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와 문재인

정치 2017. 8. 26. 16:07 Posted by 해양장미




 요즘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 여러 모로 슈틸리케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떠오릅니다. 둘은 참 닮은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슈틸리케는 선수로는 어느 정도 전설적인 반열이었습니다. 그러나 감독으로의 능력은 의문시되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되었고, 이후 한동안 좋은 성적을 보이며 잘 나갔습니다. 갓틸리케 소리 듣던 인기인이었지요. 사실 이 기간에도 경기내용이 좋은 건 아니었지만, 운이 좋았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실체가 드러나면서 여론이 기울고,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깊은 위기에 빠지면서 경질되었습니다.

 

 문재인도 변호사로는 대단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정치인이 된 후의 행보는 상당히 의문스러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되었고, 지금은 지지율이 매우 높습니다만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참담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슈틸리케와 비슷한 앞날이 예상됩니다. 직종이 다르니 어지간해선 임기는 마치겠습니다만.

 

 내가 슈틸리케를 잘라야한다고 처음 이야기했을 때, 아직 여론은 슈틸리케에 대해 호의적이었고 그렇게 성급하게 감독을 자르면 안 된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축구를 좀 아는 사람들은 그 때 이미 아무런 기대가 없고, 위기감이 가득한 상태였지요. 작년 10월엔 이 블로그에 슈틸리케 경질하라는 글까지 올렸는데, 도저히 참다 참다 못해서 글을 쓴 거였습니다.

 

 지금 문재인이 펼치는 정책이나 인사에 대해, 각 분야의 식자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이런저런 경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전혀 목소리가 모이지 않긴 합니다만 현상 자체는 슈틸리케 때와 비슷해 보입니다. 나는 슈틸리케가 실패하는 걸 바란 적이 없듯 문재인의 실패도 결코 원하지 않습니다만, 뻔히 보이는 재앙엔 경고의 말을 해야 합니다. 슈틸리케가 못하는 것과 문재인이 못하는 것 사이엔 엄청난 결과의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

 

 인기에 취해 오만해지고 잘못된 사람은 정말 많았습니다. 대중적 인기란 강력하지만 덧없고 무너지기 쉬운 것입니다. 인기 자체를 동력으로 삼으려는 정치인은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고, 비주류와 내 사람만을 중용하는 정치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성적이고 비판적으로 문재인을 본다면 누구라도 불안과 우려를 느낄 것입니다. 현재 문재인은 걸음마만 해도 박수를 받는 아기와 같습니다. 사람은 아기일 땐 잠만 잘 자도 사랑받지만, 점차 많은 걸 요구받게 됩니다. 정치인의 숙명과 권력의 무상함을 빨리 깨닫고 조금이라도 겸손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