 줄어든다고 가정할 수 있겠지요. IgM는 이런저런 항원에 달라붙는 편이지만, 효율이 좋지는 않습니다. 병원성이 강한 항원을 상대로는 맞춤 항체가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백신을 맞으면 우리 몸은 백신으로 들어온 항원을 이겨낼 수 있는 다종의 항체와 전투 경험을 얻게 됩니다. 3차 접종을 하게 되면 체내 항체 농도도 유지할 수 있고, 2차 접종에 비해 항체의 종류를 더 가질 수 있겠지요. 가능한 다양한 항체를 가질수록 좋다고 할 수 있는게, 바이러스는 아무리 변이가 일어나더라도 기존 형태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항체 종류를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있는 항체 다 동원하면 무언가는 붙을 확률이 높단 말이지요. 그런데 이는 확률적인 이야기입니다. 같은 백신을 맞은 후에도 누군가가 보유한 항체는 특정 변이에 잘 들을 수도 있는데, 누군가가 보유한 항체는 특정 변이에 무쓸모일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백신으로 주입받은 건 항원이지 항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COVID-19의 경우 변이가 많이 일어난 바이러스일수록 기존 보유 항체가 붙을 확률은 낮아집니다. 그래도 다양한 항체를 가지고 있을수록 그 중에 붙는 항체가 있을 확률이 높겠지요.

 

 한편으로 백신을 맞으면 우리 몸은 항체를 만드는데, 몸속에 많아진 항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줄어듭니다. 항체를 몸에 계속 만들어 보유하고 있는 것도 에너지 낭비니까요. 그러니까 항체 농도가 몸 안에 높은 상태일 때 COVID-19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있는 항체로 즉각 대응이 되는데, 항체 농도가 떨어진 상태에서는 항원 확인하고 설계도 꺼내서 재생산 들어가야 합니다. 수요는 넘쳐나는데 재고가 없는 상황이 된단 말이지요. 물론 백신을 맞은 사람은 항체 재생산해서 중증화를 막을 수는 있는데, 문제는 전염과 앓아 눕는 기간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일단 IgM부터 붙여놓고 맞춤항체 재생산해서 싸우기까지, 튼튼한 사람은 무증상으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몸이 약한 사람은 앓아 누울 수도 있고, 그 사이에 남들한테 전염시킬 수도 있고, 뒤늦게 항체를 생산해서 대항하더라도 중증이 될 확률도 있긴 하다는 거지요. 위에도 말했듯 변이바이러스가 들어오면 그에 대한 각자 가진 항체면역력은 같은 백신을 맞았어도 다를 수밖에 없고요.

 

 항체치료제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렉키로나주같은 항체치료제는 초기 COVID-19에 대해 효과적인 항체를 복제해놓은 겁니다. 그래서 COVID-19 환자가 나오면 그걸 투여하는 건데요. 항원을 투입하는 백신하고는 달리 투입하면 즉각적으로 항체가 바이러스에 붙으면서 효과를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이 방식은 여러 단점이 있습니다. 일단 백신에 비해 생산이 어렵고요. 투여도 어렵고요. 그러니까 비싸고요. 특정한 항체이기 때문에 해당 항체가 통하지 않는 변이에는 쓸모가 없습니다. 또 백신처럼 전염을 방지하는 효과는 아예 없고요. 그러니까 렉키로나주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없었던 겁니다.

 

 정리하자면 COVID-19가 아무리 변이하더라도 그 바이러스에 COVID-19의 원형이 남아있다면, 기존 백신은 완전히 무력화되지는 않습니다. 원리상 백신이 만들어낸 항체는 확률적인 방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확률입니다. 백신이 변이된 만큼 기존에 가진 항체의 방어력이 확률적으로 낮아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3차 접종을 받으라고 하면 얌전히 받는 게 좋겠고요. 특히 AZ나 얀센 맞은 분들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변이한 바이러스에 달라붙는 항체 설계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거 있으니까 코로나 안 걸린다거나, 중증화가 아예 진행되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확률적으로 중증화를 예방해주고, 그보다 더 심각해지는 걸 확률적으로 방지할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근래 개발된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같은 치료제는 원리 상 SARS-CoV-2 바이러스의 변이와는 상관없이 듣습니다. 그리고 캐미컬 약품이라 항체의약품과는 달리 생산성도 좋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기는 한데, 문제는 가격입니다. 팍스로비드는 동사의 백신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러니까 막 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시키는 대로 백신 맞은 사람이 팍스로비드 처방이 필요할 경우 건강보험이 해결해 주겠지만, 아마 백신 거부자한테는 건보처리 안 해주고 약값 다 받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팍스로비드 1인당 구입비는 현재 예측되는 가격이 62만원입니다. 백신 접종 거부자들은 확률적으로 아마 COVID-19에 한 번은 걸리게 될 겁니다. 그러면 수십만원짜리 약을 먹고 자비로 그걸 부담하게 될 겁니다. 백신맞고 덜 고생하고 돈 아끼고 타인에게 민폐도 안 끼치길 강력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