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씨가 대통령이 된다면

정치 2017. 4. 4. 18:19 Posted by 해양장미

 찰스씨와 읍읍씨의 큰 차이 중 둘이 세력과 팬덤입니다.


 읍읍씨는 강력한 친위조직과 광적이라 할 만한 팬덤 세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 우리 찰스씨는 그런 게 없습니다. 찰스씨의 조직은 읍읍당보다 훨씬 작은 인민당에서도 그리 강하지 않고, 찰스씨 지지자들은 읍읍씨 지지자들보다는 온도도 낮고 숫자도 적습니다.

 

 읍읍씨야 만약 대통령 되면 믿습니까! 읍읍후 아크바르! 하일 읍읍!으로 정치를 하면 됩니다. 주변에 다 적이니 다른 방법도 없겠지만요. 그런데 찰스씨는 대통령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찰스씨의 좀 한심한 공약과 정책을 보고 있자면 개인적으로는 한숨이 나옵니다만, 그래도 읍읍씨 공약/정책처럼 보다가 암세포들이 새벽에 생명존중투쟁 할 것 같은 정도는 아니긴 하고, 그가 처한 상황이 그의 한심함과 느슨함과 활석 같은 무름을 어느 정도 덮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말하는데, 우리 찰스씨는 대통령이 되어 봐야 힘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찰스씨는 정치를 해야만 하는 입장이 됩니다. 국민이라 쓰고 열성지지자라 읽는 부류에게 헬미!를 외치지 못하니, 본인이 싸워야 한단 말입니다. 그래도 내가 봐 온 찰스씨는 비록 정치에 무재능이긴 합니다만, 상황에 굴복하지 않는 용기와 물러나지 않는 끈기는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정치라는 건 본질적으로 뻘밭에서 낙지 잡는 것보다는 진흙탕에서 더 뒹굴어야 하는 일이고, 음식물 쓰레기로 퇴비를 만드는 것보다는 더 지저분한 일입니다만 그런 과정을 거쳐야 잡힌 낙지와 퇴비가 나오듯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노뮹박근임의 실패 중 많은 부분이 그들의 정치혐오에서 비롯되었고, 또 청기와 아래서 광신 지지자 바라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찰스씨는 이미 인민당 내에서 여러 선수들과 정치 오버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있으니 나는 우려하지 않습니다. 그의 방식은 참으로 멋이 없고, 답답하며, 춘곤증을 극복하기 힘들 정도로 지루합니다만 그래도 곧잘 이깁니다.

 

 그는 대통령이 되고 나면 북쪽 난민처럼 마른 40석 인민당을 돼지처럼 살찌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새정치를 강조했던 만큼 모이를 쥐고, 철새들을 모아 자신의 세력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욕을 먹고 먹고 또 먹을 테지만 그래야 합니다. 그런 게 정치니까요.

 

 나는 찰스씨가 대통령이 되면 중도세력과 자유주의 세력, 그리고 중도보수 계열까지 흡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5표당과 친박당은 미역 마르듯 쪼그라들 것이고, 읍읍씨의 패배로 먹먹한 분위기가 되었을 읍읍당은 생존을 위해 왼쪽으로 이동하게 되겠지요. 어쨌든 정계재편은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인민당이 승리하게 되면 기존 양당 중 어느 한쪽은 명이 다하게 될 겁니다. 지은 죄가 더 많은 친박당, 5표당 쪽이 더 쉽게 무너질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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