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서국(小韓鼠國)

정치 2022. 4. 19. 23:17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tbeU_UHIPss

 

 

 

 

1) 정치철학에서 자유주의는 공동체주의와 경쟁하는, 현대 정치철학의 2대 주류 중 하나입니다만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는 현실주의와 대립하는 관점입니다. 실질적으로 자유주의라는 말을 국내정치에 쓰느냐 국제정치에 쓰느냐에 따라 의미가 다른 것인데요.

 

 일단 먼저 염두에 둬야 할 건 우리나라는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로 건국되었고, 지켜졌고, 발전하였으며 우리나라가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가 낳은 최고의 샘플이라는 겁니다.

 

 그렇기에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를 긍정하고, 성공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를 어느 정도 긍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부정하는 좌파들은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를 부정해도 됩니다. 좌파를 위한 사상이 아니거든요.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자칭 우파들 중 다수는 러시아와 푸틴의 프로파간다에 넘어가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재 대한인국민회가 1919년 3월 윌슨 대통령에게 보냈던 서한

 왜 미국이 우리나라와 동맹을 맺었을까요? 왜 유엔군이 북조선과 김일성의 침공에서 대한민국을 목숨걸고 지켜줬을까요? 그 행동의 기반이 국제관계학의 자유주의였습니다. 애초에 일제시절에 우리 선대가 3.1운동을 하면서 설파했던 이념이 자유주의였습니다.

 

 

 

 

 

 

 

2) 대한민국 국회가 젤렌스키 연설을 대하는 태도를, 자유주의자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푸틴과 시진핑은 대한민국의 젤렌스키 연설에 대한 반응을 보고 크게 기뻐하였을 것입니다. 우리는 신냉전 구도에서 분명한 노선을 결정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만을 추구하며 품격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훗날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는 소국스러운 행태입니다.

 

 우리나라가 이제 경제적으로는 제법 살게 되었으나, 원체 근본이 없고 열강이었던 적이 없기 때문인지 장기적으로 나라를 진지하게 강대국으로 만들 생각따위 없고, 본래 열강이었던 근본있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대단히 좀스러운 마인드로 나라를 굴려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大韓民國)이라는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겁니다. 소한서국(小韓鼠國)이라 하는 게 더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그럴 일은 없어야하겠으나 만일 미국에서 현 주류가 밀려나고, 트럼프나 샌더스, 또는 AOC같은 자들이 주류가 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급격하게 친중친러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 전반은 국제사회에 대한 개념이 없습니다.

 

 

 

 

 

 

 

3)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은 한타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로 진격은 어렵고, 양측 모두 병력을 모아서 크게 맞붙게 될 상황입니다. 러시아는 공세종말점을 지났고, 전선을 넓혀 대반격을 하기엔 우크라이나도 전력이 부족한 것이지요.

 

 현재의 전선에 더해 이지움 남쪽의 평야지대와 마리우폴을 함락하고 전쟁을 끝내고 싶은 쪽은 러시아일거라 생각합니다. 빨리 전쟁을 끝내고 나면 유럽 곳곳에서 못이기는 척 제재를 완화해줄 거거든요.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그런 걸 용인하기 어려운 입장입니다. 푸틴이 정신승리하고 정치적으로 입지를 다지는 건 젤렌스키보다 쉽습니다. 대조적으로 젤렌스키는 잘못 협상했다가는 서방의 영웅이자 미래 우크라이나의 아버지 격에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마리우폴

 우크라이나인들은 유로마이단과 크름반도 강점, 돈바스 전쟁을 이미 오랜 세월 겪어왔습니다. 푸틴의 전면침공도 이미 최대한 준비를 해 왔기에 모두가 놀랄 만큼 잘 싸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전쟁의 끝이 영토상실과 황폐화된 국토, 다수의 사상자, 그리고 러시아의 승전선언과 이후에도 보장되지 않는 평화, 우크라이나 국체의 불안정이라면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그걸 받아들이겠습니까?

 

 우크라이나는 쉽게 휴전이나 정전에 응할 수 없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언제든 러시아는 협정을 뒤엎고 다시 진격해올 거고, 우크라이나를 멸망시킬 뜻을 꺾지 않을거라는 걸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잘 압니다. 우크라이나의 영웅적인 분투는 어떻게든 우크라이나를 지키고 싶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다행히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잘 압니다. 그러니까 섣부르게 전쟁을 중재하려들지 않습니다. 그저 확전이 안 될거라 생각하는 한도 내에서 우크라이나를 도울 뿐이지요. 촘스키를 비롯한 좌파들은 우크라이나가 굴복하기를 요구하지만, 그런 건 러시아의 사주를 설령 안 받았다 하더라도 받은 거나 마찬가지의 비열한 언행입니다.

 

 나는 한타싸움에서 우크라이나가 질 경우, 전쟁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 전쟁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똑바로 줄섰으면 좋겠습니다.

 

 

 

 

 

 

 

4) 유감스럽게도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자들은 많은 경우 어느 정도 이상주의적 망상을 합니다. 그래서 나는 국제관계를 보는 시각은 그다지 딱히 자유주의적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나는 정치철학에서는 자유주의자입니다만, 국제관계를 볼 때는 어느 정도 현실주의적인 편입니다.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는 어떻게 보면 자유민주주의를 보급하고 각국 사람들의 인권을 챙겨주면 평화적으로 많은 문제가 해결되고 개선될 것이다.’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잘 풀리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지요. 이는 각국 민중들의 호불호 때문입니다. 미국 사람들은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치면서 실제로 총도 들고 싸울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만, 우리나라 사람들만 해도 미국인에 비하면 통제를 좋아하고 자유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가 무가치하다거나 이룬 게 없다거나, 무시될 만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현실주의는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나는 정치를 볼 때 이익이라는 개념의 코어에 정서적 이익을 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사람은 동물이고, 동물은 본능적 이익을 쫓으며, 나는 사람이라는 동물의 본능적 이익 중 핵심을 정서적 이익이라 표현하겠습니다. ‘정서적 이익쾌락의 유의어일 수 있습니다만, 보다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가 실패할 때를 보면, 미국이 타국에 자유민주주의를 주면 민중들이 매우 기뻐할 거라 생각합니다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각자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 줘야 하는데, 자유민주주의 취득은 대다수의 국가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 교육수준, 교양, 신분 등을 획득한 사람들만이 기뻐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겁니다.

 

 그러나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는 세계대전부터 냉전을 지나 지금까지, 미국이 패권국으로 기능하는 가장 핵심적인 사상입니다. 미국은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일제와 나치를 꺾고, 제국주의 시대의 종식을 선언하였으며, 대한민국을 공산주의의 침략에서 구했고, 세계 각국의 독립을 도왔으며,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을 꺾고,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의 지위에까지 올랐었습니다.

 

 911테러와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실패, 그리고 러시아 및 중공의 패권도전을 겪으면서 미국의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는 도전받고 변화의 필연에 직면하였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를 겪으면서, 미국이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를 배제할 경우 세계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바이든의 시대고, 바이든은 트럼프보다는 분명 자유주의적입니다.

 

 

 

 

 

 

5) 푸틴과 시진핑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설명하자면 답은 간단합니다. 그들은 국제관계학에서의 자유주의에 반대하고, 정치철학적인 일반적 자유주의에도 찬성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민중이 자유를 추구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가치관에서 민중은 수동적인 존재이며, 권력자가 하기 나름대로 휘두를 수 있고, 쉽게 동원되는 존재입니다. 그들이 보기에 자유를 추구한다고 이야기하는 민중은 진짜 자유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에 휘둘리는 겁니다.

 

 또한 근본적으로 푸틴과 러시아, 시진핑과 중공은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의 종식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푸틴의 세계관에서 그것은 미국 중심의 패권질서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좌파 및 민주당은 관련하여 대단히 모순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제국주의를 반대합니다. 그리고 이 시대 제국주의의 필두인 미국에 반대합니다. 우리나라 좌파가 보기에 일본은 제국시절의 망령을 버리지 못한, 제국주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위협이고, 미국은 그런 일본을 싸고도는 위선적 제국입니다. 그리고 그런 불합리함에 도전하는 중공과 러시아를 응원하고, 그에 편승하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그 포지션에 있는 북조선을 우리 민족의 정통 국가라 생각하고, 미국에 의해 '분리'된 '남측정부'는 시작부터 잘못되었다 여깁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좌파들의 세계관입니다.

 

 문제는 상기한 가치관을 어느 정도, 우리나라 자칭 우파들도 공유한다는 겁니다.

 

 

 

 

 

 

6) 박근혜의 친중행보는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게 아닙니다. 집권 내내 박정희는 미국과 어느 정도 긴장관계를 유지했고, 민족주의를 강조했었습니다. 미국이 전두환의 집권을 용인했던 건 전두환이 박정희보다 친미적인 입장이어서 그랬던 면이 있었습니다. 1987년에 미국이 전두환을 물러나게 했던 건, 80년대 초중반의 저유가로 소련과 동구권이 무너져내리면서 미국도 대한민국을 민주화시킬 수 있는 여력이 생겼던 거라 생각해도 되고요. 1980년의 미국에겐 별로 여유가 없었지요.

 

 민주화 이후에도 노무현 정권까지, 한국은 민족주의적이었고 반미주의는 물밑에서 강성하였습니다. 80년대까지 우리나라는 강고한 무역장벽을 치고 있는 나라였는데, 그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공략에 차츰 허물어져내립니다. 농민들은 FTA에 강경하게 반대했고, 국산품 애용은 일상적인 구호였으며, 특히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에는 반미감정이 폭발하게 됩니다.

 

 이명박 정권은 예외적이라 할 만큼 본격적으로 친미행보를 보였던 정권이었습니다. 김대중 정권도 친미에 가까웠지만, 김대중 정권은 김종필과 운동권을 동시에 포괄했기에 내부적으로 일관적인 색채를 가졌던 정권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노무현을 좋아하고 이명박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반미감정이었습니다. 노무현은 박정희처럼 미국에도 할 말은 하는 이미지였다면, 이명박은 지나치게 저자세였고 권위적이라 전두환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초라해 보였고, BRICS는 승천을 시작하는 용과 같이 보이기도 하였었습니다. 그에 미국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브라질, 러시아, 중국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당시 안티 이명박의 필두는 박근혜였지요. 그게 전승절까지 갑니다.

 

 전승절의 그 역사를 우리나라 자칭 우파 정치인들이 실수이자 치욕으로 기억할까요? 나는 만약 그랬다면 젤렌스키 연설에 대한 반응이 지금같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본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분들에게 나는 현실을 보시라고 조언해드리고 싶습니다. 젤렌스키 연설에 국민의힘 의원 과반이 불참하는 게, 민주당 의원이 더 참여하는 게 우리가 처한 현실입니다. 나는 언제나 예측과 대응을 우선시하시라 조언하고 있습니다.

 

 

 

 

 

7) 나는 미국이 금리를 다 올리고 나면 우리가 잘 아는 본래의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사패권국 미국으로 말이지요. 미국이 어딘가에 쳐들어가지 않은지 오래 되었지요.

 

 미국이 쳐들어갈만한 나라를 둘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둘 다 산유국이고, 이번에 원유 공급에 협조하지 않은 나라들입니다. 두들겨 맞을 이유는 있는 나라들이지요. 전쟁을 통해 재선을 노리는 건 미국 정치인에게 드문 케이스가 아니기도 합니다. 러시아와 대조적인 미국의 힘을 세계에 과시하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8) 내일은 지방선거 경선 투표일입니다. 나는 안상수를 찍을 계획입니다. 경선지역 국민의힘 당원 여러분들, 잊지 말고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다른 지역은 모르겠고, 경기도에서는 유승민이 이기면 좋겠습니다. 강원도는 김진태 해프닝으로 23일에 경선한다고 합니다. 갱생한 김진태가 승리하기를 바랍니다.

 

 

 

 

9) 윤석열이 마음에 들건 들지 않건,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윤석열만이 민주당 헤게모니를 해치울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러려면 힘이 필요합니다.

 

 민주당 헤게모니를 해치우는 건 우리나라가 부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조건입니다. 해내지 못하면, 몰락이 있을 뿐입니다. 당내 다툼은 경선까지로 일단락지어야합니다. 경선에서 좋은 후보들이 승리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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