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개선의 지체

정치 2018. 5. 6. 14:05 Posted by 해양장미

 추천 브금

 

https://youtu.be/CdCvXoeSA_s

 


 

 시위와 탄핵, 그리고 유죄판결까지 이어지는 이명박근혜정권의 몰락은 결국 한나라-새누리당 집권 9년동안에 대한 불만족의 표현이자, 민주정 몰락에 대한 위기감의 표현이자, 어쨌든 개혁적으로 보였던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원한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40%가 조금 넘는 득표로 문재인이 당선되었고 1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조금만 상세하게, 객관적으로, 각 정책들의 전개와 그 효과를 관찰했다면 누구나 이번 정권이 기준 미달이며 영 좋지 못한 정권임을 인정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높고, 단 하나의 성과라 할 수 있는 대북관계 개선 및 평화무드로 인해 축제분위기가 있는 것도 현실의 한 면입니다.


 

 이 와중에 박근혜정권 몰락 이후 반공을 과하게 앞세우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세력은 더더욱 쇠퇴하고 있으며, 민주당 권력은 별다른 견제 없이 폭주하는 걸로 보입니다. 래디컬 페미니즘 문제, https 문제, 도서정가제 개악, 자유민주주의 대신 민주주의 표현의 사용 등은 각각의 예시가 되겠지요.

 

 나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문재인과 민주당을 느슨하게 지지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현 정권과 민주당의 부분적인 잘못을 인지시키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문제라면 홍준표나 안철수를 대안으로 여기게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나는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에게 투표하였습니다만, 그것은 안철수 개인이 좋은 후보라기보다는 정치역학적인 판단이었고, 이건 타인에게 이해시키는 게 매우 어려운 영역입니다. 정치적인 이견이 있을 때 대화를 길게 지속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30초 내에 모든 이야기를 서로 기분 나쁘지 않게 마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준표나 안철수로는 아무 것도 되지 않네요.



 

 다만 정책적인 실패가 심하게 누적되면서, 그에 따른 상황악화는 슬슬 바닥이 드러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지난 1년 동안 문재인정권의 경제정책은 정말 눈뜨고 못 봐줄 정도로 엉망이었는데, 정권도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악화시킬 여력은 별로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소득주도성장. 요샌 이야기도 안 나오지요. 얼마나 참담하게 실패했는지 본인들도 압니다. 처음부터 이성이라곤 존재하지 않았던 강성 문빠들이야 현실에서 마냥 눈을 돌리고 있지만, 실제 데이터를 보는 정권 인물들은 사태 파악을 그 정도로 못하진 않아요.

 

 정치적인 면에서도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홍준표 체제도 이대로 갈 수는 없을 거고, 민주당도 좀 더 분열할 테고, 시민들도 정권에 좀 더 요구하는 게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근혜-최순실 심판, MB심판, 대북문제로 1년을 끌고 갔는데 슬슬 그것도 정리되어 가잖아요. 각종 정책적 문제로 인한 현 상황은 정말 좋지 않고 결국 현실을 살아가는 시민들은 정치권력에 보다 많은 걸 요구하게 되겠지요. 대안이 보이지 않으니 정치적 관심은 전반적으로 낮은 것 같지만요.


 

 현재 서민들의 상황이 얼마나 나빠지고 있는지 신용대출 이야기를 조금 풀어볼까요. 근래 가계부채 증가세의 양상을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막히면서 신용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요. 당연히 주택담보대출보단 신용대출이 이자부담이 높고, 신용대출을 받는 사람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처음부터 못 받거나 더는 못 받는 사람들이에요. 대출해주는 금융권 입장에서도 주택담보대출, 특히 대도시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은 유사 시 거의 돌려받을 수 있는 채권이지만 신용대출은 아닙니다. 가계부채의 양을 신경 쓰다가 질을 악화시키고 있는 셈이고요. 그 때문에 서민들의 고통이 빠르게 증가하는 중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금리인상기엔 부채가 줄어야 정상입니다. 세계 선진국 중 한국만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고, 서민들에 부담을 전가합니다.

 

 악질적인 문재인 정권 지지자들은 이런 구체적인 현실 문제들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많은 경우 말도 못 꺼내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강압적으로 찍어 누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이번 정권이 들어선 이후 경제적인 각종 문제들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고, 이런 문제들이 아직까지는 정권 지지율에 별 영향이 없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라고 판단할 수는 없겠지요.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새로운 정치세력의 탄생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할 수 있겠습니다. 항상 이야기해왔듯, 진짜로 자유주의적인 정치세력이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사회주의적이고 비현실적이며 강압적이고 오만한 민주당, 너무나도 어리석으며 반공보수 패러다임을 껴안고 죽으려는 것 같은 총체적 노답 자유한국당, 무색무취 맹맛에다 내부분열이 끝도 없는 바른미래당 모두 함량미달입니다.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할텐데 누굴 찍어야할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안이 없으니 바른미래당을 지지해볼까 했었지만, 이젠 그것도 의미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선거가 대략 한 달 밖에 안 남았는데 분위기도 영 안 달아오르는, 밍숭맹숭한 선거기도 하지만요. 민주정체의 꽃은 선거라는데 올해의 꽃은 좀 볼품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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