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은 지나간 것 같습니다.

경제 2019. 4. 27. 23:2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gKGM3jL06RI




 우리나라의 미래문제에 있어 골든타임이 지났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두어 달 동안의 국내 정치적 변화를 보면서, 나는 차기 정권도 민주당이 이어나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이런저런 악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는 무척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위기 위에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문제들을 풀어나가기는커녕 문제를 가중시켜나가고 있고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정권이 아무리 잘 해도 힘듭니다. 그런데 최악의 정권을 만나고 있지요.

 

 2019년 현재는 한 시대의 말기 또는 새로운 시대의 초기일 겁니다. 중국이 세계 자본시장에 편입된 이후 한참을 달려왔던 경제 구조가 말기거나 이미 끝났습니다. 중국은 저렴한 세계의 공장이었지만, 이제 그런 중국은 없습니다. 신흥 공업국이 되었지요.

 

 대조적으로 미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제조업이 약세였습니다. 일본이 치고 올라올 때부터 이미 무너졌었지요. 그 후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나이키는 Made in USA가 없습니다. 대조적으로 뉴발란스는 Made in USA가 있는데, 뉴발란스 CEO자신들은 상장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USA제를 만들 수 있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제품을 만들어 팔면 품질은 좋지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런 체제를 뒷받침한 건 닉슨쇼크 이후 완전한 신용화폐가 된 달러였습니다. 닉슨쇼크 이전의 달러는 말 그대로 현금의 교환증서였습니다. 금으로 바꿀 수 있었고, 금본위제에 기반을 두고 있었단 말이지요. 그런데 닉슨쇼크 이후 달러는 금에 연동되지 않습니다. 달러로 금을 수는 있지만요. 닉슨쇼크 이전의 금은 말 그대로 현금이었지만, 닉슨쇼크 이후에는 상품처럼 취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시대에 부르는 현금은 아이러니하게도 원화나 달러지, 진짜 現金은 아닙니다. 어쩌면 먼 훗날 인류는 이 시대를 가짜 금()이 진짜 금()을 몰아냈던 시기라 기억할 수도 있겠지요.



 닉슨쇼크 같은 사건이 일어난 데도 복합적인 이유는 있습니다만, 워낙 복잡하니까 2차세계대전때 전쟁 비용 때문에 유럽에 남아난 금이 없게 된 것부터 꼬였다고만 언급하고 넘기고요. 닉슨쇼크 이후만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미국채권에 기반하여 거의 마음껏 발권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달러로 제조국에서 생산된 상품을 구매했습니다. 90년대 이후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었고, 많은 상품을 저렴하게 생산해 수출했고, 미국은 중국의 상품을 달러로 많이 구매했지요. 일본, 한국, 중국 등이 부상하면서 미국에 많은 수출을 했고, 미국의 제조업은 몰락하게 되었지만 미국 자체는 점점 더 잘 살게 되었습니다. 소비로 경제를 돌릴 수 있게 된 것이었지요.

 

 물건을 팔아 달러를 번 나라들은, 그 달러로 미국채를 삽니다. 그럼 달러는 미국으로 다시 넘어가고, 제조국들은 다시 물건을 수출해 달러를 가져옵니다. 이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이 시스템에서 미국의 역할은 기술의 발전과 혁신을 선도하고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체제를 수호하는 건 결국 미국의 군사력이니까요.


 

 그런데 다들 아시겠지만 이 시스템은 터무니없습니다. 약점도 많고, 지속가능성도 애매하지요. 아주 희박하게나마 승산이 있으니까 중국이 패권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물론 미국과 중국의 국력차는 엄청나기 때문에, 향후 수십 년 동안 미국이 패권을 잃을 확률은 거의 0에 가깝긴 합니다만. 미국이 약점이 없는 건 아니고, 미국 스스로 몇 번이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중 한 현상이 근래 드러났습니다. 중국은 앞으로 수십 년 이상 잘 공략하면 낮은 확률이나마 미국과 어느 정도 대등한 수준에 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소비위주의 경제는 미국이라는 국가에는 치트나 다름없지만, 미국인들에게는 마냥 좋은 건 아닙니다. 미국 내 시장을 기형적으로 만들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은 닉슨쇼크 이후 지속적으로 빈부격차가 커졌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시절 빈부격차가 감소한 우리와는 대조적이지요.



 대체로 포퓰리즘의 이면에는 중산층의 붕괴가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포퓰리즘은 중산층이 늘어나는데도 발생한, 무척이나 특이한 현상입니다. 트럼프의 집권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그 중 하나는 미국 중산층과 제조업의 붕괴였고, 집권한 트럼프는 무리한 방식으로나마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경제성장을 거듭해온 중국은, 이젠 더 이상 세계의 저렴한 공장으로 남을 수 없습니다. 중국은 첨단산업을 향해 노력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미중무역분쟁이 터졌지요.

 

 이 변화 속에서 우리는 폭넓은 시야를 가져야만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주로 수출로 돌아갑니다. 주요 상품은 반도체, IT, 석유화학, 자동차, 선박입니다. 주요 상품 관련해서는 다음 링크를 참조해주시고요.


https://youtu.be/z9fIkF5ruh4

 



 문제는 경쟁입니다. IT상품은 중국이 많이 따라왔습니다. 자동차는 10년대 초반에는 현대차가 약진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전기차 시대가 올 텐데, 한동안 어렵던 미국 자동차 산업이 새로운 경쟁력을 가질 상황입니다. 석유화학과 선박은... 미국의 셰일가스 발굴 및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연동하여 10년 전의 모든 계획이 틀어진 상황입니다. 특히 조선업은 타격이 많았지요. 차세대 조선업종 주력상품으로 투자하던 드릴쉽(해양원유시추선)이 반쯤 무쓸모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관련하여 3년 전에 나왔던 기사를 하나 링크합니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6051915273371401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된 것이 하루 이틀 문제는 아닙니다. 청년들이 모두 공무원 되려는 나라에 무슨 희망이 있겠느냐는 말이 나온 지 벌써 20년 되었습니다. 20년 동안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지요. 그리고 관련 문제의 지속적 악화에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두 정당의 오판과 적대적 공존이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한 나는 민주당계와 속칭 진보계열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문재인 정권의 행보는 최악입니다. 경제를 몰라도 너무 몰라요. 제대로 아는 게 없으면서 잘못된 신념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늙었고, 신흥 강자는 없습니다. 우리가 강하던 분야들은 미국과 중국이 함께 경쟁자로 올라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을 키우기 위해 중국과 미국은 무역전쟁까지 불사해가면서 서포트하는데,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장에 통하는 기업을 정부가 공격하고 발목을 잡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들은 공정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번 1분기에 우리나라 GDP0.3% 감소했지요. 반도체 사이클이 안 좋으니까 그런 것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안 좋아진 올해 반도체 매출과 이익도 지난 10년을 놓고 보면 3번째로 좋을 겁니다. 2017, 2018년 다음으로 좋을 거란 말이지요. 쉽게 말해 다른 산업이 이미 폭망한 상태입니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오는 바람에 문재인이 국가경제를 나락에 빠뜨리는 과정에서도 티가 많이 안 나다가, 반도체 사이클 꺾이면서 티가 나고 있는 게 요즘입니다.


 

 이 상황이 박근혜 잘못 아니냐는 분들도 많은데, 박근혜 잘못도 큽니다. 내 생각엔 현재만 놓고 보면 박근혜와 문재인 잘못의 비율이 4:6 정도 될 겁니다. 그러나 1년 후엔 3:7이 될 거고, 2년 후엔 2:8이 될 거고, 5년 후엔 1:99가 될 겁니다. 지금 문재인 정권의 행보가 그 정도로 안 좋습니다.


 

 예전에 우리나라는 열심히 살면 웬만해선 성공하는 사회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열심히 사는 걸로는 부족합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올바른 선택을 이어나가지 않으면 나락으로 떨어지기 쉬운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각자 바른 인지와 이해와 판단이 있어야만 덜 불행해질 수 있는 나라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유월비상 2019.04.27 2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체로 포퓰리즘의 이면에는 중산층의 붕괴가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포퓰리즘은 중산층이 늘어나는데도 발생한, 무척이나 특이한 현상입니다.

    => 중산층이 늘어났다는 건 언제와 비교해서 내린 결론인가요? 말씀대로 빈부격차가 이명박-박근혜 때 줄어들긴 했습니다만, 중산층 자체가 늘어났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거든요.

    • 해양장미 2019.04.28 0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중산층이 소폭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좌파 포퓰리즘이 본격적으로 득세하게 되었지요. 빈부격차가 줄어들면 중산층이 많아지거나, 부유층이 많아집니다.

  2. minddiver 2019.04.28 0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성이 비메모리에 133조 투자계획 잡으면서 공격적으로 나가던데, 반도체는 그나마 격차를 꽤 오래 지키지 않을까요? 정부도 반도체의 중요성은 확실히 깨달은 모양인지 반도체는 밀어주는 모양새던데요

    • 해양장미 2019.04.28 0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메모리 반도체 중 D램은 파이가 큰 상품 중 우리가 유일하게 압도적인 격차를 가지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런데 이제 이게 비중이 과하게 커요. 사이클을 많이 타기도 하고요.

      대조적으로 비메모리는 우리가 도전자입니다. 삼성전자는 거액을 투자하면서 도전하겠다는거고요. 아직 격차를 가지고 있거나 한 건 아닙니다. 정부가 밀어준다는 건... 아직 딱히 뭘 해주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정권이 뭔가 도움이 제대로 된 적이 있어야 말이지요.

  3. O44APD 2019.04.28 0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경제 부분에 대해서만 책임을 물어도 이 정부는 끌려내려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딜하는 꼬라지보고 이 정부는 스스로 내려갈 마음이 1할도 없다고 느껴지는군요.

    • 해양장미 2019.04.28 0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권력을 잡기 위해 뭐든 하던 집단이 스스로 내려갈 리가 있겠습니까. 권력을 사랑하기로는 그들이 그 누구보다도 위에 있습니다.

  4. 윈브라이트 2019.04.28 0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위에 그래프는 중국이 무역전쟁에 패할 경우 중국의 GDP가 2050년에 미국의 24%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하는데, 그 전망에 동의하시나요? 저는 아무리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진 못해도 저렇게 폭락하게 될 것 같지는 않아서요.

    • 해양장미 2019.04.28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24%는 단순히 무역전쟁에 패할 경우의 시나리오가 아니고, 무역전쟁에 패하면서 중국 경제 전반이 나쁜 시나리오로 가서 패망할 때의 시나리오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무역전쟁에서 지더라도 저리 될 가능성이 별로 높진 않을 겁니다.

  5. armalitear15 2019.04.28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제 부분에서 진짜 이 정부는 몰라도 너무 모르다시피 합니다.
    다만 이 정부는 자기가 하는건 무조건 옳다고 광신적인 신념으로 똘똘 뭉쳐있죠.
    그래서 더욱 최악입니다.
    그리고 지금 연동형 비례대표제나 공수처 하기위해 하는 짓을 보면 이들은 스스로 내려갈 마음은 전혀 없고 독재를 하면 했지 절대 스스로 물러날 생각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6. OXX 2019.04.28 08: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19042547841
    정부는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지만 제대로 된 반성과 해법은 찾아보기 힘들다. ... 한국은행은 “유난히 날씨가 따뜻해 의류소비가 줄었다”는 걸 주요인으로 꼽았다. ... 해법으로는 ‘추경 조속 집행’ 등 뻔한 재정 확대를 다시 거론했다.

    한국은행이라고 그놈의 소득주도성장이 문제라고 내지르고 싶은 마음이 없겠냐만은 정부의 압박이 상상 이상인가봅니다. 결국 저런 눈물나는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 해양장미 2019.04.28 0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런 정부 아래에서 바른 말 하기 힘들지요. 정부와 상관없는 경제학자들까지도 집권 후 한동안 바른 말을 못 했었는데요. 요즘에야 산발적으로 비판 나오는데 정권은 전혀 들을 생각이 없고요.

  7. 유령과자 2019.04.29 1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제적인 지적이든, 행정적인 지적이든, 어쨌거나 현재 여당이나 청와대의 주류 담론에 반대하면 군체의식 일벌레들이 친일파(도대체 왜 거기서 '친일'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거죠?) 낙인 찍고 화형대로 몰아가는 세태를 보면 이제는 조용히 다가올 아포칼립스를 구경할 일 이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8. 양념곱창 2019.04.30 01: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소 올려주시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허접한 경제내실 수준으로 미국에 제대로 대항하는 건 향후에도 어려운 일이라고 여기지만 한국이 장기불황 침체의 늪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적어도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 같군요.

    • 해양장미 2019.04.30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중국의 경제내실에 문제가 많다는 걸 다들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미국인들은 중국의 추격에 위협을 느끼고 있고, 과장이나 망상이 꽤 있긴 합니다만 그 근거가 아예 0은 아닙니다. 미국이라고 경제내실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고, 만약 중국이 향후 내실을 다지면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면 미국은 과거 일본을 꺾었던 방식으로는 중국을 어쩌기 어렵거든요.

      우리나라는 나날이 다가올 장기불황을 벗어나기 어려운 길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탈출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텐데, 너무 많은 국민들이 위기감이 없고 이 정권에 대해 맹목적인 태도를 가진 국민도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