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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에 따른 팬(Pan)의 종류

식이 2021. 9. 6. 12:14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reHoA0xxo_o

 

 

 

 

 

 팬(Pan)은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대략 큰 종류를 나열해보자면 그리들, 스킬렛, 소테팬, 웍 정도가 있겠네요. 전자에서 뒤로 갈수록 옆면이 생기고, 더 높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들은 쉽게 말하면 철판 또는 불판입니다. 옆면이 아예 없거나 별로 올라가지 않고, 팬의 가장 높은 곳의 높이가 낮지요. 고기나 소시지, 채소, 크레이프 같은 걸 굽거나 오븐에서 피자, 빵 같은 걸 굽거나 하는 데 주로 쓰입니다. 액체를 담을 수 없거나 매우 소량만 담을 수 있고, 볶음은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조리원리상 구이를 하는 데는 그리들 형태의 조리 결과물이 좋은데, 그 이유는 후술하겠습니다.

 

 스킬렛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프라이팬 형태입니다. 그리 높지 않은, 바깥쪽을 향하는 옆면이 있지요. 옆면이 높지 않고 각이 바깥쪽을 향하기 때문에, 스킬렛도 구이에 적합한 편입니다. 스킬렛은 일정 이상의 오일을 충분히 담을 수 있어 튀김도 가능하고, 옆면의 각을 이용하여 계란프라이나 부침개 같은 걸 뒤집을 수도 있습니다. 부침개를 그냥 던져서 뒤집는 건 스킬렛으로 하는 게 쉽지요. 그리고 가정에서 요리를 할 때는 기름이 튀는 것도 청소할 일을 만드는데, 같은 요리를 해도 그리들을 쓰는 것보다는 스킬렛을 쓰는 게 그나마 기름이 팬 바깥으로 덜 튀긴 합니다. 실제 코팅 스킬렛을 바닥만 닦으면서 한참 쓰다 보면 나중에 옆면에 중합된 오일이 굳어 지저분해지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요. 그건 그리들을 썼다면 다 팬 밖으로 튀어 나갔을 오일들입니다.

 

 소테팬은 스킬렛에 비해 옆면이 더 올라가고, 각도도 더 위로 올라가는 타입입니다. 그렇다고 웍 수준으로 옆면이 높지는 않고요. 프라이팬으로 시판하는 것 중 옆면이 밖으로 많이 벌어지지 않고, 위로 올라가는 타입은 소테팬이라 봐도 됩니다. 가끔 보다 보면 스킬렛이라 해야 할지 소테팬이라고 해야 할지 좀 애매한 것도 있긴 합니다. 또한 브랜드에 따라 소테팬은 낮은 편수냄비와 유사해 보일 때도 있습니다.

 

 소테팬은 스킬렛에 비해 구이에는 덜 적합합니다. 옆면 각도 때문인데, 식재료를 구울 때는 옆면이 있을수록 수증기가 잘 날아가지 않게 됩니다. 소테팬의 경우 지름이 큰 건 가운데 쪽에서 구울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사이드에서 구우면 수증기가 상대적으로 빨리 날아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소테팬에서 마이야르를 잘 만들려면 기름을 적게 써서 굽는 것보다는 기름을 많이 써서 튀기는 게 좋습니다. 이는 웍을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과당의 캐러맬화 반응은 섭씨 110도, 자당이나 포도당의 캐러맬화 반응은 160도 정도에서 일어납니다. 그리고 마이야르 반응은 130도 정도에서 일어나기 시작해 175도 이상에서 본격적으로 일어납니다. 구이, 튀김은 온도를 175도 이상으로 올려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라이징을 일으키는 조리법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수분이 있는 음식물은 물이 가진 비열 및 기화열 때문에 아무리 가열을 해도 온도가 잘 올라가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원리를 이용해 종이컵에도 물을 끓일 수 있지요. 물이 담긴 종이컵은 직화로 가열해도 물의 비열과 기화열 때문에 착화될 만큼 온도가 올라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이는 음식물의 마른 표면에서 잘 일어나고, 젖은 표면은 수분이 날아간 후에야 본격적으로 구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팬은 옆면이 없을수록 무언가를 구울 때 수분이 잘 날아갑니다. 또한 팬의 열전도율과 열용량 또한 구이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스킬렛에 비해 소테팬은 같은 지름일 때 들이가 훨씬 크고, 무언가를 구운 다음 끓이거나, 볶거나 하는 조리 등에 적합합니다. 그리고 웍에 비하면 그래도 굽는 성능이 좋고, 지름이 큰 건 충분히 스킬렛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굳이 보면 가장 전천후 팬입니다. 뭐든 다 할 수 있지요.

 

 웍은 스킬렛에 비해 현저하게 옆면이 높은 타입입니다. 쉽게 볼 수 있는 종류가 여럿 있는데, 우리나라 가정에서 주로 쓰는 타입은 궁중팬이라 부르고요. 익히 많이들 보셔서 익숙하실 겁니다. 그리고 바닥이 더 둥글어서 중식화구에 쓰는 중화웍도 대표적인 웍입니다. 한편으로 서양식 웍은 바닥이 좁은 편수냄비처럼 생긴 게 많습니다.

 

 웍은 깊기 때문에 무언가를 굽는 데는 별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볶거나 튀기거나 하는 데 적합하고, 조리거나 끓이는 데도 괜찮지요. 면을 삶는 데도 좋습니다. 중화요리는 고화력 화구에 웍을 쓰기 때문에 중화요리가 그런 방식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식에는 굽는 요리가 적고, 거의 찌거나 튀기는 방식의 요리가 많은데 웍은 구이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발달한 것 같습니다. 마이야르를 일으키려면 기름을 많이 써서 튀기는 게 좋지요.

 

 한편으로 보통 테플론 코팅은 스킬렛에만 하고, 궁중팬을 포함한 웍에는 하지 않습니다. 테플론은 강한 넌스틱 (달라붙지 않는 성질) 을 위한 코팅이고, 볶음이나 튀김 등의 조리를 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웍이나 냄비에 되어 있는 코팅은 대체로 세라믹 코팅입니다. 세라믹 코팅은 테플론 코팅 대비 좀 더 달라붙긴 하지만, 고온조리나 오일 사용에 더 강한 편입니다. 물론 스킬렛에도 세라믹 코팅이 된 것들이 있습니다. 여담으로 티타늄 코팅, 다이아몬드 코팅, 마블 코팅, 그래핀 코팅이라고 하는 것들은 다 테플론 코팅입니다. 드물게 소테팬에도 테플론 코팅이 된 게 있는데, 그 경우 코팅소재 차이에 의한 특성 차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팬 중엔 바닥이 평평하지 않은 팬도 있습니다. 그릴팬이라고 하는 형태인데, 팬 바닥에 올록볼록 요철이 있는 겁니다. 음식물을 구울 때 볼록한 부분에만 닿아서 구워지는 형태지요.

 

 이러한 그릴팬에 음식을 구울 경우 최고의 장점은 비주얼이 좋아진다는 겁니다. 단점은 볼록한 면에 닿은 부분은 타는데, 안 닿은 부분은 설익기 쉽다는 거고요. 실제 고기를 구울 때 그릴에 구우면 전체적인 마이야르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마이야르를 덜 만들고, 대신 전반적으로 촉촉하게 굽는 걸 목적으로 할 때 더 적합합니다. 그릴팬이 아닌 일반적인 팬에 굽는 것 대비 수육에 가까운 맛이 난단 말이지요. 그릴팬 중 옆면이 꽤 높이 올라가는 것들도 있는데, 그런 건 뚜껑을 덮고 반쯤 찌듯이 구울 수 있습니다. 마이야르를 가능한 피하는 쪽의 조리에 적합합니다. 여담으로 코팅팬은 논코팅팬 대비 마이야르가 잘 일어나지 않는데, 코팅이 된 그릴팬을 사용하면 더더욱 마이야르가 안 일어나게 됩니다.

 

 한편으로 그릴팬의 요철은 고기를 구울 때 표면 수분을 증발시키는 데 강합니다. 스테이크같은 큰 고기덩어리를 구울 때는 표면 수분을 제거하고 구우면 보다 잘 구워집니다만, 보다 얇거나 작게 정형된 고기는 그렇게 하나하나 제거하는 게 어려워서 그냥 굽게 될 때가 많고, 그릴팬은 그럴 때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밑준비에 시간을 쓰기 어렵거나 여러 장의 고기를 구워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릴팬의 단점 중 하나는 설거지가 어렵다는 겁니다. 요철을 잘 닦아줘야 하는데, 그냥 수세미로 평범하게 닦아서는 잘 안 닦입니다. 그릴팬을 자주 쓰실 분들은 솔이나 전용 세척 도구를 쓰시는 게 좋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쓰는 형태는 아닌데, 타공이 뚫려있는 팬도 있습니다. 석쇠와 팬의 중간 정도 형태라 할 수 있는데요. 실제 기능도 석쇠와 팬의 중간입니다. 오븐에 넣어 피자 같은 걸 굽는 데도 많이 씁니다. 석쇠에 비하면 깔끔하게 세척하고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해야 할 것 같은 게 빠에야 팬입니다. 빠에야는 본래 발렌시아쪽 언어로 그냥 ‘팬’을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빠에야에 해 먹던 요리 이름이 빠에야가 된 건데요. 비슷한 케이스의 한식으로는 ‘신선로’가 있습니다.

 

 빠에야 팬은 형태를 보면 지름이 넓은 양수 스킬렛에 가깝습니다. 스킬렛 중에도 높이가 낮은 편이고요. 대체로 그냥 스킬렛의 일종이라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빠에야 팬의 최대 장점은 팬을 팬째로 그냥 서빙할 때 모양새가 더 괜찮다는 겁니다. 식탁에서 덜 걸리적거리고요. 대신 편수팬도 장점이 있으니까 대체로 프라이팬이 편수인 겁니다. 조리 중에 팬 위치를 조절하거나 기울이거나 들거나 하는 데는 편수팬이 훨씬 편합니다.

 

 이외에도 양면팬이나 약간의 요철이 있는 팬, 돔형 불판이 있는 팬 같은 다양한 형태의 팬들이 있습니다. 요철이 있는 팬은 기본적으로는 그릴팬과 원리가 유사하고, 양면팬 같은 경우는 뚜껑이 정확하게 결합되는 찜구이용 팬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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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람동 2021.09.06 14: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업소용 주방용품 가게에서 28cm 코팅 웍을 사다가 쓰는데 개인적으론 이게 거의 만능 용구급으로 좋았습니다. 이정도 넓이가 되니까 후라이팬을 꺼내서 쓰느니 그냥 웍에다가 구워버리고 말게 되더라고요. 혼자 살아서 이게 가능한거란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 해양장미 2021.09.06 15: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코팅웍이 전천후로 꽤 좋은 조리도구입니다. 기름을 안 쓰고 고기 같은 걸 마이야르가 일어나도록 잘 굽는 건 어렵지만, 가정식 기준으로 웬만한 대체로 잘 되기도 하고 다루기도 편합니다.

  2. 만신전 2021.09.06 1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존에서 프라이팬 구매하려고 저번에 쓰신 글 참고하려고 들어왔더니 이번 글이 올라왔네요 ㅎㅎ
    정확히 똑같은 제품 이미지들 보고 놀랐습니다.

    요리 상당히 잘하실 것 같습니다. 주변 요리사 친구보다 이론적으로는 더 많이 아시는 것 같고요.
    팬 옆면 각도와 구이가 관계있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 해양장미 2021.09.06 17: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본문에 사진 올린 것들 중 구매 고려하시던 게 있는 모양입니다.

      프라이팬 판매하는 것들이 옆면 각도가 다 다릅니다. 그리고 사이즈를 대략적인 내경으로 표기하기 때문에, 옆면 각도에 따라 실제 밑판 지름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같은 28cm 프라이팬이라 하더라도 옆면 각도에 따라 실사용할 수 있는 밑판 사이즈가 달라집니다. 옆면 각도하고 높이에 따라 특성도 달라지고요.

  3. 새로운 바람 2021.09.08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상시에는 음식문화, 식재료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팬에 대해서 잘 아시는것을 보면 조리법이나 조리기구에 대해서도 잘 아시는것 같습니다.

    평상시에도 해양장미님께서는 이런저런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서 드실것 같은데 단순히 집근처 시장이나 마트 혹은 백화점에서 다양한 원산지의 식자재를 사와서 요리하시는지

    아니면 소래포구나 연안부두 강화도 같은곳에서도 가끔씩인천에서 수확되는 인천 고유의 식재료를 사와서 집에서 요리하시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 해양장미 2021.09.08 09: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쌀은 강화군산을 좋아하는데, 굳이 산지까지 가서 사오지는 않습니다.

      해산물은... 어시장까지 가서 뭘 하려면 제 입장에서는 참치 냉동고라도 구입해야 효율이 나오겠더라고요. 아직 냉동고를 못 사서 계획만 있습니다. 어시장까지 안 가도 재래시장 가면 가끔 이것저것 들어오는 가게도 있긴 합니다.

  4. 새로운 바람 2021.09.10 2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가지 생각과 취향 그리고 다양한 조리법이 있겠지만 인천에는 바지락, 상합조개(장봉도산), 백합조개, 키조개, 맛조개, 가무락조개, 물총조개, 참담치(백령도), 가리비(백령도) 등 다양한 조개류와 낙지, 꽃게, 민꽃게, 범게, 대하, 흰다리새우(양식), 꽃새우, 갑오징어, 성게(백령도), 해삼(백령도)등 다양한 해산물이 나오는만큼

    이글에서 소개한 팬 종류 중에서도 빠에야팬으로 만드는 빠에야 해물요리가 인천지역 해산물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잘 어올릴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