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수서발 KTX 법인을 따로 만든다고 하여 아주 시끄럽다. 금방 잠잠해지려나 했는데, 계속 너무 시끌시끌하다 보니 간단히만 이야기하고 넘어갈까 한다.


 저 소식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뭐 저런 걸로 이렇게까지 시끄러워?’정도다. 사실 이 문제를 키우는 건 일정 이상 분명한 정치적 의도를 품고 있다. 쉽게 이야기해 현 정권을 또 다른 방향에서 흔들려는 것이다. 적당히 좀 했으면 좋겠는데, 그것을 위해 이야기를 푼다. 참고로 파업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본문에서는 이야기하지 않으려 한다.


 알 만한 분들은 다 알겠지만 코레일이 20년 전에도 코레일인 것은 아니었다. 철도청이라고, 정부 기관에 속해 있었다. 그런데 이게 10년 전 쯤에 코레일 공사 및 철도시설공단으로 분리되어 나갔다. 노무현 때 일이다.


 우리는 구조적으로 적자를 면할 수 없는 철도청을 왜 코레일로 전환시켰을 지를 먼저 떠올려 봐야 한다. 이런 분리에는 신자유주의적 논리가 항상 뒤따른다. 노무현 정권은 건국 이래 가장 신자유주의적인 행보를 밟은 정부였고, 철도청을 공사화시킨 것은 그런 행보 중 하나였다.


 당시 교통부의 성명은 가관이었는데 (링크 클릭), 만약 지금 박근혜정부에서 저런 식으로 교통부에서 나오면 아마 깨시민들 쪽에서 게거품을 물고, 촛불을 들고, 하야를 외칠 거라 확신한다. 게다가 코레일은 단일기업도 아니고 기업집단이다. 노무현 때 이미 이 구조는 완성되었다. 코레일 홈페이지만 가도 계열사 정보를 바로 찾을 수 있다. 귀찮으실 분들을 위해 링크를 걸어드리겠다. (클릭) 


 왜 구조를 이리 만들어놨을 지를 생각을 해야 한다. 이번 수서발 자회사는, 모든 디테일을 떠나 그냥 자회사 하나 더 생기는 것뿐이다. 이미 코레일은 노무현때부터 민영화하려면 그리 어렵지 않게, 금방 할 수 있게 구조가 개편되어 있었고, 그때 코레일 간부들은 지금도 코레일 간부다.


 나는 민영화에 찬성하는 입장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만약 이번 사태가 민영화라는 목표로 나아가는 한 과정이라 해도, 박근혜 대통령의 뚜렷한 의지 하에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코레일 등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 것은 오래 된 일이고, 이 시점에서 대통령이 반대하고 간섭하기엔 별로 명분도 없고 잘 이루어질만한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청와대나 미래부쪽에서 내놓는 정책들은 대체로 신자유주의와는 거리가 있는 편이지만, 정치는 협상과 타협, 밀고 당기기의 영역인 부분이 많고 이런 일련의 민영화 과정들은 오랜 시간 동안 세워진 거대한 권력과 조직, 그리고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 가진 철학 수준의 문제라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한편으로 신자유주의에 반대한다면, 공기업 적자에 대해 위험하다고 외치는 목소리들을 경계해야 한다. 공기업은 많은 경우 흑자를 내기 쉽지 않고, 코레일 같은 공기업이 흑자를 내려면 그럴 만한 운임을 받아야 한다. 한 발의 화살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으니, ‘착한 적자’를 감수하거나 요금인상을 해야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요금을 합리화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데, 가장 골치 아픈 쪽이 요금은 동결하라 하면서 공기업 적자는 뭐라 하는 바보들이다. 그리고 문제는 요즘 이런 바보들이 너무나 많다는 데 있다. 그 사람들이 진보와 정의의 탈을 쓰고 있으니 더욱 문제다.


 철도의 운임동결이 목표라면 공사를 다시 정부부처 산하 기관으로 편입시켜서 국가재정으로 철도를 운영하는 것이 옳다. 이 면에서 잘못된 흐름을 만든 것은 노무현 정부였고, 그것을 바로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한편으로 현 상황에서라도 공공성을 유지하고 싶다면 어느 정도의 적자 누적을 감수하고, 운임 체계를 대폭 손봐야 한다. 코레일의 경우엔 화물열차의 운임부터 손봐야 할 것이다.


 시민 사회가 합리성을 잃고, 정치 논리에 빠져 합리성 없이 아귀다툼을 벌이고, 근시안적인 이익만을 추구하여 운임동결을 외치고 특정 정치인을 영웅화하려 한다면 장기적으로 민영화를 피할 방법은 없다. 개인적으로 현재 한국 사회를 볼 때, 철도의 민영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보인다. 철도 민영화에 앞장서서 반대의 목소리를 외치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가장 민영화되기 쉽게 만들고 있다. 그들은 운임을 올리려 해도 반대할 것이고, 현 정권에 극단적으로 반대하며 철도청을 코레일 그룹으로 만든 친노세력에 무조건적 호의를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서 코레일을 없애고 철도청을 부활시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철도는 효율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이고, 가급적 많은 이들이 철도를 이용해야 도로가 너무 많은 자동차로 막히는 빈도가 줄어든다. 그런 공공성은 철도가 국가기관의 산하일 때 최대가 된다. 그러나 철도청의 부활은 실질적으로 이뤄질 만한 바람이 아니다. 만약 대통령이 이렇게 한다면 유신의 부활이니, 개발독재 시대로의 회귀니 하면서 엄청난 공격이 시작될 것이고, 새누리당 내의 지지도 얻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진정한 진보세력이 충분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그들의 손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 그런 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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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21 1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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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장미 2013.12.21 1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쉽게 이야기하면 공기업화 + 기업분리 + 적자누적 + 공사부채언플 = 민영화 라고 정리하면 될 것 같아요.

      공기업화를 시켜 놓은 단계에서 이미 애초에 철도는 적자가 나기 쉽고, 정치적으로 운임인상은 어렵기 때문에 민영화 압력이 생긴다고 보는 게 맞겠고요, 그나마 지금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운임을 올려서 채무누적을 줄이는 거라 할 수 있겠지요.

      실제로 서울도시철도 같은 경우는 적자문제가 심각해서, 이제 지하철 무인운행에 들어간다고까지 해요. 이미 무인운행하는 지하철 노선도 있고요. 옛날엔 전철 1대당 기관사 두명씩 탔었는데, 이젠 그것도 다 없애버리고 그런다는거죠. 역사에도 사람 거의 없어졌고요.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진보 코스프레를 하고, 말도 안되는 소리만 늘어놓다 보니까 이렇게까지 되는 거 같아요.

  2. 2013.12.21 2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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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장미 2013.12.22 0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죠. 그정도로 생활비가 부족한 사람들은 따로 지원책을 마련하는게 나을거에요. 이게 참 골치아픈 문제라죠. 실제로 이용자의 대부분은 요금이 좀 올라도 부담은 있을지언정 크게 경제적으로 휘청하는 정도는 아니거든요.

      정말 그 물가이야기는 지긋지긋해요... 물가를 강조하는 것도 신자유주의의 주된 입장이거든요. 뭐가 신자유주의인지도 모르고, 신자유주의에서 하는 말을 그대로 이야기하면서 자칭 진보니, 복지니 하니까 정말 문제해결이 안되는 걸로 보여요.

  3. 2013.12.30 2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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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4.01.19 1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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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장미 2014.01.19 2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기업이 적자를 내는 건 당연하다... 고 볼 수도 있죠. 문제는 그 다음이 문제죠. 적자 누적되면 민영화 압력이 세지는데 그걸 몰라요.

      진신류는 여기서 인식을 전환해서 무한정 민영화를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하는 거 같은데, 애초에 그들은 공기업이라는 게 왜 있는지를 알아야해요.

      공공 서비스의 적자는 사실 어느 정도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어요. 예를 들어서 철도같은 경우는 단순한 서비스로의 의미 외에, 도로의 수명을 늘리고 정체를 줄이고, 보다 친환경적인 운송이 가능하게 하는 등의 효과도 있고 이런 게 실제로는 모두 고려되거든요. 이 때문에 현재 코레일 화물물류비용은 상당히 낮게 책정되어있기도 하죠. 일례로 대형화물차 같은 게 고속도로에 주는 부담은 상당하거든요. 다만 이게 악성채무 수준으로 악화되지 않게 관리를 해야 하고, 그러려면 운임도 어느 정도 현실화가 필요하고, 아니면 다른 곳에 쓸 재정을 더 끌어오거나 증세를 하거나 그래야하고 그렇죠.

      결국 이게 제대로 토론이 되려면 현재 재정 상황은 어떻고, 문제는 뭐고, 대안은 뭐고 이런 모델로 가는 게 좋다... 이런 식으로 가야해요. 그런데 수준이 일차원적인 데서 머물고 있다보니, 단순한 입씨름이나 신경전 또는 특정 정치세력의 권력욕을 위한 수단밖에 못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양승조의 발언에 대한 단평

정치 2013. 12. 9. 21:06 Posted by 해양장미


 무슨 발언을 했는지 아직 못 들으신 분들은 링크를 클릭


 인간적으로 해도 되는 말이 있고, 안해야 할 말이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최소한 친노 정치인보고 그러다간 부엉이바위 오를 거라는 식의 이야기는 안 한다. 귀태부터 시작해서 최소한의 개념을 상실한 민주당발 발언이 너무 많이 보인다.


 말을 풀자면 정말 좋은 말 안 나올 테니 간단하게만 이야기하자면, 이런 발언은 민주당 입장에선 자해나 다름없다. 저런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다면, 최소한의 덕목을 갖춘 인간이라면 할 수 없는 말이다. 이 정도면 그냥 공감능력이 결여된 유형이 아닌가.


 해석하기에 따라 양승조의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위해를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으며, 그것도 정말 나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적어도 국가원수에게 할 말로는 적합하지 않다. 이런 발언은 그 어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쉬이 허용될 만한 발언이 아니다.


 향후 정국이 어떤 식으로 흐를지 약간의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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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크림코코아 2013.12.10 1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철도 노조 파업과 ktx 수서발 지주회사 전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노조가 본인들 정년보장과 임금인상, 업무과실로 인한 처벌을 피하기위해
    민영화(..애초에 이걸 민영화라 하는게 맞는지 지주회사 전환과 공공발주 부분에 대한 오픈인데..)
    반대 한다라는 쪽 얘기도 있고

    노조 처우 개선이 없는 파업은 불법이라 해당 조건을 걸고 반대 파업을
    하는거란 쪽 얘기도 있는데요.

    • 해양장미 2013.12.10 12: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파업 자체에 대해서는 제가 자료가 없어서 판단을 못하겠고요.

      철도 문제가 이렇게까지 된 데 대해서는 참 답답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상태로 지속 불가능한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 나서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2. 유월비상 2013.12.10 14: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1&aid=0006641285&isYeonhapFlash=Y
    결국 특위 활동까지 연기되었군요.
    도데체 민주당 이 인간들은 서로 무덤파려고 경쟁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들도 듭니다.

    • 해양장미 2013.12.10 14: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냥 소속 의원들이 전혀 민주당을 생각하지 않는거죠. 민주당을 이용할뿐. 본인들이야 깨시민 상대로 어필만 하면 먹고 사니까요.

  3. 2013.12.10 18: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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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장미 2013.12.10 1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단 명분은 회사를 두 개 만들어서 경쟁을 시킨다는 것 같습니다.
      공기업으로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고, 사기업처럼 경쟁을 해야 한다는거죠.

  4. 평생민주당만찍었지만 2013.12.13 2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화가 납니다. 민주당은 어쩌다 저 지경이 된걸까요? 문제의원들 다 탈당시켜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 해양장미 2013.12.13 23: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탈당시킨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가 않아요. 겉으로 말이 이 정도 나올 정도면, 그냥 단순히 개인들이 튀는 건 아닐겁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민주당은 이미 심하게 문제가 있었어요. 이념도 철학도 뭣도 없는 세력들이 중구난방으로, 권력추구적으로 신한국-한나라-새누리당 안티짓 등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해왔죠. 솔직히 어디서부터 문제인지 저로서도 잘 모르겠습니다. 김대중이 87때 김영삼이랑 안 합쳐서인지, 이후에 은퇴했다가 국민회의로 돌아와서인지, 아니면 동교동계 후계자를 안 키워서인지, 그냥 친노 열린우리당 때문인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