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게이트와 디젤 엔진에 대한 이야기

사회 2015. 9. 29. 15:50 Posted by 해양장미

 예전에 작성하다가 미처 완성하지 못했었습니다만...

 

 저는 클린 디젤이라거나 자동차 배기가스 문제, 그리고 전기차 등과 관련하여, 그 업계와 소위 환경보호 기준이 일종의 사기극이나 다름없음을 이야기할 필요를 느꼈었고, 그와 관련하여 포스트를 작성하는 데 한참 시간을 들인 적이 있습니다.

 

 다만 그런 포스트를 완성하는 건 힘든 일이었고, 결국 올리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짧게라도 언급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결국 폭스바겐 게이트가 터졌습니다. 물론 저에게는 그다지 놀랍지 않은 소식이었지요. 이번 일로 폭스바겐을 새삼 나쁘게 보게 되었다거나 그럴 일도 없습니다.

 

 그렇다 해도 이번 폭로는 저에게는 기쁜 소식인데, 이로서 도시 공기가 다시 맑아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시 공기는 이명박, 오세훈 시절에는 꽤 개선되었었습니다. 그런데 박원순 집권기부터는 공기가 도로 나빠지고 있어요.

 

 근래 공기가 나빠지는 건 박원순이 뭘 크게 잘못해서는 아니고, 오세훈 말기쯤부터 서울시에 디젤 엔진 차량이 크게 는 것이 주원인으로 보입니다. SUV가 일상화되고, 세단에도 디젤을 쓴 게 많아졌지요.

 

 디젤 엔진들은 일단 대기 중에 많은 미세먼지를 방출합니다. 또한 질소 산화물도 꽤 많이 방출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소위 클린 디젤이 환경에 좋다는 언론 플레이와 정책적 지원이 있었는데요. 그 가장 큰 근거는 신형 디젤 엔진들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클린 디젤은 이번 사태로 잘 알려진 것처럼 조작과 사기로 점철되어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도 알고 보면 반쯤 사기나 다름없고요. 덤으로 이 문제에는 다운사이징 같은 추세도 얽혀 있습니다. 이런 사기극으로 인해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피해를 보고 있었어요. 대조적으로 이익을 봤던 건 도이치 같은 쪽이었고요.

 

 아직 이 문제를 체감하는 한국인은 적은 것 같습니다만, 프랑스 파리 같은 쪽은 작년 쯤부터 심각한 수준의 스모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프랑스엔 디젤차가 정말 많은데, 디젤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다가 결국 사태가 커진 것입니다. 그래서 근래 파리는 무려 자동차 10부제도 아니고, 2부제를 강행하고 있을 정도고 안 이달고 시장은 2020년까지 파리에서 디젤차를 모두 추방하겠다고 선언까지 한 상황입니다. 사실 포스트를 예전에 작성하다 만 이유 중 하나로, 파리 사태가 매우 심각해진 만큼 굳이 이런저런 이야기 안 해도 디젤 문제가 곧 시끄러워질 거라 예상한 것도 있었습니다.

 

 파리 스모그 대란 이전엔 한국에서도 버스 차량 선택에 있어 CNG보다 클린 디젤이 낫다는 둥,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고, 정책적으로 유로 기준에 맞는 디젤차량을 친환경차량으로 선정해 혜택을 주는 등의 실책을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디젤 택시 이야기도 나왔었고요. 그렇지만 상황이 변했지요.

 

 결과적으로 저는 이번 폭스바겐 게이트가 터진 걸 기뻐하고 있습니다. 오랜 사기극 중 일부가 드러났고, 어쨌든 혐오스러운 디젤 배기가스는 덜 흡입하고 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여의도연구원의 연구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 10명중 3명은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을 앓고 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각종 언론 플레이와는 달리 한국 도시의 미세먼지들 중 태반은 중국발이 아닙니다.

 

 물론 디젤 사기극이 일단락되더라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사기극은 그것 하나뿐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른 거 생략하고 간단히 탄소배출 문제부터 살펴보자면,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사실 그 양이 얼마 안 됩니다. 농담이 아니고, 애완 고양이 1마리를 키우면 1년간 문제의 폭스바겐 골프를 1만 킬로미터 타는 정도의 탄소가 지구에 배출됩니다. 고양이 사료 원료를 키우거나 잡아오고, 가공해서 유통하는 데 그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는 것이지요. 큰 개를 키우면... 1마리당 대략 소형버스 1대 수준의 탄소가 지구상에 배출됩니다. 그렇지만 아무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개나 고양이를 키우지 말자!’ 같은 이야기는 안 하잖아요.

 

 마지막으로 읽어보면 좋을, 환경부 연구관들의 디젤에 대한 인터뷰를 링크합니다. 정부 부처끼리 디젤에 대한 이견이 그 동안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환경부 쪽의 의견이 좀 더 힘을 얻게 될 것 같습니다.

 

[환경부 연구관, "클린디젤은 허구, 사실은 '더티 디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