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 2017년 올해의 책 투표 결과

사회 2017. 12. 23. 10:40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BZpbn03kV2U

 

 

 온라인 서점 Yes24에서는 매년 올해의 책 투표를 합니다. 올해도 투표가 지난 14일에 끝났고요. 이 투표 결과는 올해의 문화 트랜드를 일정 이상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1위는 올해 핫했던 82년생 김지영. 작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심각해진 페미니즘 트랜드를 이끈 노블로, 피해의식을 자극하는 극단적 이야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가부터 심각한 상태의 페미니스트인 것 같고요.

 

 2위는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이 오래된 책이 이제 와서 올해의 책 2위에 오를 줄이야 싶습니다. 국가란 무엇인지에 대해 유시민의 견해로 이해한다는 건 좀 골치 아픈 문제입니다. 유시민은 뉴트럴한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 분명한 정치적 편향성이 있으며, 정치학이나 정치철학을 전공하지도 않았습니다. 초보자가 처음 읽기로는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 중 적잖은 수가 정치철학 공부를 거의 이 책으로 끝낼 겁니다. 그게 문제겠지요.

 

 3위는 문재인의 대한민국이 묻는다입니다. ...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지 잘 모르겠으니 넘어가지요.

 

 4위는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에세이입니다. 어느 때나 인기가 좋을 만한 책입니다. 이후 5, 6위는 무난합니다. 7위에 또 등장하는 게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지요. 이후 15위에 엄마는 페미니스트가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문화권력을 개혁진보 세력이 우점하고 있다는 건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적어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엔 좌파가 우점했지요. 다만 근 몇 년 사이 종이 신문, 시사주간지, 시사월간지 등의 시장이 크게 몰락한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SNS, 팟캐스트 등의 새로운 미디어에서도 개혁진보 권력이 우점하고 있는데다 주요 대형 커뮤니티도 조직적 여론장악이 끝나있기 때문에, 균형이 크게 무너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을 방치해 몰락한 건 보수권력의 자업자득이긴 합니다만, 그로 인해 초래된 이 좌파 포퓰리스트들의 독재를 감내해야 하는 건 모든 시민입니다.

 

 극단적인 페미니즘 서적의 유행도 골치 아픈 문제입니다. 피해의식을 자극하는 건 좌파 운동의 일반적인 방식이긴 한데요. 그렇게 피해의식을 자극받은 사람은 보통 불행해지고 주변에도 불행을 퍼뜨립니다. 과다한 피해의식과 단순무식과격한 행동은 복잡한 현대사회엔 아무 도움도 안 되기도 합니다.

 

 책을 즐겨 읽고 투표까지 하는 사람은 보통 그래도 식자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정말 독서를 안 하니까요. 그런 사람들의 이런 투표결과는 이 혼란스러운 시대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도서정가제 강화 이후 양서 발간은 줄었습니다. 어려운 책을 일부러 굳이 읽으려 하는 사람도 줄어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SNS나 팟캐스트,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으면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처럼 살 때는 거기서 홍보하는 책을 삽니다.

 추천 브금. 우클릭 후 반복 재생 가능합니다.

 

https://youtu.be/YP1QHVNHMAE

 



 문빠 달빛양념 비전의 5대 불면(insomnia) 커뮤니티 중에서도 필두였던 게 엥념, 즉 오늘의 유머임을 부정하는 분은 드물 걸로 생각합니다. 나머지 넷은 엠엘비파크, 뽐뿌, 클리앙, 루리웹인데 그래도 보통 사람들은 엥념을 최고로 (답 없다고) 쳐왔지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엥념이 망해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큰 마음먹고 그 레드존에 찾아가봤더니 이건 무슨. 아주 전쟁이 벌어지고 있네요.




 얼핏 사정을 파악하니 이건 엥념 특유의 게시판 구조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엥념은 상대적으로 총 규모는 작지만 디씨처럼 꽤 다양한 분야의 게시판들이 있는 구조인데, 우리의 위대한 령도자 달님께서 원체 전 분야에 걸쳐 패악질을 해 놓으시다보니 각 분야에 관심이 있는 각 게시판마다 시사게랑 전투를 벌인 것입니다. 그 결과 대거 양념당하고 쫓겨나고 질려서 떠나고, 그래도 항쟁이 계속되는 걸로 보입니다.




 일단 전투 아카이브 자료 링크 하나, 시사게 패악질에 대한 유저들 생각 관련 아카이브 링크 하나 걸고요. 엥념이니까 링크를 아카이브로 걸어야 해요.

 

https://archive.is/RRIu4

https://archive.is/Z2LjT

 

 오늘자 균열 기록도 두엇 링크해볼까 합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381853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381863

 

 이 상황엔 조금 의미가 있어 보여요.

 

 엥념은 어쨌든 최소 친민주, 진보성향 커뮤니티였어요. 그런데 위에 말했듯 현 정권의 반지성주의 포퓰리즘 패악질에 각 분야 게시판마다 돌아가면서 싸웠고, 그 때마다 달빛양념단이 나서서 폭력을 행사하고, 운영자가 편파판정을 일삼았고, 결국 유저가 많이 줄었어요.


 

 엥념에서 짐 싸서 떠나는 유저들도 보통 딱히 문재인 반대자가 된 건 아닐 겁니다. 사람의 정치 지향과 소속감은 빨리 변하진 않아요. 그렇지만 더 이상 맹목적인 상태 또한 아니겠지요. 어떠어떠한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주장들을 봤을 거고요.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최소한의 상식과 균형 감각은 있습니다. 근래 양념단들의 준동이 제어되지 않아 참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권력이 저 파시스트들을 악용하는 걸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폭력의 대가를 치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