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2

식이 2021. 11. 26. 19:31 Posted by 해양장미

 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1편

 

 

 

 

 

1) 우리가 느끼는 감칠맛에는 크게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습니다. 글루탐산, 아스파라긴산, 이노신산, 구아닐산, 호박산. 이 종류를 이해하면 음식에 복합적인 감칠맛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완제품 조미료들도 이 종류들을 다양하게 섞어놓은 게 많습니다.

 

 글루탐산은 다양한 음식물에 들어있는 물질입니다. 많이 들어있는 식품은 다시마, 간장, 된장, 토마토, 숙성된 치즈 등입니다. MSG는 이 글루탐산 맛을 냅니다. 적당한 농도일 때는 아시안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에 가까운데, 음식에 MSG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지나치게 달고 탁하며 입 안에 과하게 달라붙는 느낌이 됩니다. 각자 취향차가 있지만 음식물에 글루탐산 맛이 나는 %가 너무 높아지면 맑은 느낌이나 우아한 느낌을 낼 수 없게 됩니다.

 

 아스파라긴산은 콩나물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콩나물국 특유의 시원한 감칠맛이 아스파라긴산의 맛입니다. 콩나물에만 많이 들어있는 건 아닌데, 콩나물을 먹을 때 아스파라긴산 맛을 잘 볼 수 있습니다.

 

 이노신산은 육류나 생선류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쇠고기, 멸치 같은 것 말이지요. 글루탐산과 함께 감칠맛을 내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인데, 글루탐산에 비해 이노신산은 맑은 느낌의 감칠맛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음식 레시피에는 글루탐산과 이노신산 맛이 같이 나도록 되어있는 게 많습니다. 서로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멸치 + 다시마 = 잔치국수 국물, 돼지등뼈 + 된장 = 뼈해장국, 쇠고기 + 토마토 = 비프스튜 등등.

 

 구아닐산은 쉽게 이야기하면 버섯의 감칠맛입니다. 이노신산과 함께 핵산계 감칠맛이라 부르는데, 조미료에 핵산계 조미료라고 적힌 것들이 있습니다. 핵산계 조미료는 육류, 생선류, 버섯의 감칠맛이고, MSG는 글루탐산의 감칠맛입니다.

 

 호박산은 쉽게 이야기하면 조개의 감칠맛입니다. 조개 외에 맛술의 감칠맛도 이 계열입니다. 아스파라긴산과는 좀 다른 소위 시원한 맛을 냅니다.

 

 

 

 

 

2) 우리나라 라면에서는 07~08년 쯤에 팔도야쿠르트를 제외한 모든 라면 회사의 라면에서 MSG가 빠졌습니다. 팔도만 MSG를 유지하고 있지요. 이후 우리나라 라면은 대체로 핵산계 조미료 맛이 많이 납니다.

 

 조미료로 설명하자면, 미원은 순수한 MSG라서 글루탐산 맛입니다. 그런데 다시다는 핵산계 조미료에 MSG와 소금이 들어있지요. 그래서 용도가 다릅니다. 미원은 글루탐산 버프용이고, 다시다는 그냥 그것만 써도 육수 비슷한 걸 만들 수 있습니다. 저렴한 냉면은 다시다 + 설탕 + 식초로만 육수를 만들기도 하는 정도라서요.

 

 우리나라 대중음식에서 MSG와 다시다 맛을 빼는 건 어렵습니다. 집 음식에서는 MSG나 핵산계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가정이 많은데, 그 경우 소위 바깥음식과 집 음식의 결정적인 맛 차이를 만드는 게 이것입니다. 대중음식으로 한식이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가장 큰 이유는 화학조미료고, 고급음식으로는 영 발전을 못 하는 이유도 화학조미료입니다.

 

 천연재료로만 음식을 해서는 화학조미료의 감칠맛 농도를 현실적으로 따라갈 수 없습니다. 재료비를 생각 안 해도 되는 가정에서는 만들 수는 있는데, 음식점에서는 그런 식으로 만들면 재료비 너무 많이 들어서 망하고요. 조미료를 쓴 쪽이 맛의 강도가 강하기 때문에 좀처럼 우리나라 음식에서는 조미료를 빼기 어렵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간이 센 걸 좋아하는 상황이라는 거지요. 짜게 먹다 싱겁게 먹으면 맛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것과 마찬가지로, 감칠맛이 강한 걸 먹다 여린 걸 먹어도 비슷하게 맛없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3) 나는 가정에서 만든 만두를 좋아합니다. 가능하면 두부를 많이 넣고, 중력분과 계란을 써서 피까지 가정에서 만든 게 좋지요. 집에서 만든 만두는 찐 것을 튀겨서 간장을 듬뿍 끼얹어 먹으면 맛있습니다.

 

 대조적으로 시판하는 만두는 튀겨도 별로 맛이 좋아지지 않고, 간장을 듬뿍 끼얹으면 짠 정도나 감칠맛이 과해집니다. 여기서 집 만두와 시판 만두의 차이를 알 수 있는데요. 쪄 먹게 나온 시판 만두피는 글루텐이나 전분이 많이 들어있어서 튀기면 영 안 어울리고요. 시판 만두의 소에는 염분과 지방질과 감칠맛 성분이 집 만두보다 일반적으로 많이 들어있습니다. 특히 비비고 시리즈는 내가 생각하기엔 감칠맛 성분이 듬뿍 들어있지요. 비비고가 괜히 인기 있는 게 아닌데, 나는 그래서 비비고가 입에 잘 안 맞습니다. 조미가 많이 된 편이라서요.

 

 이따금 맛이 맹탕인 홈메이드 만두를 드셔보셨을 겁니다. 너무 쉬어서 냄새가 나쁜 김치를 썼거나 그밖에 상태가 나쁜 재료를 넣은 만두가 아닌 이상, 대체로 그런 만두는 맛이 없는 게 아닙니다. 지방질과 감칠맛과 염분 같은 게 부족해서 맛이 없게 느껴지는 상태일 확률이 높지요. 소에 짠 맛이 과한 상태가 아니라면, 튀긴 다음 과감하게 간장을 치면 맛이 확 좋아집니다.

 

 

 

 

 

4) 쌀에는 단백질이 7% 정도 들어있습니다. 대부분의 음식에서 단백질은 맛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만, 쌀의 단백질은 함량이 높을수록 품질이 낮은 쌀로 취급됩니다. 특히 쌀로 술을 담글 때 더더욱 그렇지요.

 

 쌀의 단백질은 녹말 입자를 감싸고 있습니다. 생 단백질 자체는 별로 맛이 없기 때문에, 쌀 단백질은 보통 좋은 식감이나 맛을 내는 데 방해가 됩니다. 밥의 맛은 거의 녹말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쌀 단백질은 쌀의 안쪽보다는 바깥쪽에 많습니다. 그러니까 쌀로 술을 담글 때 다이긴죠는 쌀의 바깥쪽을 깎아내고 안쪽으로만 술을 담급니다. 쌀 단백질은 술 만드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미는 너무 식감이 나쁘니까 분도미를 먹는 분들도 많은데, 쌀겨나 쌀눈이 몸에 좋긴 하고, 사실 쌀단백도 몸에는 좋습니다만 확실하게 쌀 바깥쪽을 벗겨낼수록 맛있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쌀단백을 좀 벗겨주는 쪽이 맛은 더 맛있거든요. 몸에 별로 안 좋은 게 맛은 좋은 법칙이 쌀에도 적용됩니다.

 

 그런데 볶음밥을 만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쌀단백은 밥알끼리 덜 붙게 만듭니다. 이게 쌀밥을 먹을 때는 별로 좋지 않은데, 밥을 볶을 때는 좋은 특성이 됩니다. 그리고 고온으로 마이야르를 만들어주면 쌀단백도 긍정적인 풍미가 생길 수 있지요. 마이야르 반응은 대략 130~200℃에서 일어나고, 가장 급격하게 일어나는 온도는 175~180℃입니다. 압력솥에 밥을 지어도 약 120℃정도로 조리되니까 마이야르를 거의 기대할 수 없는데, 볶을 때는 이야기가 다르지요.

 

 신동진처럼 그냥 밥을 지으면 맛없는 쌀이 볶음밥으로 만들면 맛있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볶음밥은 좀 거칠고 찰기가 없는 밥으로 볶아야 맛있습니다.

 

 

 

 

 

5) 콘플레이크와 콘푸로스트를 혼동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영어로 외우면 쉽습니다. 켈로그가 개발하여 포스트가 처음 시판한 최초의 씨리얼은 Corn Flake입니다. Flake는 얇은 조각을 뜻하지요. 프레이크, 후레이크 등 한글 표기는 다양합니다만 공통적으로 콘플레이크는 별로 달지 않습니다. 설탕을 거의 안 넣거든요. 실제 시판하는 건 여러 첨가물(비타민 등)이 들어가지만, 그냥 옥수수를 밀면서 구우면 콘플레이크가 됩니다. 농심 인디안밥이 그에 가깝지요. 다만 인디안밥은 일반적인 콘플레이크보다는 기름지고 살짝 더 답니다.

 

 콘푸로스트는 Frost입니다. 정식 명칭은 Frosted Flakes인데, Frosting은 제과 용어로 설탕 혼합물을 입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콘플레이크에 프로스팅을 한 게 콘푸로스트지요. 우리나라에서 파는 포스트 버전은 콘푸라이트라는 상품명이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콘푸로스트는 콘플레이크와는 반대로 강한 단맛이 납니다. 설탕 혼합물이 입혀져 있으니까 조금 더 단단하고, 우유에 말았을 때 조금 천천히 부드러워지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콘플레이크는 인기가 없는 편이고, 콘푸로스트쪽이 인기가 좋습니다. 그래서 콘푸로스트는 싸게 살 수 있는 행사가 많은데, 콘플레이크는 들여놓지도 않는 마트가 많습니다. 나는 콘플레이크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콘푸로스트도 잘 먹긴 합니다만.

 

 

 

 

 

6) 동물성 기름은 동물이 뭘 먹었느냐에 따라 지방산의 조성이 달라집니다. 지방산의 조성은 경화 및 산패가 잘 되는 정도와 상관이 있는데요. 경화가 잘 되는 기름이 산패도 잘 되고, 오메가3를 많이 가진 기름입니다.

 

 곡물을 먹인 동물일수록 체지방에 오메가3 비율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체지방의 산패가 덜 되고, 건조도 덜 되는데요. 이게 장단점이 있습니다. 일단 오메가3가 몸에 좋다는 의견은 논외로 하고요. 자연산 생선이나 야생동물 고기는 지방의 산패와 건조가 빠릅니다. 대조적으로 양식 생선이나 현대 축산업에서 키운 고기는 지방의 산패와 건조가 느립니다. 우지나 돈지 같은 경우, 대략 1950년대 이전과 이후는 특성이 다른 기름입니다. 그 이전의 사용법을 지금 사용할 수 없다는 거고, 레시피도 좀 다르게 적용하는 게 좋습니다. 생선도 자연산과 양식은 취급을 좀 달리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연산 쪽이 부패가 빠르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무쇠솥이나 팬을 관리할 때, 옛날에는 라드로도 충분했습니다. 그 땐 라드가 지금보다 건성유였거든요. 라드로 폴리머를 형성해서 넌스틱 효과를 만들기도 쉬웠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젠 그런 전통적인 방식의 조리법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현대의 라드는 불건성유입니다. 폴리머 형성이 잘 안 되고, 덜 굳습니다. 아마 옛날 라드로 볶음밥을 하면 매우 근사했을 겁니다. 경험적으로 볶음밥에 불건성유를 쓰면 기름이 빨리 굳어서 그런지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라드를 구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지요.

 

 대신 산패에 강한 현대 돈지의 특성은 돼지뼈를 끓이는 계열의 요리를 발달시켰을 수 있습니다. 돈지가 옛날 돈지보다 산패가 빨리 안 되니까, 장시간 끓였다 식혔다 하면서 요리를 만들기 유리해졌을 거거든요. 쇠고기나 소뼈를 끓이는 요리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7) 스테이크는 참으로 낭설이 많은 요리입니다. 근래엔 그나마 올바른 정보가 좀 퍼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낭설 때문에 잘못 하기 쉬운 요리지요.

 

 스테이크 구울 때 확실하게 실패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알려드리자면, 육즙에 집착하는 겁니다. 육즙은 스테이크 구울 때 초보 수준에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육즙 남기는 데 신경 쓰는 건 마스터 영역입니다. 일단 스테이크 굽기의 마스터가 되기 전엔, 육즙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는 그걸 적으로 보는 겁니다. 적어도 쇠고기 표면 부위의 육즙은 적입니다.

 

 일단 이제 알 만한 분들은 다 알겠지만, 쇠고기 겉면을 아무리 지져줘도 육즙 보존 안 됩니다. 쇠고기 익힐 때 육즙 잘 보존시키고 싶으면 튀김옷 입혀서 비프까스로 튀기세요. 그렇게 해야 육즙 보존이 됩니다.

 

 쇠고기 표면의 육즙은 두 가지 면에서 스테이크를 굽는 데 있어 문제를 일으킵니다. 일단 첫 번째는 표면에 수분이 있으면 고기가 안 구워진다는 겁니다. 물에 젖은 음식은 굽기 힘듭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육즙은 부패가 빠르다는 겁니다.

 

 보통 소매점에서 스테이크용 고기로 파는 쇠고기는 숙성이 잘 된 고기입니다. 신선하고 맛있어 보여서 샀는데, 집에 와서 뜯어보면 나쁜 냄새가 나는 경우가 흔하지요. 십중팔구 육즙이 부패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냥 먹어도 어지간한 사람이면 큰 문제는 없지만, 맛있게 먹으려면 나쁜 냄새를 내는 육즙을 철저히 제거해줘야 합니다. 이건 사골 끓일 때 핏물 빼는 거랑 원리가 비슷합니다.

 

 

 

 

 

8) 스테이크에 대한 또 다른 흔한 착각 중 하나는, 레어 스테이크는 생각보다 많이 구운 스테이크라는 겁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레어를 보고 미디움이라고 생각하거나, 블루를 레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블루(블루레어)와 레어(핑크레어)는 다릅니다. 레어는 다 익힌 쇠고기고, 블루는 겉만 익히고 속은 안/덜 익힌 육회(타다키)입니다. 대조적으로 웰던은 많이 익힌 쇠고기. 미디엄은 레어와 웰던의 중간이지요.

 

 쇠고기 스테이크를 기준으로 블루로 익힌 쇠고기의 속 색깔은 생고기와 같습니다. 그런데 레어로 익힌 고기는 핑크색으로 익은 고기입니다. 거기서 더 익히면 점점 회색이 되고요. 이게 처음에는 감을 잡기 힘든데, 두꺼운 고기를 탐침 온도계로 찔러서 온도를 재면서 굽거나 수비드를 해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레어의 기준온도는 대략 중심부 49~54℃, 미디엄 레어는 54~57℃입니다. 레스팅 이후 60℃가 넘으면 레어나 미디엄 레어가 아니라 미디엄입니다.

 

 근단백질의 주요 구성성분인 미오신은 40℃ 이상에서 변성합니다. 이 미오신이 변성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익힌 레어냐, 익히지 않은 블루냐가 결정됩니다. 그리고 쇠고기의 지방은 54℃에서 녹으면서 변성합니다. 그래서 지방이 있는 쇠고기는 엄밀히 말하면 레어로 구우면 안 됩니다. 진짜 레어로 먹어도 되는 쇠고기는 지방이 없는 살코기여야 하고요. 일반적으로 먹는 지방이 좀 있는 쇠고기는 54~60℃, 그러니까 미디엄 레어로 구워줘야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지방이 없는 쇠고기 살코기는 신선할수록 블루로 충분합니다.

 

 60℃가 넘어가면 미오글로빈이 변성해서 회색으로 익고, 콜라겐 조직이 변해 질겨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66℃가 넘으면 미오신과 함께 근단백질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인 액틴이 변성하기 시작하는데, 액틴이 변성하면 진짜로 질겨집니다. 웰던은 액틴까지 변성시키는 온도가 되지요.

 

 사견으로 두께가 일정 이상 되는 고기는 웰던 만드는 거 아닙니다. 그렇지만 햄버그처럼 다진 고기는 웰던으로 굽는 게 룰입니다. 그래야 소독이 되거든요. 고기는 주로 표면이 오염되기 때문에, 고깃덩어리는 겉면만 구워서 블루로 먹어도 대략 안전하지만 햄버그는 다지기 때문에 속까지 오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웰던으로 구워야 하지요. 다행히 웰던으로 구워서 다져진 고기조각이 단단해져도 햄버그는 씹히는 느낌이 좋고 맛있습니다.

 

 

 

 

 

 

9) 양식을 코스로 좀 드셔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양식 코스에서 빵은 전채와 함께 먹습니다. 식전빵이라고도 하지요. 수프나 샐러드를 먹으면서 빵을 먹게 된단 말이지요. 대조적으로 메인 요리하고 빵은 좀처럼 같이 먹지 않습니다. 이게 왜 그렇게 되냐 하면, 양식 메인 요리의 꽃은 아무래도 스테이크인데, 쇠고기 스테이크와 빵은 영 안 어울린단 말입니다. 그리고 웬만한 메인 메뉴하고 빵은 잘 어울리는 편은 못 됩니다. 그러니까 많은 경우 빵 대신 감자를 곁들여 먹지요.

 

 그런데 밥은 감자 못지않게, 어쩌면 그 이상으로 스테이크 같은 고기구이와 잘 어울립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밥과 스테이크를 같이 먹는 문화가 이상하게 발달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외국에서는 스테이크에 밥을 같이 먹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나는 스테이크를 굽고 레스팅하는 동안 스테이크를 구운 팬에 밥을 소량 볶아서 먹기도 하는데, 별 재료 안 넣어도 고기와 함께 먹기 나쁘지 않게 됩니다.

 

 

 

 

 

10) 요새 큰 닭으로 치킨을 튀겨야 맛있다는 말을 누가 자꾸 해서 시끄러운데요. 육계 큰 닭은 물론 방목한 닭까지 좀 먹어본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닭 맛 자체는 큰 닭이 더 맛있는데요. 대신 큰 닭은 튀겨서 익힌다고 치면 잘 안 익고, 좀 질기고, 닭냄새가 나기 쉽습니다. 괜히 작은 닭 쓰는 게 아닌데요. 큰 닭 쓴 치킨의 좋은 레시피 예가 KFC 오리지날 치킨인데요. 큰 닭은 그런 식으로 요리하는 게 어울립니다. 염지 강하게, 허브 스파이스 잔뜩. 그리고 압력솥으로 잘 익게 튀겨내야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치킨은 대체로 KFC 오리지날하고는 다른 방향으로 발달했잖아요? 레시피에 따라 작은 닭이 어울립니다.

 

 닭다리를 예로 들어볼까요. 닭다리에는 제법 큰 혈관이 있습니다. 그 혈관은 비릿하고 탁한 맛을 내지요. 먹을 때 혈관 떼서 버리고 먹는 게 더 맛있습니다. 그렇지만 보통들 그냥 먹지요. 닭이 사이즈가 커질수록 혈관도 커지고, 비린 풍미도 더 강해집니다.

 

 큰 닭으로 요리 제대로 하려면 쓸데없는 피하지방, 내장 조각, 핏덩이 같은 거 제거 확실하게 해줘야 합니다. 완전히 제대로 하면 시간 상당히 걸립니다. 확실하게 해 주면 맛이 좋아지긴 하는데요. 대량으로 프라이드 치킨 같은 거 튀길 때 그런 작업을 제대로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큰 닭이 더 맛있긴 합니다만, 대체로 치킨 시즈닝에는 마법의 가루, MSG가 들어간다고요? MSG를 잘 쓰면 큰 닭이 가지는 맛의 이점을 작은 닭도 꽤 따라갑니다.

 

 

 

 

 

11) 일반적인 떡볶이는 정의하자면 오뎅국물 베이스에 고추장, 고추가루 등으로 매운 맛을 내고, 물엿과 설탕 등으로 단맛을 내고, MSG 등으로 감칠맛을 더한 일종의 쫄깃한 파스타 요리입니다. 강한 감칠맛과 매운 맛, 단맛이 맛의 골조를 잡고 있고, 여기에 떡의 질감이 더해진 방식인데요.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려면 이노신산과 글루탐산 맛을 어떻게 확보할지를 생각해야합니다. 원래 레시피 자체가 저렴한 분식집 음식이라, 화학조미료를 충분히 쓰면 맛있게 만들기 쉬운데 자연재료로 일정 이상 맛있게 만들려면 난이도가 좀 높아집니다.

 

 맛없는 떡볶이는 대체로 이노신산과 글루탐산 성분이 너무 적거나, 아니면 글루탐산이 너무 많이 들어간 떡볶이입니다. MSG를 실수로 너무 넣은 떡볶이는 못 먹을 맛입니다.

 

 반대로 MSG를 아예 안 쓰고 떡볶이를 만들려면 좀 고난이도가 되는데, 원래 떡볶이가 MSG를 쓰는 쪽으로 개발된 레시피라 그렇습니다. 떡볶이를 만들 때 일반적으로 쓰는 자연적인 재료 중에는 고추장이 그나마 감칠맛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 쉽습니다.

 

 쉬운 해결책은 케챱을 좀 넣거나 간장 베이스로 만드는 겁니다. 그러면 MSG 없어도 맛있게 됩니다. 그냥 순수한 고추장/고추가루 떡볶이는 MSG 안 쓰면 글루탐산 확보가 어렵습니다. 다시마 육수라도 내면 가능은 합니다만.

 

 

 

 

 

12) 우리가 음식물을 익히는 방법은 4가지입니다. 복사, 전도, 대류, 그리고 마이크로파입니다. 복사는 매질 없는 직접적인 열의 전달. 전도는 고체 매질을 이용한 것. 그리고 대류는 유체 매질을 이용한 것이지요. 전자렌지의 마이크로파는 음식물 안쪽에 열을 만들어내고요.

 

 불꽃이나 열선의 열기가 음식물에 직접적으로 전달될 때는 복사입니다. 팬, 철판 등에서 음식물을 굽거나 볶을 때는 전도고요. 물, 기름, 증기, 공기를 이용해 열을 전달하는 건 대류입니다.

 

 토스터기나 오븐토스터 같은 경우는 거의 복사열로 음식을 익히는 기기입니다. 그런데 컨벤션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서는 대류열의 역할이 커지지요. 오븐은 대체로 복사열과 대류열을 쓰는데 오븐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같은 오븐이라도 오븐 안의 음식물 위치 등에 따라 복사열과 대류열을 받는 비율이 달라집니다. 과자 같은 걸 구울 때는 복사열로 굽느냐 대류열로 굽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집니다. 커피를 볶을 때는 전도열과 대류열, 그리고 기기에 따라 복사열도 쓸 수 있는데 그 비율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고요. 저렴한 간이 로스터들은 대류열을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커피콩을 제대로 볶을 수가 없습니다. 커피의 센터컷 내부는 복잡하기 때문에, 대류열을 쓸 수 있어야 안쪽을 원하는 만큼 구워줄 수 있습니다. 대류열만 너무 세게 걸면 바깥은 덜익었는데 안쪽부터 타버리기도 하고요.

 

 스테이크를 구울 때, 팬에 구우면 전도열로 굽는 겁니다. 석쇠에 굽거나 토치로 구우면 복사열로 굽는 거고요. 내 생각에는 제대로 스테이크를 구울 때는 충분한 전도열이나 강한 복사열로 구워야 합니다. 그런데 일반 가정집에는 철팬은 물론이고 괜찮은 스테인리스 팬도 없는 경우가 많지요. 팬이라고는 코팅팬밖에 없는 경우에는 그걸로 제대로 스테이크를 ‘굽기’는 어렵습니다. 그럴 때는 기름을 많이 써서 튀기는 방식으로 스테이크를 익히는 게 결과물이 나은데, 튀기게 되면 전도가 아니라 대류입니다.

 

 

 

 

 

13) 나는 피자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피자를 먹다 보면 불만족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맛없는 피자를 먹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다른 걸 잘못 만들어서 맛없는 게 아닙니다. 보통 설구워서 맛이 없어요. 스테이크는 너무 구우면 맛이 없는데, 반대로 피자는 설구우면 맛이 없습니다. 제대로 구운 피자는 비주얼이 좀 타야 합니다. 탄 부분이 없으면 제대로 구운 피자가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 중 꽤 다수가 탄 음식을 먹으면 암에 걸린다고 생각해서 기피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대로 구운 피자를 내놓는 집은 반드시 컴플레인과 클레임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러다보니까 우리나라는 설구운 피자를 일상적으로 먹는 나라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대부분의 피자는, 그냥 좀 더 구우면 더 맛있어집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파스타는 알덴테로 먹지만, 피자는 타도록 구워 먹습니다.

 

 

 

 

 

14) 치즈는 강하게 숙성시킬수록 감칠맛 성분이 늘어 ‘맛’이 좋아집니다. 대신 냄새가 생기지요. 그리고 강하게 숙성시키려면 염분이 많이 들어갑니다. 짜고 냄새가 강하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는 경성 치즈나 워시드 연성 치즈를 좋아합니다만.

 

 우리나라 음식 중에도 강하게 숙성시켜서 감칠맛 폭탄이고 냄새가 강한 음식은 있습니다. 보리굴비라거나, 갈치속젓이라거나. 갈치속젓은 나는 먹긴 하는데 감칠맛은 좋지만 잡스러운 풍미가 많은 음식이라 많이는 못 먹고, 보리굴비는 좋아합니다. 먹을 때마다 치즈 같은 맛이라고 생각하지요. 어쩌면 보리굴비를 주로 드시고 치즈는 별로 못 드셔보신 분들은 숙성이 잘 된 치즈를 먹으면 보리굴비 같은 맛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경성 치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파르미자노 레지아노, 그라나 파다노, 올드 고다(하우다), 파르미자노 레지아노와 올드 고다의 중간형, 페코리노 로마노. 이 중 페코리노 로마노는 양젖 치즈입니다. 그러니까 맛이 완전히 달라서 논외. 나머지는 우유 치즈입니다.

 

 고다(네덜란드어 발음으로는 하우다) 치즈는 네덜란드 치즈로, 유지방 함량이 높은 치즈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반경성 치즈로 겉 표면을 왁스로 싸 둡니다. 먹을 때는 왁스를 벗기고 썰어 먹으면 되는데요. 일반적인 고다 치즈는 왁스가 붉은색이거나 노란색입니다. 이 때는 평범한 반경성 치즈지요. 그런데 검은 왁스로 싸여 있는 건 장기 숙성형입니다. 올드 고다는 경성 치즈라 일반적인 고다와는 다른 치즈입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치즈를 하나만 꼽으라면 올드 고다를 꼽습니다.

 

 파르미자노 레지아노는 분쇄해서 가루로 먹는 치즈의 원조격입니다. 보통 가루 치즈를 파마산 치즈라고 부르는게, 파르미자노 레지아노에서 이름을 따온 거지요. 그런데 진짜 파르미자노 레지아노는 그냥 썰어 먹어도 맛이 좋은 편이고, 가루로 먹는 치즈 중에는 풍미가 강합니다.

 

 그라나 파다노는 실질적으로 파르미자노 레지아노보다 가루 치즈로 더 많이 씁니다. 둘은 외형이나 주 용도가 비슷하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풍미 차이가 분명하게 납니다. 가장 큰 차이는 그라나 파다노는 그냥 썰어서 덩어리째 먹으면 맛이 없다는 겁니다. 이 차이는 주로 유지방에서 비롯됩니다. 파르미자노 레지아노 쪽이 그라나 파다노보다 숙성기간이 길기도 한데, 그보다 결정적인 차이가 그라나 파다노는 탈지유로 만드는 반면 파르미자노 레지아노는 탈지유에 전유를 섞어서 만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라나 파다노는 거의 유지방이 없는 치즈인 반면, 파르미자노 레지아노는 유지방이 들어가 있습니다. 유지방이 숙성되면 복합적인 풍미를 만듭니다. 올드 고다 같은 경우 유지방 함량이 48%에 이르기 때문에 그라나 파다노와는 매우 대조적이고요.

 

 올드 고다와 파르미자노 레지아노의 중간형 치즈는 유지방 함량이 올드 고다보다는 낮고, 파르미자노 레지아노보다는 높습니다. 그래서 특성이 중간적입니다. 올드 고다 같은 경우 가루 치즈로 쓰기에는 풍미도 강하고 짠 맛도 있는데, 중간형은 풍미가 약해지고 덜 짜서 가루로 쓰기도 좀 더 용이하고, 덜 짜기 때문에 짠 맛에 약한 사람이 먹기도 편합니다.

 

 

 

 

 

15) 내가 어릴 때 인천지역에 조기는 많았는데 말린 굴비는 별로 없었습니다. 말린 생선은 가자미나 박대/서대 같은 게 흔했지요. 옛날에는 참가자미 말린 것도 흔했는데,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았습니다. 요새는 맛있는 가자미가 예전처럼 흔하지 않고, 가격도 비쌉니다. 근 몇 년 동안은 가자미보다 광어를 더 먹고 있는 것 같기도 할 정도고.

 

 한편으로 인천지역에서 먹는 음식 중 하나가 말린 가오리 찜입니다. 인천 앞바다에서는 원래 홍어(간재미)나 가오리가 많이 잡히는데, 인천 사람들은 홍어나 가오리를 원래 삭혀 먹지 않고 신선할 때 먹거나 말려서 먹어왔습니다. 가오리는 말리면 안 삭습니다. 요새는 호남 사람들이 유입도 많이 되고, 호남 사람들한테 영향을 받았거나 어쩌다 입맛에 맞아서 삭힌 홍어를 먹는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나는 왜 맛있는 홍어나 가오리를 삭혀서 먹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삭힌 홍어는... 그건 먹을 수 있는 음식 냄새가 아니라고 느껴지는데요?

 

 참고로 간재미와 홍어가 다른 생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같은 생선입니다. 어린 홍어가 간재미입니다. 간재미가 다 크면 홍어가 됩니다.

 

 말린 가오리를 쪄 먹으면 맛있습니다. 살도 맛이 진해진 상태고, 연골이 부서지는 느낌이 좋지요. 인천 재래시장에서는 말린 가오리 조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썩은 냄새 안 나니까 부담없이 드셔도 됩니다.

 

 

 

 

 

 

16) 가스렌지는 요리에 있어 혁명적 변화였습니다. 그런데 가스렌지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80년대 초중반만 해도 연탄불에 요리를 하는 가정이 흔했습니다. 전두환 시절이 좋았다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 시절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탄불에 요리를 하다가 가스렌지를 쓰게 됐고, 집마다 컬러 TV를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시대가 좋아지는 걸 강하게 체감할 수 있었지요.

 

 가스렌지는 요리 테크닉에 큰 진보를 가져왔습니다. 전기렌지는 논외로 하고, 다른 연료를 쓰는 조리도구에 비해 가스렌지가 가지는 큰 장점은 불을 일정한 크기로 쓸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약불을 쓰기 좋지요. 강불이야 무슨 연료를 쓰건 연료를 많이 투입하면 쓸 수 있습니다만, 약불을 일정하게 오래 유지하는 건 가스렌지가 아니고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오븐 문화권이 아니기 때문에 가스렌지가 보급되기 이전에는 약불로 장시간 굽는 요리가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화력을 제한해 쓰면서 오래 익히는 방법은 찜이나 중탕처럼 물을 이용하는 것이었고요.

 

 가스렌지의 보급은 요리에 많은 영향을 줬고, 동시에 경제수준도 올라가면서 우리나라 요리는 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흔한 속설 중 하나가 요리 못 하는 사람들은 약불을 싫어한다고도 하지요.

 

 

 

 

 

17) 부탄, 이소부탄, LPG는 호환 가능한 연료입니다. 같은 버너에 다 쓸 수 있단 말이지요. 사실 커넥터를 바꾸면 LNG도 호환이 안 될 건 없는데, LNG는 아무나 못 다루게 법이 정해져 있고요. 일반인도 같은 휴대용 버너에 커넥터 바꿔서 부탄, 이소부탄, LPG 다 쓸 수 있습니다. LPG 차량에도 충전소까지 갈 연료가 부족하면 부탄가스 캔으로 충전해도 되긴 합니다. 프로판 비율이 없으니까 겨울에는 힘듭니다만.

 

 그래서 가정용 가스렌지에 불만이 있으면 사실 좋은 휴대용 버너에 LPG 쓰면 해결이 되긴 하는데요.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법률적으로 LPG 가스통은 실내에 두고 사용할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도시가스가 보급된 지역의 주택은, 특히 공동주택은 실외에 LPG 가스통 둘 곳이 없지요. 부탄가스는 보다 자유롭게 아무 데서나 써도 됩니다만.

 

 요새 캠핑용으로 소형 LPG 가스통 가지고 다니는 분들이 좀 있는데, 그 가스통을 실외에 둔 채로 쓰면 합법인데 실내로 가지고 들어와서 사용하는 순간 불법이 됩니다. 실내에서는 부탄이나 이소부탄 캔만 법적으로 허용됩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충전해 쓰는 LPG가 1회용 부탄보다 L당 가격이 훨씬 싸지요.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요새 도시지역에 LPG 가스통 충전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쓰는 사람이 별로 없거든요. 차량용 LPG는 가스통에 충전하지 못하게 룰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LPG가 싸긴 하지만, 사실 진짜 많이 쓰지 않는 이상 도시지역에서는 그냥 부탄 쓰는 것보다 가성비가 그렇게까지 좋지 않습니다. 충전해오는 코스트가 높아서요.

 

 물론 도시가스 안 들어오는 시골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전화하면 LPG 업체가 알아서 찾아오거든요. 충전까지 다 해 주고 별로 비싸지도 않지요.

 

 

 

 

 

 

18) 와인 공부를 할 때는 일단 주요 품종을 이해하면 쉽습니다. 어차피 술이니까 그냥 편하게 마셔도 되긴 합니다만. 요리에 와인을 쓰려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아는 게 좋습니다.

 

 요리에 이리저리 쓰기 편한 건 화이트 와인입니다. 화이트 와인용 품종 중 가장 흔한 건 샤르도네(=샤도네이=Chardonnay)인데요. 샤르도네 와인은 요리용으로도 좋습니다. 다만 샤르도네는 세계적으로 재배하는 품종이고 양조할 수 있는 방식도 다양해서 관련 지식을 좀 알아두는 게 더 좋습니다.

 

 포도가 대체로 그렇지만 샤르도네처럼 다양한 지역에서 재배하는 포도는 재배지역의 위도에 따라 과일스러운 정도가 달라지고, 해당 지역의 양조 스타일까지 영향을 받게 되어 결과물은 더더욱 그렇게 됩니다. 예를 들어 칠레처럼 위도도 낮고 신세계 양조 스타일을 가진 지역에서 나오는 샤르도네는 과일 풍미가 많은 편인데요. 프랑스 부르고뉴처럼 위도도 높고 전통적인 스타일로 양조하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건 별로 과일 풍미가 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샤르도네는 양조할 때 말로락틱 발효를 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합니다. 또한 숙성에 오크통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오크칩이나 관련 첨가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모든 와인 품종 중 양조 스타일이 가장 다양한 품종이 샤르도네입니다.

 

 일단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런저런 요리에 쓰기 좋은 샤르도네는 고위도에서, 전통적인 스타일로, 첨가물 없이, 오크통이나 오크칩을 사용하지 않고, 말로락틱 발효를 하지 않은 타입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런 타입의 샤르도네를 좋아하기도 하니까 이 이야기는 적당히 참고해 주시면 좋습니다. 이 중 중요한 건 말로락틱 발효를 하지 않는 것. 그리고 오크 숙성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말로락틱 발효는 매우 중요합니다. 말로락틱 발효를 한 샤르도네와 하지 않은 샤르도네는 전혀 다른 와인입니다.

 

 문제는 와인을 모르면 이런 걸 구분하기 힘들다는 건데요. 기본적인 방법을 알려드리자면 요리용 샤르도네는 Chardonnay라고 써 있는 것 중 싼 걸 사면 됩니다. 왜냐하면 오크통을 사용하거나 말로락틱 발효를 하게 되면 비싸지거든요. 그런 걸 안 한다고 꼭 싼 건 아니지만, 같은 포도를 사용하면 오크통 숙성한 쪽이 더 비싸집니다. 오크통 숙성은 공짜가 아니니까요.

 

 

 

 

 

19) 드라이한 와인을 처음 드셔보신 분들은 대체로 단맛이 없으니까 배신감을 느끼곤 하는 것 같습니다. 기대했던 맛이 아닌 것이지요. 그렇게 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효모는 당을 알콜로 바꾸기 때문입니다. 포도의 당분이 알콜로 바뀌는 것이지요. 기본적으로는 달콤한 포도일수록 양조를 했을 때 도수가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달콤한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포도즙의 당도를 많이 올려서 충분히 알콜을 만들어도 당분이 남아있게 하는 방법. 그리고 다른 하나는 도수를 낮추는 겁니다.

 

 포도즙의 당도를 올리는 방법은 크게 보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수분을 줄이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설탕을 넣는 것. 많이 달고, 도수도 높고, 저렴한 와인은 예외 없이 설탕을 넣은 겁니다. 예전에는 그런 와인이 많이 팔렸지요. 조금 더 고급스럽게 만드는 이 방식은 설탕 대신 농축 포도즙 같은 걸 넣기도 하고요. 대조적으로 수분을 줄인 와인은 여러 방식이 있습니다만, 이쪽엔 비싼 게 많습니다. 대중적으로 접근성 좋은 건 아이스와인인데 나는 아이스와인은 비싸기만 하지 맛있게 마신 적이 없어서 마시는 용도로는 비추하고요. 대신 아이스와인은 요리용으로는 쓸 만한 것 같습니다. 시럽 대용으로.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달콤한 와인은 역시나 저도수의 프리잔떼(약발포주)입니다. 막걸리의 맑은 포도주 버전 쯤 되지요.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가 대표적입니다. 내가 추천하는 건 브라케토 다퀴(Brachetto d'Acqui)고요. 원래 전통적인 방식으로, 자연 효모를 이용하면 저도수 달콤 프리잔떼가 잘 나온다고 알고 있습니다. 알콜에 약한 효모가 많아서 도수 좀 올라가다 보면 죽거든요. 그런데 예전 기술로는 도수 낮은 프리잔떼를 유통하긴 힘들었으니까, 동네에서 금방 마시는 술로는 괜찮아도 상업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였지요. 현대에도 생탁 유통은 신경 써야 하는 분야니까요. 현대에 프리잔떼를 만들 때는 대신 필터를 씁니다. 원하는 만큼 발효시킨 다음 필터로 효모를 걸러버리지요.

 

 포트와인 같은 강화와인도 단맛이 나는데, 강화와인은 저도수의 와인에 브랜디를 섞은 겁니다. 그러니까 단맛이 나지요. 포트와인은 도수도 있고 단 맛도 있기 때문에 요리에 많이 씁니다. 약간 단 맛이 나는 소스를 만들 때 쓰기 좋습니다.

 

 

 

 

 

20) 나는 후추 그라인더는 아주 좋은 주방용품이라고 생각하고, 모두에게 구매를 권합니다. 시중에 간단한 그라인더가 포함되어 있는 통후추도 팔긴 합니다만, 제대로 된 그라인더를 구매하시는 쪽이 좋습니다. 제대로 된 그라인더는 분쇄도 조절이 되기 때문입니다. 후추는 통후추를 갈아 써야 향이 진하고 좋습니다. 시판 후추가루는 의도적으로 약한 후추향을 낼 필요가 있을 때나 유용합니다.

 

 그런데 소금을 그라인더에 갈아 쓰는 건 내가 딱히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후추는 분쇄해 두면 향이 약해지지만, 소금은 분쇄해둬도 변화가 없기 때문인데요. 소금 그라인더는 딱히 소금을 대량으로 분쇄하는 데 적합하지도 않고, 요리할 때 그라인더로 즉석에서 갈아서 쓸 때의 장점이 전혀 없습니다. 소금을 골고루 뿌리기 어렵게 만들 뿐이지요.

 

 고운 소금은 짠맛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음식에 균일하지 않게 뿌리게 되면 어떤 부분은 너무 짜고, 삼투 현상이 강하게 일어나고, 반대로 어떤 부분은 싱겁게 됩니다. 소금을 균일하게 뿌리려면 꽤 신경 써가면서 뿌려야 하는데, 그라인더를 쓰면 그렇게는 잘 안 되지요.

 

 다만 소금을 균일하게 뿌리지 않아도 되는 요리에 소금을 넣을 때는 적당량을 넣는 게 중요한데, 그라인더를 쓰면 소금을 뿌리는 양을 조절하는 게 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푼으로 소금을 넣는 것보다 그라인더를 쓰는 게 편할 수 있지요. 작은 구멍이 뚫린 소금통을 쓰는 것보다는 편하게 적당한 양의 소금을 넣기 좋고요.

니가가라 청와대

정치 2021. 11. 25. 14:0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_-lv7IjDsQU

 

 

 

 

 

1) 슬슬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로 들어가려는 것 같은데요. 서로 돌아가면서 니가가라 청와대 시전하는 걸 보니 쓴웃음이 안 나올 수가 없습니다.

 

 살펴보면 리재명은 사상과 조건이 문제. 그리고 물돼지 전하는 자질과 경험이 문제인데요. 일단 이번주는 물돼지 전하 쪽에서 니가가라 청와대 시전 중입니다. 이 때 리재명이 땡길 수 있으면 좋은데, 또 보면 못 땡기고 있고.

 

 

 

 

 

2) 현 시점에서 리재명 두목측의 결정적인 약점은 너무 좌파라는 겁니다. 대선에 나서는 좌파정당은 우클릭을 하는 게 정상인데, 그걸 제대로 못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대등한 일대일 구도의 대선에서는 중도쪽으로 클릭을 좀 해 주는 쪽이 유리합니다. 박근혜는 2012년에 좌클릭 한참 해서 대통령 된 겁니다. 2002년 노무현도 그렇게까지 좌파로는 안 보였으니까 대통령 된 거였고요. 그런데 지금 리재명은 물돼지 전하보다 사상이 편향적으로 보입니다. 물돼지 전하는 어쨌든 좌클릭을 해대고 있거든요.

 

 

 

 

 

3) 물돼지 전하는 지도자로의 자질이 없다는 게 증명이 되고 있는데요. 따져보면 물돼지 전하는 진정한 윗자리에 앉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검찰총장 시절은 시작부터 조국 장관에 들이받아가지고 사실 정상적인 총장업무 수행이 안 됐지요.

 

 보면 지금 물돼지 전하의 문제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못 쓴다는 겁니다. 김종인하고 김병준을 옆에 세워서 트러블을 일으키는 건 바보짓 이상은 아닙니다. 내 생각에 행정가나 사상가로는 김병준이 나아요. 그런데 김병준이 선거 지휘해서 이겨본 적 언제 있습니까? 지금은 선거철이니까 김종인을 위에 세워줘야지요. 애초에 둘은 사고방식도 다르고 전에 다툰 적도 있어서 옆에 세워둘 만한 사이가 아닙니다. 둘은 좀 떨어뜨려 놔야 했을 관계인데, 이건 물돼지 전하가 무능한 겁니다.

 

 

 

 

4) 이번 대선에서 리재명 두목이 물돼지 전하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면, 정치적 채무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겁니다. 문재인 주석은 정치적 채권자들의 대통령이었고, 그 채권자들의 뜻대로 지난 5년이 돌아갔는데요. 리재명 두목은 문재인 주석 수준으로 채무가 많지는 않습니다. 중순에 리재명 두목이 시전했던 니가가라 청와대는 정치적 채무 문제였다고 추정합니다. 그래도 일단은 리재명 두목이 채권자들을 상대로 주도권을 가져온 것 같긴 한데, 문젠 두목의 고집입니다. 그는 붉은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가 정치인으로 가진 자질을 생각할 때, 그가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만 있다면 참 좋을 텐데요.

 

 

 

 

 

5) 이준석 대표는 현재 이번 대선을 주도할 수도 없고 주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김종인과 물돼지 전하가 트러블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이준석이 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이고 슬슬 후퇴를 고려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의 돌핀스를 보면 지휘계통이 제대로 서기 어렵고, 앞으로 폭주 예정일 물돼지 전하를 말리는 것도 쉽지 않을 겁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돼지 전하가 대통령이 될 확률은 높고, 그럴 경우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는 어쨌든 옆에 서 있는 게 이익이 된다는 겁니다. 차라리 상대가 강하면 이준석 대표도 처신이 쉬울 것입니다만. 진퇴양난이겠지요.

 

 나의 주관적인 계산으로는 이준석 대표는 끌려 내려가는 쪽이 낫습니다. 이준석 본인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앞으로의 대한민국에는 확률적으로 그 쪽이 좀 낫습니다.

 

 

 

 

 

6) 위드 코로나 중단 위기라고 하는데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제 겨우 하루 4천명 수준 확진자라고요? 하루 1만 명 정도 확진자는 당연히 생각을 했어야 하는데요. 미리 병상확보 안 하고 사람들 줄줄이 죽게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정권입니다. 애초에 국민들 살릴 생각이 없지요, 이 정권은.

 

 한편으로 상황이 어째 이런가 보니까, 아무래도 AZ맞은 분들이 돌파감염이 곧잘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화이자, 모더나 대비 방어력이 약하거든요. 게다가 노년층이 AZ를 맞아서, 돌파감염이 되면 일정 정도 확률로 중증화가 되는 걸로 보입니다. 결국 AZ나 얀센 접종자에 대한 mRNA 백신 추가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되는데요. 백신음모론자들이, 특히 mRNA 백신을 폄하하는 음모론자들이 워낙 나쁜 소문을 많이 퍼뜨려서 필요한 만큼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위드 코로나가 정말로 중단되면 리재명 두목에게는 영 좋지 못합니다. 물돼지 전하에게 천운이 따르고 있습니다. 다리도 없으면서 그런 천운을 계속 걷어 차는 물돼지 전하도 참 대단한 생물입니다.

 

 

 

 

 

7) 오늘 한은이 기준금리를 25bp 올렸습니다. 50bp 올릴 수도 있었는데 25bp만 올렸고요. 이건 조만간 또 올릴 수 있다는 걸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번 정권 안에 최대한 금리 올려둬야 합니다. 리재명 두목이건 물돼지 전하건 포퓰리스틱한 위인들이라, 임기 초에 금리 잘 안 올리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년에 미국이 금리 올리기 시작하면 얼마나 급격하게 올릴지 모릅니다. 미국은 우리나라로 치면 웬만한 대출이 다 고정금리인 나라입니다. 그러니까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가계가 이자부담이 늘어난다거나 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올리려면 부담 없이 쭉쭉 올릴 수 있지요. 우리나라처럼 가계부채의 80% 이상이 변동금리인 나라하고는 조건이 다릅니다. 게다가 제조업 국가도 아니지요. 물돼지 전하가 당선될 경우, 운 없으면 집권하자마자 미국에 금리역전 당하고 경제가 추락하면서 글로리 K-180과의 혈투를 시작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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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 - 반란수괴 전두환 사망

정치 2021. 11. 23. 19:0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JJSS1uMRhyY?t=1622

 

 

 

 자유대한민국의 반역자였으며 폭압적인 독재자였던 전두환이 드디어 사망했습니다. 그가 잘한 면이 있었고 유능한 면도 있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만, 김재규는 사형당했는데 전두환은 천수를 누린 것은 잘못되었습니다.

 

 전두환이 아니었다면 김종필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NL 운동권 같은 흑화된 집단이 아직까지도 들끓을 일도 없었겠지요. 호남이 안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도 지금보다는 훨씬 덜했을 거고요. 내란수괴가 집착한 겨우 7년의 독재를 위해 우리나라가 지불해온, 그리고 앞으로도 지불해야 할 대가가 너무 큽니다. 김영삼의 IMF 외환위기, 문재인 주석의 래디컬 페미니즘 정도가 그에 비견 가능할까요.

 

 단언컨대 나라를 지켜야 할 장군이, 반드시 그래야 할 명분도 없는데 나라를 지켜야 할 군대를 이끌고 자국의 중추를 공격해서 권력을 장악한 걸 옹호하는 것들은 보수주의자도 자유주의자도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박정희의 군사정변도 물론 옹호 받을 수 없습니다. 5.16을 쿠데타로 규정하고 5.18을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한 건 다름 아닌 김영삼 정권입니다. 김영삼 정권의 역사적 판단과 민주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자들은 제대로 된 자유우파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성공한 쿠데타’를 옹호할 수 있는 가치관은 어디까지나 좌파의 그것이지요.

 

 우리나라 우파에 철학이 없는 건, 박정희와 전두환을 옹호하느라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자유주의는 우리나라에 원래 없었고, 보수주의는 쿠데타를 용인할 수 없습니다. 성공한 쿠데타를 혁명으로 격상시키는 것이나, 국가주도의 정책 및 령도자를 찬양하는 것. 그리고 독재를 옹호하는 것 등등은 전형적인 좌파의 태도입니다. 내가 보는 박정희는 공도 많은 인물이지만 보수주의자라거나 자유주의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는 진짜로 진보적인 인물이었지요. 운동권 사이비 자칭 진보들하고는 완전히 다르게.

 

 대한민국 최초의 자유 우파 대통령은 김영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3당 합당과 IMF 외환위기의 과오가 너무나도 커서 김영삼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게 되었다는 거고요. 김영삼 본인부터가 사상적으로 완성된 인물이라거나, 학식이 넘쳐흐르는 타입이 아니었고요.

 

 광주사태 또는 광주항쟁은 전두환의 군사쿠데타에 기반한 국가권력장악에 자유 시민들이 들고 일어난 사건이었습니다. 반란수괴 전두환의 명령을 받은 군대는 그러한 자유 시민들을 향해, 그리고 휘말린 아무 죄 없는 시민들을 향해 발포하여 참극을 만들어 버렸지요. 이 사실을 부정하는 통칭 극우들이 끊임없이 기어 나와 자유우파의 앞날을 망치는데, 집요한 박멸과 응징이 필요합니다. 광주사태에서 전두환 편을 드는 것들은 천안문 사태에서 공산당 편을 드는 것들과 마찬가지입니다. 한편으로 나는 광주사태를 민주화 운동으로 부르는 것을 거부합니다. 그게 무슨 민주화 운동입니까. 반란수괴를 상대로 한 자유 시민군의 항전이자 민간인 학살이었지. 미국 레이건 대통령은 그런 참극을 일으킨 전두환을 혐오해서 정상회담도 거부했었습니다. 전두환은 1981년에야 김대중을 감형/석방하는 조건을 걸고 겨우 레이건을 만나게 되지요. 그리고 그 업보로 전두환은 1987년에 끌려 내려오고요.

 

 삼청교육대는 예전부터 종종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굴라그나 아오지 탄광하고 비슷한 거고, 시민을 무작위로 끌고갔다는 점에서는 더 나쁩니다. 북조선의 로동교화소나 신안 섬노예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삼청교육대는 옹호하는 걸 보면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나는 삼청교육대를 옹호하는 것들은 시민권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건 자유 시민이 옹호해도 되는 대상이 아닙니다.

 

 한편으로 물돼지 전하나 홍준표가 조문을 가겠다고 했었는데요. 이게 어느 정도는 법조인 출신들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법률적으로 전두환은 이미 받아야 할 벌을 다 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면 법률적으로는 교화가 되었고 죄가 남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지요. 추가범행이 있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그러니까 대한민국 형법체계를 존중하는 사람일수록, 그런 사람들이 보기에 전두환은 이미 죄를 씻은 사람인 겁니다. 법조인이 정치를 하는 비율이 높은 것에 대해 내가 괜히 부정적인 게 아닙니다. 법조인들은 대체로 커먼센스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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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경찰서 여경 도주 사건

사회 2021. 11. 22. 01:1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aNQo9qSzZu4

 

 

 

 

 

 인천 논현경찰서 여경 도주 사건은 오랜 불안이 현실이 된 상징적이고도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그야말로 문재인 주석 정권과 래디컬 페미니즘 디스토피아가 낳은 귀태(鬼胎)라 할 수 있지요. 우선 뇌사판정이 나온 피해자의 사망은 참으로 깊이 유감이라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런 망조가 깊은 시대가 아니라면 그런 참변은 없었을 것입니다.

 

 인천 경찰의 문제는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긴 합니다. 중고차 시장이나 하절기의 인유처럼 인천의 단점으로 꼽을 수 있었지요. 근래 일어난 사건들만 해도 도로교통법상 문제 없는 운전자를 자의적으로 단속해 딱지를 끊는다거나, 신호위반 카메라 자료를 위조해서 딱지를 발송한다거나, 짧은 기간 동안 경찰관들 다수가 줄줄이 자살한다거나 하는 흉흉한 사건들이 있었는데요. 결국 이번에 논현경찰서 관할구역에서 대형사고가 터졌습니다.

 

 예전부터 나는 본 블로그에서 래디컬 페미니즘이 초래하는 치안 악화 위험을 계속 이야기해왔었습니다. 사람이라 하기에는 여러 모로 심히 실격인 암컷들이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쭉 여자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라고 빼액거려 왔고, 그 추악한 스크리밍에 호응하여 문재인(紊災人) 정권은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나라를 망가뜨려 왔습니다. 그 결과 대낮에 자택에서, 경찰을 불러서 함께 있었는데도 여자가 칼맞아 죽는 나라가, 여경은 도망치고 남경은 방관하는 나라가, 피해자가 피투성이가 되어가면서 필사적으로 범인을 잡았는데 경찰에게 협박당하는 나라가 되어버렸지요. 이게 래디컬 페미니스트들과 대깨문들이 만든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입니다.

 

 여경을 어처구니없는 기준으로 쓸데없이 많이 뽑는 것도 당연히 문제인데, 이 정권은 시작부터 물돼지 전하를 충직한 사냥개로 쓰면서 검찰조직을 하인처럼 마음껏 부리고, 검찰개혁을 빌미로 경찰에 수사권을 주고 자치경찰제를 도입하는 등의 망국적 행위를 강행해 디스토피아를 만들었습니다. 경찰에 과도한 권력이 가는 걸 찬성하였던 대깨문 여러분들, 양심이 남아있다면 접시물에 코를 좀 담그시기를. 

 

 이 와중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경찰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고, 역시나 문재인 주석님 차원의 사과나 피드백 같은 건 없습니다. 대통령은 하늘이 낸다고 하는데, 뭔가 우주의 기운이 물돼지 전하에게 몰리는 것 같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대중들에게 물돼지 전하는 대표적인 검찰개혁의 희생양 아니겠습니까. 이미지 상 사고치는 경찰의 대척점에 있는 게 물돼지 전하란 말입니다. 비록 실제의 물돼지 전하는 정권 초 문재인 주석의 주구나 다름없었고, 공수처에도 찬성했던 인물이긴 합니다만 이런 사실은 보다 깊은 영역이지요.

 

 아무래도 현 시점에서 보기에는 정권이 바뀔 확률이 높겠습니다. 이 정부는 너무나 많은 대죄를 범했고, 그 업보는 뒤늦게나마 대가를 치르게 생긴 분위기고, 리재명 두목은 현 정권에 확실하게 선을 그을 수 있는 입장이 못 됩니다. 물론 아직 대선까지는 시간이 꽤 남았고, 그때까지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아. 그리고 이제 나도 공권력 못 믿겠으니까 진짜로 정당방위라도 좀 할 수 있게 합시다. 경찰 불러봐야 어차피 도망가잖아요? 디스토피아도 이런 디스토피아는 영화에도 안 나온다고요?

 

사상최악의 대선

정치 2021. 11. 18. 12:59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R-ER5---jSk

 

 

 

 

 

1) 나라의 앞길은 어둡고 혼란해 보이는데, 대선후보 둘에 탁월함이나 희망 따위 없고, 온갖 저열함만이 정치판에 가득합니다. 꿈은 단절되었습니다. 아마도 누가 이기건 파멸입니다. 공정한 파멸이냐, 불공정한 파멸이냐. 이 차이가 남아있을 뿐.

 

 

 

 

 

2) 물돼지 전하의 숱하고 깊은 부도덕과 비윤리에도 불구하고, 그 생물이 대통령 되서 잘 할 가능성이 좀 있으면 지금 상황은 큰 문제까지는 없다고 이야기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조차 아니지요. 물돼지 전하는 메이저 우파 정당이 대통령 후보로 내밀기엔 하자 그 자체에요. 조직의힘 당적을 유지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이건 불량품이 출하되는 걸 막지 못했고 어떻게든 회수하고 싶은 심정인 것입니다. 불량품을 팔게 되면, 당장은 돈을 벌 수 있을지 모르지요. 그런데 그러다가는 회사가 망한다고요?

 

 

 

 

 

3) 리재명 두목이 잘 좀 했으면 그나마 상황이 지금보다는 나았습니다. 그런데 조직의힘 경선이 끝나고 지난 시간동안, 리재명 두목은 니가가라 청와대를 시전했어요. 리재명에게 기대할 수 있는 장점 같은 게 지난 열흘 동안엔 없었고, 그의 단점들만이 두드러졌지요.

 

 리재명 두목이 만들어온 브랜드는 일 잘하는 좌파입니다. 이 이미지가 실제와 얼마나 먼지는 일단 논외로 하겠습니다. 여기엔 그의 시원시원하고 박력있는 이미지가 일조했지요. 그런데 근 열흘 사이에 이 브랜드가 망가졌습니다. 간을 보고 말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기미소견과 리재명은 정 반대의 이미지입니다. 기미소견이 가진 우유부단함, 아동틱함, 답답함이 리재명에게는 없었지요. 그런데 조직의힘 경선 끝나고 리재명 두목이 어떻게 했습니까. 홍준표 지지층 상대로 ‘간’ 봤잖아요. 이건 그냥 홍준표 지지층의 실망으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이말저말 나오고 말이 바뀌면서 1하는 리재명의 브랜드가 약해지고, 장점이 퇴색하고, 이미지와 메세지가 흐릿하고 탁해지게 된 겁니다. 게다가 이건 정치인끼리 간을 본 게 아닙니다. 국민을 상대로 간을 봤어요. 정치인이.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리재명 두목에 투표할 생각입니다. 리재명 두목은 어떻게 봐도 올바른 정치인이라 볼 수는 없고, 유권자를 상대로 간을 보는 불경 또한 저질렀으나 돌핀스에 비하면 그나마 낫습니다. 돌핀스는 아예 유권자를 조롱하고 내팽개쳤지요. 그것도 꿈을 가지고 돈을 내가며 당에 가입까지 해 변혁을 이루려는 유권자들을.

 

 주인을 무는 개는 즉각 도살해야합니다. 자유주의자로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습니다.

 

 

 

 

 

5) 자유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걸 하나 꼽자면 정치인이 인민 위에 서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나 관념적 대등함을 현실적으로 이룩하고 유지하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정치인은 엇나가기 쉬운 업자들입니다. 제대로 된 민주 시민이라면, 항상 정치인을 지켜보고 경계하며 그들이 유권자에 대해 경외심을 잊지 않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정치인만 바라보고 인민을 외면한다면, 그건 민주정이 아닙니다. 자유주의를 추구한다면 유권자를 무시하고 깎아내리는 정치인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민주정에서는 언제나 정치인과 인민의 투쟁이 펼쳐집니다. 문제는 정치인 편에 선 시민들, 즉 유권자로서 가져야 할 제대로 된 주인의식 없이 ‘대가리가 깨진’ 추종자들입니다. 이들은 이 대결 양상에서는 인민의 일부가 아닙니다. 정치인의 영역에 속해 있지요. 정치인들이 진짜 국민이 아니라 추종자들만을 바라볼 때, 그런 정치인이 하는 정치는 진정한 민주정이 아니게 됩니다. 우리가 금세기에 겪어온 실질적 독재의 세월들은 그런 세월들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대다수의 정치인들은 인민보다는 동업자들을 봅니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유권자라면 추종자들을 제압하고, 동업자보다는 인민을 보는 정치인에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이상이 내가 이준석과 홍준표를 지지하고, 돌핀스를 용납할 수 없는 두 주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물돼지 전하 실력으로는 아마 앞으로 패망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이고요.

 

 

 

 

 

6) 자유주의의 한 일면을 설명하자면 이런 것입니다. ‘다수가 만들어낸 권력이라 하여 그것이 정당한 것은 아니며, 자유로운 자연인은 부당한 권력에 의해 자유를 제약받지 않을 정당한 권리가 있다.’

 

 그렇기에 본질적으로 자유주의는 보수주의와 다릅니다. 물돼지 전하가 조직의힘 후보로 나름대로 인정받고 있는 건, 조직의힘이 자유정당이라기보다는 보수정당이니까 그럴 겁니다. 보수주의자들은 자유주의자들보다는 명백하게 결과에 순종적인 편이지요. 관습과 운명에 대한 존중과 순응, 그리고 크리스찬의 경우 주의 뜻(이미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한 순종 같은.

 

 그러나 2017년에 문재인 주석을 뽑은 다수는 올바르지 못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올해 물돼지 전하를 경선에서 뽑은 ‘조직’에 속한 다수도 올바르지 못했습니다.

 

 민주정의 취약성은 자유주의로 보완됩니다. 다수자가 소수자를 가해하고, 구성원들이 어떻게든 다수자에만 속하려 들고, 전문가가 아닌 다수의 의견으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는 게 단순다수제입니다. 그런 사회도 민주적이라 할 수는 있으나, 끔찍한 사회지요.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그런 끔찍함이 있는 사회고, 그 끔찍함이 이번 조직의힘 경선에서 명백하게 드러났습니다.

 

 

 

 

 

7) 21세기 정치학에서 이야기하는 포퓰리스트와 인민을 우선하는 정치인의 차이를 이야기하자면, 전자는 국민의 인기와 추종을 얻고자 합니다. 어디까지나 목표는 권력이고, 유권자는 수단입니다. 그게 포퓰리즘이지요. 포퓰리즘을 정의하는 정치학적 합의는 충분히 이루어져있지 않으나, 나는 포퓰리즘을 민주정의 과잉이자 자유주의의 쇠퇴로 보는 쪽입니다.

 

 포퓰리즘 및 포퓰리스트라는 어휘는 모호하였고, 그것은 19세기에는 인민을 우선하는 정치인을 의미하는 정도의 어감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동시에 비꼬는 어휘로 사용되기도 하였지요. 그와 같은 어감은 적어도 트럼프 이후에는 부정적으로 변화하였습니다만, 오바마 시대만 하더라도 긍정적인 어감으로도 사용되곤 하였었습니다.

 

 최초의 포퓰리스트로는 소설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겁쟁이 사자의 실제 모델,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을 꼽을 수 있습니다. 복본위제(금은본위제)를 지지하였고, 대통령이 되지는 못했으나 미국 민주당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지요. 에이브러햄 링컨은 공화당 대통령이었고, 링컨의 시대에 공화당은 진보적이었고 민주당은 보수적이었으나,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의 시대를 거치며 점차 민주당이 진보적인 포지션을 차지하고 공화당은 보수화됩니다. 나를 포함하여 브라이언을 좋게 평가하는 이들은 적어도 과거의 ‘포퓰리스트’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단어가 의미하는 뜻이 변해버려 더 이상 그런 표현을 사용할 수는 없지요. 현 시점에서 나는 ‘동업자보다 인민을 우선하는 정치인’을 심플하게 정의할 단어를 모릅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8) 인민을 우선시하는 정치인은 정치인을 추종하는 ‘대깨’ 유권자와 정 반대 포지션입니다. 어떤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동일 직종에 속하는 다수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 인민을 우선시하는 정치인이 가끔 나오는 건 그런 심리에서 비롯되지 않나 일단은 가정해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준석 대표는 정치인이나 악플러에게는 공격과 견제를 일삼지만, 국민을 향해서는 일관적으로 예의를 지키려 합니다.

 

 다만 누구나 복합적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인민을 우선하는 정치인이 있다 해도 일관적으로, 그리고 영구적으로 인민을 우선할 거라 가정할 수는 없습니다. 유권자는 그러한 정치인에 대해 가능한 인센티브를 주는 동시에 꾸준히 지켜보며 수시로 재평가를 해봐야 합니다.

 

 

 

 

 

9) 홍준표가 해당행위자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행위의 정의를 놓고보자면, 여름에는 돌핀스가 명백한 해당행위자였습니다.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는 홍준표가 해당행위자일 수 있지요. 이제 이준석 대표에게 홍준표를 징계하라는 요청이 들어갈 수 있겠고요. 홍준표가 청년의꿈과 함께하는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도 홍준표가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경우 조치가 불가피할 것입니다. 홍준표는 바보가 아니니까, 아마 이후 징계를 당한다면 그것 또한 홍준표의 계산 아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설마 그런 일로 이준석 지지층과 홍준표 지지층이 분열하지는 않겠거니 생각하지만, 누군가는 분탕질을 할 테니 약간은 걱정도 됩니다. 이준석 지지층과 홍준표 지지층은 앞으로도 한동안은 같이 가야 할 것입니다.

 

 

 

 

10) 상기한 어휘들은 기술적 필요에 의해 골라서 사용되었습니다. 설명을 좀 하자면.

 

인민 : 본문에서는 우리나라에 장기적으로 거주하는 모든 자연인을 의미합니다.

 

국민 :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모든 자연인을 의미합니다.

 

유권자 : 선거권이 있는 국민들. 지선에서는 일부 영주권자 포함입니다만 대선에선 시민과 동의어.

 

 즉 미성년자와 영주권자, 장기 거주 외국국적자 등 때문에 어휘를 다르게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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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1

식이 2021. 11. 17. 00:08 Posted by 해양장미

※ 원래 한식 관련 이야기 6편을 작성하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까 점점 한식의 범주를 좀 벗어나는 기분이라 시리즈를 바꿉니다. 한식 관련 이야기에 비해 글이 길어져서 이 시리즈는 20개씩으로 하겠습니다. 이번 1편은 본래 한식 관련 이야기 6편으로 작성하던 거라 한식 주제가 많이 들어가는데, 다음 편부터는 한식 범주를 좀 더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1) 근래 하는 생각 중 하나가, 앞으로 한식도 보다 쉽고 정확한 레시피가 보급되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인덕션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고, 중앙부에서 불이 안 나오는데다 과열방지기능도 있어 영 성능이 좋지 못한 신형 가스렌지를 보유한 세대가 늘어나고 있거든요.

 

 쿡탑은 성능으로 치면 업장에서 쓰는 간택기가 좋습니다. 가운데서부터 불이 나오고, 매우 강한 화력을 가지고 있지요. 그렇지만 가정에서 그런 걸 쓰기는 힘듭니다. 청소도 손이 많이 가고. 근래는 청소도 쉽고, 조리용기는 가리지만 최대화력도 높은 인덕션이 트렌드인데요. 인덕션이라는 물건은 일정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테크니컬한 조리에는 영 좋지 못합니다. 직화불가는 물론 온도를 빨리 떨어뜨리거나, 팬을 기울인 상태로 적당히 가열을 한다거나, 화력조절을 섬세하게 한다거나, 내부 음식물을 강하게 젓고 뒤집는다거나, 바닥이 둥근 용기를 쓰거나 하기가 힘들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 요리는 끓이거나 찌거나 삶거나 하는 게 많아서 인덕션 보급에 유리한 것 같습니다. 에어프라이어가 보급된 것도 인덕션 보급에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2) 요리를 할 때 소모되는 연료비는 대략 이소부탄 > 부탄 > 전기 > LPG > LNG입니다. 도시가스(LNG)가 가장 저렴합니다. 인덕션은 똑같은 요리를 해도 연료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특히 누진을 먹으면 많이 들어가지요. 가정용이라도 메인쿡탑에 사용하는 고화력 인덕션의 전력소모량은 가정용 스탠딩 에어컨을 한참 상회합니다. 오래 된 집에 메인쿡탑으로 인덕션을 놓으려면 차단기 업그레이드하고 전기공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인덕션은 전력소모를 많이 합니다. 특히 업소용이나 수입 인덕션을 쓰려면 공사가 필수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앞으로 곰탕을 끓이는 가정은 점점 더 줄어들 거라 생각합니다. 사골이나 우족, 꼬리, 잡뼈 등을 끓인 뼈곰탕 계열은 90년대 이후 장기적으로 인기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쿡탑의 변화 트렌드가 인기 하락을 추가적으로 부추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도시가스 업체들은 수익이 안정적인 게 장점이었는데, 앞으로는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 확률이 높습니다. 지역난방을 하면서 인덕션이나 하이라이트만 쓰는 가정은 LNG를 전혀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3) 인덕션을 사용하는 분들은 인덕션 전용 용기를 사용하게 되는데, 인덕션에 사용 가능한 스테인리스 용기들 중에는 바깥부분이 페라이트계 스테인리스로 된 것들이 있습니다. 원래 주방용품에 사용하는 스테인리스는 부식에 강한 오스테나이트계인데요.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는 자성을 띠지 않기 때문에 그것과 알루미늄 등만 사용한 용기는 인덕션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인덕션에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인리스 용기는 이런저런 조치를 취해두는데, 그 중 한 방법이 안쪽은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로 만들고 바깥쪽은 페라이트계 스테인리스로 만드는 겁니다. 페라이트계 스테인리스는 자성을 띠기 때문에 인덕션에 사용 가능하거든요. 오스테나이트계보다 열전도율이 조금 더 높기도 하고.

 

 그런데 단점이, 페라이트계는 오스테나이트계에 비하면 녹이 잘 습니다. 저렴한 200번대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도 오래 사용하다 보면 녹이 스는데, 페라이트계는 그보다 녹이 더 잘 습니다. 그러니까 팬/냄비 구매를 할 때 바깥쪽이 자성을 띠는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다는 팬/냄비 등은 녹이 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뤄야 합니다. 만약 붉은 녹이 슨 걸 확인하면 뭘 사용하건 그냥 녹을 벗겨주면 됩니다. 사포 등을 사용해도 무방. 그러면 스테인리스에 섞인 크롬이 새로운 산화피막을 만들어줄 겁니다.

 

 

 

 

 

 

4)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위 불맛을 좋아하는데, 실제 음식을 할 때 순수한 불맛을 내는 건 그리 쉽지 않습니다. 불맛을 제대로 만들려면 음식을 볶을 때 음식물에서 나오는 수용액이 달궈진 기름에 닿아 생기는 유증기에 점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중식화구급 화력이 아닌 이상 이런 현상을 만드는 건 쉽지 않고요. 프랑스 요리처럼 고도수의 술을 써서 플람베를 하면 보다 만들기 쉽지만, 증류주 풍미가 무조건 배이기 때문에 아무 레시피에나 쓸 수는 없습니다.

 

 대체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맛이라고 생각하는 걸 내기 위해 음식점에서 주로 쓰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목초액이나 불향 향유고, 다른 하나는 무언가를 한 번 튀긴 기름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방식이 가장 간편하고, 두 번째 방식은 실제 불맛은 아니지만 잘만 사용하면 결과물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파기름을 사용한다거나 탕수육을 튀긴 기름으로 밥을 볶는다거나, 간짜장을 볶는다거나 하는 방식입니다. 불향 향유는 아니라도 각각의 향미유라 할 수 있지요.

 

 별 재료가 없는 중화 볶음밥의 경우, 사실 밥을 잘 볶는 것만으로는 흔히 생각하는 불맛이 살아나기 어렵습니다. 쌀이 고온으로 마이야르와 카라멜라이징 반응이 일어날 경우 생기는 풍미는 잘들 아시는 누룽지 풍미입니다. 밥은 잘 볶아봐야 나오는 풍미가 그쪽이란 말이지요. 별 재료도 안 들어간 볶음밥에서 불맛이 난다면, 그건 대체로 향미유의 영향입니다. 밥 자체를 잘 볶았을 때의 장점은 불맛보다는 특유의 고슬고슬함과 풍부한 느낌 정도일까요.

 

 

 

 

 

 

5) 우리나라는 오븐을 사용하던 문화권이 아닙니다. 가스오븐렌지가 유행하던 시절에도 오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가정은 그리 많지 않았지요. 그러다가 근래 갑자기 오븐 보급이 많이 되었는데, 사람들이 오븐을 쓰면서도 그게 오븐이라고 의식을 잘 안합니다. 그렇지만 에어프라이어는 오븐입니다.

 

 오븐이 종류가 여럿 있는데, 오븐 중 컨벡션 오븐은 팬이 달려서 열풍을 적극적으로 대류시키는 방식입니다. 열풍을 만드니까 화력이 좋지요. 그리고 에어프라이어는 컨벡션 오븐의 일종입니다. 크기가 좀 작고 팬이 좀 세게 돌아가는 경향이 있지요.

 

 에어프라이어가 인기를 끌면서 요새는 대용량 오븐형 에어프라이어가 많이 보이는데, 그냥 컨벡션 오븐 아니야? 싶은 것들도 보입니다. 에어프라이어라고 이름 붙여 파는 게 더 잘 팔리니까 에어프라이어라고 네이밍해서 파는 것 같을 정도입니다.

 

 컨벡션 오븐의 장점은 화력이 좋다는 겁니다. 대류가 강하게 일어나니까요. 예열도 시간이 덜 걸리고요. 그렇지만 열풍의 단점도 있습니다. 팬이 돌아가는 오븐은 음식물이 건조하게 구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촉촉하고 부드럽게는 굽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베이킹 같은 걸 할 때는 단점이 있습니다. 스팀 기능이 있는 컨벡션 오븐은 그래도 낫습니다만.

 

 

 

 

 

6) 한식 볶음밥은 유감스럽게도 전혀 높은 수준이 못 됩니다. 끔찍하게도 공장제 냉동 볶음밥을 꺼내 대충 볶아 서빙하는 음식점도 많은 게 현실이고요. 볶음밥에 대한 기본개념이 너무 없는 집이 많습니다. 중화요리집도 볶음밥 잘 하는 집은 드물지요.

 

 우리나라에서 맛있는 볶음밥 먹기 힘든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쌀이고요. 두 번째는 밥 짓는 방식입니다. 일단 우리나라 쌀은 차진 자포니카입니다. 수입도 제약되고요. 인디카 좋아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금세기 들어 쌀이 고급화되면서 점점 차지고 단백질이 적은 쌀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그냥 백미밥으로 맛있는 한식용 쌀은 볶음밥에 안 어울립니다. 쌀이 차질수록, 부드러울수록, 쌀알이 작을수록 볶음밥이 안 됩니다.

 

 우리나라 쌀 품종 중 볶음밥에 어울리는 쌀은 신동진입니다. 음식점에서 많이 쓰고요. 저렴한 편이라 식비를 아끼려고 사드시는 가정도 있는데, 사실 신동진은 맛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쌀 품종 중 그냥 백미밥 해 먹으면 제일 맛없는 품종이 신동진일 겁니다. 그 다음은 추청(아키바레)일 거고요. 추청은 옛날에는 맛있는 쌀이었지만 신품종 개발할 때 기본 목표를 ‘추청보다 맛있게’로 삼고 개발하다보니 이제는 추청이 신동진 다음으로 맛없는 쌀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한정식집에서 추청 쓰는 데가 많다는 건데, 추청 쓴 밥은 어떻게 해도 맛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추청도 볶음밥엔 그리 나쁜 편이 아니지요. 신동진 없으면 오대가 괜찮고, 오대도 없으면 추청도 쓸만한 편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동진으로 밥 지어도 일반 백미밥 짓듯 밥 지으면 볶음밥에 안 어울립니다. 특히 문제는 압력솥을 사용하는 겁니다. 압력솥 써서 고압조리하면 쌀이 푹 익고, 압력에 밥알끼리 눌려서 서로 붙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차지고 부드러워지고요. 요샌 전기솥도 거의 압력솥이다보니 볶음밥에 어울리는 밥이 안 나와요.

 

 볶음밥에 어울리는 밥을 지으려면 쌀을 잘 문대어 깔끔하게 씻고 충분히 불려준 다음 알루미늄 웍에 지으면 됩니다. 세라믹 코팅된 웍이면 됩니다. 웍의 둥근 바닥은 밥을 짓는 동안 쌀알이 잘 대류되도록 도와주고요. 얇고 열전도율이 좋은 알루미늄 웍의 특성상 뜸이 거의 제대로 안 듭니다. 누룽지 안 나오도록 조심해서 만들어야 하고요. 캠핑가서 코펠로 밥지을 때는 누룽지가 많이 생기더라도 잘 익히는 게 중요하지만 볶음밥용 밥은 그렇게 푹 익히지 않아도 됩니다. 약간 설익은 느낌의 엉기지 않는 밥을 지어두면 볶을 때 충분히 볶아 익혀도 됩니다.

 

 

 

 

 

7) 새송이버섯은 계열로 보면 느타리입니다. 원래 이름이 큰느타리버섯인데, 상품명이 새송이가 된 겁니다. 송이하고는 아~무 상관 없고 풍미도 전혀 다릅니다. 상품화된 버섯은 아무 데나 송이 이름 붙여놓아서 이름가지고는 맛을 연상할 수가 없습니다.

 

 새송이는 흔히 저작감으로 먹는 것 같지만, 신선한 걸 최대한 수분을 제거해주면 맛이 진해져서 맛있습니다. 그런데 워낙 수분이 많은 게 버섯이라, 새송이의 수분을 충분히 제거한다는 게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가능한 얇게 슬라이스해서 타지 않게 장시간 익혀줘야 수분이 많이 제거됩니다.

 

 

 

 

 

8) 한식 이야기 3편에서 이야기했던 군산의 특산물 나라즈케는 울외 술지게미절임장아찌입니다. 그런데 울외는 참외의 친척이라 참외처럼 달달합니다. 맛은 있는데, 참외장아찌와 비슷한 계열의 달콤한 맛이라 밥반찬으로는 조금씩 먹게 되는 맛입니다.

 

 그런데 무를 술지게미로 절이는 것도 있습니다. 그것도 나라즈케라고도 합니다. 아예 다른 채소니까 울외절임과 무절임은 맛이 많이 다릅니다. 울외절임 쪽이 비싸지만 무절임 쪽도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다 일반적인 무 간장장아찌와는 맛이 좀 다르니, 술지게미 장아찌를 처음 드시는 분은 무 장아찌를 먼저 드셔보시는 것도 한 방법일 거라 생각합니다.

 

 

 

 

 

9) 똑같은 쌀로 밥을 지었는데 나와 다른 사람이 지은 밥이 맛이 꽤 다른 경험을 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관련하여 한식 이야기 5편에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원인을 여러 모로 생각해본 결과 쌀을 불리고 짓느냐, 불리지 않고 짓느냐에 따른 차이가 가장 클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쌀을 불리면 그 순간부터 미생물이 증식합니다. 쌀 표면에 있으면서 맛에 영향을 주는 미생물이라면 유산균일 겁니다. 실제 쌀뜨물에 설탕과 소금을 넣고 병에 넣은 후 밀폐해두면 유산균이 꽤 증식합니다. 쌀을 불리는 정도로 신맛이 분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유산균이 증식하지는 않겠지만, 아무래도 풍미의 뉘앙스가 변하는 것 같긴 합니다.

 

 쌀을 너무 오래 불리면 미생물이 너무 증식하고, 물을 너무 많이 먹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맛이 없는 밥이 됩니다. 대조적으로 쌀을 전혀 불리지 않고 바로 밥을 지을 경우, 불려서 지은 밥에 비해 쌀 맛은 분명하지만 풍부함이나 부드러움이 다소 부족한 것 같은 밥이 되기 쉽지 않나 생각합니다.

 

 

 

 

 

10) 쌀 중에 향기쌀이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시판되는 품종으로는 골든퀸3호가 있지요. 반찰계 품종으로 팝콘 또는 누룽지맛사탕 향 정도로 부를 만한 향을 가지고 있는 품종입니다. 선호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품종이지요. 밥 지을 때 누룽지를 전혀 안 만들어도 누룽지맛사탕 향이 나는데, 실제 누룽지 향하고는 미묘하게 다릅니다. 대체로 한국인은 그런 냄새에 거부감이 없고, 식욕이 자극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기솥에 지어도 밥향이 강하고요. 대신 향기가 강하니까 다른 음식의 향과 조화되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11) 햇반에서도 향이 난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향기쌀 같은 걸 써서 그런 게 아니고요. 향이 나도록 밥향을 가향하지요. 햇반에 쓰는 쌀은 품질이 좋은 게 아닙니다. 맛이 별로 없기 때문에 가향을 하고, 즉석 도정하여 밥을 짓습니다. 미강유도 조금 넣고요.

 

 유감스럽게도 레토르트밥 시장은 좋은 쌀을 쓴다고 성공하지 않았습니다. 레토르트밥을 먹는 사람들은 대체로 밥맛에 까다롭지 않은 편입니다. 마케팅이 중요한 시장이지요.

 

 

 

 

 

12) 쿡탑의 화구 숫자가 부족할 때, 또는 전기렌지밖에 없어서 직화를 할 수 없을 때 흔히 쓰는 게 부탄가스용 버너입니다. 부탄가스에는 길쭉한 원통형 모양의 일반 부탄과 지름이 보다 크고 위쪽이 둥그스름한 이소부탄이 있는데요. 이소부탄은 부탄의 이성질체로 일반 부탄보다 끓는 점이 10도 정도 낮습니다. 이소부탄 캔은 원래 야외에서 동절기에 쓰라고 나온 거고 더 비쌉니다.

 

 길쭉한 부탄을 쓰는 버너는 흔히 부루스타라고 하는 일체형 버너입니다. 그런데 이소부탄가스캔은 길쭉한 부탄 캔보다 세웠을 때 안정감이 있다 보니 좀 다른 양상으로 발전했지요. 이소부탄가스캔 위에 직접 버너를 결합하거나, 아니면 아예 호스로 결합하는 형태로 제품이 나옵니다. 

 

 부루스타의 장점은 편하다는 겁니다. 구매할 때 가급적 화구의 중앙부에서도 화염이 나오는 걸 구매하는 게 좋고요. 화력이 좋은 걸 골라 사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부루스타는 일정 이상 지름이 큰 조리용기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부탄가스가 들어가는 곳 위를 조리용기가 덮으면 안 됩니다. 가스가 과열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잘못하면 폭발합니다.

 

 부탄가스캔은 안에 고압으로 가스가 충전되어 액화된 상태입니다. 부탄이나 프로판은 고압으로 압축하면 액체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액화된 가스가 기화되면서 나오고, 사용자는 그 기화된 가스를 쓰게 되는데요. 액체가 기체가 될 때는 주변에서 열을 빼앗아갑니다. 그래서 부탄가스는 화기 근처에서 써도 차갑습니다. 겨울철에 부탄가스를 쓰기 어려운 건, 그리고 LPG 차량도 시동이 잘 걸리지 않을 수 있는 건 주변 온도가 차갑기에 상전이를 위해 가져올 열이 없어 액화된 가스가 잘 기화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스캔의 온도가 올라가면, 이미 캔 안에 고압으로 압축되어있는 가스가 팽창하게 됩니다. 그러면 캔이 내부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루스타에 큰 불판, 팬, 냄비를 사용하면 안 되는 거고요.

 

 부탄가스를 이용해 큰 불판, 팬, 냄비를 사용하고 싶을 경우 화구와 가스캔을 호스로 연결하는 타입을 써야 합니다. 대체로 이런 타입은 이소부탄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커넥터를 사용하면 일반 길쭉 부탄을 사용해도 됩니다. 다만 액출에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액출이 되는 버너는 따로 있습니다. 안 되는 버너로는 액출시키면 안 됩니다.

 

 부루스타를 사용할 때는 부탄가스캔 입구 부분의 홈이 있는 부분이 위로 가도록 연결이 됩니다. 부탄가스를 눕혀 사용할 때는 홈이 있는 부분이 위쪽이어야 내부의 액화가스가 제대로 기화될 수 있습니다. 기화한 가스가 연소되어야 안정적인 불꽃 크기를 유지하고, 완전연소를 할 수 있는데요. 다른 방향으로 부탄가스를 눕히면 액화된 가스가 그대로 나와서 제대로 상전이되지 않은 채로 연소되게 됩니다. 이것을 액출이라고 하는데요. 액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버너에서 액출하는 건 위험하고요. 토치를 사용할 때 액출방지기능이 없는 토치에서 액출을 해버리면 토치가 화염방사기가 되어버리니 극히 주의해야 합니다.

 

 어처구니없게도 현재 우리나라는 가정용 버너에 대한 법률적 규제가 너무 심해서 중앙부에서 불꽃이 나오는 화구를 쓰고 싶거나, 일반 가정용보다 더 강한 화력의 가스렌지를 원할 경우 업소용 버너를 쓰거나 아니면 휴대용 버너를 써야 합니다. 업소용 버너 설치는 귀찮다보니 보통 가정에서 제대로 요리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어쩔 수 없이 휴대용 버너를 쓰고 있지요. 현실이 그러한데도 보통 불만이 없는 게 우리나라의 이상한 규제문화와 낮은 요리수준을 드러내 줍니다.

 

 

 

 

 

13) 토치는 잘만 쓰면 꽤 좋은 조리도구입니다. 문제는 위험하고 다루기 좀 어렵다는 건데요. 일단 토치의 위험성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주방칼하고 비슷합니다. 잘못 다루면 큰 부상을 입기 쉽지만, 제대로 다루면 엄청나게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토치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건 절대로 불이 분사되는 방향에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잘못하면 사람을 직화로 구워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연소 가능한 물질이 없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겨울에 언 수도관 녹인다고 토치질하다가 보온재에 착화되는 사고가 가끔 일어납니다.

 

 그리고 토치를 장시간 쓰면 과열되기 쉽습니다. 보통 요리에 쓰는 짧은 토치는 과열에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토치를 일정시간 이상 쓸 거면 토치를 2개 이상 준비해서, 과열이 될 것 같으면 다른 토치로 바꿔줘야 합니다.

 

 또 중요한 것. 액출방지 기능이 있는 토치를 사세요. 액출방지 기능이 없는 토치는 가스캔이 일정 이상 기울어 액출이 되는 순간 화염방사기가 됩니다. 잘못하면 화상 입거나 불납니다.

 

 한편으로 토치로 직화할 때 음식물은 겉표면만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치의 불꽃은 매우 고온이지만, 그 열이 음식물 안쪽까지 전달이 잘 되지는 않습니다.

 

 한식에서 토치를 사용하기 쉬운 요리는 수분이 있는 양념이 포함된 볶음, 또는 수분이 많은 채소 그 자체입니다. 수분이 있는 음식물은 물이 가진 어마어마한 기화열 때문에 토치의 불꽃이 닿아도 잘 타지 않습니다. 대조적으로 수분이 부족한 음식물은 불꽃이 닿자마자 닿은 부분이 탑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부분. 대체로 불꽃이 다 그렇듯 토치 불꽃도 겉불꽃과 속불꽃이 있는데요. 속불꽃이 훨씬 잘 보이고 겉불꽃은 바깥쪽으로 갈수록 잘 안보입니다만, 실제 요리를 할 때는 가능한 겉불꽃 끝 쪽을 사용해야 합니다. 겉불꽃 끝쪽은 눈으로 보기에는 불이 아닌데 실제로는 불일 때가 많고요. 그 부분을 사용해야 하는 주 이유는, 가스에 포함되어있는 부취제 때문입니다.

 

 원래 가스는 메탄(천연)가스건 프로판가스건 부탄가스건 별 냄새가 없습니다. 그런데 아무 냄새가 안 나는 가스는 대형사고가 나기 쉽기 때문에, 일부러 영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물질을 섞습니다. 우리가 가스냄새라고 생각하는 건 이 부취제의 냄새입니다. 토치같이 가스로 직화를 하는 경우 잘못하면 이 부취제 냄새가 음식에 들어가는데요. 그렇게 되면 영 안 좋습니다. 가능한 겉불꽃 끝 쪽으로 구워줘야 부취제 냄새가 음식에 들어가는 불상사를 줄일 수 있고요. 속불꽃이 음식에 닿으면 부취제 냄새가 바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가스냄새 나는 음식 드시고 싶으시면 속불꽃 쓰세요.

 

 

 

 

 

14) 나는 허브나 스파이스를 많이 가리는 편은 아닌데,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게 초피(제피)입니다. 못 먹는 정도는 아닌데 화자오(화초. 중국산 초피)를 많이 쓰면 입에 안 맞습니다. 국산 초피를 조금 쓰면 괜찮은데요. 우리나라 초피는 좀 새콤한데 화자오는 별로 안시고 더 맵습니다. 사천(스촨)요리에서 마라의 ‘마’가 초피 계열의 얼얼한 맛을 의미하고, ‘라’는 고추의 매운맛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조선시대에 고추가 전래되기 이전에는 남부에서 초피를 이용해 매운 맛을 냈다고 합니다. 고추가 보급된 이후에는 초피 사용이 거의 없어졌지만.

 

위쪽 사진은 산초, 아래쪽 사진은 초피

 산초와 초피는 곧잘 혼동되곤 합니다. 열매 생긴 게 매우 유사하기도 한데, 또 일본어로는 초피를 산초라고 합니다. 일본 발음으로는 산쇼오. 우리나라 산초는 일본어로는 이누잔쇼오(개산초)고요.

 

 우리나라에서 초피는 남부지방에서 자라고, 산초는 더 북쪽에서 자랍니다. 인천지역 야산에서 산초는 흔한 식물입니다. 그렇지만 초피는 없지요. 그리고 생긴 건 유사해도 산초 열매 껍질은 초피와는 달리 아무 맛이 없습니다. 스파이스로 전혀 가치가 없어요. 일본에서 개산초라고 부르는 건 아마 스파이스로 무가치해서 그럴 겁니다. 대신 산초는 씨에서 기름 짜서 그걸 이용하긴 한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풋열매를 장아찌로는 먹을 수 있다는데, 나는 먹어본 적 없습니다.

 

 

 

 

 

15) 내가 매우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고추부각입니다. 만들기는 많이 귀찮고 사먹으면 비싸며 좀 잘못 튀긴 것도 많고, 먹다보면 살이 찌는... 매우 좋지 못한 면이 많은 요리입니다만, 맛은 좋지요. 시판하는 건 보통 설탕을 좀 뿌려놓는데, 나는 태우지만 않으면 설탕이 굳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새는 고추부각보다는 김부각이 흔해서 종종 김부각을 사먹고 있습니다만.

 

 경험적으로 풋고추를 키우고 수확하는 건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후 고추가 익기 전에 충해가 많이 생깁니다. 그리고 고추 자체는 꽤 늦게까지 열리는데, 늦게 열린 고추는 잘 익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처 익기 전에 서리가 내리면서 고추나무가 노지에서는 동사해 버리거든요. 고추는 원래 중미 열대지방이 원산이라 추위에 약합니다. 그래서 고추를 키우면 풋고추가 꽤 생기게 됩니다. 익은 고추는 말려서 가루를 내면 되고, 청양고추처럼 매운 고추는 얼렸다가 요리에 쓰면 되는데, 맵지 않은 풋고추 계열은 냉동하면 쓸데가 없고 말려서 뭘 할 것도 없으니 부각으로 만드는 게 보존성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다만 너무 매운 고추로 부각을 만들면 진짜로 맵습니다. 입맛에 따라서는 매운 부각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실제 키우다보면 풋고추는 생각보다 너무 매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판하는 건 별로 매운 게 없지만요.

 

 부각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이야기하자면, 찹쌀풀을 발라 말린 다음 튀기는 겁니다. 마른 상태에서는 보존성이 좋습니다. 제대로 튀기지 않으면 엄청나게 딱딱하지만, 기름에 튀기면 부풀어 올라서 과자같이 됩니다. 튀길 때 약간이라도 타거나 재료가 쓴 맛이 있는 경우, 설탕을 좀 뿌려줘야 단맛이 쓴맛을 잡아줍니다. 그렇지만 고추부각을 적당히 잘 튀겨냈을 경우 약간의 소금만으로 충분합니다.

 

 

 

 

 

16) 우리나라에서 만두는 예전에는 일정 위도 이상 지역에서 먹던 음식입니다. 남부에서는 원래 만두를 거의 안 먹었었습니다. 이는 만두의 보존성 때문인데요. 현대에 사는 우리는 냉동만두에 익숙하지만, 냉동고가 보급된 역사가 그리 길지가 않습니다.

 

 가래떡 같은 건 썰어서 말려두면 남부에서도 동절기에 보존이 잘 됩니다. 그런데 소에 수분이 많아 부패가 쉬운 만두를 겨울에 보존하기엔 남부의 날씨는 애매했습니다. 잠시 따뜻해지면 부패할 수 있었지요. 대조적으로 확실히 겨울 내내 추운 한반도 중부나 이북 지역은 만두를 만들어두면 겨우내 보존해서 먹을 수 있었고요. 가정에서 그때그때 만들어먹기엔 만두는 너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입니다. 만들 때 대량으로 만들어야 효율이 있지요. 아니면 상업적인 만두집이 있거나.

 

 그리고 떡은 쌀로 만든 음식이지만 (밀떡은 논외) 만두는 밀가루를 사용한 음식입니다. 전쟁 이전 우리나라에는 쌀도 밀도 귀했지만, 상대적으로 남부에 쌀이 더 많았고 북부에는 밀이 더 많았습니다. 이는 이모작의 영향입니다. 남부는 쌀 - 보리 - 쌀 이모작이 보다 잘 되는 편이고, 밀 대신 보리를 키웠습니다. 그런데 북부로 갈수록 벼농사가 어렵고, 이모작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아예 북부로 가면 지역에 따라 벼농사를 포기하고 밀농사를 짓기도 합니다.

 

 물론 이제는 냉동고가 보급된 지도 오래고, 남부 지역에서도 만두는 일상적인 음식이 되었습니다. 전쟁때 남부에 가서 자리 잡은 사람들도 많고, 상업적인 만두의 발달도 빨랐지요. 다만 상대적으로 변화가 더딘 명절음식에는 영향이 남아있습니다. 설에 수도권에서는 떡만두국을 먹는데, 남부 지역에서는 떡만두국을 먹는 전통이 없습니다.

 

 

 

 

 

 

17) 김치찌개의 주류는 대략 두 종류입니다.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참치캔 김치찌개. 각자 선호가 다르실 텐데요. 양측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돼지고기 김치찌개는 일단 돼지고기의 살코기 부분에서 얻을 수 있는 풍미는 대단히 제한적입니다. 돈육은 별로 맛이 진한 고기가 아니거든요. 쇠고기로 고깃국을 끓이면 진한 풍미가 나오지만, 돼지고기로 곰탕을 끓이는 일은 없지요. 별 맛이 안 나오기 때문입니다.

 

 양질의 라드는 꽤 향기롭고 품질이 좋긴 합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파는 돼지고기 중 라드 품질이 좋은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지요. 사견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라드 풍미에 매우 둔감합니다.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드물다고 해도 되겠지요. 라드 풍미가 좋은 돼지고기 브랜드들은 가격대비 인기가 없어서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질이 좋은 라드는 사실 김치찌개에 쓸 때 별로 장점이 있을 법한 것은 아닙니다.

 

 돼지고기 김치찌개의 장점은 포화지방을 제법 함유한 돼지기름이 가미된다는 점. 그리고 삶아진 돼지고기를 건져먹을 수 있다는 겁니다. 삶은 돼지고기는 맛있으니까 장점이 있지요. 그런데 흔히 김치찌개용으로 파는 깍뚝썰기한 돼지 등심이나 다릿살을 그냥 넣어봐야 별로 김치찌개 자체의 맛이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찌개 자체의 맛을 올려주는 쪽은 참치캔 쪽입니다. 국내에서 파는 참치캔 중 99%는 가다랑어입니다. 가다랑어는 좋은 국물 요리 재료지요. 참치캔 아니라 그냥 가다랑어 살코기로 찌개를 끓여도 맛있게 끓여집니다. 가격대비건 구하는 난이도건 참치캔을 쓰는 게 훨씬 낫긴 합니다만. 사실 가다랑어는 회로 먹기엔 맛이 없는 편이라 횟감용 가다랑어도 좀 익혀주는 게 맛있어집니다.

 

 가다랑어보다 훨씬 비싼 참다랑어로 찌개를 끓이면 맛있느냐 하면, 내 경험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참다랑어로 김치찌개를 끓여보신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는데, 정말 기대보다 별로 맛이 없습니다. 참다랑어 살코기의 우아하고 고급진 맛은 김치찌개국물용으로는 내 생각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나는 찌개용으로는 가다랑어를 추천합니다. 황다랑어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런데 참치캔을 넣으면 별로 건져먹을 건 없지요. 참치캔 큰 거 하나 다 넣어봐야 그다지 건져먹을 게 없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돼지고기하고 참치캔은 역할이 다릅니다. 참치캔이 입에 안맞는 사람이 아니라면 나는 둘 다 넣는 쪽을 권장합니다. 그러면 너무 기름져진다고 싫어하는 분들도 있는데, 기름이 적은 고기를 넣는다거나 참치캔 기름을 빼고 넣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기름은 얼마든지 조절 가능합니다.

 

 그리고 돼지고기김치찌개를 끓일 때 사실 고기를 그냥 넣으면 당연히 별 맛이 없습니다. 맛있게 끓이고 싶다면 돼지고기를 잘 구워서 넣으세요. 돼지고기는 마이야르가 잘 일어나도록 구우면 맛있습니다.

 

 

 

 

 

18) 떡갈비는 본래 소갈비살을 다져 만들던 겁니다. 다진 다음 다시 소갈비에 붙여서 굽기도 했었지요. 사람에 따라서는 그것만 떡갈비로 인정하기도 합니다. 다만 실제 그런 떡갈비를 먹어보면 맛있긴 한데, 굳이 현대에 갈비를 그렇게 먹어야 하는지 의문스럽긴 합니다.

 

 옛날엔 육우가 없었습니다. 일을 하던 소를 잡아먹었지요. 일소는 당연히 육우보다 고기가 질깁니다. 마블링도 적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옛날 쇠고기 조리법이 다져 굽거나 삶고 끓이는 방식인 겁니다. 옛날에는 그렇게 해먹어야했지요.

 

 그런데 현대 축산업이 키워낸 쇠고기는 그렇게까지 질기지 않습니다. 갈비살처럼 질기지도 않고 맛있는 부위를 굳이 다질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만들려면 보다 질긴 부위가 어울리지요. 저렴하면서도 맛이 진한 부위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게 현대적인 떡갈비 레시피입니다. 유사한 요리인 햄버그 스테이크도 마찬가지고요.

 

 시중의 떡갈비는 대략 쇠고기 떡갈비, 돼지고기 떡갈비, 그리고 둘을 섞은 믹스 떡갈비가 있는데요. 믹스 떡갈비가 제일 일반적입니다. 두 고기의 장점이 잘 합쳐져 있지요. 적당한 가격에 식감과 맛이 모두 좋습니다. 물론 쇠고기 떡갈비도 맛있고, 좀처럼 실패하지 않습니다.

 

 쇠고기 떡갈비와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 패티는 쇠고기를 갈아 만든다는 것과 크기, 두께 등에서 별 차이가 없는 편입니다. 그런데 맛없는 떡갈비를 만나긴 어려운 것과 대조적으로 맛없는 햄버거 패티를 만나는 건 매우 쉽다고 생각합니다.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간장과 그 밖의 양념에 있습니다. 보통 떡갈비가 간장과 양념이 훨씬 많이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갈은 쇠고기에 있기 쉬운 부정적인 풍미를 잘 잡아주고, 간장이 구워진 좋은 풍미가 납니다.

 

 

 

 

 

 

19) 숯불에 구운 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숯불구이가 왜 맛있는지, 어떤 장단점을 가지는지에 대해 제대로 언급이 잘 안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숯불에서 원적외선이 나와 음식물을 속까지 잘 익혀주기 때문에 맛있다... 같은 말이 예전부터 많이 나돌았는데, 전혀 신경쓸 이유가 없는 이상한 소리입니다. 적외선 조사기는 물리치료기입니다. 요리에 쓸 수준의 열이 안 나와요.

 

 간단히 이야기해서 숯불을 쓰는 이유는 음식물을 직화로 굽기 위함입니다. 숯불을 써서 석쇠 같은 데 음식물을 구우면, 팬에 굽는 것과는 달리 음식물의 표면이 쉽게 건조됩니다. 팬에 음식물을 구우면 음식물과 팬이 접촉하고 있는 부분의 수분이 물리적으로 달아날 데가 별로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건조되는 효율이 낮아집니다. 그렇지만 석쇠에 구우면 증기가 날아가기 쉽지요.

 

 물이 가진 기화열은 매우 크기 때문에 촉촉한 표면은 좀처럼 잘 구워지지 않습니다. 복사열만 생각한다면 석쇠에 굽는 쪽이 단시간에 효율적으로 구울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차이는 간장양념된 고기처럼 타기 쉽고, 수분은 많은 음식물을 구울 때 더 커집니다.

 

 그럼 왜 숯을 쓰느냐 하면, 일단 가스는 부취제가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가스냄새가 배서 음식냄새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숯은 질이 좋은 숯을 쓰면, 숯냄새가 배는 걸 사람들이 보통 싫어하지 않는 편입니다. 내 생각에는 질이 좋고 섬세한 음식물을 구울 때가 아니면 숯냄새가 배는 건 괜찮은 편이지요. 숯불구이 닭바베큐 같은 경우 일부러 숯냄새가 배도록 굽는데, 닭에는 그런 게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다만 질이 나쁜 숯은 냄새가 나쁘기 때문에, 차라리 가스를 쓰는 게 낫다 싶고요. 쉽게 이야기하자면 직화할 때 좋은 숯 > 가스 > 나쁜 숯 순서로 좋습니다.

 

 그리고 숯이나 가스 외의 연료는 별로 쓰기 좋지 않습니다. 참나무나 장미과 과일나무 장작의 경우, 장작에 뭔가 구워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일단 불이 컨트롤하기 힘들게 크게 일어납니다. 그리고 장작인 상태로 유지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잠시 활활 타다가 금방 숯이 되지요. 그래서 실제 그런 장작으로 음식 구울 때는 일단 태워서 숯이 되게 만든 후, 숯이 된 이후에 음식물을 굽곤 합니다. 장작 상태로 음식 굽는 건 커다란 바베큐 같은 요리나 구울 수 있고요.

 

 소나무 같은 장작은 논외. 그것들은 송진이 타는데요. 화력은 세고 오래 안 가고 연기 많이 나고 송진 타는 냄새 상당히 많이 나서, 일부러 그런 냄새 밴 요리 만들 거 아니면 못씁니다.

 

 액상연료의 경우, 일단 석유 계열은 대부분 냄새가 나서 영 안 좋고요. 액상파라핀 같은 건 냄새도 독성도 없으니까 쓸 수는 있겠지만 인화성도 높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만한 장비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알콜같은 경우 사용할 수는 있는데, 직화구이를 하기에는 그리 적합하지 못합니다. 비싸고, 열량이 낮고, 잘 보이지도 않는 불꽃이 활활 일거든요. 알콜스토브로 냄비 같은 데 물을 끓일 수는 있지만, 그 불에 무언가를 직화로 굽는 건 숯에 비해 딱히 좋을 게 없습니다.

 

 

 

 

20) 우리나라 음식은 다른나라 음식 대비 ‘단짠’에서는 좀 거리가 있는 편입니다. 음식이 전반적으로 감칠맛이 있는 편인데다 매운 음식도 많으니까, 달고 짠 맛에 의존할 필요가 없거든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맛은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 지방맛이지요. 여기에 향기, 압각, 저작감, 질감, 그리고 매운맛 등의 요소가 합쳐져 우리가 먹는 음식의 풍미가 결정됩니다.

 

 이 중 쓴맛과 신맛은 기호성이 강한 맛입니다. 예를 들어 설탕이나 시럽 등을 넣지 않은 커피의 맛은 주로 쓴맛과 신맛이지요. 그래서 대중적인 음식은 그 외의 4가지 맛과 향기, 저작감, 매운맛 등이 강조됩니다. 우리나라 음식은 맵고 감칠맛이 강한 편이니까 어택이 강한 맛을 구성하는 데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적당히 달고 짜고 맵고 감칠맛 강하고 지방맛 있으면 인기 있는 맛이 되기 쉽지요.

 

 대조적으로 일본 음식은 우리나라 음식보다 덜 맵기 때문인지, 다른 요소가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날씨가 우리나라보다 덥고 습한 경향도 있다 보니, 전반적으로 음식이 우리나라 음식보다 달고 짜고 감칠맛도 더 강한 편입니다. 식초도 우리나라 음식보다 적극적으로 쓰고요.

 

 서양 요리는 아시아 요리보다 감칠맛이나 매운맛 의존도가 낮은 편입니다. 그나마 남유럽 요리는 매운맛이나 감칠맛이 상대적으로 더 있는 편인데, 프랑스 요리 같은 건 그쪽으로는 승부를 못 합니다. 그런데 그러니까 프랑스 요리는 다른 분야가 발달했다고 생각합니다. 복합성이 있고, 허브나 스파이스를 섬세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지요.

 

 요리 맛이 섬세해지려면 맛의 골조를 이루는 맛의 요소를 가늘게 만드는 게 좋습니다. 단-짠-감칠-지방맛이 두드러질수록 맛은 선이 굵어지고, 박력은 생기지만 섬세함은 줄어듭니다. 근래 우리나라 요리가 지향하는 방향은 아무래도 쉽고 강하고 대중적인 방향입니다. 이게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제력에 비해서는 고급스러운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정치는 현실

정치 2021. 11. 11. 02:11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V17ij5Ap1pA

 

 

 

 

 

 

1) 집단탈당에 대하여. 과연 홍준표 지지층이 집단탈당을 하면 돌핀스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요? 진심으로 싫어하게 될까요? 과연 집단적 탈당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그런 조직동원을 저질렀을까요?

 

 아니겠지요.

 

 민주정에서의 의사표현은 표결만한 게 없습니다. 표결로 결과가 정해진 시점에서, 드러내놓고 불복하며 집단탈당을 해봐야... 그건 상대를 곤혹스럽게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건 물돼지 전하가 후보가 된 시점에서 이미 저질러진 일이 어떤 상황인지를 좀 더 투명하게 드러내주는 효과가 있을 뿐입니다. 그러면 돌핀스는 대응할 수 있는 힌트를 더 얻게 되지요. 왜 적을 상대로 패를 드러냅니까? 경선도 패 보여주면서 하다가 진 거 아닙니까?

 

 돌핀스 패 숨기다가 뒤통수 날리는 데 당했잖아요. 당했으면 배워야지요. 각자 탈당하겠다는 분들을 말릴 수는 없으나, 집단적으로 탈당하는 게 좋다는 움직임에는 찬성하지 않습니다. 당적 유지하고 리재명 두목 찍어야 패를 숨기고 뒤통수를 날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준석 탄핵해야지요. 나도 그의 탄핵에 동참합니다. 그는 다이묘들에게 전쟁 걸어놓고는 상황파악 잘못하고 작전지휘 잘못해서 패배했으니 일단 해임되어야 마땅합니다. 사령관이 전황을 잘못 파악하면 병사들이 아무리 사기가 높고 잘 싸워도 못이기는 법입니다.

 

 정치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준석 대표가 치르던 전쟁이 어떤 의미인지,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는 민자당계 구태 정치귀족 전반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무조건 이겼어야 했습다만 간계(奸計)에 져 버렸습니다. 일단 후퇴하여 후일을 도모할 일입니다.

 

 

 

 

 

2) 리재명 두목을 뽑는 이유를 공정한 파멸이라 하는 건 이준석-홍준표 지지층 사이에서나 통할 수 있는 말이지요. 대외적인 이유가 필요하다면, ‘정치 초보자를 어떻게 청와대로 바로 보내느냐’고 하면 됩니다. 주변에서 잘 도와주면 되지 않느냐는 말에는, ‘이준석이고 홍준표고 개혁적인 사람들 다 떨어져 나갔고, 윤석열에 줄 선 인간들은 대략 옛날 이명박근혜 시절 구태밖에 없다’고 하면 되겠지요. ‘이재명은 그래도 일은 잘하는데, 윤석열은 그것도 못 할 거다.’ 라고 해도 될 거고요.

 

 실제 물돼지 전하가 대통령이 되는 경우의 수를 고려해보면 그가 국정의 주도권을 쥔다거나 청와대에서 리더십을 가진다거나, 그밖에 뭔가 제대로 해볼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청와대는 박근혜가 히키히메되고 문재인 주석도 정신줄이 출타하게 되는 곳입니다. 원천적으로 고립된 공간이고, 청와대에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정치력을 행사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돼지 전하가 청와대 가면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계란말이는 할 수 있겠네요.

 

 

 

 

 

3)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기려면 프레임을 다음과 같이 만들어야 합니다. ‘문재인 정권의 실패는 문재인이 초반에 기용한 경제팀의 실패다. 문재인 대통령은 팀을 교체하고 상황을 개선하려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재명은 일을 잘 할 거고, 더 나은 경제팀과 함께할 것이다. 그렇지만 윤석열은 정치를 모르고, 실력이 없다. 일을 할 줄 모른다.’

 

 상세하게 들어가면 물돼지 전하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뭘 잘 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최악이었던 문재인 주석 정권 전반기는 넘기고 후반기만 본다면, 정권의 경제적 실패는 대체로 수습을 못하고 우유부단하고 문제를 개선할 의지와 추진력이 부족해 빚어진 것이고, 사고를 친 건 정권보다도 K-180 국회 쪽이고, COVID-19 판데믹 와중에는 또 우리나라가 나랏빚을 많이 냈다거나 지원금을 많이 뿌린 편이 아닙니다. 물돼지 전하도 돈을 더 뿌리겠다고 하고 있기도 하고. 원천적으로 현재 경제정책 트렌드에서 재정정책을 배제하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게 하려고 하면 그건 주류경제학의 범주를 벗어나겠다는 게 됩니다.

 

 만약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었다면 귀족노조하고도 싸우고, 좌파쪽 적폐청산에 힘썼을 것입니다. 그런데 물돼지 전하가, 웰빙 돌핀스 다이묘들이 그런 피비린내나는 투쟁의 길을 걸을까요? 그럴리가 없지요. 박근혜 때 그 정권이 왜 한 게 없는지 알아야 합니다. 퀸 허니는 히키짓 하고 정유라는 말을 타고 아래 웰빙들은 노세 노세 늙어서 노세 하고 있는데 뭐가 될 일이 있겠습니까. 단통법, 대형마트강제휴무, 책통법, 팬택 부도 같은 패망밖에 없었지요. 그 끝은 불법선거개입과 탄핵이었고.

 

 

 

 

 

 

4) 물돼지 전하는 이명박근혜 시절의 구태들이 당 개혁의 바람에 저항하여, 조직적으로 어떻게든 추대해 낸 수구의 표상입니다. 그가 대통령이 된다는 건, 우리나라 우파정당은 죽을 때까지 구태를 수구하며 버티겠다는 증명이 될 것이며, 그것은 우리나라 좌파들에게는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가 될 것입니다. 리재명으로 대선에서 한 번 지는 건 우리나라 좌파들에게는 치명적인 대미지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물돼지 전하로 대선에서 이기는 건 우리나라 자유우파들에게는 치명적인 대미지가 됩니다. 독이 든 먹이를 배불리 먹는 격이지요. 배고프다고 아무 거나 주워 먹다간 진짜로 죽습니다.

 

 

 

 

 

5) 패배했을 때는 패배를 빨리 받아들이고, 리벤지에 전념해야합니다. 억울하고 분한 패배일수록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패배자들끼리 모여서 상처를 어루만져줘봐야 덧나기만 할 뿐이지요. 전장에서 다쳤다면 상처를 불로 지져서라도 출혈을 막고 다시 무기를 들고 바로 일어나야 삽니다. 아군이라 생각했던 자들에게 뒤통수를 맞아 쓰러졌다면, 뒤통수를 친 것들을 가장 먼저 쏴버려야합니다.

 

 패배의 아픔에 겁을 먹고 움츠러드는 자는 영원한 루저가 됩니다. 재기를 못 하지요. 용감하게 리벤지에 나서서 상대를 두들겨 패는 자만이 패배를 극복하고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돌핀스는 좀 MㅏZㅏ야 합니다.

 

 

 

 

 

6) 경선 끝난 이후 물돼지 전하쪽 여조가 잘 나오고 있는데요. 같이 봐야 할 게, 지금 문재인 주석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주석님 지지율이 떨어지면 리재명 두목 지지율도 같이 떨어지는 걸로 보이는데요. 물돼지 전하의 컨벤션 효과 외 이럴 만한 이유라면 요소수 대란과 대장동 문제 정도가 있을 겁니다.

 

 만약 이게 뒤늦게 문재인 주석의 레임덕이 가시화되는 거라면 리재명 두목은 과감하게 문재인 주석과 차별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해야 하는데, 본격적인 레임덕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시간이 충분히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전략을 수정하고 행동해서 효력을 만드는 것 자체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대장동이 주요 원인이라면 아마 앞으로 이 정권의 칼날은 물돼지 일가를 겨누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명신王후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이 곧 시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조직의힘 경선이 너무 흥행해서, 물돼지 전하가 어그로를 많이 가져간 것도 이유일 겁니다. 어그로를 많이 가져갔다는 건 이름이 많이 보인다는 거고, 그건 일종의 CF같은 효과를 만듭니다. 근래 리재명 두목은 물돼지 전하만큼 언론 등에서 많이 회자되지도 않았고, 모습이 보이지도 않았을 겁니다. 리재명 두목이 다시 많이 보여야 합니다. 어그로도 끌어야 하고요. 리락연 동지와의 협업과 화해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현재 민주당은 위기를 직시하기 시작했을 거고, 조직의힘은 폭발한 문제를 외면하고 있으므로 결국 민주당에게 만회의 기회를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7) 마지막 한 가지 변수라면 문재인 주석께서 리재명 두목이 아닌 물돼지 전하의 편을 들고 행동하는 경우입니다. 이건 리재명 두목이 문재인 주석의 포섭에 실패했다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미 조짐도 있고요. 아직 민주당 선거팀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물돼지 전하는 조국 장관, 추미애 장관님과 다퉜을 뿐 문재인 주석께는 명시적으로 반기를 든 적이 없습니다. 조국 사태의 본질을 민주당 내부 권력다툼으로 가정한다면, 물돼지 전하의 조직의힘행은 문재인 주석의 의도 또는 방관 아래 이루어진 일일 수 있고, 문재인 주석과 리재명 두목이 현 시점에서 한 편일 확률은 불분명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물돼지 전하 트로이 목마설로 예전에도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지요.

 

 현 시점에서 승부의 키를 쥔 인물은 문재인 주석입니다. 문재인 주석께서 물돼지 전하의 승리를 원할 경우, 물돼지 전하가 이길 수도 있을 겁니다. 현직 대통령의 지원은 강력한 것입니다. 그리고 물돼지 전하의 행보는 여러 모로 수상합니다. 그렇지만 만일 반대로 문재인 주석과 리재명 두목이 손을 잡을 경우, 물돼지 전하가 이 정권의 지원포격을 뚫고 승기를 거머쥘 확률은 매우 낮아집니다. 이 부분에서 나는 일단 리재명 두목의 승부 감각을 믿어보겠습니다.

 

 

 

 

 

8) 리재명 두목 아니면 물돼지 전하가 대통령이 됩니다. 이제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이 둘 중 한명을 뽑아 당락에 영향을 주거나, 남들의 선택에 판단을 위임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당선된 권력은 군소후보를 뽑은 건 자신을 뽑지 않은 걸로 취급할 뿐이고, 무효표나 투표하지 않은 자들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무효표나 군소후보 투표는 유효한 분노표출 수단이 아닙니다. 만약 물돼지 전하가 대통령이 될 경우, 돌핀스는 홍준표를 지지하다가 군소후보에 표를 던지거나 무효표를 던진 이들, 또는 투표를 포기한 이들을 비웃고 우습게 볼 겁니다. 그래도 좋다면, 그렇게 행동하셔도 됩니다.

 

 

 

 

 

9) 한편으로 민주당의 친중리스크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동안 민주당계 인물들은 언젠가 중국이 미국을 넘을 거라고 생각해서 친중한 면이 있는데요. 중국 상태가 예전만 못하고, 바이든은 우리나라 민주당계에 햇볕정책 중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친중 고집할 인사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원체 우리나라 좌파들은 미국에 츤데레라서.

 

 

 

 

 

10) 홍준표 지지자라면 홍준표 영감에 대한 미련은 대선 때까지는 버려야 합니다. 홍준표는 대선에 나갈 수 없어요. 만에 하나 물돼지 전하가 대형비리 터져서 홍준표 영감이 대타 뛰어야 할 상황이 온다면, 그건 또 다른 대재앙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홍준표 영감이 이길 수가 없거든요. 이번 대선에서 홍준표의 역할은 끝났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장군을 애도하다 전략적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면 유능한 전사라 할 수 없지요. 홍준표 지지자가 할 수 있는 건 리벤지 뿐입니다.

 

 

 

 

 

11) 원래 홍준표 영감이 이기면 이야기하려고 했었고, 져서 넘어갈까 했는데요. 그냥 이야기를 하는 게 낫겠어요. 홍준표 영감의 잘못 중 하나가, 그의 과거 문제입니다. 홍준표 영감은 스스로의 인생을 자랑스러워하는 인물이고, 부끄러움 없이 당당한 인물입니다. 나는 꽤 오랜 시간동안 그를 좋아하지 않았으나, 그의 당당함은 좋게 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도 하지만 스스로에게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동안 잘못한 게 없는 건 아닙니다. 그의 언행에 상처받고 PTSD 앓는 사람들이 꽤 있지요.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홍준표를 지지해 달라.’ ‘왜 그를 지지하지 않는가?’ 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홍준표는 사과에 인색하고, 자신의 잘못으로 다친 사람들을 보듬는 재주가 없습니다. 그건 홍준표가 어떻게 해야 할 부분이지, 지지자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본선에 올라갔다면 과거 일도 좀 사과하고 옛일을 후회하는 약한 모습도 좀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는 정치인이니까요.

 

 내가 생각해도 홍준표가 우파정당 개혁의 필두가 된 건 아이러니한 일이었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에 공감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기도 합니다. 예측할 수 없이 복잡다난한 흐름에 의해 그렇게 된 것이었기 때문에, 그걸 실시간으로 따라가지 않은 사람들은 어느 새 그렇게 되어있는 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수도 있고. 뭔가 정리하고 설득할 만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그러나 일단은 구태 다이묘들에 의해 개혁의 바람이 멈춰졌고, 이 상황은 참혹한 대가를 요구하게 되어있습니다. 전투가 끝나지 않았으니 리벤지가 먼저입니다. 되짚는 건 나중에 해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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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포도 품종 정리 Ver 1.1

식이 2021. 11. 10. 11:34 Posted by 해양장미

(2021/11/12 델라웨어 껍질 관련 내용 수정. Ver 1.1)

 

2021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유통 중인 식용 포도 품종 정리입니다. 품종명이 명시되지 않는 수입 포도의 경우 기재하지 않고, 기억이 애매한 건 명시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청포도 = 백포도입니다.

 

 

 

 

 

*) 캠벨

 

: 가장 일반적인 품종. 90년대만 해도 포도 하면 90% 이상 이 품종이었습니다. 적포도로 씨가 있고, 껍질이 분리됩니다. 계열로는 유럽종 포도에 속한다고 합니다.

 

 브릭스는 14~17정도. 잘 익어도 산도가 높고, 향기가 좋습니다. 다른 품종만 한참 먹다가 질 좋은 캠벨을 먹어보면, 캠벨이 참 맛있는 품종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신맛을 충분히 느끼려면 포도알을 씹어 먹어야 하는데, 씨 때문에 씹어 먹기 편한 품종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식용 방법은 역시나 포도알을 통째로 삼키는 것일 텐데, 그래서 어릴 때 먹는 방법을 익히는 데 세월이 좀 걸리는 편입니다.

 

 생산량이 많고 산도도 있는데다 향이 좋기 때문에 와인 양조용으로도 활용되지만, 양조용 적포도로 쓰기엔 당도가 낮고 과실부가 너무 커서 (알이 커서) 보당 없이 괜찮을 걸 만들려면 고난이도입니다. 그래도 캠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도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거봉

 

: 알이 굵고 즙이 많은 적포도 품종. 당도가 높은 품종으로 18~20브릭스 정도로 올라갑니다. 예전에는 캠벨 다음으로 흔하게 보이는 편이었는데 근래에는 예전만큼 많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씨가 있고, 껍질이 분리되어 캠벨과 비슷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는데 그렇게 먹으면 알이 커서 목이 좀 메이는 느낌도 듭니다. 씹어 먹으면 캠벨보다 달고, 덜 십니다. 그래서 거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예전에는 꽤 있었습니다. 요새는 품종이 많아져서 다소 마이너해지는 느낌입니다.

 

 

 

 

 

*) 머스캣 베일리 A

 

: 부를 때는 통칭 머루포도. 글자로 쓸 때는 영어 약어로 MBA라고 표기할 때가 많습니다. 2000년대 후반쯤 시장에 등장한 후 큰 인기를 끌어 근래에는 캠벨과 비슷한 수준으로 흔해졌습니다. 20브릭스 정도가 나오는 매우 달콤한 품종으로 산도는 낮고, 높은 당도 덕에 식용/양조 겸용 품종으로 분류됩니다.

 

 껍질이 분리되는 적포도로 씨가 있고, 캠벨과 비슷한 방식으로 먹습니다. 포도 한 송이가 캠벨보다 크고, 알 크기는 켐벨과 유사합니다. 보통 새콤하고 향기가 좋은 걸 선호하는 사람은 캠벨을, 달콤하고 시지 않은 걸 좋아하는 사람은 MBA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MBA가 캠벨보다 현저하게 비쌌으나 근래엔 가격이 많이 비슷해졌습니다. 나는 캠벨과 MBA 모두 좋아합니다.

 

 

 

 

 

*) 델라웨어

 

 붉은 색이 감도는 적포도. 유통되는 포도는 씨가 없습니다. 껍질이 분리되는 타입인지는 불확실합니다. 양조용 포도처럼 송이와 알이 작고, 18~20브릭스 정도로 단맛이 강합니다. 조생종으로 다른 포도보다 수확이 이릅니다. 여름과일과 함께 먹을 수 있는 포도입니다. 8월에 땀을 많이 흘리고 기운이 없을 때 먹으면 좋습니다.

 

 

 

 

 

*) 블랙사파이어

 

 공식 명칭은 스위트 사파이어. 그렇지만 블랙사파이어로 통칭합니다. 껍질이 분리되지 않는 적포도. 씨가 없습니다. 알이 가지처럼 길쭉합니다. 18~22 브릭스 정도 나오는 품종으로 매우 단맛이 강하고, 외형 덕인지 씹히는 느낌도 독특합니다.

 

 수입산이 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만 국내에서도 재배를 합니다. 아직 출하되는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 샤인 머스캣 

 

 근래 대유행 중인 청포도. 껍질이 분리되지 않습니다. 알이 크고, 브릭스는 18 정도로 측정됩니다.

 

 씹어 먹는 포도 중에는 엄청나게 단 편은 아닙니다. 특유의 향을 가지고 있는데, 흔히 망고향이라 불립니다. 주관적으로 이름과는 달리 그다지 머스캣 향으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인기를 얻은 초기에는 매우 비쌌지만 생산이 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캠벨 등과는 달리 저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재배면적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어텀 크리스피

 

 껍질이 분리되지 않고 씨가 없는 청포도. 아직 국내재배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수입으로만 들어옵니다. 내가 먹어본 씨 없고 껍질 분리 안되는 식용 포도 중에는 이게 제일 맛있습니다. 18~19 브릭스 정도 나오는 포도고, 크리스피라는 이름답게 아삭합니다. 사과맛 난다고 하는 사람이 많고 애플포도같은 별칭으로 유통되기도 합니다. 

주인을 무는 개는 즉각 도살해야 합니다.

정치 2021. 11. 8. 02:2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KgrB2KBZws4

 

 

 

 

 

 

1) 본질적으로 이준석-홍준표 지지층은 부동(浮動)층입니다. 예전부터 흔히 보이던 부동층하고 다른 건 그저 정치 고관심층이라 정보 획득량이 많고 반응이 매우 빠르다는 것뿐입니다. 기존의 정치고관심층과 다른 건 소속감이 좀 희박하다는 거고요.

 

 나는 정치인은 도구에 불과하며, 유권자는 정치인에게 주도권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정치학적 기본입니다. 그리고 이준석-홍준표 지지층은 다른 그룹보다는 지금까지 이 기본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다만 현재 이 그룹 중 2030남성에 해당하는 집단은 자신들을 2030남성이라고 부정확하게 지칭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지칭은 본래 이해받기 어려운 이 그룹을, 타 그룹이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는 세대론의 본질적 단점에 기인하는 것으로도 보이는데, 소속감 희박한 이 집단이 그나마 또래의식으로 뭉치려는 성향은 있는 것 같으나, 세대와 성별이 이 그룹의 본질이라 하긴 또 불가합니다. 나는 이 그룹이 가급적 세대론의 단점을 이해하고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3) 조직의힘과 돌핀스는 좀 MㅏZㅏ야 합니다. 누군가를 패고자 한다면, 그럴 때 내가 아프고 다칠 생각을 하는 부류는 승자가 되지 못하는 종자입니다. 그저 상대를 패고자 하는 의지를 관철해야만 성공적으로 두들겨 팰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 물론 패는 정도로 끝내자는 거 아닙니다. 잘게 찢어줘야지요. 11만 조직과 함께하는 언데드 망령들, 제령하여 천국에서 박원순 시장님 만나게 해드리려고 합니다. 그곳에서 행복하시기를.

 

 

 

 

 

4) 그러니까 나는 공정한 파멸을 불러오기 위하여 황혼보다 어두운 자, 흐르는 피보다 더 붉은 자. 찢어진 네번째 조각, 마왕 루비아이재명을 지지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경선 결과가 나오기 이전부터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이런 대응을 이성적으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투표는 이성적인 행위여야 하고, 정치인은 유권자의 도구여야 하며, 유권자에게 갑질을 하려 드는 정치인은 반드시 가장 먼저 제거해야만 합니다.

 

 

 

 

5) 유권자는 대략 표를 가졌을 때만 정치인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주어지는 응징의 기회를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유권자가 정치인에게 지면, 민주정은 끝나는 겁니다. 정치인은 언제나 유권자를 두려워해야 하며, 유권자에게 갑질을 하려 드는 정치인은 주인을 무는 개나 다름없습니다. 미친개는 반드시 도살해야만 합니다. 광견병은 예방은 가능해도 치료는 불가합니다.

 

 

 

 

 

6) 이준석-홍준표 지지자는 타 그룹에게 정치적 존중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내려놓고, 일단 그런 게 이루어지기 어려운 현실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타 그룹은 이 그룹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그러니까 존중하지도 못합니다. 이 그룹이 마땅히 취해야 할 작전은 타 그룹이 가급적 이 그룹을 두려워하고 우습게 볼 수 없게 만드는 겁니다. 그래야만 존중받을 수 있게 됩니다. 지금은 이 그룹이 루저에 불과하기 때문에 존중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7) 이번 대선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게, ‘윤석열은 (대통령) 잘할거다.’ 같은 말이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습니다. 역대 이런 주요당 대선후보가 있었습니까? 이건 대선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망한 거지요. 대조적으로 마왕 루비아이재명은 ‘1 합니다.’ ‘일은 잘한다.’ 같은 구호와 이미지가 있지요? 나는 이게 게임이 어떻게 얼마나 성립할지 의문스럽습니다. 아직 제법 다수의 유권자는 물돼지 전하가 얼마나 답이 없는지 감을 잘 못 잡고 있을 건데요. 앞으로 잡아가게 되겠지요?

 

 

 

 

 

8) 기미소견(氣味小犬) 안철수가 좀 변수이긴 합니다. 기미소견이 완주를 했을 때, 15%를 득표할 수 있을지 조금 의문스러운데요. 15% 득표를 못하면 기미소견과 국민의당은 돈을 많이 잃게 됩니다. 좌파정당은 노조라는 물주가 있으니까 매번 깨져도 계속 정치를 할 수 있는건데, 국민의당은 그게 없기 때문에 완주는 회복불가한 대미지가 될 수 있고, 기미소견이 돈 감각은 있는 사람이니까 돈 문제를 생각 안 할리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물돼지 전하와 기미소견의 단일화라거나 기미소견의 종로 출마, 기미소견 비대위 같은 걸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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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파멸

정치 2021. 11. 7. 00:2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vbIzRhrXhPM

 

 

 

 

 

1) 근래의 자유한국당 - 미래통합당 - 국민의힘 역사를 좀 볼까요.

 

 일단 2019년 전당대회. 황교안 선거인단 55.3% 여론조사 37.7%, 오세훈 선거인단 22.9% 여론조사 50.2%로 황교안이 이겨 대표가 됩니다. 여론조사에서 오세훈이 13%나 앞섰으나, 당심과 민심의 괴리로 황교안이 대표가 되지요. 이후 황교안 체제는 전광훈과 손잡고 삭발하고 태극기 휘두르다 글로리 K-180을 만듭니다.

 

 그리고 올해 있었던 보궐.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에서 오세훈이 이겼는데, 이때도 국민의힘 지지층은 나경원이 이겼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아닌 쪽에서 오세훈이 이겨서 오세훈이 서울시장까지 된 거였고요.

 

 올해 전당대회. 나경원이 선거인단에서 40.93%, 이준석이 37.41%, 주호영이 16.82%였습니다. 여론조사에서 이준석이 이겨서 대표가 되기는 했으나 결국 주호영이 나경원 표를 가져가서 나온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 경선. 홍준표가 여론조사는 10% 정도 이겼으나 선거인단에서 20% 정도 뒤져서 물돼지 전하가 후보가 되었지요.

 

 

 

2) 이번 대선 경선 선거인단은, 자발적으로 가입한 청년당원들은 홍준표를 주로 찍고 당협에서 조직적으로 가입시킨 노년당원들은 물돼지 전하를 찍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상상을 초월한 11만 노년당원 조직표가 물돼지 전하에게 추가되면서 물돼지 전하가 이겼지요.

 

 이런 행위는 옛날에도 있긴 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구태 중 구태로 취급받아 쇠퇴한 방식이고, 이번에는 특히나 규모가 어처구니가 없는데 모바일이나 전화투표 방식인데다 천원만 내면 책임당원이 되어 3차 경선투표 참여가 가능했기에 조직표 동원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이 정도 조직표는 전례가 기억에 없는데, 개혁에 대한 당협의 저항이 어마어마했음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선을 생각한다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됩니다. 이정도로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나오면 그 자체로 Again Glory K-180이 가능한데, 이번에는 아예 청장년 당원들한테 엿을 먹이고 조롱을 하기까지 했으니 더 극단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3) 여러 번 이야기해왔지만 민자당계 늙은이들은 커먼센스가 없습니다. 심지어 대선을 이길 생각이 있는 것인지도 의문스럽습니다. 현실을 보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고, 나라를 망치는 망령들입니다. 이제 이 망령들에 대한 퇴마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퇴마사라거나, 엑소시스트라거나. 그런 게 보이지 않으니까 마왕의 힘을 빌려서라도 제령 좀 해보지요. ‘等しく 滅びを 与えんことを.’

 

 

 

 

4) 내년 있을 우리나라 대선은, 미국 대선으로 치면 바이든 대신 샌더스나 워런이 출마해서 트럼프와 맞붙는 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 정치가 그래도 아직은 정상적인 건 민주당 주류가 완전히 맛이 가지는 않았고, 바이든을 대통령으로. 그리고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만들 정도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기에 그런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양당 주류 지지층과 주류 정치세력이 맛이 꽤 가있는데, 주류 지지층의 문제로만 치면 국민의힘쪽이 더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번에 국민의힘 지지층을 늘려 그 극단성과 커먼센스 없음을 희석해보려 했으나, 11만 조직당원에 의해 꿈이 좌절되었습니다. 할 수 있는 가장 처절한 응징을 통해 그 망령들을 제령해야 미래가 있을 겁니다. NL과 망령이 쌍으로 망치는 나라, 둘 다 제거해야 하는데 어디 물돼지 전하가 NL 축출하는 게 가능이나 하겠습니까.

 

 

 

 

5) 이준석 대표? 그는 3급수에서 자란 대어입니다. 물에 소독약 좀 더 탄다고 죽지 않겠지요. 아, 물론 워낙 물이 더러워가지고 소독약으로는 좀 부족할 것 같고요. 열탕소독 들어갈 테니까 어떻게든 살아남아주길 바랍니다. 당장 용이 되어 승천하기 힘들면 진흙 속에 파고들어가서라도.

 

 

 

 

6) 아. 나는 탈당 안 했어요. 안 할 거고요. 누구 좋아라고 탈당을. 그저 리재명 두목을 찍을 뿐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탈당하거나 변절하지 않는 이상 나도 탈당하지 않습니다. 안쪽에서 망령들을 찢어줘야지요.

 

 

 

 

 

7) 무효표 및 군소후보에 표를 주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건 남들에게 선택을 맡기겠다는 거고, 주요정당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우습게보도록 만드는 행위입니다. 리재명에게 투표하는 건 두려운 행위일 수 있으나, 용감한 유권자라면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돌핀스와 망령들이야말로 유권자를 두려워하도록 최악의 파멸을 가져다줘야 합니다. 그리고 리재명 두목에게 승리의 공헌자로 인정받는 것도 꼭 나쁘지는 않겠지요. 어차피 리재명이 될 것 같은데요. 熱‘悅’爆‘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