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전당대회를 본 짧은 소감

정치 2016. 8. 28. 00:54 Posted by 해양장미

 이젠 5년 전이네요.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에 들어와 장악하던 그 시점부터, 오랜 다툼과 투쟁이 있었고 이제야 그들의 뜻대로 모든 것이 정리된 것 같습니다. 이제 더민주당은 거의 온전히 친문재인 당이 되었고, 더 나아가 문재인 팬클럽에 가까운 권리당원들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 당이 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친문재인 성향 커뮤니티는 이 상황에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이런 상황은 그다지 바람직하지도 민주적이지도 않습니다. 더민주당 내 비문 세력보다 친문세력이 나은 인물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대당에 있어 한 계파의 독식과 독주, 더 나아가 독재는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문제를 일으키며, 그 권력의 기반이 당 내부 사정이나 전문지식과는 거리가 있는, 지극히 한정적인 정보와 팬심에 의해 좌우되는 대중들에 있는 상황은 위험성이 높습니다.

 

 더 나아가 문재인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그리 낮지 않습니다. 이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는 상황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약 문재인이 이겼다고 가정해보면, 더민주당의 이러한 구성과 성향이 지니는 위험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더민주 권리당원들이 대단히 배타적이며 타자에 대한 증오심과 복수심까지 가지고 있다는 걸 고려해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더구나 문재인은 본인의 기량과 재능, 컨텐츠로 저 위치에 올라선 인물이 아닙니다. 그는 어디까지나 노무현의 후계자로 옹립된 인물입니다. 하물며 본인이 앞장서 선거를 주도해 승리한 적도 없습니다. 그런 인물이 팬클럽을 등에 업고, 본인 계파 일색의 정당을 가지고 청와대에 입성할 때 좋은 정치가 이루어지기 힘들 것임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어떤 조직에서 전문성과 다양성과 화합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할 수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현재 더민주의 문제를 깨달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러 번 이야기해온 것입니다만 문재인 지지자들은 민주적 감수성이 거의 없습니다. 민주적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현재의 더민주당에 많은 문제가 잠재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항상 말하지만 그들이 꿈꾸는 건 일종의 1당 독재 체제입니다. 심지어 그 1당마저도 일종의 유사혈통의 정통성이 영속적으로 이어지는 형태여야 하고요.

 

 아, 그나마 저는 유은혜보다 양항자가 되길 바랐습니다. 양항자가 되서 조금은 다행이네요. 그러나 이제 그래도 균형/현실 감각이 조금은 있던 김종인이 물러나고 추미애가 당권을 쥘 더불어민주당의 미래는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 중 동식물이 아닌 것들

자연 2016. 8. 24. 01:30 Posted by 해양장미

 보통 사람들은 우리가 동식물을 먹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가 먹는 것 중 대다수는 동식물이지요. 그렇지만 우리는 동식물이 아닌 것도 먹습니다. 본문에서는 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 무생물

 



 

 당연히 물은 동물도 식물도 아닙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식수는 H20에 여러 미네랄이 녹아 있는 형태입니다. 주로 녹아있는 미네랄은 나트륨(소듐), 칼슘, 칼륨(포타슘), 마그네슘입니다. 대체로 이런 미네랄은 미량이며, 미네랄이 많은 물은 경수로 취급됩니다만 한국에는 경수가 흔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멤브레인 필터를 거친 물은 거의 모든 미네랄을 잃습니다.

 

 우리 인류는 어떤 동물보다도 땀샘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인류는 다른 동물에 비해 더운 지역에서 체온을 잘 조절할 수 있지만, 대신 물을 많이 마셔야 합니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된 대신 사람은 사바나에서 오래달리기로 모든 종족을 따라잡을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말이나 영양이라도 덥고 건조한 지역에선 오래달리기로 사람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소금

 

 소금은 다들 아시다시피 염소와 나트륨(소듐)의 화합물이 주성분으로, 생물이 아닌 광물질에 해당합니다. 바닷물에 다량 용해되어있지만 사실 따져보면 염소는 굉장히 유독한 기체로 화학무기로 사용된 물질이자 수돗물 소독제이고, 나트륨은 알칼리 금속으로 물에 넣으면 폭발적으로 반응해 열을 내며 열 때문에 녹아버리는 원소입니다. 그렇지만 둘이 화합된 상태에서는 모두가 알다시피 짭짤할 뿐이지요.

 

 흔히 유통되는 해수 소금에는 소량의 염화마그네슘도 포함되어있습니다. 이것이 간수입니다. 두부 굳히는 덴 쓸만하지만 따로 맛보면 끔찍한 맛을 내지요. 천일염을 마케팅할 때 미네랄이 많아서 좋다 하는데, 거짓말입니다. 소금은 통상적으로 순수한 염화나트륨에 가까울수록 고급품이며, 예외적으로 자염같이 아미노산 성분을 많이 포함한 것도 고급품으로 칩니다. 자염의 아미노산 성분은 해산물에서 비롯됩니다.

 

 근래는 소금이 흔해 많이 먹어서 문제가 되곤 합니다만, 사실 소금은 적게 먹을 때 훨씬 큰 문제가 됩니다. 염소와 나트륨은 사람 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계속 소모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먹어줘야 합니다. 실제 가축을 키울 때 사료를 먹이지 못하면 소금을 공급해줘야 합니다. 초식동물들은 소금기를 찾아 떠도는 습성이 있고, 그 습성을 이용해 가축을 길들이기도 합니다. 소금이 귀한 내륙지역에서 특히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물론 너무 먹어도 문제될 수 있으니 적당히 먹어야 합니다.

 



 

에탄올 (에틸 알콜)

 

 다들 알다시피 술에 들어있습니다. 한국에선 시판하지 않지만 알콜 함량이 80%가 넘는 술들도 있습니다. 공업용 에탄올도 정제가 잘 된 건 물 타서 마셔도 안 죽습니다. 실제 전시에 연료용 에탄올을 군인들이 자꾸 마셔서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사례를 들자면 술을 좋아했던 박정희는 군인 시절 술을 마시고 싶은데 술이 없을 땐 의무대에 찾아가 소독용 알콜을 얻어 물을 타서 마셨다고 합니다.

 

 사람이 에탄올을 섭취하면 모두들 잘 아시다시피 간 등에 무리가 옵니다. 그렇지만 일단 에탄올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는 있는데, 이게 방식이 좀 복잡하고 알콜 독성을 분해하는 데 그 이상의 에너지가 들긴 합니다. 그래도 어쨌든 먹을 수는 있고, 정말 많은 사람이 알콜을 좋아하다 못해 인생의 중요한 핵심으로 생각합니다. 술 마시다 죽는 사람도 많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술을 계속 마십니다.

 

 여담인데 초파리도 술을 마십니다. 특히 수컷 초파리는 암컷에게 차이면 알콜 성분을 찾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적이 있습니다. 포유동물 중에는 사람을 포함한 영장목이 알콜에 강합니다. 과일을 주로 먹는 생물들이 술도 마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과일은 더운 데 두면 곧잘 알콜 성분이 생기거든요.

 

 


*) 생물

 


 


버섯

 

 버섯이 동물도 식물도 아닌 균류인 걸 아시는 분들은 많을 겁니다. 일반적인 버섯은 균류의 번식을 위한 대형 자실체로, 갓에서 포자를 퍼뜨립니다.

 

 균류는 이름 때문에 세균이나 고세균과 혼동될 수 있지만, 일단은 진핵생물입니다. 진핵생물역에 동물계, 식물계, 균계 등이 있고, 이 균계에 곰팡이나 버섯 같은 게 포함됩니다.

 

 버섯 중 예외적으로 목이와 석이는 균류이지만 지의류로도 분류합니다. 목이가 뭔지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이야기하자면, 당면 잡채에 들어가는 몰캉하고 살짝 단단하며 검은 녀석입니다. 지의류는 균계와 조류의 복합체인데, 일종의 공생체로 하나의 독립된 계열처럼 관측됩니다. 물론 굳이 분류하자면 이런 버섯도 균계입니다만, 지의류는 균류와도 조류와도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유산균

 

 유산균은 세균역에 속하며 우리는 이러한 유산균이 최대한 잘 번식한 요거트 같은 유제품 등을 즐겨 먹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유산균의 활용은 다양합니다만, 실제 많은 유산균을 일부러 먹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강한 항생제를 먹거나 하면 우리 장 속의 유산균이 거의 전멸합니다. 그러면 장염 걸린 것처럼 제대로 소화가 안 되는 현상을 겪게 되지요. 이럴 경우 다시 유산균 등을 장 속에 빨리 번식시켜야 합니다.

 

 여담인데 대부분의 레드 와인은 유산균 발효(말로락틱 발효)를 거칩니다. 말로락틱 발효를 거치면 사과산이 유산(젖산)이 되어 산의 성질이 부드럽게 변하게 됩니다. 대조적으로 화이트 와인은 대체로 말로락틱 발효를 하지 않는데, 예외적으로 몽라셰나 뫼르소 등의 고급 부르고뉴 샤르도네나 다수의 캘리포니아 샤르도네, 그 외 다수의 고가 신세계 샤르도네는 말로락틱 발효를 합니다. 말로락틱 발효를 거친 샤르도네는 레드와 화이트 와인의 중간 정도 성질을 지니게 됩니다.



 

 

곰팡이

 

 우리가 곰팡이를 먹는 경우는 대체로 치즈를 먹을 때입니다. 이 음식들은 곰팡이가 살아있는 채로 곧잘 먹거든요. 이미지가 나쁘긴 하지만 버섯의 친척입니다.

 

 치즈 중 곰팡이가 두드러지는 치즈는 까망베르나 브리 같은 연성 치즈와 고르곤졸라 같은 블루 치즈입니다. 사실 연성 치즈엔 여러 종류가 있긴 한데, 잘 알려진 까망베르, 브리 외엔 좀 비싸고 백화점이나 전문 샵에 가야 구할 수 있습니다.

 

 연성 치즈의 흰 표피는 페니실리움 속의 곰팡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먹으면 안 된다네요. 세상에 연성 치즈를 먹을 수 없는 인생이라니 뭔가 불쌍합니다. 연성 치즈가 얼마나 맛있는데요.

 

 블루 치즈는... 요즘은 고르곤졸라 하나도 안 쓰고도 고르곤졸라 피자라고 파는 것들도 있나 본데, 실제 고르곤졸라는 드셔본 분들은 다 알겠지만 악취에 가까운 냄새가 납니다. 제대로 된 고르곤졸라를 못 먹어보다 처음 먹는 사람은 클레임을 건다고까지 하네요. 참 황당한 일입니다. 이런 블루 치즈의 푸른곰팡이도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있으면 못 먹는다고 합니다. 여담인데 흰 곰팡이 연성치즈 중 내부엔 푸른곰팡이 번식시킨 게 있는데, 꽤 맛있습니다.

 


 

 

미역, 다시마, 모자반,

 

 좀 뜻밖이라 생각될지도 모릅니다만, 얘네들은 식물이 아닙니다.

 

 이 친구들은 갈조류인데, 갈조류는 녹조류나 홍조류와는 달리 식물계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이후 갈조류 등의 분류 체계는 논란 속에 있으며, 현재 대략적인 분류는...

 

 진핵생물역-원생생물 크로말베올라타계-갈조강 정도로 대략 합의해놓고 검증과 반론이 오고가는 중입니다. 한마디로 얘네들 식물 아니에요. 오히려 분류학상 현재 이 친구들은 짚신벌레나 마름병균, 규조강과 더 가깝습니다. 여담인데 규조강은 실제 세포벽에 규소를 쓰는, 살짝 SF틱한 생물로 규조토의 기원입니다. 규조토는 초기 다이너마이트의 원료로, 니트로글리세린을 규조토에 흡수시키면 옛날에 쓰던 다이너마이트가 됩니다.

 

 물론 종족이 좀 특이하다고 미역, 다시마 안 먹을 일 없습니다. 미역이나 다시마 먹으면서 항상 좀 맛이건 질감이건 특이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알고 보니 식물이 아니었던 겁니다.

 


 


스피룰리나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스피룰리나(스피루리나)는 남조류라 불리는 계열입니다. 그런데 남조류는 진핵생물이 아닙니다. 남조류의 보다 정확한 표현은 남세균, 다른 말로 시아노박테리아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된 생명체에 속하지요. 시생누대였던 35억년 전 쯤 지구에 출현해 시생누대 전반에 걸쳐 주된 생명체였다고 전해집니다. 물론 아직도 멀쩡히 살아있는 부류입니다.

 

 이런 남세균은 세균 주제에 광합성을 하는 친구들이고 (사실 이쪽이 원조 세균에 가깝습니다. 어디 기생할 데도 없으니 스스로 살아남아야했지요.) 스피룰리나는 세균답지 않게 영양학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뜻밖에도 주성분이 단백질입니다. 여러 모로 좋은 식품이라 유엔식량농업기구나 세계보건기구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색소 때문에 클로렐라처럼 식품의 색깔을 내기 위한 용도로도 쓰입니다. 여담인데 클로렐라는 녹조류로 식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