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도덕적 문제에 관하여

정치 2014. 7. 22. 18:43 Posted by 해양장미

 오랜 세월동안 도덕적 우위는 민주당계 지지자들의 간판이자 무기였습니다. 능력은 어떨지 몰라도, 신한국-한나라당보단 그래도 민주당이 더 도덕적이지 않느냐는 식의 공감대가 있었던 것입니다. 현재의 젊은 새민련계 지지자들이 그러한 정치적 경향을 가지게 된 데는 이런 세월의 영향이 큽니다. 그러나 이러한 도덕적 우위 또한 이젠 옛말이 되었습니다.

 

 이번 새민련 공천의 면면을 보면 한숨이 나오고 정말 답답합니다. 이런 정당이 한국의 제1야당이라니요. 이번엔 정말 심합니다. 그럼 한 명 한 명 살펴보겠습니다.

 

 서울 동작구을의 기동민은 모두들 잘 아시다시피 갑작스레 전략 공천되었고, 이 지역에서 오래 준비해왔던 허동준은 배제되었습니다. 본래 기동민과 천정배는 광주 광산을에서 경선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안철수-김한길 지도부는 천정배를 정략적으로 내치고 기동민을 어이없이 동작구에 꽂았습니다. 더구나 이 기동민은 전과 2범으로, 이중 하나는 비교적 흔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공문서위조입니다만, 핵심은 이 전과가 87체제 후인 1992년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2012년의 공무집행방해죄인데, 400만원 벌금형을 받았으나 바로 다음날 그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되기도 하였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이런 공천파행에도 불구하고 나경원한테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데 있지요.

 

 광주의 권은희는 이런저런 문제들이 계속 터져 나오는 중이고, 지난 포스트에서도 좀 이야기한 적이 있으니 이번 포스트에서는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그녀에 대해 또 한 번의 포스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선거 전에 완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미 광주에 무리한 공천을 했던 안철수는 다음에는 그런 일 없을 거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해집니다만, 역시나 명불허전입니다.

 

 아무리 봐도 새민련은 호남을 대접해줄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항상 당연하리만큼 몰표를 주니 그렇겠지만요. 이런 모습은 다른 지역에서도 드러납니다. 순천 곡성군의 새민련 후보 서갑원은 과거 박연차 게이트 때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벌금 1200만원에 추징금 5000만원의 형을 받고 국회의원에서 면직된 적이 있습니다.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을 받은 사례도 있고요.

 

 또 나주 화순군의 새민련 후보 신정훈은 무려 전과 5범으로, 죄명도 아주 화려합니다. 폭행에 상해, 음주운전, 건축법/농지법 위반, 여기에 보조금 예산관리 위반까지 있습니다. 이걸 뭐라 표현해야할까요? 새민련 호남지역 후보 중엔 담양 이개호만이 드러난 전과 등 문제가 없습니다. 이쯤 되면 호남도 좀 변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전 대덕구의 박영순도 전과가 둘 있습니다. 그 중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벌금을 150만원 낸 경력이 있지요. 자칭타칭 진보개혁정당 후보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니 좀 그렇습니다. 이런 식으로 무늬만 진보라는 걸 입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 충주에 나온 한창희도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낸 적 있는 전과 2범입니다. 당시 시장직을 하다가 유죄판결이 나서 물러난 적이 있지요. 서산 태안군에 나온 조한기 역시 음주운전 전과가 있습니다.

 

 비교적 문제없는 공천지역은 그나마 부산과 경기권입니다만, 경기권은 좀 다른 이유로 어이가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단 김두관이 김포에 나왔더군요. 솔직히 김두관이 무슨 낯으로 김포에 나왔는지 잘 이해가 안갑니다. 과거에 그가 김포에 와본 적이나 있었을까요? 경남을 배신하고 권력욕을 쫓았던 인간이 과연 김포는 배신 안할까요? 여론조사도 김두관이 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문제없는 대형후보 손학규도 이런 어이없는 공천파행 덕에 지지율이 밀리는 게 작금의 현실입니다. 또 백혜련 같은 경우 지난 번 통진당과의 연대 공천에서 졌고, 이번엔 수원을에 공천되었는데 승산이 별로 없기도 합니다. 수원은 3군데나 보선하는데, 새민련이 한 군데도 못 이길 것 같습니다.

 

 새민련은 14명의 재보선 국회의원 후보군 중 권은희를 포함, 최소 8명이 범죄나 낙하산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런 문제 있는 후보들 중 다수가 호남권에 공천되어 당선은 따놓은 셈이라는 데 있고, 깨끗한 후보들은 이런 공천파행의 여파로 인해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다 지게 생겼습니다.

 

 더 이상 저는 도덕성에서도 새민련이 대체 무슨 우위를 지니는지 모르겠습니다. 새누리당에도 문제 있는 후보야 있지만, 대체로 음주운전 정도고 (물론 음주운전도 큰 죄입니다만, 워낙 새민련 후보들 죄목들이 화려해서요.) 좀 예외적인 게 광주에 나온 송환기가 사기전과가 있고 나주의 김종우가 명예훼손 전과가 있는데 어차피 당선 가능성이 전무한 후보들이라 새민련에 비하면 범죄 관련 문제는 훨씬 적은 셈입니다.

 

 안철수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런 게 새정치입니까?

 

 또 모두들 잘 알다시피 새민련의 도덕성 검증 문제를 드러내주는 사태가 근래 하나 크게 터지기도 했습니다. 유력한 살인교사 용의자 김형식 사건 말입니다. 물론 이런 인물을 미리 검증하는 건 어려울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새민련은 아~무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있습니다. 평소에 그리도 도덕적인 척하기 좋아하던 깨시민들이 김형식 사태는 쉬쉬하는 걸 보고 있자면 쓴웃음이 나올 따름입니다

 

 깨시민을 포함한 새민련의 광적인 지지세력은 이런 각종 사태들에도 불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속에선 천지가 뒤집혀도 새민련이 새누리보다는 나은 당이기 때문에, 아무리 범죄자가 판을 쳐도 그저 새누리당은 나쁜 당이고, 새민련은 그래도 선한 당일 겁니다. 물론 이런 건 광신적인 종교라 할 수 있겠지요.

 

 도덕성도 없고 무능한 이런 정당은 없어지는 게 낫다고, 저는 이전부터 이야기해왔습니다. 근래 새누리당이 그래도 새민련보다는 도덕적이고 능력도 있습니다만, 국민들을 만족시키기엔 분명 모자라고 실수도 많이 합니다. 그러니 민주정의 성공을 위해서는 대안이 될 수 있고, 협력도 비판도 현명하게 할 수 있는 야당이 있어야겠지요. 새민련은 대한민국의 제1야당 자격이 없습니다. 그리고 현 안철수-김한길 체제가 무너지면 또 다시 일어날 친노세력 역시 대안이 못 된다는 건 이미 오랜 세월동안 증명되었습니다. 그나마 다른 세력인 손학규도 이번 선거에서 무너질 것 같고, 천정배나 정동영도 이번 사태에서 강단과 패기가 없는 인물임이 드러났습니다.

 

 사태가 어째서 이렇게까지 되었는가에 대해 저는 다방면으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진영논리가 일차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그래도 어느 정도 내부 견제도 있고, 역동적이며 국민 눈치도 많이 봅니다. 현재 새누리당의 주 지지층은 과거 민주화 운동에 호의적이었던 세대고, 이들은 새누리당의 각종 행태에 대해 다분히 비판적인 가운데 느슨한 지지를 보내게 된지 오래입니다. 물론 새민련 지지자들은 이걸 인정하지 않고, 앞뒤 못 가리고 콘크리트 소리만 하다가 매번 참담하게 패배하지만요.

 

 대조적으로 새민련계 지지자들의 경우 비교적 코어 지지층이 많다고 파악합니다. 노무현 정권의 실패 시점부터 중도적인 사람들이 비교적 한나라-새누리당을 지지하게 되고, 새민련은 골수들이 주로 지지하는 정당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지지층의 이탈 문제는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에서 작성한 연구 보고서만 봐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코어 지지자들은 민주당계가 뭘 잘못하건 상관없이 찍고 무한정 변호를 합니다. 인터넷의 황위병들은 악명이 높기도 하지요. 그리고 민주당계는 오랜 세월동안 이런 코어 지지자들을 끼고 그들만의 기준에 맞춰 권력다툼을 해 왔습니다. 이런 세월은 민주당계를 한없이 무능하게 만들었고, 사람들의 초점은 더 이상 민주당계에 있지 않습니다.

 

 새누리를 찍는 사람들은 그나마 새누리가 현실적으로 낫다고 생각해서 찍곤 합니다. 그리고 새민련을 찍는 사람들은 그래도 새누리는 못 찍겠어서 새민련을 찍습니다. 그러니 어느 쪽에서나 중심축은 새누리입니다. 새민련이 주도적으로 잘 해서 뭘 어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런 세월이 쌓이다보니 결국 이 정도로 비도덕적이며 국민을 우롱하는 수준의 공천까지 나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