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종 경선투표일을 앞두고

정치 2021. 10. 31. 18:19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54RYagMEjiE

 

 

 

 

 

1) 짧지 않은 세월을 지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경선후보 4인 중 하나 이상을 응원하고 있는 유권자에게 있어, 고통스러운 세월의 시작은 2015년에 있었던 박근혜의 유승민 찍어내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전에도 정윤회라거나, 성윤종이라거나. 불길한 조짐들이야 꽤 있었지만 진정한 고통의 시작은 유승민 찍어내기에서부터 이어진 진박논란과 총선개입이었지요. 박근혜가 저지른 모든 잘못 중 가장 빼도박도 못할 큰 죄는 총선개입으로 3권 분립과 당청분리의 원칙을 위반하고 독재를 한 끝에 선거에서 져버리기까지 했다는 겁니다.

 

 

 

 

 

2) ‘공주님은 죄가 없다’를 외치는 자들은 박근혜의 추한 죄를 합리화하기 위해 유승민과 김무성을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고 공격하기를 주저하지 않아왔습니다. 수구의 적반하장은 오래된 습관이지요.

 

 

 

 

 

3) 새누리당이 깨지고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으로 분열하던 당시, 둘 다 좀 심각한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나는 바른정당 쪽이 박근혜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라는 과오를 반성하는 쪽이라 올바르다고 봤고, 자유한국당은 출마 자체가 문제라 봤는데요. 그래서 나는 2017년에 홍준표가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굳이 보자면 ‘자유한국당계에 이익을 가져다줬다’고 할 수 있지요. ‘보수를 지켰다’라는 홍준표측의 태도는... 내가 홍준표의 당당함을 좋게 보기는 합니다만 그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4) 지지해주고 싶긴 했으나 바른정당계, 통칭 새(로운)보(수당)계의 실패는, 내가 보기에는 좀 당연했습니다. 그 인물군 중 건진 게 현 시점에서 이준석 대표 하나거든요.

 

 본래 3당 합당으로 형성된 민주자유당계가 공유하는 가치라고는 반공 하나 정도였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뭉쳐진 집단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김영삼이 당선되고 김대중이 정계은퇴했던 그 시점에는 일시적으로나마 현재 일본의 자민당 이상의 위치에 올라선 적도 있었긴 합니다만, 그만큼 포괄적이고 딱히 공유하는 가치가 희박한 정당이었단 말이지요.

 

 그러니까 그 당에서 민주화 영웅 김영삼 다음에 배출한 대통령이 제2의 박정희 분위기를 연출하던 이명박이었고, 그 다음에 배출한 대통령은 아예 박정희의 딸이라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내 생각에는 정치적 감수성이 살아있다면 여기서 아이러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자민련이나 자유선진당은 충청이라는 지역기반이라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성공은 못 해도 어느 정도 생명력은 있었지요. 그러나 바른정당에는 지역기반이 없었고, 나름대로 수장격인 유승민은 엄마 품을 떠나지 못하는 아기처럼 대구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념중심 정당도 되지 못했지요. 세력이 너무 없으니까 결국 안철수, 손학규와 합쳐 바미당을 출범시키기도 했었지만 그건 결국 만덕산 참사로 끝났습니다.

 

 

 

 

 

5) 김병준 비대위 시절 있었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는 차기 대통령을 위한 포석이었습니다. 그 때 당원투표에서 대승한 황교안이 여론조사에서 이긴 오세훈을 꺾는 참사가 일어났었지요. 이후 오세훈은 우파의 요정, 숨결 고민정 여사께 바른교육 참교육을 당한 후에야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게 되었었습니다.

 

 

 

 

 

6) 황교안을 찍은 자유한국당 당원들이 글로리 K-180을 만들었습니다. 그건 임대차 3법으로 이어졌고, 완전히 새로운 네오헤븐조선은 진짜 천국으로 가는 문이 활짝 열릴 상황이었는데, 오랜 세월 이어져온 위안부 잔혹사가 윤미향 사가로 새로운 챕터가 열리고, 박원순 시장님이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먼저 천국에 가버리시는 바람에 모든 게 변하게 되었지요. 오거돈 시장님의 아름다운 사퇴도 덤입니다.

 

 

 

 

 

7) K-180이후 미래통합당은 한동안 망한 정당처럼 보였습니다. 우파 유튜버와 그에 물든 늙고 어리석은 자들은 부정선거를 소리 높여 외치면서 당의 미래를 없앴고, 미래통합당에서 차기대선후보가 나올 확률은 지극히 낮아보였습니다.

 

 이 와중에 안철수가 대선불출마를 선언하며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듭니다. K-180이후 야권 1순위 후보가 물돼지 전하였기 때문에 서울시장은 안철수, 차기대선후보는 물돼지 전하로 정리되는 분위기였지요.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군 중 유력했던 건 나경원이었습니다. 원내대표였던 나경원은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 대표에게 축출되면서 총선패배의 책임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운 면이 있었고, 김무성 등이 나경원과 교섭하여 안철수와의 단일화에 다리를 놓습니다. 그리고 김무성과 윤상현 등이 안철수에 붙어, 안철수를 서울시장 만들고 그것을 토대로 정권교체까지 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나경원은 나경원대로 승부에 나서는데, 정말 뜻밖에도 오세훈이 반전을 일으켜서 나경원을 꺾어버립니다. 이게 정말 큰 변수가 되는데요.

 

 이쯤 문제의 LH가 터집니다. 그래서 선거판이 확 기웁니다. 원래는 안철수가 나서야 박영선을 꺾을 분위기였는데, 오세훈이 나서도 박영선을 이길 수 있다는 쪽으로 상황이 변합니다. 그리 되니까 국민의힘 지지층은 안철수가 아니라 오세훈을 밀어주게 되지요. 만일 안철수가 미리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경선을 치렀으면 99% 서울시장을 할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다툼이 불리해집니다. 게다가 오세훈측이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생각보다도 빠르게 단일화에 협의하여 결론을 내면서 승부를 유리하게 가져갔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오세훈 캠프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국민의힘 인사들이 거의 나경원 또는 안철수에 붙은 상황이었지요. 그건 오세훈이 안철수를 꺾고 야권단일후보가 된 이후에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때 이준석이 나서서 청년들을 연설대에 세우고, 일방적인 게임을 만들어 버립니다. 그 전에 이준석은 안철수를 계속 도발하면서 단일화가 어려워보이게끔 하는 모습을 연출했기 때문에 야권 지지층의 불만을 많이 샀는데, 결과적으로 이준석의 도발적 언행은 안철수의 실수를 유발했고, 그래서 국민의힘 후보인 오세훈이 승리하는 데 일조하였으며 이후에도 양질의 선거운동을 이끌어 대승의 일등공신이 되었습니다.

 

 

 

 

 

8)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준석이 활약해서 오세훈이 이긴 건 이변이었고, 그 이변은 또 다른 이변으로 이어집니다. 그 동안 윗세대와 페미에 치이던 청년남성들은 생애 최초로 뭉쳐봤고, 결과를 만들어냈고, 그 효능감을 체험합니다. 이준석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청년남성들에게 발언할 기회를 줬고, 그 후 이준석이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청년남성들은 이준석과 혈맹과 유사한 관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대로 이준석은 당대표까지 되었고, 그건 국민의힘이 윤석열에게 후보자리를 가져다 바치지는 않겠다는 태도정립이기도 했지요. 전당대회에서 2등 한 나경원은 윤석열 추대를 이야기했으나 이준석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9) 이준석 대표의 당선은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수우파는 본래 박근혜 탄핵을 계기로 물갈이가 되었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바른정당은 실패했고, 남은 우익들은 극성맞고 비상식적이고 현실감각이 없어서 글로리 K-180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러다 바른정당 출신의 청년 이준석이 대표가 된 것인데요. 이준석은 자격시험까지 말하면서 대표가 되었고, 그것은 우리나라 정치판 전체를 물갈이해 보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물론 이준석의 그러한 태도를 수용할 수 있는 기존 정치인들은 제한적이었지요. 그 결과 갈등과 대립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게 윤석열의 기습입당부터 있었던 이준석 대표와의 첨예한 갈등이었습니다.

 

 

 

 

 

10) 보궐선거 경선시기까지 올라가보면 당시 야권의 두 축은 김종인과 김무성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김무성은 안철수가 패배하고 수산업자에 엮이면서 꼬였고, 김종인은 이준석이 당대표가 되면서 꼬였습니다. 안철수를 서울시장으로, 윤석열을 차기대선후보로, 나경원 또는 주호영을 당대표로 만들겠다는 플랜이 완전히 망가진 것이지요.

 

 김종인 비대위 시절, 김종인과 이준석의 사이는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이준석이 당장 대표가 된 현실은 김종인에게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대미지가 되었습니다. 나경원이나 윤석열은 정략적으로 머리가 돌아가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김종인을 필요로 할 인물들인데, 이준석은 정략 같은 건 혼자 알아서 할 수 있기 때문에 김종인이 지분을 챙기기 힘들어지거든요. 그리고 김종인에 비해 이준석은 윤석열에 대해 딱히 너그럽지 않았지요.

 

 

 

 

 

11) 이준석은 정당 중심의 민주정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는 타입입니다. 거기에 맞추지 못하는 인물들을 좋지 않게 보고요. 보통은 잔머리를 굴리고 이기적이고 뒤가 구린 데가 있으니까 정당 중심의 민주정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긴 한데요. 이준석은 안철수에게나 윤석열에게나 비슷하게 대했습니다. 제 때 입당해서 제대로 공정하게 경선 치르라고요. 사실 이준석의 말에는 아무런 논리적인 문제도, 정당성의 문제도 없습니다. 정당 당원이라면, 더 나아가 당대표라면 당연히 이준석처럼 하는 게 맞는 겁니다.

 

 윤석열은 본래 일찍 입당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김종인도 늦게 입당하라고 조언을 했었고요. 만약 윤석열이 입당을 아직 하지 않았다면, 국민의힘 경선은 예선같은 느낌이었을 거고 이렇게 흥행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마 윤석열은 아직도 1강이었겠지요.

 

 그 경우 윤석열은 무난하게 대선후보가 되었겠고, 이번 경선과정에서 튀어나온 온갖 해프닝들이 그대로 본선에서 나오게 되었을 겁니다.

 

 

 

 

 

12) 입당 이전 이준석의 도발을 윤석열은 아니꼽게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나는 윤석열이 그렇게 도발당하는 걸 보면서 윤석열의 그릇이 크지 않고, 정치판에 대한 감각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윤석열측의 첫 대변인이었던 이동훈이 수산업자 건으로 물러난 이후, 윤석열 캠프와 그 서포터들의 성향은 명백한 반이준석이 되었습니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이 형성된 거였고, 그들이 뭉쳐서 윤석열을 추대하는 양상이 되었지요.

 

 나는 본래 이준석 대표의 개혁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저항 또한 그 자체는 정당하다는 생각입니다. 누구나 스스로가 불리할 때 항변하고 저항할 자격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최악이었지요. 정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윤석열은 당에 입당하면서부터 해당행위와 온갖 구태짓을 하고 맙니다. 그에 당 기강이 엉망이 되었고, 첨예한 내부분열이 일어났으며, 수습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13) 입당 이후 윤석열은 사과王 물돼지 전하가 되었고, 윤석열 캠프는 돌핀스가 되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다수에게 공격받았고, 이준석 대표를 지키기 위한 청년들의 입당러쉬가 이어졌습니다. 돌핀스는 위장당원론을 내지르고 조직을 돌려 집단적으로 오프라인 당원을 받는 것으로 응대했다고 보이고요.

 

 혼란을 매듭짓고 물돼지 전하에 맞서는 축으로 올라선 인물이 홍준표 영감입니다. 본래 홍준표는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바른정당-바른미래당과 사이가 매우 좋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준석은 대표가 된 이후 복당을 못 하고 있던 홍준표의 복당을 받아줬습니다. 그렇게 이준석은 동맹을 얻었고, 홍준표는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준석을 공격하고 있을 때 홍준표가 나서 이준석을 지지했고, 그에 이준석 지지층은 홍준표를 지지하게 됩니다.

 

 

 

 

 

 

14) 그렇다 하더라도 홍준표라는 인물에 경쟁력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겁니다. 2018년의 홍준표는 결코 좋은 당대표가 못 되었습니다. 그의 퇴장은 비참하다 못해 혐오스러웠었고, 민주당 지지층은 홍준표를 종신대표님이라 불렀었습니다.

 

 내가 보는 홍준표는 좀 단순한 데가 있어서, 본래 상황을 이해하고 괜찮은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있는 사람이지만 마음이 급해지면 시야가 좁아지고 오판을 반복하는 스타일이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당대표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홍준표는 포기하지 않았고,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이제 와서는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이겠지요. 홍준표의 단점은 주변에서 도와주면 극복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게 가능한 상황이 되어 있지요.

 

 

 

 

 

15) 안철수는 불출마 약속과 합당 약속을 어겼습니다. 나는 그동안 안철수에 대하여 간철수라거나, 간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멸칭을 부른 적이 없으나, 내일 대선출마 선언한다고 하니 앞으로는 기미소견(氣味小犬)으로 불러주겠습니다. 출마 선언하는 순간 앞으로 나에게 그가 사람 대접받을 일은 없을 겁니다.

 

 

 

 

 

16) 현재 20/30/40대의 물돼지 전하에 대한 지지율은 참담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이 연령대, 특히 청년층일수록 물돼지 전하가 최종후보가 되었을 경우 승복하고 투표해주거나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순히 물돼지 전하보다 홍준표/유승민/원희룡이 낫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물돼지 전하를 결코 함께할 수 없는 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7) 나는 홍준표 영감을 지지하고, 홍준표가 대선후보가 될 경우 국민의힘과 홍준표를 진심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그러나 물돼지 전하가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이번 대선에서 내가 지원하는 것은 리재명 두목이 될 것입니다. 그리 되면 포스코 주식 좀 사야하려나 모르겠습니다.

 

 

 

 

 

18) 정치개혁의 필두에, 이준석의 옆에 홍준표가 서게 될 거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위치를 따낸 건 홍준표의 밑준비와 승부 감각에 의한 것입니다.

 

 정치인을 물갈이하고 개혁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본래 정치를 하던 인사들을 전부 배제하고, 완전히 새로운 인적 구성으로 정권을 꾸리는 건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현 시점에서 형성된 구도에서 홍준표가 대선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된다면, 그보다 더 나은 시나리오를 기존에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할 정도로 파격적인 개혁이 가능할 상황입니다. 홍준표는 계파가 없고, 이준석도 계파가 없고. 둘이 동맹이고. 구태들은 싹 물돼지 전하한테 붙었고.

 

 그러나 이런 구도는 승리했을 때 큰 걸 얻을 수 있는 만큼 패배했을 때의 대미지도 큽니다. 구태를 한쪽에 몰아놓은 구도라서, 구태를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는 대신 지면 답이 아예 안 나온단 말이지요.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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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판데믹 종식

사회 2021. 10. 27. 11:2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4aIAOq6iq6c

 

 

 

 

 

 

1) 백신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 국민들은 COVID-19에 대한 집단적인 면역력을 확보하였습니다. 물론 미접종자나 1차 접종 이후 2주가 지나지 않은 분들은 안심할 수 없습니다만, 2차 접종까지 받은 70%의 국민들에게 더 이상 COVID-19는 두려워할 만큼 무서운 바이러스는 아닙니다.

 

 

 

 

 

2) 현 시점에서 일단 문제는 접종 거부자들입니다. 대다수의 접종 거부자들은 의학적으로 비합리적이며, 사회 전반에 손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정부는 당근과 채찍을 잘 활용하여 문제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의 백신패스 계획은 타 선진국 대비 접종 거부자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것으로 보이는데, 타 선진국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각 업장에서 접종 거부자를 차단할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고, 그럴 경우 행패를 부릴 접종 거부자들에 대한 경찰행정이 신속하고 강력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3) 일정 시점이 지나면, 체질적인 문제로 백신을 접종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거나 너무 어려서 백신을 접종받지 않는 케이스를 제외하고, 최소한 백신 거부자들의 COVID-19 관련한 의료행위에 대해 발생하는 모든 요금을 청구해야 합니다. 이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소위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게 되면 백신 거부자들 다수가 감염되어 의료자원을 소모할 것이고, 그로 인해 타 질환/증후군/부상 등에 의한 피해자가 다수 발생할 것이 분명함은 물론, 건보나 사보험 등 각종 재정적인 문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거부자들은 본인들의 잘못된 판단과 두려움 때문에 결국 남들을 죽이게 됩니다. 절대 인정하지 않겠지만, 실제로 백신 거부자들이 없으면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반드시 죽게 됩니다.

 

 

 

 

 

 

 

4) 판데믹 종식이 필연적으로 가져올 문제 중 하나는, 현재 정부가 금융권에 강요하고 있는 각종 기업/사업자 등에 대한 대출연장을 더 이어나갈 명분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이제 내년부터는 그 동안 못 받은 빚을 금융권이 받아낼 수 있게 됩니다. 작년부터 이어져온 대버블시대도 마냥 이어질 수는 없습니다.

 

 

 

 

 

 

5) 자유와 방종은 다릅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자유의 한도는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도이며, 나의 자유와 너의 자유가 대립할 때는 서로의 영역 내에서 자유를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체질적 문제가 아닌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100%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99.98% 틀렸다고 생각하지요. 0.02% 정도는 백신을 거부하는 것도 옳을 수 있습니다. 저것보다 낮은 확률로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심각한 문제가 백신접종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수천 만 명이 접종받으면서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하면 수천 명은 문제를 겪게 됩니다. 어차피 통계적으로 절대적인 안전 따위 존재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커다란 운석이 눈앞에 떨어진다거나,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쳐서 거기에 맞아 죽는다거나, 운전자가 졸아 대형트럭이 인도로 돌진해서 치여 죽게 된다거나,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병원에 갔더니 암이라고 한다거나. 모두 다 확률의 문제입니다.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지요. 확률이 낮은 위험을 그 확률보다 두려워하는 건 비합리적인 행위입니다.

 

 벼락 맞아서 죽거나 다칠 확률은 약 0.001%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번달 16일 기준 우리나라에서 COVID-19 백신으로 인한 중증 부작용 확률은 0.017%였습니다. 그러니까 벼락보다는 백신 접종을 무서워해도 됩니다.

 

 

 

 

 

6) 한편으로 현재의 인플레이션은 주로 물류 노동력의 문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부차적으로는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상품수요 증가로 인해 발생하였고요. (상품수요↑ 서비스수요↓)

 

 작년 기준으로 미국 연준은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고 반기는 입장이었습니다만, 현재는 적어도 겉으로는 뜻밖의 인플레이션에 당황하는 모양새입니다. 기존에 공언하던 말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되었거든요. 지난 초여름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지요. 연준이 판단을 잘못한 건지, 일부러 말을 저렇게 하는 건지는 애매한 면이 있습니다만, 일단 시장이 연준을 충분히 신뢰하지 않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왜 뻔한 거짓말에 속고 배신감을 느끼는지 모를 일입니다만.

 

 즉 현재의 인플레이션은 경제성장의 부산물이 아니며, 스태그플레이션이라 정의하기는 어려우나 스태그플레이션의 매커니즘으로 일어났습니다. 동시에 우리나라는 이번 3분기에 내수가 망하면서 예상치보다 성장이 하향하였고, 이대로는 기대되었던 GDP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움은 물론 덤으로 가계부채 증가율 억제 목표도 달성 못하는 게 현 시점에서는 확정입니다. 그리고 내년의 경기하방 조짐은 무지한 자가 아닌 이상 다들 알고 있는 것이지요.

 

 

 

 

 

 

7) 판데믹 종식 이후 출범할 차기정권은 경기하방 리스크 또는 추세와 함께 시작할 것입니다. 리재명 두목이 대통령이 되면 그 문제를 재정완화를 통해 돌파하려 할 것이나 그런 방식은 성공할 수 없고, 물돼지 전하께서 대통령이 될 경우 어떻게 할 지 아예 감이 오지 않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이나 비현실적인 발언들을 무시하더라도, 돌핀스는 말을 많이 바꿀 뿐만 아니라 타 후보들의 이 공약 저 공약을 표절해놓은 상태라서 공약을 전혀 신뢰할 수 없고, 내용 자체가 뒤죽박죽입니다. 청와대에 들어가면 대참사일 거라는 판단밖에는 할 수 없지요. 운전면허가 없는 것은 물론 클러치/액셀/브레이크 개념이 아예 없는 소아한테 수동변속차량 운전을 맡기는 꼴입니다.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나마 나은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만, 이 셋 중 실제 대통령 당선 확률이 있는 것은 홍준표 뿐입니다. 그러니까 홍준표가 대통령이 될 경우를 상정한다면, 홍준표 정권은 현 시점에서 온갖 부작용 심한 약들에 절어있는 우리 경제에 불필요한 약 복용을 중단시키고, 감내해야만 할 고통에 노출시킬 확률이 높습니다. 그 고통을 피할 방법은 없으나, 그나마 연착륙과 재부상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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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가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정치 2021. 10. 25. 19:2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fspHONVs68w

 

 

 

 

 

1) 이준석 대표가 공석이던 최고위원을 임명하고, 윤리위도 구성하였습니다. 드디어 그가 당대표의 힘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동안 그의 발목을 잡아온 건 기미소견(예정)과 사과王 전하였습니다.

 

 만덕산의 힘이 약간이나마 엿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소소한 역사의 한페이지가 넘어가려고 하는 조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2) 여조 추세를 보고 있자니 사과王 물돼지 전하측의 기행이 돌핀스를 넘어 국민의힘 전반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선이 끝나면 과연 얌전해질지 의문스러운데, 이준석 대표가 만덕산의 힘을 지킬 수 있다면 경선 종료 이후 윤리위를 가동시킬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합니다.

 

 

 

 

 

 

3) 김종인 영감은 정략적으로는 준수한 재주를 가진 사람입니다. 다만 사람 보는 눈이 절망적이고, 본인 입지 못 다지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집착도 어이가 없지요. 그리고 그의 사람 보는 눈이 엉망임은 이번에도 다시 한 번 증명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겉으로 확실히 누군가를 드러나게 밀지 않아 체면은 덜 구겼네요.

 

 

 

 

 

4) 인천지역에서 안상수 전 시장은 홍준표 캠프에 있고, 유정복 전 시장은 돌핀스에 입단하였습니다. 이학재를 비롯한 인천지역 전 국회의원들, 당협위원장들도 대체로 돌핀스에 있는 참사를 맞이하고 있는데요. 내가 좋게 평가하는 안상수가 홍캠에 있는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낮은 가능성이지만 안상수가 지선에서 인천시장 후보로 복귀한다면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경선에서 홍준표가 승리한다면 그건 아마 경선투표에 참여한다면 물돼지 전하를 뽑을 당원들이, 물돼지 전하의 행보에 질려서 투표를 포기하면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그런 식으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사람은 한 번 인식하거나 판단한 걸 잘 바꾸지 않습니다. 인지구조상 대부분은 제 때 못 바꾼다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예측과 어긋나는 관측이 있을 때 판단을 빨리 수정하고 대응하는 건 재능 또는 훈련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역으로 심리적으로 무너질 때 원칙과 견해를 유지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의 영역입니다.

 

 사과王 물돼지 전하를 찍기로 결심하고, 홍준표에 부정적이던 사람이 홍준표를 찍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투표를 안 할 수는 있지요. 이런 원리는 대선 본선에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리락연 동지를 지지하다가 리재명이 되어 좌절한 민주당 지지층 중 적잖은 수는, 홍준표가 대선후보로 나올 경우 그냥 투표장에 나가지 않을 수 있어도 전두환을 옹호하고 개사과 해프닝을 일으킨 물돼지 전하가 후보가 될 경우 불편한 마음으로 투표장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리재명 두목을 찍고 오게 될 겁니다.

 

 

 

 

 

 

6) 홍준표 영감은 타고난 정치인이 아닙니다. 본인이 원해서 정치인이 된 것도 아니었고. 그러니까 원래 그는 대통령감이라고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실제 지선 직후 그가 차기 대통령에 이만큼 근접하리라는 예상을 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건 이토록 어려운 일입니다.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의 동맹과 그의 적수들이 주된 요인이 될 겁니다. 초여름, 이준석 바람은 그가 나이만 충족한다면 대통령이 될 수 있을 만큼 거셌습니다. 그런데 그 바람을 물돼지 전하가 막아섰었고, 대조적으로 홍준표 영감은 그 바람을 타는 걸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 홍준표 영감은 야권 1강이었던 물돼지에 대적하는 게 가능할 만큼 체급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물돼지 전하는 거저 얻을 수 있었던 승리를 걷어찬 셈이 되었고요.

 

 상대 후보가 리재명이라는 것 또한 홍준표 영감에게는 좋은 상성입니다. 홍준표의 모든 단점은 리재명 두목 앞에 대단하지 않은 것이 되고, 리재명의 거의 모든 장점이 홍준표 영감 앞에서는 빛을 잃습니다. 홍준표의 경남지사 경력은 본래 대선의 발판이 되기엔 매우 부족한 것이었으나, 상대가 리재명이라면 그것도 쓸 만해집니다.

 

 

 

 

 

7) 홍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20년 만에 등장하는 청년이 지지하는 대통령이 됩니다. 노무현 이후 최초의 일이 되지요. 문재인 주석의 경우 청년층의 지지도 받긴 했지만, 지난 대선에서 딱히 특정 세대의 지지를 받는 후보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2002년의 노무현은 중노년층보다는 청장년층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되었었지요. 이번에 홍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청년층의 열광적인 지지로 대통령이 되는 두 번째 인물이 될 겁니다.

 

 홍준표가 이런 위치에 오를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세상일이라는 건 때때로 참 기가 막힌 법입니다. 내가 홍준표를 응원하는 날이 올 거라는 생각 또한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8) 역사적인 개사과 사건의 사진에 찍힌 사과가 인도사과일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인도사과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멸종 수준이거든요. 색깔도 저런 느낌이 아닐 거고. 요새 나오는 저런 색깔 사과면 아마 시나노골드거나 황옥일 확률이 높을 겁니다.

 

 개한테 사과를 먹여보지 않은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개는 사과를 좋아합니다. 개 이빨로 사과를 씹으면 아삭아삭 하는 소리가 듣기 좋게 납니다. 사람 이하고 생긴 게 다르고, 뺨이 없어서요. 소리가 잘 들려요. 그런데 사과씨는 사람이건 개건 안먹는 게 좋습니다. 사과씨에 들어있는 아미그랄린이라는 성분이 몸속에서 소화가 되면 청산가리가 만들어지거든요. 별로 많이 들어있진 않아서 먹고 죽기도 힘들긴 합니다만.

 

 

 

 

 

9) 개사과 사건이 의미하는 걸 이해 못하는 분들이 혹시 있을까봐 설명을 하자면요.

 

 개사과 사건의 주범이 명신王후라면 그냥 그 자체로 거짓해명에 더해 부부가 쌍으로 자격미달. 만약 물돼지 전하측의 해명대로 그 야밤에도 일하면서 주당 120시간 근무하는 담당자가 따로 있다면 - 담당자가 따로 없다는 이야기가 돌핀스에서 이미 흘러나왔던 것은 넘어가고 - 그런 담당자를 그렇게 중요한 직책에 기용한 게 문제라 마찬가지로 자격미달입니다. 어차피 물돼지 전하는 정치 아무것도 몰라서 청와대 들어가기라도 하면 사람 잘 써야 겨우 대통령으로 1인분 할 수 있을 건데요. 지금 보면 1인분은 커녕 잘봐줘야 풍채와 반비례하는 수준으로 빈약한 레벨 아닙니까. 게다가 사람 잘쓰겠다는 식으로 전두환 이야기를 꺼낸 건데, 그 전두환 이야기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람 잘못쓴 게 드러났고, 또 돌핀스하고는 전두환 - 개사과 건으로 남국... 아니, 난국이라고 하니 우리 물돼지 전하가 자칭 王이신거 빼고 과연 장점이 무엇이 있단 말입니까?

 

 

 

 

10) 내가 갑자기 물돼지라는 표현을 써서 생소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물돼지는 돌고래의 또 다른 표준어이자 옛말입니다. 우리나라만 돌고래를 물돼지라 부르는 게 아니고, 중국어로도 돌고래는 海豚입니다. 돌고래의 ‘돌’이라는 접두사도 ‘돋’에서 변형된 건데, 원래 우리나라 말로 돼지를 부르는 말이 ‘돋’입니다. 말의 새끼를 망아지라 부르고 소의 새끼를 송아지라 부르는 것처럼 돋의 새끼는 도야지라 불렀었는데, 어쩌다보니 도야지 -> 돼지가 되어 돋 전반을 부르는 단어가 되었고, 새끼돼지는 그냥 새끼돼지 또는 돼지새끼라 부르게 되었지요. 윷놀이에서의 ‘도’ 역시 돼지를 의미합니다. 때때로 ‘도’를 돼지라고 부르는 걸 들어보신 분들도 있을 텐데, 도는 돼지와 같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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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없는 가을의 세읽기

정치 2021. 10. 24. 13:0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ZcgEWFGbRFQ

 

 

 

 

 

1) 기본적으로 이번 경선의 요점을 다음과 같이 봤었습니다. ‘사과王 물돼지 전하께서 얼마나 실수를 하는가?’, ‘따라붙는 후보가 본인의 위치를 굳힐 수 있는가?’, ‘새로 입당한 당원들의 성향과 기존당원 대비 신규당원의 투표율은 어떠할까?’

 

 역사적인 개사과 사건이 터졌고, 이제는 홍준표 영감이 근소우위에 있는 경선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일단 사과王 물돼지 전하의 청와대 입성 확률은 매우 낮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경선에서 그가 지느냐, 본선에서 지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겠지요.

 

 

 

 

 

2) 금융당국이 전세대출과 집단대출을 강도 높게 막았었는데, 위대(僞大)한 수령(囚囹) 문재인(紊災人) 동지(哃謘) & 청와대의 개입으로 대출제한이 풀렸습니다. 이 상황을 주의 깊게 보셔야 합니다. 전문 관료가 내린 특단의 조치를 정치권력이 엎은 거거든요. 이런 건 대재앙의 전조가 되곤 합니다.

 

 

 

 

 

 

3) 나는 리재명 두목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나, 사과王 물돼지 전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나 작금의 위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할지 감을 못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재명 두목을 지지하는 자들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사과王 물돼지 전하를 지지하면서 무엇보다도 문재인 주석에 대한 심판과 보복을 우선시하는 자들 또한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4) 2차 접종이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소위 위드 코로나를 위한 면역율이 이제 달성되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다만 백신 거부자들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는데, 기존에 백신을 맞고 부작용을 경험해본 적이 있거나 1차 접종 이후 강한 부작용을 겪어 2차를 기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백신음모론 또는 코로나음모론에 빠져드는 경우들을 보면 유감스럽게도 역시나 소위 우파쪽 - 대깨트와 유사한 느낌으로 - 에 많은 것 같습니다. 이는 아마 향후 우파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다시 한 번 나쁘게 만들 확률이 높고, 내년 대선에서도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만약 사과王 물돼지 전하께서 대선에 나갈 경우에는 더더욱.

 

 

 

 

 

5) 안철수는 그가 인간이라면, 불출마 약속과 합당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합당 약속을 엎어버리고 이제 불출마 약속까지 뒤엎고 대선에 기어 나온다면, 나는 앞으로 그를 사람 취급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출마하면 기미소견(氣味小犬)으로 불러주겠습니다.

 

 

 

 

6) 여러 번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상황의 근본에는 쇼비니즘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강한 쇼비니즘이 있어서는 안 되는 일들에 대해, 그래도 괜찮다는 정서를 보편화시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은 사상누각(砂上樓閣)이 너무나도 웅장하게 지어져 있는 것입니다. 위대(僞大)한 수령(囚囹) 문재인(紊災人) 동지(哃謘)에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이 나라에 어떤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히키히메 박근혜와 문재인 주석께서 9년을 망친 나라가 과연 멀쩡할지에 대해서.

 

 

 

 

 

7) 세상에서 미국보다 더 나은 곳은 없지만, 그래서 미국 경제가 흔들흔들하면 답이 안 나오는데요. 미국 경제가 흔들흔들할 수 있는 전조 정도는 보이고 있습니다. 파월이 연임이 안 될수도 있다거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해서 - 나는 이건 애초에 연준이 인플레 위험을 알면서도 뻥카를 치는 걸로 봤었습니다만 - 생각보다 빠르게 금리를 올릴 수 있다거나.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요. 나에게는 상정 내입니다만, 다수의 낙관론자들은 상황을 너무 좋게 보고 있고, 우리나라는 낙관론이 기본 모드가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달 이주열 총재가 이 위험에 찬물을 부어 주리라 조금 기대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를 것 같은데, 어쩌면 이번에는 25bp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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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자격

정치 2021. 10. 17. 19:30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u7j1Vn2TgLY

 

 

 

 

 

1) 최재형은 역시나 홍준표 캠프에 갔네요. 최재형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정치 시작한 이후, 반(Anti)이준석 + 王물돼지 프락치들에게 캠프를 점령당해 행보가 크게 꼬이고, 이후 캠프를 해체하는 강수를 뒀음에도 결국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최후 4인에 들지 못하는 과정을 지켜봐 왔습니다. 그런 최재형이 갈 곳이라고는 홍캠뿐이었지요. 돌핀스의 비열함과 그릇됨을 이준석 못지 않게 체감하고 싸워온 게 최재형일 겁니다. 만일 최재형이 王물돼지에게 굴복할 인물이었다면, 애초에 문재인 주석께 그리 맞서지도 않았을 겁니다.

 

 

 

 

 

2) 리락연 캠프 인물들도 홍준표 캠프에 합류중이라고 합니다. 이게 내가 홍준표가 본선 경쟁력이 훨씬 강하다고 말해온 이유지요. 리락연 코어 지지세력은 홍준표는 지지할 수 있어도 王물돼지는 지지하기 힘듭니다.

 

 그동안 王물돼지 전하와 홍준표 영감이 보여 온 행보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王물돼지 전하는 분열과 협잡, 배타성을 쭉 보여왔습니다. 돌핀스는 이준석 대표 패싱 입당 이후 이준석 탄핵론, 비대위설 등을 흘렸고, 王물돼지 전하께서 친히 유승민과 웅장하게 다투는 것은 물론, 얼마 전에는 엄숙히 당 해체론까지 언급하시었습니다. 그야말로 풍채만큼이나 장엄한 행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조적으로 홍준표 영감은 새보계로 과거 첨예하게 대립하던 이준석에 의해 복당한 후, 이준석 대표가 가장 어렵던 시절 그를 뒷받침하고 나서면서 암울하던 입지를 벗어났습니다. 그에 이준석 대표 지지층 및 청년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고, 2차 경선 이후 안상수, 최재형도 캠프에 영입하였고, 상기하였듯 리락연 동지 캠프 인사도 이제 들어오고 있고, 심지어 王물돼지를 용납할 수 없는 박사모도 홍준표를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홍준표 영감은 자한당계와 새보계를 통합시켰고, 2030의 지지를 얻어냈고, 안상수와 박사모를 통합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3) 王물돼지의 분열정치 이전, 국민의힘은 긴 겨울을 끝내고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세훈이 나경원-안철수-생태탕 시비(+박영선)를 차례로 꺾으며 서울시청에 복귀하는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0선 중진 이준석이 대표가 되는 혁명적인 열광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王물돼지와 돌핀스가 그 불꽃에 찬물을 부은 것도 아니고 ABC 분말소화기 정도는 뿌려댔지요.

 

 이준석 지지층은 돌핀스에 의해 승리의 도취감이 최악의 형태로 부서졌었던 거라서, 王물돼지 전하가 대선후보가 될 경우 절대로 찍어주지 않을 겁니다. 한편 대조적으로 홍준표는 봄과 여름에 승리하였던 그 흐름을 계승하는 후보가 되어 있습니다. 홍준표가 승리한다면 가을에도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나, 王물돼지 전하가 대선후보가 될 경우 좋은 흐름이 꺾이고 본격적인 분열이 일어날 거라 봐야 합니다.

 

 

 

 

 

4) 만일 王물돼지 전하께서 대선에 나갈 경우, 명신王후 VS 혜경궁 김씨의 장렬한 국모대전도 함께 펼쳐지게 되겠습니다. 타지마할의 고우신 김정숙 여사님이 그리워지는 날이 오게 될까요.

 

 나는 이순삼 여사께서 영부인이 되는 쪽이 좋습니다.

 

 

 

 

 

5)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 문제는, 王물돼지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국민의힘 지지층이 다수 있다는 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들은 상황파악을 아예 못합니다. 그렇지만 王물돼지 전하가 대통령이 되면 큰일납니다. 지금 王물돼지 정치하는 수준으로 청와대 가면 참사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 되면 그 순간부터 우리나라는 책임지는 사람 없는, 돌핀스 십상시들이 해먹는 나라가 되는 겁니다. 그게 현 정권보다 나쁜가? 라고 묻는다면 나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문제는 5년 전과는 달리 현재 우리나라는 골병이 깊이 들어있다는 겁니다.

 

 최대한 좋게 봐도 王물돼지 전하는 박근혜의 하위호환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때 나라꼴 제대로 돌아갔던 게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나라 상황은 박근혜/최순실 수준의 정권이 들어설 경우 수습이 될 수 없습니다.

 

 

 

 

6) 나라가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회 갈등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면, 갈등을 줄이고 통합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는 명백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홍준표 영감이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경우의 수를 고려해보면, 그나마 리재명 두목이 대통령이 되는 게 낫습니다. 리재명 두목 쪽이 王물돼지 전하보다 앞날이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게 쉽습니다. 정권의 안정성도 그 쪽이 높을 거고요. 문제 터질 때 책임소재도 분명해지고요.

 

 그러니까 만일 王물돼지 전하가 국민의힘의 후보가 된다면, 그 순간부터 나는 대선 시점까지 리재명 두목을 지지하고 응원하게 될 것입니다. 王물돼지 전하가 후보가 되면 그 순간부터 국민의힘은 승리할 자격이 없는 정당인 것이고, 그런 정당은 져야 합니다. 王물돼지 캠프는 경선 이기면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고 비대위 꾸리고 싶을 건데, 그리 되면 나도 그 쪽을 지지하고 지원하겠습니다. 홍준표 영감이 대선후보가 못 될 경우 이준석 대표는 물러나서 미국에 가 있는 게 낫습니다.

 

 

 

 

 

7) 유승민은 현 시점에서는 객관적으로 민폐 포지션입니다. 본인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없다시피 하고, 홍준표 영감이 후보가 되는 걸 방해하고 있는 입장이거든요. 만약 王물돼지 전하께서 대선후보가 되고 대통령까지 될 수 있다면, 현 판세에서는 그건 유승민 덕이 될 겁니다. 결선투표가 없는 다자구도에서는 제3후보가 판세를 결정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면 1997년 대선에서의 이인제라거나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노회찬이 그랬습니다. 2010년에 노회찬은 가루가 될 뻔 했었지요. 아마 유승민이 끝까지 완주한 끝에 王물돼지가 대선에 나가면, 유승민은 2010년의 노회찬 이하의 대접을 받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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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4 친수성 관련 문단 업데이트. Ver 1.1)

 

 

 요리를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의욕을 가진 분들이 많이 구매하는 것 중 하나가 코팅되지 않은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입니다. 그리고는 많은 경우 고뇌와 시행착오에 빠지지요. 분명히 예열을 잘 하고 썼는데, 무참하게 계란프라이가 붙어서 망치다가.. 그러다 또 어느 날은 잘 되고 그러거든요.

 

 본문은 코팅되지 않은 조리도구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시즈닝'에 대한 대략적인 개념과 방법에 대해 다루게 될 겁니다. 코팅되지 않은 조리도구에 무언가를 구우려면, 그리고 스테인리스가 아닌 철제(연철/강철/주철) 조리도구를 다루려면 시즈닝을 이해해야 합니다. 본문은 검증이 부족한 내용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걸 미리 이야기해 둡니다.

 

 본래 시즈닝이라는 건 스테인리스나 코팅 제품이 나오기 이전, 옛날에 철제 조리도구를 관리하다 보니 생겨난 것입니다. 철은 공기중에 노출시키면 녹이 스니까, 옛날 기술로는 기름을 상시 발라두는 게 가장 기본적인 관리방법이었는데요. 철로 된 냄비나 솥, 팬 등에 계속 기름을 바르고 가열하고 하다 보면 기름이 굳고 검게 변해서 완전히 코팅이 됩니다. 이걸 우리나라 말로는 길들인다고 하고, 영어로는 시즈닝이라고 합니다. 전통적인 가마솥을 떠올려 보세요. 표면이 검은 색이지요? 그런데 주철도 철이라 원래는 철색입니다. 검은 건 시즈닝의 색깔이지요.

 

 유용하게도 시즈닝된 표면은 녹을 방지하는 것 외에도 음식이 잘 달라붙지 않게 합니다. 그렇지만 현대 우리나라의 가정집 주방에서 그걸 체험해보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연철/강철/무쇠로 된 코팅되지 않은 팬 가진 분 별로 없잖아요?

 

 스테인리스 팬 이야기로 돌아가서, 스테인리스 팬을 아무리 잘 예열해도 음식을 그냥 구우려고 하면 달라붙는 게 당연합니다. 원래 가열된 금속 표면에 무언가를 구우려고 하면 달라붙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에도 계란프라이를 할 수 있지요. 금속 표면이 아니게 만들면 됩니다. 시즈닝을 즉석에서 만들어서 거기에 프라이를 하는 개념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시즈닝이 아니면, 금속 표면에는 당연히 음식이 달라붙는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오일을 발라 구워 만드는 시즈닝은 오일이 중합된 천연 고분자 화합물입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면 폴리머지요. 시즈닝 작업이라는 건 금속제 팬, 냄비, 솥 등에 오일을 바르고 가열해서 폴리머로 중합시키는 겁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일종의 플라스틱을 만드는 거지요. 어차피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들도 석유로 만듭니다. 식용유로도 천연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프라이팬 코팅하는 데 쓰는 테플론도 합성 고분자 화합물입니다.

 

 오일은 그냥 놔둬도 폴리머화되서 굳기는 합니다. 오래 된 식용유가 말라 굳는 걸 직접 경험해보신 분들도 있을거고, 기름을 용매로 쓰는 유화도 천천히 굳습니다. 다만 공기 중에서 오일이 굳어 폴리머화되는데는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립니다. 가열을 해 주면 훨씬 빨라지고요.

 

 스테인리스 팬에 무언가를 구우려고 할 때, 일단 필요한 작업은 오일막을 가열해서 중합시키는 겁니다. 완전히 고체화된 폴리머까지 안 만들어도 됩니다. 이건 스테인리스 팬을 많이 사용해보신 분들은 잘 아실 텐데, 기름이 중합되기 시작하면 아직 액체지만 기름이 퍼지는 모양이 변합니다. 그렇게 만든 이후 음식을 구우면 달라붙지 않지요.

 

 이 과정을 쉽게 하려면 요지는 두 가지입니다. 일단 음식이 달라붙지 않는데 필요한 시즈닝 두께는 전혀 두꺼울 필요가 없습니다. 원래 철팬 시즈닝 할 때도 기름은 가능한 얇게 발라서 굽고 그걸 여러 번 반복하는데요. 스테인리스 팬 쓸 때도 마찬가지로 가능한 얇게 바르면 됩니다. 소량의 기름을 가열중인 팬 위에 따른 후 키친타올로 골고루 발라주면서 닦아내면 되는 수준입니다. 얇을수록 폴리머화가 빨리 잘 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생각해야 하는 게 사용하는 기름의 성질입니다. 기름에는 건성유와 반건성유, 그리고 불건성유가 있는데 건성유일수록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높고 잘 굳습니다. 반대로 불건성유는 폴리머화가 잘 안 됩니다.

 

 기름이 건조되는 성질은 요오드화값(옥소값)으로 표기합니다. 요오드화값이 높으면 건성유고, 낮으면 불건성유입니다. 각각의 식용유들을 대략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건성유 : 요오드화값 130 이상

- 들기름, 아마씨유, 양귀비유, 해바라기씨유, 호두기름

 

*) 반건성유 : 요오드화값 100~130

- 콩기름, 포도씨유, 옥수수유, 참기름, 카놀라유

 

*) 불건성유 : 요오드화값 100 이하

- 피마자유, 올리브유, 팜유, 땅콩기름, 동백기름, 아보카도 오일, 우지, 돈지, 오리기름, 버터

 

 들기름은 우리나라에서 구하기 쉬운 오일 중 요오드화값이 제일 높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향이 있기 때문에 시즈닝에는 잘 쓰지 않습니다. 볶아서 압착하지 않고 그냥 생으로 압착한 들기름은 그나마 향이 적습니다만, 잘 팔지 않고요. 그 다음으로 요오드화값이 높은 오일은 아마씨유고, 철팬 시즈닝 작업에는 이 아마씨유가 주로 쓰이고 있습니다. 아마씨유는 대형마트에 가면 살 수 있고요.

 

 위의 분류에서는 나뉘어 있긴 한데, 해바라기씨유와 콩기름, 포도씨유의 요오드화값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대략 건성유와 반건성유 사이에 걸쳐져 있는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아마씨유를 구하기 어려우면 그냥 아무 데서나 파는 콩기름이나 해바라기씨유로 시즈닝을 시도해 보는 게 비교적 잘 될 겁니다.

 

 카놀라유는 반건성유 중에서도 요오드화값이 좀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압연한 철팬 같은 데 제대로 시즈닝 먹이려고 하면 잘 먹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정하고 하려고 하면 안 되고, 시간을 들여서 세월아 네월아 바르다 보면 시즈닝이 조금씩 되는 그런 느낌인데요. 그렇지만 카놀라유로도 익숙해지면 스테인리스 팬에서 계란프라이를 하는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카놀라유로 잘 안 되면 보다 요오드화값이 높은 기름을 사용해 보세요.

 

 한편 유감스럽게도 미국에서 코팅되지 않은 주물 제품들의 평가를 보면, 올리브유로 녹 관리를 해도 잘 안된다는 불평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올리브유는 불건성유라 당연히 시즈닝이 잘 안됩니다. 실제 시골에서 짠 들기름 같은 거 스크류캡 병에 담아서 가져오면, 캡 안쪽에 기름 묻지 않았나 잘 닦아줘야 하고요. 그래도 종종 열어주지 않으면 스크류캡 안쪽에 묻은 들기름이 중합되어서 붙어버려 아예 안 열리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하는데요. 올리브유는 대조적이라 할 만큼 경화되어 굳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올리브유 뚜껑 안 열려서 고생해 보신 분 있나요?

 

 그 외 스테인리스 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고기 등을 구우면, 처음에는 달라붙어서 뗄 수가 없는데 한참 굽다 보면 그럭저럭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나는 아마도 고기 표면으로 나오는 기름이 중합되어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음식물은 기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뭐든 굽다 보면 처음에는 붙어도 한참 구우면 그럭저럭 뗄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계란 같은 걸 그렇게 하면 모양이 처참하게 망가지니까 그러면 안 되고요.

 

 또한 이 현상은 금속 표면의 친수성하고도 관련이 있을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구우려고 할 때, 수분이 많은 음식이 팬 표면에 접촉될수록 잘 달라붙습니다. 코팅팬도 기름을 둘러주는 쪽이 덜 달라붙지요. 그런데 음식을 굽다 보면 표면에 수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덜 달라붙게 되기도 할 겁니다.

 

 스테인리스 표면에 폴리머가 완전히 고체화되어 굳어버리면, 일단은 노랗고 단단한 물질이 됩니다. 그냥 두고 써도 되고, 철팬에 하듯 시즈닝을 점점 만들어가도 되는데요. 일단 보기가 안 좋으니까 보통은 세척을 합니다. 찐득하게 덜 굳은 상태면 그냥 세척하는 게 좋고요. 사실 시즈닝 해서 쓸거면 스테인리스 팬이 철팬 대비 장점이 전혀 없기도 하고요. 그런데 고체로 굳은 폴리머는 주방세제로는 거의 녹지 않고, 부드러운 수세미로는 떼어낼 수가 없습니다. 충분히 단단해지기 전이라면 폴란드 스크럽 수세미로 제거 가능하고요. 조금 기스를 낼 각오라면 스테인리스 수세미를 써도 됩니다. 다만 초록수세미는 금지. 초록수세미로 긁으면 심하게 스크래치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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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용기의 소재 Ver. 2.12

식이 2021. 10. 12. 00:41 Posted by 해양장미

(내용을 보완하고 수정하는 중입니다. 다소의 내용 변경 있습니다. 21/08/26)

(오류 수정 및 보완 완료. Ver 2.0입니다. 21/09/30)

(Ver 2.11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테플론 내용 보완 및 수정. 21/10/12)

(오타 수정. 22/07/22)

 

 조리용기는 소재와 형상에 의해 그 특성이 결정됩니다. 일단은 소재에 대한 이해가 먼저고, 그 다음은 형상에 대한 이해를 하면 됩니다. 그 다음에는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걸로, 필요한 사이즈를, 주머니 사정과 주방 수납공간에 맞춰 구비하면 됩니다. 본문에서는 가장 중요한 각 소재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하 미흡하거나 그릇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감안하고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향후 버전업을 하면서 수정해 나갈 생각입니다.

 

 

 

 

#) 스테인리스 스틸

 

 속칭 스텐 또는 스뎅. 주관적으로 모든 조리용기 소재 중 가장 유용한 전천후 소재입니다. 강철과 크롬의 합금으로 녹에 강하고 익숙한 금속광택이 오래 보존됩니다. 스테인리스는 현대 기술의 승리로 흔해서 그렇지 옛날에 있었으면 귀금속 취급받았을 겁니다.

 

 스테인리스는 종류에 따라 자성을 가지기도 하고 가지지 않기도 하는데, 조리용기나 커트러리를 만드는 데 주로 쓰이는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는 부식에는 강하지만 자성을 띠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만 사용한 제품은 인덕션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 시판되는 스테인리스 용기는 대체로 인덕션에 사용할 수 있는데, 인덕션 사용을 위해 자성을 띠는 페라이트계 스테인리스가 들어가거나 아니면 내부에 강철이나 주철을 넣는 경우도 있고, 제조과정에서 용융시킨 철을 분사하여 자성을 띠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방식인지 확인하는 게 좋긴 한데, 바닥 소재가 페라이트계인 경우 오스테나이트계에 비해 부식에 약하기 때문입니다. 

 

 스테인리스의, 특히 오스테나이트계의 열전도율은 강철이나 연철, 주철에 비해 현저히 떨어집니다. 스테인리스제 프라이팬이나 편수냄비들을 보면, 그냥 손잡이가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는 것들이 많은데요. 불위에 놓고 한참 조리해도 손잡이 부분은 잘 안 뜨거워집니다. 비금속 소재 정도는 아니라도 보기보다 스테인리스는 열전도율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열전도율이 낮기 때문에, 스테인리스 팬이나 냄비는 일정 가격 이상에서는 내부에 열전도성이 좋은 알루미늄이 들어가게 됩니다. 표면은 스테인리스니까 알루미늄이 1겹 들어가면 3중, 3겹 들어가면 5중이 됩니다. 일부 고급품의 경우 알루미늄보다 열 전도성이 좋은 구리가 들어가기도 하는데, 열전도가 개선되는 대신 무게와 가격이 높아집니다. 그냥 3중과 통3중의 차이는 옆면까지 다중 처리가 되어있느냐의 차이입니다. 다만 매우 드물게 고가이면서도 전체가 페라이트계 스테인리스로 된 팬/냄비도 있긴 한데, 페라이트계는 그나마 오스테나이트계보다는 열전도율이 높긴 합니다. 

 

 스테인리스를 사용할 때 염두에 둬야 하는 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스테인리스도 철이라 무겁습니다. 아주 얇은 스테인리스 제품은 제법 가볍긴 하지만, 그런 건 내부에 알루미늄 같은 게 없는 거라 전도성이 너무 낮아서 실사용을 해 보면 열이 정말 안 퍼져서 사용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스테인리스도 녹은 습니다. 또한 표면에 코팅이 되지 않은 스테인리스는 음식할 때 음식물이 잘 달라붙습니다. 그리고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는 철 치고는 꽤 무릅니다. 제법 기스가 잘 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처음 구매한 스테인리스 제품에는 대체로 연마제가 남아있습니다.

 

 연마제는 주방세제로는 제거가 안 됩니다. 기름으로 닦아내야 합니다. 키친타올에 식용유를 묻혀서 닦으면 검은 게 묻어나오는데, 더 이상 묻어나오지 않을 때까지 닦으면 됩니다. 연마제가 몸에 얼마나 나쁜지는 딱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잘 닦아주고 쓰는 게 기분상으로도 좋습니다. 보다 잘 닦아내려면 가열해서 식초로 닦아주거나 하면 됩니다.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가 녹에 강하긴 하지만 부식이 아예 안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시고 짠 걸 오래 담아두지는 않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김치찌개 같은 걸 스테인리스에 오래 담아둘 경우, 아무리 스테인리스라도 미미하게 부식될 수 있습니다. 실제 오래 둔 경우 눈에 보이는 손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스테인리스가 녹이 슬지 않는 원리는 합금에 포함된 크롬이 먼저 산화되면서 튼튼한 은빛 피막을 만드는 것에 있는데, 이 피막은 건조한 공기중에서는 충분히 스테인리스를 지켜내지만 염분이나 산과 수분이 있는 조건에서까지 충분한 방호력을 지니지는 못합니다. 특히 저렴한 스테인리스 제품은 부식에 더 취약한 경향이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조리용기의 최대 장점은 튼튼함과 범용성에 있습니다. 무쇠나 강철 용기처럼 마구 달궈서 쓸 수 있고, 시즈닝 없이 쓰니까 마음 내키는 대로 박박 닦아 쓸 수 있습니다. 강철 수세미로 문질러서 닦을 때도 그나마 피해가 없는 편이고, 가스렌지에서만 쓴다고 가정하면 온도변화에도 강합니다. 다만 초록 수세미는 대지 않아야 합니다. 초록 수세미에 포함된 연마제는 스테인리스에 사정없이 기스를 낼 수 있습니다.

 

 특히 시거나 짠 것, 양념이 충분한 것 등을 볶을 때, 고기를 굽고 와인으로 글레이징을 할 때 스테인리스 팬이나 웍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우수합니다. 내부에 알루미늄이 들어간 제품들은 열전도율도 준수하고 스테인리스 표면은 화학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강하기 때문입니다. 

 

 스테인리스 프라이팬 중 소테팬은 그것 하나만 있어도 거의 모든 요리를 다 할 수 있습니다. 조리용기를 딱 하나만 써야 한다면, 나는 스테인리스 소테팬을 고르겠습니다. 다만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으로 계란프라이를 하려면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스테인리스 팬은 음식이 잘 달라붙습니다.

 

 한편으로 스테인리스 팬은 코팅팬보다는 분명 고화력에 강하고, 열용량도 높아서 화력이 필요한 요리를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만, 고출력 인덕션으로 고화력을 사용하는 건 재고해보셔야 합니다. 열효율 차이 때문에 유사한 스펙에서 인덕션의 최대화력은 가스렌지보다 훨씬 높은데, 스테인리스 제품은 대체로 서로 다른 금속을 압착해 붙여놓은 거라 각 금속마다 서로 열팽창률이 다릅니다. 그래서 고화력으로 급하게 달구는 행위를 반복할 경우, 팽창과 수축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잘 안보이게 뒤틀리게 됩니다. 뒤틀리더라도 가스렌지에서 사용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인덕션같은 전기렌지는 밑면이 인덕션 표면에 완전히 접촉해야만 제 화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서 뒤틀릴 경우 제대로 사용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런 문제를 고려하고 사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 알루미늄

 

 속칭 양은입니다. 본래 양은은 구리 + 아연 + 니켈 합금인데, 조리용기에서 양은이라 하는 건 진짜 양은이 아니라 그냥 알루미늄입니다. 

 

 알루미늄은 가볍고 열전도성이 좋습니다. 게다가 저렴하기도 하지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조리용기 소재 중 열전도성이 가장 높은 건 구리고, 그 다음은 알루미늄입니다. 양은냄비로 끓인 라면이 맛있는 이유는, 라면은 강한 열로 끓일수록 맛있기 때문입니다.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알루미늄 냄비는 노란 게 있고 은색인 게 있습니다. 그렇지만 둘이 다른 금속인 건 아닙니다. 노란 제품은 그저 그렇게 색이 들도록 아노다이징(양극산화피막) 처리를 했을 뿐입니다. 놋쇠(황동)와 색이 비슷하게 만든 것이지요. 예전에는 황동으로 조리용기를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고 압니다. 그런데 근래는 황동은 너무 비싸고, 잘 만들지 않게 되었고, 노란색으로 처리를 한 알루미늄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된 것이지요.

 

 알루미늄은 이온화 경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산화되지 않은 알루미늄 표면은 자연상태에서 장시간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산화된 알루미늄 표면은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일단 산화피막을 형성하고 나면 내부로 녹이 더 잘 안습니다. 스테인리스 스틸에 섞인 크롬도 그런 성질이 있는데, 알루미늄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알루미늄 산화표면의 경도는 이론적으로 매우 많이 높습니다. 산화된 알루미늄은 다름 아닌 알루미나, 즉 커런덤 = 보석명 사파이어이기 때문입니다. 농담같지만 우리가 보는 모든 알루미늄 냄비 표면은 사파이어로 되어 있습니다. 아주아주 얇은.

 

 시판하는 알루미늄 제품들은 의도적인 피막처리를 합니다. 이를 아노다이징(양극산화)이라고 하는데요. 그냥 자연적으로도 알루미늄 표면에 산화피막은 생기지만, 일부러 그걸 더 고르고 두껍고 보기 좋게 만드는 겁니다. 자연적인 알루미늄 산화피막 두께는 10나노미터가 좀 넘는 수준으로 압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아노다이징 처리를 하면 5~8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산화피막을 만들 수 있습니다. 보다 두꺼운 아노다이징 처리를 하는 방식도 있는데, 하드 아노다이징(경질 양극산화)이라고 구분해 부릅니다. 30~10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피막을 형성할 수 있지요. 다만 일반적인 아노다이징 제품이 다양한 컬러 처리를 할 수 있는 반면, 하드 아노다이징은 알루미늄 종류에 따라 녹갈색에서 흑색에 가까운 색깔로 피막 색이 제한됩니다.

 

 피막의 이론적인 경도와는 무관하게, 실제 알루미늄 조리도구의 표면은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순수한 긁음에는 매우 강하다고 봐야 할 테지만, 실제 물리적인 대미지는 순수하게 긁는 방식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가장 두꺼운 하드 아노다이징이라도 피막 두께는 0.1mm에 불과합니다. 커런덤은 취성이 있으니까 충격을 받으면 깨지고요. 팬이나 냄비는 가열해서 쓰게 되니까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게 되기도 하고요. 물론 아노다이징 피막이 손상되더라도 자연적인 피막이 생기니까 실사용에 별 문제는 없습니다만, 자연피막은 예쁘게 안생깁니다. 좀 수상하게 생겼지요. 그래도 보기보다 쓰는 것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긴 합니다.

 

 한편으로 알루미늄은 산에 매우 약합니다. 그러니까 산성인 요리를 알루미늄 조리용기에 오래 조리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 냄비에는 김치찌개를 끓이면 안 되고, 생김치나 김치찌개를 보존하는 건 더더욱 안 됩니다.

 

 코팅이 되지 않은 (아노다이징은 코팅이 아닙니다) 알루미늄 팬은 오일 파스타를 하는 데는 최고의 조리도구입니다. 스테인리스나 세라믹 코팅팬 같은 데 조리하면 알루미늄 팬에 하는 것만큼 맛있게 나오지 않습니다. 레스토랑에서도 오일 파스타는 알루미늄 팬에 합니다. 팬을 굳이 사기 뭐한 분들은 흔하고 저렴한 알루미늄 냄비에 하시면 됩니다. 그렇지만 알루미늄 팬에 토마토 파스타를 조리하지는 않습니다. 토마토 수준의 산으로도 알루미늄 팬은 손상되며, 알루미늄 성분이 용출되기 때문입니다. 알루미늄 성분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몸에 나쁘다는 게 일반론입니다. 알루미늄 냄비에 끓인 라면도 얼른 먹고 냄비는 바로 세척하는 게 좋습니다. 바로 세척하는 게 귀찮다면 최소한 내용물은 다 버리고 물로 헹군 다음 맹물을 받아놓기라도 해야 합니다. 산과 염분은 녹의 주적입니다. 아노다이징 피막도 산과 염분 앞에서 알루미늄을 지켜주는 건 무리입니다. 알루미늄 냄비나 팬은 제대로 녹슬면 버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도저히 사용할 만한 비주얼이 아니게 되기 때문입니다. 관리를 잘 하지 않는 이상 알루미늄 냄비는 소모품입니다.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인 모카포트 계열도 가장 전통적인 건 알루미늄으로 만듭니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야 잘 추출되고, 맛있게 나옵니다. 또한 원체 현대에는 저렴하고 가벼운 소재다보니, 팩으로 포장된 찌개나 전골 같은 것에 간이 조리용기가 들어있고 통째로 끓여먹을 수 있게 나오는 것도 알루미늄 소재입니다. 알루미늄 냄비답게 잘 끓고, 맛있게 끓여지지요. 요새는 인덕션이 많아져서인지 그런 구성 제품도 예전보단 덜 보입니다만.

 

 알루미늄 팬은 별다른 처리가 되지 않은 건 당연히 인덕션에는 사용이 불가합니다. 인덕션의 주된 단점 중 하나지요. 알루미늄 조리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싶으면 최소한 가스렌지는 아니라도 하이라이트는 있어야 합니다.

 

 추가로 후술하겠지만 저렴하고 가벼운 코팅 프라이팬이나 웍은 대체로 코팅 내부가 별다른 처리 없는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 건 저렴하지만 약한 불로 써도 열이 잘 전달되고 조리가 잘 됩니다. 인덕션에 쓸 수 없지만 가스렌지에서 쓰기는 매우 좋습니다. 가벼워서 다루기 좋고요. 인덕션에서 작동되는 조리도구들은 무거운 게 많기 때문에, 가벼운 조리도구를 좋아하면 인덕션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요새 나오는 알루미늄 제품 중에는 바닥면에 용융된 철 입자를 뿌림으로 자성을 띠게 만든 제품들이 있습니다. 그런 제품들은 인덕션에 사용 가능한데, 아무래도 가격은 올라갑니다. 

 

 한편으로 모두들 아시다시피 쿠킹호일도 알루미늄입니다. 알루미늄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조리에 쓸 수 있지요. 호일을 접어서 냄비로 쓸 수도 있고, 호일을 열전도체로 이용해 원하는 부위를 가열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방열을 시킬 수도 있지요. 해동을 시킬 때 이용할 수도 있고요. 참고로 호일의 어느 면이 음식에 닿는지는 상관없습니다.

 

 알루미늄 팬이나 냄비는 불을 가하지 않더라도 좋은 열전도체입니다. 그러니까 무언가를 해동할 때 알루미늄 냄비에 담아두면 더 빠르게 해동됩니다. 쿠킹호일로 싸서 알루미늄 냄비에 담아두면 좀 더 빠르게 해동되고요. 얼음 틀에서 얼음이 꽝꽝 얼어 잘 빠지지 않으면, 알루미늄 냄비나 팬을 뒤집어 그 위에 얼음 틀을 잠시 놓아둔 후 꺼내면 쉽게 꺼낼 수 있습니다.

 

 

 

 

#) 도기

 

 뚝배기의 소재는 도기입니다. 일본 요리에 쓰는 냄비 중에도 도기 냄비가 있고요. 금속 소재 대비 매우 낮은 열전도성, 두꺼운 두께, 전통적인 경우 치밀하지 않은 표면 조직을 가지고 있지요.

 

 두껍고 열전도성이 낮기 때문에 뚝배기에 끓인 후 서빙한 찌개는 빨리 식지 않습니다. 용기가 열을 오래 머금고 있기 때문입니다. 탄성이 부족하고, 열전도성이 낮은 소재이기 때문에 차가운 상태의 도기용기를 갑자기 센 불에 가열하거나 하면 안 됩니다. 그릇이 깨져버릴 수 있습니다.

 

 옛날에 만든 뚝배기들은 표면 조직이 치밀하지 못해 세척시 주방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게 원칙이었습니다. 그러나 근래 만든 뚝배기들 중에는 표면 조직이 치밀한 것들이 많고, 그런 건 세제로 설거지해도 됩니다. 구매할 때 확인하고 구매하면 됩니다. 확인을 못했으면 밀가루나 베이킹소다로 세척하세요. 요새 만드는 것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드는 것들은 세제 사용하면 안 됩니다. 

 

 도기용기는 당연히 인덕션에는 사용할 수 없고, 더 나아가 하이라이트에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도자기는 바닥을 평평하기 만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가마에서 굽는 도자기 특성상, 바닥면에는 유약 처리가 되지 않습니다. 바닥면의 크기를 줄여서 유약이 발린 부분을 늘리는 게 일반적인 도자기 굽는 방법이지요. 뚝배기에 끓인 요리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스렌지를 사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아니면 오븐을 써도 됩니다. 그래도 요새는 전기렌지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하이라이트에 사용가능한 바닥이 평평한 뚝배기가 나오기는 합니다.

 

 한편으로 도기용기는 금속 용기와는 달리 전자렌지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그래도 전자렌지용으로 쓸 거면 전자렌지용으로 나온 제품을 쓰는 게 좋습니다.

 

 

 

 

#) 철

 

 전통적으로 주로 쓰던 코팅 없는 주물제품들은 이제는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여전히 시판되기는 합니다. 가정용으로는 잘 사용하지는 않지만 업장에서는 그래도 쓰는 곳이 있고, 오븐을 본격적으로 이용하시는 분들은 무쇠 제품을 곧잘 쓰지요.

 

 무쇠는 흔히 열을 오래 머금는다는 인식이나 속설이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열전도율이 훨씬 높습니다. 알루미늄정도는 아니고요. 대략 보통 주철의 열전도율이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3배 정도 높습니다. 알루미늄은 주철보다 4배 이상 높고요. 구리는 알루미늄의 1.5배 이상 높고요. 열전도율이 높다는 건 잘 달궈지고 잘 식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을 오래 머금는다는 인식이 있는 이유는, 보통 무쇠 조리용기가 두껍고 무거우니까 달궜을 때 열용량이 높아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보통 주철 조리도구는 매우 고화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 좋습니다. 스테이크라거나, 사워도우 빵이라거나. 고깃집 불판으로도 쓰고요. 열용량 덕에 그렇기도 한데, 진짜 고화력에 사용하려면 단일 소재를 사용해야 하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소재를 눌러 붙이거나 입히거나 한 건 각 소재마다 다른 열팽창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짜 고화력에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팬이나 냄비 망가집니다.

 

 무쇠 조리도구는 별다른 코팅이 된 제품이 아닌 이상 기름을 발라 구워 '시즈닝'을 해서 씁니다. 철팬 시즈닝은 기름을 구워서 중합된 물질을 만들어서 코팅재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통적인 방식이지요. 무쇠주물은 주조로 만들었기 때문에 표면이 밀도가 높거나 아주 고르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시즈닝을 잘 먹는 편이고, 시즈닝이 잘 된 상태여야 녹이 슬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시즈닝은 음식이 잘 달라붙지 않는 성질도 가지고 있습니다.

 

 시즈닝이 된 무쇠 조리도구의 표면은 중합된 기름 성분이 있으며, 미량의 철 성분이 용출됩니다. 그래서 무쇠 조리도구에 조리한 음식은 미미하게나마 특유의 풍미가 있으며, 미량의 철분을 섭취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철분 부족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하지요.

 

 

 

 무쇠 외에 연강(Mild Carbonsteel)이나 연철(Wrought Iron)로도 팬, 웍 등을 만듭니다. 코팅되지 않은 강철팬은 서구나 중국에서는 흔한 조리용기지만,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강철의 특성은 주철과 어느 정도 유사하지만 저탄소강(연강)의 경우 주철보다 열전도율이 미미하게 좋고, 고탄소강은 주철보다 열전도율이 떨어집니다. 연철은 연강이나 무쇠보다도 열전도율이 약간 더 높고요. 

 

 주조로 만드는 무쇠제품과는 달리 강철이나 연철제 팬은 열간단조를 하거나 압연 이후 커팅을 하는 공정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무쇠 제품에 비해 모양이 깔끔하고, 상대적으로 얇고 가볍고, 표면이 치밀합니다. 그러니까 표면밀도가 낮고 두껍고 무거운 무쇠 제품과는 제법 다른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무쇠 제품은 시즈닝을 잘 먹고, 대체로 반영구적인 시즈닝을 형성시켜서 사용하는데요. 강철이나 연철제 팬은 표면이 보다 치밀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시즈닝을 먹지 않고, 보다 가벼운 시즈닝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쇠팬보다 가볍다고는 하지만 강철이나 연철 팬도 우리나라 주방에서 흔히 사용하는 코팅 알루미늄 팬과 비교하면 꽤 무겁습니다. 스테인리스 팬과 비교해도 손이 더 가고요. 그렇지만 사용해보면 우수한 성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스테인리스나 법랑 및 세라믹코팅 대비 코팅이 되지 않은 철제 팬이나 웍의 대표적인 단점은 산에 매우 취약하다는 겁니다. 토마토 수준이라도 산성 소스같은 걸 볶으면 시즈닝이 크게 손상됩니다. 그리고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을 경우 제대로 부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녹이 슬면 녹을 벗겨내고 다시 시즈닝을 해줘야 합니다.

 

 

 

 

#) 구리

 

 통상적인 조리용기로 사용하는 소재 중 가장 열전도율이 높은 건 구리입니다. 은을 사용하면 구리보다 열전도율이 높겠지만, 은은 너무 비싸서인지 색깔이 쉽게 변해서인지 조리용기 소재로는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만들 수야 있고 시판하는 물건도 있긴 합니다만, 순은 프라이팬은 하나에 수백 만 원은 됩니다.

 

 구리는 알루미늄보다도 1.5배 이상 열전도율이 높고, 색깔도 아름다운 소재입니다만 단점은 녹입니다. 구리의 녹은 독성이 있기로 유명한 녹청입니다. 다행히 구리는 이온화 경향이 수소보다 낮아서 녹이 잘 스는 금속은 아닙니다만, 일단 슬면 답이 안 나오는데다 음식물은 금속에 녹을 만드는 주범인 산과 염분과 수분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알루미늄은 사실 구리보다 녹이 잘 습니다만, 사용에 용이한 녹을 형성하는 금속이라 조리용기로 쓸 만한 겁니다. 그런데 구리는 그냥 녹이 슬면 안 됩니다. 순수한 구리 팬이나 구리 냄비 등을 사용할 경우, 녹이 아예 슬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구리 조리도구는 내부에 다른 금속을 입힌 게 많습니다. 주석이 가장 전통적이고, 현대에 나오는 건 스테인리스 스틸을 입히기도 합니다. 스테인리스보다는 주석의 열전도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주석을 입힌 쪽이 열조절하기가 좋은데, 문제는 주석이 고열에 약하다는 겁니다. 주석의 녹는점은 겨우 섭씨 231.93도입니다. 팬 제대로 달구거나 하면 주석이 녹아버린다는 거지요. 그래서 주석 입힌 구리팬은 고온 조리에는 쓰기 어렵습니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입히면 열전도율이 낮아지고요.

 

 구리팬은 보통 섬세한 조리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열전도율이 높긴 하지만 스테이크처럼 호쾌한 요리를 하기엔 팬도 비싸고, 주석 입힌 팬은 잘못하면 주석이 녹아버립니다. 대신 온도변화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온도조절을 섬세하거나 빠르게 하는 조리에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관리할 수 있다면 호쾌하게 요리해도 됩니다. 중국에서는 코팅하지 않은 구리팬을 그런 식으로 쓰지요.

 

 주석 입힌 구리팬은 서구에서는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주석을 새로 입혀주는 가게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주석을 입혀주는 가게가 없기 때문에, 주석이 벗겨진 구리팬은 답이 안 나오게 됩니다. 주석은 워낙 잘 녹기 때문에 직접 할 수도 있다고는 합니다만... 구리팬 애호가는 연습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긴 하겠습니다.

 

 유기는 구리합금으로 만든 기물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유기는 대체로 구리가 78%, 주석이 22% 들어간 청동입니다. 가끔 구리 함량이 더 높은 물건도 있습니다. 흔히 방짜유기라는 표현을 쓰는데, 청동 단조 기물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방짜 = 단조입니다.

 

 유기는 식기로 주로 쓰지만 불판 같은 조리도구도 만드는데, 유감스럽게도 구리합금은 순수한 구리에 비해 열전도율이 크게 떨어집니다. 특히 청동의 열전도율은 구리합금 중에도 심하게 낮은 편이라, 강철이나 주철보다 열전도율이 못합니다. 순수한 주석의 열전도율은 강철이나 주철보다 높은데, 구리와 주석을 합금하면 이상하게 열전도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측정실험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황동의 경우 구리보다는 많이 낮지만 그래도 준수한 (연철보다 높고 알루미늄보다 낮은) 열전도율을 가지는데, 우리나라 유기 중 황동제를 찾는 건 어렵습니다. 대조적으로 황동 팬은 중국 등지에서는 쓰기 때문에, 중국에서 직구를 하면 구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로 이야기하면 구리와 청동, 황동이 혼동될 수 있는데, 영어 단어로는 확연하게 구분됩니다. 구리는 Copper, 청동은 Bronze, 황동은 Brass입니다.

 

 청동도 순수한 구리와 마찬가지로 녹청이 습니다. 유기 관리하기 어렵다는 건 한 번쯤 들어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실제 청동은 그저 놋쇠 색이고 우리가 봐 온 유기 색이 청동 색입니다만, 청동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녹이 슬면 우리가 잘 아는 녹색 녹이 되기 때문입니다.

 

 별다른 처리를 하지 않은 구리 조리도구는 당연히 인덕션에서는 사용이 안 됩니다.

 

 

 

 

#) 플루오린화 탄소수지 (불소수지, 테플론)

 

 테플론은 잘 알려진 물질 중 마찰력이 가장 낮은 편입니다. 물질이 잘 달라붙지 않지요. 그래서 거의 모든 코팅 프라이팬 표면은 테플론으로 덮여 있습니다. 특별한 소재를 주로 쓴 것처럼 광고하는 거의 모든 코팅 프라이팬들이 사실은 테플론으로 코팅이 되어 있지요. 테플론 외에 사용되고 있는 건 세라믹입니다. 세라믹 계열은 테플론에 비해 몸에 나쁘지 않다고 인식되어서 사용 중입니다만, 세라믹 코팅의 달라붙지 않는 성능은 테플론만 못합니다. 물리적인 긁힘에도 테플론이 세라믹보다 강하고요.

 

 테플론 코팅 프라이팬을 처음 개발해 판매한 브랜드는 테팔입니다. Tefal의 Tef는 테플론을, Al은 알루미늄을 의미합니다. 이후 이 방식을 아주 많은 브랜드에서 만들고 있지요. 거의 모든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을 거고, 익숙하니까 별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테지만, 논코팅팬을 여러 종류 사용하다 써보면 분명한 특성이 있습니다. 보통 저렴한 코팅팬은 알루미늄 팬이고, 그래서 가벼우며 열전도성이 좋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요새는 인덕션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스테인리스 스틸이 들어간 코팅팬도 많은데, 그러면 아무래도 무거워지고 열전도율은 낮아집니다. 대체로 아랫면에 동그란 철이 들어갑니다. 대신 두꺼워지니까 열용량이 늘어나서 특성이 달라집니다.

 

 테플론 코팅 프라이팬은 고가로 갈수록 물리적인 긁힘에는 강해집니다. 저렴한 건 약하고요. 그러니까 비싼 걸 사면 보통 더 오래 쓸 수 있지요. 그런데 테플론은 본래 가진 물질 특성이 고열에 약합니다. 섭씨 200~300도 정도에서 분해되기 시작하고, 360도 정도면 완전히 녹으면서 유독가스를 내뿜습니다. 그래서 코팅팬에는 고열조리를 하면 안 되고, 소금기가 있는 건 가급적 조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소금 알갱이는 구우면 온도가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닿은 부분의 코팅이 녹아버려요. 그러니까 코팅팬에는 조리시간이 짧은 요리를 해야 하고, 가급적 강불을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강불을 써야 하거나 조리시간이 긴 경우 스테인리스 팬이나 철팬이 좋습니다. 스테인리스 팬이나 철팬 쓰는 게 힘들면 세라믹 코팅이 그나마 낫고요. 특히 저렴이 테플론 코팅팬은 코팅은 약한데 내부는 열전도율 높은 알루미늄이라 온도가 쉽게 올라갑니다. 잘 다루면 저렴하고 좋은 팬이 되는데, 특성 이해 못 하고 잘못 다루면 순식간에 망가집니다.

 

 또한 테플론은 오일에도 약합니다. 조리 후 프라이팬에 오일을 둔 채 방치하면, 오일이 테플론 입자 사이에 스며들어 팬을 망칩니다. 코팅팬은 물리적으로 박박 닦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리 후 오일을 방치하지 않아야 합니다. 테플론 입자는 그리 치밀하지 않습니다. 이따금 물을 부어서 끓여주면 좀 깔끔해집니다. 

 

 급격한 온도변화는 테플론 코팅팬에 금기입니다. 갑자기 센불로 가열하는 것도 물론 안 좋지만, 그보다도 달궈진 팬에 물을 붓거나 하는 걸 피해야 합니다. 강하게 달궈서 계란 프라이를 하는 것도 물론 안 좋습니다.

 

 대체로 테플론 코팅팬은 높이가 낮은 프라이팬입니다만, 테플론을 전문으로 다루는 브랜드의 경우 소테팬이나 밀크팬, 웍 같은 제품에도 테플론 코팅을 해놓습니다. 테플론 코팅과 세라믹 코팅은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각 특성을 이해하고 구매하고 사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한편으로 테플론이 몸에 나쁘다는 말이 많습니다. 일단 논란거리가 되었던 건 테플론을 중합할 때 쓰던 PFOA라는 물질인데, 이게 몸에 나쁘다는 말이 많아지자 미국에서 듀폰사가 사용금지를 당했고 요새는 안 쓴다고 보면 됩니다. 테플론을 제조할 때 PFOA를 꼭 써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요새 프라이팬에는 PFOA가 들어간 테플론은 잘 없습니다. 다만 테플론 코팅의 수명은 한정적이며, 음식물이 달라붙기 시작하면 코팅이 나간 거니까 더 사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코팅팬은 소모품입니다.

 

 

 

 

#) 법랑

 

 법랑은 금속 위에 유리질 유약을 발라 소성한 것을 의미합니다. 보통은 철 위에 법랑을 소성합니다. 법랑은 철기의 방청방식 중 하나이기도 한 동시에, 순수한 도자기로는 견고하게 만들기 어려운 얇은 형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기술 좋게 만든 아주 얇은 백자나 본차이나도 있습니다만 법랑과는 세세한 형상이나 느낌이 다릅니다. 그리고 법랑은 내부가 금속이기 때문에 조리용기로도 많이 쓰입니다.

 

 법랑의 장점은 일단 예쁘다는 겁니다. 그리고 화학적인 오염, 즉 산과 염분에는 스테인리스보다도 강합니다. 김치찌개를 냄비에 계속 담아두겠다고 한다면, 법랑냄비나 유리냄비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보통 얇고 가벼운 편입니다. 내부는 철이지만 얇게 만들기 때문에 가벼워집니다. 

 

 법랑 제품은 대체로 색이 화려하고 광택이 납니다. 그런 느낌의 조리용기는 법랑 외에는 만들기 어렵습니다. 도자기처럼 아름답지만 도자기에 비하면 열전도도 잘 됩니다. 어떤 법랑 제품은 무쇠 제품이라고 마케팅 포인트를 잡고 일부러 좀 듬직한 디자인으로 만들지만, 어쨌든 법랑은 법랑입니다. 단조나 압연한 강철이나 연철 위에 법랑을 만들면 얇고 섬세하고, 무쇠주물 위에 법랑을 만들면 묵직하고 듬직하고. 그렇게 되는 것이지요.

 

 법랑의 단점은 물리적인 충격과 온도변화에 취약하며, 법랑철기의 경우 일단 한 부분이라도 미세하게라도 파손이 되면 내부가 부식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법랑은 유약이 철을 감싸서 철의 부식을 보호하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온도변화에 취약한 이유는 철과 유리질 유약의 열팽창계수가 다른데, 유리질 유약은 변형이 심할 경우 금이 가기 때문이고요. 그래서 법랑 제품은 조심조심 써야 합니다.

 

 법랑의 유약 표면은 충분히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에, 법랑 제품은 물리적으로 강하게 설거지하면 안 됩니다. 철수세미 금지, 스푼으로 긁는 것 금지입니다. 약한 옷감 쓴 예쁘고 고급진 옷 함부로 세게 빨면 안 되듯, 예쁜 법랑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철 위에 법랑을 입히기 때문에 법랑 제품은 바닥만 평평하면 인덕션에 대체로 사용 가능합니다.

 

 

 

 

#) 세라믹

 

 도기도 법랑도 세라믹의 일종입니다만, 조리용기에는 그 외 다른 방식으로 금속 위에 세라믹을 코팅하기도 합니다. 고온으로 녹인 미세한 세라믹 입자를 분사한다거나, 좀 더 화학적인 방식을 사용한다거나. 그렇게 세라믹을 입히면 법랑처럼 광택이 나지는 않는, 금속에 무언가가 입혀진 조리용기가 됩니다. 기술이 필요한 방식이지만 수요가 많다 보니 꽤 흔하지요. 냄비나 웍을 주로 만들지만 프라이팬도 만듭니다. 세라믹 코팅은 테플론 코팅에 비해서는 음식이 더 달라붙습니다만, 테플론에 비해 몸에는 덜 나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고온으로 가열하는 데는 테플론보다 강합니다. 태생이 세라믹이니까요.

 

 스테인리스 제품에 비해 세라믹 제품은 보통 가볍고, 얇고, 음식이 잘 달라붙지 않습니다. 세라믹 코팅은 테플론보다는 더 달라붙지만 스테인리스 표면에 비하면 그냥 안 붙는다고 봐야 합니다. 게다가 광물질 특성상 산이나 염분에도 강한 편입니다. 코팅 표면만 멀쩡하다면 산이나 염분에는 스테인리스보다 강합니다.

 

 문제는 모든 코팅이 그렇듯 쓰다 보면 벗겨지고, 세척도 약하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물리적인 긁힘에는 테플론보다도 약하기 때문에, 잘 관리해가면서 사용해줘야 합니다. 또한 법랑처럼 강한 불로 갑자기 가열하는 데도 약합니다. 금속과 세라믹 성분의 열팽창계수가 크게 차이나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나마 세라믹 제품은 녹만 나지 않으면 코팅이 벗겨져도 보기 안 좋고 달라붙을 뿐, 테플론처럼 버리는 게 나을 것 같은 수준으로 몸에 나쁠 건 없습니다만 벗겨진 세라믹 코팅 냄비나 팬은 경험적으로 별로 좋은 조리도구라 하긴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집에서는 냄비는 이 타입을, 프라이팬은 테플론 코팅을 가장 많이 씁니다. 세라믹 냄비는 어쨌든 보통 가볍고 쓰기가 편하거든요. 낡으면 버리고 또 새로 사는 게 일반적이고요. 

 

 세라믹 제품의 내부는 대체로 알루미늄입니다. 그래서 가열하면 온도가 잘 올라갑니다. 코팅된 표면은 코팅되지 않은 표면에 비해서는 음식에 열을 잘 전달해주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순수하게 알루미늄만으로 된 건 가볍고, 좀 무거운 건 내부에 철이나 스테인리스가 들어가곤 합니다. 인덕션에 사용 가능한 제품들 중에는 철이 들어간 게 많습니다.

 

 

 

#) 유리

 

 내열유리는 화학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경도도 높고 내부가 보인다는 점에서 냄비의 소재로 쓰입니다. 팬으로는 쓰이지 않는데, 열전도율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보통 내열유리냄비는 잡화꿀색이고, 유리에 도자기 성분을 섞어 만든 건 불투명하여 도자기와 유사합니다.

 

 성분 특성상 유리는 녹이 슬지 않기 때문에 산이나 염분에 강합니다. 그리고 법랑이나 세라믹 코팅과는 달리 유리냄비는 통짜 유리라 긁힘에도 강합니다. 철수세미로 긁어도 된단 말이지요. 급격한 온도변화나 물리적인 충격, 점성이 있는 액체를 끓이는 문제만 아니면 유리냄비는 강합니다. 다만 열전도율은 최악이라 감안해야합니다. 열전도율이 낮은 건 도기와 비슷해서, 도기처럼 일단 한 번 끓이면 열이 오래 갑니다. 실제 유리와 도기는 공통점이 많은 소재입니다.

 

 유리냄비의 최대 단점은 깨지면 답이 안 나온다는 겁니다. 유리냄비만한 유리를 깰 일은 보통 없는데, 깨졌을 때 위험하기도 하고 다치지 않더라도 청소가 매우 번거롭다 못해 주의가 필요합니다.

 

 점성이 있는 요리는 유리냄비에서 끓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유리는 워낙 열전도가 나쁜데, 점성이 있는 요리에서는 문제가 더 커지는지 쉽게 눌러 붙고 문제가 심한 경우 냄비가 아예 깨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미역국만 해도 점성이 있는 요리에 속합니다.

 

 당연하지만 유리는 인덕션에 사용이 안 됩니다. 일부 제품은 처리를 해서 인덕션에 사용 가능한 것도 나옵니다만.

 

 

 

#) 돌

 

 천연 암석은 우리나라에서는 솥의 소재 또는 구이용 돌판의 소재로 사용됩니다. 흔히 곱돌이라 부르는 암석은 광물학적으로 마그네슘과 칼슘 함량이 높은 각섬암에 해당하는데, 놀라울 만큼 과학적인 연구나 관련기준이 없습니다.

 

 흔히 돌을 가열하면 원적외선이 나온다고 합니다만, 원래 우리가 보는 일반적인 모든 물질은 특정 온도에서 특정한 전자기파를 방출합니다. 우리가 적외선을 못 보니까 우리 몸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못 볼 뿐이지요.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이 물질에서 나오려면 훨씬 고온으로 온도를 높이면 됩니다. 빨갛게 달궈진 금속이나 무언가가 연소할 때 보이는 불꽃, 발광하는 백열등 필라멘트에서 우리는 가시광선을 볼 수 있지요. 그러니까 온도를 조금 올리면 그 어떤 물건이건 적외선이 나옵니다. 천연 돌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고요.

 

 우리나라에서 실사용되는 각섬석 곱돌에서 다행히 아직 석면이 검출되거나 한 적은 없습니다만, 침(needle)형 입자는 발견된 바 있습니다. 그것이 섭취 시 사람에게 어떤 악영향을 줄지는 모르나, 관련 안전규정이라거나 충분한 연구 같은 게 없는 상황입니다.

 

 곱돌은 밀도가 높고 무겁고 열전도율이 낮습니다. 그래서 열용량이 크고, 그게 조리에 주된 영향을 주는 것이라 추정합니다. 실제 돌솥으로 지은 밥을 먹으면 맛이 괜찮은데, 그것이 소재의 특성으로 인한 것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돌로 만든 불판의 경우 관리의 어려움에 비해 맛에 큰 잇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여담으로 돌솥비빔밥을 할 때는 실제 돌솥이 아니라 보통 뚝배기를 사용합니다.

겸양의 필요성

경제 2021. 10. 11. 12:43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kcjF09I-AmE

 

 

 

 

 

1) 간략하게 이야기해볼까요. 중국이 왜 헝다 사태를 겪을까요? 중국이 왜 전력난을 겪을까요? 중국이 잘못한 점도 많지만, 본질은 다른 데 있습니다. 중국은 헝다 사태를 겪는 한이 있어도 디레버리징을 강행하고 있고, 전력난을 겪는 한이 있어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선점하고 우위를 가지려는 겁니다.

 

 중국이 연착륙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의 행동이 아무생각 없는, 그저 시진핑의 권력추구만을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시진핑 정권은 의외로 중공이 가지고 있는 온갖 문제들을 직시는 하고, 해결하려는 시도도 합니다. 그 해결하려고 실행하는 방식이 비상식적일 뿐이지요.

 

 

 

 

 

2) 트럼프 초기로 되돌아가서 이야기를 풀어보지요. 트럼프 초기에, 시진핑의 중국은 디레버리징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도 마찬가지였지요. 두 나라 모두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부채가 너무 늘어난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미국은 이미 테이퍼링을 마친 이후였고, 오바마 정권은 연착륙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힐러리에게 정권을 넘겨주려는 중이었지요. 그런데 트럼프가 판을 엎어버립니다. 트럼프는 일단 옐런의 연임을 막고, 파월을 앉혔습니다. 그리고 파월이 금리를 올리니까 품위고 관례고 뭐고 없이 (미국은 관례가 매우 중요한 사회입니다.) 나서서 파월하고 싸우다가, 파월이 금리인상을 강행하니까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여서 파월이 뜻을 꺾게 만듭니다. 그리고 FAANG-MAGA 버블을 만들고, 디레버리징을 포기하지요. 이후 생각지 못한 COVID-19 사태를 맞이해 미국의 부채는 한 번 더 크게 팽창하게 되고요.

 

 중국의 무서운 점은 COVID-19 이전, 무역전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나름대로 열심히 디레버리징을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패배라고 규정할 수 있는데, 중국이 부채관리를 하는 와중에 미국은 부채를 늘렸기 때문입니다.

 

 

 

 

 

3) 미국은 이미 부채의 늪에 한 발 정도는 깊이 빠졌습니다. 이미 미국은 법적으로 연방정부가 질 수 있는 부채한도를 넘은 상태라, 디폴트를 10일 남기고 상원이 부채한도를 12월 초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지난 8일 통과시켰습니다.

 

 지금은 상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입니다. 그렇지만 1년 후 쯤 있을 중간선거에서 만일 공화당이 선전해서 의석을 빼앗기게 될 경우, 이 높은 연방정부부채는 바이든 정부를 크게 흔들 수 있는 패가 됩니다. 앞으로 어떻게든 미국 연방정부는 부채를 줄여나가야 합니다. 바이든은 8년을 집권할 수도 있겠지만, 연방정부 부채가 이렇게 많아서야 계속 공화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게 됩니다. 그리고 공화당은 이걸 어쨌든 잡고 늘어져야 하니까, 앞으로 디레버리징 압력을 넣을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어쨌든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위신을 바로세우려면 빚을 줄여야 합니다.

 

 

 

 

 

4) 중국은 근래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그러니까 중국에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특히 우파들은 통쾌해할 수 있고, 중국을 업신여기기 쉬운 시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국이 지금 어려운 걸 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중국은 서방에 이런 식으로 묻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 체제는 IMF가 권고하는 디레버리징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너희는 가능한가?’

 

 

 

 

 

5) 시진핑은 문재인 주석님, 리재명 두목, 트럼프, 차베스, 마두로 등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포퓰리스트가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중공은 민주국가가 아니라서 포퓰리스틱할 이유가 없기도 하고, 시진핑도 딱히 포퓰리스틱하지 않습니다. 시진핑은 굳이 보면 박정희와 비슷한 포지션에 있지요. 박정희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고 시진핑에게 악감정을 가진 분들이 다수일 거라, 그런 분들은 나의 이 발언에 공감을 못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 포지션이 비슷합니다. 박정희도 시진핑만큼이나 권력욕이 강했고, 무리수를 뒀고, 미국과 갈등을 빚었으며, 타국의 조언을 무시하고 길을 개척했으며, 유신 이후엔 생전에 인정을 못 받았습니다. 시진핑이 박정희보다 더 독단적이고 더 시대착오적일 수는 있지만요.

 

 

 

 

 

6) 그러나 중국은 결국 실패할 겁니다. 미국과 서방이 경기침체를 없앨 수 있다는 교만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하여, 중공은 시장을 정부가 통제할 수 있다는 교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이 심각하게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는, 그들은 시장의 카오틱함을 사상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시장에 대한 윤리를 지키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문화적 억압은 결국 큰 약점이 되지요. 독재는 장기적인 성공이 어렵습니다.

 

 

 

 

 

7) 그래도 중국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디레버리징하고, 미국은 연방정부부채가 너무 많아서 국회에서 겨우 넘기고 있는 상황인데요. 우리는 어떻습니까? 주제파악, 상황파악 하고 있습니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GDP 대비 가계부채는 우리가 중국보다도 현저하게 높습니다.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에스파냐 등이 고통스럽게 경제위기 겪으면서 가계부채 줄여나갈 당시 우리는 그런 고통과 디레버리징이 없었습니다.

 

 

 

 

 

8) 일본은 스가 시대가 지속되지 않은 게 일단 다행일 겁니다. 스가는 좋은 총리가 못 되었습니다. 기시다가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지간해서는 스가보다는 잘하겠거니 생각합니다.

 

 

 

 

 

9) 현재의 부동산 - 금융 시장을 만든 건 임대차 3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전세자금대출을 본격적으로 조이고 있으니까,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전세의 공급 < 수요이긴 한데, 세입자가 전세살 돈이 없는데 대출도 못 받는데 다른 동네는 가기 싫으면 결국 월세를 살아야 합니다. 정부가 현재의 정책을 고수한다면 결국 어느 시점에는 전세 -> 월세의 전환비율이 의미 있게 생겨날 수 있고, 그건 임대인들이 전세자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임대인들이 현재 전세자금을 어디에 돌리고 있을까요? 동학개미들은 좌절하고 절망하기엔 너무 이릅니다. 아직 주가 안 빠졌어요.

 

 

 

 

 

10) OECD 경기선행지수를 좀 볼까요. 어때 보이십니까? 보이는 대로 판단하면 됩니다.

 

 몇 가지 특성을 설명해보지요.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경기고점이 높습니다. 특히 OECD 평균이나 미국 대비 높은 고점이 이번 문주석님 시기에 두 번 있었는데, 이에는 레버리지의 증가가 한몫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경기가 하락할 때 타국보다 빠르고, 하락의 시기가 긴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도 한 번 비교해볼까요. 붉은 선이 중국입니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양새긴 한데, 대략 2015년부터는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경기선행지수가 평균적으로 더 위에 있습니다. 대략 2015년쯤부터 중국이 디레버리징을 시작했거든요. 우리가 어떤 상황 위에 있는지 일단 알아야 합니다.

 

 

 

 

 

11) 그러니까요. 우리는 어차피 내려갈 날이 남았습니다. 연착륙을 해야 대미지가 적은 거고, 나는 그러려면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리재명 두목이 대통령이 될 경우, 부채가 늘어나다가 폭발해서 추락하게 될 확률이 높아 보이고요. 王돌핀이 될 경우 대체 뭘 할진 몰라도 제대로 된 미래 따위는 없어 보입니다.

 

 연착륙은 단순히 경제적인 작업이 아닙니다. 정치적이기도 한 작업입니다. 시진핑의 중공이 국가주도적이고 계획적인 디레버리징을 함에도 연착륙으로 보이지 않는 걸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부드럽게 내려가서 성공적으로 활주한 이후 다시 날아오르려면,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게 필요조건이라 생각합니다.

활로(活路)는 승전 뿐

정치 2021. 10. 7. 15:52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ftAvKTlkses

 

 

 

 

 

 

1) 국민의힘 전체 후보군 중 내가 가장 좋게 생각하는 후보를 한 명 꼽으라면 안상수입니다. 안상수는 이미지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 종종 보이는 정치적 어처구니없음과는 별개로 행정을 잘합니다. 매우 드문 경제인 출신 정치인이고요. 그러나 안상수가 대통령이 될 일은 없겠지요.

 

 

 

 

 

 

2) 기본적으로 나는 법조인 출신 정치인이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대해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지요. 민주당 현 경선후보 4인 중에는 리재명과 추미애가 법조인이었고, 이낙연은 직업은 기자 출신이기는 하나 서울법대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국민의힘 후보 8인 중에는 王돌핀, 홍준표, 원희룡, 최재형, 황교안이 법조인 출신입니다.

 

 

 

 

 

 

3) 현 시점에서 당선 가능한 후보 중에는 홍준표가 가장 낫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내가 홍준표를 온전히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건 아닙니다. 임대사업자 공약이라거나 공매도 공약 같은 걸 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예전부터 홍준표의 사고방식을 지켜보고 있자면, 그는 평범한 사람의 반지성주의를 가지고 있어 보입니다. 대통령이 될 사람으로는 부적합하지요. 그래도 리재명, 王돌핀보다야 나으니까 지지를 거둘 일은 없습니다. 배고파도 먹을 게 콜라뿐이라면, 콜라라도 마셔서 헛배라도 채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4) 정치를 좀 알면 어떤 대선 캠프가 당선되어 청와대로 갔을 때 어떤 식으로 정치를 하게 될 지 일정 이상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나는 2017년에 문재인 주석님이 청와대에 가면 대략 어떻게 될 지 알고 있었고, 지금은 돌핀스를 보면 그들을 청와대에 보내면 절대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홍준표는 현재 매머드가 함께하지 않기에 경선을 승리할 경우, 그 이후에야 청와대 입성시의 윤곽이 일정 이상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만... 그 동안 지켜봐온 홍준표가 강한 의지를 가진 분야는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리스키함도 제한적입니다.

 

 한편으로 리재명 두목이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가 되었을 때의 방향성은 어느 정도 예측이 됩니다만, 그 깊이를 정확도 높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5)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어 합니다만, 원래 아동은 부모 말을 안 듣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태어납니다. 그러니까 부모가 자녀에게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나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는 무한대에 가깝습니다. 괜히 자식농사가 힘들다는 게 아닙니다.

 

 정치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뭘 잘 해서 세상이 잘 돌아가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그렇지만 나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는 무한대에 가깝습니다. 성공한 정치인 되는 건 매우 어렵지요.

 

 그러니까 유권자는 정치인을 볼 때 그가 얼마나 나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를, 나쁜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를 반드시 생각해야 합니다.

 

 

 

 

 

 

6)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보이는 문제들의 기원은 정당이 약하다는 데 있습니다. 가장 강성하던 한나라당 시절을 되돌아봐도 한나라당은 당원이 강한 정당이라기에는 좀 애매했습니다. 당시에 세력과 승률에서 모두 밀리던 민주ㆍ좌파 계열 정당들은 당원 구조에서부터 한나라당의 약점을 파악하고, 공략에 들어갔었습니다. 적어도 이명박 정권 초기 때부터 민주ㆍ좌파 계열은 다방면으로 승리를 위한 빌드업을 해왔습니다. 승리의 달콤함에 취해있던 이명박근혜 시절 청와대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해 온 안일함과 한심함을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가로저어집니다.

 

 글로리 K-180은 속칭 보수우파 세력이 더 이상 기존의 문법으로, 낡은 것들만을 모아서는 이길 수 없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나 부정선거론자들은 그 증거를 부정했고, 부정선거론은 시야와 통찰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대깨트로 이어졌으며, 유감스럽게도 부정선거론자 - 대깨트는 현재 대체로 王돌핀을 지지하고 있고, 王돌핀 본인부터가 극우 유튜버들과 디씨인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음은 이미 객관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재명-락연 대전에서 리재명 두목이 승기를 잡은 건, 권력을 쥔 시점부터 이미 사실은 극단적이었던 민주당 세력이 노골적으로 극단화된 것임을 증명합니다. 이런 시기에 이준석이 대표가 된 국민의힘이 상식적 호소력을 어필할 수 있다면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커먼센스를 가진 인물이 후보로 나서야 합니다.

 

 

 

 

 

 

7) 영 좋지 못한 방향으로 미래가 흘러가는 경우, 다시 자한당계와 새보계는 갈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겠지요. 그리고 현 시점에서 홍준표는 자한당계와 새보계의 통합을 대표하는 후보나 다름없습니다. 홍준표가 그러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대조적으로 王돌핀 전하는 불화와 갈등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민주당 지지자라면, 王돌핀 전하의 경선승리를 하루 5번 기원해야 할 것입니다.

 

 

 

 

 

 

8) 만약 경선에서 王돌핀 전하가 승리할 경우, 나는 적극적으로 王돌핀 전하의 청와대 입성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겁니다. 그 말은 리재명 두목을 찍겠다는 말입니다. 어차피 나라에 망조가 깊어진다면 리재명 두목이 집권하고 나라가 망하는 게, 王돌핀 전하께서 집권하고 망하는 것보다는 좀 낫습니다. 또 한편으로 이런 와중에도 王돌핀 전하를 찍는 자들은 그민찍 시전이라고 보기도 하는데, 그민찍 시전에는 응민찍으로 대응하는 게 정석이라 생각합니다.

 

 

 

 

 

9) 챔피언(Champion)은 본래 결투재판에서의 대전사(代戰士)를 의미합니다. 나는 나의 챔피언으로 홍준표를 골랐고, 승전만이 활로(活路)라 생각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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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나셨도다

정치 2021. 10. 3. 11:08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PxejDxPL4G4

 

 

 

 

 

 

1) 돌핀께서 선언하셨습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말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보여주면 됩니다. 오오. 그분께서 스스로 왕이 되셨음을 온누리에 알려야 하겠습니다.

 

 

 

 

 

2) 왕이 나심에 감격한 대깨윤들이 분연히 일어나 말하는 벽이 되어 돌핀스를 향하는 비판의 목소리들을 막아서며 석렬수호에 애쓰고 있습니다. 王돌핀께서 그들의 충성에 감격하여 훗날 그들에게 용궁 구경을 시켜줄지 모를 일입니다.

 

 

 

 

 

3) 퀸 (Busy) 허니에게 팔선녀가 있었다면, 王돌핀께는 어떤 분이 있을까요? 분명한건 王돌핀께서 계속 말을 바꾸면서 王자에 대한 거짓해명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4) 王돌핀께서 가슴지느러미에 王자를 새기고 3번이나 나왔으니, 리재명 두목께서도 이마에 王자를 새기고 나오면 어울릴 일입니다. 리재명 두목은 자칭타칭 호랑이가 아닙니까? 산군(山君)의 이마에 王자가 있는 건 널리 알려져 있지요.

 

 

 

 

 

 

5) 홍준표는 말을 잘 하는 사람도 아니고, 오판이 없는 타입도 아니며, 순발력이 좋은 타입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사실 토론을 잘하는 후보는 아닌데요.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는 홍준표가 득점을 하는 무대라기보다는, 王돌핀께서 실점을 얼마나 하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역시나 예상대로 많이 하고 있는데요. 이제 이에 대해 당원들이 올바른 피드백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다음 문제입니다. 당원들이 올바른 피드백을 할 수 없는 정당은 본선에서 이기기도 어렵습니다. 과거의 자유한국당은 당원 평균수준이 떨어져서라도 이길 자격을 갖추지 못한 정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어떨까요?

 

 

 

 

 

 

6) 나는 친애하는 지도자 ‘Tear' 리재명 동지의 청와대 입성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王돌핀 전하는... 낙선하면 인천앞바다 섬에 가두리양식장이라도 하나 만들어 그곳에서 살게 해드리드리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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