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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의 위험성

사회 2019. 4. 12. 18:26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IWvYjevvcHs



 11일 목요일 밤, 부산에서 체중 45kg의 올드잉글리쉬싶독이 30대 남성의 중요부위를 물어서, 남성이 병원에 실려 가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전해집니다. 뉴스는 다음 링크에.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10758443&viewType=pc

 

 견주는 29세의 여성이었고, 목줄은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남성은 쇼크사는 면한 것 같지만 제대로 물렸다면 회복되기 어려운 데미지를 입었겠지요.

 

 이 사건의 핵심적인 문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입니다.


 

1) 어지간한 여성은 대형견인 올드잉글리쉬싶독을 힘으로는 절대 통제할 수 없습니다. 목줄은 유사 시 뛰어나가거나 공격하려는 개를 주인이 통제할 수 있을 때만 유용합니다. 개 주인이 개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개의 체격 대비 견주의 체격과 근력이 부족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올드잉글리쉬싶독은 외모가 귀엽습니다만, 체격은 귀엽지 않습니다.

 

2) 아파트에서 대형견을 키우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아파트는 대형견을 키우기에 적합한 공간이 아닙니다. 갑자기 사람을 물었다면, 개의 스트레스 관리나 불안감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쓰레기통에 대해 나쁜 기억이 있다는 거 보면, 해당 견종의 특성과 관련하여 해프닝이 있었을 것 같고요. 한편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대형견을 아파트 등에서 못 키우게 하는 법률규정이 없습니다.

 

 또 다른 사건도 있습니다.

 

 지난 10일 수요일 아침 안성의 한 요양원에서 요양원장이 키우던 도사견이 우리를 탈출해, 근처를 산책하던 입소자 60대 여성을 물어 사망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뉴스는 다음 링크에.

 

https://www.yna.co.kr/view/AKR20190411056000061?input=1195m


 

 도사견은 투견종으로 사람을 공격해 죽인 사례가 매우 많은데, 거의 예외 없이 어린아이나 노인을 공격해 죽입니다. 공격성이 강해서 상대가 약해보이면 곧잘 공격해 죽이는 견종이란 말이지요. 게다가 이 견종은 주인도 물어 죽인 케이스가 많습니다. 물론 다 노인 견주였습니다.

 

 그러니까 요양원에서 도사견을 키운 것 자체가 무개념이고, 도사견 같은 걸 키우는 요양원엔 입소 같은 걸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대형견은 기본적으로 위험하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오래 전에 밤 산책과 가벼운 야외운동을 즐겨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동네엔 밤마다 대형견을 목줄 없이 산책시키는 견주가 있었습니다. 개가 순해 보이는데다 일부러 밤마다 나온다고 생각해 뭐라 하진 않았지만, 근처에 오면 긴장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만약 겁이 나서 도망가기라도 했다면 꽤 위험할 수도 있었겠지요. 풀린 개를 상대할 때의 기본은 약하거나 겁먹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도망치지 않는 겁니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라고 이야기하는 견주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사람을 문 개를 키우는 견주 중에 그런 말을 하던 사람이 많지요. 사람을 물 정도의 개는 그럴 조짐이 있기 마련이고, 정말로 절대 안 무는 개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을 무는 개를 키울 정도의 견주는 보통 개를 키울 능력과 개념이 안 되기 때문에, 자기 개가 사람을 물게 만들고야 맙니다. 잘 안 무는 개도 물고 싶으면 사람이고 다른 개고 뭅니다. 도시에 사는 현대인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 수 있는 동물은 대략 둘밖에 없습니다. 개랑 사람. 매년 전국에서 2천건 이상 개물림 사고로 119구급대가 출동합니다.

 

 요새는 길게 풀리면서 산책하는 개가 좀 더 멀리까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목줄이 유행인 것 같습니다. 견주가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위험해 보이는데, 목줄도 제대로 안 하고 다니는 견주가 많은 게 현실이라 그것까지 뭐라 하기도 어려운 상황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것 같진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시민들의 복리와 안전을 증진하기 위해 정치인들과 법관들이 뭔가 제대로 행동하는 국가가 아니고, 각종 범법행위를 제대로 통제하고 있는 국가 또한 아닙니다. 개 짖는 소음 문제까지 이야기하자면, 무개념 견주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참 많다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에 대한 생각

사회 2019. 4. 11. 16:02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fuJyeOBTF_A

 

 

 낙태죄는 일단 적어도 2가지 문제를 가집니다.



 하나는 낙태를 법률로 금지하는 게 올바른 국가의 역할이냐는 것입니다. 정치철학적으로 보면 낙태라는 선택을 할 모체의 자유를 국가가 강제적으로 부정할 정당성이 충분하느냐는 것이고, 법률적으로 보면 난자가 수정란이 되는 순간 인간이냐는 범주문제가 생깁니다. 이 범주 문제는 복잡한데, 줄기세포 연구에서 한 때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었지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낙태죄라는 게 현실적이냐는 것입니다. 낙태는 굉장히 흔합니다. 태아가 생기면요. 대략 반은 낙태되고 반은 태어납니다. 이게 현실이에요. 엄청난 건수의 낙태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낙태죄가 있는 한 그 시술이 다 불법입니다. 불법시술이 그렇게 많이 이루어지는데 문제가 안 생길 수가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뭘 위해 낙태죄라는 게 있는 걸까요? 낙태하는 여자들 다 적발해서 처벌하는 게 옳을까요? 그렇게 하면 사회에 좋은 면이라도 있을까요?


 

 다행히 이제 헌법불합치 판결이 나왔습니다. 비현실적인 법이 폐지되었으니, 어쨌든 세상은 진일보한 것이겠지요. 세상이 나아진다는 건 기술이 발전하고 각자의 자유와 행복이 늘어난다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말이 선진국이지, 다른 선진국들과는 전혀 다르게 개인의 권리가 무시되어왔고, 자유가 어느 나라보다도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 정권은 개개인의 자유를 더 억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인데, 오로지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의 욕망와 권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만 제한적으로 자유가 증진되고 있습니다. 다른 방향은 쇠퇴하고 있지요. 그러니까 이번의 자유 증진은 이 정권이 사법기관인 헌재를 장악함으로 예외적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러니까 절차에도 배경에도 꽤 문제가 있긴 합니다.


 


 얼마 전에 이 정권이 일방적으로 HTTPS를 감청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그것이 실정법 위반으로, 탄핵소추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포스트를 작성한 바 있지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낙태약을 판매하는 해외사이트가 막혔다가 곧 풀려서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즉 이번 변화는 올바른 방향으로 세상이 변한 게 아니고, 독재 권력이 폭주하고 사욕을 채우는 과정에서 올바른 방향으로의 변화가 일부분 일어난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의 변화는 반발을 가져오기 쉽다는 점에서 향후 문제소지가 있습니다.


 

 야당의 당대표이자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 황교안은 보수기독교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본인도 정교분리원칙에 위배되는 것 아닌가 싶은 수준으로 열광적인 교인입니다. 그는 지난달에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힌 적이 있고, 이번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을 걸로 생각합니다. 만약 그가 정권을 잡는다면 많은 것을 갈아엎으려 하겠지요. 낙태죄를 다시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어떤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고 가고 싶을지는 뻔합니다. 그리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 중 다수는 오늘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 어떤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은 낙태를 한 후, 그걸 자랑스럽게 인증하고 떠벌일 겁니다. 특히 남아를 낙태했을 때 그러겠지요. 한남유충 합법적으로 낙태해서 통쾌하다는 글이 올라올 겁니다. 이 정권은 그런 공간을 지킬 거고, 그런 것들의 편을 들 겁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건들이 일어나더라도 낙태죄 폐지는 정당합니다. 반사회적인 것들을 심판하고 싶다면 다른 방안과 논리를 생각해보는 게 더 낫고, 더 현실적일 겁니다.


 

 한편으로 이 모든 것에 우선하여 나는 낙태가 줄어들었으면 좋겠고, 많은 아기가 태어나서 호흡하고 인생을 누릴 기회를 얻기 바랍니다. 낙태죄는 낙태를 줄이는 데도, 아이를 늘리는 데도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았습니다. 정치와 법률은 현실입니다. 항상 현실을 보고,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합니다. 낙태죄의 폐지가 못마땅한 분들은, 아이를 한 명 더 만듦으로 저항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건물 소재 및 구조에 대한 이야기

사회 2019. 4. 10. 10:59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GqWVQVsgOB8

 

 

 본문은 건축물을 짓는 데 필요한 구조별 이야기를 간략하게 다룹니다. 간략하다고 하는 이유는, 내 스스로 판단하기에 학습과 자료조사가 불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방면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신 분들이 보신다면 댓글 등으로 내용을 보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두는 건물을 이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건물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각 건물의 소재 및 구조의 특성이라거나 각각의 장단점에 대한 이해는 보편화되어있지 않습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자가의 경우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거나 세입자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개개인이 건물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단 말이지요. 그렇지만 아파트를 사고 거주하는 것 의외의 선택을 생각한다면, 누구나 건물 소재 및 구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재별로 하나하나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진흙 및 황토

 

 우리나라 사람들은 황토에 대해 막연하게 좋은 인식을 가지곤 합니다. 그래서인지 찜질용 팩을 구매하면, 브랜드는 달라도 거의 약국에서 파는 건 황토 성분이 들어있다는 황토팩입니다. 나는 황토 같은 걸 찜질팩에 넣을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상업적으로는 황토를 쓴 게 잘 팔리는 모양입니다.

 

 시멘트의 독성에 대한 우려가 보편화된 이후 황토로 건물을 짓는 게 한 때 유행했었고, 실제 진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통적인 건축 소재입니다. 90년대만 해도 시골지역에는 낡은 진흙 집들이 남아있었는데, 00년대 이후에는 어째 고급 소재가 되었습니다.

 

 황토는 이름은 황색입니다만, 굳이 보면 다소 붉은 색을 띠는 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색은 흙에 섞인 산화철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황토의 PH측정을 해보면 산성흙으로 측정됩니다. 염기성이 강한 시멘트와는 대조적입니다.

 

 여담인데 황토가 농사에 좋다는 인식이 있습니다만, 사실 황토 흙은 산성 토질이라 그리 재배에 꼭 좋은 건 아닙니다. 패화석으로 중성화를 시켜주는 게 가장 좋다고 아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신 계분을 칩니다. 닭을 키울 때는 달걀을 낳으라고 석회질을 먹이기 때문에, 계분에도 석회질이 꽤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봄마다 계분을 주면 흙이 중성화됩니다. 다만 계분의 질소질은 흙에 유기질이 모자란 경우 충분히 고정되지 않는데, 유기질 관리를 충분히 안 하는 농토가 많아서 계분의 질소질이 하천으로 쓸려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쓸려나간 과다한 질소질은 4대강에 녹조라떼가 생기는 한 원인이 되고 있지요.

 

 옛날 진흙 집은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기둥 사이를 짚으로 엮은 후 진흙을 잔뜩 발라 굳히거나, 짚을 섞은 진흙을 굳혀 벽체를 만들거나 했습니다. 그렇지만 요새는 좀처럼 그렇게 짓지 않지요. 물론 지으려면 지을 수는 있습니다만, 튼튼하게 지어지지 않는데다 더 좋은 소재가 많으니까 그렇게 짓지 않는 것입니다. 옛날식으로 지은 진흙 집은 세월이 지나면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지고 안쪽의 짚이 보이게 됩니다. 계속 진흙을 덧바르고 보수공사를 해줘야 했지요.

 

 최근의 황토집은 황토를 구워 만든 벽돌을 모르타르 대신 황토진흙을 써서 짓는 조적조 집들입니다. 사실 일반 붉은 벽돌도 점토를 써서 구워 만드니까, 흙이 조금 다른 흙일 뿐 황토벽돌이라고 크게 다른 건 아닙니다. 벽돌끼리 모르타르를 쓰느냐 황토를 쓰느냐가 다를 수는 있습니다만. 가격은 황토벽돌이 훨씬 비쌉니다.

 


 

2. 벽돌과 블록

 

 요새는 잘 짓지 않지만 예전엔 벽돌을 쌓아 만든 조적조 건물을 많이 지었습니다. 그 건물들은 80년대에서 90년대 초에 지어진 다가구 양옥집으로 주로 남아있지요.

 

 벽돌은 크게 점토를 구워 만든 점토벽돌과 시멘트를 굳혀 만든 시멘트벽돌이 있습니다. 위에 이야기한 황토벽돌도 있고 나무로 만든 목재벽돌도 있기는 합니다만, 일반적이진 않고요. 예전엔 벽돌을 많이 썼으니까 벽돌을 흔하게 볼 수 있었지요. 그렇지만 80년대 후반부터는 점점 건물의 층고가 높아지면서 벽돌집을 짓지 않게 되었습니다.

 

 벽돌을 쌓아 만드는 조적조는 그다지 튼튼하지 않습니다. 돌이다보니 누르는 하중(압축력)에는 강한데, 인장력엔 약합니다. 땅이 꺼진다거나 흔들린다거나 하면 약하단 말이지요. 고층건물을 짓는데도 적절하지 않고요. 쌓는 데 노동력도 많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빨간 벽돌이 쌓인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기 때문에, 최근의 벽돌은 주로 장식벽돌로 사용됩니다. 내부 구조는 철근콘크리트나 철골+판넬 등으로 지은 다음에, 바깥을 벽돌로 쌓아 마무리하는 형태가 많단 말이지요. 쉽게 이야기해 외장재로 벽돌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물론 층고가 높지 않은 건축물을 간략하게 시공할 때 벽돌 조적조는 여전히 유용합니다. 벽돌은 그다지 비싼 소재가 아니고, 조달과 운반이 쉬운 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규모가 좀 커지면 벽돌 조적조만으로 건축을 하는 건 비효율적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벽돌의 구조를 보강하기 위해 나온 블록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블록은 쉽게 말해 구멍 뚫린 벽돌인데요. 이 구멍끼리 겹치도록 쌓고 철근을 넣은 다음 모르타르를 부어 시공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철근과 모르타르로 블록이 결합되기 때문에 무척 튼튼해집니다만... 문제는 그렇게 짓는 게 철근콘크리트조 건물 대비 별 장점이 없다는 겁니다. 장식벽돌 외벽을 더 튼튼하게 시공할 수는 있게 되었습니다만.



 

3. 석재

 

 자연석조 건축물은 우리 주변보다는 역사책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만, 당연히 현대에도 못 지을 건 아닙니다. 물론 아주 비싸고, 잘 지어놓으면 멋지긴 한데 가성비는 전혀 안 나옵니다.

 

 석조 건축물의 최대 장점은 수명입니다. 잘 지어진 석조건축물의 수명은 그 어떤 건축물보다도 깁니다. 문화재나 유적으로 남길 수 있을 정도가 되지요. 그런데 잘 지어졌는지 단시일 내엔 확인이 불가합니다. 짓고 대략 백년정도는 기다려 봐야 알게 될 거에요.

 

 통짜 석재건축은 너무 비효율적이고 짓기 어렵기 때문에, 어지간한 의지와 자금조달능력과 극단적인 취향이 아니면 지을 만한 게 아닙니다. 규모가 좀 있게 지으려면 신전 유적 같은데 쓰는 기둥이 필요할 텐데, 그런 거 채석장에서 구해 뗘오려면 얼마쯤 할 지 가격이 짐작도 안 갑니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석재는 외장 마감용으로 쓰거나 돌담을 쌓는 데 씁니다. 그래도 돈 많이 들어갑니다.

 

 석재에 대해 알아둬야 할 게 있다면 의외로 화재에 약하다는 겁니다. 자연석은 불에 그렇게까지 강하지 않습니다. 대리석의 내화온도는 700, 화강암은 800정도입니다. 이 이상의 온도에서는 금이 가고 파열됩니다. 만약 석재 기둥 같은 걸 사용한 건물일 경우, 큰 불이 나면 기둥이 파열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4. 목재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에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미국이나 일본에선 매우 일반적인 게 목재 건축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는 전원주택 건축용으로 인기가 좋고요.

 

 목조는 예나 지금이나 전 지구적으로 인기 많은 소재였고, 현대에도 여전히 인기는 좋습니다. 장점이 꽤 많은데, 일단 목재는 같은 부피일 때 단열능력이 콘크리트보다 훨씬 좋습니다. 나무라는 게 물에 띄우면 뜰 정도로 안에 기공 같은 게 꽤 있어서 단열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탄성이 있는 소재라 지진에 제법 잘 버팁니다. 일본, 미국처럼 지진이 많은 지역에서 괜히 목조주택을 많이 짓는 게 아닙니다.

 

 자체적인 습도 조절 능력이 있고, 쾌적성이 있는데다 보수나 수리도 쉽고 공사를 해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필요 시 해체 및 철거도 쉽고, 특별히 파손되지 않으면 의외로 건물도 오래 가는데다 해체 후 재공사할 때 목재 재활용도 은근히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장점 이상으로 단점도 많습니다.

 

 일단 강도에 한계가 있어 고층건물을 짓기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까진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비효율적입니다. 그리고 화재와 결로, 누수에 약합니다. 우리나라는 화재가 발생해도 도시 대화재로 잘 번지지 않는데, 목조건물이 거의 없어서 그런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결로나 누수가 있는 경우 목조건물은 나무가 썩거나 뒤틀려 버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결로나 누수라는 게 꽤 잘 생긴다는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짓는 목조주택은 정말 잘 생깁니다.

 

 우리나라는 목조건물 시공이 일반적이지 않다 보니, 목조 건축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사람/회사가 목조건물 시공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관련 법률과 법 체계가 무척이나 부실하고 비상식적이며, 사기꾼까지 많기 때문에 정말 상태 심각하게 시공된 목조주택이 적지 않습니다. 목조를 막 지으면 콘크리트나 판넬을 부실 시공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대책 없는 상황이 생깁니다. 콘크리트나 판넬은 썩진 않는데, 나무는 썩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럴싸해 보이는 전원주택, 타운하우스들이 지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속은 썩은 경우가 꽤 많다고 압니다. 많이 썩은 목조주택은 답이 없습니다. 제대로 수습하려면 대공사 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소재와 달리 나무는 벌레가 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흰개미는 나무를 먹는 데 최적화되어있기 때문에 주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목조주택이 많은 편이 아니고, 우리나라 흰개미는 추위에 약한 편이라 충청도 북쪽으로는 잘 없다고 합니다만 흰개미가 목조건물에 생길 경우 건물 전체를 비닐로 감싸고 훈증소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 건물엔 길면 반년동안은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하니, 참으로 골치아프다고 해야겠습니다.

 


 

5. 철골

 

 철골구조는 철근콘크리트구조와 함께 현대 건축의 2대 메이저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목조 건축이 드물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90년대 중반 이후 지은 건물의 대다수는 철골구조 아니면 철근콘크리트 구조 또는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입니다.

 

 철골구조는 강철로 만든 긴 형강이나 각관 등으로 건물의 뼈대, 즉 골조를 짜 맞춘 후 거기에 판넬(패널)을 붙이거나 해서 건물을 만드는 형태입니다. 사무용 고층 빌딩은 거의 이 구조라 생각하면 되고, 공장이나 가게도 거의 철골 구조로 만듭니다. 그리고 단독주택도 최근에는 철골구조로 만드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다만 공동주택은 철골구조로는 거의 만들지 않습니다.

 

 철근콘크리트 대비 철골구조의 최대 장점은 공사기간이 짧다는 점, 그리고 건물의 하중이 가볍다는 점입니다. 콘크리트는 엄청나게 무겁기 때문에 그 하중을 버티기 위해 더 많은 기둥과 내력벽이 필요해지게 되는데, 철골구조는 철골조가 모든 하중을 지탱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니까 같은 크기의 건물에서 철골구조가 실 연면적이 더 넓어집니다. 그리고 콘크리트는 겨울에는 양생이 잘 안 되는데, 철골구조는 겨울에도 공사를 진행할 수 있긴 합니다. 물론 겨울에는 어떤 공사건 비효율적이 되지만요.

 

 단점이라면 화재에 일단 약하다는 점입니다. 철골구조는 연결된 철골로 모든 하중을 견디는데, 큰 화재가 나게 되면 철골이 가열됩니다. 철골은 일정 이상으로 가열되면 약해집니다. 그래서 고층건물의 철골은 내화피복을 합니다만, 구조적으로 철근콘크리트가 화재에 더 강합니다. 911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빌딩도 철골구조였지요. 강철은 녹는점은 높지만, 불로 가열하면 물렁물렁해집니다. 이 원리를 이용해서 용광로를 만들 기술이 없던 고대부터 달군 철을 두들기는 식으로 강철을 가공해왔지요.

 

 시공을 제대로 잘 했을 경우 철골구조 건물은 철근콘크리트 대비 단열이 더 좋습니다. 콘크리트 외벽은 열전도를 잘 막아주지 못합니다. 그리고 콘크리트 외벽 바깥으로는 외단열을 잘 안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단 대표적인 철근콘크리트조 건물인 아파트의 경우 그냥 외벽에 페인트를 바르고 마감을 끝내는 게 일반적이지요. 그런데 철골구조에서는 보통 벽체가 판넬로 구성됩니다. 건축용 판넬에는 단열재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철골구조는 창호와 유리벽 외엔 벽 전체를 단열재로 시공하는 셈이 됩니다. 돈을 더 들이면 단열재를 충분히 두껍게 붙여서 시공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가장 우수한 단열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잘 시공했을 경우고, 제대로 시공 안 하거나 예산을 아끼면 콘크리트조만 못한 단열이 됩니다. 소규모 공장 같은 걸 철골판넬로 짓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공장은 단열에 크게 신경을 안 쓰기 때문에 그런 걸 짓던 방식으로 주택을 짓거나 하면 단열이 나빠지기 쉽습니다.

 

 최근에는 조적조 건물을 지을 때도 철골로 뼈대를 세운 후, 벽체만을 판넬 대신 벽돌로 구성하곤 합니다. 이렇게 하면 조적조의 단점을 거의 없앨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보다는 판넬을 사용한 후 외장을 장식벽돌로 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판넬 쪽이 단열이 더 잘 되기 때문입니다.

 

 장점이 많음에도 위에도 이야기했듯 철골구조로 공동주택을 짓지는 않습니다. 철골구조의 또 다른 단점 중 하나가 층간소음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충격음이 발생하면 철골을 타고 쉽게 전달됩니다. 그래서 사무용/상업용 건물이나 공장 및 단독주택 등에는 철골구조를 많이 쓰는데, 공동주택에는 잘 쓰지 않는 것입니다.

 


 

6. 철근 콘크리트

 

 철근 콘크리트 건물은 우리나라에 가장 흔합니다. 흔한데, 참 좋은 구조입니다. 좋으니까 많이 쓰는 것이지요. 흔하면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콘크리트는 포틀랜드 시멘트와 모래, 그리고 골재와 혼화재의 혼합물입니다. 포틀랜드 시멘트는 수화작용으로 굳는 현대 건축용 시멘트, 그러니까 우리가 시멘트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그거고요. 그냥 시멘트라고 하면 수화작용으로 굳는 무기접착제 전반을 지칭하는 말이 됩니다만, 통칭으로는 포틀랜드 시멘트를 시멘트라 부르곤 합니다. 수화작용이라는 건 물반죽해 페이스트로 만들면 굳는다는 건데, 이런 수경성 재료의 특징은 공기에 노출되지 않아도 굳는다는 것입니다. 진흙이나 석회는 기경성 재료라 공기에 접촉해야 굳는데요. 시멘트가 굳는 데는 공기가 필요 없습니다.

 

 포틀랜드 시멘트에 모래를 섞은 걸 모르타르라 부릅니다. 위에 여러 번 언급했지요. 이런 모르타르는 벽돌을 쌓으면서 접착시킨다거나 각종 미장을 할 때 씁니다. 그리고 콘크리트는 골재, 그러니까 동글동글한 돌멩이나 파쇄석 또는 슬래그 자갈 (용광로의 녹은 금속 위에 뜨는 것) 같은 것에 모르타르가 더해진 것입니다.

 

 통상적인 오해와는 달리, 콘크리트의 대부분은 골재입니다. 골재들을 쌓고, 골재들 틈사이에 모래가 들어가고, 그 골재와 모래를 접착하는 게 시멘트입니다. 그러니까 콘크리트에서 시멘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많지 않고요. 골재와 모래를 쌓아 굳혀 놓은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시멘트:모래:골재의 일반 비율은 1:3:6입니다.

 

 큰 자갈을 그냥 쌓아 건축물을 짓는 건 무척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콘크리트를 비비고 섞어서 부어 굳히는 건 쉽지요. 그러니까 콘크리트가 효율적인 건축소재인 것입니다.

 

 그런데 콘크리트만으로는 건축이 어렵습니다. 콘크리트는 압축강도는 높지만 인장강도가 낮습니다. 그러니까 콘크리트엔 대체로 철근을 넣습니다. 철근은 인장강도가 높지요. 철근과 콘크리트는 매우 잘 어울리는 건축소재라서 일반적으로 쓰는 건데요. 일단 우연히 철근과 콘크리트는 열팽창비가 유사합니다. 그러니까 비슷한 비율로 팽창하고 수축하기 때문에 한 덩이로 기능할 수 있고요.

 

 그리고 콘크리트는 강한 알칼리성을 띠는데, 이 알칼리성 때문에 철근의 산화가 방지됩니다. 콘크리트 건물을 지을 때 살짝 녹이 슨 철근을 사용하는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의외로 별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녹슬지 않은 철근보다 녹이 좀 슨 철근이 콘크리트와 더 잘 부착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강알칼리성을 유지하는 콘크리트와 결합한 철근은 더 녹이 슬지 않습니다. 콘크리트가 강알칼리성을 유지하는 한 내부 철근은 무사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담인데 시멘트 독성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곤 하는데요. 대체로 시멘트의 독성이라 이야기하는 건 알고 보면 시멘트가 강한 알칼리성이라 그런 것입니다. 시멘트 가루나 양생이 끝나지 않은 시멘트 반죽이 사람 피부에 닿으면 당연히 손상됩니다. 노동자들은 작업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데미지를 조금이라도 입게 되지요. 그렇지만 속칭 새집증후군은 인테리어나 가구용 목재에 방부제로 쓰는 포름알데히드가 주원인이지 시멘트 및 콘크리트를 원인이라 하긴 어렵습니다. 양생이 끝나고 내부마감이 된 후 들어가는 입주자에겐 콘크리트가 딱히 독성이 있다 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철근콘크리트조 건물의 노후와 붕괴는 대체로 콘크리트가 세월이 지나고 빗물 등에 노출되면서 알칼리성을 잃고 중성화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중성화된 콘크리트는 내부의 철근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콘크리트 건물은 관리가 중요하고,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철근콘크리트 건물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철근콘크리트 건물은 제대로 지으면, 적어도 콘크리트가 중성화되기 전까지는 무척 튼튼합니다. 지진에도 강하고 화재에도 강합니다. 실제 군용 벙커, 요새 등도 철근콘크리트로 만들고요. 일반 철근콘크리트 건물도 유사 시 군사용으로 쓸 수 있을 만큼 튼튼합니다. 콘크리트라는 게 워낙 무겁다 보니 차음도 어지간한 다른 어떤 소재보다 잘 되는데, 차음은 원리상 비중이 높은 소재가 차음이 잘 되는데다 콘크리트조 건물의 내력벽은 두께가 꽤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흡음은 차음과 원리가 다르고, 부드러운 소재가 음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따로 흡음재를 시공해야 합니다.

 

 다만 최근에는 철근콘크리트 건축 기술이 발달해서 더 적은 양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도 충분한 강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아파트 벽체 및 바닥이 얇아지는 경향이 생겼었고 그와 연계되어 한참 동안 신축이 층간소음 더 심한 것 같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소음을 줄이는 데는 그냥 벽과 바닥이 두꺼운 게 훨씬 더 낫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층간소음으로 인한 살인사건까지 여럿 발생하다보니 최근에는 규정이 강화되었고, 이후 차음과 흡음에 더 신경을 써서 짓긴 합니다.

 

 위와 같은 특성 때문에 철근콘크리트 건물은 공동주택에 적합합니다. 실제 우리나라 아파트나 연립주택은 대부분 철근콘크리트조로 지어집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단독주택을 지을 때도 콘크리트조는 짓기가 쉽고, 시공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잘 나옵니다. 우리나라에 철근콘크리트조 주택을 여러 번 시공해 본 베테랑이 정말 많기 때문입니다. 또 철근콘크리트 특성상 부실시공이 되더라도 원체 튼튼하다보니 다른 구조에 비해서는 문제가 덜한 경향이 있습니다. 부실 시공된 건물이 우리나라에 널렸지만, 철근콘크리트조에 한정한다면 대체로 그럭저럭 살고 있지요. 건축에 대해 잘 모르는데 공부하기도 싫고, 공부할 시간도 없고, 그런데 건물은 지어야 한다면 콘크리트 건물 짓는 쪽이 그나마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철근콘크리트 또한 단점도 꽤 있긴 합니다.

 

 철근콘크리트의 단점 중 하나는 공사가 오래 걸린다는 겁니다. 붓고 굳히고 하는 데 필연적으로 시간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다 해야 합니다. 철골 구조 같은 경우 철골이건 판넬이건 공장에서 이미 만들어져 나오는 걸 현장에서 결합하는 거니까 시공이 더 빠른데요. 철근콘크리트는 현장에서 더 오랜 시간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철근콘크리트조 건물은 그 특성상 기본 벽체의 단열이 별로 안 좋습니다. 일단 콘크리트라는 게 그 자체로는 단열 성능이 안 나오고요. 여기에 더해 대부분의 아파트는 외부엔 외단열재를 안 붙이고, 페인트만 바른 채 콘크리트 외벽을 드러낸 형태입니다. 그래서 단열을 내단열에 의존하게 되는데, 단열 원리상 외부에 단열재가 있는 게 무조건 효율이 좋습니다.

 

 이걸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콘크리트 외벽은 커다란 석재로, 그 부피만큼의 열용량을 가집니다. 예를 들면 달궈진 외벽은 데워놓은 거대한 돌냄비나 돌판과 같습니다. 차가워진 외벽도 마찬가지고요. 만약 단열재가 벽 바깥에 있을 경우, 내부와 외벽이 단열되지 않은 상태가 되어 내부는 외벽의 열용량을 이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반대로 단열재가 벽 안쪽에 있을 경우, 실내는 외벽과 단열된 상태가 되어 외벽의 열용량을 거의 단열에 활용할 수 없게 됩니다.

 

 한여름을 예로 들면, 태양빛을 받은 통상적인 아파트의 외벽은 바깥 단열재 없이 노출되어 달궈집니다. 그 달궈진 외벽의 열기는 벽 안쪽의 단열재가 막아 줘야 하지요. 그런데 벽 안쪽의 단열재로 충분한 열용량을 머금고 달궈진 아파트 외벽의 열기를 막는 건 어렵습니다. 그래서 해가 지고 나도 아파트 내부는 계속 덥습니다. 그러니까 콘크리트조는 보통 단열이 그다지 좋지 않게 됩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은 아파트의 냉난방 효율은 어지간한 단독주택보다 훨씬 좋은데, 아파트 건물의 크기가 단독주택 대비 워낙 크기 때문에 그만큼 열용량도 커서 그렇습니다. 냉난방을 충분히 하지 않는 가구라도 이웃에 냉난방을 충분히 하는 가구가 있으면 혜택을 봅니다.

 

 그래도 단열은 결국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데, 쉽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문제는 결로입니다. 콘크리트 건물의 창호가 없는 방향 외벽 안쪽엔 결로가 잘 생기고, 그래서 아파트나 빌라 벽지에 곰팡이가 잔뜩 생기거나 하는 문제가 흔하게 발생합니다. 벽체와 실내의 온도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인데, 단열재를 충분히 사용하면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만 언제나 원가절감이나 부실시공이 문제지요.

 

 한편으로 우리나라 콘크리트의 평균 품질은 1990년대부터 계속 낮아졌습니다. 위에 강도가 높아졌다는 건 공법의 발달로 인한 거고요. 여기서 말하는 건 소재가 문제입니다. 콘크리트에는 강모래와 강자갈을 쓰는 게 좋은데요. 1980년대가 지나면서 우리나라에 강모래가 별로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다모래를 많이 쓰게 되었는데, 바다모래처럼 염분이 있는 걸 콘크리트에 쓰게 되면 강모래에 비해 굳는 속도는 빠른 대신 장기적인 결과물이 나빠집니다. 자갈도 강자갈이 없으니까 파쇄석이나 슬래그 자갈을 많이 쓰는데, 품질이 강자갈만 못합니다. 게다가 시멘트에도 자꾸 이상한 걸 점점 더 넣고 있는데, 종합적으로 90년대 이후 점점 콘크리트 자체 품질은 영 안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아파트나 빌라 등 콘크리트 건물은 많은 경우 원가절감을 이유로 최소한의 도장만으로 겉면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콘크리트는 도장만 해 놔도 예쁘게 마감되거든요. 그런데 콘크리트라는 건 양생 후 시간이 지나면 금이 필연적으로 갑니다. 오래 된 아파트를 보면 자잘한 세로금이 가 있는 걸 쉽게 볼 수 있는데, 이 금 사이로 빗물이나 공기가 들어가면 위에 이야기한 중성화가 됩니다. 그러니까 아파트는 종종 금을 메우고 도색을 새로 해 줘야 합니다. 그게 콘크리트 건물의 가장 중요한 관리입니다. 그런데 이게 실제 이상적으로 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아파트는 그나마 나은데 빌라 같은 건 시간 지나면 상태가 말이 아니게 됩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건물들은 보통 선천적인 부실공사를 안고 태어납니다.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지요.

 

 콘크리트조 건물이라고 외단열 또는 외장 및 중단열을 할 수 없는 건 아닙니다만, 잘 안합니다. 현실적으로 콘크리트조 건물의 대부분은 가격 대 성능비 위주로, 팔기 위해 지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요새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및 빌라 등에 외단열, 통칭 드라이비트 시공을 하긴 합니다만, 단열성능이 높아지는 대신 화재에 취약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외단열재도 불연재도 나오고 난연재도 나오기 때문에 그런 걸 쓰면 괜찮습니다만, 오피스텔이건 도시형이건 빌라건 극한으로 가격 대 성능비를 뽑아내야 하는 상품들이기 때문에 보통 잘 타는 싸구려 드라이비트를 시공합니다. 거기에 흡기구로 기능하기 좋은 필로티까지 띄워놓는 경우가 많으니, 화재가 나면 겉면 전체가 타오르면서 유독가스를 내뿜을 수 있습니다. 2017년 제천 화재가 그런 경우였지요. 위험해서인지 일정 높이 이상 건물은 아예 드라이비트가 금지되어 있는 것 같고, 다행히 (?) 아파트는 보통 드라이비트를 안 하고 열용량과 내단열로만 버티고 있습니다.

 

 그 외 철근콘크리트의 또 다른 단점은 너무 튼튼한 일체형 구조라는 데 있습니다. 크게 리모델링하기도 힘들고, 철거하려고 해도 어렵습니다. 상대적으로 조적조나 목조나 철골은 적당히 철거하고 다시 짓는 게 쉬운데, 철근콘크리트는 그렇게 안 됩니다. 거대한 철거 장비나 폭약을 동원해야 철거할 수 있지요. 실질적으로 30~40년쯤 지난 철근콘크리트조 건물은, 성실하게 관리하지 않았다면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재건축 또는 재개발을 해야 하는 게 현실인데 철거하기도 수월하지 않다는 겁니다.

 


 

7. 철골 철근 콘크리트

 

 철골과 철근콘크리트를 같이 쓰는 구조도 있습니다. 철골구조의 철골 주변에 철근을 세우고 콘크리트로 철골을 감싸는 방식의 공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화재에 약한 철골의 단점이 상쇄됩니다. 철근콘크리트는 화재에 강하니까요. 단점은 역시나 비싸다는 점. 그리고 해체가 쉬운 철골의 장점이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규모가 큰 상업용 건물이나 초고층건물에 주로 쓰는 공법으로, 중요한 기둥 등만 이런 식으로 시공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911테러의 충격이 세계적으로 워낙 컸기 때문에 근래 짓는 마천루는 이 공법을 많이 쓸 겁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불명예스러운 죽음

사회 2019. 4. 8. 18:41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Dl_3aeLZM68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죽었습니다. 원래 지병을 앓고 있었고 그것으로 죽었다고 하는데, 근래의 일들이 죽음의 방아쇠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나는 그가 한진그룹에서 퇴출되는 과정을 복잡한 감정으로 봤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조양호는 퇴출되어 마땅한 인물입니다. 주식회사는 본질적으로 주주의 것인데, 우리나라 재벌들은 약간의 지분으로 과도하게 주인 행세를 하면서, 진짜 주인인 주주의 이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거기다 비윤리적이고 부정부패하기까지 한 재벌이 많은데, 조양호와 그 일가는 그런 대표적인 경우였지요.



 조양호는 우리나라 주주총회에서 재벌이 퇴출된 첫 번째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그것 자체는 올바르고, 제대로 변하는 방향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 국민연금이 개입했고 그 뒤에는 이 정권이 있다는 건데, 이 정권의 과도한 사회주의적 성격을 감안해보면 그 자체로 불안요소가 있는 변화긴 했습니다. 비대해진 정치권력이 금권을 장악하는 건 그 자체로 무척 안 좋습니다. 정치권력보다는 금권이 자유롭고 더 분산된 권력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역사적으로 금권을 완전히 통제하려 든 정치권력일수록 큰 문제를 초래했다는 것 또한 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조양호의 경우 직원들에게 엄청나게 욕을 먹는 오너긴 했습니다만, 대체로 오너경영이 전문경영인 경영보다는 노동자들한테 나은 경향이 있습니다. 오너가 전문경영인보다 더 장기적인 마인드로 회사를 경영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을 채용하고 쓰는 데도 더 장기적으로 접근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전문경영인은 계약직이기 때문에 임명 후에 더 나은 실적을 보여야만 하고, 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을 줘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입사원들을 뽑아 향후 수십 년 동안 이 기업의 인재로 키워 써야겠다는 방식의 생각을 하긴 좀 어렵습니다.


 

 물론 오너도 오너 나름이고, 함량미달의 오너는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긴 하지요. 조양호는 퇴출될 만 했습니다만, 사회 전반적으로 오너경영에 적대적인 분위기가 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순환출자를 없애려 하고 있는데다 차등의결권제도 없다 보니, 기업 오너들이 수비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 또한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한편으로 현 시점에서 조양호의 죽음은 진정으로 불명예스러운 죽음이 되었습니다. 조양호가 죽고 나니 오늘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주가가 폭등해버렸기 때문입니다. 한진칼 우선주는 아예 상한가입니다.


 

 좋은 회사의 회장, 사장, 오너는 주주들이 건강과 수명을 걱정합니다. 죽거나 쓰러지면 주가가 떨어질 확률이 높지요. 대조적으로 한진칼의 경우 조양호가 죽자 우선주의 주가가 상한가를 쳤는데, 상속 문제가 얽혀있기도 합니다만 그 동안 조양호는 한진그룹에 있어 마이너스밖에는 되지 않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죽자 주가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인으로 더할 나위 없는 불명예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이런 케이스가 여럿 발생할 거라 생각합니다. 다수의 기업 오너들이 주주친화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현실적으로 개선할 방법이 많지 않습니다. 참여연대를 위시한 사회주의적인 마인드를 가진 부류들이 재벌에 적대적이기 때문에, 자본가들 및 투자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이 느슨하게나마 손을 잡는 현상이 심심찮게 벌어지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자본가이면서 투자자이면서 사회주의적인 사람도 무척 많은데, 대표적으로 그 장하성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한편으로 나는 근래 우리나라에 보수세가 약해지고 민주당이 강세가 된 큰 원인 중 하나로 자본가와 투자자들이 민주당 편을 들 만한 상황이 발생했고, 자유한국당 세력 중 반공수구세가 강해졌다는 걸 꼽아왔습니다. 민주당은 앞으로는 평등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부유층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강남 부동산만 집중적으로 폭등시키고, 사다리를 걷어차고, 재벌을 압박해 주주친화적으로 변하게 하고, 북조선 리스크를 낮춰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줄이고 수도권 부동산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요. 대조적으로 자유한국당 세력을 부유층과 자본가가 지지할 이유가 지금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민주당의 사회주의적인 본질은 언제고 부유층을 돌아서게 만들 수 있습니다만, 한시적인 집권이라면 충분히 용인할 만할 뿐더러 자유한국당의 반공수구화 및 재벌 등과의 유착은 평범한 부유층에 좋을 게 전혀 없는 것입니다. 이런 부유층과 자본가들이 결국 사회를 이끌어가는 문화적 동력을 만들어낼 확률이 높다는 걸 감안하면, 근래의 자유한국당 계열이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필연적이라 해야겠습니다.

 


 나는 자유한국당의 하부조직이 운동권과 래디컬 페미에 절여진 민주당보다 훨씬 건전하다고 생각하며, 김무성계와 김병준에 어느 정도 호의적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자유한국당은 다시 반공수구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아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적어도 어떤 계층을 포섭할 것인지는 생각을 해야 할 텐데, 현재의 자한당에는 선당후사를 하는 인물조차 거의 없어 보입니다.

위기를 뚫고 부상하는 남자

정치 2019. 4. 6. 21:16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01jgYIZfHrM

 


 최근 이낙연의 차기 가능성에 대해 재평가 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고성-속초 산불로 인해 재평가하게 되었습니다. 차기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다른 정치인들이 확장성을 잃고 있는데, 이낙연은 문재인 정권 지지율이 꺾이는 와중에도 점수를 거의 잃지 않고, 반대로 확장성을 점점 더 많이 확보하고 있는 걸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차기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이낙연이 1위를 한 지는 오래 되었습니다. 나는 그걸 한동안 버블로 봐 왔지요. 기존의 정치 법칙대로라면 버블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라도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건 어려울 뿐더러, 정권의 인기를 등에 업고 떠오른 초대 총리가 차기 대통령까지 되는 건 더더욱 원천적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경쟁자들이 계속 경쟁력을 잃고 있고, 이낙연은 위험한 시기까지 거의 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러 번 이야기해 온 것이지만, 지금까지 한국 대통령 선거의 법칙 중 다음이 있었습니다. 대선 시점 3년 전에 차기대선 지지율 3위 안에 들어야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87체제 이후 지금까지는 이 법칙이 깨진 적이 없습니다. 또 다른 깨지지 않은 법칙은 인천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었고요. 87체제의 개막부터 지금껏 선거에서 인천에서 1위한 대통령 후보가 100% 당선되었습니다.


 

 양김은 물론이고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모두 대선 3년 전에 차기대선후보로 지지율 3위 안에 들었던 인물들이었습니다. 신선한 정치신인 또는 차기대선주자로 거론되지 않던 인물이 등장해 갑자기 대통령이 되는 신데렐라식 스토리는 지금껏 한국 정치판엔 없었단 말이지요. 그런데 대략 지금 3위 안에 드는 인물들은 황교안, 유시민, 이낙연 정도입니다. 유시민을 빼면 이재명, 박원순 정도가 꼽힙니다. 여기까진 조사에 따라 3위 안에 들어갑니다. 그 뒤를 잇는 후보는 김경수, 오세훈, 홍준표 정도가 있습니다만, 지금까지의 법칙으로 보면 앞에 말한 5인 안에서 차기 대통령이 나올 겁니다. 문재인의 임기가 20225월까지인 걸 고려해 보면, 인수위를 감안할 때 20223월에는 대선을 해야 합니다. 이제 대선까지 3년이 안 남았다는 말입니다.


 

 3년 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사람들 습성이 좀처럼 그렇게 빨리 변하진 않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황교안, 유시민, 이낙연 중에 대통령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요. 이 중 본래 황교안-유시민-이낙연 순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나, 황교안이 당대표가 된 후 보여준 나쁜 모습들과 올해 유시민이 잃은 잠재적 지지층을 감안하여, 이젠 이낙연의 차기 확률이 높다고 판단을 바꿔야만 하겠습니다.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면서 점수를 확실히 딴 것 같습니다.



 이낙연은 페미 문제 관련해서 몇 번 실언을 했습니다만, 워낙 이 정권과 민주당에서 어그로를 끄는 인물이 많다 보니 어찌 묻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산불 문제에서 득점을 좀 했지요. 이낙연이 지금껏 걸어온 행보를 보면 민주당 지지층 전반에 그다지 비토당할 게 없고, 어째 중도층에서도 인식이 나쁘지 않습니다. 황교안이 중도층에 강한 비토를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그리고 황교안은 용산구 서계동, 즉 서울역 서쪽 태생으로 창원, 대구, 부산 등지에서 검사장을 하긴 했습니다만 그 외 딱히 경상도에 지역적 연고가 없습니다. 이는 전라도 태생이며 전라도에 연고를 둔 이낙연의 디메리트를 상쇄하는 면이 있습니다. 경상도 후보와 전라도 후보가 맞붙으면 경상도 후보가 많이 유리합니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인구수 차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4선 의원이며 전남도지사 경력도 있는 이낙연의 커리어는, 정치적 안정성을 중시하는 중도보수층에게 그리 나쁘지 않게 작용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 수석, 실장 경력에 국회 초선 1년차로 대선에 옹립되어 나섰던 문재인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경력입니다.

 

 그리고 그 동안 나는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떨어질 때 이낙연도 데미지를 많이 입을 거라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위에서도 넌지시 이야기했듯, 그다지 그렇게 되고 있지 않습니다. 장하성, 진선미, 조국 등이 욕을 집중적으로 먹으면서 상대적으로 이낙연은 트롤러들 사이에서 일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 진실은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인식되고 있다는 게 중요한 것입니다.


 

 나는 이낙연 총리가 차기 대통령이 되는 것을 응원하지는 않습니다. 이낙연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나와 대한민국의 미래에 있어 그다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황교안이 앞으로의 가능성을 스스로 짓밟았고, 대형 화재같은 정권의 악재에서 이낙연이 돋보인 것은 현실입니다. 나는 이낙연이 차기 대통령으로 현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력해졌다고 판단하고, 그 예측에 맞춰 미래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임시) 아마도 역대 최악의 화재

사회 2019. 4. 5. 00:14 Posted by 해양장미



 일단 임시포스트입니다.


 작년 초에 최근 변압기들 관리상태 엉망이라는 말을 친구한테 들었는데, 그게 최초의 화재원인인지 현 시점에서 확인할 수는 없지만 퍼진 영상으로 보면 변압기가 터진 원인이 관리부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초로 추정되는 영상은 다음 링크에.


https://www.youtube.com/watch?v=NIPEWiuiOkY


 이 와중에 재난대응방송을 공식적으로 해야 하는 KBS는 잠깐 관련방송 내보내다가 '오늘밤 김제동' 방영하면서 김학의 사건 다루다가 지탄의 콜이 빗발쳤는지 뒤늦게 화재 관련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왜 KBS에 TV수신료를 내고 있어야 하는 걸까요.


 이미 속초 상황이 많이 안 좋은 것 같은데 안타깝습니다. 피해가 너무 크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2019/04/03 보궐선거 감상

정치 2019. 4. 4. 12:12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7HKVvcNOQb0

 

 


 

 보궐선거 결과를 보니 시들어 버릴 것 같은 기분입니다. 왜 저렇게 모두가 정신승리하기 좋게 결과가 나오는 거지요?


 

 창원 자한당 패배의 주책임은 황교안에게 있습니다. 경남FC가 받은 2천만원 벌금에 +@ 보태서 대납만 하고 사과만 제대로 했어도 이겼을 겁니다. 겨우 504표 차이니까요. 지역연고 축구팬을 넘어 K리그팬 전부를 적으로 돌리다니, 정말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있긴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자한당에는 황교안을 심판할 인물도 없습니다.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2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던 오세훈도 죽은 노회찬에 대해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지탄을 받은 상황이라, 창원 패배에 대한 책임을 나눠져야 하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한당에 무언가 기대를 하면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대안이 없다 보니 지켜는 보고 있는데, 참 그들을 지켜보는 건 정신건강에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여하튼 이번 보궐에서는 샤이보수가 꽤 있다는 게 다시 한 번 드러났는데요. 나는 아마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샤이보수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진보 성향 유권자들은 보통 자기주장이 강합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강하고요. 그러니까 여론조사 같은 게 오면 적극적으로 응답을 하는 빈도가 높습니다. 응답을 할 만한 상황이면 응답을 한단 말이지요.


 

 그런데 보수나 중도 성향 유권자 중에는 그리 정치적인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은 부류가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여론조사 ARS가 올 때, ‘요새 정치 꼴 가뜩이나 짜증나는데 이런 것까지 오나?!’ 같이 생각하고 응답을 안 한다거나, ‘응답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케이스가 더 많을 거란 말이지요. 그런데 이런 유권자 중 투표일이 되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부류가 꽤 됩니다. 자유주의적인 유권자는 보다 합리적/실리적이고, 보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여론조사 결과 대비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이 득표를 더 하는 경우는 꽤 일반적이었습니다. 이 샤이보수로 인한 괴리가 줄어들려면 보수나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가 투표장에 많이 가지 않을 만한 조건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모든 후보가 그럭저럭 마음에 들거나 모두 너무 많이 마음에 안 들 때 그렇게 된다고 가설을 세워볼 수 있겠습니다.


 

 바꿔 말하면 민주당 또는 진보통합후보가 중도보수-중도층의 마음을 좀 잡을 만한 인물이거나, 민주당의 색채가 중도적이 된 상태거나, 아니면 자유한국당계 후보 또는 상태가 너무 아닐 때 샤이보수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과 민주당의 경우 지난 대선 때는 중도층의 마음을 어느 정도 잡은 상태였고, 지방선거 때는 중도층의 마음을 많이 잡은 상태이면서 자유한국당 상태가 너무 나빴다고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작년 지방선거 이후 중도보수는 물론 중도층이 많이 돌아섰고, 그 결과가 이번 보궐의 샤이보수 궐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자유한국당에서 큰 잘못을 거듭하면서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고 판단합니다.


 

 현 시점에서 보자면 역시나 내년 총선은 누가 더 잘하느냐보다는 누가 더 못하느냐의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황교안은 대표가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본인의 끝없는 유감스러움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고, 이해찬은 부정적인 방면으로는 내가 무척이나 신뢰하는 정치인입니다. 그야말로 누가 져도 이상하지 않은 당대의 매치가 될 것 같습니다. 둘 모두 끝내주는 공천과정을 보여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