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이 처한 문제들

경제 2019. 1. 20. 01:1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a40Zrn3xBx4

 


 

 정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인프라 투자에 대한 비판에 더하여, 현 자동차 업계들이 처한 문제 상황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본문을 읽기 전에 우선 다음 링크의 포스트와 댓글들을 읽어주시면 이해가 편할 것 같고요.

 

http://oceanrose.tistory.com/944

 

 자동차 시장이 현재 처한 문제들은 굳이 보면 유럽, 특히 도이칠란트 자동차 회사가 어떻게 기득권을 지켜갈 것인가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 세계에 아주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나름대로 개성적인 자동차들을 만들고 있었고, 성능이 올라가고 있었지요. 이 때도 도이칠란트 자동차들은 우월한 성능의 자동차들을 만들고 있었지만, 불행하게도 90년대쯤 되면 가솔린 자연흡기 자동차 기술은 거의 완성되고 맙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현대차 같은 후발주자도 시속 200km를 상회하는 속도로 꽤 오래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를 대중적인 가격에 출시할 수 있게 되지요.

 

 많은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몰락하게 됩니다. 르노는 닛산과 합병했고, 사브는 아예 망했고, 볼보는 중국 자동차 회사에 팔렸지요. 그런데 도이칠란트는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좋은 명분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배기가스 문제가 그것입니다. 지구온난화와 공기오염 등이 큰 문제니까, 유로에서 돌아다니는 자동차는 점점 높은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룰을 만들게 되었지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유럽 시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도이칠란트가 주도하는 유로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구온난화 문제도 있다 보니 세계 각국이 유로 배기가스 기준을 받아들였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은 배기가스 문제가 개입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웠지요. 그런데 유로 배기가스 기준은 시간이 갈수록 빡빡해도 너무나 빡빡해져 갔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도이칠란트 자동차들은 신기할 정도로 배기가스도 깨끗한데 차 성능도 좋아서, 역시 독일차는 특별하다는 인상을 줬었지요.


 

 그러다가 엄청난 반전이 일어나게 된 게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입니다. ‘쟤네들은 대체 어떻게 저런 걸 만들지?’ 라고 모두들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역시나 인간은 그런 물건을 만들 수 없었고 사기를 쳤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제 와서 배기가스 기준을 완화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배기가스 기준은 점점 더 빡빡해져가지요. 결국 자동차 회사들은 내연기관으로는 더 이상 배기가스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하이브리드 or 전기차 시대는 1)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2) 유로 배기가스 기준 문제 때문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갑자기 석유가 고갈되었다거나, 무슨 다른 문제가 있어서 전기차 시대가 열리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아주 큰 문제가 있는데, 배터리 전기차의 구조가 그것입니다. 배터리 전기차는 배터리 제조 기술이 어려워서 문제지... 사실 구조가 기존 자동차에 비하면 엄청나게 단순합니다. 전기모터가 내연기관보다 훨씬 단순할 뿐만 아니라, 전기모터는 저RPM 부터 토크가 나오는 특성이 있어서, 내연기관과는 달리 딱히 미션(변속기)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아예 미션이 없으면 그래도 비효율적이니 단수가 낮은 미션을 넣는다고 압니다만, 거의 기술장벽이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지요. 배터리 만드는 회사는 자동차 만드는 회사와는 다릅니다.

 

 그리고 전장부품이 늘고 자율주행 시대 같은 게 되니까, 전자회사가 기존 자동차 회사보다 앞으로 순수 전기차는 더 잘 만들 수도 있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자동차 회사가 전자회사의 도움을 받으니까 그럴 일은 좀처럼 없지만요. 서로 도움을 안 받으면 자동차 회사도 자동차 만들기 힘든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순수한 전기차는, 자동차이기도 하지만 전자제품이기도 합니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가지고 있던 기술적 노하우와 격차의 많은 부분이 사라진단 말이지요.

 

 물론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이 들어가니까 여전히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선 충전 기술, 배터리, 5G망을 이용한 자율주행, 렌트와 공유 경제 시스템의 발달 등 시대의 변화 방향은 도무지 자동차 회사들에 웃어주는 쪽이 아닙니다.


 

 현대차와 토요타가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미련을 가지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구조가 복잡합니다. 그러니까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기술적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습니다. 정부도 수소연료전지에 미련을 둘 만은 합니다. 앞으로 전기차 혁명이 일어나고 기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 예측되기 때문에, 그것이 산업 현장에 아주 큰 데미지를 줄 수밖에 없고 이미 그 충격은 현 정권과 현대차의 각종 문제들과 얽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수소연료전지에 매우 회의적입니다. 이미 상용화가 많이 진행된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체계에 비해 단점은 엄청나게 많고, 장점은 너무 적어요. 만약 먼 미래에 석유가 떨어진다 해도 내연기관의 비중을 낮추면 바이오연료로도 돌리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나는 여전히 내연기관 하이브리드가 승용차와 상용차를 위한 가장 나은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정부가 수소인프라에 헛돈을 쓸 때가 아닙니다. 대신 전기차&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돈을 써야 합니다. 이대로 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선진국들은 전기차&자율주행 인프라를 사용하는데, 우리나라는 관련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 올 가능성이 꽤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소인프라에 쓴 돈이 무의미한 매몰비용이 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그런 헛돈 쓰기보다는 R&D 법인세 감면을 예전처럼 제대로 하고, 법인세 최고세율 낮추고, 각종 R&D 지원책을 늘리는 게 올바른 방향입니다. R&D 법인세 감면이 줄어든 이후 기업들의 R&D 부담이 커진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쟁 국가들이 기업의 R&D는 물론 온갖 것들을 보조하는 걸 감안해 볼 때, 이건 절대로 올바른 방향이 아닙니다. (관련 기사 링크)



 다른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이 준비되고 있는, 자율주행 차량을 공유하고 빌리는 시대 또한 우리나라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준비가 없습니다. 아직은 서울이 세계적으로 무척 세련되고 미래적인 도시지요. 그렇지만 민주당이 더 집권하다간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게 아니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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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胤熤 2019.01.20 0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수소차가 석유 기반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연료전지/일반전지>> 형태의 자동차로 전환될 것입니다. 내연기관은 퇴출되고요.) 현재 순수 수소가 아닌 메탄올 등의 수소화합물을 이용한 차량용 DMFC/PAFC 연료전지도 개발중이고, 걸림돌 중 하나였던 백금 촉매 문제도 각종 연구를 통해 대체가능성이 보입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12/2018111200939.html)
    (루테늄염과 그래핀을 활용한 촉매 개발)

    이미 현재 연료전지는 산업 곳곳에 활용되고 있으나 이것들이 상용자동차에 적용되기엔 시간이 아직 많이 필요하단게 문제입니다. 즉 아직 기초연구에 머물러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현재 시판되는 과도기 수준의 현대 수소차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연구트렌드에도 살짝 뒤처지는 일이고, 상당히 긴 시간의 기초연구 R&D 투자를 해야한다는 의미죠. 저는 정부가 이 점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수소차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하는건지 의문입니다. 향후 계획이라고 얘기하는 것만 봐도 너무 과장되어있습니다. 만약 수소기체를 연료로 하는 방식의 연료전지 대신 다른 방식의 자동차 연료전지가 대세가 된다면 지금의 인프라 투자는 돈 날리는 짓입니다. 너무나도 위험한 투자에 갑자기 달려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네요.

    그에 비해 전기차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고, 배터리 문제도 빠르게 개선중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하는것은 전기차이며, 이 시장을 빨리 차지하는 것이 더 좋은 길이라 봅니다. 다만 연료전지에 대한 연구 지원도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이오연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식량 생산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비료에 포함되는 인을 무지막지하게 소모하기 때문입니다. 이 발전은 넓은 농경/목축지를 가진 나라에게 그나마 유리하며, 한국의 현실에는 더더욱 맞지 않습니다. 그나마 희망이 있는 쪽은 미세해양조류를 이용하는 방법인데, 현재는 저유가로 인해 연구가 활발하지가 않습니다.

    • 해양장미 2019.01.20 1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시간이 오래 지나고 기술이 많이 발달한다면 수소가 아닌, 이야기하신 메탄올 연료전지 같은 게 내연기관을 대체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현재로서는 전혀 기약이 없고, 백년 넘게 사용되어온 내연기관도 많은 기술이 들어가있고 장점이 많은 물건이라 언제 대체가 될지, 결국 대체가 되긴 될지에 대해 아무도 모릅니다. 어느 정도는 보수적인 전망을 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신기술은 너무 많은 경우 과장되기 마련이고, 그럴싸해보이던 것 중 열에 여덟아홉은 어느 새 사라지곤 합니다. 석유는 한 때 매장량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넘쳐났지만, 이젠 매장량 걱정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요. 메탄올 연료전지가 상용화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개발된다 해도, 그게 막상 메탄올 내연기관 시스템보다 얼마나 나을지는 또 모를 일이고요. 기계라는 건 대체로 복잡하고 첨단 기술이 많이 들어가 있을수록 고장이 잘 나고 유지비가 비싸지 않습니까.

      바이오연료 이야기를 한 건, 바이오연료가 있으니까 내연기관을 계속 돌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석유가 떨어져도 얼마든지 돌릴 수 있다는 거요.

      R&D 지원은 법인세 감면만 잘 해줘도 기업들에서 알아서 합니다. 괜히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하고 직접 보조금 풀면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눈먼돈 넘쳐나고 비리가 많아지지요. 대학 같은 데서 할 연구는 좀 다른 문제지만요.

      정권이 수소인프라에 대해 과도한 투자를 하려는 건, 울산지역과 현대차가 워낙 어려운 상황이라 일단 살리려고 그러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건 결국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습니다.

  2. armalitear15 2019.01.20 1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제로 유일하게 민간에게 나온 토요타사의 수소차 판매량만 봐도 답이 없는 수준이죠.
    충전소 인프라도 답이 없고 말이죠.
    그리고 수소연료전지를 쓰게 되면 전기차보다도 많은 전력이 사용되게 된단 말도 있는데 탈원전해서 전력난을 만들게 생긴거 보면 이 말 자체가 어불상설 자체죠.
    말 그대로 생각도 안하고 좀 좋아보인다 이러면 무조건 밀어붙이는 포퓰리스트 자체의 문제라 봅니다.

    • 해양장미 2019.01.20 12: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토요타 차가 유일하게 민간에게 나온 수소연료전지차량은 아닙니다. 현대 넥쏘가 수소차고, 우리가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지금 사려면 그게 낫지요.

      지금은 수소 수요가 높지 않아서 부생수소를 씁니다. 다른 거 만들면서 생기는 수소요. 그러니까 수소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수소를 많이 쓰려면 부생수소로는 모자라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수소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만약 물을 전기분해하는 식으로 (현재 수소를 무한정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은 이 방법입니다.) 수소를 확보하면 전기가 엄청나게 들어가기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큽니다.

      그래서 탄화수소에서 수소를 뽑아내서 연료전지를 돌리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는데, 알콜이건 가스건 석유건 내연기관에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를 일입니다.

  3. 둥둥구리 2019.01.22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기가스 이슈때문에 디젤엔진은 자동차에선 곧 퇴출될까요? 가솔린엔진은 디젤에 비해 훨씬 깨끗한 걸로 알고있거든요

    전 자율주행차는 기대가 많이 되는데 전기차는 아직 가격경쟁력이나 전체적인 성능이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너무 딸리는 걸로 알고 있어서 자율차처럼 와닿는게 없네요.

    물론 전기동력하고 자율주행이 페어로써 탑재되고 개발되는 경향이 크지만.. 각각을 봤을 때 감상은 그렇습니다.

    옆집에 르노 트위저가 주차돼있어서 신기하고 귀여워서 뭔 차인지 검색해본 적은 있네요 ㅎㅎ

    • 해양장미 2019.01.22 1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퇴출되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대형 상용차의 경우 아직 현실적인 대안이 없고, 디젤 하이브리드를 개발 중인 회사들도 많습니다.

      전기차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 완료하고 나면, 택시나 단기렌트카를 대체하기 쉽습니다. 메인 자가용으로 메리트가 생기려면 무선충전 인프라 및 간선주행을 위한 특별 인프라 같은 게 생겨야 합니다.

  4. 페네트라티오 2019.11.30 04: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youtu.be/TsWo9SK03D0

    교양공부 한다고 생각하시고 시간내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좀 긴 영상이지만 2배속으로 보시면 빠르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 영상은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는 전기차 시대를 선도할 수 없다!' 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영상입니다. 크게 3가지의 이유로 기존 업체들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하는데요.
    1. 전기차 파워트레인 및 제어기술, 판매 후 통합관리 기술의 측면에서 불리함.
    2. 기존의 내연기관 제품 라인업에 관한 문제, 생산설비 및 산업 전체의 생존 문제.
    3. 내연기관을 안고가느라 전기차 인프라를 비롯한 전기차 생태계를 구성하고 이끌기 힘들다는 문제를 꼽습니다.

    영상 끝부분에 BMW와 토요타가 합병할수도 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솔직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거라 좀 충격적입니다. 이 영상에서 나온 내용들이 제겐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렸습니다만, 장미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테슬라가 부족한 자동차 양산 기술을 확보하고 싶어한다는데, 영상에서처럼 현대기아와 협력, 혹은 합병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초대형 전기차 합작회사가 만들어진다면 좋을 것 같기는 합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