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정권교체가 아니고, 정치판 갈기.

정치 2021. 12. 2. 16:26 Posted by 해양장미

 브금

 

https://youtu.be/9wCbIG9VSWU

 

 

 

 

1) 오늘이 있기 전에는 어제가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미래에 영향을 주겠지요. 나는 불안이 현실이 되는 경험을 여러 번, 오랜 세월 겪어 왔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걸 반복하는 일을 줄이고 싶습니다.

 

 

 

 

 

2) 이명박근혜 시절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요. 9년 정권쥐고 있던 이명박근혜 시대가 민주화 이후, 우파에게 영광의 시대였습니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대는 그저 권력을 쥐고 있을 뿐, 우파의 발밑이 무너져 내리고 사회적 영토를 상실해가던 시대였습니다. 계속 빼앗기고 잃어버리다가 마지막 남은 권력을 빼앗긴 게 박근혜 탄핵이었지요.

 

 

 

 

 

3) 이후 바른정당으로 갈라져 나온 그룹은, 새누리당에 문제가 많았다는 공감대정도는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것밖에 없었지요. 내가 생각하기에 아마 우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한 우파 정당이 바른정당일 겁니다. 처음부터 잘 될 리 없었지요. 등따습고 배부르던 시절이 먼 과거가 아니었는데.

 

 

 

 

 

4) 많은 분들이 이회창을 고평가합니다만, 그건 이명박근혜가 평가가 낮아서 그런 면이 많고. 이회창은 대통령 되기엔 부족함이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래도 됐으면 잘 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만.

 

 일단 97년엔 IMF의 주범인 한나라당이 정권을 이어나가면 안 되었습니다. 그리고 02년엔, 이회창은 시대에 너무 뒤쳐진 인물로 보였습니다. 노무현은 그 시대엔 당연히 대통령이 되어야 했던 인물인데, 되고 나서 그리 기대만큼 잘하지는 못했을 뿐입니다.

 

 홍준표와 이준석을 지지하는 청년들 중 다수는 이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조금 설명을 해보겠지만, 이 이야기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당연한 게 예전에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단 2002년은 21세기가 된 직후입니다.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려 하고 있었지요. 지금은 이미 새로운 시대가 된 이후기 때문에 앞으로 무언가 크게 달라질 거라는 기대가 별로 없는 편입니다. 실제로는 몇년 후 상상하지도 못한 미래가 펼쳐질 수도 있지만, 여하튼 그랬던 시대였고 아직 아날로그적인 많은 것이 남아있기도 했습니다. 2002년에는 아직 카세트 테이프를 쓰는 사람도 많았지요. 그리고 그 땐 우리나라가 아직 개발도상국이었습니다.

 

 노무현은 그랬던 시대에 차세대 리더로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이회창은 구시대의 인물로 느껴졌었고요. 더 이상은 하던 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특히 청년들 사이에 있었습니다. 해치워야 할 적폐도 많았고.

 

 삼성그룹과 노무현은 좋은 관계였었습니다. 참여정부라는 이름은 삼성에서 비롯되었었고, 노무현의 시대에 삼성은 비약적으로 성장합니다. 2002년에 삼성전자는 일본 IT 대기업들보다 아래에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노무현의 시대를 지나면서 뛰어넘게 되지요. 김대중과 노무현은 IT에 대한 이해가 좋았습니다.

 

 

 

 

 

5) 이명박은 여러 모로 독특한 캐릭터였습니다. 그는 굳이 보자면 레트로의 유행을 만들어 시대를 잡았습니다. 자신을 제2의 박정희처럼 이미지 메이킹을 했지요. 그런데 실제의 그는 박정희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습니다.

 

 박정희는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이었던 인물입니다. 그런 그에게 보수라는 이름이 붙어서,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지요. 이명박은 미래지향과는 거리가 있었고, 민족주의라는 종교의 교주나 다름없었던 박정희와는 대조적으로 좀 극단적인 크리스찬이자 역대 모든 대통령 중 민족주의와 거리가 먼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클린하지도 않고, 예의바르지도 않고, 겸손하지도 않았지요. 그는 지지세를 빠르게 잃고 국민적 비호감을 샀습니다. 여기에 더해 노무현이 죽지요.

 

 이후 진지하게 미래에 뜻을 품은 이들 중 한나라당에 문을 두드리고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은 급속도로 줄어듭니다. 한나라당이 빌드업해야 할 문화적 위치, 사회적 입지 같은 건 아래에서부터 부서져 나갑니다. 그러나 그런 것에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중도적인 시민들이 보기에 한나라당은 미래에 대한 생각도, 품위도 도덕도, 철학도 사상도 없는 정당이었습니다. 이명박은 그래도 일은 잘 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평가가 개선되긴 했습니다만. 그거 빼면 장점이 없었지요.

 

 

 

 

 

6) 만약 유시민이 정치적 실패를 계속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정의당을 비롯한 한국 좌파들이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인간들이었다면 이미 우파는 우리나라에서 멸망했을 겁니다. 우리나라 우파는 상대가 못해서 살아남았습니다.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정의당, 더불어민주당은 시대를 거치며 청년들의 지지를 얻었었고, 세력과 사람도 어느 정도 흡수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정치에 뜻을 품은 이들은 운동권/시민단체 카르텔과 좌파 도그마를 뚫을 수 없었지요. 더불어민주당이 답없는 함정임을 나는 일찍부터 알고 있었으나, 유감스럽게도 너무 많은 이들이 그 함정에 빠져 죽었습니다.

 

 그 와중에 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계보는 한 게 없습니다. 미래가 있는 젊은 당원들을 모으지도 못했고, 어떤 앞날을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철학도 없는. 오로지 좌파에 대한 안티질로만 존재하는 영남 다이묘 정당으로 찌그러지고 있었지요.

 

 

 

 

 

7) 그러니까 이준석이 대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준석 말고 몇 명이나 우파정당이 어떤 정당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까? 미래에 대한 청사진과 앞길을 제시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앞으로 수십년 동안 함께할 수 있는 청년 당원을 전국적으로 모을 수 있는 리더가 이준석 말고 있습니까? 우파가 잃어버린 사회적 위상, 가치, 이미지를 누가 회복시켜줄 수 있습니까?

 

 어쩌다 선거 이겨서 정치권력 쥔다고 회복되는 거 아닙니다. 한나라당 때, 새누리당 때, 여러 번 이기면서도 우파 진영은 계속 무너져 내렸습니다. 간교하게 거짓말을 하며 권력만을 탐했기 때문입니다. 우파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던 운동장이 왜 좌파 쪽으로 기울어지게 되었는지, 그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습니다.

 

 

 

 

 

8) 존중은 지혜 또는 두려움에서 나옵니다. 이번에 돌핀스는 이준석 대표를 존중하지 않았지요. 그러니까 이준석 대표가 존중을 얻고자 한다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입니다. 두려움을 사는 것.

 

 어차피 내가 보기에 진정한 트롤러는 물돼지 전하와 돌핀스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저러는 건 트롤링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맞서는 것일 뿐. 그리고 원래 이준석은 아무 것도 없던 시절에도 신세졌던 쿼터가디스(Quartergoddess)한테 들이받던 애라고요? 하물며 지금은 감투도 썼는데 빚진 것도 없는 물돼지 전하 따위야.

 

 

 

 

 

9) 물돼지 전하하고 돌핀스 다이묘 집권하면 그것들이 좋지 내가 좋을 거 없습니다. 그것들은 어차피 우리나라의 앞날과 자유우파의 앞날 같은 거에는 관심도 생각도 없고, 나를 포함한 국민에 대한 존중도 두려움도 없는 것들입니다.

 

 최소한 리재명 두목은 국민에 대한 존중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게 다른 점입니다. 그를 보면 어쨌든 국민을 보면서 고민도 하고 번뇌도 하고 후회도 합니다. 그런 게 정치인이 당연히 가져야 하는 태도입니다.

 

 물돼지 전하는? 표 누구한테 맡겨두셨나요? 그런 게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는 어차피 망한 나라입니다. 적어도 민주국가라고 할 수는 없지요.

 

 

 

 

 

10) 지난 보궐 당시 숨결 고민정 여사는 전설이 되기 충분한 활약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광진전설 고민정의 이름을 오래오래 전해도 될 거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보다 더한 게 나왔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익숙하네요. 하루종일 망언하다가 비판받으니까 예수처럼 십자가에 못박히는 심정이라는 이수정 여사. 물돼지 전하의 존재감을 사흘만에 지우는 그 기적에 경외하여 앞으로 지방부음을 받은 자예수정이라 불러드릴까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기적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11) 이준석 대표는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일단 정계은퇴하고 정치평론가로 직업을 바꿔보는 쪽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썰 풀 거 많을텐데. 물돼지 전하가 대통령이 되면 물론 이 나라엔 있을 수 없게 되겠지만, 그 땐 유학가면 되는 거고. 어차피 별로 그럴 확률이 높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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